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플라이즈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3
수잔 거베이 지음, 김미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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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사랑해 지선아'의 이지선 작가가 생각났다. 14년 전, 이화여대 재학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전신 55%의 3도 중화상을 입고 40번이 넘는 대수술과 재활치료를 받은 이지선 작가. 그녀는 이 모든 시련을 극복하고 UCLA 대학원 사회복지학 박사과정을 밟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고 있다.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니라 만난 것'이라고 말했던 이지선 작가의 이야기는 큰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으며, '정말 중요하고 영원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 말은 오랫동안 진한 여운을 남겨주었다. 그 감동이 여전히 가슴 속에 남아있는 지금, 따뜻한 기후를 찾아 장거리를 이동하는 나비들처럼, 연약함을 거부한 열일곱 살 소녀 캐서린을 만나게 되었다.

 

<<버터플라이즈>>는 뉴욕 북페스티벌 어워드 수상작이자 뱅크 스트릿 교육대학 선정 올해의 아동 도서상 수상, IBBY(국제아동도서혀회) '장애 어린이를 위한 좋은 책'에 선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오스트레일리아 가족 심리치료사상을 수상하는 등 많은 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화상 생존자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그 안에서 유머와 용기, 희망을 발견했던 여정의 기록이라 말했다고 한다. 세상에 상처없는 사람은 없다. 꽃으로 맞아도 눈송이와 부딪쳐도 상처 입는 게 사람이라고 하니 말이다. 이렇게 저마다 가지고 있는 상처를 열일곱 살의 소녀가 아픔을 극복해가는 희망의 여정이 담긴 이 책을 통해서 타인의 상처에 공감하고 자신의 상처를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이것 봐라. 드라큘라잖아. 야, 넌 어떻게든 한 입이라도 맛 좀 보게 해달라고 사랑을 구걸하려면 종이봉지로 얼굴부터 가려야겠다." (본문 11p)

 

스물일곱 번의 수술에도 여전히 화상의 흔적들을 몸에 지니고 있는 캐서린은 버스 정류장에서 친구 제시가 내려놓은 가방에 발이 걸려 넘어질 듯 비틀거리게 되고, 그런 캐서린에게 마크는 자신의 재치 있는 농담에 흡족한 듯 미소를 짓는다. 몇몇 친구들이 웃음을 터트리지만 캐서린에게 그 말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피부의 흉터처럼 마음에 심한 흉터로 자리잡았다. 세 번째 생일을 앞둔 갈색 눈을 가진 통통하고 예쁜 아이였던 캐서린은 아파트 앞 잔디밭에서 언니인 레이첼과 놀다가 발을 헛디디며 정원의 쓰레기 더미와 화학약품 연기 속으로 떨어졌고 휘발유로 인한 불꽃은 더없이 맹렬하고 빠르게 캐서린의 갈색 머리카락와 머리팅을 집어 삼켰으며 그녀의 두 팔과 포동포동하고 보드라운 몸뚱이를 휘감았다. 하지만 엄마는 남들의 시선에서 제 아이를 감추기에 급급한 사람들과는 달랐다.

 

"캐서린, 넌 네 흉터들을 감춰서는 안 돼. 그러면 앞으로 넌 영원히 그걸 감추려고 하게 될 거야." (본문 30,31p)

'난 왜 모든 것에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거야? 엄마는 내가 운이 좋다고 늘 얘기하지. 난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구역질이 나. 내가 뭐가 운이 좋다는 거야, 대체.' (본문 59p)

 

