셜록 홈즈 05 : 바스커빌 가의 개 비룡소 셜록 홈즈 5
아서 코난 도일 지음, 김석희 옮김, 조승연 그림 / 비룡소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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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인터넷 뉴스에서 연재되고 있는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라는 제목의 범의학 리포트를 읽어 보게 되었다. 이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범의학 전문가 및 일선 형사들의 지문, 치밀한 수사기록 분석 등을 바탕으로 구성(서울 신문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中)되었는데, 읽다보면 언뜻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여, 추리소설의 대명사라 불리우는 '셜록 홈즈' 시리즈를 연상케 한다. 이 사건들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뛰어난 관찰력과 치밀한 분석 그리고 최면술 등을 이용한 다양한 수사방법으로 미궁에 빠진 사건들을 해결한 내용을 기술하고 있는데, 이미 120년 전에 탄생된 '셜록 홈즈' 시리즈에서는 이런 날카로운 관찰력과 치밀한 사건현상의 분석 뿐만 아니라 '완벽한 추리력'으로 기묘한 사건을 해결하는 놀라움을 보여준다.

 

'셜록 홈즈' 시리즈는 추리소설의 고전으로 1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영화, 소설, 드라마 등으로 재탄생 되어왔기에, 나 역시도 학창시절부터 다양한 구성을 가진 이 시리즈를 꾸준히 접하고 있다. 읽을때마다 그의 놀라운 추리력에 넋을 놓게 되는데 이번에 새로운 번역과 그림으로 재탄생한 비룡소의 <셜록 홈즈> 읽으면서 저자 아서 코난 도일의 가진 놀라운 상상력과 추리력 등에 다시금 놀라게 된다. 1926년, 유명한 범죄 소설 작가인 아가사 크리스티가 실종되었을 때 경찰이 실제로 코난 도일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하니, '셜록 홈스'를 탄생시킨 코난 도일이 가진 관찰력이나 추리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으리라.

 

이번에 비룡소에서 제1회 한국번역상 대상을 수상한 경력의 소유자인 김석희의 번역으로 <셜록 홈즈>의 새로운 탄생을 선보였다. 어린이 눈높이에 딱 맞는 번역이 돋보이는 이 시리즈는 7권으로 기획되었으며 장편과 단편을 고루 섞었다고 한다. 그 중 05권 <<바스커빌 가의 개>>는 장편으로 셜록 홈즈 시리즈 중 가장 사랑받은 이야기이자 가장 섬뜩한 이야기로 손꼽힌다고 하는데, 끔찍한 저주에 맞서는 홈즈의 논리와 추리, 더불어 다른 이야기와 달리 왓슨의 활약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찰스 바스키빌 경의 죽음으로 그의 주치의였으며 절친한 친구인 모티머 박사는 홈즈를 찾아온다. 그는 1742년 바스커빌 집안에 내려오는 전설을 기록한 문서를 보여주었는데, 며칠 전 갑자기 사망한 찰스 바스커빌 경의 죽음이 이 전설과 연관이 있으며, 시체 주위에는 전설처럼 거대한 개의 발자국이 아주 또렷하게 남아있었다고 전한다.

 

"나는 지금까지 수사의 범위를 이 현실 세계로 제한해 왔고, 이 세상의 악과 맞서 싸워 왔지만, 상대가 지옥의 괴물이라면 나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발자국이 있었던 것은 현실의 문제지요."

"전설의 개는 인간의 목을 물어뜯었습니다. 그야말로 악마같은 존재죠." (본문 42p)

 

 

모티머 박사는 쇠락한 마을이 부흥하기 위해서는 저택에 새 주인을 맞이하지 않으면 안되지만 바스커빌 집안의 마지막 후손이며 상속자인 헨리 경의 안위에 대한 걱정으로 홈즈의 조언을 구하러 오게 된 것이었는데, 이에 홈즈와 왓슨은 헨리 경을 만나 문제를 풀어나가기로 한다. 불행히도 홈즈는 중요하고 위급한 사건으로 런던을 떠날 수 없어 홈즈를 대신해 왓슨은 헨리 경과 함께 무시무시한 전설이 남아 있는 버스커빌 저택에 가게 되고, 그 곳에서 알게 된 내용들은 홈즈에게 보고한다.

