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에서 온 손뜨개 소품 - 머플러, 장갑, 모자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북유럽 스타일 겨울 소품 23종
스기야마 토모 지음, 맹보용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14년 전 즈음에 뜬 작품들이다. 다른 작품들 사진은 찾다가 포기하고 겨우 두 작품 사진만 찾아냈다. 초창기 작품이라 좀 서투면도 있지만 겨울이면 꼭 찾게되는 아이템이다. 손뜨개 옷처럼 따뜻한 옷은 없다.)



찬바람이 솔솔 불더니 어느 새 춥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날씨가 쌀쌀해졌다. 이제 슬슬 월동준비를 할 때가 된 듯 싶다. 갈수록 추워지는 겨울이기에 따뜻한 잠바, 내복 뿐만 아니라 모자, 머풀러, 장갑 등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장갑이나 머플러, 모자는 시중에서 파는 것도 좋지만, 가장 따뜻한 건 손뜨개로 직접 뜬 것이 정말 따뜻하다. 결혼하고 시어머님에게 뜨개질을 배우고는 한동안 뜨개질 삼매경에 빠진 적이 있는데, 손뜨개로 뜬 조끼 하나면 추운 겨울도 문제없다. 몇 해동안 뜬 조끼, 가디건은 지금도 겨울이면 즐겨입곤 한다. 이렇게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뜨개질 생각이 난다. 머플러, 장갑, 모자는 간단하게 뜰 수 있는 소품이면서도 겨울에 필수 아이템이라서 간간히 뜨곤 하는 탓에 손뜨개 관련 서적은 늘 눈여겨 보게 된다.



이번에 북폴리오에서 출간된 <<북유럽에서 온 손뜨개 소품>>은 머풀러, 장갑, 모자 등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북유럽 스타일 겨울 소품 23종을 담았는데, 북유럽의 전통 무늬와 색상을 기본으로 한 패션 소품이 눈길을 끈다. 그동안 시어머님표 손뜨개를 추구해왔던 탓에 요즘 트렌드인 북유럽풍으로 눈이 반짝반짝, 손이 근질근질해진다.



벙어리장갑, 핸드워머, 모자, 헤어밴드, 베레모, 방울모자, 넥워머, 보디워머, 양말, 레그 워머 등 다양한 아이템을 작은 새무늬, 전통문양, 꽃무늬, 다람쥐무늬, 나뭇잎무늬, 기하학적 문양, 삼각형무늬, 다이아몬무늬, 닻무늬, 줄무늬, 페어아일무늬 등의 다양한 문양으로 선보이고 있다. 23종의 소품을 보면 절로 뜨개질이 하고 싶어질 정도다.


장갑이 답답해 끼기 싫어하는 딸에게는 핸드워머와 추운 겨울 교복과 어울릴 법한 레그 워머를,


귀염둥이 아들에게는 닻무늬 아이모자와 두 가지 컬러의 방울 모자를 선물하면 좋을 거 같다. 추운 겨울에 꽁꽁 손이 시러운 것도 개의치않고 스마트폰을 하는 아이들에게 핸드워머는 아주 쓸모가 있겠다.


아이들에게만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스타일리시하게 연출할 수 있는 아이템과 차분하면서도 어른스러운 문양들도 많아 온 가족이 함께 활용하기 참 좋겠다.


뜨개질을 해 본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혹 손뜨개 서적을 뒤적이다보면 도안이 참 어려운 책들이 많아 아쉬워한 적이 참 많았다. 예쁜 소품에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혹시나 뜨는 법이 어렵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예상밖으로 도안이 참 착하게도 보기 쉽게 그려져 있다. 뜨는 법을 한 컷 한 컷 담아낸 사진과 친절한 설명이 초보자들에게도 어렵지 않게 도전할 수 있을 듯 싶다.



Special Page를 통해 소개하는 대바늘 손뜨개의 기초, 뜨개질이 즐거워지는 정보를 보면 손뜨개의 재미에 푹 빠질 수 있을 게다. 덧붙히자면 동네에 실을 판매하는 상점에서 주인 아주머니가 친절하게 가르쳐주기도 하니, 뜨개질을 배우고자 하는 생각이 있다면 배우는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물론 실 가격이 좀 비싸다는 단점은 있다.

