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의 집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71
최상희 지음 / 비룡소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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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아인슈타인, 마리 퀴리, 베토벤, 조지 오웰, 다윈, 안데르센, 제인 오스킨, 뉴턴, 알프레드 히치콕, 미켈란젤로, 에디슨, 갈릴레이, 레오나르도 다빈치, 빈센트 반 고흐, 임마누엘 칸트.

모두 자신의 영역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아스퍼거 증후군 증상을 보였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가장 큰 특징은 타인과의 교류가 어렵다는 것이다. 자폐인 중에는 특정 영역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데, 이를 서번트 증후군이라고 한다. 이야기에 나오는 나무는 아스퍼거 증후군과 서번트 증후군을 지닌 소년이다. (본문 294p)

 

이 책은  제목, 표지삽화로 만난 첫인상이 참 좋았다. 하지만 이 책은 첫인상 뿐만 아니라 오래 만날수록 정이 가고, 매력이 느껴지는 사람처럼 책을 읽는내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읽을수록 호감이 가는 작품이었다. 큰 파도없이 잔잔한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처럼 전반적인 스토리가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결코 지루하거나 심심하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잔잔한 이야기는 심심한 느낌이 드는데, 이 작품은 오히려 잔잔함이 너무도 좋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작품이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나무는 아스퍼거 증후군과 서번트 증후군을 지닌 소년이지만, 작가는 작품 속에 한 번도 병명을 등장시키지 않았다. 그 이유는 나무는 병을 앓고 있는 것이 아니라, 조금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고 한다.

'자신만의 세상에 약간 더 깊숙이, 그리고 조용히 머물고 있을 뿐이다. 마치 이 소설이 대화에 몹시 서툰 내가 힘겹게 타인에게 건네는 이야기이듯이. 어쩌면 우리 모두는 타인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지 모른다.' (본문 294,295p)

 

동생 열무는 꿈을 꾸지 않고, 형인 나무는 환상을 품지 않는 아이였다. 그러나 소장님은 이들에게 꿈과 환상을 가르쳐 주었다. 열무는 형과 소장님을 칸트라 불렀고, 이 이야기는 두 명의 칸트에 관한 이야기를 열무가 화자가 되어 이끌어간다.

창밖으로 도심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는, 마지막한 집 이십여 채가 모여있는 작은 마을, 갈매기들만이 개벌에 하얗게 앉았다 날아오르는 곳, 황량한 바닷가로 가족은 이사를 했다. 아빠를 제외하고. 십 년째 지속되어 온 규칙이 바닷가로 이사 온 후 시간과 공간의 규칙에 대혼란을 겪고 있던 형과 네 시가 되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산책을 하는 남자와의 만남은 나무에게 새로운 규칙이 되었다. 그들은 매일 칸트를 찾아갔고, 칸트를 그들에게 문을 열어주었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는 일이 없을 것 같은 두 칸트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는 형처럼 말이 통하지 않는 칸트였고, 종잡을 수 없는 알쏭달쏭한 말을 건넸으며, 예상할 수 없는 데서 뚝 그쳤고, 뭔가 더 있으리라 기다려도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듯 다시 입을 열지 않는 인물이었다. 열무에게 또 다른 칸트인 나무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사람 생각 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이기적인 새끼고, 그냥 제 마음대로 믿으며, 더 나쁜 건 거짓말은 절대 못하는데 허튼소리도 안 한다는 것이다. 형의 세상은 형의 머릿속에만 존재하고, 자기가 만들어 놓은 완벽한 세상으로 들어가면 절대 나올 생각도 없는, 형이 만든 세상 외에, 그 바깥쪽은 아무 의미가 없다.

 

"여행 온 것치고는 너무...규칙적이다. 칸트 같네, 저 사람."

엄마가 중얼거렸다. 그리고 덧붙였다.

"칸트라면 우리 집에도 하나 있는데 말이야."

엄마의 시선이 해번에 앉아 있는 형의 뒷모습에 닿아 있었다.

