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1 황금펜 클럽 Goldpen Club Novel
아진 지음 / 청어람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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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전 <크로스파이어>라는 작품을 읽은 바 있다. 염력 방화 능력을 가진 여성 준코와 법으로 처단되지 못했던 죄인들을 집행하는 집단인 '가디언'이 사회악과 벌이는 분투기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지 않은 자들을 살해하는 것은 정당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내용이었다. 그 때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개미들>>의 주인공 수영처럼 어떤 이유에서는 살해를 한다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최근들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사고와 그 사건에 대한 판결을 지켜보면서 이런 생각들이 나도 모르게 바뀌어가고 있었던 것 같다. 피해자들은 평생을 아파하며 살아야함에도 극악무도한 죄인들은 짧은 형량으로 모든 죄를 덮게 된다. 그 뿐인가? 권력자들은 법조차도 우습다. 사람을 죽이기도 요양원에서 호화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돈은 모든 죄를 사해준다. 죄를 지은 사람들은 고개를 뻣뻣이 들고다니는 반면, 피해자들은 오히려 숨어 살아야하는 이 서글픈 현실에서 법은 그들을 보호해주지 못했고, 우리 또한 법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힘없는 개미같은 우리를 보호해 줄 수 있겠는가?

 

 

<<개미들>>은 네이버 웹소설 화제작으로 부조리한 세상 속에서 정의가 무엇이며, 악이 무엇인가를 되묻는 선악조차 모호한 세상에 던지는 처철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 앞서 언급한 <크로스파이어> 작품과 같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크로스파이어>가 염화 방화 능력을 가진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 스토리가 조금은 비현실적인 느낌을 주었다면 <<개미들>>은 굉장히 현실적인 느낌이 강하다. 이 작품은 비록 신선한 소재는 아니었으나, 독자를 끌어당기는 굉장한 흡입력을 가진 작품인 것에는 틀림이 없다.

 

"물론 이 사회의 법에 따르자면 저는 죄를 저지른 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제 행동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 멈추지 않을 겁니다. 징역형을 받는다면 그곳에서 나온 후 또 그런 자들을 처리할 겁니다. 교도소 안이라면 목표로 삼을 만한 인간은 더더욱 많겠지요. 저를 멈추고 싶다면. 그렇다면 죽이세요." (본문 9p)

 

7년 전, 법을 피해 수많은 인간을 죽인 소년은 법정에 서있다. 살인범, 재범의 여지 있음, 뉘우칠 기색도 없음, 그리고 결과로 내려질 수 있는 최고의 형벌에도 검사는 신음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소년이 딸을 10년간 성폭행하고도 겨우 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남자의 시체가 서울 하수도의 어딘가를 흘러가고 있을 거라고 진술했을 때 검사를 비롯해 어두운 쾌감을 느낀 법의 수호자들도 분명 있었던 탓이다. 소년은 자신이 한 일이 법률에 어긋났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악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스물세 명을 살해한 것으로 밝혀진 죄인 살해자, 정의 살인마였던 소년, 정수신을 찬양하는 자들도 생겨났으며, 매스컴에서는 정의의 용사니 살인마니 하는 이름으로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쏟아냈고, 소년의 구명운동까지 벌어졌다. 소년은 정신 이상에 의한 치료감호로 판결을 받고 정신병원에 수감되었으나, 탈주 후 교통사고에 휘말려 쓸쓸하게 끝을 맞이했다.

 

악몽 속에서 잠을 깬 수영은 7년 전 친구였던 주신의 칼에 찔린, 이제는 붕대 대신에 이미 메워진 지 오래된 작은 흉터를 내려다봤다. 주신이 잡히는데 공헌한 수영, 도망치기 위해 수영을 찔렀던 주신. 7년이 지난 지금도 수영은 주신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여전히 정주신을 찬양하는 '킬러J'와 같은 닉네임이 존재했고, 누군가는 쓰레기같은 인간들을 죽여주길 바라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영의 친구 기준은 평소 자신을 괴롭히는 선배를 죽이게 되고 수영은 기준을 위해 시체를 처리하는 일을 맡게 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수영은 그를 오랫동안 주시하고 있었던, 주신이 몸담았던 '개미'라는 집단으로부터의 접촉을 받게 되고, 주신의 일을 이어 함께 일해주기를 바랐다.

