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 동백꽃 (양장) 클래식 보물창고 6
김유정 지음 / 보물창고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랫만에 김유정님의 작품을 만나보게 된 듯 하다. 학창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만나본 뒤로 실로 오랫만에 읽어보지만 여전히 친숙하고 익숙한 것은 저자의 작품이 한국 대표 문학에 당당하게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스물아홉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저자의 글 속에 담겨진 해학이 많은 사람들에게 슬픔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있기에 오랜세월 동안 사랑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오래전 읽었던 명작을 다시금 꺼내 읽었을 때, 그 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을 이제와서야 이해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된다. 학창시절엔 알지 못했던 ’삶’을 나이가 들면서, 인생에 대해 조금 알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비로소 문학 작품 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아쉽지만, 이제야 그 느낌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 즐겁기만 하다.
원작의 맛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사투리와 옛말을 그대로 옮겨두어 구수함을 더해주기는 했으나, 사실 책을 읽어내려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페이지 하단에 주석을 달아야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었을텐데, 책 뒷 부분에 담아놓아 책을 뒤적여야만 했다.
어른이 내가 이럴진대,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녹녹치 않을 듯 싶다. 
어쩌면 이런 수고스러움이 있어 책을 정독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가져본다. 이 구수함이 있기에 김유정의 작품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부분도 있었으니 말이다.

보물창고로 만난 김유정의 작품 <<봄봄 동백꽃>>은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만 4년 동안 소설 30편, 수필 12편, 번역소설 2편, 모두 44편의 작품을 남긴 그의 작품 중 어린이·청소년·어른 할 것 없이 두루 공감할 만한 대표작 8편을 수록하였으며, 무엇보다 ’작품 해설’은 이 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일제 식민지 시대였던 힘든 시절을 해학으로 풀어낸 내용을 청소년들이 온전히 이해하는 것을 쉬운 일이 아니다.
’작품 해설’ 속에서는 그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저자의 의도, 시대 상황을 설명함으로써, 청소년들에게 한국 문학을 이해하는데 기반을 마련해 주고 있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는동안 느끼지 못했던 부분을 다시금 찾아 읽게 되었으며, 책을 쉽게 놓을 수 없었다. 그만큼 여운을 많이 남겨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데릴사위로 머슴일을 하는 나와 장인사이의 갈등을 코믹한 묘사로 담아놓은 <봄봄>은 그 시대의 부조리를 해학으로 풍자하고 있다.
저자의 묘사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데, 암담한 현실을 이겨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덮어놓고 딸이 자라는 대로 성례를 시켜 주마, 했으니 누가 늘 지키고 섰느 ㄴ것도 아니고 그 키가 언제 자라는지 알 수 있는가. 그리고 난 사람의 키가 무럭무럭 자라는 줄 알았지 붙박이 키에 모로만 벌어지는 몸도 있는 것을 누가 알았으랴. (본문 10p)

구절구절 속에 느껴지는 저자의 유머스러움이 느껴진다. 

소년소녀의 풋풋함이 느껴지는 사랑 이야기가 담겨진 <동백꽃>에서는 시골의 정취가 물씬 풍겨지는 자연 속에서의 순수함이 엿보였으며, 권선징악의 교훈을 주고 있는 <두포전>, 노다지를 찾기위해 콩밭을 파헤치는 어리석음을 표현한 <금 따는 콩팥>에서도 해학을 통한 교훈을 그려내고 있다.
그 외에도 <이런 음악회><땡볕><노다지><만무방>의 작품에서도 저자의 익살과 해학이 넘치는 글귀를 찾아볼 수 있었다.

그가 처한 현실은 안팎으로 참으로 힘들었을 때입니다. 몸은 병이 들었고, 시대는 일제 식민지의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는 그 힘든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서 세상을 새롭게 보려고 했습니다. 그는 해학과 풍자가 담긴 웃음으로 세상을 보았기 때문에 힘든 현실과 아픈 몸에도 불구하고 한국 문학사에 빛나는 작품들을 발표했습니다. 김유정 소설은 도저히 웃을 수 없는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을 웃음으로 승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문학적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품 해설’ 中)

