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야 나오너라 - 우리 둘레에 꼭꼭 숨은 수수께끼 200가지 개똥이네 책방 17
편해문 지음, 홍수진 그림 / 보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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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작은 아이는 수수께끼에 심취하여 매일 문제를 내곤 합니다. 엄마인 제가 어린시절 친구들과 내곤 했던 문제들도 있고,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문제들도 많더군요. 아이는 오늘 새로운 문제를 냈습니다. 이 수수께끼 문제는 아이가 직접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엄마, 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바다는 뭘까?" "글쎄....." 엄마가 잘 맞추지 못하자, 아이는 더욱 신이 납니다. 답은 "따뜻해" 라고 하더군요. 요즘 아이는 이렇게 문제까지 만들며 수수께끼 놀이에 흠뻑 빠져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아이의 성화에 수수께끼 관련 책 한 권을 구입해줬는데, 아이는 더 많은 수수께끼가 궁금하다고 하네요. 그렇게해서 또 읽어보게 된 책이 바로 <<수수께끼야 나오너라>>입니다.

수수께끼는 그저 심심풀이 놀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수수께끼가 둘레를 눈여겨 살펴볼 줄 알게 되고, 무엇이든 새롭게 생각하는 힘도 기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수수께끼를 만드는 과정 속에 창의력도 향상된다고 하니, 아이가 내는 문제에 귀찮아하지 말고 적극 동참해줘야겠어요.

 

 

수수께끼는 앞서 모든 사람들이 다 받아들이고 고개를 끄덕인 것이라도 달리 보고 다시 생각하게 해서 그전에 몰랐던 세계를 깨닫게 해 주거든. '정말 저것이 참 일까?' '다르게 생각해 볼 수는 없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게 수수께끼만이 가진 아름다움이야. (본문 60p)

 

 

 

<<수수께끼야 나오너라>>는 기존에 접했던 문답형식으로 구성되었던 글 위주의 수수께끼 책과 달리 코믹한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페이지마다 꽉 채워진 그림 속에 문제를 수록하였고, 숨은 그림찾기 하듯 답도 숨겨놓았습니다. 문제의 힌트는 문제를 낸 말풍선이나 삽화 속에서 찾을 수 있어요. 빼곡히 채워진 삽화는 수수께끼 문제를 푸는 것 외에도 볼거리를 제공해 준답니다. 이렇게 만화같은 구성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듯 싶습니다.

이 책에서는 동물, 식물, 몸/옷/집, 놀이/자연 크게 4장으로 나뉘어 200여가지의 수수께끼 문제를 수록하였는데 수수께끼를 풀자 지도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수수께끼 나라를 여행한다는 판타지 형식을 가미하여 즐거움을 자아냅니다.

 

아하, 맞아! 왜 그걸 몰랐지!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무릎을 치게 되는 수수께끼들이 참 많네요. 서로 다른 문제지만 정답이 같은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렇게 하나의 물건으로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들어갈 구멍이 없는데 물이 가득 담겨 있는 것은?

한 항아리에 두 가지 장이 담긴 것은?

꼭 가슴을 치며 먹는 것은?

깨뜨려야 쓰는 것은?

하얀 뼈 속에 황금 보물이 들어 있는 것은? (본문 14,15p)

 

이 모든 것들의 정답은 달걀입니다. 세 번째 문제는 삶은 달걀이기는 하지만, 하나의 물건으로 이렇게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런 부분을 통해 수수께끼가 주변의 사물을 관찰하는 주의력과 창의력의 발판이 된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었답니다. 수수께끼도 풀고, 재미있는 그림도 볼 수 있는 정말 재미있는 구성을 갖춘 책이네요.

아이는 매일 이 책과 함께 합니다. 숙제 먼저 하라는 엄마의 잔소리에도 책에서 눈을 뗄 줄 모르죠. 그전에는 알지 못했던 수수께끼의 다양한 효과를 이 책을 통해 알고 난 뒤에는 가끔 늦게 숙제하는 것을 눈 감아주게 되네요. 엄마인 제가 책을 읽어보니 아이가 흥미로워하는 이유도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도 한 몫했네요.

