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넷째주 쓴 서평책들 (2014. 11. 16~ 2014. 11. 22)

 


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Paint it Rock 2- 남무성의 만화로 보는 록의 역사
남무성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19,000원 → 17,100원(10%할인) / 마일리지 950원(5% 적립)
2014년 11월 24일에 저장
구판절판
은하 철도의 밤
미야자와 겐지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12년 4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1월 26일 (월)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14년 11월 24일에 저장

마음의 푸른 상흔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11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4년 11월 24일에 저장
구판절판


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음의 푸른 상흔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19세에 발표한 <슬픔이여 안녕>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르고 1954년 프랑스 문학비평상을 받은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프랑수아즈 사강. 나에겐 다소 생소한 작가였기에 그녀의 작품을 접하게 된 것은 이 책 <<마음의 푸른 상흔>>이 처음이었다. 이 책은 작가가 1년여에 걸쳐 완성한 도전의 결과물로 조금은 낯선 '에세이소설'이다. 생소한 형식의 작품이었던 탓일까? 내게는 너무도 난해한 작품던 터라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에세이와 소설을 넘나드는 이야기를 쫓아가기에는 나의 독서력이 많이 부족했던 탓 일게다.

 

1971년 3월

이렇게 쓰고 싶다. "세바스티앵은 휘파람을 불며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갔다. 조금 숨이 찼다. "십 년 전 인물들을 다시 불러내는 것도 재미있을 텐데. 세바스티앵과 그의 누이 엘레오노르. 두 사람은 물론 극 중 인물이다. 나의 유쾌한 연극에 나온다. 빈털터리이지만 여전히 유쾌하고, 시니컬하지만 점잚은 그들을 보여주는 건 재미있는 일일 것이다. (본문 9p)

 

<<마음의 푸른 상흔>>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 무일푼으로 파리 생활을 시작한 세바스티앵과 엘레오노르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과 저자 자신의 삶, 작품 등의 관한 에세이가 교대로 수록되고 있다. 프랑수아즈 사강은 두 번의 결혼과 이혼, 도박, 50대에는 마약 혐의로 법정에 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저자 소개글 中)고 하는데, 그녀는 에세이를 통해 그런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렇다. 그것은 나의 권리이다, 내 전집을 사지 않는 것이 모든 독자의 권리이듯이. 이 시대는 나를 절망하게 한다. 나는 일중독자도 아니고, 양심이 내 장점도 아니다. 그러나 지금 나는 문학 덕분에 내 친구인 반 밀렘 남매와 즐기러 간다. 드디어 할 말을 했다. 휴! (본문 57p)

 

저자는 이 스웨덴 남매에게 개인적으로 혐오하는 것들을 실었으나, 최고의 배경으로 명랑함을 주었다. 그리고 남매를 먹여 살릴 사람으로 로베르 로시를 선택한다. 로베르 로시는 중간 키에 몸집이 좀 있는 남자로 겉으로 보기에는 세바스티앵을 광적으로 좋아했고, 엘레오노르의 손에 입을 맞추고 누추한 집에서 지내게 해 미안하다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문제는 발생하게 마련이고, 결국은 로베르 베시의 자살로 이어진다. 작가 사강은 이 작품에서 엘레오노르와 자신, 그녀의 삶과 자신의 삶, 모든 것을 뒤섞었다고 한다.

 

나는 이렇게 내 주인공들을 지옥보다 더 지옥 같은, 가장 견딜 수 없는, 가장 추악한 상황에 밀어 넣었다. 그들은 꿈에도 바라지 않았던, 그리고 무엇보다 전혀 예감할 수 없었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느꼈다. 내가 이 책에서 상상력을 예찬한 것도 물론 그런 이유에서였다. 행복과 불행, 무사태평, 삶의 기쁨은 백 퍼센트 건전한 요소다. 우리는 그것을 가질 권리를 백 퍼센트 가지고 있지만 한 번도 만족할 만큼 가지지 못하며 거기에 눈이 먼다. 절망과 버려졌다는 느낌에 빠진 스웨덴 남매와 프랑스 청년이 처한 상황은 백퍼센트 복잡했다. (중략) 이런 상황이 되면 사람들은 자기에게 모자란 점을 인정하기보다는 잘못된 점을 만들어내길 더 좋아한다. (본문 172p)

