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 시인의 귀촌 특강 - 누구나 한 번은 꿈꾸는 귀촌에 관한 모든 것
남이영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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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귀촌 생활을 꿈꾸지 않는 이는 많지 않으리라. 나 역시도 남편의 정년 퇴임 후엔 시골 생활을 계획 중에 있다. 물론 지금이라도 복잡한 도시를 떠나 조그만 텃밭을 가꾸며 여유를 즐기고 싶지만, 나와 남편의 직장과 두 아이의 교육 문제로 인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복잡하고 답답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현실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촌 생활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은 언젠가는 용기를 내게 될 귀촌 생활에 대한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얻기 위함이리라. 그렇게해서 이번에도 또 눈길을 준 책은 자연의 일정에 따라 살면서 날마다 행복을 맛보고 있다는 저자 남이영의 <<명랑시인의 귀촌 특강>>이다. 이 책은 터전 선정부터 생계, 적응에 이르기까지 귀촌에 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담고 있는 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실전 가이드이다. 특히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시골에서도 농사짓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온 다양한 자신의 경륜을 살려 먹고살 수 있는 직업을 발굴해 귀촌하려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한다.

 

 

이 책은 '버리고 나면 비로소 보이는' 귀촌에 대해 진솔한 삶을 안내하는 나침반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자연이 공짜로 주는 삶을 따라가다 보면 자신의 삶이 얼마나 달라져 있는지 깨달을 수 있고, 겸허한 삶이 어떤 것인지 돌아보게 한다. 정신없이 살면서는 절대로 알 수 없었던, 진짜 자신이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를 발견하는 것이다. 더불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나누며 사는 것을 통해 저절로 깨우치는 것이 어떤 행복을 가져다주는지 알게 된다. (본문 9p)

 

 

허겁지겁 일어나고, 쓰러져서 잠들던 도시 생할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저자는 '하루라도 빨리 용기를 내는 게 만족한 삶을 맛보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다른 문제들은 둘째치고라도, 두 아이의 교육문제는 귀촌 생활을 결정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의 모든 삶을 버리고 용기를 내 귀촌 생활을 시작한다면 뭘 먹고 살아야 하는가 말이다. 고단하기만 한 삶에서 벗어나고픈 마음가짐대로 할 수는 없는 현실이 발목을 잡고 있으니. 헌데 저자는 시골에서 농사짓지 않고도 먹고살 방도가 널려 있다며 집수리, 시골집 연구소, 시골 부동산, 농사철 일감, 농기계, 농산물 판매, 농산물 포장디자인, 저장식품 판매, 행사 기획자 등 다양한 직업을 소개하고 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으면 진정한 행복을 맛볼 수 있단다. 꼭 기억해야할 부분은 있다. 적게 벌고 적게 쓴다는 마음만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꼭 명심해야한다는 것. 그렇다면 또 하나의 고민인 자녀 교육은 어떨까? 이 자녀 교육에 대한 걱정은 내 아이만은, 하는 욕심과 다른 아이들은, 하고 비교하는 기우에서 생기기 때문에 이런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행복과는 상관없는 무한 경쟁에서 지쳤기 때문에 시골로 가려고 한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녀 교육도 시골이 답이라고 전한다. 시골 학교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도 다양하고 가종 문화예술 중심으로 프로그램도 풍부해서 학교가 학원 몫까지 톡톡히 하고 있으며, 지역의 강점을 살려 체험활동을 넓히고 특성화하는 차별화 전략도 펼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용기!인 것이다.

 

 

<<명랑 시인의 귀촌 특강>>에서는 이렇듯 귀촌할 마음은 있는데 길이 보이지 않는 귀촌 희망자들에게 오랜 망설임 끝에 귀촌에 성공해서 얻은 저자의 생생하고 구체적인 정보와 방법을 빠짐없이 수록하여 앞으로 귀촌하려는 사람들, 시골 생활을 가슴에 품고 있으면서도 선뜻 도시생활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지표가 되어줄 것이다. 또한 시골생활에서 벌어지는 일기나 다름없는 내용도 에세이처럼 담겨져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며 나름대로의 귀촌 생활을 상상해볼 수 있도 있겠다.

 

 

시골에 와서 마음이 평화로운 걸 경험한다. 안빈낙도(安貧樂道)가 어떤 맛인지 제대로 느낀다. (중략) '가난한 생활을 하면서도 편안한 마음으로 도를 즐겨 지킨다'고 사전에 나온 안빈낙도.