살인을 저질렀던 셀던이란 죄수의 탈옥으로 흉악범이 숨어 있는 그 마을에서 왓슨은 집사 배리모어와 그 부인의 수상한 행동을 목격하게 되고, 메리핏 하우스에 살고 있는 박물학자인 스테이플럿과 그의 여동생의 행동에도 의심을  품게 된다. 이후 찰스 경의 죽음과 관련이 있을 법한 L.L 의 편지를 추격하게 되면서 왓슨은 버스커빌 저택을 둘러싼 사건들과 마주하게 된다. 헨리 경이 위험에 처하게 될 무렵 홈즈는 왓슨이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나타나는데, 주도면밀하여 만만치않은 상대인 범인 앞에서 홈즈도 이 사건에서는 꽤 고심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조그만 실마리도 놓치지 않는 홈즈의 날카로운 관찰력과 추리력으로 결국 범인을 옭아맬 증거를 찾게 된다.

 

<<바스커빌 가의 개>>에서도 다른 사건과 마찬가지로 홈즈의 날카로운 추리력으로 문제를 해결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무엇보다 왓슨의 역할이 빛을 발한다. 왓슨은 이 소설의 긴장감을 끝까지 놓치지 않도록 이끄는 장본인이었으며,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었음에도 사건의 매듭을 푸는 일은 홈즈의 몫으로 남겨둠으로써 홈즈의 능력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소설은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전설을 악행으로 수단으로 삼았던 범인이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는 참혹한 결과를 통해 독자들에게 탐욕의 어리석음을 일깨운다. 사건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이어 원인과 과정 그리고 결과까지 확인하여 완성하는 홈즈의 추리방식은 끝까지 독자들이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탓에 추리 소설 마니아들이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는 이유일 것이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새로운 번역과 그림으로 재탄생한 비룡소의 <셜록 홈즈> 시리즈는 두뇌 게임과 마찬가지인 사건의 전말을 통해 어린이 독자들에게 논리와 추론을 보여줌으로써 신선한 자극을 선물 할 것이다.

 

(사진출처: '셜록 홈즈 05_바스커빌 가의 개'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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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의 목적
다나베 세이코 지음, 조찬희 옮김 / 단숨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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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sex and the city>를 재미있게 보던 때가 있었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네 명의 여자들의 성 담론을 소재로 한 이야기에서 묘한 일체감을 느꼈다고 해야할까? 사실 주인공들은 미혼여성이었고, 나는 기혼여성이었음에도 같은 여성으로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공유한다는 느낌이었고, 그들의 자유분방한 모습에서 나와 다른 이들의 생각과 생활을 엿보는 것도 참 즐거웠다.

2012년 일본 KTV12부작 드라마로 방영된 바 있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일본 연애소설의 여왕 다나베 세이코의  원작소설 <<침대의 목적>>이 일본판 'sex and the city'라고 하여 호기심이 느껴졌다. 다나베 세이코의 작품은 영화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로 익숙하기는 하지만 그녀의 작품을 읽는 것은 처음이라 더욱 기대가 되었다.

 

나이 40인 나에게 침대의 목적은 'HAVE A 굿잠'이 전부다. 회사와 집안 일로 지친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해주는 건 가족이지만, 나를 가장 편안하게 해주는 건 침대일게다. 지친 몸을 침대로 내던졌을 때의 그 편안함은 일상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듯하다. 침대는 나에게 그런 의미지만, 일본판 'sex and the city' 그리고 <<침대의 목적>>이라는 두 글자가 주는 야릇함 또한 즐겁기만 하다.

 

"침대는 어땠어?"

"그런대로 괜찮았어."

"혼자 자기엔 너무 넓지?"

"가끔 혼자 자는 것도 나쁘지 않더라고."

"허세 부리기는. 거짓말인 거 뻔히 보이거든. 억울하면 너도 누구랑 같이 한번 자보시든가." (본문 8p)

 

서른한 살 싱글인 와다 아카리와 그의 절친 야마나 요시코의 전화 통화로 시작되는 이야기가 첫 시작부터 '침대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대번에 상상하게 한다. 결혼을 꿈꾸지만 마음같이 안되자 아카리는 남자를 찾기보다는 우선 남자가 생겨도 어색하지 않은 상황을 갖추기 위해 침대가 있고, 욕조가 있는 원룸을 구입하고야 만다. 아카리는 이것으로 '좋은 여자' 스타일의 상차림을 완성한 셈이다. 아카리는 부모님 집에서 살기 때문에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느끼는 요시코와 '남자를 이해하는 내조 잘하는 여자'라는 인생의 기본 노선을 정해놓기까지 했는데, 일본과의 문화적 차이인지 아니면 세대간의 차이때문인지 몰라도 서로의 생각을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친구들과의 이런 대화들이 내게는 조금 낯설면서도 신선한 느낌이었다.

