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 괴짜라 불린 천재 과학자 Who Was 후워즈 어린이 롤모델 시리즈 1
제스 브랠리어 지음, 지소철 옮김, 로버트 앤드류 파커 그림 / 을파소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처음에 미친 소리처럼 들리지 않는 아이디어는 기대할 게 없다." -아인슈타인

<<Who Was 어린이 롤모델 시리즈>> 는 어린이들에게 롤모델이 될 만한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을 다룬 책입니다.
요즘 어린이들의 롤모델을 다룬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 거 같아요. 예전에는 위인전이라고 해서, 인물들을 과대포장하여 그들의 업적에만 치중하여 담은 책들이 대부분이였는데, 요즘은 그 업적보다는 그 업적을 이루는 과정을 많이 다루고 있어요.
이 시리즈 역시, 업적에 치중하기 보다는 인물이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 실패와 좌절을 극복하는 과정들을 담아내고 있어요.
1권 아인슈타인을 읽으면서, 천재 과학자라기 보다는 노력했던, 좌절을 이겨냈던 과학자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이들에게 아인슈타인의 업적이 아닌, 그의 열정과 노력을 보여줄 수 있는 책인 듯 싶어 내용이 참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그동안 아인슈타인을 다룬 다양한 서적을 많이 읽어보았지만, 대부분이 그의 업적에 치중하고 있고 보편화된 이야기만을 담고 있어서, 좀 식상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리즈는 차별화된 느낌을 주고 있어요.
대부분의 위인들이 어릴때부터 총명하고, 똑똑하다는 등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반면, 아인슈타인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그저 호기심미 많은 아이이고, 말도 늦고 낯가림이 심하여 무슨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으로 병원을 가야할 정도였다는 그의 일상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위인이 가지는 거창함보다는 그 소소한 일상을 통해서, 위인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인물로 선뜻 다가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분은 아닌가 싶어요.

"뭐가 되든지 상관없어요. 아인슈타인은 뭘 하든 성공하지 못할 테니까요."

독일의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은 아인슈타인을 두고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합니다. 정형화된 틀안에 가두어 놓는 그 시절의 학업이 아인슈타인을 많이 힘들게 했었다고 하네요. 가끔은 우리 나라의 교육현실이 마음껏 생각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안타까움을 느끼게 해요.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그런 교육 현실 속에서도 혼자 공부하고, 질문하는 학생이였고 그것이 바로 지금의 아인슈타인이 있게 하였습니다. 환경에 이끌려 좌우되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똑똑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첫 논문이 주목 받지 못 해서, 실망스러운 일이였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해 교수가 될 수 없었지만 또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교수가 되었습니다. 꿈을 잃지 않고 노력했기 때문이였죠.

이런 아인슈타인의 면면들이 어린이들에게 힘이 되고, 꿈이 되고, 열정이 됩니다.
동화처럼 재미있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이야기들이 편하게 다가오는 책인 듯 해요. ’아인슈타인처럼 훌륭한 과학자가 되겠다’ 보다는 ’아인슈타인처럼 좌절하지 않고 꿈을 향해 묵묵히 노력해야겠다’ 라는 열정을 심어주는 책입니다.
107페이지의 두껍지 않은 책.... 그렇지만 그 속에 그의 열정이 모두 담겨져 있습니다. 그 열정이 아이들의 가슴속에 고스란히 녹아내렸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페이지 곳곳에 아인슈타인의 업적 관련 tip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어렵지 않은 용어들로 풀이되어 있어 함께 읽어보면 과학적 지식도 함께 자랄 수 있을 거 같아요. 아인슈타인의 삶을 통해 엿보는 역사의 흐름도 또 하나의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으며, 곳곳에 소개된 아인슈타인의 명언들 역시 어린이들의 삶의 지표가 될 듯 합니다.
아이들에게 열정과 힘을 실어 줄 엘리스 프레슬리, 벤저민 프랭클린, 버락 오바마, 월트 디즈니 등 다양한 분야의  여러 인물의 이야기도 몹시 궁금해집니다.

