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38
이동진 글.그림 / 봄봄출판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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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초등학생이었던 제가 자주 부르던 동요가 있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그 시절에는 누구나 이 동요를 불렀을 거에요. MBC 창작동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노을>이라는 곡이었죠.

♪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연기 색동옷 갈이입은 가을 언덕에 빨갛게 노을이 타고 있어요~ ♪ 그 시절 정말 많이도 불렀던 곡입니다. 우연히 눈에 띄는 책 제목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바로 봄봄출판사의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입니다. 책 제목을 읽는데 그냥 읽혀지지 않네요. 저절로 동요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불러보는 동요였지요. 동요탓인지 무슨 책일까 궁금한 마음에 서둘러 읽어봤는데 동요 <노을>의 노랫말을 지은 이동진 작가가 직접 쓰고 그린 그림책이라고 하네요. 반가운 마음이 들었어요.

 

 

이 그림책은 가을 농촌의 모습이 담겨져 있습니다. 여름 내내 시원한 들에 나가 살던 딱새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마을로 돌아오면서 가을이 시작되었음을 알려주네요. 참새도 까치도 떼지어 돌아왔지요.빨강, 노랑, 주황 물감을 칠한 듯 알록달록 곱게 물든 감나무 잎이 장독대에 떨어지고, 바람 속에는 들깨 익은 냄새가 고소하게 납니다. 그리고 들녘에서는 벼 베기가 한창이지요. 추수가 끝난 논에는 겨우내 외양간에 사는 누렁소의 먹이가 되고, 둥근 박이 자라는 초가지방에 새로 갈아 줄 이엉도 되는 볏가리가 쌓이네요.

 

 

숙제를 마친 유미를 유라를 업고 심부름으로 밭에 가서 아버지를 모시러 갑니다. 방에서 그림을 그리더 유노가 부리나케 따라나서네요. 노란 은행잎이 뚝뚝 떨어진 골목길을 남매가 달립니다. 뉘엿뉘엿 해가 서산으로 기울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건넛마을 옹기종기 모인 집 굴뚝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밥 짓는 연기, 눈부신 햇살을 받아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이는 억새의 모습을 보며 남매는 아빠에게 도착을 했네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느 새 서쪽 하늘에 뜬 솜사탕 구름이 붉어지며 온 하늘이 물들기 시작합니다.

 

 

 

"우아! 멋있다. 누나 저 하늘 좀 봐!"

 

하늘에 숯불을 쏟아부은 듯 빠알간 노을을 남겼습니다. 남매는 하늘에 붉은 비단을 깛아 놓은 듯 고은 노을을 바라보고 있어요. 정말 아름다운 노을이네요.

 

 

동요 <노을>은 제가 어린시절 많이 불렀던 곡이기도 하지만, 우리 아이들도 많이 부르는 곡이기도 합니다. 예나지금이나 사랑받는 곡인거 같아요. 엄마와 아이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예쁜 동요가 이렇게 그림책으로 나왔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인 거 같아요. 엄마인 저도, 제 아이들도 서울에서 나고자라 시골의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림책으로나마 이렇게 시골의 정겨우면서도 포근한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참 좋네요. 노을이 지는 하늘을 본 적이 언제인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오늘은 아이와 함께 노을지는 하늘을 보고 싶네요. 함께 <노을>을 부르면서 말이죠.

 

(이미지출처: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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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먹는 괴물 다릿돌읽기
김해우 지음, 이수영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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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하는 잔소리 중 '책 좀 읽어라!'는 하루도 빠지지 않는 잔소리 중의 하나이지요. 책 읽기가 숙제이자 학습이자, 공부가 되어버린 아이들에게 책 읽기는 정말 하기 싫은 것 중의 하나일지 모릅니다. 물론 책 읽는 일은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단순히 재미있게 책 읽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고 깨닫는 것 외에도 독후감도 써야한다고 하죠. 그러니 아이들에게 책 읽기는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이 책 속의 주인공 무현이 역시 우리 아이들과 다를 바가 없네요.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무현이를 통해 아이들은 많은 공감을 하게 될 거 같아요.