댄스파티에 입고 갈 드레스를 찾는 캐서린은 끈 없는 검은 벨벳 드레스를 입어보지만 점원은 긴 소매에 흰색 단추가 목까지 달려있는 무늬 없는 검정 면 드레스를 내민다. 함께 댄스파티에 가기로 한 제시는 평소에 마음에 두고 있던 그렉으로부터 같이 가자는 제안을 받고 캐서린에게 양해를 구한다. 캐서린은 배신감이 드는 마음과 달리 허락을 하지만 혼자 댄스파티에 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도망치고 싶지 않지만 댄스파티에 홀로 갈 수 없었던 캐서린은 엄마의 설득에 댄스파티에 가게 되고, 윌리엄을 만나게 되고 첫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윌리엄에 대한 엄마의 지나친 간섭으로 윌리엄은 캐서린의 흉터에 대해 알게 되고 캐서린을 피하게 되는데, 그런 윌리엄의 태도에 캐서린은 큰 상처를 입게 된다. 캐서린은 엄마를 사랑하지만 여전히 자신을 엄마의 꼬마 공주님으로 생각하는 것에 대해 갑갑함을 느끼고 스스로 뭔가 선택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드러내지 못한 채 혼자 아픔을 끌어안고 있던 캐서린은, 점점 가족에 대한 사랑과 연민, 친구와의 우정, 첫사랑 그리고 미래에 대한 고민 등 자신의 아픔을 점차 드러내기 시작한다. 캐서린은 다른 친구들과 같아지고 싶은 열망에 재수술을 결심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통해 캐서린은 아픔을 딛고 희망을 갖게 된다.

 

'난 숨지 않을 거야. 나에겐 엄마와 레이첼이 있어. 내가 헤쳐 온 게 어딘데 이제 와서 숨는다니 말이 돼? 그런데 사실은, 숨고 싶어. 꽁꽁.' (본문 316p)

'내가 왜 울고 있는 거지? 의사 선생님, 저는 꼭 선생님처럼 누군가의 영웅이 될 거예요. 내 흉터들이 모두 깨끗하게 사라지는 날은 오지 않겠지만 이제는 전처럼 두렵지 않아요. 더 이상 내 자신이 괴물처럼 느껴지지 않고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말이에요.' (본문 341p)

 

<<버터플라이즈>>는 열일곱 살 사춘기 소녀의 일상과 과거의 회상이 중첩적으로 수록되어 있는데, 캐서린이 화상으로 인해 겪어야하는 아픈 상처와 그로 인해 가족, 친구들과 빚어지는 갈등이 잘 드러나 있다. 이런 아픔을 이겨내는 캐서린의 용기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지만, 무엇보다 나는 사춘기 딸의 부모로서 캐서린을 평범한 소녀로 있는 그대로 대하고 사랑과 용기와 격려를 주는 엄마와 언니 레이첼을 눈여겨 보게 되었다. 세상에 상처 없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그리고 모든 상처를 혼자서 다 이겨낼 수 있는 사람도 없다고 했다. 그래서 가족의 사랑과 격려가 필요한 것일 게다. 열일곱 살 캐서린의 고민은 열일곱 살 딸아이의 고민과 다를 바 없었다. 캐서린과 닮아있는 딸, 지금 딸에게 필요한 건 가족의 사랑과 격려가 아닐까?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상처가 존재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이 책은 캐서린의 상처를 통해 공감하고 함께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으며, 가족과 친구의 사랑을 생각해보게 한다.

 

따뜻한 기후를 찾아 장거리를 이동하는 나비들처럼, 화상 생존자들은 저들의 연약함을 거부한다. (작가의 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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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셋째주 쓴 서평책들 (2014.8.10~201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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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대왕 수리온
재자가인 글, 우지현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7월
9,500원 → 8,550원(10%할인) / 마일리지 4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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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식물 비교 도감
윤주복 글.사진, 류은형 그림 / 진선아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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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 저장음식- 제철 재료 그대로 말리고 절이고 삭히는
김영빈 지음 / 윈타임즈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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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모택동이 들려주는 건국 이야기
이철승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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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이 들려주는 우상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47
강영계 지음 / 자음과모음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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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장르를 빌어 철학자의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이야기> 시리즈 47번째 이야기는 영국 경험론 철학의 아버지로 스콜라 철학을 비판하고, 관찰과 실험에 기초를 둔 귀납법을 확립시킨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에 대해 다룬 <<베이컨이 들려주는 우상 이야기>>이다.

