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실험관찰 3.4학년 - 한 권으로 끝내는 한 권으로 끝내는 교과서
양일호 지음 / 아울북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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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 개정된 교육과정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가 매 학년별로 최소 6차시의 ’자유 탐구’가 신설되었다는 것입니다.
’자유 탐구’는 쉽게 말해, 학생 스스로 ’탐구할 주제를 정하고, 탐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여, 발표까지’ 하는 것으로, 자기 주도적 탐구 학습을 말합니다.
(책 본문 中)

큰 아이가 학교 입학하고, 여름방학이면 매년 제출하는 방학과제 중의 하나는 ’실험관찰 보고서’이다. 물론 선택과제이기는 하지만, 직접 주제를 선정해서 계획을 수립하고, 관찰하고, 관찰한 내용과 느낀 점을 작성하는 일은 방학동안이 아니면, 자주 할 수 있는 공부가 아니기에, 매년 아이와 함께 과학탐구 숙제를 하곤 했다.
과학 시간에 배웠던 내용 중에 궁금했던 점, 직접 실험 해보고 싶었던 내용 등을 토대로하여 계획을 세우다보면,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가 생기기도 할 뿐더러, 계획을 세우고 관찰 하는 일은 스스로 해야하기 때문에 자기 주도적 학습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학창시절 과학시간이 떠오른다. 어쩌다 과학실을 한번 가면 기껏해야 해볼 수 있는 실험은 알코올 램프에 가열해보는 일이였다. 과학실에 간다고 해도, 워낙 많은 아이들이(그 당시는 한반에 60명 가까이 되었다.) 팀을 이루기 때문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것은 몇 번되지 않았고, 그나마도 위험하다는 이유로 실험실에 앉았다가 오는 일이 태반이였다.
요즘 딸아이의 과학시간은 우리때와는 많이 사정이 달라진 듯 하다. 조별로 실험을 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고 발표를 하면서 직접 탐구하는 활동이 많아졌다. 과학은 이론적을 앞세우기 보다는, 직접 실험을 통해서 관찰하는 과정을 중요시 여기게 되었다는 증거일게다. 그리고 올해 개정된 교육과정은 이 부분을 더욱 강화하였다고 하니, 앞으로는 관찰하고 추리하고 발표하는 과정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얘기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과학의 탐구 활동’이 강화되면서 부모들은 또 하나의 걱정이 늘었다. 과학 탐구는 그럼 어떻게 가르쳐야하나? 실험 기구를 다 사줄수도 없고... 어떻게 하나? 하는 엄마들의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나 역시 이런 걱정을 하는 엄마 중의 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 책 한 권으로 나는 그 걱정이 사라졌다. 
[마법천자문]으로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아울북에서 발간된 [한 권으로 끝내는 교과서 실험관찰]에는 새로 바뀐 교과서 실험관찰 177개가 완벽하게 정리되어 있다. 

탐구 요소는 관찰, 분류, 측정, 예상, 추리, 의사소통, 변인통계(실험,조사에 영향을 주는 여러 조건을 확인하고, 탐구하고자 하는 것 이외에 다른 조건을 모두 같게 하는 것), 자료변환 및 해석을 말한다. 생소하기만 한, 탐구 요소들을 어떻게 적절하게 이용하여 결과물을 제시해야 할지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부모들도 막막하기만 하다. 이 책은 그 막막함의 길잡이 역할을 충분히 해 줄 수 있는 안내서이다. 



생명
지구와 우주
물질
에너지


크게 4단원으로 나뉘어져, 단원별 주제에 따라 관찰하고, 비교하고, 분류하고, 알아보고 조사하는 과정 등이 탐구 요소에 따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수록되어 있다. 사진이 수록된 관찰, 실험 과정과 관찰 실험으로 알게 된 점이 요소요소마다 디테일하게 담아져 있다. 어떻게 실험을 시작해야하고, 어떻게 진행을 해야하고, 실험을 통해서 무엇을 주의깊게 봐야하는지...실험에 앞서 아이들은 막막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막막함을 해소시켜 줄 뿐만 아니라, 직접 실험해 보지 못한 교과서 내용이나 어려웠던 실험 내용을 디테일한 사진과 설명으로 이해에 도움을 줄 듯 보인다.
과학이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이런 부분 때문이였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어려움을 해소시켜 줄 수 있기 때문에, 과학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과학 탐구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하고, 실험을 통해서 더욱 호기심을 유발하게 될 것이다.