도를 지키는 것까지는 몰라도 하루에도 몇 번씩 참고, 인내하며 견뎌내야 하는 것과 사투를 벌이는 일은 사라졌다. 한숨도 날아가고, 살기 싫다는 감정도 어디로 가버렸다. 타샤 튜더 할머니처럼 나도 수명이 다할 때까지 하고 싶은 일이 늘어날 것만 같다. 어린아이처럼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신기한 것뿐이다.

시골에 와서 웃음을 찾았다.

촌사람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본문 211p)

 

마음 속에 품고 있던 귀촌 생활에 대한 동경이 이 책을 통해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이 든다. 귀촌 생활을 꿈꾸면서도 아무런 대책도 없었고, 그 어떤 정보도 없었는데 이 책은 내게 귀촌 생활에 대한 훌륭한 안내서가 되어주었다. 물론 여전히 먹고 사는 문제와 자녀 교육문제로 당장 실천하겠다는 결심을 내릴 수는 없었지만, 어느 정도의 마음가짐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귀촌 생활을 꿈꾼다.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로 쉽게 귀촌 생활을 시작하지 못한다. 그런 이들에게 이 책은 좋은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며 용기를 줄 것이다. 풍요로운 삶을 원한다면 지금 이 책을 한 번 펼쳐보시라. 내내 망설이기만 한다면 결코 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미지출처: '명랑 시인의 귀촌 특강'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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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 대한민국 스토리DNA 10
염상섭 지음 / 새움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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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는 1931년 1월 1일에서 9월 17일까지 총 215회에 걸쳐 <조선일보>에 연재된 작품으로 서울말의 보고라 할 수 있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우리 소설 가운데 서울말을 가장 풍부하게 살려 쓴 작품인데 서울에 거주하는 중간층의 구체적인 생활 언어를 생생하게 살려 씀으로써 선험적 의미항에 폐쇄적으로 규정되는 전() 단계 문학의 일반 성격과는 분명히 구별되는 새로움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하나의 또는 몇 개의 척도로써 현실 세계와 그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의식을 재단, 가치 평가의 서열화를 도모함으로써 좁은 단일성의 세계에 갇혔던 지난 시대 문학 일반과는 달리 복잡한 관계의 그물로 이루어지는 복합성의 세계, 중층성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네이버 지식백과)고 한다.

 

 

엽상섭이 대표작인 <<삼대>>는 비록 제대로 읽지는 못하였다 하더라도 국어 교과서에 꼭 등장했으며, 한국소설사에 한 획은 그은 작품이니만큼 모르는 이는 거의 없으리라 생각된다. 이 소설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하 급변하는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세대 간의 대립과 고민 속에서 인간의 이기심과 자본주의적 욕망에 대한 작가의 통찰은 지금 현 사회 속에서도 통용되는 내용이니만큼 꼭 읽어야 하는 장편소설이라 하겠다. 이에 이야기성이 강한 소설을 골라 펴냈으며, 드라마 영화 만화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의 원형이 되는 작품 위주로 구성한 새움출판사 독자가 사랑한 한국문학 <대한민국 스토리 DNA 100선>시리즈를 통해 살펴보면 좋으리라. 이는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 분명할 것이기에.

 

끼니때 밥 먹으러 들어가기를 겸연쩍어하는 친구의 심사에도 물론 동정이 가지만 공장에 다닌다는 딸의 모양을 상상하여 보고는 얇은 호기심과 함께 몹시 가엾게 생각되었다. 덕기는 밥걱정 없는 집안에서 자라나서 구차살이란 어떤 것인지 딴 세상 일 같지마는 그래도 워낙 판이 곱고 다감한 성질이니만큼 진순한 청년다운 감격성과 정열을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본문 11p)

 

<삼대>의 중심이 되는 '삼대'는 대지주이며 재산가인 조부 조의관, 봉건적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는 과도기적 인간형인 아버지 조상훈, 선량하지만 조부와 아버지의 부조리함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소극적이고 우유부단한 인간인 아들 조덕기로 이루어진다. 이 조씨 일가가 소설의 중심에 놓여있으며 이들 주변으로는 덕기의 친구 병화와 그를 둘러싼 실천적 진보주의자와 돈에 얽매이는 이들이 둘러싸고 있다. 이 이야기는 명분과 형식에 얽매인 봉건적 구 세대의 전형인 조부가 사망하자 재산상속 문제가 중요하게 대두면서 주변인물들의 추악한 인간상이 드러나면서 절정을 이룬다. 이는 자본주주의 절정인 현 사회의 한 단면이리라.