그 시절의 암담함과 저자의 아픔을 우리는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의 작품은 현재의 우리들에게도 용기를 주고 있다. 그 시절의 암담함이 아닐지라도 우리는 현재에서 또다른 암담함과 고통 그리고 슬픔을 겪고 있다. 그 암담함 속에서 저자가 그랬듯이 새롭게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그의 작품이 그 시절 서민들에게 웃음을 주었던 것처럼, 현재의 우리들에게도 암담함 속에서 희망을 보게 하는 눈을 뜨게하고 있는게다. 
때묻지 않은 순박함을 가진 주인공들이 세상의 부조리에 이용당하는 듯 보이지만, 오히려 그것이 그들의 순진무구함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우직하고 깨끗한 그들의 마음이 우리에게 희망과 웃음을 보여주고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자신의 암담함을 작품을 통해서 희망을 찾으려했던 저자의 마음이 우리에게 더 큰 희망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훔치고 싶은 것 미래의 고전 20
이종선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전 푸른책들에서 출간된 김진영 작가의 <<열네 살, 비밀가 거짓말>> 이란 성장 소설을 읽었다. 채워지지 않는 마음이 도벽으로 드러났던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서 진정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였나를 알 수 있었던 이야기였다. <<내가 훔치고 싶은 것>>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흐르는 듯 보이지만, 차별화된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원하는 가장 근원적인 것은 바로 ’사랑’이라는 점에서 같다 볼 수 있다. 
어떤 성장 소설이든 그 이야기에서 이끌어내는 결말은 바로 ’관심’그리고 ’사랑’이다.
이렇게 많은 성장 소설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바로 ’사랑’이라 누누히 말하고 있지만, 어른들은 그것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책 속의 주인공들을 통해서 말하고 또 말하고 있지만, 현재 우리 아이들의 마음은 여전히 채워지지 않고 있다.
나는 사랑을 주고 있는가? 사랑을 내세워 아이를 간섭하고, 잔소리하며 더 옥좨고 있는 것은 아닌지...내 모습을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해본다.

"견물생심이라는 말이 있다. ’물건을 보면 욕심이 생긴다.’는 뜻이다. 물건만 봐도 그런데 돈은 더하겠지. 선생님도 너희만 했을 때는 그랬으니까. " (본문 11,12p)

이야기는 민서의 돈이 없어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가슴이 뛰며 심장이 터져 버릴 거 같은 여진이의 모습은 마치 여진이가 돈을 가져간 범인이 되는 것처럼 묘사되어 있다. 그랬다. 나는 여진이가 범인이라 생각했다. 먼가 숨기고 있는 듯한 여진이의 모습은 흡사 범인인 듯 보였으니 말이다.
돈을 잃어버린 임시 반장 유민서는 공부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리는 아이지만, 친구들과 많이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심장이 떨렸던 여진이는 민주와 단짝 친구로 화가가 꿈이지만, 자신의 꿈을 말하지 못한다. 선생님이 되라고 말하는 엄마로 인해 자신이 품었던 꿈은 그냥 조용히 마음 속에 담아둘 뿐이다.
민주는 털털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성격 좋은 친구로 등장하며, 특별활동으로 양궁을 하는 친구다.
또 한명, 여자경찰이라는 별명을 가진 여경이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만 왠지 민서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듯 하다.

이들에게는 각자의 상처가 있고 채워지지 않는 마음이 있다. 넉넉한 집안에 사는 민서는 엄마의 치맛바람으로 친구를 잃었다. 친구들의 마음도 좋은 선물로 얻으려는 엄마로 인해 민서는 친구를 잃는 상처를 입었지만, 엄마의 꼭두각시 노릇에 길들여진 듯 보인다.
한편 여진이는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엄마가 맞벌이를 하였고, 엄마의 관심에 목말라있다. 주인이 잃어버린 지우개와 수첩 등을 훔쳐 마음을 채우고 있는 여진이는 같이 특별활동을 하는 민서의 좋아보이는 비싼 물감을 훔친다. 
여진이의 단짝 친구인 민주는 양궁 선수가 되어보라는 선생님의 권유로 양궁을 해보겠다는 야무진 결심을 한다. 그런 민주의 모습에 여진이는 응원하는 마음과 괜한 질투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민주는 초등4학년 때 여진이에게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여진이의 반만 닮아보라는 선생님으로 인해 여진이가 좋으면서도, 여진이가 미운 복잡한 감정을 가졌던 민주는 여진이가 모르는 상처를 안고 있었다.
민서에게 복수를 하는 여경이는 민서의 엄마로 인해 큰 상처를 입고 있었다. 그 상황을 모르는 민서지만, 여경이는 민서에 대한 복수심으로 민서의 친구들을 빼앗는다.