칸트, 딱이었다. 형에게도, 남자에게도, 썩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본문 34p)

 

나무와 열무가 그의 집에 그토록 가고 싶어 했던 것은 가야 할 이유가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었으며, 누구도 가라고 강요하지 않았고,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도 없었지만 뭔지 모를 무언가가 강하게 끌어당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열무에게 칸트의 말은 속을 짐작할 수 없는 상자처럼 건네졌지만, 열무는 커대한 서랍처럼 자신의 서랍을 촘촘히 쌓아 올리고 있었다.

 

"네가 생각하고 꿈꾸는 것, 이를 테면 이상향이라고 하는 것에 맞는 공간이 있다면 말이다. 우리는 그것을 집이라는 말로 부를 수 있지. 그건 한 칸짜리 서랍이 될 수도 있고 저 넓은 바닷가가 될 수도 있단다." (본문 177p)

 

유명한 건축가였으나, 아픈 상처로 다른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살아가던 칸트는 두 소년을 만나면서 타인과 접촉을 하게 되고,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꿈을 꾸지 않았던 열무는 꿈을 꾸게 되었고, 환상을 품지 않았던 나무는 상상을 하게 되었으며, 세상과 단절되었던 소장님은 세상과 소통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소통하지 못했던 이들이 서로 만나 진정한 소통을 하게 되는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다. 사실 여기서 나무와 소장님만이 소통하지 못한 인물로 치부되기 쉽지만, 열무 역시 진정한 소통을 알게 된 인물이기도 하다. 두 명의 칸트가 서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면서 '형은 원래 그렇다'는 말로 형과의 소통을 단절시켰던 열무 역시 형에 대한 마음을 열게 되었으니 말이다.

 

<<칸트의 집>>은 소통하는 법, 소통의 의미를 두 칸트의 진솔한 마음을 통해 느끼게 된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지금 소통의 부재를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타인과의 소통을 힘겨워하는 요즘, 두 칸트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의미있는 시간을 주고 있다. 건축가인 칸트는 집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소통을 이어가고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를 통해서 자신만의 집을 만들어가는 아이들의 성장하는 모습이 참 예쁘고 감동적이다. 나는 지금 어떤 집을 짓고 있을까?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내가 만들어가는 집의 모습을 가늠해보게 된다. 잔잔함 속에 담아놓은 아름다운 이야기가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여운깊은 감동을 전한다.

 

"네가 어떤 사람인 줄 알고 나면, 네게 필요한 집도 뭔지 알 수 있게 될 거다." (본문 17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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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괴물 친구들 사계절 저학년문고 59
박효미 지음, 조승연 그림 / 사계절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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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 터울이 나는 우리 남매는 하루라도 조용히 넘어가는 날이 없다. 늘 누나는 동생탓, 동생은 누나탓이다. 서로 조금만 양보하면 될 거 같은데도 두 아이는 이 모든 사태가 상대방 탓이란다. 휴우~ 가끔 작은 녀석을 보면 안쓰러울 때가 있다. 할 얘기가 많은지 '누나누나' 하며 쫓아다니는데, 누나는 그런 어린 동생이 귀찮아하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버럭 소리만 치는 누나가 미워진 작은 아이는 누나한테 심술을 부린다. 오늘 책에서 본 수수께끼 문제를 누나한테 알려주고 싶을 뿐인데, 누나는 그런 동생이 마냥 귀찮은가보다. 어쩌다 큰 아이의 기분이 좋은 날이면, 작은 아이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누나누나누나' 부르는 작은 녀석의 목소리도 한껏 신이났다. 그러다 곧 또 큰 아이는 귀찮아하고, 작은 녀석은 또 누나에게 심술이다. 작은 아이는 누나와 함께 놀지 못하는 마음을 심술로 표현하고만다. 도대체 이 악순환을 어떻게 끊어야하는지....하루에도 몇 번씩 싸우지 말라는 나의 거친 목소리는 오늘도 창문 밖을 건너고야 만다.

