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 작은도서관 1
이금이 지음, 양상용 그림 / 푸른책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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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전 처음 <밤티 마을 시리즈>를 알게 되면서 이 책은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책 중의 하나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저자 이금이를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화 속에서 전해주는 잔잔한 감동이 내 마음을 울렸기 때문이다.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가족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다. 아이를 낳기전까지는 느끼지 못했던 가족의 개념을 아이들을 통해서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리라.
동화책을 읽으면서 유독 잘 울기도 하지만 유독 <밤티 마을 시리즈>를 읽으면서 참 많이 울었다. 큰돌이와 영미의 모습 속에서 어린시절 친구의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그 시절 큰돌이네 이야기는 우리 이웃에서 간혹 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했다. 
풍족하지 않은 살림에 어린 나와 동생을 두고 장사를 나갔던 엄마를 집앞에 쪼그리고 앉아 하염없이 기다리던 우리 남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표지 속의 남매를 보면서 슬프고도 그리운 어린시절을 떠올렸다.

초등 2학년 큰돌이의 이름은 ’오대석’이지만, 선생님을 빼고는 모두 큰돌이라 부른다. 

"큰돌은 어디서든지 쓸모가 있단다. 집을 지을 때도 집을 받쳐주는 기둥 밑에 큰 주춧돌을 놓거든. 대석이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꼭 훌륭한 사람이 돼야 한다." (본문 10p)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할아버지를 모시고 살기 위해 밤티 마을로 온 큰돌이네는 할아버지와 솜씨 좋은 목수인 아빠와 큰돌이와 영미가 산다. 엄마는 큰돌이와 영미가 잘 생각나지도 않는 오래전에 집을 나갔다. 
술에 취한 아버지는 이유없이 큰돌이와 영미를 내쫓고, 두 아이는 옆집 쑥골 할머니네 외양간에서 잠이 들곤 한다. 그 모습에 속상했던 쑥골 할머니의 권유로 영미는 애 없는 부잣집에 입양을 가게 된다.
부잣집에 가게 된 영미는 엄마 아빠와 소풍을 가서 신이 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오빠와 같이 왔으면 하는 아쉬움을 가졌다.
밤티 마을에 대한 추억이 가득한 영미는 찔레꽃 향기에 이끌려 옆집 장미 순을 엉망으로 만들게 되고, ’데려온 아이’라는 말에 장미 가시에 긁힌 듯한 상처를 입게 된다. 한편, 큰돌이네는 얼굴에 곰보 자숙이 숭숭 나 있는 키가 큰 아줌마가 새엄마로 오게 되었다.

"난 절대로 엄마라고 안 부를 거야. 꼭 팥쥐 엄마같이 생겨 갖곤.’ (본문 82p)

"영미는 아빠가 둘이래."
"영미는 주워 온 애래요. 그래서 아빠가 두 명이래요."
(본문 85,86p)

가슴에 상처를 입은 영미와 엄마의 자리를 빼앗은 팥쥐 엄마가 못마땅한 큰돌이는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팥쥐 엄마 손길이 닿으면 큰돌이네 집은 마법을 부린다. 뒤꼍에 채마밭을 만들고, 부엌 옆에 큰돌이를 위한 공부방을 만들어 주었다. 영미는 엄마 아빠의 관심을 받으며 살지만, 오빠에 대한 그리움으로 유치원에서 물건을 훔쳐 자신만의 보물 상자에 담아둔다.

’영미만 있으면, 영미만 있으면 아무것도 부러울 게 없는데...’ (본문 106p)

"오빠가 그렇게 보고 싶니?"
"그럼 오빠 보고 싶다고 엄마한테 말하지 그랬어. 그럼 엄마가 오빠 만나게 해 주었을 텐데. 엄마는 몰랐어. 영미가 이렇게 오빠를 보고 싶어하는지 말이야. 날 처음 볼 때부터 엄마라고 부르고 잘 따라서 밤티 마을 생각 같은 건 안 하는 줄 알았어."
"오빠 보고 싶다고 하면 날 도로 밤티 마을로 돌려보낼까봐...."
(본문 121p)