4명의 아이들은 서로 다른 욕구를 가지고 있다. 엄마로부터 자유를 원하는 민서, 가족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여진이, 그리고 민서로부터 상처받은 마음을 채우고 싶은 여경이와 친구와 비교를 당한 후 자신의 모습을 찾으려는 민주.
서로 다른 마음을 갈구하고 있지만, 이들의 상처를 다독일 수 있는 것은 친구와 가족의 ’사랑’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힘들었어? 그렇게 허했어? 엄마가 몰랐어. 미안해." (본문 141p)

자신을 위로하는 말 한마디에 아이들은 상처는 눈독듯 사라진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이야기에 얼마나 귀를 기울이고, 공감해주고 고개를 끄덕여주고 있는 걸까?
책 속의 아이들은 사춘기 소녀들이 겪을 법한 다양한 성장통을 보여주고 있다. 마음을 알아달라 외치는 아이들, 친구의 마음을 얻고 싶은 아이들, 비교를 당하고 상처입은 아이들의 모습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성장통이자 고민이다.
당부하고 싶은 말은 혼자만의 고민과 상처로 아파하지 말라는 것이다. 친구가 있고 가족이 있기에 그 고민과 상처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4명의 친구들을 통해서 알아가길 바란다.

내가 성장 소설을 사랑하는 이유가 있다. 사춘기를 겪었지만, 그 시절 또래 아이들이 그렇듯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채 마음에 상처를 안고 지내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 상처가 오랜시간 동안 내 안에 머물며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사춘기인 딸을 위해 책을 읽는다. 요즘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내고 싶고, 그 마음을 다독이는 방법을 찾고 싶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서 요즘 우리 아이들의 고민을 알아간다. 내 아이도 겪게 될 그 성장통이 나로 인해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기를 바란다. 선주, 여진, 여경, 민주의 마음을 통해서 나는 내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국교과서 읽는 리딩 Basic 1 (교재 + 워크북) - 중.고등학생용(중급과정) 미교 읽는 리딩 Basic 코스 1
e-Creative Contents.Michael Aaron Putlack 지음 / 키출판사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달 전 [미국교과서 읽는 리딩 EASY 1]을 접해보고 마음에 드는 교재라, BASIC 편도 보게 되었다. 영어는 무조건 영어학원에 다녀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초등 6학년 딸아이는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영어를 공부하고 있다. 자학습으로 영어를 배우고 있지만, 학교에서 시행하는 영어말하기 대회에서도, 얼마전 교육청에서 시행했던 Ceyber English Proficiency Test 에서도 반에서 혼자 Level 1을 받았다. 스스로 학습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영어 교재’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학습 수준에 맞는가? 혼자 학습하기에 무리가 없는가? 를 토대로 교재를 선택한다.
다양한 교재를 사용해보았지만 그 중 <<미국교과서 읽는 리딩>> 시리즈가 마음에 들어 꾸준히 사용하는 중이다.

 

일단, 수록된 영어가 미국 학생들이 배우는 어휘와 표현들이라는 점이 좋았다.
우리가 영어를 배운다는 것 자체가 외국인들과의 소통을 하기 위함이기 때문에, 그들이 사용하는 어휘와 표현을 모른다는 것은 아무리 영어를 잘 한다고 해도 의사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기유학이 늘어나고 있으며, 국제중학교 입학이나 특목고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일상생활의 회화는 학습에 제약을 받게 된다.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될 것라는 국제중학교의 수업방식에 쫓아가기 위해서는 과학, 경제, 지리 등 과목별로 사용되는 어휘와 표현 역시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교과 과목과 주제별 지문의 바탕이 되는 어휘 학습을 통해 각 과목에 대한 어휘와 읽기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는 점이 아주 매혹적인 교재라는 생각이 든다.