 

<<우리 집 괴물 친구들>>을 읽으면서 우리 두 아이의 마음이 이렇구나, 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오면 하루 종일 혼자 놀아야 하는 작은 녀석은 저녁이 다 되어서 집에 돌아오는 누나가 참 반가운 존재일 게다. 하루 종일 심심했던 작은 녀석과 달리 누나는 집에 돌아와서도 해야 할 일이 많다. 스마트폰으로 친구와 대화하기, 숙제하기 등 좀체 동생의 이야기를 들어줄 시간이 없다. 그러다보니 옆에서 쫑알대는 동생이 귀찮을 뿐이다. 작은 아이는 작은 아이대로, 큰 아이는 큰 아이대로 각자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엄마인 내가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고, 작은 아이는 누나의 마음을, 누나는 동생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던 게다. 이 동화책은 저자의 상상력이 가미되어 동생과 형의 입장을 담아내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내가 그러했듯이, 우리 집 두 녀석도 요 동화책이면 서로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지 않을까?

 

 

상민이가 동생을 스컹크라고 부르는 이유는 몰래 들어와서 방을 뒤지고 아끼는 물건을 슬쩍 가져가는 것이 분명한데 증거는 없지만 냄새가 솔솔 나기 때문이다. 상민이가 스컹크가 미운 이유는 방 문에 귀를 바짝 대고 있다가 엄마한테 고자질 하기 일쑤고, 참다 참다 건드리면 요란하게 울음을 터뜨리는 탓에 엄마가 홀랑 넘어가 버리고 자신만 혼꾸멍이 나는 탓이다. 증거를 찾기 위해 상민이는 장롱 속에 숨었다가 못된 스컹크가 나타나면 현장을 덮치기로 결심했고, 드디어 스컹크가 서랍을 열었다 닫고, 자신의 책가방에 머리를 처박고 있는 현장을 포착하게 된다. 그런 스컹크는 얼렁뚱땅 둘러대려다가 느닷없이 비밀 이야기를 해준다고 한다. 그말에 넘어간 상민이는 스컹크 종민이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종민이는 우리 집에 이비야, 툴툴지아, 누툴피피라는 괴물 세 마리가 살고 있다고 한다.

 

나는 형이랑 놀고 싶어. 형이랑 노는 건 뭐든 재미있어. 잡기 놀이도, 숨바꼭질도, 퍼즐 맞추기도. 뭐니 뭐니 해도 젤로 신 나는 건 이비야 놀이야. 생각나 형? (본문 15p)

 

 

무섭지만 재미있었던 이비야 놀이. 이제 형은 유치하고 재미없다고 이비야 놀이를 안 하고, 귀찮다고 저리 가라 소리친다. 형이랑 놀 생각에 형이 시키는 대로 다 하고, 스컹크라고 놀려도 꾹 참았는데 형은 친구들하고만 킬킬거리며 놀았고 자신만 빼고 축구를 하러 갔다. 종민은 형들이 뭘 하고 놀았는지 궁금해서 살짝 형 방에 갔다가 빨간 보자리륻 뒤집어쓴 이비야와 처음 만났고 이비야와 한 번도 싸우지 않고 놀았다. 하지만 고집쟁이 이비야는 형 책상을 어질렀고, 형 가방을 열었다. 종민이는 이비야가 못 하게 하려고 무지 노력했지만 순식간에 형방이 엉망진창이 되었던 거다.

 

이비야라니. 기가 막혔다. 걸핏하면 내 방을 벌집 쑤셔 놓은 것처럼 해 놓으면서 그게 다 이비야라는 괴물 탓이란다. 나는 스컹크 머리를 한 대 쥐어박고 싶었다. (본문 36,37p)

 

 

종민이는 이비야 괴물 외에도 우리 집에 살고 있는 고자질쟁이 괴물인 툴툴지아, 누툴피피 괴물 이야기를 꺼냈다. 이에 종민이의 괴물 이야기를 들은 상민은 서랍에 괴상한 괴물이 사는데 무조건 내 편이라 생각했었던 때를 떠올린다. 심심할 때 나랑 놀아 주고, 보물을 지켜 주고 속상할 때 위로해 주는 친구 말이다. 친구들이랑 어울려 다니며 까맣게 잊어 버렸던 괴물 친구들. 상민은 눈을 끔벅끔벅하며 쳐다보는 동생이 좀 안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동생도 이제 어린이가 되어 가고 있음을 깨닫는다.