 

[강한 힘을 가진 자들은 발아래를 보지 않습니다. 권력자들, 힘이 있는 놈들, 법을 이용할 줄 아는 놈들이 움직일 때마다 거기에 휘말린 수많은 사람이 상처입죠. 굳이 뉴스 같은 걸 보기 전에 주변을 둘러봐도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일입니다. 이런 것이 정수영 씨가 말하는 세상의 상식입니까? 우리는 그 커다란 발에 개미처럼 짓밟힙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복수조차 할 수도 없습니다. 작은 개미는 밟히면 버둥거리면서 죽는 게 전부죠. 다시 묻죠. 이게 당신이 말하는 세상의 상식입니까? 힘없는 자들이 힘있는 자들에게 밟히며 죽어가는 것이?'] (본문 120p)

 

그 어떤 상황에서도 살해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하며 거부했던 수영은 개미의 일원인 화연의 끈질긴 접촉과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환멸로 인해, 이제야, 몇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해할 수 없었던 주신의 행동을 이해하게 되었고, 함께 일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 물론 여전히 수영은 사람을 죽여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었으며, 일을 하는 동안에도 수영은 자신이나 여왕개미는 성자가 아닌 그저 악당이며, 이 일도 최선이 아닌 차악일 뿐이라고 되씹곤했다.

 

이런 쓰레기라도 살아야 하고, 죄를 지은 것은 나라에서 벌해야 한다고, 법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던 자신이 너무나 바보같이 느껴졌다. 그렇다. 이것이 바로 이론이 아닌 현실인 것이다. (본문 153p)

 

개미들은 모두 다 피해자였다. 그들은 복수를 위해 모였으나 서로에 대해 알지 못했고, 여왕개미가 치밀하게 짠 계획따라 움직였으며, 자신의 복수가 아닌 타인의 복수를 대신 해주었다. 그래야 용의자 선상에 올라서도 알리바이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늘 화연과 함께 일을 처리하던 수영은, 화연의 복수심으로 인해 화연이 일을 그르치게면서 혼자가 되어 일을 처리하던 중, 기자가 된 초등학교 동창인 도식이 7년 전 주신의 칼에 죽은 줄 알았던 수영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특종을 노리고 접근하게 된다. 점점 궁지에 몰리는 듯한 수영에게 걸려온 여왕개미에 대한 뜻모를 한 통의 전화가 수영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7년 전 사건의 마지막 피해자였던 수영, 그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수영은 주신의 일을 대신 하게 하면서 그 악몽에서 벗어났다. 여전히 살해는 범죄라고 여겼던 수영은 어느 순간 점점 그 일에 몰입하는 듯 보였고, 쓰레기들의 악한 본성을 닮아가는 듯 했다. 이 책은 수영이 죄인을 살해하고 처단하는 묘사보다는 정의로웠던 수영의 감정변화가 더욱 무서운 책이다. 악행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미조차 퇴색되어버리는 수영의 변화가 두렵다. 책을 읽는내내 여왕개미가 누굴까에 대한 궁금증이 계속 페이지를 넘기게 했는데, 1권에서는 아직 실마리도 찾지 못했다. 혹여 주신이 죽지 않은 것은 아닌지, 혹 수영의 범죄가 밝혀지면서 경찰에 쫓기게 되는건 아닌지 가슴 졸이며 읽게 된 책이다. 이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서둘러 2권을 읽어볼 수 밖에. 흡입력이 너무도 강했던 작품이었고, 손에 땀을 쥐며 긴장하고 읽었던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읽는내내 우리 사회의 현실, 정의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했던 책이다. 그 어떤 공포물보다 무서운 우리 현실의 모습과 수영의 변화가 무섭고 두렵다.

 

"여전히 벌은 가볍고, 그렇다고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대책도 없어요. 그러는 사이에 우리 같은 개미들은 방치되고 짓밟히고 있죠. 이제 이해가 되나요? 이 쓰레기가 왜 여기서 죽어야 하는지." (본문 239p)

 

(이미지출처: '개미들 1'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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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고르가 들려주는 죽음에 이르는 병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36
김선욱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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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인간에 대해 사용한 실존철학을 주장한 사상가인 쇠렌 키르케고르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키르케고르가 들려주는 죽음에 이르는 병 이야기>>는 자음과모음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 36번째 이야기입니다.  이 책에서는 죽음, 절망, 고독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서 인간의 실존에 대해 깨달은 키르케고르의 실존철학이 주인공 승이를 통해 펼쳐집니다. 이 시리즈는 동화적 스토리로 풀어내고 있어 철학이 어렵고 까다롭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철학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하여 초등학생을 비롯하여 중고등, 성인에 이르기까지 두루 활용할 수 있어 자주 읽어보게 되지요.