아이는 내일 학교에 갈 가방을 챙길 때 이 책도 함께 챙겨갑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수수께끼 놀이가 즐거운가 봅니다.

덧붙히자면, 재미있고 유익한 구성을 갖춘 <<수수께끼야 나오너라>>로 아이들에게 독서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줄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사진출처: '수수께끼야 나오너라'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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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슴은 내거야! 그림책 도서관
올리버 제퍼스 글.그림, 박선하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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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올리버 제퍼스를 알게 된 것은 그림책 <다 붙어 버렸어!><그래서 모든 게 달라졌어요!>를 통해서 였습니다. 엉뚱하고 유쾌한 상상력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던 <다 붙어 버렸어!>, 다르다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님을 일깨우는 <그래서 모든 게 달라졌어요!>를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작가 올리버 제퍼스를 기억하게 되었지요.

<<이 사슴은 내 거야!>>는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신뢰할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그 신뢰만큼이나 천재 그림책 작가의 신작은 2013년 아일랜드 최고의 어린이 도서상, 2012년 아마존 최고의 그림책 선정, 2012년 아일랜드 최고의 올해의 책 선정 등 많은 분야에서 인정받았지요.



<<이 사슴은 내 거야!>는 얼마 전 지오에게 나타난 사슴이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착한 애완동물이 되기를 바라고 길들여가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사람은 자연의 주인이라 생각하며 무자비하게 자연을 사용하고, 훼손하곤 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자연의 주인이 아닙니다. 이 그림책에서는 지오와 사슴의 유쾌한 에피소드를 통해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야 함을 일깨우고 있답니다.



지오에게는 사슴이 있었어요. 얼마 전 사슴 한 마리가 자신에게 오자, 지오는 그냥 이 사슴이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멋진뿔'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지요. 그리고 지오는 멋진뿔을 따라다니며 착한 애완동물이 되는 규칙들을 알려주곤 했어요.
멋진뿔은 규칙을 제대로 듣지 않는 듯 했지만, 지오가 음악을 듣는 동안 시끄럽게 하지 않기!라는 규칙 4번을 무척 잘 지키는 것으로 보아, 멋진뿔이 규칙을 잘 듣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답니다.



하지만 멋진뿔은 착한 애완동물은 아니었어요. 규칙 7번 지오가 원하는 곳은 어디든 함께 가기!, 규칙 8번 집에서 먼 곳은 가지 않기!는 잘 지키지 않았거든요. 할 수 없이 지오는 멋진뿔과 외출할 때마다 끈을 풀어서 집으로 오는 길을 표시했답니다.
다행이도 멋진뿔은 규칙 11번 비를 피하는 지붕이 되어 주기! 규칙 16번 지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물건을 떨어뜨려 주기!는 잘 지켰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사람이 나타나 멋진뿔을 브라우니라 부르며 자기 거라고 말했지요. 물론 지오는 이 사슴은 내 거예요! 라며 할머니에게 말해주었지만, 멋진뿔이 처음 본 할머니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 당황스럽고 화가 나서 집으로 달려갔답니다.
그런데 너무 빨리 달리다가 가지고 있던 끈에 걸려 넘어졌고, 지오의 몸이 끈에 친친 감기고 말았지요.



지오는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 했고, 곧 주위가 어두워졌습니다. 무서움에 떠는 지오 앞에 멋진뿔이 나타났어요. 규칙 73번 주인을 위험한 상황에서 구출하기!를 아주 멋지게 지켜 주었던 것입니다. 이제 지오는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멋진뿔의 주인인 적이 한 순간도 없었다는 사실을요. (본문 中)



이제 지오는 멋진뿔과 다시 규칙을 정했습니다. 지오가 정한 모든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말이죠. 단, 멋진뿔이 지킬 수 있을 때에만 말입니다. 이제 지오는 멋진뿔이 다른 곳에 가더라도 끈을 풀지 않는군요.