 

형, 그거 알아? 바퀴벌레는 살아 있는 화석이래. 절대로 멸종하지 않는대. 그러니까 형이 아무리 때려잡아도 나는 사라질 수 없다고. 지구가 멸망해도 나는 형 동생이라고.

내가 용기를 내서 착하게 말을 걸면 형도 좀 봐줘야지. 형은 내가 말만 걸어도 무조건 때리려고 했잖아. (본문 52p)

 

스컹크 안종민이 눈을 끔벅끔벅하며 날 보았다. 문득 좀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녀석도 이제 나처럼 어린이가 돼 가고 있었다. 숙제도 많아지고, 걸핏하면 어른들한테 야단맞는 그런 어린이가 될지도 모른다.

"스컹크, 형이랑 축구하러 갈래?"

"와! 진짜로?" (본문 92, 93p)

 

 

상민이는 형과 놀고 싶은 종민이의 마음, 동생이라서 서러웠던 일들을 듣게 된다. 늘 종민이의 고자질을 하는 탓에 엄마에게 혼났던 상민이었으나 종민이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다.

주인공 상민이와 종민이는 마치 우리 집 남매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하여 책을 읽는내내 웃음이 났다. 심술 궂은 마음을 괴물로 표현한 작가의 상상력도 압권이었는데, 유쾌함 속에 형과 동생 두 사람의 입장과 마음을 너무도 잘 표현한 훈훈한 결말도 마음에 든다.

우리 작은 아이도 괴물을 친구도 두고 있을까?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누나 편을 들어 다그쳤던 일들을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짠하다. 오늘은 퇴근하면 혼자 괴물들과 놀고 있었을 작은 아이의 마음을 다독여줘야겠다.

상민이와 종민이처럼 우리 집 두 아이가 이 동화책을 통해서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래본다.

 

(사진출처: '우리 집 괴물 친구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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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과 친구가 되었어요 창비아동문고 166
이상권 지음, 정수영 그림 / 창비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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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최근 <성인식><하늘을 달린다><사랑니><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를 통해 이상권 작가와 무척 친숙해졌다. 그의 작품은 청소년문학을 통해 많이 접했는데, 우연히 책장에 꽂혀있는 오래된 동화책의 작가가 바로 최근에 알게 된 이상권 작가임을 알게 되었다. 꽤 오래 전, 큰 아이가 초등학생때 학교 추천도서 목록에 있던 작품이라 구입했던 책이었는데 참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났다. 어떤 내용이었는지 어렴풋한 기억뿐이라, 다시 읽어보기로 마음먹었는데 늘 책장 한 구석에만 있었으니 이 동화책도 정말 오랜만에 바깥 구경을 한 셈이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에게 풀꽃을 접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가까운 곳에 아차산이 있지만, 서울태생인 나 역시도 풀꽃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지라, 우리 아이들에게 풀꽃과 친숙해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지는 못했다. 그저 예쁘다, 신기하다라는 감탄사가 전부일 뿐이다. 그런 연유로 <<풀꽃과 친구가 되었어요>>에서 만난 풀꽃의 다양한 이야기는 너무도 재미있고 신기했다. 이 책에서는 풀꽃 이름의 유래, 풀꽃의 효능, 풀꽃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 등을 주인공 승찬이가 여름방학동안 시골에서 보내면서 쓴 일기를 통해 재미있게 풀어냈다.