 

언니와 동생 사이에 끼어 늘 찬밥 신세인 승이는 혼자만 사랑을 받는 사람의 자신감을 가진 제일 친한 친구인 슬기가 부럽기만 합니다. 언니와 동생의 학원비도 빠듯한데 미술 수업을 받겠다고 할 수 없어 그림 수업을 받지 못했던 승이는 슬기의 제안으로 학교 미술반에 들어서게 되고, 소문처럼 멋진 '뭉크 정민' 선생님을 만나게 됩니다. 집에 돌아간 슬기는 아빠가 집에 계신 걸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아빠는 집에서 승이 자신보다 더 잊혀진 사람이지요. 승이는 학교에서 미술반 활동하면 학원보다 돈이 훨씬 적게 든다며 엄마에게 미술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엄마는 아빠가 회사에서 잘렸다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전합니다. 울적했던 승이는 새벽에 엄마 아빠의 다투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부모님은 이혼까지 불사하셨고, 엄마는 동생을, 아빠는 언니를 데려가겠다고 하지요. 엄마 아빠가 헤어지게 되는 것도 무서웠지만 아무도 자신을 책임지지 않겠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승이는 버림받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승이는 외로움? 서글픔? 아픔? 을 넘어 절망을 느꼈지요.

 

미술반을 다니지 못하게 되었다고 말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미술반 수업을 듣게 된 승이의 마음을 선생님은 알아차리셨고, 승이는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었던 말들을 선생님께 털어놓습니다. 선생님은 자신이 겪었던 절망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키르케고르가 쓴 <죽음에 이르는 병>'에 대해 들려주지요.

 

"절망은 우리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렇지만 절망에 빠진 자는 죽더라도 눈을 감지 못한단다. 죽더라도 죽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죽음이 그를 지배하지 못하게 되고, 따라서 그는 죽음의 죽음을 경험하게 되는 거야. 그런 의미에서 절망은 우리를 죽음으로 이끄는 병이다. 이것이 키르케고르가 말한 죽음에 이르는 병이야." (본문 73,74p)

 

선생님은 인간은 절망으로 자살을 생각하게 되고, 절망은 관계가 어긋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자살하는 것은 인간관계를 강제로 잘라 버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습니다. 승이는 '길버트'라는 이름을 붙혀준 일기장에 자신이 느낀 절망과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철학에 대해 적었습니다. 적고 나니 속이 후련해지는 것 같았지요. 마트에서 일하기로 한 엄마는 승이의 미술 도구와 교육비를 넣어 주셨습니다. 승이는 엄마가 나만 빼놓고 생각하는 게 아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다음 미술 수업에 승이는 슬기와 함께 남아 선생님에게 키르케고르가 말한 세 가지 삶의 단계에 대해 듣게 되었지요. 그렇게 자기 자신의 실존을 찾는 수업을 들은 승이는 집에서 놀라운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아빠가 다시 복직을 하게 되고, 더불어 승진까지 하게 되었다는 얘기였지요. 모두가 잠든 밤, 일기장 길버트를 꺼내려던 승이에게 아빠가 오셨습니다. 키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 책을 건네시면서 승이 덕분에 다시 일어설 힘도 얻고, 절망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이죠. 아빠가 승이의 일기장을 읽어보았다는 사실에 화가 좀 나기도 했지만, 아빠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니 괜찮은 듯 싶기도 했지요.

 

<<키르케고르가 들려주는 죽음에 이르는 병 이야기>>에는 절망에 빠진 승이와 아빠가 등장합니다. 절망에 빠진 승이를 구해준 것은 바로 키르케고르였지요. 키르케고르의 철학은 기독교적 성향을 띄고 있지만 그의 철학은 종교를 떠나 우리로 하여금 참된 삶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죽음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절망이란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서 인간의 실존에 대한 고민을 펼쳐나간 키르케고르의 철학, 이 책에서는 승이를 통해 진정한 절망이 무엇인지에 대해 풀어 가고 있습니다.