 

 

'이놈의 책만 아니면 지금쯤 친구들하고 신 나게 놀고 있을 텐데...' (본문 8p)

 

어제저녁 엄마가 방에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적어놓은 규칙에는 하루에 1시간 이상 책을 읽고, 일주일에 3권 이상 책을 읽고, 책을 읽은 뒤에는 독서 감상문을 꼭 쓰라는 것이었지요. 만화책은 물로 안되구요. 무현이에게 책 읽는 것보다 더 지독한 건 독서 감상문 쓰기입니다. 느낀 점도 없는데 억지로 꾸며서 글을 쓰느니 차라리 바퀴벌레랑 잠을 자는 게 낫을 거 같아요. 무현이는 독서 감상문 쓸 생각에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지끈 아픕니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책상 위에 새 책이 놓여 있었지요. 엄마가 좋아하는 '엄동한' 작가의 책이었지요. 무현이는 말도 안 되는 엉뚱한 얘기를 꾸며 대는 데 천재인 이 작가에게 '엉뚱한'이라는 별명을 지어 줬습니다. 무현이는 작가들이 글을 쓰지 않으면 자신이 책 때문에 시달릴 일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엉뚱한 작가에게 항의 편지를 보내기로 합니다. 책 뒤표지 안쪽에 쓰여있는 이메일 주소로 '책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똑똑하고 생각도 아주 잘하고 있다. 작가님 책은 아주아주 지루하고 재미없으니 제발 글 같은 거 쓰지 말아라. 작가님도 글 쓰는 시간에 펑펑 놀면 좋지 않느냐' 라는 식의 글을 보내지요. 그리고 다음 날, 무현이는 작가로부터 답장을 받습니다. 답장에는 엉뚱한 작가의 특별한 제의가 담겨 있었습니다.

 

작가는 무현이를 위해 책을 한 권 보내주기로 합니다. 아직 미완성 된 책인데, 작가는 무현이가 책 속에 나온 수수께끼를 풀면 그 답대로 글을 쓰기로 합니다. 수수께끼를 다 풀어서 책을 완성하게 되면, 대신 부모님에게 편지를 써 주기로 하셨어요.

'무현이는 굉장히 똑똑하고 생각이 깊어서 책을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절대 무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지 마세요' 라고 말이에요. 무현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지만 며칠 뒤, 무현이에게 <<색깔 먹는 괴물>>이라는 제목의 책이 도착했고, 엉뚱한 작가가 말한 대로 미완성된 책이었지요. 무현이는 책 읽는 건 싫었지만 정말일지 궁금해서 책을 읽기로 했습니다.

 

 

우주에 떠 있는 작은 별에는 어린이만 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상하게 생긴 괴물이 나타났지요. 괴물은 수수께끼를 내서 정답을 맞히지 못하면 색깔을 하나씩 먹겠다고 했지요. 처음에는 초록색이 사라졌고,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보라색들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으로 코코가 남았지요. 코코는 용기를 내서 괴물에게 자신을 도와줄 친구를 찾도록 허락해달라고 합니다. 무현이는 책 속의 코코와 눈이 딱 마주쳤고, 무현이는 코코의 간절한 목소리가 옆에서 들리는 것 같았지요. 그리고 무현이는 코코를 도와주기로 합니다.

 

 

무현이는 자신만의 생각과 상상력으로 코코를 도와주었고 엉뚱한 작가의 말처럼 책은 무현이가 수수께끼를 푼 답대로 쓰여지고 있었지요. 무현이의 도움으로 코코네 별은 뺏았겼던 색깔을 모두 찾게 됩니다. 그리고 엉뚱한 작가는 무현이와 약속한대로 부모님에게 편지를 써주었지요. 부모님은 책을 안 읽어도 되고, 독서 감상문도 쓸 필요 없으며 만화책도 실컷 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무현이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지요.