<<이 사슴은 내 거야!>>는 지오와 멋진뿔을 통해 자연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기발한 상상력으로 담아낸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이렇게 의미있는 주제를 담아냈다는 것이 참 놀랐습니다. 짧은 글 속에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오리버 제퍼스가 천재 그림책 작가라 불릴만 하네요. 콜라주와 유화로 그려진 자연의 모습 역시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이 그림책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은 자연의 모든 생물들이 개인의 욕심으로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시진출처: '이 사슴은 내 거야!'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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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 식탁 - 만들기도 치우기도 쉬운
이현주 지음 / 지식인하우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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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핑계로 인스턴트와 패스트푸드, 배달음식을 자주 먹다보니 주부 경력 15년임에도 불구하고 요리에는 여전히 자신이 없다. 주말이면 일주일동안 소홀했던 주부로서,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지려 하지만, 막상 안하던 요리를 하려니 어떤 음식을 해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부엌에 서면 자꾸만 작아진다. 그러던 내가 요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사실 요리라기보다는, 장아찌와 과일주를 담가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는 것이 맞을 듯 싶다. 어떤 이유에서든 요리에 관심을 조금씩 갖게 되었다. 이 책에서 배운 것은 아니지만, 지난 주말에는 고추장아찌를 담그고는 숙성되는 15일을 설레이는 마음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요리에 관심을 갖다보니 이런저런 요리책에 관심을 두게 된다.

 

뉴요커들의 단골 브런치 에그 베네딕트부터 우리네 구수한 청국장까지! 더 쉽고, 더 건강한 레시피를 제안한다!

 

<<2인 식탁>>이라는 책 제목이 네 식구인 우리 집 식단에는 안 맞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122가지의 다양한 레시피를 수록한데다 네 식구 저녁 식단으로 손색없는 메뉴, 남편과 아이들 입맛에 두루두루 어울릴법한 메뉴들이 다양해서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저자 이현주는 '레이디스 쿠킹 월드'를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 파워블로거로 든든하지만 부담 없는 메뉴, 쉽고 간단한 요리, 심플하고 건강한 요리로 인기가 많으며, 소금을 가급적 배제하고, 재료의 본연의 맛을 살리는 담백하고 산뜻한 맛을 추구한다고 하니, 건강식단으로 손색이 없을 듯 싶다.

 

'2인 식탁' 속 122가지의 메뉴들은 최소한의 양념으로 재료의 맛을 최대한으로 살리고자 했어요. 제가 싱겁게 먹는 편이라 대부분의 요리들에 소금간은 적게 하거나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레시피대로만 요리를 하게 되면 간이 여러분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적어도 집밥만큼은 짜지 않게 만들어 먹기를 바라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본문 5p)

 

 

1st. Breakfast & Brunch Table 에서는 든든하게 아침을 여는 간편 상차림을 소개한다. 출근, 등교준비로 바쁜 우리 가족은 아침은 아메리칸 스타일로 해결하는데, 미리 구입해둔 유명 베이커리 빵이 아침 식단이다. 그러다보니 등교하는 아이들, 출근하는 남편의 아침이 조금 부실한 느낌에 미안한 마음을 갖곤 했는데, 토마토 에그 스크램블, 달걀을 품은 토스트, 버터 시나몬 토스트, 베이컨 어니언 파니니, 바나나 플람베를 곁들인 프렌치토스트 등이면 저자의 말처럼 하루를 꿀맛 같이 달콤하게, 헤라클레스처럼 우렁차게 시작할 수 있을 듯 싶다.