엄마의 품이 그리운 영미에게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새 가족 역시 소중한 듯 하다. 아직 어린 아이, 엄마에게 어리광을 부릴 나이인 영미에게 술을 마시고 내쫓는 아빠, 엄마 없는 설움에 마음이 허했는가보다. 보고싶은 오빠, 자신을 돌봐주는 새 엄마로 영미의 마음은 아프고 또 아픈가 보다.
오빠를 보고싶어하는 영미를 위해 큰돌이와 영미는 재회하지만, 새 엄마와 영미의 사이가 좋은 것을 보니 큰돌이가 함께 집으로 돌아가자는 말을 끝내 하지 못한 채, 그리움에 열병을 앓는다. 그런 큰돌이를 옆에서 지켜주는 팥쥐 엄마의 곰보가 왠일인지 이제 큰돌이에게 보이지 않는다. 영미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아는 팥쥐 엄마는 영미를 데리고 오기로 한다.

"다 가져도 돼?"
"그럼, 다 네 건데, 네가 그 동안 엄마 아빠를 즐겁고 행복하게 해 준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말이야."
"엄마, 나 학교에 들어가서 ’우리 가족’ 그릴 때, 엄마 아빠도 그릴 거야."
"밤티 마을 식구랑 엄마 아빠도 다 그릴려면 도화지가 아주 커야겠네."
(본문 137,138p)

단 며칠이였지만, 영미로 인해서 행복을 느낀 부잣집 양부모가 영미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영미를 보내주는 모습이 가슴 뭉클하게 다가온다. 이 책 속에는 두 가지의 서로 다른 가족의 모습이 보여지고 있다. 편부모 밑에서 살아가던 두 아이는 다른 가족을 맞이한다. 새 엄마를 얻게 된 큰돌이와 아이가 없는 집에 딸로 들어간 영미네 가족은 비록 서로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사랑이 있는 가족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각자 새로운 환경에서 기쁜 일도 있고, 슬픈 일도 있었지만 두 아이가 서로 그리워하는 모습은 같았고, 애끓는 그리움이 우리에게 가족에 대한 끈끈한 사랑을 느끼게 한다.

점점 다양한 모습의 가족이 늘어나고 있다. 꼭 혈연으로 맺어져야만 진정한 가족은 아닌 것이다. 가족이란 ’혈연’이 아니라 ’사랑’으로 맺어져야만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큰돌이와 영미는 보여주고 있다.
두 아이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금이 작가의 필체를 통해서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지고 있다. 늘 투닥투닥 싸우는 두 아이들에게 오늘은 큰돌이와 영미의 이야기를 들려주어야겠다. 가족의 따스함 그리고 사랑을 두 아이도 느낄 수 있으리라. 
오늘 내 가슴에는 가족의 의미를 깨달은 따스함과 우리 가족에 대한 소중함으로 충만하다. 큰돌이와 영미도 분명 행복한 가족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두 아이의 따뜻한 마음은 그것을 예견해주는 듯 하다.

 

 