다양하고 방대한 사진자료와 그림 설명은 페이지 한장 한장 눈길을 사로잡는다. 과학을 좋아하지 않았던 아이들에게도 이 책은 많은 호기심을 갖게 할 것이다. 어려운 설명보다는 실험과정을 담은 사진으로 그 해답을 직접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지루함이나 어려움은 모두 배제되었다. 교과 개정으로 난감했던 부모들에게도, 처음 접하는 탐구 학습에 대한 부담을 갖는 아이들에게도 이 책을 접하는 순간 모든 고민이 해결될거라 장담한다. 



 

올 여름방학에 있을 과학탐구 보고서는 이 책을 적극 활용하여, 더 재미있는 관찰을 해야봐 할 듯 싶다. 그 어느 때보다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을 만들 수 있으리라. 3,4학년 교과서를 수록한 책이지만, 고학년이 되고 중학생이 되어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 싶다. 

(사진출처: ’한 권으로 끝내는 교과서 실험관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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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유럽사 2 - 외우지 않고 통으로 이해하는, 근대 시민사회부터 유럽 통합까지
김시혁 지음 / 다산에듀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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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부터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참 지루하고 따분한 일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통유럽사]를 접하면서 고정되어 있던 나의 생각이 좀 달라졌다. 다양한 인물들의 사진과 지역적 변화에 따른 그림 설명과 사진들은 역사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하며, 단원마다 수록된 ’통박사의 역사 읽기’는 흥미로운 주제를 통해서 역사에 대한 흥미를 더욱 유발하였고, 나는 책이 인도하는데로, 역사의 흐름에 따라 시간 여행을 하듯 그렇게 역사의 물줄기를 따라갔고, 결국 그동안 세계사의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이 자라잡았던 내 머릿속에는 편견 대신에 역사의 흐름이,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나라가 처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은 뿌듯함이 마음속에 자리잡았다.

[외우지 않고 통으로 이해하는 통유럽사 1]에서는 그리스 시대부터 근대까지를 다루었고, 선생님 혹은 부모님이 이야기하듯 풀어쓴 구어체 문장을 통해서 부드럽게 역사를 접할 수 있었다.
기존에 나는 역사서를 참 오랫동안 지루하게 읽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1권을 읽은 후 서둘러 2권을 집어 들었다. 그동안 머릿속에 정리되지 않았던 세계사의 ’맥’이 잡히는 듯한 산뜻함이 좋았기 때문이다.

5장 근대 시민사회의 시작 (17~18세기)
6장 혁명과 제국주의 시대 (19세기)
7장 세계대전의 유럽 통합 (20세기 이후)

17~18세기를 다룬 5장에서는 러시아 제국이 유럽으로 세력을 확장한 것을 시작으로해서,근대 세계의 발전 과정 중의 하나인 수많은 전쟁을 통해서 유럽 국가들이 확실하게 ’국가’라는 개념을 정립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영국에서는 입헌군주제가 정착하고, 프랑스에서는 공화국이 탄생한 시민혁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6장에서 다루고 있는 19세기에는 세계를 지배한 유럽의 침략의 역사가 담겨져 있다. 자유주의, 민족주의, 사회주의가 뒤섞여 수많은 혁명이 일어난 격변의 시대를 엿볼 수 있다.
러일 전쟁이 터지고, 제 1차 세계대전이 터진 후 20여 년 후 다시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전투가 벌어진 20세기의 이야기를 다룬 7장의 이야기는 영국과 프랑스의 갈등과 현재에도 진행중인 유럽 통합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수십 년간 한 나라로 통합하기 위해 달려온 유럽이야. 2008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을 보면 EU는 18조 3,900억 달러로, 미국의 14조 4,400억 달러를 앞섰단다. 경제적으로는 통합의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지. 전 세계가 앞으로 유럽의 통합이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하고 있단다. (본문 301p)

수많은 전쟁과 함께 역사의 발전이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역사에서 전쟁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인 듯 하다. 전쟁과 시작되었던 유럽은 이제 새로운 도약을 하게 될 듯 싶다. 유럽의 통합으로 인해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게 될지 그 과정에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과거의 역사를 배우다보니, 미래의 역사에 호기심을 갖게 되고, 자연적으로 세상을 보는 눈이 키워지는 듯하다. 그동안 아이에게 역사를 잘 알아야 한다는 결론적인 부분만 가지고 책을 권하곤 하였는데, 지금 내가 역사와 세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면서 역사를 알아야하는 이유가 분명해지다보니, 딸에게 역사가 주는 의미와 이유를 통해서 역사서를 권하게 될 듯 싶다.