 

 

앞서 말했듯이 이 작품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사강의 에세이를 통해서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했고, 읽지 못할 것 같은 작품이 썩 괜찮은 작품으로 남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뜻일까? 싶다가도 가만히 곱씹어 볼수록 그녀가 말하고자하는 의미가 느껴지기 시작했고, 작가 '마음에 들어가는 푸른 멍을 외면하는 모두에게' (표지 中) 안녕을 묻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지나칠 정도로 재능을 타고난 작가이며 유럽 문단의 매혹적인 작은 악마라는 평을 받고 있는 프랑수아즈 사강, 이 작품을 통해 지금까지 그녀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맛보게 되었고, 결국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슬픔이여 안녕>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게 되었다. 난해했던 처음 느낌과는 달리 책을 덮고서야 이 작품의 독특한 매력을 이해하게 된, 두고두고 곱씹게 되면서 덤으로 여운을 주는 책 <<마음의 푸른 상흔>>이었다.

 

친해하는 독자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당신의 어머니는 당신을 사랑합니까? 아버지는요? 아버지는 당신의 귀감이었습니까, 아니면 악몽이었습니까? 인생이 당신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붙이기 전에 당신은 누구를 사랑했습니까? 당신의 눈 색깔이, 당신의 머리 색깔이 어떻다고 말해준 사람이 있습니까? 밤이 두렵습니까? 잠꼬대를 합니까? 당신이 남자라면, 성질 고약한 여자들을, 여자란 자고로 따뜻한 날갯죽지에 남자를 품어야 한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여자들을 - 최악은 그럴 줄 안다고 착각하는 여자들이죠- 떨어져 나가게 할 가슴 시린 고통을 가지고 있습니까? 당신의 상관부터 아파트 관리인까지, 마주치기 싫은 주차단속 요원부터 한민족 전체를 책임지는 불쌍한 마오쩌둥까지, 모든 사람들이 - 당신을 포함해서요 - 외로움을 느낀다는 걸, 죽음만큼 삶에 대해서도 두려워한다는 걸 아십니까? 이러한 진부한 생각이 두려운 것은 이른바 인간관계에서 우리가 그것을 늘 잊고 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기거나 적어도 살아남기만 바라니까요. (본문 70,71p)

 

(이미지출처: '마음의 푸른 상흔' 표지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aint it Rock 2 - 남무성의 만화로 보는 록의 역사 Paint it Rock 2
남무성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매력적이지만 그 사실을 감추며 외롭게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Paint It Rock>이란 어느 곳에서도 배울 수 없는 인생의 참고서이자 우리만의 암호가 된 것이다. 심지어 우리에게 성서와 같던 <월간 핫 뮤직>조차 자글자글한 현학적인 어휘들로 가득 차 밑줄 치며 공부하게 만들었던 이 복잡한 록의 역사가 남무성의 상스러운 욕과 허를 찌르는 위트, 전설 같은 뮤지션들의 생동감 넘치는 표정 덕분에 낄낄거리며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는 것이 되었다. 만약 실제로 '스쿨 오브 록'이 세워진다면 『PAINT IT ROCK』은 역사 과목의 1종 교과서로 채택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_김홍기(음악 콘텐츠 기획, 카카오 뮤직) (본문 9p)

 