 

 

(있는 재료로 대충 따라해본) 

 

2nd. Lunch Table 에서는 깔끔하게 즐기는 원플레이트 상차림을 소개한다. 반찬 걱정 없이 누구나 손쉽게 차릴 수 있는 원플레이 메뉴 면 10가지와 밥 10가지 메뉴들이 수록되었는데, 주말 점심에 가족들과 함께 먹으면 부담 없이 간편하니 좋을 거 같다. 짧조름한 명란젓과 파스타의 만남으로 색다른 파스타를 즐길 수 있는 명란젓 파스타, 삶은 감자를 반죽에 넣어 만드는 파스타의 종류로 우리네 수제비와 닮은 뇨끼, 냉장고 정리할 때 요리하면 좋을 커리라이스, 나른하거나 기분이 축 쳐질 때 추천하고픈 오이 초밥, 아이들 입맛에 딱 어울리는 소시지 김밥 등 간편한 원플레이 메뉴가 눈길을 끈다.

특히 소풍날 김밥 도시락을 싸주면 야채때문에 곤욕스러운 아들 녀석을 위한 소시지 김밥은 도시락 메뉴로도 좋을 듯 싶다. 그 맛이 궁금한데다 재료가 있어 간단하게 해 먹어 보았는데, 아들의 입맛에 딱! 이다. 소풍갈 때 도시락으로 꼭 싸달라고 하는 걸 보면 마음에 들었나보다.

 

 

 

3rd. Dinner Tabel 에서 소개하는 음식은 속까지 편안 건강한 저녁 상차림이다. 보글보글 찌개와 국 등 20가지의 레시피만 있으면 저녁시간이 풍성할 듯 싶다. 보기만해도 군침이 도는 등갈비 김치찌개도 좋고, 어묵전골, 버섯전골은 오늘처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과 환상적인 궁합이다.

 

 

 

(레시피대로 따라해본 반찬, 아이들과 함께하니 더 즐겁다)

 

엄마의 손맛을 담고픈 반찬을 수록한 4th. Side Dish Table은 다양한 재료들로 맛을 낸 밥 반찬으로 식탁을 풍성하게 해준다. 더위가 찾아오면서 먹거리 고민이 더욱 커져만 가는데, 엄마 손맛을 닮은 반찬이면 밥 한 그릇도 뚝딱일 듯 하다. 입맛 없을 때 먹으면 좋을 쌈배추 겉절이, 건강에 좋은 마를 이용한 통마늘 마구이와 당근 마전 등은 반찬 고민을 덜어주었다.

레시피대로 따라한 깻잎장아찌와 아삭이 고추 된장무침이 꽤 성공적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재미도 좋았고, 맛있게 먹어준 남편의 모습을 보니 기분이 업!업! 다음엔 어떤 반찬을 할까? 책을 계속 들추어보게 된다.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홈베이킹 메뉴들을 소개한 소박함이 묻어나는 홈베이킹 5th. Home-made Baking Table, 가족은 물론 손님까지 반하게 만드는 상차림을 소개한 6th. Special Table은 어렵게만 느껴졌던 메뉴들을 만들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만으로도 신이 난다. 손님들이 온다고 하면 메뉴가 늘 고민이었는데, 이제 이 책으로 이 고민도 끝!이다.

<<만들기도 치우기도 쉬운 2인 식탁>>을 보면서 따라해보고 싶은 마음에 얼른 반찬 몇 가지 해봤는데, 가족들이 좋아하니 요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퇴근무렵이면 늘 '오늘은 머 해먹지?' 라는 고민을 하곤 했는데, 이 고민이 해결 된 듯 싶다. 이번 주말에는 솜씨(?) 좀 발휘해봐야겠다.

요리가 즐거워지는 <<2인 식탁>>이다.

 

(사진출처: '만들기도 치우기도 쉬운 2인 식탁'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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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모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3
사가와 미츠하루 지음, 장은선 옮김 / 자음과모음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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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 네 명은 같은 사건에 말려들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발생한 상처에 대한 반응과 대처는 넷이 서로 다르다. 거기에 정답은 없다. 시간을 들여서 각자의 머리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본문 75p)

 

누구나 불행과 마주하게 되지만 사람마다 불행에 반응하고 대처하는 방법은 모두 다를 것이다. 내가 읽어왔던 수많은 책을 통해서 깨달은 것은 '절망의 또 다른 이름은 희망'이라는 것이었다. 제26회 쓰보다조지 문학상 수상작인 <<우리 이모>>의 주인공 요스케를 통해서 다시 한 번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는데,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절망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변화하는 요스케의 성장과정이 참 예쁜 성장소설이다.