 

"엄마가 그동안 너희들한테 괴물처럼 군 것 같아. 너희들한테는 나름대로 색깔이 있는데 그걸 엄마 맘대로 뺏으려고 했어. 이제부터는 안 그럴게. 공부해라, 책 읽어라 잔소리하지 않을 테니까 맘껏 뛰어놀아. 엄마는 너희를 믿어!" (본문 100p)

 

<<색깔 먹는 괴물>>은 무현이를 통해 책 읽고 독후감을 써야하는 어린이들의 고통을 보여줍니다. 아이들은 무현이를 통해 공감하고 위로받고 위안을 얻지요. 그리고 책 읽기가 그리 나쁜 것이 아님을 스스로 깨닫게 합니다. 더불어 어른들을 향한 질책도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책 속의 문구처럼, 부모는 아이들만의 색깔을 마음대로 빼앗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지요. 어른들이 정해놓은 규칙에 따라 자신의 개성을 빼앗긴 채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 그들이 가진 색깔을 어른들은 보지 못했나 봅니다. 뚝딱뚝딱 만들기를 잘하고, 말하기를 좋아하는 작은 아들, 그 아이만이 가진 색깔을 존중해 주어야 겠어요. 오늘아침까지도 한참을 늘어놓은 잔소리가 너무 미안해집니다. 책 속에서 또 다른 책을 만날 수 있는 구성이 참 재미있는 이야기였어요. 언급할 수 없는 놀라운 비밀(반전?)도 즐거웠습니다. 아이들에게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책이 되어줄 듯 싶네요.

 

 

(이미지출처: '색깔 먹는 괴물'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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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호가 들려주는 자강론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48
이종란 지음 / 자음과모음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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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역사가, 문학가, 사상가, 언론인, 계몽운동가, 교육가, 혁명가 등으로 불리는 단재 신채호는 조국 광복을 위해 파란만장한 삶은 산 인물이지요. 그는 신문사를 통해 언론 활동과 교육 운동을 전개했고, 우리가 강해지기 위해서는 우리 것들 가운데 가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 우리 민족의 영웅인 이순신이나 을지문덕 같은 인물의 전기를 써서 널리 알렸으며, 실업이나 교육이나 언론을 통하여 스스로 강해지자는 운동인 '자강 운동'에 앞장선 인물이기도 합니다. 자음과모음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 48번째 이야기 <<신채호가 들려주는 자강론 이야기>>에서는 자신을 위해서는 한순간도 편하게 살지 못한 신채호의 업적과 사상을 동화 형식을 빌어 이해하기 쉽게 담아냈습니다.

 

주인공 선우는 등굣길에서 어느 길로 등교하느냐에 따른 선택의 갈림길에서 갈등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정문을 통해 세 개의 횡단보도를 건너는 길로 갈 것이냐? 아파트 쪽문으로 나가 골목길을 통해 곧장 학교로 가느냐에 대한 고민은 얼핏 보면 아주 쉬워보이지만, 이 고민을 하게 된 데에는 학교 짱인 김승기가 있기 때문이죠. 승기가 지나가는 길은 어느 누구도 함부로 지나갈 수가 없답니다. 결국 승기는 한참이나 빙 돌아가야 하는 등교길을 선택했습니다. 선우는 승기가 두려웠지만, 한편으로는 승기의 횡포를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누군가 바로잡지 않는다면 아무 잘못도 없는 아이들이 승기를 위해 심부름을 하고 아무 이유 없이 맞을 테니까요. 하지만 누가? 바로 잡을 수 있을까요? 결국 선우는 승기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싸움짱 승기에게 코피가 터지고 무릎이 깨져도 결코 굽히지 않고 승기의 잘못된 행동을 바라잡을 거라고 말이에요. 민족과 조국이 일제의 침략에 통곡하여 마음을 적시고 대지를 적시고 비통해하고 있기 때문에 굽힐 수 없어 절대 머리를 굽히지 않겠다고 한 신재호 선생님처럼 말입니다.

 

"비록 물이 소매를 적신다고 해도 나는 이렇듯 머리를 꼿꼿이 세우고 세수를 할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절대 일제 침략자 앞에 머리를 굽힐 수 없다." (본문 14p)

 

하지만 선우는 승기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없었습니다. 선우는 엄마가 건넨 '방법을 찾으려고 꾀를 부르지 말고,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해 본 다음에 네가 할 수 있는것부터 해라'는 말씀에 힌트를 얻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즉, 승기가 무서워도, 승기와 부딪치더라도 그 길로 가는 것, 그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지요. 신문기자인 아버지가 내 주신 신문 기사를 읽고 그 중심 내용을 요약하고 또 문제점을 찾아내어 나름대로 그 답을 작성해야하는 숙제는 선우가 별로 좋아하지 않던 국사 과목을 좋아하게 해주었고, 언론의 역할의 중요성도 알게 해주었지요. 선우는 아버지가 내 준 숙제를 하면서 일제강점기와 신채호 선생님에게 대해 잘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승기를 이길 방법을 찾아냈지요.