 

베이컨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를 그저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관찰하고 실험하고 연구하여 인간이 지배권을 획득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17세기부터를 근대라고 부른다면 베이컨은 근대의 문을 연 사람이고, 근대 정신의 특징 가운데 하나를 과학적 접근이라고 한다면 베이컨의 귀납적 관찰 방법은 근대 과학 정신의 초석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책 머리에 中)

 

 

<<베이컨이 들려주는 우상 이야기>>에서는 베이컨이 주장한 4가지 우상 - 종족의 우상, 동굴의 우상, 시장의 우상, 극장의 우상- 을 중심으로 베이컨 사상에 다가가고 있다.

용감한 삼총사가 늘 만나는 장소는 흉가, 귀신의 집, 괴물이 사는 집이라 불리는 집 앞이다. 아이들에게 겁쟁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함과 늦여름이면 능소화가 대문과 담장을 타고 오르며 예쁜 꽃을 피우는 그 집이 풍기는 멋 때문이다. 삼총사는 그 집에 가 보기로 결정을 하고 놀이동산에 있는 귀신의 집 체험을 통해 담력을 키우려 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는 전철 안에서, 진형은 종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 아저씨가 판매하는 '절대 빠지지 않는 붙이는 못'을 구입하게 된다.

 

귀신의 집 앞에 가게 된 삼총사는 사람들이 보았다는 불빛, 드르륵드르륵 소리에 대한 추측만 하고 있다가 종희가 들려주는 플라톤이 동굴에 비유해서 '참다운 앎'에 대해 설명했던 이야기를 듣고는 담을 넘어 들어가보기로 결정하게 된다. 마당으로 들어선 삼총사는 마당 한구석에 새 한 마리가 앉아 있는 기다란 장대들이 하늘을 향해 높이 솟아 있는 것과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모양의 장승을 보게 되는데, 어디선가 드르륵드르륵 소리에 삼총사는 도망을 치게 된다. 삼총사는 마당에 있던 장대와 장승으로 추측을 하게 되고, 다시 들어가보기로 결심한다. 이번에는 초인종을 눌러서 집에 들어가게 된 삼총사는 얼굴 왼쪽이 붉게 일그러졌고 다리는 나뭇가지처럼 가늘어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드르륵드르륵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아저씨를 만나게 되고, 아저씨의 사연을 듣게 된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던 아저씨는 세상에 대한 편견 그리고 자신에 대한 편견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철학을 공부했지만 그것이 국장의 우상이었음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렇게 아저씨는 아이들에게 베이컨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고 '종족의 우상, 돌구의 우상, 시장의 우상, 극장의 우상'인 베이컨의 대표적 우상에 대해 들려준다. 장대를 보며 슬퍼 보인다고 생각했던 삼총사의 호철이는 바로 인간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종족의 우상이었고,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은 바로 플라톤이 말한 동굴의 비유에서 나온 동굴이나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은 동굴의 우상이었으며, 진형이가 구입했던 '절대 빠지지 않는 붙이는 ㅁ놋'과 같은 장수꾼의 속임수는 바로 시장의 우상이었다. 그리고 극장의 우상은 무대를 보고 환호하는 관객처럼, 나보다 앞서서 성립된 철학 체계에 속박되어 자신의 판단을 그르치게 되는 우상을 말한다. 이 우상을 타파해야만 진정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스스로 감옥을 만들고 세상과 담을 삻았던 아저씨는 삼총사와 친구가 되고, 삼총사의 도움으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고, 그렇게 편견이 사라지면서 그들은 진정한 앎의 세계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베이컨은 사물을 경험에 의해서 살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험론자입니다. 또 세계를 객관적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베이컨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주관적 편견을 없애야만 참다운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본문 91p)

 

 

 

삼총사와 소문이 무성한 귀신의 집을 소재로 한 재미있는 동화 한 편에 스며놓은 베이컨의 사상은 독자들에게 철학으로의 접근을 용이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철학을 이해하게 된다. 이처럼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철학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철학으로의 안내서이자 부록으로 수록된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를 통해 논술 교재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우리의 현실과 접목시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접근하기가 더 용이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어린이 뿐만 아니라 청소년, 성인들에게까지 적극 추천하고 싶은 시리즈이다.