 

'정성 들인 침대에서는 정성 들인 정사를' 이라고 나는 살며시 말해본다. (본문 22p)

 

이쯤되면 아카리에게는 침대의 목적이 무엇인지 답이 나온다. 그녀에게 침대는 '남자' 이자 '결혼'이다. 그렇게 정성 들인 침대로 상차림을 완성한 아카리에게 느닷없이 2~3년 전에 잠깐 장난삼아 만났던 대학생 야마무라 후미오의 전화가 걸려오게 되는데, 연하남인 후미오는 이미 읽어버린 소설의 페이지를 다시 들추고 싶어 하지않는 아카리와 달리 오직 그녀와 함께하고 싶을 뿐이다. 아카리 주변에는 후미오 외에도 같은 직장에 다니는 잘생겼지만 성적 매력을 느낄 수 없는 우메모토와 여자들의 환심을 사는데 능력이 있는 유부남인 스미타니가 있다. 아카리는 우메모토를 친구 요시코에게 소개하지만 처녀가 싫다는 우메모토와 처녀성을 지키는 것은 하나의 신념이라고 생각하는 요시코와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카리는 우연한 기회에 옆 건물 수학 강사인 규타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 연애와 침대를 동일시하는 아카리와 달리 규타는 지금껏 만나왔던 남자들과 다르게 아무것도 없는 강변에서의 평화로운 휴식을 원한다.

 

"그쪽이 '갈까'라고 하시기에 영락없이 호텔이구나 했어요."

"저, 저는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한텐 그런 말, 못합니다. '갈까'라는 둥..."

그 침대, 둘이서 쓰기엔 좁을까? 하지만 그 침대의 목적을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빨리 둘이서 침대를 써주길 바라고 있을 거라는 기분이 들었다. (본문 343p)

 

<<침대의 목적>>은 남자를 원하고 결혼을 원하지만 결코 초라해보이지 않는 서른한 살의 여성을 통해 연애와 결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카리와 요시코와의 대화를 비롯하여 우메모토, 후미오 등과의 대화는 연애관이나 결혼관에 관한 다양한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데다, 모순적인 여자의 마음도 잘 표현되어 있다. 여성에게는 성욕이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나, 유부남인 스미타니와의 대화 등을 통한 노골적인 표현도 거침없이 쓰여졌다.

연애, 결혼관에 관한 다양한 생각을 가진 등장인물들은이 현 미혼여성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을 미루어볼 때, 결혼 16년 차인 나와는 다른 부분이 많았지만 거리감보다는 재미있게 다가온 듯 하다.

 

가족이라는 건 현실 그 자체다.

하지만 올드미스란 꿈 그 자체라고.

올드미스와 가족은 양립할 수 없어! 대발견을 이루었다. 만일 양자에 어떤 관계가 있다고 한다면 올드미스는 가족에 의해 철학적 발견을 강요당한다는 점, 단 한 가지일 것이다. (본문 198p)

 

노골적인 표현이 서슴치 않았던 스토리와 달리 결말은 좀 아름답게 마무리하려는 느낌이 엿보인다. 아카리와 큐타의 관계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서는 독자들의 상상력에 맡겨두었지만, 결국 결혼이나 연애는 욕망을 가진 침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은근슬쩍 깔아두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욕망으로 다가온 남자, 전혀 성적 매력이 없지만 자상한 남자,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지만 바람둥이인 남자를 통해 남자들의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결국 아카리가 선택한 남자는 이들이 아니었다. 결국 연애나 결혼이 침대에서 비롯되면 안 된다는 점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인스턴트식 사랑이 난무하고, 욕망에 의한 사랑의 모순이 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 등장인물을 통해 독자 스스로에게 자신의 연애, 결혼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일본판 'sex and the city' 를 표방하기에는 조금 아주 조금은 무리가 있는 듯 하지만 연애와 결혼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거침없이 잘 표현한 신선함, 여성의 심리를 잘 드러냈다는 공감대 형성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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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첫째주에 쓴 서평책들  (2013.7.28~201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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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구병모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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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고개 탐정 1 : 스무고개 탐정과 마술사- 제1회 스토리킹 수상작
허교범 지음, 고상미 그림 / 비룡소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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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의 목적
다나베 세이코 지음, 조찬희 옮김 / 단숨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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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어린이/가정/실용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국내 최초로 ‘어린이 심사위원제’를 도입한 제1회 스토리킹 수상작. 초등학교 5학년 문양이가, 스무 가지 질문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스무고개 탐정과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하는 마술사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짜릿한 사건을 그린 이야기다. (책 소개 中)

