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편 섬
이경자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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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속살을 어루만지는 손길, 여성의 근원적 상처와 고독에 관한 이야기 <<건너편 섬>>은 각자 슬픔을 지닌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담은 8편의 단편 모음집니다. 각 단편의 주인공들의 나이가 나와는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슬픔과 상처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시간들과 해소되지 못한 슬픔으로 인한 고독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나의 할머니 혹은 나의 어머니가 겪었을 슬픔일지 모른다는 공감과 여성이라는 공감대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꽃으로 맞아도 눈송이와 부딪쳐도 상처 입는 것이 바로 사람이라고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상처가 존재한다는 말도 있다. 세상에 상처없는 사람이 있을까? 그러기에 이 주인공들의 상처와 슬픔에 더욱 공감하게 되었던 것을 아닐런지.

 

한인 미주 이민 백 년을 기념하는 연중 기획 특집 프로그램에 모자이크 처리된 것은 [콩쥐 마리아]였다. 마리아를 통해 그녀의 친척들과 친구들 백열아홉 명이 미국으로 이민을 했지만 누구 하나 바나나 껍질 까서 먹여준 사람은 없었다. 공장에서 일하며 위로 셋이나 되는 오빠들을 상급학교로 진학시켰던 마리아는 나중에 출세하면 누이동생 우쭐하게 호강시켜줄 거라는 말에 콧날 시큰해지곤 했었다. 늙은 노처녀인 탓에 재취 자리로 혼인을 했지만 후취가 아닌 첩인 자리가 분하고 억울해서 견디다 못해 시집을 뛰쳐나왔지만 고향에서는 가문 망신이라며 떠나길 바랬다. 미군 부대에서 일하던 미스터 한의 소개로 앤드류를 만나고 하와이에 왔으나 앤드류의 탈영으로 마리아는 굶어 죽지 않고 살기 위해 클럽에 나가 군인을 상대하게 되었다. 양공주 출신인 마리아는 교인들과 한자리에 앉지도 못했다. 이후 피터를 만나 처음으로 남자의 사랑을 느끼게 된 마리아였다. 피터가 식도암으로 죽은 뒤 혼자되었지만, 마리아를 통해 미국 시민이 되어 댈러스 시내 중심에 빌딩을 사고, 자식들을 일류 대학에 보낸 오빠들과 의사, 회계사, 변호사도 있는 조카들과 조카 사위들 모두 마리아 근처에 살려 하지 않았다. 슬픈 이민사의 상처를 안은 마리아는 스스로를 고독하게 만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국 이민 백 년사의 초석은 우리가 '양색시'라고 경멸해 부르기를 서슴지 않는 여성들의 '자기희생'을 토양으로 했다는 말로 인터뷰를 맺었다. 그가 말하는 1분 동안 화면은 한국전쟁 이후의 기지촌 풍경을 다양하게 보여줬다. 의정부, 동두천, 평택, 송탄 등지의 기지촌에서 짙은 화장을 한 한국인 여성과 미군들이 뒤섞여 걷거나 춤을 추는 모습이었다. (본문 32,33p)

 

가족을 때리기 위해 참나무 장작을 휘두르고, 아이들과 아내를 겁주기 위해 위협적으로 눈을 부라리며 소리지르던 아버지의죽음,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도 아버지를 벗는 일이 쉽지 않았던 엄마와 가족들의 이야기 [미움 뒤에 숨다].