 

인간이 절망하게 되는 것은 정신이 있기 때문이다. 키르케고르는 "인간은 정신이다"라고 말한다. 절망에 빠진 사람은 자신이 진정으로 누군인가를 물을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절망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절망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절망이 좋은 것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절망을 추상적으로만 보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는 더할 수 없이 힘든 고통이기 때문이다. (본문 58,59p)

 

때로는 죽음이 동경되거나 죽음을 가까이에서 느낄 때, 절망이 나를 휘몰아 바닥없는 심연 가운데로 정신이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질 때, 외톨이가 되어 한없이 외로움을 느낄 때, 이러한 순간들은 우리의 삶을 참된 길로 인도하는 순간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본문 144p)

 

이 책은 승이를 통해 키르케고르의 사상을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는 점도 좋았지만, 절망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도 깨달을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절망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더욱 이 책을 추천하고 싶네요. 절망을 느낄 때 키르케고르의 철학과 다시 만나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절망이 우리의 삶을 참된 길로 인도하는 순간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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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요술모자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30
베로니카 알바레스 글, 마리아나 루이스 존슨 그림, 남진희 옮김 / 현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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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원색으로 그려진 삽화가 눈에 띄는 그림책 <<토끼와 요술 모자>>입니다. 요즘 원색을 사용하는 그림책을 찾기 어려운 일인데, 이 그림책은 과감하게 원색으로 그려졌네요. 빨간, 노랑, 파랑, 검정, 초록 등이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을 듯 합니다. 복잡하지 않은 단순한 삽화가 화려한 원색의 색감과 만나 페이지를 꽉~ 채우는 느낌을 주는 듯 합니다. 유아의 어린이들에게 색을 알려줄 때도 참 좋을 거 같네요. 삽화도 좋지만,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불어넣어주는 스토리도 너무 마음에 드는 그림책이네요.

 

 

귀가 기다랗고, 그리 나이가 많지 않은 토끼가 산책을 나왔습니다. 노래를 부르면서 과일을 찾고 있었지요. 그때 토끼가 마주친 것은 검은색의 우아한 모자였지요. 아주 멋지고 아름다운 모자였답니다. 토끼는 굉장히 들떴고, 자신이 행운아처럼 느껴졌어요. 토끼는 우아하고 멋진 이 모자는 멋쟁이 신사가 쓰던 모자일거라 생각해보지요. 그리고는 난쟁이라도 튀어나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하며 용기내어 모자를 만져보기 위해 손을 뻗었지요.

그런데! 모자에서 갑자기 동물들이 줄을 지어 나오지 않겠어요? 어떤 동물들이 나왔을까요?

 

 

페이지를 넘기기 전에 먼저 아이들과 상상해보면 좋을 거 같아요. 이 우아하고 멋진 모자에서 어떤 동물이 나올지 말이에요. 눈이 동그래진 토끼처럼 아이들도 기대감에 들뜨겠지요. 맨 먼저 나온 것은 꽃이 달린 모자를 쓴 암탉이었습니다. 노란색이 암탉이 하늘색의 예쁜 구두를 신고 있군요. 그 다음에 나온 동물은 기린 두 마리입니다. 나비넥타이를 매고 선글라스를 쓴 기린이었어요. 정말 대단하네요. 모자에게 키가 큰 기린이라니요. 처음에는 모자에서 작은 동물만 나올거라 기대했는데, 이제는 상상력의 폭을 더욱 넓혀봐야겠어요. 다음에 등장한 동물은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굉장히 좋아하는 코끼리였습니다. 그 다음엔 상냥한 귀여운 털북숭이 꼬마곰 세 마리였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귀에 파란 리본을 맨 예쁜 토끼 한 마리가 나왔어요.

 

 

빨간 토끼는 정말 행복했고, 사랑에 빠졌어요. 그리고 토끼에게 아내가 되어달라고 고백하지요. 두 토끼의 결혼식에는 모자에서 나온 동물들이 증인이 되어주었어요. 부부가 된 토끼에게는 많은 새끼 토끼도 태어났어요.

그런데 모자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토끼네 가족은 빗방울이 떨어지기만 하면 모자 속으로 뛰어 들어간답니다.