 

이 음산한 공기가 모두 안방에서만 흘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고 뒤꼍이고 그 몇 연놈들의 몸뚱어리가 슬쩍하는 데서면 풍겨 나오는 것일지도 모를 것 같다. 웬일일꼬? 돈? 돈 때문에? 돈 동록 냄새가 욕기의 입김에 서려서 쉬고 썩고 하여 나오는 냄새 같기도 하다. 그러나 돈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생각하면 뉘 집에서나 열쇠 임자의 숨이 깔딱깔딱할 때가 돌아오면 한 번은 겪고 마는 풍파가 이 집에서도 일어나려고 뭉싯뭉싯 저기압이 끓어오르는 것일지도 모른다. 덕기는 정신 바짝 차려야 하겠다고 생각하였다. (본문 431p)

 

 

이 소설에서는 여러 측면의 갈등도 엿볼 수 있다. 체면과 권위를 위해 상당한 돈으로 족보를 만든 조부와 쓸데없는 족보보다는 그 돈으로 교육사업에 쓰자는 신식교육을 받은 상훈의 대립으로 이는 그 당시 서로 다른 사상의 대립을 보여준다. 그리고 여인들의 갈등과 홍경애를 둘러싼 상훈과 덕기의 갈등도 엿보인다. 이 소설은 이렇게 돈과 욕망을 둘러싼 인간의 양면성과 심리 묘사가 탁월한 작품이라 하겠다.

 

 

 

『삼대』는 장편으로서의 규모나 구성의 치밀성, 내용상의 풍요로움에 있어 한국소설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된다. 1920년대 일제강점기하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조의관, 조상훈, 조덕기에 이르는 삼대를 통해 세대 간의 대립과 그 필연적 몰락 과정을 담는다. 한국근대문학의 아버지이자 리얼리즘 문학의 출발점으로 불리는 염상섭. 인간의 복잡한 폐부를 꿰뚫어 보는 그의 날카로운 눈은 박쥐 같은 인간의 양면성을 세세하게 포착하는가 하면, 핏줄보다는 돈으로 움직이는 인간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당대의 풍습과 서울 풍경, 일상 언어를 생동감 있는 필치로 그려냈다. (표지 中)

 

새움출판사 <<삼대>>는 작품의 원형을 해치지 않기 위해 사투리나 속어, 대화체의 옛 표기 등을 되도록 살리려 했으며, 독자들의 이해하기 쉽도록 간략한 설명을 붙였다. 이를 통해 현대의 독자들은 그 당시의 생활 양식과 가치관, 서울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삼대>>는 국어 교과서를 통해 소설의 단면만 살펴왔던 것이 전부였는데, 이렇게 이 소설을 오롯이 살펴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개인적으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또한 자본주의의 중심에 선 현대인들에게 이 소설은 필독서이자 앞으로도 민족의 고전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자본주의의 병폐 속에서 이 소설은 또 하나의 길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기에.

 

돈이란, 재산이란 이렇게 무서운 것이요, 어려운 것인 줄을 덕기는 비로소 깨달은 것 같다. (본문 461p)

"사람이란 옷 한 겹만 입은 것이 아니라 마음과 몸뚱어리 위에 몇백 겹 몇천 겹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엇으로 싸고 살아가는 것 같았다. " (표지 中)

 

 

(이미지출처: '삼대'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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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가 속상하면 너무너무 속상하면]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소피가 속상하면, 너무너무 속상하면 - 소피의 감정 수업 2 작은 곰자리 29
몰리 뱅 글.그림, 박수현 옮김 / 책읽는곰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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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이자 칼데콧 명예상, 샬롯 졸로토 상, 제인 애덤스 평화상 등을 수상한 <소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에 이어 16년 만에 후속작인 <<소피가 속상하면, 너무너무 속상하면>>이 출간되었습니다. 전작은 감정을 조절하는 법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반면, 이번 <<소피가 속상하면, 너무너무 속상하면>>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답니다. 표지 삽화만 봐도 소피가 너무너무 속상하다는 걸 알 수 있겠어요. 왜 소피는 이토록 속이 상한 걸까요? 그 마음을 헤아려보기 위해 아이와 함께 서둘러 책을 펼쳐봅니다.

