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어린이 도서관 101% 활용법, 쫑나지 않는 해충 이야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
-
쫑, 나지 않는 해충 이야기 - 해충의 역사 ㅣ 지식세포 시리즈 2
꿈비행 글.그림 / 반디출판사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여름만 되면 기승을 부리는 해충들. 여름밤 단잠을 깨우는 모기의 윙윙거리는 소리와 쓰레기와 음식을 오가며 날아다니는 파리, 지저분한 곳에서 꼭 볼 수 있는 커다란 바퀴 등등 해충들은 인간과 함께 살아가기에는 너무 더럽고 징그럽다. 더욱이 각종 질병을 옮기고 다니기 때문에 인간의 생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름이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모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상기온으로 모기는 늦가을에도 기승을 부린다. 도대체 해충은 왜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쫑 나지 않는 해충 이야기> 제목만으로도 공감이 간다. 아주 오랜역사를 함께 해온 해충들은 결코 쫑 나지 않을 법한 질긴 생명력을 가졌다. 예쁘고 귀여운 곤충들도 많은데 왜 이 책에서는 해충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걸까? 소독약을 뿌리는 사람과 그 모습을 비웃는 해충들의 익살스러운 표정은 해충과 인간의 모습을 아주 잘 표현한 듯 하다. 죽이려는 사람들과 결코 죽지 않는 해충들.
해충과의 전쟁 속에서 과연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있을까? 과연 해충은 정말 해충일 뿐일까?
세계 역사 속에서 만난 9가지 해충을 통해 생태계 공존의 가능성을 찾는다!
이 책속에서 우리는 해충과의 전쟁이 아닌 해충과의 공존을 배우게 된다. 그 공존의 가능성은 인간이 화자가 아닌 해충의 이야기를 통해서 찾아볼 수 있다. 해충왕 어워드가 열리는 하수구 전당에서 만나게 되는 9명의 해충들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수록되어 있다.
해충들이 인류의 역사 속에서 일으킨 역사적 사건과 일화들을 통해서 해충에 대해 알아가고, 그 해충의 피해를 극복하고자 했던 다양한 발견들을 다루고 있다.
그렇게 해충에 대해서 알아가는 동안 우리는 해충과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게 된다.
세균과 불결의 화신, 바퀴
열병 세계의 대통령, 모기
최고의 질병 전도사, 파리
발진 티푸스의 독재자, 이
페스트의 검은 마왕, 벼룩
알라르기계의 거성, 빈대
농경지 최강의 불한당, 메뚜기
세상 모든 벼들의 킬러, 멸구
목조 건물의 테러리스트, 흰개미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postfile/2/2010/04/24/24/jin9802_5635662279.jpg)
3억 여년 전의 것으로 추축되는 바퀴의 화석에서 볼 수 있듯이 바퀴는 엄청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1888년 미국 재무성의 비밀문서의 소실, 1948년 미국의 로스앤젤레스에 퍼졌던 소마아비의 원인인 바퀴는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해충이지만, 말린 바퀴 가루에 늑막염을 치료하는 성분이 들어 있으며, 이질 바퀴가 소독약으로 알려진 크레졸류를 배에서 뿜어낸다고 한다.
끔찍한 해충이지만, 아주 오랜 옛날부터 여러 분야의 연구 재료로 사용되고 있는 바퀴는 인간과 공존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가지고 있다.
해충을 잡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실로 대단하다. 당나라 때는 메뚜기 전문 해결사 ’치황인원’이 있었고, 메뚜기의 알과 애벌레를 몽땅 없애는 방법, 집오리를 풀어 맞서는 작전, 대포를 발사하여 위협하는 법, 초원을 불태우는 화공법 등이 개발되었고, 1920년에는 메뚜기 박멸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해충을 없애려는 시도는 오랫동안 계속 되어왔다. 그러나 결국 해충을 없애려는 방법들은 해충이 아닌 생태계에도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었고, 그것은 곧 인간에게도 문제가 되었다.
결국 아이러니 하게도 해충은 인간과 공존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기, 긴급 상황입니다!
인간들이 살충제를 살포했답니다.
관객 여러분, 빨리 대피하십시오! 비상! 비상!
콜록콜록.
우리 해충이 못 사는 세상에선 인간, 너희도 살 수 없다는 걸 명심해~라!
더럽고 무섭운 해충을 책 속에서 이렇게 재미있게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역사 속에서 만나는 해충들의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들, 그 해충들과의 전면전에 맞선 인간들의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노력들이 유쾌하기만 하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곤충들에게서 아이디어를 얻고 있는 인공 지능 로봇, 파리의 놀라운 비행 능력을 연구해 만든 극소형 군사 정찰 비행기, 높은 곳에 잘 오르는 개미의 능력은 핵발전소의 원자로 청소, 행성 표면 탐사 등 6족 로봇을 탄생, 냄새를 잘 맡는 기생벌의 능력은 지뢰나 폭발물을 찾는 로봇에 이용되었다.
또한 예민한 바퀴의 촉각은 최첨단 센서를 만드는 데 응용되었고, 사막의 뜨거운 열기도 잘 견디는 흰개미집의 구조는 에어컨 없이도 시원한 건물을 만들어냈다.
곤충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고, 인류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때로는 해충으로 인간들과의 전쟁을 치루고 있지만, 그들은 생존은 바로 인류의 생존과 함께라는 것을 잊으면 안될 것이다.
지구상에는 수많은 다양한 종류의 곤충들이 서식하고 있고, 우리는 그들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하다.
그것은 곧, 인류의 발전을 의미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더럽고 불결한 해충이라고만 여겨졌던 해충들에게서 새로움을 찾는 사람들의 노력에 정말 놀라웠다. 사람들은 그들과의 아름다운 공존을 찾아내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그 공존의 세계를 유지하는 것은 바로 우리 아이들이 될 것이다.
곤충을 무서워하고, 때로는 거침없이 죽이는 아이들에게 이 책은 바로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단의 하나가 될 곤충을 바로 아는 시각을 키워주리라 생각된다. 해충은 자연의 일부이며, 우리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서는 우리는 역사의 한 단면과 함께한 자연을 배우게 될 것이며, 미래의 역사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사진출처: ’쫑 나지 않는 해충 이야기’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