만약 우연히 길에서 멋지고 우아한 검은색의 모자를 발견한다면 가만히 살펴보세요. 그 모자 속에서 누가 나올지 어떻게 알겠어요? 어쩌면 이 토끼 가족들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처음 이 그림책을 보게 되었을때, 일러스트는 왜 화려한 원색을 사용했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었지요.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그 궁금증이 풀렸답니다. 마술같은 일에 화려한 원색이 너무도 잘 어울렸던 거에요. 마법을 더 화려하게 보이게 했거든요. 스토리가 더욱 화려해지고 원색의 색감과 조화가 잘 이루어졌지요.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아이들은 다음에 모자에서 어떤 동물이 나올지 기대하게 되고, 상상을 하게 됩니다. 얼른 페이지를 넘기고 싶어지지요. 상상력을 자극하는 정말 예쁜 그림책인거 같아요.

 

(이미지출처: '토끼와 요술 모자'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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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전사 게이넥 뉴베리 수상작 시리즈 (주니어김영사) 10
단 고팔 무커지 지음, 김선희 옮김, 정소영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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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베리 상은 독서에 대한 어린이들의 관심을 높이고, 아동문학가들의 창작욕을 북돋우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에서 해마다 출판된 작품 가운데 미국 아동문학 발전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작품(작가)을 뽑아 수여합니다.
뉴베리 상의 경쟁력은 까다로운 심사 기준에 있습니다. 평가단은 주제 의식은 물론 정보의 깊이와 스토리, 인물과 문체의 적정성 등을 꼼꼼히 점검하여 수상작은 결정합니다. 그래서 뉴베리 상 수상작들은 뛰어난 문체와 실감 나는 표현이 특징입니다.  (본문 中)

 

 

주니어김영사 <뉴베리 수상작 시리즈> 10번째 이야기 <<비둘기 전사 게이넥>>은 1928년 뉴베리 수상작이다. 삼천 년 전부터 이집트, 페르시아에서는 비둘기의 귀소성을 이용해 비둘기를 통신용으로 활용했으며, 근세에 이르러 유럽에서는 비둘기 경주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통신용 비둘기는 제1차, 제2차 세계대전 동안 통신병으로 주요한 역할을 했으나 전신 전화 기술이 발달하면서 통신용 비둘기는 한국 전쟁을 마지막으로 인류 역사에서 사라졌단다. 이 책의 주인공 비둘기 게이넥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활용되었다.

이 책은 1부 게이넥의 모험과 2부 게이넥과 전쟁으로 나뉘어지는데, 이야기는 게이넥의 주인인 '나'의 이야기와 게이넥이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가 중첩적으로 기록되고 있는데, 게이넥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용맹하게 성장해가는 이야기 속에 인도의 종교와 인도의 자연과 풍광이 아름다운 문체로 생생하게 묘사되어있어 이야기가 더욱 풍성하다.

 

캘커타(인도의 콜카타의 옛 지명)에는 적어도 인구수의 두 배만큼이나 많은 비둘기가 있는데, 인도 사나아이들 세 명 가운데 한 명꼴로 애완용 캐리터, 텀블러, 공작비둘기, 파우터를 몇 십마리씩 키우고 있다. 비둘기는 놀랄 만한 방향 감각을 가지고 있으며, 주인을 무척이나 잘 따른다. 소년의 비둘기 친구의 이름은 치트라 그리바로, '치트라'는 '아름다운 색으로 칠한' 이라는 뜻이고, '그리바'는 '목덜미'라는 뜻이여서 이 말을 영어로 옮기면 '아름다운 색으로 칠한 목덜미', 즉 게이넥이 된다. 게이넥은 힘을 기르는 것도 비둘기 중에서 제일 느렸고, 날개 펴는 걸 약간 두려워했는데 태어난 지 삼개월이 다 되어도 날아 볼 생각조차 않는 게이넥을 아빠 비둘기는 야단을 쳤고, 야단을 피하려고 몸을 움직인 게이넥을 아빠 비둘기는 계속 야단을 치면서 쫓아다녔고 옥상 끝까지 몰아붙이는 바람에 게이넥은 날개를 펼치고 드디어 날아오를 수 있었다.

 

 

비가 많이 내리고 날씨가 무척 더운 탓에 소년의 가족은 히말라야 산맥으로 거처를 옮겼고, 소년은 게이넥에게 방향 감각을 가르치기 위해 칸첸중가 산과 에베레스트 산맥이 있는 곳에서 비둘기 두마리를 놓아주곤 했다. 게이넥은 지난 번 폭풍으로 아빠 비둘기를 잃은 후, 이번에는 매의 공격으로부터 아들을 보호하려던 어미 새를 잃고 말았다. 이후 게이넥은 멀리 날아가버리고, 소년은 정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이 지긋한 곤드 아저씨와 함께 게이넥의 흔적을 찾아 쫓아갔다. 이후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게이넥의 두려움을 치료해 주었다는 라마승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제 이야기는 게이넥을 통해 자신의 실종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모험을 통해 게이넥은 친구들을 지켜내기 위해 사나운 매의 공격에 맞설만큼 용기를 갖게 되었다.