 

카이세이 명문학교의 중학생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가고 있던 요스케는 아빠가 불륜으로 인해 고객에게서 받은 돈을 착복했다가 체포된 탓에 가족이 박살나고 결국 명문 중학교에서 퇴학당한 후에 엄마의 언니, 이모가 운영하는 사포로 시의 아동보육시설인 호보사에 위탁되는,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엉망이 된 인생을 맞게 된다. 이모와 이십 년 넘게 연을 끊고 살아온 엄마로 인해 요스케가 이모를 만나게 된 것은 처음이었다. 호보사에서 생활하던 중 요스케가 알게 된 이모는 도회지에서 유복하게 살고 싶다는 자신의 바람을 이루기 위해 아빠를 남편으로 선택했던 엄마와 달리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려고 노력했던 사람이었다.

요스케는 갑자기 변화된 자신의 삶에 불안해하지만, 자신이 불러온 불행에 맞서는 이모와 제각기 사연을 가진 호보사의 친구들과 부대끼면서 경험하게 된 새로운 체험을 통해서 지금까지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며 성장해 나가게 된다.

 

자신이 불러온 불행에 맞서는 것과, 고난을 피하려 발버둥치다가 불행해진 것과는 하늘과 땅만큼 다르다. (본문 95p)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려 노력했던 이모는 그동안 많은 실패와 불행을 겪게 된다. 반면 엄마는 '얼마나 안전하고 부유하게 살 것인가'를 인생 최고의 주제로 살았다. 이렇게 두 사람은 서로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갔다. 그러나 결국엔 두 사람 모두 남편에게 배신당했고, 사십대가 된 지금은 죽어라 일을 해야만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졌지만 그 불행을 만나고 맞서는 방법은 너무도 달랐다. 인생을 개척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이 불러온 불행에 맞선 이모, 고난을 피하려 발버둥치다가 불행해진 엄마, 그 상황에서 그들이 대처하고 삶을 살아가는 법은 너무도 달랐는데, 절망적인 상황에서 만나게 된 이모를 통해 요스케는 자신의 처한 상황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타쿠야만큼은 아니지만, 나 역시 이모에게 감탄하고 있다. 그럼 엄마는? 감사하고 있지만, 감탄하고 있지는 않다. 희로애락이 분명한 이모와 다르게 엄마는 언제나 부드러웠다. 이모도 젊은 시절 꿈꾸었을 생활과는 전혀 다른 인생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엄마가 아빠가 벌여놓은 일을 처리하기 위해 허둥대고 있는 반면, 이모는 이 상황이 어렵다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혼자서 열네 명의 중학생을 돌보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고, 게다가 모두들 복잡한 사정을 품고 있다. 우리 엄마라면 절대 할 수 없을 일이다.

아빠가 횡령죄로 체포되지 않았다면 이모나 타쿠야를 만나지도 않았겠지. 우리 엄마를 이렇게 냉정한 눈으로 바라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본문 86, 87, 88p)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한, 기댈 곳이 전혀 없는 상태였던 요스케는 호보사에서 이모와 친구들을 만나면서 아주 약한 인연일지라도 그들이 자신에게 존재한다는 사실에 감사해 한다. 일이 잘못되어도 미련이나 후회를 남기지 않고, 자기가 벌인 일의 책임은 스스로 지겠다는 이모의 결의를 보면서 성장해가는 요스케는 '절망의 또 다른 이름은 희망'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우리 이모>>는 청소년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요스케의 이모처럼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마주하게 되는 실패와 불행 속에서도 힘껏 살아가기를, 그리고 자신의 꿈에 다시 도전하기를 응원한다. 젋은 시절 꿈꾸던 연극을 다시 시작하는 이모의 모습은 바로 우리에게 꿈을 꾸는 법을 일깨워준다.