(사진출처: ’아인슈타인’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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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조용히 사랑한다 - 자라지 않는 아이 유유와 아빠의 일곱 해 여행
마리우스 세라 지음, 고인경 옮김 / 푸른숲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내 몸속에서 자라는 작은 생명체에 대한 경이로움과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던 엄마는 없었을 것이다. 부디 건강하게 태어나길 바라고 바라며 보내는 열달의 간절함은 ’엄마’라는 이름이 아니고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이리라. 엄마만이 가질 수 있는 ’모성애’라는 특별한 감정으로 아이들을 사랑하고 기른다. 가부장적인 성향이 강한 우리나라의 아빠들은 육아에서 한발 떨어져 그저 지긋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사랑의 표현을 대신하곤 한다. 그러나, 세상은 달라졌고 이제는 모성애보다 더 강한 ’부성애’가 아이들을 자라게 한다.

얼마 전 타 출판사의 <<나는 가능성이다>>라는 책을 읽었다.
장애를 가진 아들과 함께하며 아들이 음악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였다.
장애를 가진 아이를 낳게 되면, 대부분의 부모가 이혼하는 경우를 언론매체를 통해서 나는 보아왔다.
아이에 대한 사랑으로 그 고통을 감내하는 감성적인 면에서 강한 모성애와 달리, 이성적인 면에 강한 면을 보이는 부성애는 아이를 감내하기에는 역부족인 듯 보여졌었다. 그것이 내가 가진 부성애에 대한 착각이였을 것이다. 
<<나는 가능성이다>>를 통해서 부성애의 또다른 면을 보았다. 그리고 <<가만히, 조용히 사랑한다>>를 통해서 부성애가 가지고 있는 강하면서도 애틋함을 느꼈다. 

저자 마리우스 세라는 유명한 작가이고 동시에 언론인, 변역가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아들 유이스의 행동을 ’기지개를 켜다’라고 묘사하던 저자는 그것이 생후 5주가 된 아이가 보이는 간질 발작이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유이스의 정확한 진단명을 알게 된 건 3살 하고도 육 개월째로, 리포푸신증이라는 퇴행성 질병으로 평균 수명이 열 살이하라고 했으니 유유는 인생의 반환점을 돌았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슬픔으로 힘겨운 아빠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않다. 아들이 정상적이지 못한 것에 대한 슬픔을 넋두리하는 것이 아니라, 유이스(애칭 유유)를 통해서 새로운 감정을 느끼고, 유유가 있어 새로운 하루를 보내는 것에 대한 기쁨과 감사함 그리고 일상의 이야기를 담았을 뿐이다.
그 일상 속에서, 유유를 향한 저자의 찐한 부성애는 책 구절구절마다 녹아져 있음을 책의 몇 페이지만 읽어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 아이가 할 수 없는 것을 하고 있는 조카 오리올은 보면서 느끼는 아빠의 애틋함이 왠지 서글프다. 남들에게는 쉬운 걷기, 뛰어다니기, 춤추기를 할 수 없는 아들을 본다고 상상해보라. 그 절망감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유이스가 여느 사람들처럼 할 수 없는 일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잘 알고 있다. 아니, 오래전부터 잘 안다고 믿었다. 하지만 <불쌍한 내 마음을 더는 아프게 하지 마>라는 곡의 춤 스텝을 결코 배우지 못하리라는 것을 그저 확ㅇ니하는 것만으로도 더할 수 없는 슬픔에 잠기게 된다. 얼마나 슬픈지 활짝 뜬 채 깜빡이지도 않는 아들의 눈과 마주치자 그 무정함에 상처를 받아 슬그머니 눈물이 올라온다. 이렇게 눈물을 흘리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심호흡 세 번에 뺨 아래로 주르륵 흘러내리는 눈물. (본문 58p)

하지만, 저자는 아들 유이를 통해서 더욱 강해지고 있었다. 특수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버스 탑승 과정에 다른 운전자로 인해 점점 화가나는 그가 <죽어도 물러서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당당하게 꿈쩍도 하지 않은 채, 보도 위를 점령하고 있었던 일.
제노바 항구의 해산물 레스토랑 안에서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내색을 보이는 여주인에게 여유롭고도 당당하게 대처하는 아빠의 모습은 늠름하고도 듬직하다.