 

 

소피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숲도 좋아하지요. 멀리 선생님은 반 친구들에게 학교 끝나고 가장 좋아하는 나무 한 그루를 찾아본 다음 나무의 줄기랑 가지랑 이파리를 찬찬히 살펴보라고 말씀하세요. 그런 다음 내일 머릿속에 담아 온 나무를 그릴 거라고 하세요. 소피에게는 이미 가장 좋아하는 나무가 있는데, 바로 집 가까운 숲 속 아름드리 너도밤나무지요. 화가 나거나 슬플 때 이 마음에 오르면 어느새 마음이 스르르 풀리거든요.

 

 

소피는 너도밤나무를 찬찬히 바라보았습니다. 나무 밑동은 굵고, 꼭대기는 가느다란 게 길쭉한 삼각형 같고, 나뭇가지들은 곧게 뻗어 나가다가 휘어졌지요. 소피는 나무를 타고 오르며 손바닥으로 매끄러운 껍질을 느껴보았고, 나무껍질, 나뭇가지, 이파리들을 가만히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나무를 끌어안고 하나하나 마음에 새겼어요.

 

 

다음 날 학교에서 소피는 자신이 너도밤나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림을 보여줄 생각에 마음이 들떴어요. 그런데 줄기를 회색으로 칠했더니 나무가 칙칙하고 슬퍼 보였지요. 완전히 잘못 그린 것 같다는 생각에 소피는 나무를 파랗게 칠했지요. 그랬더니 안 슬퍼보였어요. 나무가 파란색이라 하늘은 주행색으로 칠했어요. 그랬더니 나무가 또렷하게 드러났고 너도밤나무는 정말 멋져 보였습니다. 소피가 느낀 그대로였어요. 소피는 나무를 멋져 보이게 하기 위해 나무에 노란 테두리를 그렸고, 숲 속에서 본 동물들도 그려 넣었어요. 기분이 진짜진짜 좋았지요. 하지만! 앤드루가 소피의 그림을 살펴보더니 나무가 틀렸다며 다른 친구들과 웃기 시작했어요.

 

 

소피는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싶었지요. 소피는 자신의 그림이 싫었고, 그림 그리는 것도 싫었어요. 그때 멀리 선생님이 나타나 소피가 틀리다는 앤드루의 말을 듣고, 소피에게 그림 얘기를 들려달라고 하시네요. 의기소침해진 소피는 용기를 내어 자신이 느낀 그대로 그림에 대해 이야기했고, 선생님은 느낀 대로 색칠한 소피의 마음을 이해해줬어요. 여전히 소피가 틀렸다고 생각한 앤드루 역시 자신의 그림을 설명하면서 느낌을 이야기했지요. 앤드루는 소피의 그림을 보고 나무가 행복해 보인다고 했고, 소피 역시 앤드루의 그림이 마음에 든다고 말해줍니다. 이제 소피는 화가 나지도, 슬프지도 속상하지도 않았고, 여전히 그림 그리기와 나무를 좋아한답니다.

 

 

자신이 그린 나무 그림을 보고 진짜진짜 좋았던 소피에게 앤드루는 틀렸다고 말합니다. 소피가 얼마나 속상했을까요? 그저 달랐을 뿐인데 틀렸다고 말한다면 정말 속상할 거 같아요. 자신감도 사라지지요. 다행이 멀리 선생님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이끌어줍니다. 속상했던 소피는 멀리 선생님의 말씀에 자신의 생각을 용기내서 말하게 되었고, 앤드루 역시 자신의 그림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소피의 입장을 생각해보게 되었지요. 그림을 그리는 방법이 서로 달랐을 뿐이지, 서로가 나무를 보고 느낀 감정 그대로 그렸다는 것을 멀리 선생님을 통해 배우게 되었거든요. 소피는 자신감을 되찾았고, 앤드루도 다름을 인정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우리는 '다르다'는 말보다는 '틀렸다'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하지요. 다를 뿐인지 틀린 것은 아닌데, 틀리다는 말을 듣게 되는 아이는 정말 속이 많이 상할 거 같아요. 그래도 그럴때는 소피처럼 용기를 내어 말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렇다면 상대방도 틀린 게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줄 거에요.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어린들의 감정을 너무도 잘 표현한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작에 이은 또 하나의 베스트셀러가 탄생될 듯 싶네요. 두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배우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어린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다루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뉴욕 타임스

 