 

 

5학년인 승찬이와 여동생 승미는 강원도 홍천에 있는 아주 깊은 산골 마을인 흙내리에 할머니네 댁에서 지내게 된다. 도착하자마자 쐐기에 쏘인 승찬이에게 아빠는 풀을 돌멩이로 콩콩 찧어 다리에 붙어주었다. 그 풀의 이름은 애기똥풀로 풀에서 나온 즙이 갓난아기 똥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애기똥풀 즙은 무척 독하지만 쐐기에 쏘일 때 붙이면 통증이 가라앉는다고 한다. 그렇게 승찬이와 풀꽃과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잠자리를 쫓는 자신을 비웃는 흙내리에서 유일한 초등 학생인 민구와의 첫 만남에서 다툼을 하게 되는데, 승찬이의 태권도에 민구가 코피가 나게 되고 쑥잎은 민구의 코피를 멎게 해주었다. 승찬이는 이렇게 길가에 흔한 쑥도 달리 보게 되었다.

비 묻은 딸기를 너무 많이 따먹어서 탈이 난 민구는 배앓이를 한 덕분에 익모초라는 풀을 알게 되고, 감기에 걸린 승찬이에게 도라지 뿌리를 솥에다 푹 삶아서 준 할머니 덕분에 도라지의 재미있고 슬픈 유래도 알게 된다.

흙내에서 물놀이를 하고 눈이 충열된 승미에게는 냉이가, 눈다래끼에는 질경이, 사마귀를 없애는데는 씀바귀, 귀에 벌레가 들어갔을 때는 정구지, 개한테 물린 상처에는 돌나물, 뱀한테 물렸을 때는 쇠무릎, 두드러기에는 괭이밥, 승미의 버짐에는 제비꽃, 종기에는 엉겅퀴, 치질에는 뱀딸기가 효력을 발휘했다.

 

 

 

여름방학 동안 시골에서 보내게 된 승찬이는 풀꽃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5학년 여름방학 동안 시골 생활의 즐거움, 풀꽃을 알게 된 유익함으로 보내게 된 승찬이는 6학년 여름방학이 되면서 다시 흙내리에 오게되고, 이번에는 풀과 함께 놀이를 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풀로 각시인형을 만들고, 소비름 줄기로 초롱불을 만들어 신랑 각시 놀이를 한다. 질경이처럼 길에서 자라는 그령으로 올가미를 만들어 골탕을 먹이기도 하고, 줄기를 뽑아 새끼줄을 꼬아서 기차 놀이를 하는 법도 배우고, 어른들 화장에 관심이 많은 승미는 분꽃으로 예쁘게 화장하는 법도 배운다. 여뀌로 물고기를 취하게 하여 물고기를 잡기도 하고, 잡은 물고기는 꿰미풀로 꿰었다. 감자와 꼬막 껍데기로는 근사한 물레방아를 만들 수 있으며 새팥 줄기로는 철모를 만들면 전쟁 놀이할 때 좋다. 승미는 봉선화로 예쁘게 봉숭아 물을 들였고, 잔디 꽃대로는 물 따먹기 놀이를 했다.

 

 

승찬이는 시골에서 보내는 시간동안 학교나 학원에서 배울 수 없는 정말 귀중한 경험과 지혜를 얻었다. 승찬이가 자연과 함께 성장해가는 모습을 담은 <<풀꽃과 친구가 되었어요>>는 승찬이를 통해서 그 경험과 지혜를 우리 아이들이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시간을 주리라 생각된다. 고구려의 역사와 자연이 담뿍 담은 아차산이 가까운 곳에 있어도 자주 다녀오지 못했는데, 아이들과 자주 자연과 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풀꽃과 친구가 되었어요>>는 식물도감보다 더 재미있게 식물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데다 동화적 스토리도 가미하고 있어 재미있게 자연을 접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사진출처: '풀꽃과 친구가 되었어요'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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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학교 - 캐나다 영 리더스 초이스 상 수상작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30
고든 코먼 지음, 안지은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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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중3이 된 큰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할 당시, 아이도 그리고 엄마인 나도 참 많은 것을 걱정했었다. 왕따, 집단따돌림, 학교폭력 등이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너무도 많은 사건사고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고 있는 탓에 무사히 학교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랬다. 우려와 달리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 아이는 간혹 학교에서 일어나는 왕따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곤 하는데, 이는 뉴스에서만 일어나는 사건들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일들임을 확인하게 되는 슬픈 현실이었다. 학교는 더 이상 삶의 지혜를 얻고, 인간관계를 배우고, 꿈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경쟁에서 이기는 법을 배우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는 듯 했다. 학교의 가치나 의미가 점점 퇴색되어감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들이 학교라는 사회에 속해있어야만 하는걸까? 온갖 의구심이 고개를 들지만, 그래도 학교는 우리 아이들이 세상을 배우고 사람과의 관계를 배울 수 있는 가장 적정한 곳임에 틀림이 없다. 그 이유를 <<그래도 학교>> 주인공 캡의 좌충우돌 학교생활 속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그래도 학교>>는 주인공 캡, 과거에 대안농장에서 살았던 도넬리 아줌마, 아이들의 주모자격인 잭, 잭과 레나 패거리들의 피해자 1순위였던 휴 등이 번갈아가며 화자로 등장하는 입체적 스토리텔링 구조를 가진다. 한 사람의 입장이 아닌 각자의 입장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는 그들의 생각을 더 잘 표현하고 있다.