바이런은 "가장 뛰어난 예언자는 과거다"라고 말했다. 그 말의 의미를 이제서야 알 듯 하다.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울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것은 과거의 역사를 바로 보는 것이라고 강조해본다. 역사는 과거 속에 묻혀진 오래된 골동품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해답을 보여주는 중요한 풀이과정인 셈이다. 우리가 역사를 알아가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준비과정이 어렵다면 조금 쉬운 방법을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외우고 않고 통으로 이해하는 통유럽사]는 역사적 사건을 시대순으로 정리하여 역사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기본에 충실하였기에, 그 풀이과정을 좀더 쉽고 재미있게 보여줄 것이라 생각된다.

(사진출처: ’외우지 않고 통으로 이해하는 통유럽사 2’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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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궁녀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 왕실의 의식주에서 왕손의 양육까지 궁궐의 살림꾼, 궁녀 이야기 박영규 선생님의 우리 역사 넓게 보기 3
박영규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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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전 [조선 시대 왕실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조선 500년을 책 한권에 깔끔하게 정리해 준 저자의 탁월한 문장력과 이야기 속에 흠뻑 빠질 수 있도록 서술하는 저자의 글 솜씨에 감탄하며 읽은 적이 있다. 역사서를 그닥 좋아하는 않는 딸아이 역시 흥미로운 주제로 배우는 역사 책을 즐겁게 읽었다. 이번에는 궁궐에서 빠질 수 있는 궁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역사를 넓게 보는 법을 배우는 [조선 시대 궁녀들은 어떻게 살았을까?]가 출간되었고, 궁녀를 통해서 조선시대의 역사에 접근하는 새로운 방식에 대한 호기심에 책을 집었다.
어쩌면 그보다는, [만화 조선왕조실록][조선사 이야기][고려사 이야기][신라사 이야기] 등으로 아이들에게 정확하고 풍부한 역사 지식을 알려주고 있는 [조선왕조실록]의 저자 박영규 작가의  책이라 더욱 믿음이 갔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책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역사서 혹은 역사드라마에서 꼭 빠질 수 없는 사람은 왕족이기도 하지만, 그 옆에서 역사의 보조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궁녀들이기도 하다. 역사적인 암투와 변화 속에 궁녀 역시 일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 책에서는 그렇게 역사의 일부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궁녀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그들을 둘러싼 조선 시대의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다양한 시각으로 역사를 넓게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한다.

제 1장 궁녀, 그들은 누구일까?
제 2장 인물과 사건으로 본 궁녀 이야기
제 3장 의녀, 그들은 누구일까?
 

몇 년전에 인기리에 방영된 ’대장금’은 궁녀의 삶을 잘 보여준 드라마였다. 캐릭터가 있는 몇 명의 궁녀들의 모습을 다루기도 했는데, 그 모습은 우리나라의 궁녀들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이기도 했다. 역사 속 궁녀 중에는 왕의 승은을 입고 후궁이 되고 나라를 호령하기도 했으며, 권력 창출의 주역이 되기도 하고, 반역의 주역이 되기도 했으며, 충신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궁녀들이 있었다.
이 책에서는 드라마에서 단편적으로만 보여졌던 우리나라의 궁녀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상 역사서에는 궁녀들의 이야기를 많이 다루지 않았기 때문에, 실질적인 궁녀들의 모습을 낱낱이 알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소홀하게 다루어졌던 역사 속 궁녀들의 이야기를 모아 크게 3개의 장으로 나누어 궁궐의 살림꾼이였던 궁녀들의 이야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1장에서는 궁녀 조직과 규모, 궁녀의 범주와 신분, 궁녀의 선발 기준과 교육, 그리고 복장과 머리모양 그리고 그들의 직장 생활에 대해 보여주고 죽음과 함께 출궁할 수 있었던 궁녀들의 삶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2장에서는 궁녀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들과 승은을 입고 후궁이 되어 왕을 낳은 궁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지막 3장에서는 궁녀의 범주는 아니지만 궁궐에 근무했던 궁녀로 보았던 내의녀들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기에 함께 수록하였다고 한다. 의녀의 기원, 조선의 의료기관, 의녀의 교육과 평가, 임무와 역할 그리고 가정생활과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의녀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장금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는데, 중종은 당시 자신의 병을 오로지 대장금에게만 맡길 정도로 신뢰하고 있었다고 한다.