계모의 간사하고 포악함에 집을 나와 함께 살던 다섯살 터울의 세희와 명희 자매는 인민군이 쳐내려오자 지독한 빨갱이가 되어 새로운 세상에 대한 사업과 회의로 바빠진 세희가 쌀이 떨어지기 전에 돌아온다는 말과 함께 나간 후 54년을 헤어지게 된다. 54년 동안 언니가 죽었을 거란 상상은 하지 않았으며 자신보다 못 살거란 상상도 하지 않았던 명희에게 세희는 명희의 의지를 벗어난 신앙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54년 만에 만난 언니는 약속을 못 지킨 것에 대한 미안함도 없었고 잘 살았을 거라는 기대와 다른 몰골이었다. 언니가 기다리라고 한 날부터 이제껏 인생을 단 한발짝도 떼어놓지 못했던 명희에게 이제 언니는 없었다. 언니를 마음껏 비웃었던 명희는 버스가 떠난 뒤에야 언니를 부르기 시작했다. 또 다시 언니를 놓치게 된 세희. 서로를 그리워했던 마음은 만남으로 인해 오히려 사라지고 있었다. [언니를 놓치다]는 분단국가의 그리움이 서로 다른 이념으로 인해 몰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제된 슬픔] 역시 분단국가의 아픔을 담은 책이다. 삼촌과 아버지가 납북을 하고 외할머니와 어머니와 살아가던 석이 삼촌이 간첩이 되어 내려오면서 겪게 되는 아픔 역시 분단국가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순영 아빠]는 죽은 아내의 독백이 담긴 단편이다. 사라져 버린 진실 앞에서 목숨을 끊을 수 밖에 없었던 아내가 진실을 외면한 채 아내를 타박했던 남편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쓰고, 자책하며 절망하는 모습을 보며 건네는 아내의 독백이다.

 

당신 죄는 아닙니다. 그렇게 모질게 당신 책망하면 안 돼요. 그건 사랑이 아니랍니다. 그게 사랑이 아니라는 거 이제 알겠어요.

아, 순영 아빠. 지금 당신은 내가 그렇게 주저앉지 말라고 부택했는데도 땅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 당신을 사납게 때립니다. 당신의 머리를 땅바닥에 짓찧습니다.

"내가 죽인 거야!"

울부짖는군요. 하늘이 듣게, 땅이 듣게....

아닙니다. 내가 나를 죽였습니다. 한 가지 숨구멍이라도 보였더라면 거기 얼굴을 대고 숨을 쉬었을 것을. 하지만 더는 버틸 힘이 없었던 거 이해해주세요. 그러니 순영 아빠, 당신 자신을 책망하는 거, 더는 하지 말아요. 당신도 이제 당신을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기를. 제발. (본문 179p 세상의 모든 순영 아빠)

 

이혼한 여성이 딸과 함께 살면서 소설을 쓰는 작가가 주인공인 두 작품 [고독의 해자][이별은 나의 것]에서는 소설가로서의 삶으로 인해 상처를 입은 여성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표제작 [건너편 섬]은 서른 살에 아들을 낳고 삼칠일이 되기도 전에 남편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면서 혼자 된 여인이 홀로 아들을 뒷바라지하며 아들을 키워냈음에도 외로운 노년을 보내는 일상을 그렸다.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찾아온 슬픔과 고독을 다룬 다른 작품과 달리 현실의 모습을 반영하여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 시대의 여성의 고독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듯 싶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년의 여성 모습은 바로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과 진배없기에.

 

"엄마도 참 힘들었을 거다. 사랑해야 할 피붙이를 두고....다른 삶을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고......아루 이틀도 아니고 평생을.......불쌍한 인생을 살았다. 유명할진 몰라도 자신은 늘 춥고 불안하고 슬펐을 거다."

아빠가 느리게 말했다. 정화도 정애도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고 사위들은 고객 숙인 채 들었다.

"사람이 죽어야 이해를 하게 되니 참 야속하다만 나도 니들 엄마 많이 괴롭힌 사람이다. 모욕하고...모욕했다." (본문 207p 고독의 해자)

 

<<건너편 섬>>의 주인공 여성들은 우리 할머니와 어머니이며 또 나이기도 하다. 이 주인공들을 오롯이 이해하기에는 나는 아직 엄마로서, 아내로서 갖게 되는 슬픔과 상처에는 익숙치 않다. 하지만 이들로 인해 슬프고 고독했을 엄마를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듯 싶다. 겉도는 자식들 속에서 늘 혼자였던 엄마, 하지만 너무도 늦게 이해해버린 엄마의 슬픔과 고득을 나는 어루만져주지 못 하기에 에 안타깝다. 이제 점점 나이가 들면서 나는 조금씩 여성의 근원적 상처와 고독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이 책을 다시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내 슬픔을 어루만져주겠지.