 

 

소년의 비둘기 게이넥과 히라는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었고, 가족을 만든 게이넥이 부인과 새끼들이 기다리고 있는 이 집으로 반들시 돌아온다는 것을 소년은 믿었다. 그리고 이제 전쟁터에서 일은 게이넥의 목소리로 직접 들려주게 된다. 거무스름해지는 회색 하늘에서 죽음이 거대한 뱀처럼 똬리를 틀며 비명을 질러 대고, 모든 것을 짓누르고 있었으며, 둥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 포탄으로 땅이 움팍 파인 데다 수십마리의 쥐들이 목숨을 잃고 몸이 찢겨 있는 끔찍한 장면을 봐야했고, 히라 마저 죽은 상황에서 게이넥은 지쳐갔다. 임무 수행 중 다리에 총을 맞아 부러졌지만 고통 같은 건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던 게이넥은 또다시 꼬리에 총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임무를 마친 게이넥은 치료가 끝난 후 두려움과 증오의 병이 생겼다. 다행이 여행을 통해 만난 노승의 도움으로 게이넥은 두려움과 증오의 병을 완치할 수 있었다.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생각하는 모습 그대로 우리의 말과 행동에 고스란히 드러나게 마련이다. 무의식적으로라도 두려움이 있는 사람과 꿈이 증오로 얼룩진 사람은 분명, 두려움과 증오를 조만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다. 그러니 형제들이여, 용기를 갖고 살아가기를. 용기를 호흡하고 용기를 보여 주자. 사랑을 새악ㄱ하고 느끼자. 그래야 마치 꽃이 향기를 내뿜듯 아주 자연스러게 여러분 자신의 평화와 평온함을 베풀 수 있을 테니. 평화가 어려분 모두와 함께 하기를!" (본문 201p)

 

 

소심하고 겁이 많아 하늘을 날지도 못했던 비둘기 게이넥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용맹한 전사로 성장하는 과정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하다.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한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에 대한 묘사는 마치 영상을 보는 듯 했으며, 히말라야에서 살아가는 여러 동물들의 모습 속에서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그 경이로움 속에서 인간인 우리가 그들의 영원한 침략자가 되어렸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게이넥의 성장과정, 두려움을 극복해가는 과정, 두려움을 치유하는 라마승의 이야기는 성장해가는 청소년들에게 큰 의미가 되어줄 듯 싶다. 특히 간간히 삽입된 흑백의 삽화가 이야기와 잘 어우러져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 듯 싶다. 지금까지 읽어왔던 수많은 동화와는 다른 느낌, 다른 스토리가 정말 매력적인 책이었다.

 

사람드링 고민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두려움, 걱정, 증오에서 생겨난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만약 이 세 가지 중 하나만 이겨낸다면, 나머지 두 가지는 저절로 이겨낼 수 있다. 먹잇감을 노리는 짐승들은 먼저 그 먹잇감에게 공포를 불러일으킨 다음 죽인다. 사실 그 어떤 동물도 적이 마음속에 공포를 심어 놓기 전에는 절대 죽지 않는다. 결국 적이 마지막 일격을 가하기 전에 두려움 때문에 스스로 죽는 것이다. (분문 133p)

 

(이미지출처: '비둘기 전사 게이넥'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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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말랄라 -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른 최연소 여성 인권 운동가
허운주 지음, 오세영 그림 / 삼성당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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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우리는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지식이라는 무기로 무장해 함께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빈곤과 부정, 그리고 무지로부터 고통받는 사람들 수백만 명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교육받지 못하고 있는 어린이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가장 강한 무기인 책과 펜을 들고 문맹과 빈곤, 테러와 맞서 싸워야 합니다. 어린이 한 명, 선생님 한 분, 책 한 권, 펜 한 자루가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교육만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말랄라 2013년 7월 유엔 연설 중에서)

 

