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 - 빨간머리 마빈의 소원 이야기 햇살어린이 15
루이스 새커 지음, 슈 헬러드 그림, 황재연 옮김 / 현북스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현북스에서 출간되는 <빨간머리 마빈> 시리즈 전 8권이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로 완간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 시리즈를 8권 마지막 이야기로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비로소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이 시리즈를 알게 되었다는 반가움을 동시에 느끼게 되었지요. 비록 8권을 먼저 읽게 되었지만 시리즈의 모든 작품을 아이와 함께 꼭 읽어보리라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너무도 잘 대변하고 있는 탓이지요. 이 책은 주인공 마빈이 캐시에게 우정과는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그 풋풋함이 너무도 예쁜 이야기랍니다.

 

 

노스 선생님에게 질문을 하기 위해 친구들보다 늦게 교실 밖으로 나간 마빈은 마빈의 가장 친한 친구인 닉과 스튜어트가 싸우는 걸 보게 되었지요. 맥카브 교장 선생님이 나타나 싸움은 끝났지만, 두 친구가 교장실에 가야하는 탓에 오늘 스튜어트 집에서 놀려고 했던 마빈의 계획은 틀어지고 말았어요. 그런데 두 친구의 싸움의 원인이 된 같은 반 캐시가 집에서 같이 놀자고 하네요. 캐시의 집은 예전에 소방서로 쓰던 건물로 거실 중앙에는 소방관들이 내려오던 쇠기둥이 있었답니다. 기둥을 타고 내려와 보고 싶었던 마빈은 캐시와 함께 꼭대기층인 도서관에 올라가게 되었고, 캐시는 마빈에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지는 마법 수정을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던 이야기였지만 마빈은 이 수정에 뭔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그리고 마빈과 캐시는 함께 내일 노스 선생님 수업 시간에 아무도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소원을 빌게 됩니다.

 

 

다음 날, 마빈의 집으로 놀러온 캐시와 함께 과자를 먹던 마빈은 과자를 먹고 싶다는 소원을 빌었다는 캐시의 이야기에 화가 납니다. 이유인 즉, 앞으로 소원을 빌 때는 하루에 한 개씩 함께 빌기로 약속했는데 캐시가 그 약속을 깨버린 거죠. 결국 화가 난 마빈은 마법 수정에 소원을 빌던 찰 나, 캐시에게 입을 다물라고 소리치게 되고 그 소원이 이루어져 버렸습니다. 캐시는 다음 날 학교에서도 말을 하지 못했죠. 마빈은 캐시가 일부러 말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자꾸 캐시에게 신경이 쓰입니다. 캐시가 말을 하는지 안하는지 자꾸 쳐다보게 되고 신경쓰면서도 친구들에게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듯 말하지요. 친구들과 공놀이를 하던 마빈은 농구공을 가지러 집으로 갔다가 캐시가 놀러와 있는 걸 보게 됩니다. 마빈의 동생 린지는 '언니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다'고 소원을 빌라고 하지만, 마빈은 절대 할 수 없었죠. 분명 캐시는 뻥을 치고 있는 것이고, 마빈이 캐시의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어할 이유는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책을 읽으려고 노력해 보아도 집중이 되지 않았지요. 결국 선생님과 함께 간 호수 공원에서 사과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빈은 캐시 모르게 소원을 하나 빌게 되지요. 너무도 깜찍한....!

 

마빈은 캐시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처음에는 잘 알지 못했던 거 같아요. 하지만 캐시가 자신이 빈 소원때문에 말을 못하게 되면서 캐시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알아가게 되었지요.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혹 자신의 마음을 안다고 해도 친구들의 놀림을 받을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지요. 아이들이 마빈의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 싶네요. 마빈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게 되고 마음을 표현하기까지의 과정이 섬세하게 잘 표현된 동화책인 거 같아요. 정말 깜찍하고 예쁜 순수한 마빈의 마음이 돋보입니다.

 

덧) 아이와 함께 <빨간머리 마빈> 시리즈를 처음부터 읽어봐야겠어요. 어린이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어 아이들의 좋은 친구가 되어줄 듯 싶네요.