지금껏 왕실과 궁녀들의 삶을 통해서 역사를 알아가는 색다른 즐거움을 느꼈다. 왕과 궁녀의 삶은 서로 다르지만, 역사의 줄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으며, 그들이 맡은 역할로 인해 조선의 역사를 만들었고 현재의 우리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얼마전 2012년부터 국사가 선택 과목으로 변경된다는 발표가 있었다. 현재 우리 존재를 알아가는 가장 큰 수단은  올바른 역사를 배우는 것이라 생각된다. 비로 선택과목으로 바뀌었으나, 역사를 바로 알고 나를 앎으로써 미래를 설계한다는 기본은 바뀌지 않았다. 바이런은 "가장 뛰어난 예언자는 과거다" 라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 속에 점점 힘을 잃어가는 우리 나라의 가장 큰 국력은 우리 어린이들의 올바른 역사 이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바로 우리 어린이들에게 힘을 길러줄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역사는 미래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보다 나은 미래 설계를 위한 기본을 착실하기 위해 우리 역사를 넓게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주는 이 책을 권해본다.

(사진출처: ’조선시대 궁녀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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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인터넷 소설가 푸른도서관 36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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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의 일러스트가 참 특색있게 다가왔다. 그러다 작가의 이름을 보고 더욱 반색하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유진과 유진][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너도 하늘말나리야] 등 작가의 책들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귀감이 되었고, 나 역시 이 책을 통해서 잔잔한 감동과 슬픔 그리고 기쁨을 느꼈다. 이번 책에서 이금이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호기심과 기대감에 가득찬 나는 표지를 가만히 들여다 보았다. 뚱뚱한 몸매를 지닌 앳띤 소녀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보다 그 궁금함에 서둘러 책을 펼쳤다.

봄이가 결석한 나흘째다. 라고 시작의 문을 책은 봄이의 담임 선생님이 화자로 봄이와 자신의 상처받은 과거의 이야기를 맞물려 이야기하고 있다. 극히 평범한 봄이가 무단결석을 했다는 것을 믿지 못했던 선생님은 봄이의 집에 전화를 걸어서야, 봄이의 결석이 자신의 탓이 아니라고 단정지었다. 그리고 봄이의 결석으로 인해 같은 반 아이들이 공부에 지장이 없도록 아이들을 다독였다.
아빠의 출장에 엄마와 동생이 동행을 하였고, 봄이는 학교에 간다는 말로 남았지만 학교에 오지 않았다. 담임 선생님은 부모의 부재를 틈탄 봄이의 준비된 계획이라 생각했으며, 결국 봄이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요즘 아이들이라 치부해버렸다.
반 아이들은 모두 봄이의 가출에 대해서 알지 못했고, 담임 선생님은 봄이와 연루된 아이가 없는 것이 안심을 했다. 그랬다. 봄이의 담임선생님은 적당히 속물인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어른들의 모습이였다. 외국에서 돌아온 봄이 엄마와의 통화는 자신이 선생님의 이력에 조금의 잘못도 남기지 않기 위해서 모든 잘못을 부모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35세 노처녀인 선생님은 삼총사였던 주희의 전화로 5년전의 상처를 되새겼다. 약혼자였던 남자를 친구 소연에게 빼앗긴 후, 소연과는 5년째 연락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헤어졌지만, 약혼자는 자신에게 돌아오지 않았고 소연은 다른 남자와 결혼을 했으나, 이번에 두 사람이 재혼을 한다는 이야기는 자신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켰다. 분노와 원망, 질투와 고통들로 뒤섞인 자신의 닫아놓은 감정이 다시 열리지 않기를 바라며, 교무실로 돌아왔을 때 책상 위에 놓여진 A4 용지 한묶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10336’으로 시작된 제목 그리고 그 애가 사라졌다..로 시작된 글. 하마 같은 덩치인 봄이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었다. 10336은 1점에도 예민한 주혜나의 숫자이다. 1학년 3반 36번. 봄이에게 잘생긴 남자 친구가 있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는 글이였다. 결국 선생님은 이 글을 통해서 봄이는 계획된 일탈을 했다고 단정지었다. 더군다나 잘생긴 남자친구라니? 봄이의 허풍에 웃어버린 선생님은 ’10325’로 쓰여진 중성적인 매력을 가져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경은의 글을 발견했다.
수련회에서 일어났던 진실게임에서 봄이가 까를 다리에서 잘생긴 대학생 남자친구와 키스를 했던 이야기를 시작으로 봄이의 연애담이 대학생에 잘생기기까지 한 오빠가, 왜, 어째서 봄이 같은 애와 사귀는지에 대한 분노와 질투가 뒤섞여 적혀있었다.