(사진출처: ’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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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동물 마음 상담소
김선희 지음, 최현묵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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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TV 동물농장에서 동물 심리 분석가 하이디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다고 한다. 방송을 보지 못한 나는, 이 책의 내용을 그저 창작이라고만 생각했다. 글쓴이의 말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본문을 감동적으로 읽어내려가다가 하이디와 만났던 동물들의 실제 사진이 수록된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이 책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내용이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하이디의 위대한 교감>이 방송되면서 전국을 눈물 바람으로 몰아넣었다고 하는 이 프로가 저자의 글을 통해서 책 속에서 다시금 그 감동을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듯 하다.
방송을 보지 못했기에 그 감동이 어떻게 전해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책 속에서 느껴지는 감동은 내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애완동물을 키워본적이 없는 나는, 동물과 교감을 나눈다는 것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자신을 예뻐하는 사람에게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에게는 다가가지 않던 시댁의 강아지를 보면서 동물들도 감정을 느끼고, 사랑을 느끼고 있음을 표면적으로만 이해하고 있을 뿐이다.
그들과 교감을 나누고 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내게는 좀 불가사의한 일처럼 느껴지지만, 마음을 열고 눈을 바라본다면 동물의 상처입은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동물 심리 분석가 하이디는 동물의 마음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도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책 속에는 일곱가지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랑을 주면 더 큰 사랑을 주는 넓은 마음을 가진 동물들이지만, 한번 상처입은 마음은 굳게 닫혀져 버린다. 간혹 사람에게 상처받고 버림받은 동물들을 모습을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다. 사람을 믿지 못하고 도망다니던 그들의 상처입은 눈빛은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곤 했다.
<동물 마음 상담소> 가게의 주인은 에메랄드 빛 푸른 눈을 가진 하이디였다. 처음엔 관심을 갖던 사람들도 점차 흥미를 잃었지만, 하이디는 얼마 후 찾아 온 손님 집 없는 검은 고양이 아롱이와 비루먹은 개 다롱이와 지내면서 묵묵히 가게를 지켰다.
그리고, 하이디는 상처입는 하늘이를 만나게 된다.
개집에서 한발자국도 나오지 않는 하늘이를 걱정하던 소녀는 하이디를 찾아왔고, 하이디는 하늘이의 아픈 상처를 다독여준다.
태어나면서부터 실험실에서 살았던 하늘이는 각종 무시무시한 실험 도구와 기계와 살아야했으며, 숱한 검사를 받아야했다.
다시 끌려갈까봐 집밖으로 나오지 못했던 하늘이의 마음을 다독여주고, 소녀 가족에게 하늘이의 마음을 전해준 하이디는 하늘이에게 소녀의 가족들의 마음을 전해주었고, 하늘이는 그들에게 손을 내밀 수 있었다.

"동물들은 인간처럼 말을 하지는 못하지만 마음만은 인간들과 똑같아요. 고통과 두려움, 무서움을 느낄 줄 알고, 기쁨과 행복, 즐거움도 느낄 줄 알지요. 다만 인간들이 그런 동물들의 마음을 잘 모르는 것 같아 무척 안타까워요." (본문42p)

하이디는 마장에 살고 있는 마미를 만나고, 독자들에게 동물들에게도 애끓는 모성애가 있음을 전달하고 있다. 자식을 잃은 마미의 아픈 마음을 하이디는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랑받던 꽃님이는 ’무지개 동물 병원’앞 작은 상자안에 버려진 채 놓여있었고,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각에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이디는 그런 꽃님이에게 꽃님이를 사랑하는 새로운 가족을 통해서 새로운 삶의 희망을 주었다.

"반려견들은 주인에게 사랑을 받기도 하지만 사랑을 주기도 해요. 꽃님이는 자기가 더 이상 사랑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삶을 포기하려 했던 거예요. " (본문 79p)

고양이에게 무심코 던졌던 한마디에 미오는 주인 아주머니에게 난폭하게 군다. 그것이 오해였음을 하이디는 풀어주게 되고, 미오와 친해지고 싶었던 아주머니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미오의 모습을 보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

"우리는 동물들이 사람의 말을 못 알아듣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동물들에게 함부로 말할 때가 많죠. 하지만 동물들도 서운한 말, 싫은 말, 나쁜 말을 다 알아듣는답니다. 그 말이 동물들에게 상처가 되곤 하지요. 미오도 그랬던 거예요. 처음에 아주머니한테 들었던 말이 상처로 남아 아주머니를 계속 오해하고 있었던 거죠." (본문 98p)