 

"저 돌아왔어요."

"저요! 김금자요! 돌아왔습니다아."

대답할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그 여자는 수많은 소리를 들었다. 그 여자가 하나하나 장만한 가구들, 말린 꽃송이로 만든 액자, 주방의 그릇들, 옷과 화분들, 모두 인사를 받았다. (중략) 텔레비전을 켰다. 귀에 익은 목소리, 낯이 익은 얼굴들, 아나운서들은 말하고 배우들도 말하고 움직였다.

"잘 왔네요."

"즐거웠어요?"

"무슨 일 없었지요?"
사방에서 그 여자의 인사를 받았다. 그 여자의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어렸다. (본문 250p 건너편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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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 황경신의 한뼘노트
황경신 글, 이인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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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변주곡>이 음표가 그려진 분홍색의 예쁜 표지에 끌렸다면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는 시적인 표현의 제목이 마음에 들어 선택한 책이다. <생각이 나서><밤 열한 시><밀리언 달러 초콜릿> 등 참 많은 책을 쓴 작가였지만 <반짝반짝 변주곡>은 내가 작가와 처음으로 마주한 책이었다. 난해한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묘한 설득력, 묘한 공감이 있었던 터라 작가만의 독특한 매력이 마음에 들었었다. 그래서인지 후속작에 대한 기대 또한 컸는데, 전작에 비해 난해함이 더 커서인지 작품의 매력을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어려웠다. 그런 탓인지 몰입도도 좀 떨어졌다.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작가의 이야기를 들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나의 얕은 독서력 탓일 게다.

 

존재한 적 없으니 이제 존재하게 된 무엇은 타인의 감각, 그러니까 시각과 촉각과 후각과 청각과 미각을 자극하고 그의 세계를 간여한다. 심장을 말랑하게 만들기도 하고, 손바닥을 간질이기도 하고, 귓불을 단단하게 조이기도 한다. 무슨 마음을 먹게 하거나 어떤 행동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인 화백의 그림은 그런 방식으로 나의 세계 안에 낯선 길들을 만들었다. (여는 글 中)

 

피아노의 팽팽한 현을 잡아당겨, 도로 태어난 건반이 도의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조율하는 것처럼. 그러므로 도인 당신과 미인 내가 한 음 높아지고 한 음 낮아져 레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은 당신의 소리로 빛나고 나는 나의 소리로 당신의 세계를 밝혀, 멜로디는 화음이 되고 화음은 노래가 되고 노래는 시가 되어주기를, 이렇게 우리 하나의 세계에 담겨, 어깨를 나란히 하고. (본문 16p)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는 화가가 떨림의 순간을 그림으로 그려내면, 작가는 화가의 그림이 주는 여운을 붙잡아 글로 지은 작품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화가와 작가가 함께 호흡을 맞추어 만든 에세이(책 소개 中)라고 할 수 있겠다. 71편의 짧은 글을 모아 만든 이 책은 계절이 아홉 번쯤 바뀌는 동안 더욱 짙어졌을 두 사람의 호흡에 주목해서 읽으면 더욱 좋을 듯 싶다. '벅찬 그림들을 마음에 품으니 밤마다 꿈들이 찬란했다'라고 표현한 작가의 마음이 담긴 글이니 글마다 그 마음이 얼마나 아름답게 표현되었을지도 짐작할 수 있으리라.