그 글을 읽으면서 선생님은 5년전 자신의 과거를 되새겼다. 약혼자와의 데이트에 소연보다 더 예쁘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던 터라 기꺼이 소연을 끼워주었는데, 결국 영준은 소연에게로 갔다. 분명 그 계집애가 먼저 꼬리를 쳤거나 무슨 술수를 부렸을 거라고 생각하며서 말이다. 이 생각들은 지금 글 속에서 담겨진 아이들의 분노를 이해하고 있다는 듯한 선생님의 치졸함이 담뿍 담겨져 있었다. 결국 선생님도 봄이처럼 뚱뚱한 아이에게 잘생긴 대학생 남자친구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으며, 이 글들을 그저 소설이라 치부하고 있었던 것이다.

왕따경험이 있는 ’10324’ 이수지, 소설을 쓰겠다던 ’10310’ 은성이의 글까지 읽으면서 선생님은 이 글들이 은성이의 소설이였다는 생각을 하며, 은성이의 글솜씨가 제법임을 인정했다. 그리고 계속된 평범한 ’10334’ 정은지, ’10304’ 김다인, ’10312’ 박미나 그리고 마지막 ’10322’ 봄이의 글을 읽어내려갔다.
은성이의 소설이라 치부하고 싶었던 충격적인 사실을 대면한 선생님은 무엇이 진실인가를 알게 되었고, 자신이 진실로부터 도망치려한다는 것을 알았다. 

"너, 그럼 어릴 때는 안 뚱뚱했어?"
"그건 왜?"
"그냥, 궁금해서..."

이 바보야, 정말 모르겠어? 아이들은 지금 ’하마처럼 뚱뚱하고, 코끼리처럼 무겁고, 곰처럼 미련해 보이는 너 같은 애한테 남친이, 잘생긴 대딩 남친이 있다니 그게 말이 돼?’하고 외치고 싶은 거라고.
(본문 44~45p)

이야기는 외모지상주의, 그리고 집단따돌림의 희생양인 봄이를 바라보는 각각 다른 아이들의 시선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에 깃든 악마적 속성과 심리를 다룬 것이다. 봄이에 대한 진실을 외면하고픈 아이들과 선생님, 그리고 5년전의 진실을 외면한 채 친구에 대한 분노로 자신을 괴롭혔던 선생님. 그들은 모두 보여지는 것이 전부인 양, 거짓으로 진실을 덮어버리려 하고 있다.

나는 이 작품에서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생각도 관계로 쿨(cool)한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요즘, ’진실’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은 어찌 보면 진부하고 칙칙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진실이 어떤 사실 속에 감추어진 핵(核)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실은 찾지 않거나 보는 눈이 없는 사람에게는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진실을 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을 가리는 것은 편견과 고정관념이다. (본문 133p 작가의 말 중)

뚱뚱한 아이에게는 결코 잘생긴 남자친구가 존재할 수 없다라는 고정관념으로 봄이의 진실은 그렇게 가려졌다. 봄이의 말이 거짓이기를 바라며 그 진실을 은폐하려는 아이들은 봄에게 폭력을 가한것이고, 그 거짓을 진실인 양 치부해버린 선생님 조차도 진실을 찾아보려 하지 않았다. 결국 외모지상주의에 길들여진 우리의 마음은 봄이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관점 속에서 속속들이 드러나버리고 말았다. 5년 전 숨겨놓았던 선생님의 속물 가득한 마음도 함께 말이다.
나 역시 이들 중의 한 사람이였다. 뚱뚱하고 못생긴 사람에게는 잘생긴 남자친구가 생길 수 없을거라는...그래서 결국 나 역시도 은성의 소설이겠거니 치부해 버렸으니 말이다. 