더 사랑받고 싶어하는 마음으로 서로 앙숙이 되어버린 몽이와 뽀뽀 이야기는 하이디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몽이가 마음을 열어주지 않아서 많이 안타까웠다. 그러나 뽀뽀의 마음을 다독여준 덕분에 그들만의 전쟁은 뽀뽀로 인해 막을 내렸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싶고, 사랑을 독차지 하고 싶은 마음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매한가지인가보다.
동물원에서 가족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동생에게 구타를 당하는 호야를 다시 가족의 품으로 보내준 이야기와 함께 지내던 친구의 죽음으로 식욕을 잃고 마음 아파하는 코코네 가족들의 반려견 네 마리 이야기도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슬프고 고통스러운 일을 가족과 나누면 위로가 되지요? 동물들도 마찬가지예요. 저 강아지들은 달콩이의 죽음에서 비롯된 충격과 슬픔을 각자의 마음속에만 담아 두고 함께 나누지를 못했어요. 하지만 이제 그 슬픔을 함께 나누기 시작했어요. 여러분들도 그래야 해요. 사람들끼리만 나누지 말고 강아지들과도 함께 나누세요. 그러면 여러분들도, 강아지들도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줄 거예요." (본문 149,150p)

이제는 가족들과 산책하는 게 제일 즐거운 하늘이, 다시 엄마가 될 준비를 하고 있는 마미, 이젠 병원 식구들과 산책을 할 정도로 건강이 회복된 꽃님이, 아주머니의 말에 대답을 잘하게 된 미오는 아줌머니가 데리고 온 길고양이 보리라는 친구가 생겼고, 이제 뒤엉켜 싸우는 일이 없어진 뽀뽀와 몽이, 즐겁게 생활하게 된 호야네 가족 그리고 이제 기운을 차려가는 코코네 가족의 뒷 이야기는 더 찐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잘못된 애완문화로 인해 동물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도 많아졌다. 이 동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그들의 마음을 보여줌으로써 그들과 가족이 되어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로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그들도 우리와 똑같이 상처입고, 사랑을 갈구하고 있음을 기억해야겠다.

(사진출처: ’기적의 동물 마음 상담소’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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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 비밀과 거짓말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10
김진영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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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카니 혼자 계단에 앉아있는 아이의 모습이 참 쓸쓸하고 안타깝게 보인다. 14살이라는 숫자가 눈에 띈다. 내년이면 14살이 되는 딸아이를 생각해서일수도 있고, 어른인 척 흉내를 내면 나만의 비밀을 간직하기 시작했던 14살의 내 모습이 떠올라서 일수도 있다.

책 속에는 "절실한 애정"이라는 뜻을 가진 <범의귀> 꽃이 등장한다. 유독 두 장의 꽃잎이 다른 꽃잎들보다 큰 꽃으로, 두 장의 꽃잎이 큰 게 아니라 세 장의 꽃잎이 더 자란 것 같이 보이는 꽃. 왠지 범의귀가 아직 덜 자란 열네 살 또래의 아이들 모습을 담아낸 듯 보인다.

꽃을 다 피었다고 말할 수도 없고 아니라고 할 수도 없는 범의귀.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닌 애매모허한 바로 우리 중학생. (본문 30p)

이 시기의 아이들은 몸은 훌쩍 컸지만, 정신적으로는 이제 막 자라려는 새싹같다. 어른들은 상황에 따라 그들을 ’어른’이라고 했다가, ’아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자리를 아직 찾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더욱 더 큰 혼란을 야기시킨다. 그랬다. 책을 읽는내내 어른답지 못한 어른들의 모습 때문에 그들에게 한없이 미안해진다. 나 역시 그들과 별반 다를바 없는 어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주인공 강하리를 통해서 우정, 가족, 꿈, 그리고 희망을 보게 된다. 보잘 것없는 하리가 좌절과 절망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화이팅을 외쳐본다. 하리는 누구나 자라면서 한번쯤 겪어봤음직한 비밀을 가졌기 때문이다.

하리는 ’에픽하이’ 가수를 좋아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성민이를 좋아하게 된다. 마음이 통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서 좋아하는 감정을 느끼는 하리는 성민이와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을 시작으로 비밀을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우연히 교회 화장실에서 포장도 뜯지않은 에픽하이의 새로나온 앨범을 발견한 하리는 생각 할 겨를 없이 앨범을 가지고 나오게 되었고, 비밀을 만들어가기 위한 거짓말이 시작된다.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된 예주, 도벽을 가진 엄마의 비밀을 알게 된 하리, 아빠 앞에 늘 주눅들어있는 엄마와 하리, 그리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를 편갈아 놓은 담임 선생님의 이야기가 슬프고도 안타깝게 진행된다.