<PAINT IT ROCK 1>을 통해서 한때 사랑해마지 않았던 비틀즈와 사이먼 앤 가펑클이 록의 장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고, 그저 듣기만 했던 음악에서 음악이라는 분야에 대한 관심까지 생기게 된 나는, 강렬한 사운드와 비트 그리고 관객을 압도하는 강렬한 싱어의 보이스를 거칠게만 생각했던 록을 듣는 법까지도 배우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방대한 록의 역사와 장르의 흥망성쇠를 일목요연하게 짚어낸 <PAINT IT ROCK> 1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2,3권에 담겨진 록에 관한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이는 나 혼자만의 호기심은 아니었나보다. '남무성의 음악 웹툰'이 토요일마다 연재되면서 문제가 생겨났다고 하니 말이다. <Paint It Rock> 2편은 언제 나오는 것이냐는 항의성 댓글이 연재가 종교되던 날까지 잇따랐으며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 남무성 스테이지라도 하나 만들 기세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원하던 <<PAINT IT ROCK 2>>가 출간된 것이다.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록의 탄생부터 성장기를 담은 <PAINT IT ROCK 1>에 이어 2권은 1967년 함부르크의 한 클럽에서 함부르크의 클럽을 돌며 3개월째 공연을 이어갔던 새비지스의 기타리스크였던 리처드 휴블랙모어가 서쳐스에서 드림을 치는 크리스 커터스의 전보를 받고 런던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들은 라운드어바웃이라는 밴드를 결성했으나 크리스 커터스의 잠적 으로 깨지고 만다. 이후 존 로드와 리치 블랙모어가 '딥 퍼플'이라는 밴드를 결성하게 된다. 딥 퍼플, 레드 제플린, 블랙 사버스는 1970년대 헤비 록의 왕자를 삼등분했던 팀임과 동시에 '헤비메탈의 클래식'으로 규정된다고 한다. 악마적 이미지를 내세운 블랙 사바스는 블루스에 뿌리를 둔 다른 하드록 그룹들과의 차별성을 보여주었다. 반면 하드록을 보다 과격한 양식으로 디자인한 팀인 딥 퍼플은 하드록과 헤비메탈의 관계, 그 거리를 계측하는 데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밴드였다고 한다.

 

 

헤비메탈은 파워 지향적인 음악이지만 그 파워는 단순히 엠프의 출력이나 볼륨을 높여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악기의 증폭 시스템의 관계를 파악하고, 다양한 이펙터의 설정을 통해서 얻어지는 소리의 두께, 일그러짐, 날카로움 등의 아이디어들이 합쳐져 얻어내는 결과다. 이렇게 얻어진 추진력에 명료한 주제와 메시지를 담은 노랫말이 얹어지면서 록 음악으로서의 시대정신에도 규합한다. 물론 절절한 사랑의 감정을 드러낸 가사도 없지만, 예외 없이 마초적인 표현 방식은 거칠기 짝이 없다. 허나, 그 정제되지 않은 통쾌함과 빠르게 악절을 훑고 지나가는 스피드감이야말로 무엇 때문에 이 소란스러운 음악에 빠져들게 되는지를 설명해주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본문 49p)

 

 

이 외에도 로큰롤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유명한 하드록 기타리스트 중 하나인 제프 벡은 1970년대에 들어서는 '제프 벡 그룹'을 성공시키는 등 독자적인 영향을 개척해간 기타의 장인으로 여타의 하드록 플레이와 완벽하게 선을 긋는 제프 벡만의 플레이로 평가를 받았고,브리티스 블루스와 아메리카 포크록이 교묘하게 조화를 이룬 영/미 합작 밴드 플리트우드 맥은 변신의 역사가 일궈낸 토네이도급 성공신화를 보여준다. CCR은 역사사 가장 미국적인 록 밴드였고, 1970년대 전반에 걸쳐 웨스트코스트 록을 대변했던 두비 브라더스는 보다 선명하고 경쾌하게 질주하는 부기 록 스타일로 여타의 컨트리 로커들이 보여준 모호한 포크적 기실과는 차별화된 연주를 펼쳤다.