 

열여섯 살인 캡은 무면허 운전으로 체포된다. 운전면허가 뭔지, 체포된다는 게 무슨 의미인조차 모르는 캡은 '돈에 굶주린 현대사회의 무한경쟁에서 탈출하라'라는 말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대안농장 공동체에서 레인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으며, 홈스쿨링으로 교육을 받고 있다. 길 잃은 바깥세상의 문화 속에 깃든 독성을 피하고 싶은 할머니는 정규 학교에 가면 온통 속임수만 배우게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일들이 할머니가 자두나무에서 떨어져 엉덩이뼈가 골절돼 8주를 입원해야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바뀌게 된다.

캡은 할머니의 입원으로 오래전 갈런드 농장에서 살다가 나이가 들어 더는 히피 생활을 못 하겠다고 판단한 부모님 때문에 세상으로 나오게 된 도넬리 아줌마와 함께 살아가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클래버지 중학교에서 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

클래버지 중학교는 전통적으로 제일 숙맥인 애를 학생회장으로 뽑는다. 아이들은 1년 내내 숙맥이 연설하고, 회의를 열고, 웃음거리가 되는 걸 지켜보며 즐거워하는 것이다. 잭은 백만 년에 한 번 나타날까 말까 한 최고의 회장 후보로 휴 윙클맨을 생각하고 있었으나, 캡을 본 순간 학생회장직에 딱 맞는 애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너무 많은데다 말도 빠르고, 물건에만 관심이 많은 학생들로 인해 바깥세상이 싫은 캡의 학교생활은 잭의 일행으로 인해 순탄치않은데다 도넬리 아줌마의 딸인 고등1학년 소피를 무척이나 싫어하는 탓에 캡은 농장 밖의 세상이 복잡 미묘함을 느낀다. 캡 덕분에 최고의 얼간이 자리에서 벗어난 휴는 캡과 친구가 되지만, 조심하라는 경고를 할 수 없었는 처지이다. 레나 곁을 맴도는 잭을 좋아하는 나오미는 잭의 마음에 들기 위해 캡을 괴롭히는 일에 적극적으로 행동하지만, 캡의 순수한 마음에 울컥하고 만다. 캡에게 학교는 현기증 나는 곳이었고, 도넬리 아줌마는 그런 캡이 안쓰럽기만 하다.

 

"주변에 사람이 많으면, 그 사람들 때문에 상처 받을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맞아. 하지만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가능성이란다." (본문 58p)

 

학생들의 괴롭힘, 소피의 히스테리에 캡은 순수한 마음으로 대처하였고, 아이들은 점점 캡 주변으로 모이게 된다. 학생회장이 되자 전체 1,100명의 투표권자인 아이들의 이름을 알지 못해 회장될 자격이 없다고 했던 캡의 순수한 마음을 비로소 이해하게 된 것이다. 캡을 곤경에 빠트리려고 했던 파티 계획은 캡의 완승으로 끝나게 되고 잭은 무너지고 만다. 레인 할머니의 치료가 끝나고 캡은 농장으로 돌아가게 되지만, 캡의 마음을 알게 된 소피, 아이들은 캡을 원한다. 그런 아이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불러주는 캡은 다시 세상 속으로 돌아가게 된다.

