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무엇인가 - 진정한 나를 깨우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철학 에세이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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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박한 지식과 화려한 의고체 문장으로 중세 유럽의 한 수도사가 겪는 신비한 체험을 그린 작품 [일식]으로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고, '미시마 유키오의 재래'라는 파격적인 평과 함께 일본 열도를 히라노 열풍에 휩싸이게 하며 일본 내에서 40만 부 이상이 팔리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히라로 게이치로. 그가 이번에는 인간의 기본 단위를 다시 생각해보고자 에세이 <<나란 무엇인가>>라는 작품을 내놓았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개인'보다 한 단계 작은 '분인'이라는 새로운 단위를 도입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보는 관점이 크게 달라진다고 이야기했는데, 그 이유는 대략적인고 엉성한 개인이라는 단위가 현대를 사는 우리 생활에는 온전히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실 우리의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개념으로는 개인은 절대 나눌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인간의 육체를 떠올려보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몸과 마찬가지로 인격 역시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유일한 개념인지를 되묻는다. 우리가 회사에서 일할 때와 가족과 함께 있을 때, 고교 시절 친구와 오랜만에 한잔하러 가거나 연인과 단둘이 사랑을 속삭일 때, 우리의 말투나 표정, 태도는 많이 다르며 이렇게 인간에게는 여러 가지 얼굴이 있기에 인격은 단 하나라는 사고방식은 모순된다는 것이다. 덧붙여 그는 타자와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억지로 강요당한 '가짜 나'로 산다는 의미가 아니라 대인 관계마다 드러나는 여러 얼굴들이 모두 '진정한 나'임을 강조하고 있다.

 

'개인individral'이라는 말의 어원은 '나눌 수 없다'는 의미라고 서두에 썼다. 이 책에서는 이상과 같은 문제를 깊이 생각해보기 위해 '분인dividual'이라는 새로운 단위를 도입한다. 부정접두사 in을 떼어버리고, 인간을 '나눌 수 있는' 존재로 간주하는 것이다.

분인은 상대와의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자기의 내부에 형성되어가는 패턴으로서의 인격이다. 직접 만나는 사람으로

분인이랑 대인 관계마다 드러나는 다양한 자기를 의미한다. 애인과의 분인, 부모와의 분인, 직장에서의 분인, 취미 동아리의 분인....그것들은 반드시 동일하지는 않다. 한정되지 않고, 인터넷으로만 교륙하는 사람도 포함될 수 있고, 소설이나 음악 같은 예술, 자연 풍경 등 인간 이외의 대상이나 환경도 분인과(分人化)를 유도하는 요인일 수 있다.

한 명의 인간은 여러 분인드르이 네트워크이며, 거기에 '진정한 날'라는 중심 같은 것은 없다.

개인을 정수 1이라고 한다면, 분인은 일단 분수라고 떠올려주기 바란다. (프롤로그 中)

 

그동안 알고 있는 개인에 대한 혹은 진정한 나에 대한 개념을 바꾸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를 이해하기가 결코 쉽지가 않았던 탓에 새로운 이야기가 분명 흥미롭기는 했지만 몰입하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저자가 풀어놓은 자신의 경험에 공감할수록 점점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다. 학교랑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그는 책을 읽을 때의 자신이야말로 '진정한 나'이며 교실에서 친구랑 웃고 떠다는 것은 '진정한 나'가 아니며 표면적인 가면을 쓰고 주위 사람을 맞춰주는 것뿐이라 생각했다. 이후 파리에서 생활을 위해 어학원을 다닐 때의 경험과, 대학 친구를 만날 때 고등학교 친구를 동반했을 때의 경험을 빗대어 어느 쪽이 '진짜' 모습인지 결정하려는 것 자체가 쓸모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그는 인간에게는 몇 가지 얼굴이 있으며 상대에 따라 자연스럽게 다양한 내가 된다고 말한다.

 

분인의 모델에는 자아니 '진정한 나'니 하는 중심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때그때 큰 비율을 차지하는 분인은 있다. 비율이 큰 분인이 고등학교 시절에는 특별활동부의 고민 선생일지도 모르고, 회사에 들어간 후에는 상사일지 모른다. 우리는 발판이 될 만한 중요한 분인을 일시적인 중심으로 삼아서 그 밖의 분인 구성을 정리할 수도 있다.