"이처럼 쉽게 상처받는 아들이 있어 예전같으면 고통스러웠을 수많은 역경 앞에서 나는 상처받지 않는 존재가 된다. 아들이 그처럼 약한 존재이기에 어쩔 수 없이 내가 힘을 비축한다. 이런 내 모습은 숨 쉬는 것만큼 당연하다. 아들과 함께 있기에 나는 불사신이 된다." (본문 145p)

우연히 접하게 된 책 ’손 영화’ 시리즈는 연속된 스틸 사진들이 담긴 책으로 빠른 속도로 페이지를 넘기면 장면들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바로 ’폴리스코프’ 였다. 움직이지 못하는 아들이 달리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저자는 ’폴리스코프’를 통해서 유유가 달리는 것을 책으로 실현시킨다. 책 내용 뒷편에 ’달리다’라는 이름으로 담겨진 폴리스코프는 유유의 모습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담아내어, 페이지를 빠른 속도로 넘겨 유유가 달리고 있는 것처럼 보여준다. 
아빠의 간절함이 느껴지는, 그래서 앞서 내용보다 사진들이 더욱 애달프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옮긴이의 말에는 2009년 7월에 유유가 사망했다는 기사를 접했다는 글이 담겨져 있다. 유유가 있기에 당당했고, 불사신이 되었던 저자의 마음이 어떨지 내가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해보게 하는 책이다. ’삶’이 그저 내게 당연히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 나는 그 삶을 제대로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 지금 하루하루가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깨달아 본다.
유유가 있어 행복했던 그들의 이야기는, ’있는 그대로’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랑의 진정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사진출처: ’가만히, 조용히 사랑한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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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7
샤론 크리치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낯선 곳에 들어설 때, 누구나 두려움을 가지게 마련이다. 지금 서 있는 이 낯선 곳이 내가 서 있을 곳이 아니라는 걱정스러움과 낯선 곳에서의 새로운 일과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에 대한 두려움은 나를 지탱해주는 감정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두려움과 걱정스러움이 전부는 아니다. 수많은 감정 속에는 낯선 곳에 대한 ’호기심’이라는 감정도 있게 마련이다.
그 호기심을 이끌어 낸다면 낯선 곳은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과 특별한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도미니타 산톨리나 도오네(이하 ’디니’)는 보여주고 있다.

늘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는 아빠로 디니네 가족은 여러 곳으로 이주를 하며 다녔다. 새로운 살 곳은 기회가 있는 것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믿는 아빠, 그 아빠를 사랑하는 엄마,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가는 스텔라 언니와 점점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크릭 오빠와 디니는 ’새로운 곳’에 대한 각기 다른 생각을 품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디니 엄마의 가족들은 이런 가족의 모습이 이해할 수 없다. 아이들의 교육, 제대로 된 직장이 우리네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기 때문이다. 아빠의 모습에서 나 역시도 그를 무능력한 사람으로 단정짓고 말았으니 말이다.

디니는 꿈을 꾼다. 디니가 생각하고 걱정하고 원하는 일들이 꿈을 통해 표현되고 있는 듯 하다. 이야기는 디니가 샌디 이모와 남편인 맥스 이모부에게 납치 되면서 시작된다. 스위스 남쪽 루가노에 있는 학교의 새 교장선생님인 맥스 이모부와 선생님인 샌디 이모는 디니와 함께 스위스에 가게 된 것이다. 
손을 흔들며 아빠를 불렀지만 자신을 보지도 목소리를 듣지도 못하는 꿈을 꾼 디니는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가진 듯 하다.
개학을 하고 학교를 다니면서, 이탈리어를 공부해야 하고, 늘 행복해하는 구스리와 늘 불평불만을 토로하는 릴라,케이스케와 벨렌이라는 새로운 이들과 만나게 된 디니는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떨어내기 시작한다.