손뜨개는 한 번 바늘을 잡으면 절대 놓을 수 없는 중독(?)에 빠지면 헤어나오기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한 작품을 만들어갈 때마다 성취감과 뿌듯함이 너무도 매력적인 활동이다.



책을 살펴보고나니, 뜨개질하고 싶은 마음이 새록새록 돋아난다. 한동안 손을 놓고 있었는데, 장농 깊숙이 넣어둔 대바늘이랑 돗바늘부터 꺼내야겠다. 가정시간에 뜨개질 배운 딸아이랑 같이 만들어봐도 좋을 거 같다. 예쁜 아이템들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사진출처: '북유럽에서 온 손뜨개 소품'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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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어린이/가정/실용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평생 근검, 나눔, 이웃 사랑을 실천한 청렴결백의 대명사였으며, 멈추지 않는 독서와 배운 것을 실천하는 자세를 잃지 않았던 실용 학문의 대가 정약용이 이 책에서 가사도우미가 되어 어린이들의 인문학 멘토로 변신했다.
 

 

 

 

 

 

 

 

 

 

 게임 [앵그리버드]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자연 속을 누비며, 자기와 꼭 닮은 진짜 새들에 대한 다양하고 종합적인 지식을 전달한다. 선명하고 정확한 사진과 섬세하고 사실적인 그림에 귀여운 캐릭터가 어우러져 있다.
 

 

 

 

 

 

 

90개 블록으로 한 번에 꿈달 병원, 구급차 세트를 만들 수 있다. 다 만든 다음 블록을 분해하면 내과, 소아과, 들것을 만들 수 있다. 작은 블록을 조립하고 분해하며 소근육이 발달하고 창의력이 쑥쑥 자라난다.
 

 

 

 

 

 

 

 

 

 

 도시락을 싸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어떤 반찬을 넣을까, 도시락을 먹을 때까지 쉬지 않고 식어도 맛있는 반찬은 무엇이 있을까 늘 고민하게 된다. 특히 연인이나 내 아이, 우리 부모님께 드릴 도시락이라면 어떨까?
 

 

 

 

 

 

 

 

10월에도 눈길을 끄는 책들이 참 많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이용한 책도, 책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하는 책도, 아이들을 위한 엄마의 마음을 담은 책들도...정말 다양하다.

도시락 쌀때마다 늘 고민이었는데, <<렌레이의 달콤한 도시락>>은 꼭 읽어야봐야겠다.

아이에게 좀더 특별한 내 마음을 전할 수 있을 거 같다.

 

좋은 책들과 보낼 수 있는 가을이라 더 특별한 가을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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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페파 2013-11-05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옥스포드 블록책 병원!! 탐나는데요~
 
내 인생의 화양연화 - 책, 영화, 음악, 그림 속 그녀들의 메신저
송정림 지음, 권아라 그림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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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나이는 서른 아홉, 아니 빠른 75년생인 관계로 마흔이라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늘 '빠른'이라는 것을 강요하곤 하는 나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왠지 나이가 들수록 '빠른'이라는 말을 빼놓으려고 한다. 불혹의 나이 마흔을 조금이라도 더 늦게늦게 마주하고 싶은 마음 탓이리라. 젊은 시절에는 마흔이라는 나이가 참 멀게 느껴졌다. 그런데 마흔을 코 앞에 두고 있는 지금, 아무것도 해놓은 것 없는,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에 두려움이 앞선다. 가장 예뻤고, 가장 열정적이었고, 가장 아름다웠던 20대, 그 시간을 되찾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이렇게 마흔 앞에서 허황된 꿈을 꾼다.

 