 

 

각각의 Unit 마다 Main Idea and Details, Vocabulary Builder 을 통해서 내용 이해에 대한 확인을 돕고 있다. 독해 능력은 영어에 대한 자신감과 나아가서는 수능대비에도 효과적이다.
키출판사에서 출간되고 있는 [미국교과서]시리즈는 초등학생을 위한 탁월한 교재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영어 학원을 다니지 않고 있는 딸에게는, 영어에 대한 실력을 급증시킬 수 있는 탄탄한 구성을 가지고 있어 마음에 든다.
미국교과서 읽는 리딩 시리즈는 총 3단계 전 9권으로 EASY, BASIC, CORE 단계를 거친다. 천천히 단계를 밟아가며 독해 능력을 키우다보면, 교과 과목별 내용 이해 뿐만 아니라 나날이 발전하는 독해 능력을 확인할 수 있을 듯 싶다.
좋은 교재의 선택은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좌우한다. 토플 특목고 시험 준비생에게도 좋은 교재로 이용될 수 있는 듯 싶다. 

(사진출서: ’미국교과서 읽는 리딩 BASIC 1’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풍당당 박한별 동심원 4
박혜선 지음, 강나래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시집을 읽으면 내 마음이 순수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익살스러운 한별이의 모습과 제목 그리고 노란색 표지에 이끌려 아침일찍 책을 펼쳐들었습니다.
그동안 읽어왔던 동시집과 달리 첫 동시부터 마음이 짠해집니다.
<위풍당당 박한별>은 독특한 구성을 가진 동시집입니다.
한별이의 이야기가 동화 대신 동시로 담겨져있습니다. 동화로 출간되었어도 재미있고 짠하게 읽었을 이야기이지만, 동시로 담아내니 그 짠한 마음이 배가 되는 듯 합니다.
함축되어 있는 단어가 한별이의 마음이 절제되어 담겨진 듯 하여, 더욱 안타까움을 전합니다.
그러나 읽어가는 동안 점점 당당해지는 한별이의 모습에 마음이 흐뭇해집니다.

세상에서 젤 무서운 말

엄마랑 살 거야?
아빠랑 살 거야?
선택해!

잠 안 올 때 내 배는 누가 만져 주지?
엄마
비틀거리는 내 자전거 누가 잡아 주지?
아빠

누구랑 살 거야?
선택해!
선택해!                    (본문 8p)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한별이는 힘겨운 선택을 해야합니다. 우르르 쾅쾅 번쩍번쩍 번개가 치는 듯한 아빠 엄마의 이혼으로 결국 한별이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는 시골에서 살게 됩니다.
시골에는 막내고모 아기를 낳자 시골로 보내진 강아지 마루와 소파 밑에 똥 누구 베란다 꽃 뜯어 먹는다고 시골로 보내진 점박이 토끼가 있습니다. 한별이는 그렇게 서울에서 온 동물들과 친구가 되었습니다.

누구네 엄마일까?

빈 화분이었을 때는
그냥 화분이었는데
봉숭아 모종을 옮겨 심었더니
봉숭아 화분이 되었다

떠돌이 고양이일 땐
그냥 고양이였는데
내가 키우자
우리 집 고양이가 되었다

그냥 새댁이었다가
나 태어나고 한별이 엄마가 된 우리 엄마
지금은 내 이름 말고
다른 아이 이름을 달고 있을 엄마                 (본문 17p)

시골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살아가는 한별이의 모습과 시골의 모습을 담은 동시들 속에는 엄마를 그리워하는 한별이의 마음이 담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한별이는 당당해지고 있습니다.
한별이를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시골의 모든 자연들이 한별이의 친구이고 가족입니다.
한별이는 이런 가족이 있어서 행복하고, 또 당당해집니다.

위풍당당 박한별

우리 학교에서 인사 제일 잘하는 아이는?
나, 박한별
믿을 수 없다면 교장 선생님께 여쭤 봐
열 번 보면 열 번 다 인사하는걸

우리 학교에서 젤 잘 웃는 아이는?
나, 박한별
우리 반에서 공부 젤 잘하는 아이는?
너희가 더 잘 알지?

그럼 우리 반에서 달리기 제일 잘하는 아이는?
현용이?
아니, 엄마 없다고 놀리는 현용이 끝까지 따라가서 등짝 한 대 멋지게 날려 준
나, 박현별이야

위풍당당 박한별!                   (본문 45p)

 

지금 우리 주위에는 또다른 한별이가 존재할 것입니다. 부모의 이혼은 아이들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상처를 받습니다. 상처입은 아이들의 마음이 한별이를 통해서 드러나고 있어요. 그러나 상처를 다독여줄 수 있습니다. 그 상처는 바로 가족들의 관심과 사랑입니다.
한별이 기죽을까 곱게 화장하고 빨갛게 입술 바르고, 뾰족구두 꺼내 신고 학예회에 참석하는 할머니가 있어서 한별이는 행복합니다. 슈퍼에 자주 가는 할아버지 덕분에 밥상 위에 햄 반찬이 오르고, 할머니는 시내 문방구 단골 손님이 되었습니다.
한별이는 행복합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니 말이죠.