당신이 호감을 느끼는 사람, 존경하는 사람과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다면, 그런 분인을 만들어내는 방법밖에 없다. 그 분인이 당신을 변화시켜주는 돌파구가 된다. (109,110p)

 

저자의 이야기에 따르면, 인간은 부모와의 분인을 기본으로 해서 대인 관계를 넓혀가기 때문에 아이의 성장 환경을 고려한다는 것은 그 아이에게 어떠한 분인 구성이 이상적인가를 고려하는 것으로 봐야하며, 아이가 부모 앞에서와 교사 앞, 아이들끼리의 얼굴이 다르다는 것은 아이 나름대로 전혀 다른 인간과 어떻게 하면 원할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지 모색한 결과이기에 결코 부정할 일이 아니라고 한다. 자식을 둔 부모라면 한 번쯤 부모와 교사 앞에서 다른 아이의 행동에 당황스러울 때가 있기에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나 싶다. 그로인해 그가 말하는 분인에 대해 긍정적일 수 밖에 없다.

 

헌데 그가 이 책을 통해서 진정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어쩌면 바로 '나를 좋아하는 방법'에 대한 것은 아닐까 싶다. 우리는 다른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더 어려워하는데, 스스로에게 부정적인 마음을 품은 사람에게 '일단 자기 자신부터 사랑해라, 자신을 소중히 여기라'라고 말해본들 별 의미가 없기에 그는 자기 자신이 싫은 사람이 있다면 인간 전체를 막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분인 단위로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좋아하는 분인이 하나든 둘이든 있다면, 그것을 발판으로 삼아 살아가면 되니까 말이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의 분인이 좋다는 사고방식은 반드시 한번은 타자를 경유한다.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타자의 존재가 불가결하다는 역설이야말로 분인주의의 자기 긍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다. (본문 150p)

그렇게 좋아하는 분인이 하나씩 늘어간다면, 우리는 그 만큼 스스로에게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 설령 부정하고 싶은 자기가 있다손 치더라도 자살이라는 형태로 자기 전체를 소멸시키려는 마음을 먹지 않고 어떻게든 잘 마무리 지을 수 있다. (본문 151p)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내 모습 중 진짜 '나'는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 그 중 진짜 내 모습을 찾아 결정지어보려는 소모, 거짓된 내 모습에 대한 스스로의 스트레스 등으로 누구나 '진정한 나'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은 한 두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헌데 저자의 말처럼 상대에 대한 내 모습은 그대로의 내 모습이었던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의 얼굴은 상대에 따라 자연스럽게 '다양한 내'가 된 내 모습이었던 게다. 그동안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던 내 모습에 힘겨울 때가 있었는데 이것이 전혀 꺼림직하게 여길 일이 아니라는 저자의 말에 나는 위로를 받는다. 상대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 나의 모습은 모두 '진정한 나'였음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분인은 모두 '진정한 나'다. (본문 44p)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여러 분인으로 살아가기에 비로소 정신적인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화사에서의 분인에 이상이 생겨도 가족과의 분인이 순조로운 상태라면 스트레스는 경감된다. (본문 1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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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씀 -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하는 복음의 기쁨
프란치스코 교황 지음, 김미란 옮김 / 21세기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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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럽권 출신으로 선출 당시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소박하고 겸손한 자세를 유지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아 공식 교황명을 '프란치스코'로 선택한 그는 '가난한 자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만들고자 한다. 2013년 <타임> '올해의 인물', <포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되는 등 인간적이고 사목적인 스타일로 교리를 전달하고 교회를 사랑과 봉사의 공동체라고 전달하는 교회관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면서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인물 교황 프란치스코. 비종교인 나에게 교황 프란치스코는 세족식 관례를 깨고 무슬림 여성 수감자의 발을 씻겨준 유명한 일화를 보여준 인물일 뿐이었음에도 나는 벌써 교황 프란치스코 관련 서적을 두 권째 읽고 있다. 교황 프란치스코의 이야기는 지식의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종교인과 비종교인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의 삶과 운명을 바꾸는 힘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놀라운 힘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따스하게 녹이고 있는 탓이리라.

 

더욱이 지금 한국은 교황의 방한으로 '교황 앓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로 소탈하고 겸손한 교황 프란치스코에 열광하고 있다.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하는 교황 프란치스코가 세월호 유족이 건넨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다니고, 세월호 희생자를 만나 손을 잡아 위로의 말을 건네며, 장애인 쉼터에서는 어렵고 고통받는 이들을 어루만져주는 모습에서 격식이 아닌 마음으로 위로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검소하고 소박한 삶의 태도로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이러한 행보가 천주교 신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신드롬 현상을 나타나게 한 것은 아닐까 싶다. 이에 그의 신념, 그의 생각을 엿보고 싶어하는 것은 종교를 떠나 모든 이들의 관심사가 되었고, 너도나도 그의 생각, 신념을 책으로 출간하고 있는 것일 게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씀>>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장 최근에 발표한 공식 문헌이자 첫 권고로 5장 288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2013년 11월 24일 전 세계 가톨릭교회가 함께했던 '신앙의 해'를 폐막하면서 발표되었기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이 책은 가톨릭 신자들이 복음의 즐거움을 맛보면서 신앙생활을 발전시켜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으며,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떠한 위기에 처해 있고, 하느님의 복음 선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새로운 복음화가 나아가야 할 길과 그 전망을 함께 제시(책 표지 中)하고 있어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더 뜻깊은 책이 될 듯 싶다.