 

 

컨트리 록 그룹 이글수는 1971년에 결성, 1981년까지 근 11년간 활동하며 경이적인 성공을 거둔 웨스트코스트 록의 왕자였고, 하드록과 프로그레시브 록이 약진하던 70년대 초에는 여성처럼 화려한 치장과 아방가르드적인 패션을 한 남성 로커들이 주인공이며, 고정관념을 깨는 글램의 자유분방한 사고와 패션은 곧이어 유행하게 되는 펑크에 밑거름이 되는 글램 록이 생겨났다. 1970~80년대를 풍미했던 퀸은 하드록을 팝뮤직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이었다. 1970년대 후반은 하드록의 전성기가 빗겨나가던 시기였으나 동시에 헤비메탈의 이미지가 완성되었던 시대였으며,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펑그록은 주류 팝으로 올라선 뉴웨이브와 그 반대로 언더그라운드 지향이 더욱 심화된 노웨이브의 두 갈래 흐름으로 나뉜다.

 

20세기 예술사를 읽어내는 일은 그 어떤 시대보다 힘들고 복잡하겠지만, 오히려 한마디로 규정할 수는 있다. 그것은 '아방가르드'의 시대였다. 대중음악과 순수음악을 넘나들며 팝, 재즈, 록, 클래식 등 많은 연주자들의 지성과 자존심을 건드렸던 아방가르드라는 괴물은 '예술의 창조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조였다. (본문 303p)

 

 

내가 전혀 좋아하지 않았던 '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남무성의 만화로 보는 록의 역사 <PAINT IT ROCK> 1,2편을 읽는동안 나는 꽤 흥미롭게 읽고 있다. 전혀 듣도 보도 못했던 뮤지션들이 등장했을때도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이나 노래가 나올 때의 반가움 만큼이나 재미있었다. 이는 이 책은 만화라는 장르를 통해 당시 사회의 모습과 뮤지션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당시의 상황이 잘 표현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거침없는 풍자와 비속어까지 섞여있어 읽는 재미도 있었던 탓일게다. 무엇보다 좋아했던 음악, 뮤지션들의 등장할때 빠지게 되는 추억이 책 읽는 재미를 더했다. 숨가쁜 릴레이가 펼쳐지는 2권은 1권에 비해 보다 흡입력이 강했으며, 방대한 록의 세계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록'이라는 장르를 거칠게만 생각하고 듣기를 거부했던 것이 상상조차 되지 않을만큼 나는 지금 록의 세계에 빠져있다.

 

 

 

Rcok'n Roll Baby!!!

 

원고 쓰기에 있어서 전편과 비교될 만한 점이 있다면 에피소드보다 음악 소개에 중점을 두었다는 것이다. 수많은 인물들과 시대 상황이 얽히고설킨 1950~60년대의 로큰롤 이야기는 과감한 해석과 편집을 필요로 했다. 따라서 지루하지 않은 속도감으로 성큼성큼 역사를 훑고 지나간 게 1편이었다면 여기서부터는 뮤지션들의 대표작과 음악적인 성과를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어떤 음악을 들어야 할지 고민하는 록 입문자들을 배려하였다. 동시에 어떤 음악이 얼마나 히트했다는 식의 수치적인 나열이 상대적으로 만화적 재미를 반감시키는 건 아닌지, 독자의 주관적인 음악 듣기에 방해가 되는 건 아닌지 자꾸만 고민되었다. 그렇지만 시대를 풍미했던 명곡들과 객관적인 데이터야말로 역사의 핵심 정리이며, 다른 코믹 카툰들과 차별되는 <Paint It Rock>의 본질로 판단했다. 역사를 주도한 뮤지션들과 장르의 흥망성쇠를 관찰함으로써 이 책은 록의 가이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 12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하 철도의 밤 비룡소 클래식 28
미야자와 겐지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1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룡소 클래식」은 우리가 이미 익숙하게 알고 있는 작품들은 물론, 마치 숨겨진 보석을 찾듯이 세계 각국 명작을 새롭게 발굴해 내는 작업에 나셨습니다. 각 언어권별로 최고의 권위자들이 정성을 다해 번역하여 문체가 유려하고, 개성 넘치는 독특한 삽화가 책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고전을 재미있고 의미 있게 읽는 방법을 청소년 여러분에게 소개하기 위한 것입니다. (본문 226,227p)