 

(이미지출처: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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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때리기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7
애드리안 포겔린 지음, 정해영 옮김 / 자음과모음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멍때리기는 나의 전문 분야다. 불과 며칠 전, 회사에서 기분 상하는 일이 있은 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한동안 멍때리고 앉아있었던 일이 있었다. 그렇게 아무생각없이 멍때리고 있다보면 지금 내가 처한 현실에서 벗어나 있는 듯한 생각이 드는 탓이다. 느낌 아니까, 책 제목이 친숙하게 느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문득 드는 순간, 나는 이런 느낌으로 멍때리기에 자주 돌입하는가 반면, 내 아이들이 멍~하고 있는 순간을 참으로 싫어한다는 점이다. 이런 나의 아이러니함을 이 책 속에서 풀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발짝마다 한 번씩 호흡하도록 시간을 조절한다. 하나, 둘, 셋, 넷에 들이쉬고 다섯, 여섯, 일곱, 여덟에 내쉬고. 앞마당이 흐릿해진다. 걱정 많은 나 자신에게서 빠져나와 멍때리기에 돌입하는 바로 그 순간은 비몽사몽의 순간과도 같다.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 힘들다. 그러나 그 상태에 돌입하자마자 부모님의 전투는 그저 아득한 웅얼거림이 된다.

신사숙녀 여러분, 저스틴 릭스이 영혼이 방금 육신을 떠났습니다. (본문 12p)

 

지금 저스틴의 현실은 온통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아빠의 외도가 원인이 되어 아빠와 엄마의 전투가 시작되었고 결국 아빠는 집을 나갔다. 엄마 아빠의 전투를 잘 해결해왔던 듀안 형은 지금 입대하여 곁에 없는데다, 늘 함께했던 벤은 여자친구 카스와 사귀면서부터 자주 만날 수 없게 되었다. 이 복잡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멍때리기에 돌입하던 순간, 벤과 사귀면서부터 헌신짝처럼 내팽개쳐진 카스의 친구인 제미를 만나게 된다. 아빠가 집을 나간 뒤 나약해지고 히스테릭한 엄마는 침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저스틴은 엄마를 블랙홀에서 끄집어내기 위해 노력하지만 우울한 엄마는 침대에서 나오지 못한다. 그런 와중에 형으로부터 이라크 전쟁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엄마의 상태는 더욱 악화된다. 저스틴은 제미에게 호감을 갖게 되고 그녀의 집 근처를 배회하다가 그녀의 할머니인 그레이스 할머니를 만나게 되면서 피아노를 배우게 되는데,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는 듯한 할머니와 피아노의 리듬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아빠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저스틴은 아빠의 외도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면서 배신감을 느끼게 되고, 듀안 형의 이라크 파병과 나아질 기미가 없는 엄마의 나약함으로 방치되어가는 저스틴은 스스로 집안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공과금을 내는 방법을 알아보거나 장을 보는 등 힘든 상황 속에서 절망하는 대신 조금씩 강인해져가고 있었다. 피아노를 배우면서 감정을 다스릴 줄 알게 되고, 제미를 향한 첫사랑의 감정 등으로 조금씩 성장해가는 듯 했다. 아빠에 대한 미움으로 스스로 가족을 지키려 했던 저스틴은 아빠가 돌아오는 것이 못 마땅했으며, 제미에 대한 비밀스러운 감정과 친했던 친구 벤과 생긴 벽 등으로 저스틴의 마음속은 여전히 전쟁중이었다.  그런 저스틴에게 건네는 그레이스 할머니의 이야기는 저스틴에게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고, 형의 무사함과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벤과의 재회 그리고 제미에 대한 마음을 인정하면서 저스틴의 마음속 전쟁은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었다.

 

"엄마와 나만 있을 땐, 모든 게 안정적이었어요. 우린 아빠가 필요 없어요."

"사람들은 변한단다, 저스틴. 죄인이 성자가 되지. 아버지에게 기회를 줘야 해. 가족은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란다."

"난 아빠만 버리고 싶은 거예요. 엄마는 제가 보살필 거예요."

"유감스럽지만 그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란다. 가족은 가족이야." (본문 298,299p)

 

암울했던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멍때리기를 했던 저스틴은 피아노를 통해 위안을 받게 된다. 피아노는 저스틴에게는 소통의 도구였고, 소심하고 주눅 들어있는 저스틴이 자신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도구이기도 했다. 저스틴을 보면서 앞서 멍때리기에 대한 나의 아이러니함에 대한 문제를 풀어낼 수 있었다. 내 아이들이 멍~하고 있을 때, 내 아이들이 자신의 고민을 나에게 전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 복잡한 감정을 풀어낼 수 있는 혹은 자신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돌파구가 없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 등이 내제되어 있었던 듯 싶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았던 저스틴은 상황을 잘 이겨내면서 성장해나갔다. 우리 청소년들의 마음 속이 바로 저스틴같지 않을까? 그들의 마음 속은 가족, 이성, 성적, 미래 등으로 인한 시끄러운 전쟁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저스틴처럼 그 마음속 전쟁을 몰아낼 수 있는 자신만의 도피처 하나씩은 갖고 있기를 소망한다. 이 작품은 우리 청소년들의 심리를 너무도 잘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었다. 어쩌면 이 책이 우리 아이들의 또 하나의 도피처가 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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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셋째주에 쓴 서평책들  (2014.2.9~201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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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거북
유설화 글.그림 / 책읽는곰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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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버트의 아주 특별한 하루
존 버닝햄 글.그림, 김영선 옮김 / 현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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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댕의 미술 수업- 평범한 소년에서 위대한 조각가가 되기까지
크리스티다 뷜레 위리베 글, 미셸 게 그림, 허보미 옮김 / 톡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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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개미들 1
아진 지음 / 청어람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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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글자 수프 먹는 날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27
호세 A. 라미레스 로사노 지음, 파블로 오테로 그림, 정미화 옮김 / 책속물고기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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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러분이 요리를 만들어 볼 차례예요.