슬프게 시작되었던 동시는 점점 따뜻해졌습니다. 시골의 정취와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도 느낄 수 있었죠.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제 마음은 더 따뜻해졌습니다.

한별이의 뒷이야기가 궁금하지 않나요? 한별인 다시 서울로 올라왔어요. 새 가족이 생겼거든요. (본문 94p)

한별이는 저자의 고모였습니다. 한별이처럼 상처 받고 아파하는 아이를 위한 저자의 마음이 담겨진 동시집이죠. 부모님의 이혼이 아이들의 잘못은 아닙니다. 또다른 한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당당하게 용기를 갖고 살아가라고 말입니다.
동시를 읽으면 내 마음이 순수해지는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또다른 느낌을 갖게 되었어요.
바로 따뜻함입니다. 가족의 의미와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마음 따뜻해지는 동시집이네요.


(사진출처: ’위풍당당 박한별’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메 할머니, 초강력 아빠팬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오메 할머니 꽃보다 아름다운 우리
오채 지음, 김유대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할머니들께서 많이 쓰는 단어 중의 하나가 ’오메’’거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할머니와의 어린시절을 추억을 가진 저에게 이 단어들은 참으로 익숙한 단어입니다. 그래서인지 저도 간혹 쓰기도 하죠. 책을 읽는내내 할머니와의 추억이 떠오르기도 했고, 친정 엄마도 많이 생각났습니다. 물론 얼마전 다녀가신 시어머님도 떠올랐습니다. 할머니가 오신다고 하면 며칠전부터 설레여하는 작은 아이가 자라서 이 책을 읽게 되면 참 좋아할 거 같아요. 
’할머니’ 라는 말에는 사랑, 나눔, 배려가 넘치는 따뜻한 사람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이제서야  부모님의 마음을 알게 되었나 봅니다. 그 따뜻함에 그 사랑에 동화책을 읽다가 눈시울을 붉히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이 책의 이야기 전개는 독특합니다. 사람이 아닌 강아지를 통해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를 읽다보면 왜 강아지 입장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자식들은 참 이기적입니다. 자신을 예뻐만 해주면 따르고 비벼대는 강아지와 달리, 부모에게 사랑보다 물질적으로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자식들의 모습이 참 안타깝습니다. 그 모습을 읽어내려가면서 강아지가 1인칭이 되어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었던 현실에 마음이 아픕니다.
’오메’라는 말을 자주 써서 오메 할머니가 불리는 할머니가 나타나자 강아지인 ’나’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시골집에서 갑자기 쓰러진 후 지팡이를 짚고 아들 집에 온 오메 할머니를 보자 손녀인 은지는 할머니에게 안깁니다.
그러나 며느리의 말투는 곱지 않습니다. 공장에서 늦게까지 일하는 내외에게 할머니는 부담스러운 존재인가 봅니다.
강아지의 이름은 ’봉지’로 오메 할머니만큼 나이가 많습니다. 반지하 방에서 늘 외롭던 봉지 강아지는 오메 할머니의 마실 나들이에 동행하면서 할머니와의 우정을 싹틔우게 됩니다.

돈 달라는 딸의 등쌀에 마음 아픈 반지댁과 십년이 넘도록 연락 한번 하지 않는 아들이 있다하여 보조금 조차 받지 못한 채 박스를 주워 손자를 키우는 빡스댁을 도와주지만, 며느리의 눈에는 오지랖 넓은 할머니로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손녀 생일날 꼭꼭 숨겨놓았던 쌈짓돈을 조금 꺼내 생일 빠띠(?)를 해주었지만, 정작 할머니의 생일날 미역국을 끓여주는 사람도 기억해 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생일 날 시장에 갔다가 눈에 들어온 진주 목걸이가 밟혀 자신에게 주는 생일 선물로 샀지만, 힘들게 일하는 자식들 도와줄 생각하지 않는다며 며느리의 악다구니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오로지 걱정과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을 자식들이 어찌알까요? 평생 힘들고 어렵게 살다가 생일 선물로 산 진주목걸이를 목에 걸며 행복해하는 할머니의 모습은 우리 모든 부모들의 모습일 것입니다.