샌디 이모가 그 곁가지를 거미풀의 아이들이라고 했다. 그 아이들에게는 공중에 달린 작은 뿌리가 있었는데 마치 땅을 향해 뻗어 가고 있는 것 같았다. 난 그게 나 같다는 생각을 했다. 뿌리를 공중에 매달고 있는 작은 식물. (본문 40p)

디니는 침실 창에다 표지판을 만들어 "납치 됐어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라고 항변해 보았다. 혼자인 느낌과 가족과의 이별에서 오는 쓸쓸함으로 디니는 표지판에 ’나를 잊지 마세요!’라고 붙였다.  그러나 곧 디니는 ’그라지에(고맙습니다-이탈리어)’로 새로운 표지판을 달게 되었다. 이모와 이모부의 너그러움을 받아들이려는 디니의 발버둥이였다.
결국 디니의 창에는 ’안녕, 스위스여. 내 사랑 스위스여!’라는 뜻의 ’챠오, 스비체라. 벨라 스비체라!’라는 표지판이 붙게 되었다.
그 표지판의 글들은 디니의 감정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두려움과 외로움에서 시작된 스위스의 생활을 기회로 받아들이게 되고, 결국 그 생활에 적응해가면서 낯설움이 아닌 특별한 선택이였음을 깨달아 가는 과정이 그 글들 속에 함축되어 있는 듯 하다.
디니의 친구 릴라의 모습 역시 이런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디니를 통해서 심적인 마음을 묘사하고 있다면, 릴라의 행동 변화 역시 또다른 적응의 한 형태로 보여주고 있다. 이런 모든 변화가 바로 그들을 한뼘 더 성장시키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우리 모습이 어땠는지, 우리가 어떻게 행동했는지, 그 이후로 우리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떠올리며 우리가 무엇이 될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는 주위의 친구들을 보면서 ’이들이 무엇이 될까?’ 생각했다.

"일 년, 아니면 이 년, 아니면 삼 년 전에 우리는 노란 숲에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특별한 학교를 선택했죠. 기억하세요?"

"그 선택은 정말 중요했어요! 이 길이 더 힘든 길이었는지 아니면 사람들이 덜 다닌 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가끔 혜택받은 길이라는 생각을 해요. 그리고 우리 모두가 선택한 길이에요. 그리고 우리를 서로 만나도록 해 준 길이죠."

"우리를 한번 보세요! 우리는 지금 다시 숲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갈림길 앞에 섰습니다. 우리는 모두 어디로 갈가요? 우리는 어떻게 다시 만나게 될까요?"
(본문 269p, 270p)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수많은 갈림길을 만나게 되고, 새로운 곳과 대면해야 한다. 새로움과 갈림길에는 늘 두려움과 걱정스러움 그리고 호기심이 공존을 하게 된다. 그 선택이 비록 힘들고 어려운 길이 될지라도, 그 선택이 잘 못 되었다 할지라도 그 선택은 또다른  기회를 제공하는 특별함이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어쩌면 나 자신을 더욱 특별하게 하는 ’혜택받은 길’일지도 모른다.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으로, 걱정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새로운 곳에서 특별함을 찾았으면 한다.
디니의 변화되는 과정은 이렇게 특별함을 찾을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디니는 하늘을 날고 있는 꿈을 꾼다. 새로운 곳은 분명 좋은 기회가 될 것이고, 새로운 인생이 기다리고 있음을 디니는 비로소 깨달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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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 씨가 받은 유산 미래의 고전 17
조장희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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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과는 다르게, 요즘은 곳곳에 애완동물 샵들이 많이 들어섰고, 강아지나 고양이를 안고 다니는 젊은이들도 많아졌다. 그만큼 동물들과 사람들이 많이 가까워졌다는 의미일게다.
반면, 유기동물도 참 많아졌다. 한때는 주인에게 사랑받았을 그들이 이제는 길거리를 헤매이며 사람들에게 눈총을 받는 신세로 전락하게 되었다. 가족이라 생각하며 함께 지냈던 시간들은, 그들이 예쁘고 귀엽고 건강할때나 가능한 수식어이다.
장애를 가진 동물이 버려졌다가, 새로운 주인을 만나 보조기구를 달고 행복하게 달려가는 모습을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다.
애완동물에 대한 잘못된 문화를 다시금 생각해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예쁘게 염색하고 옷을 입힌 애완동물을 가방에 넣어 들고 다니는 사람과 그 가방 속에서 목을 내밀고 세상을 바라보는 동물이 과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괭이 씨가 받은 유산>>이라는 제목을 보고, 얼마전 애완동물에게 엄청난 유산을 남겼다는 뉴스를 떠올렸었다. 그러나 이야기를 읽어갈수록 유산을 꼭 경제적인 부분만으로 생각했던 나의 속물에 좀 창피하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은 뒤, 옆집 강아지를 떠올렸다. 퇴근 길 옆집을 지나면 으레 2층에서 강아지 한마리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요란하게(?) 짖어댄다.
그 강아지는 요란하게 짖고 있지만, 정작 나에게 들리는 것은 쉰 목소리일 뿐이다. 성대 수술로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강아지는 그렇게 애처롭게 짖어대곤 한다. 이웃 사람들을 위해 당연하다는 듯 여겼던 나는 이 책을 읽자마자 그 강아지를 떠올린 것은, 나의 잘 못된 생각에 대한 반성이였으리라.