 

지난 몇 주 동안 그렇게도 갈망하던 모든 것, 나의 갈런드였다. 집에 돌아오게 돼서 행복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요란한 사물함 문소리, 아이들이 재마나게 재잘대는 소리가 드리는 평균 C 중학교 복도를 계속 거닐었다.

...학교는 아이들로 부적거리고, 시끄럽고, 불쾌하고, 심지어 겁도 났다. 하지만 고유의 리듬과 급박함과 활기가 있었다. 그것들이 너무 그리워 마음이 아팠다. (본문 204p)

 

아이들 세계도 어른만큼이나 복잡한 속내를 가지고 있다. 경쟁심도 느끼고, 질투를 하기도 하고, 좋아했다가 미워지기도 한다. 이런 투닥거림 속에서 아이들은 성장하고 그 속에서 지혜를 얻기도 한다. 요즘 학교에서 일어나는 많은 사건사고들이 불안과 걱정을 갖게 하지만, 아이들이 학교에서 또래와 함께 서로 어울리고 부딪히면서 지내면서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처할 때 성장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학교가 가지고 있는 진정한 가치, 의미가 아닐까 싶다.

<<그래도 학교>>는 너무나 순수한 캡의 학교 생활을 통해서 학교생활과 교우관계의 의미를 묻는 성장소설이다. 캡의 좌충우돌 학교 생활 속에서 아이들이 학교생활과 교육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듯 싶다. 간만에 정말 유쾌하고 즐거운 성장소설을 만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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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잡아먹는 게 아니야! - 어쩌다 진짜 친구가 되어 버린 뱀과 도마뱀 이야기
조이 카울리 글, 개빈 비숍 그림, 홍한별 옮김 / 고래이야기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진정한 우정은 닮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점을 받아들이는 것." (표지 中)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일까요? 요즘 우리 아이들에게 친구는 어떤 의미일까요? 뉴스를 보면 왕따, 집단따돌림으로 고통받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뱀과 도마뱀의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나와 다르다고 해서 미워하고 괴롭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더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서로 다르기에 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음을 왜 알지 못할까요? 이 책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 서로 다른 점을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친구를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방법임을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말다툼을 하다가 서로를 알게 된 뱀과 도마뱀은 친구가 되었어요. 싸우다가 정든다는 말이 있지요. 뱀의 꼬리가 길 전체를 막고 있는 탓에 길을 가지 못하는 도마뱀이 서로 말다툼을 하다가 함께 일광욕을 즐기면서 수다를 떨며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렇게 어쩌다가 친구가 되어버린 뱀과 도마뱀의 알콩달콩 15편의 이야기가 유쾌하게 그려집니다.

목구멍에 개구리가 걸려 힘겨워하는 뱀을 도와주려고 뱀 등을 세게 친 도마뱀 덕분에 뱀 입에서 개구리가 튀어나왔어요. 하지만 개구리가 저녁이었던 뱀은 달아난 개구리를 보니 화가 나네요. 어쨌든 도마뱀 덕분은 뱀은 괜찮아졌으니 다행이지요.

소풍 삼아 닭 농장에 가게된 도마뱀과 뱀, 도매밤은 뱀과 함께 먹을 수 있을 만큼 도시락을 넉넉히 싸왔네요. 그런데 전부 벌레였지요. 뱀은 배고팠지만 아침을 많이 먹었다며 사양합니다. 벌레를 씹는 소리가 요란한 도마뱀을 보고 뱀은 몸을 부르르 떨며 눈을 감아 버렸어요. 뱀은 도마뱀에게 턱에 파리 다리다 묻었으며, 역겹다고 했어요. 도마뱀은 화가 났지요. 조금 뒤 배고픈 뱀은 닭장에서 달걀을 발견하고 입을 쩍 버리고 달걀을 삼켰어요. 도마뱀은 베어 물지도 않고 씹지도 않아 몸에 달걀 모양이 다 드러난 뱀이 끔찍하다고 했지요. 그리고 이들은 생각했어요. 앞으로는 먹을 것은 따로 싸오는게 좋으며 서로 등을 돌리고 먹기로 했지요. 이들은 이렇게 서로 다른 점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어요.