 

 

 

 

 

 

 

 

 

 

 

 

<시리동동 거미동동>, <고양이는 나만 따라 해> 등으로 큰 사랑을 받아 온 작가 권윤덕이 3년 만에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새로운 형식의 그림책을 펴냈다. 지금 힘들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생명이 가진 힘을 일깨우며 희망을 전한다. (책 소개 中)

 

 

 

 

 

 

 

 

불법으로 잡혀 동물원에 갇힌 지 5년여 만에 고향인 제주 바다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이들에게 사람과 동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해 주고, 모든 생명은 함께 자유롭게 살아가야 할 우리의 친구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책 소개 中)

 

 

 

 

 

 

 

 

 

저자가 다이어트를 위해 10년 동안 연구해 온 주스 중에서 맛과 영양과 모양 면에서 엄선한 레시피만 모았다. 6개월 만에 무려 20kg이나 감량하였고, 공복 효소주스 마시기를 꾸준히 하여 15년 넘게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책 소개 中)

 

 

 

 

 

 

 

어린이들이 직접 선택하고 선정한 국내 최초로 ‘어린이 심사위원제’를 도입한 제1회 스토리킹 수상작 <<스무고개 탐정과 마술사>>는 어린이들이 직섭 선정한 책이니만큼 아이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선물해 줄 듯 싶다. 우리 아이들이 읽기 원하는 책은 어떤 내용일지 알려줄 듯 싶은 책이다.

 

삽화가 너무 예뻐서 읽고 싶은 <<파카이아>>와 제돌이를 통해 사람과 동물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방법을 일깨워주고 아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줄 듯 한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는 아이들을 위해 선택해 본 책이다.

 

그리고 <<1일1잔 공복효소주스>>는 매일 다이어트 시작!을 외치는 나를 위한 책으로 선택해보았다.

 

매달매달 새로운 내용, 새로운 유익함, 새로운 감동으로 출간되는 책들,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 않지만 이렇게 또 꼭 읽어보고 싶은 책들을 담아본다.

 

다 읽어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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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구병모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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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 작가의 작품은 <위저드 베이커리><피그말리온 아이들>을 통해서 이미 접한 바 있는데, 참신한 소재가 모두 흥미로운 작품이었던 터라 작가의 이름은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있었다. 그런 탓에 <<파과>>는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신뢰를 갖고 읽어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고, 이 또한 참신한 소재라 읽는내내 책에 푹 빠져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다보면 으레 작가의 말에 주목하게 되는데, 60대 여성 킬러의 고독하면서 아름답고, 잔인하면서 슬픈 이야기 <<파과>>가 냉장고 속 한 개의 과일에서 비롯되었다는 글귀를 보며 작가의 상상력의 넓이와 깊이 등등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니까 이 모든 이야기는 냉장고 속 한 개의 과일에서 비롯되었다. 정확하게는 한때 과일이었던 것. 수명이 다한 것, 분해되어 형태와 본질을 잃고 일부 흔적만이 자기가 왕년에는 그 무엇 또는 그 누구였음을 강력히 그러나 사뭇 안쓰럽게 주장하는 유기화합물에 대한 시선의 발아는. (본문 334p)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 <<파과>>가 뜻하는 의미가 무엇인가를 지레 짐작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 의미가 전부라고 생각하고 책을 읽는다면 오산일 것이다. 사실, 작가의 '대출혈 자폭 서비스'가 아니었다면 나 역시도 그런 짧은 소견만으로 이 책을 이해하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단순한 破果 라 생각하고 읽는다해도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이었겠지만 말이다.