 

 

 

사랑이 날아오는 슬픔이 여태 황홀하니 안식을 구하기는 글렀다. 무채색의 상념에 마음이 기울어지니 찬란한 일상이 버겁다. 진즉에 꽃은 떨어지고 잔가지들도 부러졌는데 단단하게 맺힌 멍 하나 푸르고 붉다. 사람의 흔적이 남은 시간의 씨줄과 텅 빈 공간의 날줄을 엮는다. 한 사람이 공기를 채운다. (본문 164p)

 

 

기다리는 시간 동안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들을 짓는다. 밥을 짓고 옷을 짓고 집을 짓는다. 시를 짓고 노래를 짓고 마른 땅을 갈아 농사를 짓는다. 벌들은 떼를 짓고 나비는 짝을 짓고 누에는 고치를 짓는다. 멀어진 꿈을 조용히 떠나보내며 한숨을 짓다가 아직도 펄럭이는 꿈의 자락을 쥐고 미소를 짓는다. 갓 태어난 고양이의 이름을 짓고 쓰다 만 편지를 마무리 짓는다. (본문 270p)

 

이 그림은 무엇을 담아내고 있을까? 이 이야기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 걸까? 라는 의아함 앞에서 그림과 글이 어우러진 장면과 마주하게 되면 어렴풋이 그들의 이야기가 들려오는 듯 하다. 이인 화백의 그림을 살펴보면서 느끼는 내 감정과 황경신 작가가 느끼는 감정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그 또한 즐거움이 된다. 같은 책을 읽고도 서로 다른 느낌의 서평을 작성하고, 서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처럼 하나의 그림으로 서로다른 수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퍽이나 재미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이야기는 어떠했던가. 문득 한 문장 한 문장마다 작가는 수많은 단어들을 담아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혹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의 조합을 만나더라도 그 단어들의 조합이 비록 이해할 수는 없어도 아름답다고 느껴지곤 한다. 그래서일까? 꼭 모든 것을 이해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런 생각이 스칠때 즈음, 책이  내게 좀더 가까이 다가오는 듯 하다. 그렇게 오늘 이 책을 통해 책읽는 또 다른 법을 배우게 된 것이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이해하는 방법을 말이다. 그러다보면 난해함이 독특함으로 다가오게 되고, 이 책의 매력을 어렴풋이 알게 된다.

 

황경신의 글은 말들에 대한 사랑이기도 하다. 황경신은 운명, 기억, 안부, 연인, 인연, 환송 등과 같이 뜻과 뜻이 모여 이루는 말들을 이리저리 나누고 묶어보면서 말의 속살을 새롭게 발견하고 발명하는 순간에 도달하고자 한다. (본문 277p)

 

 

 

기다리는 시간 동안, 사람들은 크고 작은 매듭을 짓는다. 불길한 예감을 걷어내고 그 자리를 연약한 희망으로 채우기 위해, 구르는 돌과 나부끼는 깃발의 비밀을 감지하기 위해, 타인을 받아들이거나 떠나보내기 위해. 더욱 고요해지고 더욱 간결해지고 더욱 낮아지기 위해. (본문 270, 272p)

 

 

 

나는 다시 만났을 때, 너는 웃었다. 내 말을 듣지 않았다고 혼내지는 말아달라고 하며.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고, 견디든 견디지 않든, 지나가는 것들은 지나가는 거라고, 나는 말했다. 너는 고개를 갸웃거리고, 심장을 보고 싶으냐고 물었다. 보지 않아도 알고 있다고, 나는 대답했다. 그리고 한참을 기다렸지만, 어떻게 알고 있느냐고, 너는 끝내 묻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붉은 심장에 문신처럼 남은, 찢기고 긁힌 상처들을, 나 역시 가지고 있다고. (본문 174p)

 

(이미지출처: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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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둘째주 쓴 서평책들 (2015.4.5~2015.4.11)

 