성민이에게 준 앨범에 대해 알아버린 예주는 하리에게 문구점에서 물건을 훔치는 일을 시킨다. 그저 예주에게 끌려다닐 수 밖에 없는 하리는 음식점에서 일을 하는 엄마가 식당 물건을 훔쳐오는 것을 알게 된다. 
하리를 주인공으로 이끌어가지만 예주에 대해 간과해서는 안된다. 정성들여 쓴 글짓기가 읽혀지지도 않은 채 휴지통에 버려져 상처입은 예주의 모습은 성적에 의해 아이를 구별짓는 교육현실과 어른들의 그릇된 잣대의 참담함을 보여준다. 사랑없는 아빠 엄마에게 태어난 예주는 그렇게 물건을 훔쳐서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 마음을 채워가고 있었다.
하리의 엄마 역시 마찬가지다. 선천성 심기형을 갖고 태어난 하리의 동생이 돈 때문에 수술을 하지 못하고 죽게 되자, 엄마는 남자 아이만 보면 물건을 훔치게 되었고 도벽광이라는 병을 얻게 되었던 것이다.

질병분류상 충동조절장애의 하나로 분류된다. 도벽이 있는 사람은 훔치고자 하는 충동을 억제하기 어려우며 충동을 억제할수록 오히려 정신적인 긴장을 더 커진다. 훔친 물건이 그 사람에게 중요한 어떤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정신치료가 도움이 되기도 하나 절도죄로 체포되거나, 체포될 것을 두려워하여 생기는 불안이나 우울과 관련해서 정신과 의사의 치료를 받기 전에 도움을 구하는 도벽광은 드물다. (본문 100p)

엄마는 하리를 위해서 스스로 자수를 하게 되고, 하리의 마음속 응어리가 봇물처럼 쏟아져나온다. 그렇게 나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소통’이 주는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 하리네 가족의 단절된 대화는 그들만의 비밀을 만들어갔고, 그 비밀은 거짓말과 상처로 점점 곪아지고 있었던 게다. 

"하리야, 미안해. 너한테 이런 모습까지 보여 주게 되어서. 하지만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어. 혼자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니까 다른 도움이라도 받아야만 했어.......(중략) 너한테 떳떳한 엄마가 되려고 간 건데........" (본문 126,127p)

하리는 자신의 자리를 찾았다. 예주 앞에서도 당당하게 더 이상의 도둑질은 안 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도 가졌다. 이제 하리의 비밀은 사라지고 없다. 성민이에 대한 마음, 물건을 훔치고 순간의 짜릿함을 느꼈던 비밀은 이제 사라졌다. 하지만 하리는 또다른 비밀을 간직하게 되었다. 자신의 꿈을 위해 준비하려는 비밀~!! 

이전에 난 꽃잎이 두 개인 범의귀가 불안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꽃의 꽃잎 크기가 모두 같아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범의귀 자체로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다.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문제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를 불안하게만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처럼. (본문 153p)

하리와 예주,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관심과 사랑 그리고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비밀을  털어놓음으로써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누군가가 말이다. 우리 어른들은 그들을 불안하게 바라본다. 덜 자란 듯한 범의귀의 꽃처럼 말이다. 그러나 정작 그들에게 비밀과 거짓말을 만들게 하는 것은 바로 우리 어른들이다. 범의귀의 꽃잎의 크기가 틀린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다 각각 다른 위치에서 다른 생각으로 다른 꿈을 꾸며 살아간다. 그들은 우리에게 불안한 시선이 아닌, 애정을 가지고 바라봐 주기를 바란다.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고 들어줄 수 있는 누군가를 원한다. 그것이 ’가족’일때 그들은 용기를 얻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은 아닐까?
’절실한 애정’의 꽃말 범의귀는 사춘기 소년소녀들의 모습을 대면한다. 각기 다른 모습의 그들을 인정해 주기를, 절실한 애정을 가지고 바라봐 주기를 바라는 그들의 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게다.
꽃잎의 크기는 달라도 자연이 가진 생명력을 모두 갖추고 있을 범의귀는 바로 우리 아이들이라는 것을....기억하리라. 