결국 진실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되기 마련인가보다. 진실을 묻는 것이 내 마음을 더 편안하게 할 수 있다는 착각이 결국 희생양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129페이지의 짧은 글이였지만, 그 여운은 길게 남아있다. 거짓으로 진실을 덮어버리려 했던 사람들의 악마적 심리 곧 나의 심리를 봄이를 통해서 꿰뚫어보게 되었다. 화자인 선생님을 통해서 결국 그 마음은 편안하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외모지상주의, 집단 따돌림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거짓에 의해 덮여진 진실에 대해 다시금 진중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였다. 구석기 시대의 이상적인 여성상이였다는 뚱뚱한 모습의 ’빌레도르프의 비너스’ 그것이 진실이였던 것처럼, 거짓에 당당하게 대처했던 봄이의 진실이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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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의 아이 레인보우 북클럽 3
소냐 하트넷 지음, 김은경 옮김, 김지혁 그림 / 을파소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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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림 모두 특이한 책이다. 그래서 더욱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책 표지를 넘기자 영국동요 <마더구즈>의 한 부분이 수록되어 있다. 

월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아름답고
화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축복이 가득하고
수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슬픔이 많고
목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먼 길을 떠나게 되고
금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사랑스럽고 친절하며
토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열심히 일하고
일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귀엽고 착하며 명랑하다.


동요의 한 부분을 읽으면서 먼 길을 떠나게 되는 운명을 가진 아이의 삶을 다룬 내용이겠거니~ 하며 섣부른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페이지를 넘길수록 나는 책 속에 푹 빠졌고, 독특한 캐릭터인 틴에 사로잡혔다. 책의 화자인 ’나’는 하퍼로 가족, 주변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대공황이 불어닥친 20세기 초의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농촌 마음을 배경으로 하여, 순수한 하퍼의 눈으로 바라보는 가족의 모습이 시련과 가난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가 대공항과 맞물려져 시대적 정황과 함께 펼쳐지고 있다. 특히 하퍼의 이야기의 중심은 동생인 ’틴’을 통해서 전개되어지고 있는데, 동생에 대한 그리움과 애잔함이 녹아있다. 순탄치않은 하퍼 가족의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빠지게 하는 매력이 있다. 나는 그 매력을 ’틴’에게서 찾고 있었다.





어머니가 막내 동생을 출산하는 날, 아버지는 7살인 하퍼에게 4살인 동생 틴을 데리고 나가서 놀라고 하셨다. 하퍼는 틴이 태어남으로써 응석을 부릴 수 없었던 것을 복수하는 마음과 이제 막내가 태어나면서 더 이상 응석을 부릴 수 없는 틴에 대한 안쓰러움을 갖고 출산의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어머니를 걱정하며 집이 시야에 들어오는 언덕 꼭대기로 갔다.
하퍼네 가족이 사는 곳은 오래된 갱도가 많았고, 하퍼네 오두막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 시굴자가 살던 곳으로, 아버지가 전쟁에서 나라를 위해 몸바친 공로로 받은 땅이였다.
개울가의 조그만 물고기를 보고 있을 때, 틴은 감쪽같이 사라졌고, 둑 옆 지반이 무너지면서 틴이 그 진흙더미에 깔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와 데몬 오빠가 진흙을 퍼내고 틴을 구했지만, 하퍼는 틴이 흙을 파서 나온 것을 똑똑히 보았다.
막내 동생 캐피가 태어나는 날,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틴은 집 베란다 밑에 굴을 파기 시작했다. 굴을 파고 그 속에서 터널을 파내면서 틴은 가족과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간혹 하퍼는 그런 틴의 자유로움을 부러워하기도 했으며, 틴의 굴에서 위로를 받기도 했다.
점점 긴 미로와도 같은 터널을 파면서 틴을 보지 못하는 날은 더욱 오래되었다.

토끼를 잡아 가죽을 팔면서 생계를 유지하던 하퍼네 가족은 할아버지의 유산을 정리하고 남은 돈으로, 말과 소 3마리를 샀다.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소 구입으로 집안은 더욱 궁핍해졌을 뿐만 아니라, 겨울에 내린 비 때문에 지반이 내려 앉아 집이 무너지는 불행을 겪게 된다. 그 이후로 아버지는 술을 마시면서 오래전 자상했던 모습은 사라졌고, 형편없는 아버지의 모습만을 보여준다.
설상가상으로 소와 닭을 도둑 맞았으며, 막내 동생 캐피는 우물을 파기 위한 구덩이에 빠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하퍼네 가족의 불행은 끊이지 않고 찾아왔으며, 자신을 돌봐주던 언니 오드리는 돈을 벌기 위해 부자인 케이블 씨네 가정부로 취직을 하게 되고, 누나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데몬 오빠는 돈을 벌기 위해 떠났다.