 

청소년 소설이었지만 성인인 내가 읽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감동과 용기 그리고 가족애가 있었다. 지금 불행과 마주하고 있다면, 절망을 느끼고 있다면, 혹은 새로운 꿈을 꾸고 싶다면 이 책 <<우리 이모>>를 적극 권해본다. 이모를 통해 분명 희망과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게 될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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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더 낫게 실패하라 - 위기의 순간을 사는 철학자들
이택광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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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이었던가. 우연히 SBS에서 방영하는 시사프로그램 <최후의 제국>을 시청한 바 있다. 총 4부작으로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최적의 시스템이라 불렸던 자본주의는 왜 이렇게도 많은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는 것일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하였고, 격변의 시대에 던지는 '이제 인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 대한 경고를 보냈다. 어디 자본주의 뿐일까? 정치, 사회이념 등도 위기에 봉착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이렇게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벌어지고 있는 위기의 순간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인류는 어디로 가야하는 것일까? 저자 이택광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철학자들에게 묻고 있다.

 

 

이들을 호명해서 내가 묻고 싶었던 것은 이 세계에 대한 철학자들의 사유였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대한 철학자들의 생각을 종합해볼 수 있다면 훨씬 입체적인 시각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른 이론가에 대한 평가도 물어봤다. 단순한 호사 취미 때문이 아니라 그렇게 하면 각자의 입장을 들어보고 맥락을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철학은 실패에 대한 사유다. 따라서 찰학은 또다시 실패할지언정 다시 시도하기를 요청하는 것이기도 하다. 철학자들이 경제학자들과 다른 점을 여기서 짚어낼 수 있다. 자본주의가 실패하는 바로 그 위기의 순간에 철학은 새로운 체계를 사유한다. 위기의 순간을 사는 것이야말로 철학자의 본질이자 사명이라는 것이 이 책에 실린 철학자들 사이에 합의되어 있는 명제다. (본문 9~11p)

 

이 책은 '철학자의 세계를 여행하기 위한 약도'와 '철학자들을 만나다'라는 두 부분으로 나뉘어 소개한다.

'철학자의 세계를 여행하기 위한 약도'는 포스트구조주의 이후, 왜 프랑스 철학인가?, '정치적인 것'의 계보학, 영국의 신좌파, 이탈리아적인 차이, 철학과 아시아를 통해 저자의 이론, 사유를 만날 수 있게 되는데 여기서 우리는 낯설지만 흥미진진한 이론의 콜로세움으로 들어서게 된다. (본문 24p)

 

상대적으로 침묵에 빠진 한국의 지식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인하대학교 철학과 김진석 교수는 언젠가 한국은 '이론 생산'에 실패한 사회라고 지적하면서 이론이 아니라 다른 실천의 맥락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바로 이런 실패의 지점에 세계사상의 흐름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이론 생산의 근거가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것을 굳이 '한국적'이라고 불러야 할 이유는 없겠지만 여하튼 김진석 교수가 예측했던 그 지점보다 세계사상사의 지도가 훨씬 확장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흥미진진한 전환의 시기에 우리가 서 있는 것이다. (본문 59p)

 


이어 '철학자들을 만나다'에서는 저자가 슬라보예 지젝, 자크 랑시에르, 지그문트 바우만, 가야트리 스피박, 피터 싱어, 사이먼 크리츨리, 그렉 램버트, 알레르토 토스카노, 제이슨 바커 등 아홉 명의 철학자들과 각기 나눈 인터뷰의 내용을 엮었다. 경제적 발전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지적인 호기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슬라보예 지젝, 민주주의 죽음이 운위되는 시절에 민주주의에 대한 중요한 내용들을 주장했던 자크 랑시에르의 현 상황의 입장, 현재 우리는 정치적 공백의 시기를 살아가고 있으며, 옛날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으며, 새로운 방식들도 마지못해 미적지근하게 시도되고 있을 뿐이기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만드는 것이 파산이라면 새로운 방식들은 이 파산의 기회를 대체한다고 지그문트 바우만은 말하고 있다.