 

학교를 가던 길 선우는 승기에게 괴롭히는 아이들을 보게 되었고, 승기가 마치 일제 시대의 일본인처럼 자신을 우월하게 여기는 듯 보였습니다. 승기의 힘을 등에 업고 자신들이 누리는 불편한 행복을 최대의 행복으로 착각한 채 죄책감도 없이 어린 후배들에게 가방을 던져 놓는 모습도 안타까웠지요. 승기는 친한 친구인 석호와 진수에게 오늘 일을 설명하면서 힘을 모아 승기가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자고 합니다. 이제 승기는 어떻게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여 승기를 이길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방법을 신채호 선생의 모습에서 찾아보려고 합니다. 선우는 승기와 마주치게 되고 '작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승기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두려워하는 모든 아이들을 위한 '큰 나'가 되어 싸우게 되었고, 이후 선우의 자강 운동을 통해 아이들도 자신감을 갖게 되었지요.

 

신재호의 사상과 요즘 우리 아이들의 학교 생활을 담은 이야기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 <<신채호가 들려주는 자강론 이야기>>는 일제 강점기의 역사 이야기를 학교 폭력에 빗대로 수록하여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선우가 승기에 맞서게 되고 화해하는 과정까지, 이를 통해 신채호의 사상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지요. 선우를 통해 민족 자강이라는 사상을 이해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철학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철학으로의 안내서이자 부록으로 수록된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를 통해 논술 교재로서도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지요.

철학을 이렇게 쉽고도 재미있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끄는 책이 또 있을까요? 우리의 현실과 접목시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접근하기가 더 용이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어린이 뿐만 아니라 청소년, 성인들에게까지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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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셋째주 쓴 서평책들 (2014.7.13~2014.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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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입시
미나토 가나에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4년 7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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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괜찮아, 선생님이 기다릴게- 특수학교 선생님
김영란 글.그림 / 사계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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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식초 만들기 비법 노트- 동백LEE 곳간의 사계절 식초 만들기 A to Z
이제성 지음 / 일월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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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석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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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의류 수거함 - 제3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0
유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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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옷만 버리는 상자가 있단 말이야?'

'이거, 헌옷 상자가 아니라 보물 상자잖아!' (본문 8,9p)

 

우리 동네 곳곳에서 의류수거함을 볼 수 있다. 나 역시도 아이들의 작은 옷이나 유행이 지나 입지 못하는 옷을 버리기(?)위해 자주 이용하곤 한다. 나에게는 단순하게 보이는 의류수거함이 작가의 눈에는 색다르게 보였던 것일까? 한낱 옷을 버리기 위한 수거함일 뿐인데 작가는 그 의류수거함을 매개체로 하여 인물의 관계망을 형성했고, 그를 통해 외로움의 연대가 만들어내는 치유의 힘을 보여주었다. 제3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인 <<오즈의 의류수거함>>의 작가 유영민은 수상자 인터뷰에서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그것이 자기를 치료하고 타인도 구원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주인공 도로시의 이야기를 쫓아가다보면 작가가 말한 말의 의미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처음 의류수거함을 보게 되고, 그 속에서 여성용 스키니진을 발견한 도로시는 의류수거함이 헌옷 상자가 아니라 보물 상자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튿날 부터 도로시에게는 은밀하가도 특별한 직업이 하나 생겼다. 바로 '비밀의 헌옷 수거상'이다. 낮에는 착실하고 선량한 여고생이지만 밤이 되면 헌옷 도둑이 된 것이다. 하루에 몇 동씩 정해서 의류수거함을 턴 그녀는 훔친 옷들을 구제 옷가게에 넘겨 돈을 벌었다. 외고 입시에 실패하고 자살을 결심하게 된 도로시는 자살카페에 가입하려 했지만 까다로운 가입절차에 의해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그녀의 리포트는 심사에게 떨어지게 되고, 그녀는 자살 대신 차선책으로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낙원으로 보이는 호주로 이민을 가기로 결심했다. 그녀가 의류수거함을 터는 이유도 이민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였고, 그렇게 모은 옷은 호주 이민 카페에서 만나 친해지게 된 구제 의류숍 '마녀's House'에 넘겨왔다. 그런데 의류수거함에는 옷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옷 속에는 영수증, 돈, 수첩 등도 있었으며 심지어 버려진 강아지도 있었다. 도로시는 강아지에게 토토라는 이름을 붙혀주었고 토토는 마녀와 함께 살게 되었다.