막내의 죽음, 가난으로 인한 가족의 해체, 계속 찾아오는 불행으로 인한 무기력한 아버지와 어머니로 인해 하퍼는 더욱 외롭고 쓸쓸하기만 하다. 멀고도 긴 지하터널을 만들어가면서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듯한 틴은 가족에게 일이 생길때마다 불쑥 찾아와 도와주는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땅꿀 파는 능력을 알고 자신의 운명을 과감히 받아들인 틴은, 가족에게는 점차 멀어지고 있었지만 틴 스스로는 언제나 가족 곁에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가정부로 취직했던 언니는 케이블씨로부터 도망치듯 돌아왔고, 그 이유를 알게 된 아버지는 총을 들고 그를 찾아가지만, 케이블씨를 만날 수 없었다. 다만 그곳에 틴이 있었음을 짐작할 뿐이였다.
가족의 불행이 계속 되었지만, 하퍼는 그 속에서 꿈을 키우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느 날, 아주 오랜 시간 후에 모습을 드러낸 틴은 베란다에 물건을 두고 사라졌는데, 그것은 금덩어리였다. 그 이후로 오드리 언니와 하퍼는 그토록 가고 싶던 바다가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갔고, 아버지는 채굴하는 일에 빠졌으며, 어머니는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여전히 그 오두막에 머물렀다. 

나는 틴을 느끼기 위해 모래 위에 손을 얹고 틴의 움직임을 듣기 위해 땅에 귀를 갖다 댄다. 언젠가 틴이 흙 먼지투성이로 땅속에서 나왔을 때, 휑하지만 맑은 눈을 깜빡이며 보게 될 첫 번째 사람은 바로 내가 되겠지. 그때 내 손에 얹을 틴의 손은 더러울 것이며 내 손 역시 깨끗하지 않을 것이다. (본문 287p)

하퍼는 가난과 불행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았지만, 늙은 개와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청년이 되었겠지만 여전히 소년인 틴이 그립다. 그리고 그 오두막에 있던 작은 여자 아이까지도 말이다. 
모두가 어려웠던 대공황 시절의 불행으로 가득했던 한 가족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다. 가난했지만, 서로를 의지하고 이해하고 다독이며 살면서 가족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했던 오빠와 언니의 이야기는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또한 풍부한 자원으로 풍요를 누리던 오스트레일리아 사회가 대공황으로 시련을 겪는 모습을 통해서, 지금 우리 나라의 어려운 경제를 떠올려본다. 전쟁의 후유증으로 무기력한 아버지와 역경을 헤쳐나갈 수 없는 어머니와 아이들의 모습은 사회가 처한 현실에 무능력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속에서 자신만의 삶을 꾸려나가는 틴의 모습은 어쩌면 그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돌파구가 있음을 보여주는 예는 아닌가 싶다. 그리고 가족의 사랑은 그 희망의 돌파구 중의 하나이라는 것도 함께 전달하고 있다.
그 좌절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개척하려는 하퍼의 모습은 우리에게 도전 의식과 열정을 갖게 한다. 삶을 포기한 아버지 어머니와 달리 극복해 나가려했던 하퍼는 우리에게 그 용기를 보여주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틴 그리고 하퍼의 모습은 가난과 불행이라는 역경 속에서 일어서는 힘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틴은 자신의 능력을 받아들이며 기꺼이 운명에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누구나 삶을 살아가면서 시련을 맛보게 될 것이다. 주어진 삶을 원망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주어진 삶과 불행 속에서 기꺼이 이겨냈던 틴과 하퍼를 통해서 용감함으로 상황을 바꿀 수 있기를 바란다. 세상은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는 자에게 항상 문이 열려있다.

"다행이다. 네가 씩씩하니까 다행이야. 하퍼, 무엇이든 두려워하지마. 두려워하는 사람은 시도도 하기 전에 좌절해 버려. 겁이 많으면 아무것도 바꾸지 못해. 용감해야 상황을 바꿀 수 있어." (본문 225p) 

(사진출처: '목요일의 아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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