(이미지출처: '소피가 속상하면, 너무너무 속상하면' 본문에서 발췌)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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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신기한 마술 색칠북 (책 + 마술붓) 신기한 마술 색칠북
에리카 해리슨 그림, 피오나 와트 글 / 어스본코리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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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색칠북 한 권을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요즘 컬러링북이 워낙 대세이다보니 이 색칠북은 아이들을 위한 컬러링북이겠거니~ 생각했지요. 유아의 어린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정말 좋은 색칠북이네, 라는 아주 단순한 생각을 하면서 책을 살펴보았습니다. 오잉? 보통 컬러링북에는 색연필이 담겨있게 마련인데, 이 색칠북에 담겨진 펜은 '마술펜'이라고 하네요. 책을 자세히 살펴보고 나서야 이게 뭘까? 하는 궁금증이 마구 일기 시작했습니다. 표지를 넘기니 마술펜에 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네요. 마술펜을 물에 삼짝 담갔다가 칠하면 마술처럼 색깔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어떻게 색깔이 나타난다는 건지 정말 감이 오지 않더군요.

 

 

 

 

페이지를 넘겨보니 크리스마스에 관한 다양한 그림들이 가득합니다. 크리스마스트리, 겨울의 풍경을 담은 마을, 방울, 장난감 병정, 양말, 새, 과자집 등등 검정 선만으로 그려진 16장 그림이 담겨져 있습니다. 어떻게 색이 칠해진다는 건지 너무너무 궁금해서 예쁜 초를 칠해보기로 했습니다. 작은 컵에 약간의 물을 담아 마술펜을 잠깐 담갔다가 색을 칠해보았지요. 어머나!!! 촛불을 칠했더니 노란색이 나타나네요. 다른 부분을 또 칠해봤더니 이번에는 또 다른 색이 나타납니다. 어떻게 이렇게 기이한 일이??? 정말 마술펜이네요. 아이는 어떻게 색이 칠해지는지 너무도 궁금해하면서 색을 칠했습니다. 책의 마지막 표지에 <이 날개를 펴서 색칠하려는 그림의 뒷장에 놓고 색칠해요. 다음 장에 색깔이 배어나지 않게 해 줄 거예요.>라고 적혀있습니다. 그리는 면 뒤에 표지를 받치면 되지요. 그럼 색칠도 잘 되고 뒷부분에 배어나지도 않아요. 그저 신기함에 처음에 그냥 색칠을 했더니 뒷장에 그림이 배어났더군요. 하지만 표지를 받쳐놓고 색칠하면 괜찮으니 꼭! 기억하세요.

 

 

유아의 아이들이 색칠을 하다보면 손에 묻기도 하고, 그림이 아닌 여기저기에 색을 칠해놓기도 하지요. 아이 생각대로 색칠이 되지 않아 짜증을 내는 경우도 다반사일 거에요. 헌데 이 색칠북은 이런 고민들이 다 필요없습니다. 약간의 물만 있다면 예쁘게 색칠이 되니까 말이죠. 그러다보면 아이들이 그림 그리기에 자신감이 생기지 않을까요? 마술펜을 대기만 하면 예쁜 색이 샤샤샥~생겨나니까 말이죠. 그리고 마술과 같은 이 책에 과학적 호기심도 함께 발동할 수 있구요. 정말 멋진 색칠북입니다. 신기한 마술펜에 어른인 저도 눈이 휘둥그레졌으니까 말이에요. 그림 그리기가 한층 더 재미있어질 <<크리스마스 신기한 마술 색칠북>>이더군요. 책 말미에 그 원리를 설명해주었다면 더 좋았겠다, 싶네요. 여전히 그 비법이 궁금하거든요..ㅎㅎ 아이와 신기한 그림 그리기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네요. 조카에게도 선물해줘야겠습니다. 정말 좋아할 거 같지요?

 