새로운 맛 멋진 요리를 상상해 봐요.

내 상상이 너무 엉뚱하지 않을까 걱정하지 마세요.

 

상상의 날개를 펼치고

수많은 단어 구름 속을 날아요.

그렇게  고르고 골라 만든 요리는

틀림없이 놀랍고 즐거운 맛일 거예요. (본문 '토토의 요리법 시' 中) 

 

재미있는 책 제목에 눈이 갔던 동화책이었습니다. 책 제목만큼이나 기발한 상상력이 압권인 이야기였지요. 유쾌한데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마구마구 키워주는 이야기 속에 녹아낸 교훈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주인공인 토토 무루베는 마드리드 길거리를 떠돌아다니며 살아가는 거지였습니다. 집이 없는 토토는 여름에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 겨울에는 현금 인출기 옆 빈 공간에서 크고 두툼한 종이 상자를 두고 지내곤 했습니다. 토토에게는 한 가지 꿈이 있었는데 언젠가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하고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것이었지요. 함께 지내는 친구들은 글도 모르는 토토가 요리사가 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꼬꼬네' 레스토랑의 파블로 산쓰 사장님은 여섯 가지나 되는 신문을 항상 읽은 탓에 모르는 것이 없는 척척박사였어요. 파블로 사장님은 레스토랑 문을 닫을 즈음 늘 읽고 난 신문지에 닭고기나 생선 살 한 덩어리를 놓고 둘둘 말아서 토토에게 주었답니다. 찐득한 기름이 배어 나온 고기에는 온통 신문지가 붙어 있었는데, 토토는 고기를 먹으면서 음식에 달라붙은 글자들까지 먹곤 했어요. 그렇게 몇 달이 지났을 때 토토는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었고, 꼬꼬네 레스토랑 주방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지요. 토토는 주방 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들떴던 때와 달리 매일 똑같은 메뉴와 똑같은 요리법으로 급하게 찍어 내듯 요리를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고 새로운 요리법을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요리법을 만들기 위해 공책과 연필을 산 토토는 맨처음 '글자 수프 요리법'을 썼지요. 하지만 파블로 사장님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고 토토의 요리법 종이를 내던져 버렸지요. 화가난 토토는 자신의 요리법을 마구 구겨서 뭉쳐 입에 넣고 꾸역꾸역 씹었어요. 그리고는 알게 되었지요. 요리법이 적힌 종이를 씹어 먹기만 해도 실제 그 음식을 먹은 것과 다름없다는 것을 말이에요.

 

 

그렇게 토토는 동업자 피케로 아저씨와 종이와 연필만 필요한 레스토랑을 열었고 큰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토토의 상상 레스토랑은 유명해졌고, 체인점까지 내게 되었어요. 체인점 사업은 아주 잘 되었고, 요리법을 혼자 쓸 수 없는 토토는 복사를 하게 되지요. 그렇게 토토의 욕심도 돈도 쌓여 갔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직접 연필로 쓴 요리법이 아닌 탓에 식중독에 의한 사망자가 생기고 토토는 다시 거지가 되었어요. 그 사이 파블로 사장님은 계단에서 떨어져서 척추를 크게 다쳤으며, 녹내장으로 신문의 큰 제목만 간신히 보는 처량한 신세가 되어 있었지요. 다행이 파블로의 요리는 파블로 사장님이 신문을 다시 읽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기발한 상상력으로 시종일관 유쾌함을 주는 <<오늘은 글자 수프 먹는 날>>은 토토를 통해서 지나친 욕심을 화를 부른다는 우리가 꼭 잊지말아야 할 절대적인 교훈을 일깨워주지요. 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지 '진심'이 깃들어져야 한다는 점까지도 잊지않고 전해주었습니다. 70여 페이지의 짧은 글이지만 아이들에게는 끝도없는 상상의 세계를 선물하는 책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선물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답니다.

 

(이미지출처: '오늘은 글자 수프 먹는 날'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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