 

단지 자신들의 집에 머물면서 자신들의 일상적인 업무에 매여 있던 사람들이 거리로 내려와 그곳에 자리 잡을 때, 그리고 두려움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권력과 맞서기를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을 때, 침묵하던 사람들이 말하기 시작하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리게 할 때 기존 권력의 권위는 발가벗겨진다. (본문 101,102p)

 

내가 한국 독자들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조언은 자신의 삶에서 이루어지는 선택에 대해 자신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선택에 대해 당신이 인지하고 있든 그렇지 않든, 또는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책임을 지는 것은 필연이다. 설령 책임지는 것을 거부하더라도 책임은 언제나 강렬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달리 말해 당신의 선택의 결과를 주의깊게 고려하고 당신 자신과 당신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 그리고 얻는 것과 잃는 것을 면밀하게 따져본 뒤에 선택을 하라는 것이다. 그 선택이 무엇인지, 또한 그 선택이 초래할 문제들에 대해 최대한 파악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어려울지라도 그 노력을 통해 선택의 결과를 평가하고 추후에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본문 153p)

 

민주주의적인 직관을 배양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교육자의 걸을 걸으며 주력하는 가야트리 스피박은 인터넷을 총체성과 혼동하지 말아야 하며, SNS는 해악이 가지 않는 선에서 인상적인 속도를 발휘하는 까닭에 이 기술에 따른 결과는 독이면서도 약임을 이야기한다. 호혜적인 관계를 위해 협동하고 사회 전체를 위한 최선을 추구해야 하며, 인간 본성과 조화를 이룬 정치체제가 필요하다는 피터 싱어, 정치라는 것은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인식'하는 윤리적 확신에서 출발한다는 사이먼 크리츨리는 실망은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이야기한다. 아시아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한국은 다른 근대성의 차원이라는 점에서 서구에 말해줄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그렉 램버트, 자유주의 정치학은 자기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광신주의를 이용한다고 말하는 알베르토 토스카노는 우리에게 필요한 생각은 '다른 세계'에 대한 것이라기보다 이 안에서 내재적인 것을 바꾸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진리는 훨씬 더 도전적임을 이야기하는 제이슨 바커는 투쟁은 아무런 변화도 이끌어내지 못하겠지만 싸움은 중요한데 이는 미래에 더 큰 정치적 도전을 실행할 수 있기 때문임을 이야기한다. 죽어버린 자유민주주의 대신 젊은이들이 새로운 정치를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도처에 있다. 여기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물론 신자유주의가 붕괴에 직면한다면 붕괴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렇지만 전 지구적 경제가 균형을 유지하는 한 앞으로 오랫동안 우리 사회가 붕괴 위기를 맞지 않는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자본주의는 언제가 위기 상태다. 오늘날 그 차이는 규모이지 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본문 228p)

 

위기의 순간에 철학은 새로운 체계를 사유하고, 다른 점을 짚어낸다. 이에 위기의 순간을 사는 것이야말로 철학자의 본질이자 사명이라는 명제 속에서 풀어낸 <<다시 더 낫게 실패하라>>는 또다시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도하기를 요청한다.

사실 철학은 선호하는 장르가 아닌 탓에 책을 읽는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흥미로웠던 것은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인 탓이리라. 편독이 심한 나로서는 새로운 장르를 경험해보고, 무지했던 분야에 대한 새로운 앎에 대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앞서 언급했던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조금이나마 관심을 갖고 의문을 가졌던 부분을 자문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작품이라 하겠다.

 

가능한 것과 불가능 한 것 사이에서 비로소 사유의 혁명은 시작된다. 이 경계의 혁명에 대한 이야기들을 이 책에서 들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위기의 순간을 사는 철학자들은 답을 제시한다기보다 우리 자신에게 그 답을 고민해보도록 주문한다. (본문 11p)

 

(사진출처: '다시 더 낫게 실패하라'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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