어느 날 갑자기 닥친 중년의 나이에 당황할 것 없습니다. 오히려 어서 오라고 반갑게 맞아 줄 일입니다. (본문 6p)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라는 질문에 나는 20대의 나를 떠올린다. 이제 다시는 내 삶에서 화양연화는 일어날 수 없을테니 말이다. 곧 마흔이 된다는 서글픔에 이 가을이 더욱 싸늘하게 느껴질 때 <<내 인생의 화양연화>> 책이 찾아왔다. 책에 대한 정보가 없이 그저 예쁜 표지에 호기심이 일어 읽은 책인데, 저자가 마흔 무렵부터 자신의 마음에 주는 선물처럼 한 편씩 써내려 갔다는 이 글은 마흔을 앞둔 나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마흔이 되는 나는 앞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나이가 아니라, 때로는 아이처럼 풋풋하게, 때로는 청춘처럼 뜨겁게, 때로는 어른처럼 우아해질 수 있는 나이인 것이다. 얼짱, 몸짱, 뇌짱은 될 수 없을지 모르지만, 맘짱은 될 수 있으며 예쁘기보다 아름다울 수 있는 나이가 비로소 되었음에 기뻐할 수 있도록 생각을 전환시켜 준 셈이다. 사실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들어왔던 익숙한 이야기임에도 나는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주인공들 그리고 저자의 이야기에 흠뻑 빠졌다. 마치 처음 듣는 이야기인 것처럼. 아마 마흔이라는 동질감에서 오는 위안과 호감이리라.

 

 

불혹의 나이 마흔에 더욱 흔들리는 당신에게, 마음 깊속한 곳에 순수를 품고도 그것을 찾지 못하는 당신에게, 그래서 슬픈 당신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사랑하기를, 아름다워지기를, 꿈꾸기를.....이 모든 것을 절대 멈추지 말기를.

지금 이 순간이 당신 삶 중에서 가장 아름답습니다. (본문 7p)

 

<<내 삶의 화양연화>>는 책, 그림, 노래, 그리고 자연 속에서 불혹의 나이를 보낸 그녀들이 어떻게 상황을 극복했고, 어떤 마음을 느꼈는가를 통해 저자가 사랑과 꿈을 커닝해 답을 구하여 전선이 얽히듯 복잡하고 어지러운 중년의 날들을 정돈한 책이다. 시몬느 드 보봐르의 소설 <위기의 여자>를 통해 저자는 절망 속에서 일어나는 법을 이야기한다.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인생의 르네상스 시대를 일으킬 수 없다고 말한다. 아무것도 이루어내지 못한 내 인생에 대한 우울함에 저자는 기분을 추스르면 한없는 가능성이 열릴 수 있음을 통해 나를 다독인다. 에리카 종의 소설 <날기가 두렵다>에서도 말한다. 진짜 날개는 다른 사람이 달아 주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나만이 나 자신에게 달아 줄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러니 타인의 보폭에 걸음을 맞추지 말기. 나에게 맞는 보폭으로 나에게 맞는 길을 걸어가기. 내 인생을 타인에게 묻지 말기. 내 안에 고수가 살고 있으니 나에게 맞는 목표를 정하기. 타인에게 내 꿈을 기대지 말기. 나 스스로 꿈을 세우고 그 꿈을 향해 가기. 뛰지 말고 날려고도 하지 말기. 그저 꿋꿋이, 당당하게 걸어가기 (본문 75p)

 

청춘일 때는 나이가 더 들면 가는 길이 분명히 보이리라 생각했으나, 인생의 센터, 전반전을 치르고 후반전에 돌입하는 하프타임 지점인 지금도 어디로 갈지 막막하고, 어디쯤이 종착역인지 아득하고, 보이지 않아 불안한데다 시간이 많지 않다는 자각으로 더 위태롭다. 하지만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의 예쁘고 착한 젊은 여자도 아니며, 아이가 셋이며 두 번 이혼한 아줌마인 주인공을 보라. 내가 쓰이는 곳이 어딘가에 있으며, 내게 의지하는 사람이 누군가 있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세상에 존재하며, 슬픔을 함께해 줄 사람이 있지 않은가? 그럼 우리는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던가.

 

고개 숙이지 말아요. 어깨 내릴 거 없어요.

당신에게 있는 장점을 최대한 극대화해서 불러오기를 하세요. 감성 9단, 낭만 9단, 낙관 9단, 청소 9단....잘하는 것을 모두 합하면 당신은 고단자, 인생의 고수 소리를 들어도 됩니다.

하늘을 보세요. 어깨를 펴세요. 그리고 당당하게 걸어가세요.

에린 브로코비치, 그 아줌마처럼 소리치면서.