6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청춘의 민낯- 내 몸, 내 시간의 주인 되지 못하는 슬픔
대학가 담쟁이 엮음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3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7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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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가 아닌 이대로
안오일 지음, 김선배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5년 3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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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껍질 속의 에디
안네 가우스 글.그림, 함미라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2월
8,500원 → 7,650원(10%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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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맨과 투명 망토- 재료공학자
고희정 지음, 김민준 그림, 백성기 멘토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3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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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맨과 투명 망토 - 재료공학자 반가워요, 공학자 4
고희정 지음, 김민준 그림, 백성기 멘토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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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동화와 다양한 과학 상식을 통해 어린들이 공학에 쉽게 다가가고, 나아가 공학자 되기를 꿈꾸도록 도와주는 <반가워요, 공학자> 시리즈 네 번째 이야기는 <<강철맨과 투명 망토>>입니다. <내 꿈을 잇는 다리 이순신대교>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된 이 시리즈는 어린이들에게 다소 생소한 '공학'이라는 단어를 동화를 통해 친숙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관심을 두게 된 책이랍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재료공학자'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는데 재료공학, 신소재 등 다소 낯선 단어들이 등장하지만 동화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거에요.

 

 

 

이 책의 주인공은 은따인 강철이입니다. 강철이는 항상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늘 투명 인간처럼 지낸답니다. 이제는 투명 인간 신세에 익숙해질만도 하지만 항상 불편한데다 굴욕적인 모습을 좋아하는 사랑이에게 들켜 버리는 날에는 눈물이 날 것만 같지요. 그런데 더 큰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4학년 짱으로 군림하며 아이들을 괴롭혔던 양창수를 전학 오자마자 주먹 한 방으로 때려눕히고 바로 학교 짱 자리에 오른 아이, 소심한과 부딪히게 된 것이지요. 강철이가 은따에서 공식 왕따로 낙인찍히는 것은 시간문제였습니다. 집에 돌아온 강철이는 어린시절 유명했던 로봇 강철맨의 힘을 빌려 아이들을 혼내 주는 놀이로 기분을 풀었지요. 

 

그날 저녁, 정형외과 의사인 아빠는 나노만 박사가 최근에 인공 관절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티타늄 합금 신소재를 발명했다는 뉴스를 보며 기분 좋아했습니다. 신소재, 재료공학자 등에 대해 아빠에게 설명을 들은 강철이는 호기심이 생겨 인터넷을 찾아보다 '투명 망토를 만드는 메타 물질'에 관한 기사를 읽게 되고, 그날 밤 학교에서 겪은 굴욕적인 순간을 꿈속에서 겪지만 투명 망토를 입고 멋지게 사라지는 꿈을 꾸게 되지요.

 

 

 

다음 날 아침, 강철이는 우유 배달을 하던 소심한을 발견하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 비밀을 공유하게 됩니다. 그러다 돈을 달라는 근처에 있는 중학교에 다니는 형들을 피해 달아나던 두 사람은 막다른 골목으로 피했다가 투명 망토를 발견하게 되고 15년 후인 2030년 미래로 가게 됩니다. 그들을 미래로 부른 사람은 바로 나노만 박사로 지구를 지키는 강철맨과 소심한 영웅으로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최근에 여러 가지 신소재를 개발한 나노만 박사는 그것들을 이용해 두 사람을 세계 최강의 용사로 만들어 지구를 지키는 임무를 주려 했던 것입니다. 강철맨과 소심한 영웅으로 만들어줄 물건은 바로 빛이 180도 이상 굴절되는 메타 물질을 이용해 만든 투명 망토와 총알을 맞아도 끄덕없고, 입으면 보통 사람이 가진 힘의 30배를 낼 수 있는 탄소 나노 튜브입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민간인 35명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 중인 테러범들을 무찌르고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출동하게 됩니다.