(이미지출처: '네이버 http://blog.naver.com/pms4774/60102167267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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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 동백꽃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14
김유정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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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김유정님의 작품을 만나보게 된 듯 하다. 학창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만나본 뒤로 실로 오랫만에 읽어보지만 여전히 친숙하고 익숙한 것은 저자의 작품이 한국 대표 문학에 당당하게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스물아홉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저자의 글 속에 담겨진 해학이 많은 사람들에게 슬픔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있기에 오랜세월 동안 사랑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오래전 읽었던 명작을 다시금 꺼내 읽었을 때, 그 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을 이제와서야 이해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된다. 학창시절엔 알지 못했던 ’삶’을 나이가 들면서, 인생에 대해 조금 알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비로소 문학 작품 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아쉽지만, 이제야 그 느낌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 즐겁기만 하다.
원작의 맛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사투리와 옛말을 그대로 옮겨두어 구수함을 더해주기는 했으나, 사실 책을 읽어내려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페이지 하단에 주석을 달아야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었을텐데, 책 뒷 부분에 담아놓아 책을 뒤적여야만 했다.
어른이 내가 이럴진대,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녹녹치 않을 듯 싶다. 
어쩌면 이런 수고스러움이 있어 책을 정독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가져본다. 이 구수함이 있기에 김유정의 작품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부분도 있었으니 말이다.

네버엔딩스토리로 만난 김유정의 작품 <<봄봄 동백꽃>>은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만 4년 동안 소설 30편, 수필 12편, 번역소설 2편, 모두 44편의 작품을 남긴 그의 작품 중 어린이·청소년·어른 할 것 없이 두루 공감할 만한 대표작 8편을 수록하였으며, 무엇보다 ’작품 해설’은 이 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일제 식민지 시대였던 힘든 시절을 해학으로 풀어낸 내용을 청소년들이 온전히 이해하는 것을 쉬운 일이 아니다.
’작품 해설’ 속에서는 그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저자의 의도, 시대 상황을 설명함으로써, 청소년들에게 한국 문학을 이해하는데 기반을 마련해 주고 있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는동안 느끼지 못했던 부분을 다시금 찾아 읽게 되었으며, 책을 쉽게 놓을 수 없었다. 그만큼 여운을 많이 남겨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데릴사위로 머슴일을 하는 나와 장인사이의 갈등을 코믹한 묘사로 담아놓은 <봄봄>은 그 시대의 부조리를 해학으로 풍자하고 있다.
저자의 묘사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데, 암담한 현실을 이겨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덮어놓고 딸이 자라는 대로 성례를 시켜 주마, 했으니 누가 늘 지키고 섰는 것도 아니고 그 키가 언제 자라는지 알 수 있는가. 그리고 난 사람의 키가 무럭무럭 자라는 줄 알았지 붙박이 키에 모로만 벌어지는 몸도 있는 것을 누가 알았으랴. (본문 10p)

구절구절 속에 느껴지는 저자의 유머스러움이 느껴진다. 

소년소녀의 풋풋함이 느껴지는 사랑 이야기가 담겨진 <동백꽃>에서는 시골의 정취가 물씬 풍겨지는 자연 속에서의 순수함이 엿보였으며, 권선징악의 교훈을 주고 있는 <두포전>, 노다지를 찾기위해 콩밭을 파헤치는 어리석음을 표현한 <금 따는 콩팥>에서도 해학을 통한 교훈을 그려내고 있다.
그 외에도 <이런 음악회><땡볕><노다지><만무방>의 작품에서도 저자의 익살과 해학이 넘치는 글귀를 찾아볼 수 있었다.