"오~ 예!" (본문 43p)

 

이제 다시 내게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라고 묻는다면 나는 오늘이라고 말하겠다. 산다는 건 아름다운 일이며, 나이가 든다는 건 그것을 깨닫는 과정이라고 했다. 희망을 품는 순간마다 인생이 깊어지고, 인생이 익어 가는 탓에 나이가 든다는 것은 와인처럼 향기로워지는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다면 내 인생의 화양연화는 늘 오늘이어야 한다. 어제보다 오늘 나는 조금씩 더 향기로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불혹의 나이가 더는 서글프고 우울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나는 '오~ 예!'라고 소리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고, 인생의 눈물과 비극을 처리하는 비법을 깨달아가고 있는 중이니 말이다.

 

만일 최후의 날에 단 한 사람과 시간을 보낸다면 그 시간이 얼마나 절실하고 소중할까요? 지금 내 곁에 있는 그 사람이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입니다. 오늘 이 시간이 내 생애 가장 멋진 날, 가장 황홀한 시간입니다. 오늘은 내 생의 절정이고, 새로운 '시작의 날'이며, '한창때'입니다. 오늘은 내 남은 생에서 가장 젊은 날,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꽃봉오리, '화양연화'입니다. (본문 232p)

 

(사진출처: '내 인생의 화양연화'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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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 개정판
김정현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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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버지>>를 처음 읽은 것은 17여년 전이었다. 1996년 즈음에 출간되었던 작품이었으니 아마 그 때가 맞지 싶다. 나름 혼란스러웠던 십대를 보내고 이십 대에 들어선 지 얼마되지 않았던 그 때, 이 책은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무능하고 고지식하고 무뚝뚝한 아버지의 모습 속에서 찾지 못했던 부성애를 느끼게 했고, 아버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던 작품이었다.

그 때 당시 작품에 대한 큰 호응에 힘입어 배우 박근형 주연으로 영화로 제작된 바 있었는데, 사실 영화는 소설에 비하면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동안 많은 시간이 흐른 탓에 이 작품에 대해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는데, 2012년 자음과모음에서 재출간된 사실을 얼마 전에 인터넷서점을 둘러보다가 알게 되었다. 문득 그 당시 내가 아버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던 감정들이 솟구치면서 다시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흐른만큼 나의 아버지는 더 나이가 드셨고, 알츠하이머와 파킨슨 병을 앓게 되면서 자식들과 떨어져 홀로 요양병원에 계신다는 지금의 상황이 나로 하여금 이 책을 더욱 간절하게 했는지 모른다. 친정 아버지는 딸인 나를 기억하지 못했고, 그렇게 예뻐하시던 손주도 기억하지 못했다. 뒤늦게 딸인 나를 알아보셨다는 사실은 눈가에 맺힌 눈물을 통해서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온 터라 이 책이 눈에 밟혀 다시 읽어보게 되었는데, 처음 읽어봤던 당시보다 더더욱 나를 슬프게 했으며 더더욱 나를 아프게 했다. 처음 이 작품을 읽었을 때의 슬픔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묵직함이 나를 짖눌렀다. 자신의 죽음 앞에서도 자식을 사랑하는 아버지, 가족의 안위를 걱정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내 아버지와 진배없다는 사실이 나를 더욱 힘겹게 했나보다.

 

이름 없는 지방대학 늦깍이 1년생의 인간승리적 행정고시 합격에도 불구하고 동문, 동향, 혈연 그리고 의도적으로 이어지는 인맥 어느 울타리에도 얽혀 들지 못했던, 야심에 날뛰고 그것을 위해 연을 찾아 쫓아다닐 성격 조차 되지 못했던 정수는 동기들에 뒤처지면서 승진에 누락되고 한직에 맴돌기만 했다. 누구보다 맑고 아름다웠던 아내 영신과의 행복했던 시절은 조금씩 조금씩 변화가 일기 시작하게 되면서 어느 덧 각방을 쓰기에 이르렀고, 언제나 이른 출근, 늦은 귀가, 그리고 무표정한 얼굴의 정수와 아이들은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멀어졌다. 대개의 동년배들이 겪는 증상인 소화불량, 식욕부진, 체중감소, 무기력, 위경련 같은 복부통증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정수는 친구인 남박(남박사)로부터 췌장암진단을 받고 앞으로 남은 인생이 5개월 뿐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정수는 죽음에 대한 미움, 분노, 거부의 욕망, 삶에 대한 체념, 아쉬움, 남은 시간에 대한 초조, 인생에 대한 허탈, 허무....등으로 머릿속이 엉망이 되어버린다.