 

(이미지출처: '베이컨이 들려주는 우상 이야기'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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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사랑하고 보호해 주세요! - 그림책으로 보는 어린이 인권
서지원 글, 이미정 그림,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감수 / 소담주니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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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인권에 대해 다룬 도서가 꾸준히 출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가 멀다하고 아동학대, 아동성범죄 등의 뉴스가 들려오고 있다. 그뿐인가? 고사리 손으로 자갈을 부수고 날라야 하는 노동이나 배고픔의 고통, 어린이 성매매 등이 지구촌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다. 1989년 [유엔아동권리협약]이 채택된지 25년이나 되었지만,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들의 소중한 권리는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인 탓에 어린이 인권을 다룬 책을 보면 나도 모르게 경악되는 경향이 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아이들의 눈동자에 감사하고, 희망조차 버린 아이들의 눈동자에 눈물이 난다. 어른들의 이기심에 의해 희망조차 버려야 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그들의 인권에 대해 소리높여 줄 우리의 관심이 필요할 듯 싶다.

 

<<우리를 사랑하고 보호해 주세요!>>에서는 우리 주변 혹은 텔레비전을 통해 자주 접했던 바로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린이의 인권을 다룬 9개의 이야기를 통해 [유엔아동권리협약] 54조항 중 실제적인 아동 권리 내용을 담고 있는 40개의 조항을 수록한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어린이 인권에 대해 알아감으로써 내 아이 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아이들의 인권이 존중하고 지켜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으리라.

 

 

 

첫 번째 대한민국에 사는 한강이의 이야기는 바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엄마와 아이의 이야기다. 한강이의 꿈은 만화가가 되는 것이지만, 엄마는 무조건 의사가 되길 바랬다. 한강이가 그림을 그릴 때마다 엄마는 공부를 해야한다며 다그치셨고, 공부보다 그림 그리는 게 더 좋다고 말해도 엄마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강이의 생각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12조 의견 존중에 관한 한강이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시시때때로 어린이들의 생각을 존중하지 않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수단에 사는 소녀 아북의 소원은 학교에 다니는 것이다. 펜과 공책을 사려고 열심히 일하지만 아북이 번 돈은 모조리 식량을 사는 데 쓰여졌고, 엄마는 더 이상 학교에 가지 말라고 한다. 펜과 공책을 가질 권리,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아북의 권리는 어디 있는걸까? 자메이카에 사는 소년 바바의 꿈은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지만 너무도 가난한 탓에 축구화나 운동복, 축구공을 가질 수도 없다. 낡은 가죽을 덧댄 공을 차고 노는 것만으로 행복한 바바는 그나마도 마음껏 할 수 없다. 아침부터 밤까지 공장에서 일해야 하는 탓에 놀고 싶어도 마음껏 놀 수 없다. 좋아하는 축구를 할 권리, 놀고 싶을 때 놀 수 있어야만 하는 어린이의 31조 여가와 놀이에 대한 권리가 바바에게는 없었다. 예멘에 사는 아홉 살짜리 소녀 자메르는 시집을 가야 한다. 소 한 마리랑 자메르를 맞바꾼 부모님은 자메르가 마음껏 꿈꾸고 하고 싶은 걸 할 권리를 짓밟았다. 어린이는 절대 돈을 받고 팔려 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됨에도 불구하고.

 

 

 