그가 처한 현실은 안팎으로 참으로 힘들었을 때입니다. 몸은 병이 들었고, 시대는 일제 식민지의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는 그 힘든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서 세상을 새롭게 보려고 했습니다. 그는 해학과 풍자가 담긴 웃음으로 세상을 보았기 때문에 힘든 현실과 아픈 몸에도 불구하고 한국 문학사에 빛나는 작품들을 발표했습니다. 김유정 소설은 도저히 웃을 수 없는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을 웃음으로 승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문학적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품 해설’ 中)

그 시절의 암담함과 저자의 아픔을 우리는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의 작품은 현재의 우리들에게도 용기를 주고 있다. 그 시절의 암담함이 아닐지라도 우리는 현재에서 또다른 암담함과 고통 그리고 슬픔을 겪고 있다. 그 암담함 속에서 저자가 그랬듯이 새롭게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그의 작품이 그 시절 서민들에게 웃음을 주었던 것처럼, 현재의 우리들에게도 암담함 속에서 희망을 보게 하는 눈을 뜨게하고 있는게다. 
때묻지 않은 순박함을 가진 주인공들이 세상의 부조리에 이용당하는 듯 보이지만, 오히려 그것이 그들의 순진무구함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우직하고 깨끗한 그들의 마음이 우리에게 희망과 웃음을 보여주고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자신의 암담함을 작품을 통해서 희망을 찾으려했던 저자의 마음이 우리에게 더 큰 희망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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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도망쳤다! 미래의 고전 19
백은영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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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처럼 집이 날아가는 모습을 담은 삽화가 꽤 인상적이다. 책 제목을 통해 연상컨데, 필시 집에 무슨 일이 생겼나싶다. 요즘 판타지 소설에 푹 빠진 딸아이가 반색할 책이다. 저자 백은영은 판타지동화를 주로 쓰는 작가라고 하는데, 그만큼 내용면에서 탄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판타지동화를 여러 권 접해보았는데, 동화 속에 어설프게 섞여진 판타지가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한 채 내용이 겉도는 느낌을 주는 동화를 접해보았다. <집이 도망쳤다!>는 동화 속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우정’이 판타지를 통해서 잘 표현해주고 있는 듯하다.

"내 경험상 붙박이 사람들은, 너희처럼 당에 붙박여 사는 사람들 말이다, 여하튼 그 사람들은 움직이는 집이나 길 위의 유목민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모조리 정신병원이란 곳에 집어넣더구나. 그곳에 갇혀서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몇몇 알고 있다.정말이지 붙박이족은 생각마저 붙박여 있는지 이 세상에 더 이상 숨겨진 비밀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나로선 아주 신기할 따름이지. 그런 사고방식이 말이야." (본문 37p)

바로 이것이 판타지가 주는 매력이 아닌가 싶다. 이 글귀처럼 우리는 생각마저 붙박여 선입견과 편견으로 똘똘 뭉쳐져 있다. 판타지라는 것~!!은 바로 우리의 붙박여져 있는 생각에 상상의 날개를 달아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의 뛰어난 상상력에 몰입하여 나 역시도 주인공들과 함께 살아있는 집을 타고 모험을 하고 있다는 상상을 해본다. 바로 판타지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이리라.

현실 속에는 3명의 아이들이 등장한다. 나약하지만 마음만은 착한 원호, 친구의 어려움을 지나치지 못하고 도와주는 재민, 중학생 형들의 꼬봉 역할을 하며 아이들의 돈을 빼앗고 공포의 대상이 된 범수.
아름드리 떡집의 떡을 사먹으려던 원호와 재민이는 원호의 돈을 빼앗기 위해 찾으러 온 범수와 중학생 형들을 보고 도망을 친다. 원호는 산 속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은 초라하고 낡은 집 한 채를 발견하고 테라스에 몸을 숨겼고, 재민이는 범수의 일행에 잡히게 된다. 재민이는 그들에게 맞서 싸우다 집안에 들어가게 되고, 쫓아오던 범수 일행은 집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유령의 집이라 생각하고 도망을 간다. 그러나 유령의 집은 재민이를 가둔 채 달아나 버렸다. 그 모습을 목격한 원호와 범수는 아름드리 떡집에서 유목민과 유목민이 키우는 집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떡집 주인인 ’배꽃 아줌마’와 함께 재민이를 찾으러 나선다.
윤호와 범수는 재민이를 찾기위해 동지가 되고, 모험을 통해서 범수의 아픈 과거가 들어나게 된다.