 

정수는 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채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실을 술에 의지하게 되지만, 이를 알 리 없는 가족은 술에 쩔어있는 정수의 모습에 경원해하는데, 딸 지원은 그런 아버지에게 실망과 분노늘 담은 편지를 보낸다. 점점 외로워져가는 정수는 일식접에서 만난 소령이라는 여인와 사랑하게 되면서 허전한 마음을 기대게 된다. 정수의 인생 어느 부분을 뒤져도 가슴속 가장 큰 자리에 그 아내와 자식을 비워 둔 적이 한 순간도 없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남박은 정수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에게 사실을 알리게 되고, 가족은 뒤늦게 정수에 대한 미안함과 사랑을 깨닫게 된다.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남은 가족에 대한 걱정과 안위만을 생각하는 정수는 끝내 가족을 위해 마지막 결단을 내리게 된다.

 

"자존심이라고? 내게 남은 자존심이 어디 있는데? 이미 자네에게 죽음을 사정할 때부터 난 다 무너진 거야. 사랑하지 않는다고? 아니야, 사랑해. 자넨 몰라, 더는 괴롭힐 수 없어. 그만 갈래. 그게 사랑하는 마지막 방법이야. 내가 남아 있어 그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운데. 이제 아내 앞에서, 자식 앞에서, 그토록 사랑하는 지원이, 희원이 앞에서 이렇게 무릎 꿇고 애원할 일만 남았어...아내는 힘들게 밤을 지새며 쓰러지고, 자식 또한 편히 한 번 눕지 못하는데...나만 약에 취해 편안히 드러누워 죽음을 기다리는 뻔뻔함 또한 견딜 수 없네." (본문 301,302p)

 

표현에 서툰 우리네 아버지는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탓에, 가족 사이에서 늘 외톨이가 되어간다. 언젠가 읽어본 인터넷 기사에서 현 사회를 살아가는 40~50대의 아버지들은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혼자가 되어가고 있다고 내용을 본 적이 있다. 무뚝뚝함 속에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한없이 깊고 넓게 자리잡고 있음에도 말이다. 자식을 위해 밤낮으로 수많은 경쟁자들 속에서 투쟁을 벌어야 했던 아버지, 그러나 편히 쉬고 싶은 가정에서도 그들은 홀로 외로움을 느껴야했다.

 

그는 언제부터인가, 그토록 사랑하는 그의 아내, 그리고 자녀들에게서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다. 따져 보면 아무것도 아닌, 그야말로 공허한 것이라 해도 그것은 외로움이었다. 그리고 그 원인은 아주 작은 부분일지라도 그 자신에게만 미루지 못할 무엇은 분명 있을 것이다. 그것이 설령 그들의 지나친 사랑에서 비롯되었다 할지라도. 그것은 비단 정수뿐만 아니라 남 박사 자신도 그러한지 모른다. 또 대부분의 남편, 아버지들의 마음인지도 모른다. (본문 140p)

 

<<아버지>>는 암 선고를 받고 죽음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도 가족들 안위를 걱정한 한 중년의 남성과 그것을 알지 못했던 가족들의 화해와 사랑을 담아낸 지금 우리 시대의 아버지의 자화상을 담아냈다. 누군가로부터 정을 느끼고,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살아 있음을 느끼는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이 정수를 통한 심리 묘사를 통해 너무도 절절히 그려졌다. 아버지를 향한 딸의 경원과 분노에도 그것이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우리 아버지들의 넓고도 깊은 마음이, 사람 냄새가 너무도 그리운 우리 아버지들의 마음이 정수를 통해 전해진다. 지금쯤 홀로 병원에서 지난날을 그리워하고 있을 친정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눈가에 맺힌 눈물이 여전히 내 가슴을 맴돌고 있다. 아버지를 향한 지원의 편지 속에 내 마음을 담은 듯한 글귀가 있어 옮겨본다. 그 마음이 홀로 계실 아버지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면서...

 

아빠, 얼마나 서운하셨어요, 얼마나 노여우셨어요.

얼마나 외롭고 쓸쓸하셨어요? 얼마나 허무하셨어요?