<<파과>>는 예순다섯의 청부살인업자인 노부인 조각(爪角)이 주인공이다. 사람들이 간주하는 바람직하고 교양 있으며 존경받을 만한 연장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그녀지만 직업이 킬러라는 점만으로도 그녀는 결코 평균치가 아니다. 업계에서는 대모로 불리는 조각이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가난한 집의 둘째 딸로 태어나 친척집에서 식모살이를 하다 갈 곳 없이 내쳐진 15살에 '류'를 만나게 되면서부터다. 이후 류의 죽음 뒤에도 이 일을 계속 한 이유는 그저 살아 있기 때문에, 오늘도 눈을 떴기 때문에 연장을 잡았으며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를 확인하지 않았고 자신의 행동에 논거를 깔거나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일 게다. 류를 생각하면서 온몸이 뻐근하게 달뜨고 아파오는 일이 더 이상 없어진 지금, 그녀는 나이가 들어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그녀는 방역작업 중 실수를 저지르게 되지만 다행스럽게도 일은 무사히 맞쳤으되 큰 상처를 입는다. 40여 년을 이어온 방역의 개인사에 치명적인 오점이었고 그녀는 서둘러 자신들를 봐주는 보건소의 장박사를 찾아갔다가 강박사를 만나게 되고 도움을 받는다. 그렇게 알게된 강박사의 부모와 그의 딸을 계기로 그녀는 다른 사람들의 삶이 보이기 시작한다.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을 도와주다 일을 그르치기도 하고, 간혹 강박사 부모가 운영하는 과일가게에 들러 과일을 사가기도 한다.

아홉 달 반을 배 속에서 키운 아이가 태줄이 떨어지기도 전에 해외 입양 브로커의 손에 넘어간 뒤에도 젖몸살을 앓고 오로가 그치기도 전에 또 누군가의 목을 조르러 가기 위해 한밤의 운전재를 잡았던 조각에게는 누군가와 자신의 삶을, 삶이라고 부르기에 다소 어폐가 있는 생의 작동 원리를 공유하거나 그로써 사소한 희로애락을 등에 업고 해소하는 일상을 그려 보지 못했던 그녀가 타인의 눈 속에 둥지를 튼 공허를 발견하고 연민을 느끼게 된 것이다.

 

이제 와서 타인의 눈 속에 둥지를 튼 공허를 발견하고 생겨나는 이 연민이라니, 살과 뼈에 대한 새삼스러운 이해라니. 노화와 쇠잔의 표지가 아니고서야 이런 일관성 없음이라니. (176p)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같은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투우라는 젊은 남자가 다가온다. 사실 업자 간에는 서로 모르는 척하는 게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녀를 할머니라 부르며 시종일관 그녀의 주위를 맴돈다. 일을 그르치게 한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을 죽이면서 그녀를 조금씩 코너에 몰고 가는데, 자신 앞에 나타난 투우의 존재와 이유에 대해 조각은 알지 못한다.

 

"그러니까 그 중요한 상황에 왜 사람을 돕는데? 인지상정? 인간에 대한 예의? 나가 죽으라고 해. 언제 그런 거 챙기고 살았는데? 같이 늙어가는 처지니까 생판 남을 봐도 거울 속 나를 들여다보는 느낌이 들었어? 당신이 이날 이때까지 해온 일과 살아온 방식을 생각하면 그거 너무 뻔뻔하지 않아?" (본문 215p)

 

류의 부인과 아이의 죽음으로 류와 조각은 "너도 나도, 지켜야 할 건 이제 만들지 말자."라는 약속을 했었다. 그런데 그녀는 지켜야 할 무언가를 만들어가고 있었고, 그녀는 결국 그것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 결과적으로 지켜야 할 것이 있었기에 조각이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에서 느껴지는 연민은 '고독하면서 아름답고, 잔인하면서 슬픈 이야기'라는 책의 소개글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게 한다.

 

사라진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이 농익은 과일이나 밤하늘에 쏘아 올린 불꽃처럼 부서져 사라지기 때문에 유달리 빛나는 순간을 한 번쯤은 갖게 되는지도 모른다.

지금이야말로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 때. (본문 332,333p)

 

위의 글은 상처투성이의 삶도 기꺼이 살아내는 조각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낸 듯 하지만, 실은 저자가 독자에게 전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자살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살다보면 유달리 빛나는 순간을 한 번쯤 갖게 될 것이다. 지금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 때.....말이다. 덧붙히자면, 조각이 보여주었듯이 지키고 싶은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상실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우리는 현재멈춤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을 살아야 함을 저자는 말하고 있는 듯 하다.

 

<<파과>>는 좀체 보기 힘든 65세 노부인 킬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참신한 소재를 통해 삶을 살아가는 의미를 생각해보게 한다. 킬러가 주인공이기에 보여줄 법한 스펙터클함은 없었지만 그에 충당하는 스릴이 있었으며, 죽음이 아닌 삶이 있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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