자, 이제 이 신기한 마술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이미지출처 : 크리스마스 신기한 마술 색칠북'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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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빛나 2019-12-19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크리마스마스보내주세요
내기사랑해요내일떡국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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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비밀 마탈러 형사 시리즈
얀 제거스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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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오펜바흐 문학상 수상작이자 독일 TV 화제의 드라마 원작소설인 <<한여름 밤의 비밀>>은 예기치 않은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스릴러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스릴러 이상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역사를 배경으로 하여 전쟁의 고통, 슬픔, 한 등을 이야기 하는 의미심장한 작품이다.작가 얀 제거스는 마부르크 문학상, 오펜바흐 문학상, 스위스 추리소설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휩쓸며 명실공히 독일 스릴러 문학의 거장으로 떠오르는 인물이라고 하는데 이 소설은 그의 <마탈러 형사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호프만 씨가 생전 처음으로 TV 방송국에 가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비롯된다. 호프만 씨는 일흔다섯으로 자신이 건강하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앞으로도 오래 살기를 바라며, 또 한 가지 바라는 것은 여자 친구 블랑슈 양보다 먼저 죽는 것이다. 스물일곱 살에 미혼인 발레리는 아르페 TV 방송국에서 일하며 이번 <당신과 나 같은 이웃들>이라는 보통 사람들이 사는 곳과 그들의 평범한 삶에 대해 보여주는 방송에 호프만 씨를 초대했다. 이 방송에서 호프만 씨는 자신은 독일인이었으며 열두 살까지 프랑크푸르트에서 살았고, 부모님 없이 아버지 친구를 따라 혼자 프랑스로 오게 되었다고 밝힌다. 호프만은 이후 유대인이었던 부모님의 소식을 듣지 못했으며, 잊으려 노력했다고 덧붙힌다. 자신은 유대인에 대해서도 나치에 대해서도 알려고 하지 않았고, 그냥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길 원했기에 이후 단 한 번도 그 땅을 밟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기억은 잊으려 노력은 할 수 있지만 사실 불가능했고, 잊으려 해도 잊을 수가 없었다는 용기있는 고백을 하게 된다. 방송이 끝난 후 호프만 씨는 자신을 크리스틴 들로네라 밝히는 어떤 부인으로부터 전해줄 편지가 있다는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부인은 그 편지 봉투에 호프만 씨의 이름과 아버지 이름 그리고 '아우슈비츠'란 글자가 써 있다고 했다.

 

호프만은 발레리와 함께 들로네 부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녀가 전달한 봉투에는 세상에 발표되지 않은 '한여름 밤의 비밀'이라는 자크 오펜바흐의 친필 오페레타 악보가 담겨 있었고, 이는 수백만 유로의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발레리는 프랑크푸르트에 가서 독일 음악 출판사와 만남을 추진하자고 하지만, 호프만의 반대로 발레리는 악보의 저작권 문제를 계약하기 위해 홀로 떠나게 된다. 이후 발레리의 약속장소였던 강 위에 떠 있는 작은 레스토랑에서 다섯 명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이 돈이나 귀금속에 관심이 있어 범행을 저지른 것 같지 않아 보이는 이 사건에서 레스토랑의 주인은 사라졌으며, 발레리의 행방도 알 수 없었다. 경찰청 강력계 팀장 로버트 마탈러는 희생자들과 희생자의 주변인물들을 탐색하며 사건을 추적하지만 사건은 오리무중이었다. 독자는 마탈러를 쫓아 사건을 추적하다보면 악보를 둘러싼 욕망을 엿보게 된다. 그랬다. 겉으로 보기에 이 소설은 수백만 유로의 가치를 가진 악보를 차지하기 위한 살인 그리고 범인을 추적하는 형사를 다룬 스릴러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건을 추적하고 진실과 가까워졌을 때 그 속에 역사적 사건과 관련된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범인을 추적하고 잔인하기만 한 진실이 드러나면서 비로소 이 소설의 진가가 발휘된다.

 

 

이 잔인한 진실이 아니었다면 다소 긴장감 떨어지는 추리소설이라고 평가했을지도 모르겠다. 흥미로운 소재였지만 스토리의 진행은 흥미롭지 못했다. 하지만 허구의 소설에서 역사의 진실을 보게 된 듯한 기분이라고 해야할까, 전쟁이 가져온 고통, 슬픔, 한 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독일작가인 얀 제거스가 전범국가가 가진 역사의 치부를 소설 속에서 드러냈다는 점이 내게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역사를 왜곡하고 숨기려는 일본과는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우리나라 역시 전쟁의 고통, 아픔을 가진 역사 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탓일 게다.

 

60년 만에 공개된 세계적 음악가의 친필 악보를 둘러싼 이야기 <<한여름 밤의 비밀>>은 이렇듯 추리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소설이었다. 형사 마탈러의 캐릭터가 상당히 돋보이는 소설로 추리가 주는 긴장감보다는 작품이 담고 있는 의미를 염두해서 읽으면 작품을 오롯이 담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절대로 독자를 지루하게 하지 않는다'라는 좌우명으로 작품을 집필한다는 얀 제거스의 또 다른 작품을 기대해본다.

 

(이미지출처: '한여름 밤의 비밀'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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