고양이 미요는 넓은 침대에서 낮잠을 자고 일어나 자신을 예뻐해주는 주인을 기다린다. 함께 살고 있는 어항 속의 금붕어와 에인젤피시, 새장 속의 카나리아는 넓은 하늘과 넓은 바다를 그리워하지만, 미요에게는 고향이 없다. 태어나자마자 이곳 아파트로 와서 주인의 손에서 자랐다. 근심 하나 없이 푹신한 카페트가 있고, 침대가 있고, 햄과 소시지와 치즈가 있고, 자신을 예뻐하는 주인이 있는 이곳이 미요에게는 지상낙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의 친구 손에 이끌려 미요는 주인의 친구를 새 주인으로 맞이하게 되고, 생전 처음 보는 쥐를 잡아야 하는 신세가 된다. 미용실에서 예쁘게 깍은 발톱 덕분에 쥐들마저도 미요를 무시하고, 미요는 햄,소시지,치즈가 아닌 음식을 먹을 수 조차 없었다. 새 주인집에서 만나게 된 진돗개 진돌이에게 동물들의 어리석은 역사에 듣게 되고, 강아지는 강아지답게, 고양이는 고양이답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행복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지만, 미요는 이해할 수가 없다.

결국 새 주인집에서 도망친 미요는 수산물 시장에서 털보 아저씨와 할머니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미요는 고양이가 되어가고, 애완동물이 아닌 주인의 반려동물이 되어간다.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돌멩이도 잃고나면 서운한 법인데, 어찌 목숨 붙은 걸 아이들 망가진 장난감 버리듯 버린단 말인가?"

"장난감이라고요? 어머님, 그 말씀 참 잘하셨네요. 저희 어렸을 때는 장난감이 그리 흔했나요? 어쩌다 망가진 장난감이라도 얻으면 큰 횡재라도 한 듯 밤잠을 설쳐 가며 쓰다듬고, 어떻게 고칠 수는 없을까 온갖 궁리에 별별 짓을 다 했지요.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어때요? 망가질 때까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없대요. 멀쩡한 장난감을 싫증이 나면 버린대요. 어떤 아이들은 그냥 버리지도 않고 아예 박살을 내거나 일부러 망가뜨려 버린답니다. 그래야 새 장난감을 사 준다고."