"영감, 내가 이런 목걸이를 다 사 보네요잉. 당신이 안 사 줬은게, 나라도 이런 놈 사는 거 아니겄소."
"흐흐, 내 평생 이런 날도 있다. 봉지야, 긍게 이것이 내 일흔살 생일 빠띠다."
 

"사실 어머님 씀슴이도 그래요. 저희 하루 종일 공장에서 단무지 냄새에 절어 가며 힘들게 사는 거 뻔히 아시면서 좀 도와주시면 안 돼요? 아범은 저녁이나 먹으면서 수금을 다니는지 어쩌는지도 모르는데, 시골 땅 판 돈 혼자 끌어안고서 어머니는 진주 목걸이에, 은지 파마에, 쓸데없는 데 다 쓰시잖아요!" (본문 103,104p)


차 안에서 자식들 먹으라고 떡을 하는 할머니에게 자식들은 듣기 싫은 소리만 늘어 놓습니다.

"요즘에는 사 먹는 게 더 싸게 먹혀요. 어머니 몸살 나시면 약 값만 더 든다고요."
"이제, 이런 거 만들지 마세요. 무리하면 병나시잖아요."

"아프다고 가만히 방바닥에 엎어져 있으면 빨리 죽기밖에 더 하겄냐. 이렇게 움직여야 쪼깨라도 더 살겄제. 느그는 모린다. 몰라."
(본문127,128p)

봉지 강아지는 오메 할머니가 점점 좋아집니다. 사람과 같이 이불에서 자는 강아지라고 구박하고, 늙었다고 툭툭 치는 할머니가 싫었지만, 할머니를 따라 마실을 다니면서 비로소 할머니의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과 같이 늙어가는 할머니를 위해서 은지와 주인 내외에게 소심한 복수를 하는 봉지 강아지가 귀엽습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할머니의 마음을 강아지는 알고 있는 것입니다. 정작 자식인 사람이 모르는 것을 말입니다.
아픈 봉지 강아지의 배를 쓰다듬는 오메 할머니와 오메 할머니가 아프자 따뜻하게 해주려고 끌어안아주는 봉지 강아지는 서로의 외로움을 그렇게 다독이는 듯 보입니다.

부모의 참된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식들의 모습에 화가 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해서 눈물이 나고, 외로운 할머니의 모습에 눈물이 납니다. 그렇게 한없는 사랑을 받고도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자식들은 할머니의 외로움을 달래주었던 강아지보다 나은게 머가 있을까요? 나 역시 그런 자식들 중의 하나라는 점이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반려동물이라고 했던가요? 애완 동물이 아니라 함께 교감을 나누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반려 동물로서의 강아지와 할머니의 모습이 쁘게 그려졌습니다.
할머니는 은지에게 좋은 추억을 안겨주고 떠났습니다. 은지가 원하는 멋진 생일 파티는 열지 못했지만, 할머니는 은지에게 그보다 더 좋은 사랑을 주었습니다. 은지는 뒤늦게서야 그것을 알게 되었네요.

할머니의 마음이 담겨진 맞춤법 틀린 일기 속에서 정이 느껴집니다. 우리에게 한없는 사랑을 주고 있는 부모님의 마음을 느껴볼 수 있을 거 같아요. 햇가족화로 할아버지 할머니와의 추억과 사랑을 느껴보지 못한 어린이가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할머니가 주는 따뜻함이 넘치는 사랑을 선물해 주고 싶네요.
구수한 말투에 잔잔한 미소가 전해지는 책, 그러다가 진한 감동에 눈물을 흘리게 하는 책, 그렇게 소중한 동화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써글, 내 돈 내가 쓰는디.
미여국도 안 끄려 준 매느리가 쌩 날리다.
은지 고년도 내 편 안 들고 어매편만 드렀다.
오메, 서운허다.
내 생일도 모리는 자식들 다 피로 업따.
써글, 기분이 영 거시기허다.
그리도 진주 모꼬리는 겁나게 이뿌다.
(본문 108p)

(사진출처: ’오메 할머니’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