 

우리 시대 인류는 유사 이래 큰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너무나 많은 분야에서 진보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 교육, 커뮤니케이션과 같은 분야에서 사람들의 복지를 높이려는 조치들은 칭찬할 만하다. 그와 동시에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현재 인류 다수는 하루하루 가까스로 연명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심각한 결과가 생기고 있다. 수많은 질병이 세계 곳곳에 퍼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과 절망으로 괴로워하고 있다. 부유한 나라들에서도 마찬가지다. 삶의 기쁨은 자꾸 사라지고,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은 찾아보기 어려우며, 폭력과 불평 등이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존엄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삶을 위해 몸부림친다. 이런 역사적 변화가 더욱 심해진 이유는 과학과 기술이 양적, 질적으로 거대하고 급속하게 진보했고, 그 결과들이 자연과 인간의 삶에 곧바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지식과 정보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그것은 흔히 익명성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권력을 낳고 있다. (본문 58,59p)

 

프란치스코 교황은 복음적 안목으로 우리의 현실을 보고자 했으며, 우리가 처한 현실을 자세하고 완벽하게 분석하는 일이 비록 교황의 임부가 아니지만, 공동체 모두에게 "향상 시대의 징표를 면밀하게 지켜보기를" 권고하고 있다. 이는 사실 아주 중요한 책임으로 현실 문제 중에는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돌이키기 어려운 비인간화를 초래할 수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하느님 나라의 열매가 될 것과, 하느님의 계획에 반하는 것들을 구별해야하며, 이를 위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인식하는 새로운 방식에 올바른 빛을 비추고 중요한 가치들을 일깨울 수 있는 복음화에 나서야 하는데, 복음은 인간의 삶에 대해 통일되고 완벽한 시각을 제시하기 때문에 우리 도시가 지닌 아픔을 가장 잘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오늘날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과 동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중함, 이해심, 인내, 온유함을 요구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양떼를 흩뜨리려는 늑대에게서 양들을 지킬 수 있다. 우리는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닌 경청의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 의사소통에서 경청은 진정한 영적 만남이 이뤄지지 않아도 마음을 열어 상대와의 친밀함을 가능하게 한다. 상대의 말을 결청하면 적절한 말과 몸짓으로 우리가 단순한 방관자가 아님을 보여줄 수 있다. 그렇듯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경청을 통해서만 우리가 진정한 성장의 길로 들어설 수 있고, 기독교의 이상을 위한 갈망을 일깨울 수 있다. 하느님의 사랑에 온전히 응답하고 그분이 우리 삶에 뿌려놓으신 씨앗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대단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중략) 개인이 진정으로 자유롭고 책임감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정도의 성숙함에 이르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복된 성자 베드로 파브르의 말대로 "시간은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전령이다." (본문 155,156p)

 

프란치스코 교황은 열정적이고 활기찬 복음화를 위해 선교활동을 위한 교회의 변화와 교회 공동체와 이웃을 생각하는 사목, 복음화하는 하느님의 전체 백성으로서의 교회, 기도와 성령의 도우심으로 준비하는 강론, 가난한 자들을 위한 사회적 포용, 사회 안에서의 평화와 대화, 선교를 위한 영적 동기라는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첫 교황 권고문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씀>>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하는 복음의 기쁨을 담아내고 있다. 비종교인으로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던 반면, 가톨릭 신자에게는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부름에 적극적으로 응답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교황에 취임한 지 1년밖에 안 된 지금 서구 언론은 '프란치스코 효과'에 대해 보도하고 있다고 한다. 기쁨, 행복, 꿈, 희망 등에 관한 주제를 통해 그는 진심 어린 말을 건넸기 때문이리라. 지금 우리 사회는 돈, 권력, 이기심 등으로 인한 총칼없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그뿐인가? 한쪽에서는 극도의 빈곤으로 지평선의 빛의 바라보지도 못한 채 기아로 죽어가는 아이들이 존재하고, 그 반대편에서는 서로 더 많이 갖으려는 권력과 암투가 존재한다. 지구촌이라는 말이 무색한 지금, 화합과 사랑을 끈질기게 외치고 있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말은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지침이 아닐까 싶다. 검소하고 소박한 삶의 태도로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교황 프란치스코, 그가 간절히 바라는 세계 평화와 차별 없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은 우리 역시 바라는 세상일 게다. 그렇다면 종교의 여부를 떠나 그의 말에 한 번쯤 귀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 종교를 떠나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건 바로 화합과 사랑이니 말이다.