 

 

 

어린이들이라면 누구나 상상해봤음직한 이야기인 탓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이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 나노가 무엇이며, 생체 신소재가 무엇이고, 또 재료공학자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냈습니다. 재료공학의 힘으로 테러범들을 무찌르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재료공학자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할 것이며 나아가 공학자 되기를 꿈꿀 수 있도록 해주네요. 각 장마다 수록된 [재료공학자가 들려주는 재료공학 이야기]에서는 동화에서는 미처 담아내지 못했던 다양한 정보를 수록하고 있답니다. 무엇보다 생소했던 '재료공학자'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알게 된 점이 무척이나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공학자를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정말 적극 추천하고 싶은 <반가워요, 공학자> 시리즈는 공학자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꿈을 향해 나아가는 발판이 되어 줄 것입니다.

 

(사진출처: '강철맨과 투명 망토'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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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껍질 속의 에디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12
안네 가우스 글.그림, 함미라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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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무언증'은 의사소통 장애입니다. 자신이 선택한 사람들, 대부분 가족하고만 말을 하는 것이 특징이지요. 자신이 안정감을 느끼는 환경에서 벗어나면 입을 다물고 뒤를 물러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가고 나서야 무언증임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처음으로 안정감을 주는 환경에서 벗어나는 게 그때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사람들은 이런 모습을 발견해도 아이가 심하게 부끄러움을 타서 그런 것이라고 가벼게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이점이 위험합니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무언증은 더 굳어지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말 中)

 

호두껍질을 쓰고 태어난 한 꼬마 에디는 이 책의 주인공입니다.  아주 단단한 호두껍질을 쓰고 태어났다는 것이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 것일까, 라는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호두껍질을 쓰고 있는 아이'는 무언증을 갖고 있는 아이를 표현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사실 저는, 선택적 무언증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습니다. 에디를 통해서 알게 된 것이지요. 물론 이 책은 선택적 무언증을 가진 아이를 표현하고 있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 앞에서 말하기를 부끄러워하거나 말을 더듬는 등 타인과의 소통을 어려워하는 아이를 위한 책이라고 해도 좋을 거 같아요.

 

 

 

호두껍질을 쓴 에디는 친구들의 목소리도 먼 곳에서 웅웅거리는 것처럼 희미하게 들려 '혹시 내 이야기를 하는 걸까? 나한테 말했나? 어떻게 해야 하지? 대답을 할까? 움직여야 하나?' 등에 대한 걱정을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단단한 호두껍질 때문에 움직이기가 너무 힘들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에디는 마법사 아줌마를 만나게 되었고, 마법사 아줌마는 에디가 껍질을 깨뜨리고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했어요. 딱딱한 껍질이 없으면 훨씬 잘 들리고, 잘 볼 수 있으며 움직이기도 더 쉬울 테니까요. 에디는 걱정이 되었지만 마법사 아줌마는 그런 에디를 잘 다독여주셨고, 덕분에 에디의 마음도 한결 편해졌지요. 마법사 아줌마는 에디를 돕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딸기가 필요하다고 했어요. 마법으로는 딸기가 잘 안 만들어지니 에디에게 도와달라고 하시네요.

 

마법사 아줌마가 에디를 살짝 밀며 문 앞 대기실로 데려다준 탓에 에디는 손님 대기실로 나오게 되었고, 겁쟁이 토끼를 만나게 되었어요. 에디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겁쟁이 토끼를 빤히 바라보며 조그만 목소리로 못할 거 같다고 말했지요. 하지만 겁쟁이 토끼는 잘 듣지 못했고 에디는 좀 더 큰 소리로 말해야했어요. 사실 겁쟁이 토끼는 귀를 묶고 있어서 아무 소리도 못 들었거든요. 토끼는 귀를 묶고 있으면 겁도 안 나고 무섭지도 않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겁쟁이 토끼 덕분에 웃게 된 에디는 딸기 가게로 곧장 달려갔지만, 가게 앞에 다다르자 바닥에 뿌리가 박힌 나무처럼 꼼짝도 할 수 없었어요. 그러나 이미 딸기 장수 아줌마가 에디를 보았어요. 에디는 정말이지 너무 겁이 나고 무서웠습니다. 에디가 말을 하면 딸기 장수 아줌마의 귀에서 상추 잎사귀가 돋아날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아줌마가 먼저 에디가 딸기를 사러 온 것을 알고 돈을 받고 딸기를 건네 준 탓에 에디가 딸기 사는 걸 해낼 수 있었어요.