아빠를 사랑해요.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도 아빠를 사랑해요. (본문 211,2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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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골 떡 잔치
한미경 글, 문종훈 그림 / 은나팔(현암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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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 하듯이 작은 아이 역시 떡집 앞으로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바람떡, 꿀떡, 무지개떡, 절편을 특히 좋아하기도 하지만, 곧 다가올 추석에 먹게 될 송편도 무척이나 좋아하지요. 예로부터 우리는 생일날, 제삿날, 사업의 번창 등에 떡을 준비하고 했습니다. 아이의 돌을 맞이하여 준비하는 돌떡은 아이의 무사함과 건강을 기원하고, 수험생을 위하여 준비하는 찹살떡에는 합격을 기원하고, 어른신의 생신 잔칫상에 오르는 떡은 부모의 수복강녕을 기원하며, 새로운 일을 시작하며 돌리는 떡은 사업의 번창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하지요. 떡보다는 빵에 더 익숙한 우리 아이들에게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며 떡을 찾았던 우리 조상들의 깊은 뜻을 알려주는 것은 우리 전통 문화에 관심을 갖도록 도와주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에 <<호랑이골 떡 잔치>>는 떡을 소재로 한 옛날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떡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호랑이 골 떡 잔치>>는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를 운율이 있는 내용으로 담아 마치 동시를 읽듯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요.

떡장수 할멈이 장날에 떡을 팔고 눈 덮인 고개를 넘어 집으로 가던 중에 난데없는 잇꽃이 피어있는 걸 보게 되었지요. 할머니는 소담한 꽃 꺽어다가 붉은 물을 우려내어 쫄깃쫄깃 맛난 떡에 잰득잰득 물들이면 보기 좋고 맛도 좋아 할아범도 잘 먹을 듯 싶어 꽃을 꺽기로 했어요. 헌데 꽃을 한참 꺽던 할머니는 졸음이 쫓아져 한숨 자고 일어났다가 호랑이 품인 걸 알고 깜짝 놀랐지 머에요.

 

 

할머니는 하나 남긴 떡을 주며 물러가라고 했지만, 호랑이는 호랑이골에 가서 떡 한 번만 해달라고 졸라댑니다. 이유인 즉, 호랑이의 어머니가 그믐날에 마을에 내려갔다가 할머니 차린 떡 잔칫상을 보고는 고운 떡이 아른거려 아무것도 드시지 못한다는 군요. 앓아누운 호랑이의 어머니가 가여워 마음 약한 할멈은 떡을 만들어주기로 하지요.

쌀을 불리고, 치자랑 잇꽃으로 색을 물에 우려내고,불린 쌀을 곱게 빻아 떡 반죽을 만들고 떡메로 곱디곱게 쳐서 떡자루로 밀어 어미 호랑이 꿈에 그리던 떡 잔칫상을 차려냈지요.

할머니는 떡 무늬마다 뜻하는 바를 이야기하며 어미 호랑이에게 덕담을 해주었고, 호랑이골 떡 잔치를 벌여주고는 복을 받게 되었답니다.

 

 

운율이 있어 아이들이 재미있게 책을 읽는데다, 코믹한 삽화가 보는 즐거움도 더하지요. 무엇보다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속에 숨겨놓은 떡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떡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나 떡의 무늬마다 뜻하는 내용들은 아이가 처음 접하는 내용이기도 했지요. 부록으로 수록된 떡의 유래나 계절별로 먹는 떡을 담은 떡타령 등의 알찬 내용도 좋았구요. 옛날 이야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권선징악의 결론도 놓칠 수 없는 장점이지요.

 

<<호랑이골 떡 잔치>>는 우리 아이들에게 평소에 접하기 힘들었던 우리 전통 문화인 '떡'을 소재로 옛날 이야기라는 장르를 통해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한 구성이 정말 마음에 드는 그림책이었습니다.

 

 

떡 사오 떡 사오 떡 사려요

정월 대모름 달 떡이요

이월 한식 송병이요

삼월 삼짇 쑥떡이로다

사월 팔일 느티떡에

오월 단오 수리취떡

유월 유도에 밀전병이라

칠월 칠석에 수단이요

팔월 가위 오례 송편

구월 구일 국화떡이라

사월 상달 무시루떡

동짓달 동짓날 새알심이

섣달에는 골무떡이라 (민요 '떡타령')

 

 

(사진출처: '호랑이골 떡 잔치'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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