 

(이미지출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씀'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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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전달자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0
로이스 로리 지음,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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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스 로리의 SF 4부작 <기억 전달자><파랑 채집가><메신저><태양의 아들>은 이미 한 번씩은 접한 바 있는 작품들이다. 전 세계 1,000만부 베스트셀러인 <<기억 전달자>>가 영화 <더 기버>로 개봉을 앞두면서 원작 소설이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예전에 읽은 바 있는 작품이지만, 영화를 보기에 앞서 원작을 다시 접해보는 것이 좋을 듯 싶어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줄거리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작품이 가진 흡입력과 저자의 뛰어난 상상력, 그리고 현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탓이리라.

 

 

우리에게는 슬프다, 기쁘다, 화난다, 짜증난다, 황당하다, 사랑스럽다, 행복하다, 좋아한다 등등의 수많은 감정이 있다. 물론 이 많은 감정은 우리에게 때로는 고통을 주기로 하고, 혼란을 가져오기도 한다. 이렇게 고통을 주는 감정들을 없애고, 폭력이나 가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일도 없고, 불의도 없으며 혼란스러운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있다면 어떨까? 그럼 우리는 정말 행복할까? 여기 사회 구성원 간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모두가 똑같은 형태의 가족을 가지고 동일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는 미래 사회의 어느 마을이 있다. 사랑이나 우정과 같은 인간적인 감정에 따르는 어떠한 종류의 고통도 없는 완벽한 행복에 이르기 위하여, 개인의 선택에 따르는 어떠한 종류의 잘못도 있을 수 없는 완전한 사회를 이루기 위하여, 피부색이나 언어와 같은 차이에 따르는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없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분란의 소지를 모두 제거해 버린 곳(본문 304p)에 한 소년이 있다.

 

12월이 다가올수록 겁이 나는 조너스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 자신의 감정을 정리했다. 조너스의 상태는 지금 '걱정스럽다'로 정리된다. 왜 이런 감정을 정리해야 하는걸까? 매일 저녁 가족들은 하루 종일 느꼈던 자신의 감정을 말해야 하는 의식을 치룬다. 일곱 살짜리 누이동생 릴리도, 보육사인 아버지도, 법무부의 중요한 자리에 있는 어머니도 예외는 아니다. 조너스의 감정을 들은 부모님은 해마다 12월에 열리는 기념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 살배기 아기들은 가족을 배정받게 되고, 아홉 살이 되는 아이들은 자전거를 받게 된다. 그리고 12살이 되는 아이들은 원로들이 아이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서류에 기록한 내용을 토래로 직위를 부여받는다. 열두 살 기념식이 지나면 , 법과 정의에 관해 이해하는 훈련이 시작되는 것이다.

 

보육사인 아버지는 예쁘고 귀여운 남자 아이가 성장이 더딘데다 깊이 잠들지 못하고 자다 깨는 탓에 위원회에서 임무 해제 이야기를 꺼내고 있어 더 특별한 보살핌을 필요로하는 아기를 집으로 데려왔다. 아기의 이름은 가브리엘. 간밤에 꾼 꿈을 이야기하는 아침의식 시간에 조너스는 평소와는 달리 아주 생생한 꿈을 꾸었고, 조너스의 꿈을 들은 부모님은 그것이 조너스의 첫 번째 성욕이며 모든 사람들이 겪는 일이고 약을 먹으면 치료가 된다고 하셨다. 조너스는 이제 매일 아침 성욕 치료 약을 복용해야한다. 어느 덧 직위를 부여받게 되는 기념식이 시작되었다. 한 살, 두 살, 세 살....아이들의 기념식이 진행된 후 열두 살 기념식이 시작되면서 태어날 때 받은 번호 순서대로 직위를 부여받았다. 그리고 조너스는 마을에 단 한 명 뿐인 기억 보유자의 후계자로 지명되는 엄청난 영예를 얻었다. 마을에서 제일 중요한 일이며 존경받은 기억 보유자는 무례함을 금지하는 규칙을 지키지 않아도 되며, 어떤 주민에게 어떤 질문이든 할 수 있고, 꿈을 이야기하는 데 참여해서는 아노 되며, 임무 해제를 신청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거짓말을 해도 된다.