 

어린시절 <은하철도999>는 내게는 환상이었다. 특히 긴 머리와 긴 속눈썹, 검은 모자, 검은 원피스를 입은 메텔은 내가 꿈꾸는 미래의 여성상이었을 정도로 이 만화영화에 푹 빠져있었다. 어쩌면 이 만화영화를 보고 자란 우리 세대들 대부분이 여러가지 이유로 이 만화영화에 빠져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참동안이나 잊고 있었는데 <은하철도999>의 원작 동화 <<은하 철도의 밤>>을 읽으면서 그 어린시절로 잠시나마 되돌아갈 수 있었다.

 

<비룡스 클래식> 28번째는 일본의 대표적인 시인이자 동화작가인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 철도의 밤>>이다. 당시 미야자와 겐지의 '파격적인 발상이나 풍부한 환상성을 받아들일 수 있는 바탕이 없었'던 탓에 문단이나 일반 독자의 관심을 끌지 못한 채 묻혔으나 수많은 시와 백 편이 넘은 동화 원고는 그가 죽은 뒤 남동생과 친구들의 노력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37년이라는 짧은 세월을 살았던 미야자와 겐지는 1922년쯤에 표제작 [은하 철도의 밤]의 초고를 쓰기 시작하여 십 년에 걸쳐 세 차례나 수정을 하며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공을 들인 작품이지만 안타깝게도 끝내 미완성으로 남았다고 한다. 독특하고 환상적인 세계 속에 인간의 진정한 행복과 삶과 죽음이라는 종교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주제를 그려 내었다고 평가(본문 215p)받는 [은하 철도의 밤]은 만화영화로는 전혀 알 수 없었던 슬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학교가 끝나자 집으로 가지 않고 모퉁이를 세 번 돌아 커다란 인쇄소로 들어간 조반니는 종이 한 장을 건네 받고는 한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조그만 집게로 좁쌀만 한 활자를 하나씩 하나씩 골라냈다. 그렇게해서 받은 조그만 은화 하나로 조반니는 빵집에 들러 빵 한 덩이와 각설탕 한 봉지를 사서  흰 천을 덮고 누워 있는 엄마가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조반니는 엄마에게 아침 신문에 올해는 북쪽 지방에서 고기가 아주 많이 잡혔다고 쓰여진 기사를 보니 아버지가 틀림없이 곧 돌아오실 거라고 생각했다. 이번에 오실 때는 해달 가죽 윗도리를 가져다 준다고 한 아빠의 말에 아이들에게 늘 놀림을 당하는 조반니였다. 어머니에게 우유에 각설탕을 넣어 드리려 했지만 우유가 도착하지 않아 조반니는 우유를 가지러 갔다가 오늘 밤에 있는 은하 축제를 구경하고 오기로 한다. 조반니는 자신을 놀리는 친구들 틈에서 단짝 친구인 캄파넬라가 안쓰러운 듯 말없이 희미하게 웃고는 화났느냐고 묻는 듯한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발견했다. 그렇게 도망치듯 눈길을 피한 조반니는 목장 뒤편 검고 평평한 언덕마루로 달려가 언덕 꼭대기의 천기륜 기둥 밑 차가운 풀밭에 몸을 던졌다. 얼마 뒤 들판에서 기차 소리가 들려왔고 정신을 들고 보니 조반니는 조그만 열차를 타고 있었다. 열차에는 캄파넬라가 타고 있었고, 그렇게 두 사람의 우주 여행이 시작된다. 그리고 언덕 꼭대기의 풀밭에 지쳐 쓰러져 잠들어 있었던 조반니가 눈을 떴을 때 조반니는 캄파넬라와 아버지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된다. 친구의 죽음, 슬픔, 행복 등에 관한 이야기를 너무도 환상적인 이야기 속에 풀어낸 작가의 상상력, 필력에 먼저 놀라게 된다. 그리곤 그 환상적인 이야기에 담겨진 의미에 매료되고 만다.