2013년 노벨 평화상은 화학무기금지기구 OPCW가 선정되었습니다. 하지만 노벨 평화상 수상자보다 더 큰 이슈가 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든 후보자가 있었지요.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인 열여섯 살 소녀인 말랄라 유사프자이입니다. 역대 최연소 노벨 평화상 후보였지만 모두가 그녀의 수상을 기대했습니다. 기대와 달리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지 못했지만, '말랄라 신드롬'이 일어날 정도로 그녀의 영향력은 컸습니다. 저는 사실, 최연소 노벨 평화상 후보라는 점 외에는 말랄라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왜 모두가 이처럼 말랄라를 연호하는 것인지 궁금했지요. 그러던 차에 삼성당에서 출간된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말랄라에 대한 궁금증에 읽어보고자 했지만, 최연소 여성 인권 운동가인 말랄라는 제 두 아이에게도 귀감이 되어줄 듯 싶었지요.

 

 

2012년 109월 9일, 말랄라는 친구들과 버스에서 평범한 여느 중학생들처럼 유행하는 노래, 개봉할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한 소년이 다가와 "네가 말랄라냐?" 라고 물었고, 소년은 말랄라가 고개을 끄덕이자 바로 총을 쏘았지요. 그 총탄은 그녀의 머리와 목을 관통했습니다. 소년은 이슬람 무장 세력 탈레반 소속이었습니다. 텔레반 소년은 왜 그 어린 말랄라에게 총을 쏘았을까요?

 

 

2009년 어느 날, 이슬람 과격 단체에서 말랄라가 다니던 학교를 점거한 후 여학생들의 등교를 막았습니다. 당시 열한 살이던 말랄라는 '굴 마카이'라는 이름으로 영국 BBC 방송에 탈레반의 만행을 고발해 국제적인 관심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탈레반의 위협 때문에 여자 어린이들이 교육 받을 수 없는 상황을 자신의 블로그에 차곡차곡 기록했지요. 마치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에 나치의 만행을 일기장에 기록했던 안네 프랑크처럼 말입니다. 세계인들은 배우지 못하는 소녀들의 현실에 분노했고, 파키스탄 정부는 2011년 11월,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국가 평화상' 수상자로 말랄라를 선정했습니다. 하지만 말랄라가 유명해질수록 탈레반의 위협은 커졌고 결국 총에 맞았던 거지요.

 

 

다행이 말랄라는 영국의 총상 전문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고, 파키스탄에서는 수많은 여성들이 '내가 바로 말랄라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교육이 자유를 달라는 집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말랄라는 완치된 후 영국에서 학교를 다녔고, 파키스탄에서도 탈레반의 살해 위협에도 여자 어린이의 입학률이 크게 높아졌지요. 죽음의 고비를 넘긴 후에도 텔레반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는 말랄라의 용기는 시인이자 이상주의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7월 12일 미국 뉴욕의 유엔 총회장에서 연설을 하게 되는 특별한 생일 잔치를 맞이하게 되지요. 물론 이후에도 협박이 담긴 편지를 받았지만,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것을 아는 말랄라는 자신을 비롯하여 배우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한 여자 어린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요.

 

 

왜 사람들이 말랄라의 노벨 평화상을 받기를 바랐는지, 왜 '말랄라 신드롬'이 생겨나고, 말랄라가 연설을 했던 그녀의 생일 7월 12일을 '말랄라의 날'로 지정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너무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록된 말랄라의 유엔 연설 전문을 읽어보면서 모든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권리와 모두가 평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세상이 되기위해서는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을 버리고, 함께 관심을 갖고 동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네요. 말랄라 외에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 아웅산 수치, 버락 오바마, 넬슨 만델라, 마더 테레사, 마틴 루터 킹, 마하트마 간디 등 말랄라가 만난 사람, 존경하는 사람들을 함께 만나보면서 사랑, 평화 등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말랄라의 용기는 많은 어린이들에게도 큰 힘이 되어줄 거 같아요. 인권이 무엇인지, 평화가 무엇인지, 그리고 배움이 왜 중요한지 스스로 깨달을 수 있을 듯 싶네요. '교육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했던 말랄라의 말이 여전히 귓가를 맴돕니다. 우리 아이들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교육이 아닌 교육을 통해 올바른 생각과 넓은 생각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말랄라의 이야기가 좋은 본보기가 되어 참교육이 이루어지기를 바래봅니다.

 

(이미지출처: '내 이름은 말랄라'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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