 

새로운 기억 보유자가 된 조너스는 기억 전달자가 된 선생님으로부터 훈련을 받게 되는데, 아주 오래전에 사라져 그동안 알지 못했던 눈, 썰매, 속도감 등을 알게 되면서 기쁨을 느낀다. 뿐만 아니라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감촉과 따뜻한 햇볕과 마주했다. 그러는 동안 조너스는 왜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볼 수 없는지, 왜 색깔을 사라지게 했는지 등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

 

"우리들이 그쪽을 선택했어, '늘 같은 상태'로 가는 길을 택했지. 내가 있기도 전에, 이 시대보다도 전에, 옛날 아주 오랜 옛날에 말이야. 우리가 햇볕을 포기하고 차이를 없앴을 때 색깔 역시 사라져 버렸지. 그럼으로써 우리는 많은 것을 통제할 수 있었지. 하지만 동시에 많은 것들은 포기해야 했단다." (본문 163p)

 

조너스는 기억을 전달받으면서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가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사랑이라는 감정도 알게 되었으나 동시에 전쟁, 고통, 배고픔 등에 대한 고통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은 참여하지 못했던 임무 해제가 무엇인지도. 가브리엘로 인해 피곤한 아빠 엄마를 대신해 가브리엘을 재우게 된 조너스는 가브리엘에게 가족이라는 기억을 심어주었고, 그 편안함으로 가브리엘은 여느 아이들처럼 성장하고 문제가 없어보였지만, 조너스 없이는 잠투정이 심한 가브리엘이 결국 임무 해제를 받자  조너스는 가브리엘을 위해, 그리고 마을 사람들을 위해 모험을 감행하게 된다.

 

나이가 들어 병들거나 기력이 쇠하면 기념식을 치룬 후 임무 해제를 당하게 되고, 완벽한 산아제한으로 성적 욕망을 억제하기 위해 약을 먹어야 하며, 정상적이지 못한 아이는 임무 해제를 당하게 되는 세상, 하지만 본래 타고난 천성을 포기하는 대신 철저한 조절로 안정함을 추구하게 된 세상. 지금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지만 그에 대한 대비책도 미비하며,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을 뿐만 아니라,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패배감을 맛봐야 한다. 그 뿐인가? 감정을 정리하지 못한 폭력과 전쟁 그리고 여러가지 심각한 사회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자, 그렇다면 생각해보자.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으며 불필요한 감정은 억제하고 늘 같음 상태의 안정적인 사회와 불안하고 폭력과 전쟁이 일어나며 배고픔과 끊없는 선택의 기로에 서야하지만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수많은 감정과 선택의 자유를 가진 현 사회 중 어떤 사회가 더 나을까?

 

<<기억 전달자>>는 머나먼 미래, 모두가 잃어버린 감정을 찾기 위해 나서는 열두 살 소년 조너스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과 평화, 자유와 선택, 가족, 고령화 문제, 안락사, 장애인 문제 등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수많은 사회문제를 지닌 채 불안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고통과 슬픔 그리고 절망과 상처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사랑, 우정에 관한 감정을 조금씩 잊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머지않은 미래에 감정도 없는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 고통이나 슬픔 그리고 절망 등은 사랑하며, 행복하고 따스한 느낌이나 감정으로 치유받을 수 있음에도 우리는 기꺼이 그 소중한 그 감정들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다.  그 감정을 잃어가는 지금의 우리가 너무도 안타깝기만 하다. 조너스를 통해 우리는 잃어버리고 있는 그 소중한 감정을 추억하고 기억하게 될 것이다.

 

굉장한 흡입력, 놀라운 상상력이 더해진 <<기억 전달자>>, 영화를 보기 전에 책을 통해 이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먼저 찾아보기를 권한다.

 

(이미지출처: '기억 전달자'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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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셋째주 쓴 서평책들 (2015.2.15~201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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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는 왜 까치에게 쫓겨다닐까?- 우리와 함께 사는 동물들 이야기
김기범 지음 / 자음과모음 / 2015년 1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7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5년 02월 23일에 저장

보이지 않는 아이들
마리 조제 랄라르.올리비에 빌프뢰 지음, 이정주 옮김, 여미경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3년 11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5년 02월 23일에 저장

내가 리더야!
루앙 알뱅 글, 안 몽텔 그림, 예빈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12월
8,500원 → 7,650원(10%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2015년 02월 23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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