 

'아아, 그 넓은 바다는 태평양이 아닐까? 빙산이 떠다니는 북극의 바다 위에서 누군가가 조그마한 배 위에서 바람과 얼어붙을 듯한 바닷물, 혹독한 추위와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어. 나는 그 사람에게 너무나도 죄스럽고 미안하구나. 그 사람의 행복을 위해 나는 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좋을까.

"행복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힘든 일을 겪더라도 그것이 진정 옳은 길을 가는 중에 생긴 일이라면,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그 한 걸음 한 걸음은 모두 진정한 행복에 가까워지는 것이겠지요."

"네, 맞아요. 최고의 행복에 이르기 위해 갖가지 슬픔을 겪어야 하는 것도 모두 하늘의 뜻이랍니다." (본문 63p)

 

반면 산골짝을 흐르는 강 옆에 조그만 학교에 학생이 전학을 오게 되고 아이들은 그를 두고 '마타사부로'라 부르며 함께하는 이야기 [바람 소년 마타사부로]는 [은하 철도의 밤]과는 다른 지극히 사실적인 이야기다. 이외에도 죽음과 아름다움, 영원한 것과 변하는 것과의 관계를 추구하는 작품이며 아름다운 무지개를 동경하는 개머루와 무지개와의 이야기 [개머루와 무지개]와 거대한 인간과 힘없는 인간 사이의 대립과 공존을 보여준(옮긴이의 말 中) [수선월 4일] 그리고 [땅신과 여우]에서도 작가 미야자와 겐지의 환상적인 스토리를 만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표제작인 [은하 철도의 밤]도 좋았지만 [수선월 4일]도 너무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다.

환상적이면서도 신비로운 그러면서도 따뜻한 이야기 <<은하 철도의 밤>>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어도 정말 좋은 이야기에 강추 또 강추해본다.

 

꼬마가 다시 일어나려고 했습니다. 눈 아이는 웃으며 다시 한 번 꼬마를 떠밀었습니다. 그 무렵부터 주위가 어슴푸레 어둑해지더니 3시가 채 되기도 전에 날이 저문 듯했습니다. 꼬마는 이제 기운이 바닥나 더 이상 일어나려고 애쓰지 않았습니다. 눈 아이가 웃으며 팔을 뻗어 빨간 담요를 꼬마에게 포옥 덮어 주었습니다.

"그래, 그렇게 자고 있어. 내가 담요를 두둑이 덮어 줄게. 그러면 몸이 얼지 않을 거야. 내일 아침까지 설탕 과자 꿈이나 꾸고 있으렴." (본문 208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4년 11월 셋째주 쓴 서평책들 (2014. 11. 9~ 2014. 11. 15)

 


4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홀리스 우즈의 그림들- 2003년 뉴베리 상 수상작
패트리샤 레일리 기프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4년 10월
12,800원 → 11,520원(10%할인) / 마일리지 640원(5% 적립)
양탄자배송
1월 26일 (월)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14년 11월 17일에 저장

Paint it Rock 1- 남무성의 만화로 보는 록의 역사, 개정판
남무성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19,000원 → 17,100원(10%할인) / 마일리지 950원(5% 적립)
2014년 11월 17일에 저장
구판절판
거리의 아이들
다마리스 코프멜 지음, 김일형 옮김 / 라임 / 2014년 10월
9,800원 → 8,820원(10%할인) / 마일리지 490원(5% 적립)
2014년 11월 17일에 저장
절판

해변빌라
전경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0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4년 11월 17일에 저장
절판



4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