 

 

 

이제 마법사 아줌마가 에디를 도와줄 수 있을 거에요. 하지만 딸기를 받아 든 마법사 아줌마는 오늘은 늦었으니 다음에 계속 하자고 하네요. 다음 날 마법사 아줌마를 찾아간 에디에게 마법사 아줌마는 밀가루가 필요하다고 하네요. 이번에도 여전히 귀를 묶은 겁쟁이 토끼를 만났고 겁이 난다는 에디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해 에디는 큰 소리로 외칠 수 밖에 없었어요. 그 덕에 핑계거리가 없어진 에디는 밀가루를 사러가야했고, 에디는 주인 아저씨가 자신을 놀리며 배꼽이 빠져라 웃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하지만 에디는 밀가루의 첫 음인 'ㅁ'자를 이야기하게 되었고, 아저씨는 여러가지 물건 중 밀가루를 찾아냈지요. 하지만 이번에는 마법사 아줌마는 겁쟁이 토끼와 영화 보러 가기로 약속했다면서 또 다음에 하자고 하시네요.

하지만 마법사 아줌마는 다음 날은 우유, 다음 날은 달걀, 다음 날은 설탕, 또 그 다음 날은 당근이 필요하다고 하시며 에디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에디는 가게를 가야만 했어요. 헌데 그러는 동안 에디는 무엇이 필요한지 조금씩 말을 하기 시작했고, 단단했던 호두껍질 점점 얇아졌지요.

 

"잠깐! 지난번에도 내가 말을 하면 딸기 장수 아줌마의 귀에서 상추 잎사귀가 돋아날까 봐 겁을 냈었지. 그리고 가게에 갔을 때는 천장이 무너질까 봐, 그리고 점원 아저씨가 날 놀릴까 봐, 또 처둥 번개가 칠까 봐 잔뜩 겁을 먹었었지. 그리고 또 있었어. 점원 아저씨가 머리 셋 달린 용으로 변할까 봐 겁을 먹고 엄청 무서워했는데. 그런데 그런 일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어. 어쩌면 내가 그냥 말을 해도...." (본문 39p)

 

 

 

이렇게 에디는  스스로 호두껍질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마법사 아줌마는 에디가 스스로 말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었고, 느긋하게 에디를 잘 기다려주었습니다. 처음부터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몇 마디 말'이 필요할 뿐임을 알려준 셈입니다. 사실 부모는 아이가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어려워하면 걱정을 하면서도 조바심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때로는 아이를 몰아세우기도 하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선택적 무언증'은 노력하는 것 자체로도 아주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으며 '몇마디 말'로 시작하는 것임을 일깨웁니다.

 

몇 마디 말, 그것이 시작입니다. '몇 마디 말'은 시작을 알리는 좋은 신호니까요. (작가의 말 中)

 

우리 아이가 '선택적 무언증'이 아니라 해도 소통의 어려움을 느낀다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네요. 잔뜩 겁을 먹고 아무 말 못하는 아이에게 소리치기 보다는 '몇마디 말'이 시작이 될 수 있으며, 마법사 아줌마처럼 천천히 기다려줘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을 테니까요. 또한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에디의 심리 상태가 너무도 잘 표현되어 있어 다른 사람과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이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답니다. 단단한 호두껍질 속에 갇힌 아이들이 이 책의 주인공 에디를 보고 용기를 얻어 스스로 껍질에서 나올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이미지출처: '호두껍질 속의 에디'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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