 

"인간이 사는 곳이면 낙원이란 없어. 낙원처럼 보일 뿐이지."
"알아요. 그렇지만 적어도 그곳에는 남을 깔아뭉개야 살아남는 경쟁은 없겠죠. 한국에 계속 있다 보면 계속 경쟁에 시달려야 할 거예요. 대학에 가서는 학점 경쟁과 스펙 경쟁, 졸업해서는 입사 경쟁, 승진 경쟁....이젠 경쟁이라면 지긋지긋해요."

"만약 단순히 경쟁이 싫어서 이민을 결심하고 있다면 그건 현실 도피가 아닐까?" (본문 39p)

 

의류수거함에서 옷을 훔치던 도로시는 노숙자인 숙자씨를 만나게 되었고, 새로운 헌옷 도둑 새터민인 카스 삼촌, 마녀의 소개로 알게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마마 그리고 손자와 함께 살면서 폐지를 줍는 할머니 등을 만나게 된다. 그러던 중 195번 의류수거함에서 그녀는 사진첩과 세 권이  노끈에 묶여있는 고급스러운 양장 노트에 적힌 일기장을 발견하게 된다. 도로시는 195번 의류수거함에서 발견한 물건을 통해 그 주인이 자살할 것임을 알게 되고, 마녀, 숙자, 카스삼촌과 마마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게 된다. 결국 이들은 195번 의류수거함을 우체통으로 이용하여 물건의 주인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그와의 대화통로로 삼으며 자살방지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도로시가 이렇게 만나게 된 사람들은 모두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었고, 그녀는 그들을 통해 자신의 아픔을 치유함은 물론 타인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을 줄 아는 마음을 갖게 된다. 각자 아픔을 가지고 있던 이들은 폐지를 모아 두 손자와 살아가는 할머니가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집을 고쳐주기 위한 모험을 감행하기도 하는데, 이런 과정 속에서 자살계획 중이었던 195도 변하고 있었다. 절망 속에서 자살을 결심했던 도로시는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꿈을 찾게 되는데, 독자는 절망 속에서 각자 힘을 내고 살아가는 이들을 통해 용기를 얻게 될 뿐만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진정한 나눔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버려지는 것들을 말없이 자신의 품에 받아들이는 의류수거함. 더불어 그 버려지는 것들이 간직한 비밀과 슬픔, 고통과 외로움까지도 끌어안는 의류수거함이 무척이나 고맙게 느껴졌다. 그러다가 나는 갑자기 한 가지 의문에 사로잡혔다.

'나는 과연 저 상자에 무엇을 버렸을까?' (본문 251p)

 

의류수거함을 통해 알지 못했던 세상을 경험하고 나누고 베푸는 과정을 배우면서 사회의 일원이 되어가는 도로시의 성장과정이 유쾌하면서도 가슴 뭉클하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내가 보고자하는 세계만 바라보며 타인의 아픔이나 절망에는 무감각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도로시는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을 가르쳐주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외로움의 연대가 만들어내는 '치유의 힘'을 보여준 <<오즈의 의류수거함>>은 그저 무심하게 바라보았던 의류수거함을 소재로 지금 내가 바라보고 생각하고 있는 나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나는 지금 내 삶을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보고 있을까? 수많은 경쟁 속에서 절망을 맛보는 청소년들에게 말하고 싶다. 파티처럼 즐겁고 환한 것으로 삶을 받아들여보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세상은 좀 살만하지 않을런지.

 

"마치 오늘 파티처럼 즐겁고 환한 것으로 받아들여, 우리. 그렇게 정하고 우리의 지금 삶을 바라보면 반짝반짝, 광택이 나지 않는 순간이 없을 거야." (본문 23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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