(중략)

"요즘 사람들은 페트라나 뭐라나 애완동물 기르는 게 유행이래요. 그 사람들은 동물을 사랑한다지만 그게 어디 사랑이에요? 그건 사랑이 아니라 학대라고요, 학대. 애견 센터다, 동물 미장원이다 데리고 다니며 동물들은 괴로워하거나 말거나 저 좋을대로 요란하게 치장시켜 한갓 장난감으로 가지고 노는 거예요. 그러니 아이들이 장난감 버리듯이 싫증이 나면 그저 내다 버리면 그뿐이라고요." (본문 123~125p)

할머니 옆에서 장난감 미요가 아닌, 고양이 괭이가 되어가는 미요는 할머니로부터 진정한 사랑을 받게 된다. 유기견센타, 동물보호소 등이 생겨나고 있지만, 점점 유기견의 수유가 늘어남으로써 감당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애완동물은 사람들과 많이 가까워졌고, 가족의 구성원이 되어가고 있지만, 잘못된 애완문화로 인해 버림받고 고통받는 일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들을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동물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보다 필요할 듯 싶다.
쥐를 무서워하는 고양이와 짖지 못하는 강아지, 새끼를 낳아 기를 수 없는 동물들은 햄,소시지,치즈, 푹신한 침대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자체를 사랑받고 싶어한다는 것을 미요를 통해서 알게 되리라.

"..........내 말년의 친구 괭이에 관한 것일세. 그놈이 어수룩한 게 처음엔 음식도 가리더니 요즘은 날생선에도 제법 입맛이 든 모양으로....그놈이 저 홀로 설 수 있을 때까지 생선 한 마리씩만 주게나..........." (본문 18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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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 조심해! - 안전하게 놀기 고사리손 성장 그림책 3
박은정 지음, 이루다 그림 / 베틀북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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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이들의 사고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장소가 바로 '집'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집이 가장 안전한 장소일거라는 생각을 하지만, 집안에는 위험한 물건들이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합니다.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은, 아빠 엄마가 만지고 사용하는 모든 물건에 대해 궁금해 합니다.
더욱이 아빠 엄마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4~7세 어린이들은 아빠 엄마를 따라하는 놀이를 좋아합니다.
아빠 엄마는 으레 "안 돼~!!!" 라는 말로 아이의 행동에 제약을 둡니다.
하지만, 그것이 왜 안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이들은 알 수가 없어요. 아빠 엄마가 방심한 틈에 그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궁금증을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면 사고가 나게 마련이지요.
"안 돼~!!!" 라는 말보다는, 위험성에 대한 교육을 통해서 조심성을 키워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창 호기심이 왕성해질 나이이기에, 다그침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위축감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죠.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위험성에 대해 일러주는 것이 사고로부터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궁금해? 조심해!>는 간접 체험을 통해서, 물건들이 가지고 있는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습니다.

"안녕? 난 '궁금해'야. 궁금한 건 절대 못 참자. 나랑 재미있게 놀자!"

집 구석구석 신기한 것들이 많아 이것저것 만져봅니다. 궁금해라는 친구가 아이의 호기심을 부추깁니다.

"궁금해? 그럼 한 번 마셔 봐."




엄마의 화장품을 먹어 배가 아픕니다. 칼과 가위를 만져보다 손에 상처가 납니다. 콘센트에 젓가락을 넣어보다 감전이 되고, 불이 켜진 가스레인지를 만져보다 화상을 입습니다. 책상이랑 옷장 높은 곳에 올라가 떨어집니다.
결국 아이는 궁금해도 함부로 만지지 않을 거라 다짐합니다.
그때 '조심해'라는 새 친구가 나타났어요.

"궁금한 건 좋은 거야. 하지만 언제나 조심조심 한 번 더 살펴보고, 한 번 더 생각하면 안전하고 재미있게 놀 수 있어."

물건의 쓰임새를 제대로 알게 되면, 아이들은 호기심을 충족함과 동시에 그 위험성도 느끼게 될 거예요.
그림책 속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왜 조심해야하는지 깨닫게 될 거랍니다.
아빠 엄마는 아이의 안전을 위해서 늘 아이을 주의깊게 보지만, 사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나는 거 같아요. 아이 스스로 위험한 행동과 안전한 행동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림을 통한 간접 체험을 통해 사고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어, 아이들 스스로 깨달을 수 있을 듯 보입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예쁜 우리 아이들이, 다치고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익한 그림책인거 같아요.

 

(사진출처: '궁금해? 조심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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