 

 

뱀과 도마뱀은 서로 함께 살 집을 만들다가 다투었고, 햇볕을 쬐고 있는 뱀이 기분이 안 좋은 듯 하여 달래주려는 도마뱀 때문에 뱀은 정말 기분이 나빠져버렸고, 모험을 하고 싶다는 도마뱀 때문에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지요. 투닥투닥 잘 다투기도 하지만 이들은 그 다툼 속에서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면서 우정을 쌓아가고 있지요.

어느 날, 도마뱀은 닭 농장 근천에서 벌레를 잡다가 알을 하나 발견했어요. 흙 위에 매끈하고 하얗고 달덩이처럼 둥근 알을 보고 뱀에게 깜짝 선물을 하기로 했지요. 도마뱀은 알을 집으로 가져가 뱀의 잠자리 한가운데에 밀어 놓았어요.

뱀이 좋아할 생각을 하니 도마뱀도 기분이 좋았지요. 선인장 아래에서 깜박 잠이 들어 몇 시간 뒤에 나타난 뱀은 도마뱀의 선물을 보기 위해 굴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덜덜 떨면서 쏜살같이 달려나왔어요.

친구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뱀은 화를 냈고, 이유를 모르는 도마뱀이 굴 안을 들여다보니 알이 부화하여 성난 새끼 방울뱀이 딱딱거리고 있었지 머에요. 결국 또 서로 다투었지만 이들은 서로의 다른 점을 이해하는 더 사이 좋은 친구가 되지요.

 

 

"우린 왜 맨날 말다툼을 하는지 모르겠어."

"우리가 서로 다르니까 그렇지. 하지만 뱀아, 그래도 넌 내 가장 친한 친구야." (본문 49p)

 

동생을 잃어버린 도마뱀의 최악의 사건을 듣게 된 뱀은 선인장 한쪽에 있던 통통하고 작은 도마뱀 한 마리가 정말 달콤했었던 기억을 묻어두기로 합니다. 10센트짜리 동전을 발견하고 사업을 시작한 뱀과 도마뱀의 너무도 유쾌한 이야기, 도우미가 되겠다는 뱀과 도마뱀이 도움을 받지 않으려다 낭패를 보게 된 사건, 다른 동물들에게 고민 상담을 하면서 겪게 된 좌충우돌 유쾌한 이야기 등 15편 모두 정말 재미있네요. 서로 다른 도마뱀과 뱀이 서로 다르기에 다투면서, 다른 점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과정 등은 우리 아이들에게 나와 다른 이와 진정한 우정을 쌓아가는 법을 깨닫게 합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 나와 똑같은 사람은 한 명도 없지요. 그들은 모두 각각의 개성과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나와 비슷한 점도 있지만 나와 다른 점을 더 많이 가지고 있지요. 서로 다른 점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실러는 우정은 기쁨을 두 배로 하고 슬픔을 반으로 한다고 말했지요. 힘들 때 친구는 힘이 되어주는 존재입니다. 그런 친구를 원한다면 내가 그런 진실한 친구가 되어주어야겠지요? 나와 다른 친구의 모습을 사랑해주세요. 그것이 바로 좋은 친구를 얻는 확실한 방법이랍니다.

 

뱀과 도마뱀이 펼치는 배꼽 잡는 우정 이야기 <<친구는 잡아막는 게 아니야!>>는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친구를 선물해줄 마법같은 책이 되어줄 것입니다.

 

(사진출처: '친구는 잡아먹는 게 아니야!'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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