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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괄량이 패티 ㅣ 레인보우 북클럽 2
진 웹스터 지음, 이선혜 옮김, 한현주 그림 / 을파소 / 2008년 12월
평점 :
<키다리 아저씨>로 유명한 진 웹스터의 또 다른 작품 <말괄량이 패티>를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 키다리 아저씨의 주인공 ’주디’만큼 ’패티’ 역시 아주 매력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두 주인공 모두 내 마음에 쏙~ 드는 캐릭터이다. 특히 이번에 만나본 패티는 그동안 내가 꿈꾸었던 ’모습’과 닮아있는데, 지금의 용어로 말하자면 ’엄친딸’로 공부 잘하고, 성격 좋고, 친구들을 통솔하는 리더십도 강하면서, 배려할 줄 아는 인물로, 이 또래의 여학생들이라면 누구나 닮고 싶은 캐릭터일거라 자신한다.
표지 속 패티의 모습은 말괄량이 그 자체이다. 저자가 1911년에 쓴 작품이라고 하니, 그 시대 상황을 미루어 짐작해볼 때, 자전거를 타고가는 패티의 모습은 그 시대 속 어른들 눈에는 말괄량이일 수 밖에 없으리라. 하지만 패티같은 말괄량이라면 미워할 수 없으리라 생각된다. 결국 로디 선생님도, 교장선생님도 두 손을 들지 않았던가? 당찬 패티의 모습은 사람을 사로잡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패티를 중심으로 코니와 프리실라 삼총사의 모습은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중학시절 삼총사로 3년을 지냈던 친구들을 떠올리게 하는데, 시험점수, 진로에 대한 고민보다는 우정, 친구라는 단어에 더욱 열을 올렸던 그 시절의 추억이 파노라마처럼 떠오른다.
책을 읽는 동안은 패티의 당당한 매력에 이끌렸고, 패티의 즐거운 기숙사 생활에 즐거워했으며, 나의 학창 시절과 오버랩시켜 추억을 느끼면서 재미있게 읽어내려 갔다.
서로 다른 기숙사에 배치받은 세 명의 아이들은 교장 선생님에게 제안을 하지만, 교장 선생님은 새로 입학한 신입생들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배치였음을 인지시키면서 세 아이들이 개혁가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교장 선생님의 바람대로 아이들은 개혁가로서의 재미있는 일들을 만들어낸다. 결국 세 명의 아이들은 함께 할 수 있었다. 얼토당토 않는 그들의 개혁은 정말 웃음을 자아내면서 그들의 생기발랄한 모습에 흐뭇해진다.
약한 자를 돕는 의리가 충만한 패티는 짖궂게 메이를 골탕먹이기도 하고, 로드 선생님의 버거운 숙제로 늘 힘겨워하는 로잘리를 위해서 베르길리우스 조합을 결성해서 정당함을 주장하기도 한다. 이성에 눈뜨는 시기이니만큼 뒤바뀐 남자의 트렁크 하나만으로도 설레여하고, 가족에게 버림받았다는 아픔으로 상처받은 해리엇을 위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과감하게 포기할 줄 알고, 친구의 상처를 보듬어줄 줄 아는 패티는 사랑스러운 캐릭터이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10674126531462.jpg)
이 책의 주인공 패티와 ’키다리 아저씨’의 주디는 닮아있는 듯 하다. 진 웹스터는 두 주인공들을 통해서 소녀들에게 꿈과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같다. 1911년이라는 그 당시의 시대상황을 미루어보아 당당한 여성으로 자라나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을 담아낸 듯 하다. 특히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투쟁이였던 ’여성 세탁부의 파업’을 언급하여 패티가 로드 선생님에게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역설하는 모습은 그런 저자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한 예이다.
또한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과 ’뜻하지 않은 피크닉’은 패티를 통해서 따뜻함을 나누려는 마음도 엿볼 수 있었다. 연말이 되면 형식적인 선물과 기부가 오가는 요즘 사회를 풍자하듯 패티는 그런 형식적인 나눔을 탈피하여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고 도움으로써 진정한 나눔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고, 물질적인 풍요가 전부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그 시절 점점 급변하는 사회 속에 개인주의가 속출하고 삭막해져감을 느꼈던 저자의 걱정스러움이 담겨져 있었을 것이다.
"너도 봤지? 백만 달러의 재산과 자동차를 가지고 성에 살기라도 하는 것처럼 행복해 보였어. 이렇게 작은 것으로도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게 신기하지 않아?" (본문 121p)
저자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내고 있는 십대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패티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학교에서조차 경쟁으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높은 점수를 위한 십대를 보내고 있는 요즘 우리 사회에서 정작 그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시간을 주는 듯하다. 지금과는 사뭇다른 모습을 그려내고 있지만, 십대들이 학창 시절 느낄 수 있는 마음과 순수한 감정들에는 변함이 없다. 학업에 억눌린 마음이 십대만이 가질 수 있는 열정과 순수함으로 이겨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패티를 통해 그들의 마음속에 담겨진 내면의 열정을 끌어내기를..... 그것이 저자 뿐만 아니라, 책을 읽게 될 십대 아이들 본인 스스로의 바람일 것이다.
레인보우 북클럽 시리즈는 부록을 통해서 ’작가 알아보기’’작품 깊이 보기’’관련 지식 쌓기’’생각 펼치기’를 수록하여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작품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작품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성숙시킬 수 있기도 하지만, 지식적 함양도 함께 쌓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말괄량이 패티’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