엄마를 폭행하는 아빠에 대한 미움, 폭행을 견디다 못해 집을 나간 엄마에 대한 그리움에 범수는 ’힘’을 키우고자 한다. 엄마와 단둘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아빠가 더이상 괴롭히지 못하도록 힘을 기르는 일이였고, 결국 그 마음이 삐뚤어져 친구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아이가 된 것이다.

"학교란 곳은 둥지니까. 건강하고 구김살 없는 새도 있지만, 상처 입고 추위에 떠는 새도 있기 마련이지. 있지, 원호야. 그런 새는 치료해 주려고 할 때 아주 주의해야해. 왜냐하면 경계심이 굉장히 강하거든. 그러니까 일단 친해지는 게 먼저란다. 상처 치료는 그다음이고. 안 그러면 쪼여요. 아주 아플 정도로 세게 쪼인단다. 하비만 그런다고 새에게 뭐라 그럴 수도 없어. 왜냐하면 새는 너무 무서워서 그러는 거니까." (본문 74p)

재민이를 찾아가는 모험 중 배꽃 아줌마는 괴물 혀에게 납치를 당하게 되고, 유목민의 세계 즉 길 위의 모든 집들을 정복하려는 왕빛나의 음모를 알게 된다. 범수의 과거를 아는 왕빛나는 정복을 위해 힘을 갖고 싶어하는 범수를 이용하게 되지만, 범수는 원호와 재민이는 집으로 돌려보내려 한다. 재민이를 찾은 원호는 범수와 함께 돌아가기 위해 용기를 내고 유목민들과 길 위의 집들을 구하게 되고, 범수의 마음도 되돌린다. 겁쟁이라 불리던 원호는 점차 자신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되고,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가를 알아간다.

’폭풍우가 지난 뒤의 무지개는 더욱 아름답다. 그러니 용기를 가져라.’ (본문 243,244p)

현실 속에서 3명의 아이들이 등장하여 우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면, 판타지 속에는 배꽃 아줌마와 왕빛나를 통해서 욕심에 대한 내용을 전하고 있다. 과욕으로 인해 길 위의 세계를 지배하려던 왕빛나는 결말은 어떤가?
두 가지의 이야기가 판타지를 통해서 조화롭게 이어나가고 있다. 상처입은 범수의 마음이 원호의 우정으로 인해 치유되고 있는 과정이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진다.
판타지라는 화려한 구성을 가지고 있지만, 글 곳곳에는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서 기억해두어야 할 구절들이 담겨져 있었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두려운 것도 꾹 참고 강해져야 할 때가 있다고." (본문 97p)

소중한 친구 범수를 위해서 형들에게 두들겨 맞았던 재민이, 재민이와 범수를 되찾기 위해서 용기를 낸 원호의 모습은 독자 어린이들에게도 용기를 갖도록 도와준다. 비록 엄마를 지키기 위해 두려운 것을 참고 힘을 얻으려 했던 범수는 옳지 못한 판단을 했지만, 범수에게도 소중한 것을 지키고 싶은 용기가 있었음을 기억해주고 싶다.

"옳고 그름을, 좋고 나쁨을 나눈다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지. 정 모르겠거든 그것이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인지, 아니면 자신만 즐거운 일인지 생각해 보거라." (본문 213p)

범수는 엄마와 자신을 지키기 위한 힘을 가지려 했지만, 옳지 못한 판단으로 자신만 즐거운 일을 하게 되었다. 이 글귀가 어렵다면 기억해두면 범수의 모습을 기억하면 좋을 듯 싶다.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것은 그닥 어려운 일이 아님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판타지소설에 빠진 딸아이에게 잔소리를 한 적이 있다. 그저 흥미위주로만 담겨진 내용들이 유익하지 않을거라는 선입견 때문이였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나 혼자 괜히 멋쩍어했다. 화려한 이야기 속에서도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딸아이에게 괜한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였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세계, 판타지라는 장르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붙박여져 있는 나의 선입견에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을 가르쳐준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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