코트디부아르에 사는 소년 파오는 오늘도 위태위태하게 나무 위로 올라가 카카오 열매를 따고 있다. 파오와 많은 아이들이 안전을 지킬 장비도 없이 열매 따는 일을 계속해야만 겨우 밥을 먹을 수 있다. 파오는 안전하게 생활할 권리가 있고, 어른이 되기 전까진 안전하게 보살핌받아야만 한다. 파오가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세네갈에 사는 소년 발다는 편찬으신 부모님, 세 명이나 되는 어린 동생들 때문에 거지라는 손가락질에도 불구하고 거리에서 구걸을 한다. 부끄러움을 참아 가며 억지로 구걸해야 하는 아이들, 그들은 배부르게 먹을 권리가 있다. 24조 영양과 보건, 32조 어린이 노동이 무시되고 있는 발다가 먹을 걸 구걸하러 다니지 않기를 바란다. 콩고에 사는 소녀 조지안의 별명은 마녀이다. 조지안의 아빠가 전염병에 걸리고, 다른 아이의 집에 불이 나고, 다른 아이의 몽유병에 걸린 것이 조지안이 마녀이기 때문이라며 어른들은 끔찍한 벌을 주고 때렸다. 조지안은 생명을 존중받을 권리를 무시당하고 있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사는 소피는 겨우 열 살이지만 전쟁터에 나가 싸워야만 한다. 자기가 쏜 총에 맞아 죽은 사람들의 불쌍한 얼굴이 떠올라 거울을 보는 것이 두려운 소피는 전쟁에 나가 싸워서는 안 되고, 오로지 어른들로부터 보호받고 사랑받아야만 하는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다른 아이들과 모습이 조금 다르고 움직임도 많이 불편한 대한이와 함께 놀려는 아이는 없었다. 대한이처럼 몸이 불편한 장애 아동도 똑같이 학교 다니며 공부할 권리가 있다.

 

 

[우리를 사랑하고 보호해 주세요!] 속에 등장하는 아홉 명 아이들의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되었다. 우리가 뉴스나 텔레비전을 통해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이들이 사랑받고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들의 권리를 존중받기 위해서는 어린이 인권에 대해 어린이들과 어른들의 올바른 인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이 그림책은 그것을 도와줄 것이며 아울러 우리 아이들이  내가 아닌 타인의 인권에 관심을 갖고 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줄 수 있는 용기도 줄 것이라 믿는다. 어른들의 이기심으로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미안함과 부끄러움을 갖게 된다. 부끄러움 대신 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참다운 어른이고 싶다.

 

 

인권 존중은 사람에 대한, 상황에 대한 이해와 배려에서 시작됩니다.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사실은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자메이카의 바바가 일하는 대신 놀 수 있도록 해 주세요."라는 요구는 "나도 충분히 놀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것이지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인권을 위해 내는 목소리는 결국 나의 인권도 존중받도록 해 줄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인권에 대해 요구할 권리가 있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지켜야 할 의무도 있지요. 책장을 넘길 때마다 보이는 아이들의 웃는 모습을 보며 정말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추천사 中)

 

(이미지출처: '우리를 사랑하고 보호해 주세요!'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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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상 만화 한국 대표 문학선 14
박완서 원작, 김광성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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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에 멋스럽게 꽂혀있는 한국대표문학 전집은 아이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지만, 아이들은 흥미로운 학습만화나 판타지에만 열광한다. 문득 한국대표문학도 우리 아이들이 쉽게 접근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나의 생각을 알기라도 한 듯이 주니어김영사에서 2012년부터 <<메밀꽃 필 무렵>>을 필두로 <만화 한국 대표 문학선>시리즈가 출간되기 시작했다. 나는 한국 대표 문학 중 가장 좋아하는 <소나기>를 통해 이 시리즈를 접해본 바 있는데, 흔히 소설을 쉽게 읽히기 위해 줄거리를 요약해 놓은 식의 만화의 단점은 배제하고, 만화가 가지는 고유한 영역인 예술성과 원작 소설의 가치를 그대로 공유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어 마음에 쏙 들었다. 특히 등장인물의 생생한 표정은 등장인물의 내면을 반영하고 있어 인물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시대적 상황을 반추하고 있는 배경이나 소품, 의상 등 역시 작품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기도 했다. 만화를 통해 한국 대표 문학을 접한 아이들의 반응이 좋아 이 시리즈를 꾸준히 접하고 있는데, 이번에 읽게 된 책은 박완서 원작의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다.

 

 

6.25전쟁으로 페허가 된 서울, 그리고 중공군의 개입으로 촉발된 1.4후퇴로 피난길에 올라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김광성 만화가에 의해 생생하게 그려졌다. 화자인 박씨네 가족은 마지학 후퇴의 대열에 합류했지만, 다리에 총상을 입은 오빠로 인해 부득히 현저동 아랫동네에 눌러앉게 되었다. 부연 국물에 목구멍만 축이며 막장에 갇힌 광부처럼 희망 없이 서로를 의지하던 그들은 인민군이 몰려오자 남하했다 돌아온 행세를 해야했고, 시커먼 석탄 반죽이 하얀 밀가루 수제비로 보일 만큼 허기가 지자 올케와 함께 보급투쟁을 하기도 했다. 엄마는 며느리와 딸이 밤마다 저지르는 차마 못 할 짓에 대해 철저하게 함구하면서 당신만 치욕스럽고 께적지근한 짓으로부터 결백하려는 듯 했다. 그러던 중 나이도 지긋하고 교양도 있어 보이는 마부 동무 신 씨로부터 인민위원회에 나와서 위원장을 도와 서류 정리의 일을 해달라는 요구를 받게 되었고, 배고픈 것만이 진실이고 그 밖의 것은 모조리 엄살이었던 가족들에게 박씨는 희생양이 되어야했다, 박씨는 나중에 빨갱이로 몰릴까 두렵다는 생각보다는 가족에 대한 섭섭함이 더 컸다. 야비한 신 씨로 인해 박씨는 올케와 함께 엄마와 말을 더듬는 것밖에는 자기방어능력이 없는 오빠와 연녕생 어린것들을 두고 북으로 가게 되었으나 올케의 기지로 인해 다시 가족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욕먹을 소리지만 이런저런 세상을 다 겪어보고 나니 차라리 일제시대가 나았다 싶은 적이 다 있다니까요. 아무리 압박과 무시를 당했지만 그래도 그때는 우리 민족, 내 식구끼리는 얼마나 잘 뭉치고 감쌌어요. 그러던 우리끼리 지금 이게 뭡니까, 이런 놈의 전쟁이 세상에 어딨겠어요. 같은 민족끼리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어 형제 간에 총질하고, 부부 간에 이별하고, 모자 간에 웬수 지고, 이웃끼리 고발하고, 한 핏줄을 산산이 흩뜨려 척을 지게 만들어 놓았으니..... (본문 91p)

 

 

서울로 돌아온 박씨는 향토방위대에서 일을 하게 되었으나,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일진일퇴를 거듭하더니 한강 이남으로 피난을 가라는 후퇴령이 내려오자 가족들은 오빠의 애원으로 죽은 전처의 친정이 있는 남쪽으로 피난을 가게되고, 밖시는 향토방위대와 함께 피난길에 나섰다. 하지만 서울을 내주지 않고 위기를 넘긴 탓에 향토방위대는 해산령이 떨어졌고, 박씨는 죽음을 무릎쓰고 피난길에 오른 오빠와 그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생각하니 화가 났다. 해체로 졸지에 혼자가 된 박씨는 다행스럽게도 대원 중 한 살 위인 정근숙 언니로 인해 혼자가 아님에 감사했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상권은 이렇게 그 당시 피난민들의 상황과 그들의 불안했던 심리 등이 자세히 담겨져 있다. 등장인물의 내면을 반영한 표정이나 전쟁의 처참함 등이 표현한 시대적 상황을 담은 삽화는 그 시대를 알지 못하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그 시대를 간접적으로나마 볼 수 있는 역할을 해주었다. 만화가 가진 이미지가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이 소설의 의미와 이 소설이 가진 가치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시각예술에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학작품을, 원작의 가치를 그대로 간직한 만화를 통해 소개한다는 점에서 <만화 한국 대표 문학선>은 그 의미가 더욱 깊을 수밖에 없다. (추천의 글 中)

이렇듯 우리 문학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만화를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만화 한국 대표 문학선> 시리즈가 가지는 의미가 참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한국 문학을 소개할 수 있는 정말 좋은 계기가 된 듯 싶어 무엇보다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미지출처: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_상'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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