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해서 싫어? - 비만 습관을 고쳐주는 책 좋은습관 길러주는 생활동화 6
오미경 지음, 김정진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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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친구를 사귈 때 외모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의 우상인 연예인들을 기준으로 어린이들은 친구들과 자신의 외모를 평가합니다. 특히 뚱뚱한 아이들은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 이 책의 주인공 광무 역시 뚱뚱한 외모때문에 친구들에게 ’뚱광’’똥광’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외모에 관심이 많은 요즘 아이들처럼 광무 역시 외모에 관심이 많습니다. 멋진 옷을 입고 학교에 등교하고 싶지만, 옷이 맞이 않아서 무릎이 나오고 헐렁한 츄리닝을 입고 가야 합니다.
츄리닝을 입고 학교에 간 날 광무는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1학년때처럼 선생님에게 예쁨을 받고 싶었지만, 뚱뚱한 외모때문에 자꾸 실수를 하게 됩니다.

엄마를 조르고 졸라서 산 쇠줄이 달린 청바지를 입던 날, 광무는 좋아하는 예진이와 우유급식 당번을 같이 하게 되어 기뻤습니다. 예진이가 자신의 이야기에 웃으니 절로 기분이 좋아졌죠. 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입 큰 괴물이 광무를 기다리고 있어 광무는 먹고, 또 먹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괴물이 입을 쩌억 벌리고 광무를 무섭게 쫓아다니니까요. 
입 큰 괴물은 작년 이맘 때, 엄마가 회사를 다시 다니기 시작하면서 나타났습니다. 광무는 냉장고에 있는 간식을 다 먹고서야 괴물을 물리칠 수 있었어요.
광무는 예진이에게 잘 보이려고 회충 다이어트를 하다가 배탈이 나기도 하고, 뚱뚱해서 뽑힌 골기퍼에서 둔한 몸짓으로 골을 허용해서 친구들에게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다행이 엄마의 관심으로 광무는 군것질 대신에 엄마표 간식을 먹으며 괴물을 물리치고 다이어트를 시작합니다.





광무는 한 달에 3kg을 뺐습니다. 쇠줄이 달린 멋진 청바지를 멋드러지게 입은 광무의 발걸음이 가벼워보입니다.
뚱뚱해서 고민인 친구가 있다면 [광무와 함께 한달에 3kg 빼기!]를 통해서 건강한 좋은 습관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싶네요.
광무는 뚱뚱해서 여러가지 실수를 하게 됩니다. 뚱뚱하면 건강에도 문제가 생기고, 좋아하는 여자친구에게 당당하게 나서는 자신감도 가질 수 없답니다.
<<뚱뚱해서 싫어?>>는 광무라는 유쾌한 아이를 통해서 쉽게 살을 빼는 법을 알려주고, 건강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동화책입니다. 부록으로 첨부된 [광무와 함께 한달에 3kg 빼기!]는 좋은 건강습관과 다이어트 방법으로 어린이들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소개되고 있어요. 
좋아하는 이성친구가 있는데, 뚱뚱한 외모때문에 자신이 없다면 이 동화책을 적극 추천합니다. 올바른 건강 습관은 건강뿐만 아니라, 자신감도 회복시켜 준답니다. 
어린이들의 좋은 습관을 고쳐줄 수 있는 재미있고 유익한 동화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부모의 관심이 얼마나 필요한가를 다시금 느끼게 되었답니다.

(사진출처: ’뚱뚱해서 싫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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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을 쏴라 -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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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를 재미있게 읽었던 탓에 정유정 작가의 작품에 선뜻 손을 뻗쳤다. 특히나 수상작품에는 한번 더 눈길을 주는 편인데, 관심있는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를 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완독하는데는 시일이 좀 걸렸다. 처음 기대감으로 책을 펼쳤으나, 도입부에서 오는 지루함때문에 그대로 책을 덮고야 말았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후에 다시 책을 꺼내들었다. 지루한 일상과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시간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끼던 와중에 <<내 심장을 쏴라>>라는 제목이 또다시 나를 이끌었다.
내 심장을 뛰게 할 어떤 메시지가 들어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 대한 활력소를 얻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 거 같다는 생각에 보물을 찾아내 듯 책을 펼쳤다. 
지루하게 여겼던 도입부를 지나서자, 드디어 책 속의 세상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의 다그침에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서야 했던 수명은 그저 집에 가고 싶은 생각뿐이였는데, 영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수리 희망병원’에 수명이 도착하는 날, 승민 역시 함께 이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이지만, 세상으로부터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아 이 병원에 오게 되었다는 공통점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났다.
간혹 시사프로그램을 통해서 폭력을 행사하는 요양원에 대해서 본 적이 있다. 인간적인 대우는 물론이요,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하는 요양원을 보면서 그 곳에 있는 사람들은 미쳐서 갇힌 것이 아니라, 병원에 갇혀서 미쳐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을 했다. 그렇다. ’수리 희망병원’은 내가 텔레비전을 통해서 보았던 폭력이 난무하는 무서운 곳이였다.

병원의 규칙대로 조용히 살아가기를 원하는 수명과 어떻게든 병원을 빠져나가기 위해 애쓰는 승민은 절대 어울릴 법한 사이가 아니지만, 수명은 자유롭고 싶어하는 승민에게 이끌리고 있었다. 마음 속에서는 안된다고 외치고 있지만, 어느 새 승민처럼 조금씩 능동적이 되어가는 수명은 커다란 바위로 억눌려있던 가슴이 조금씩 숨을 쉬고 있는 듯 보인다.
세상에 대한 불만과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심장을 두들기는 불에 대한 충동으로 늘 옥죄어오는 압박을 느꼈던 승민은 패러글라이딩을 타면서 처음으로 쓸모있는 사람이 된 듯 했고, 하늘을 날면서 자유를 느꼈지만 세상은 그의 그 자유마저도 허락하지 않았다.
가족에 의해 자유를 박탈당했던 승민은 그 자유를 찾기 위해서 쉴새없이 탈출을 꿈꿨다.
그에 반면, 수명은 세상으로부터 숨으려고만 한다.

"가끔 궁금했어. 진짜 네가 누군지. 숨는 놈 말고, 견디는 놈 말고, 네 인생을 상대하는 놈. 있기는 하냐?"

내게 제대로 들었다면, ’존재의 징표’에 대해 물은 거라면, 내놓을 것이 없었다. 내 인생에서 나는 유령이었다. 
(본문 240p)

망막세포변성증으로 시각을 잃어가는 승민은 하늘에서 자유를 느끼는 것이 인생의 마지막 소망이었고, 그것이 탈출을 꿈꾸는 이유다. 가족에 의해 갇혀서 미쳐가는 자신을 붙잡고 있는 것은 바로 온전한 자신을 느낄 수 있는 비행뿐이다.유령처럼 살려는 수명은 승민의 전투에 휘말리고 궁지에 몰리면서 폭력에 시달리지만, 어느새 승민처럼 전투적으로 변해가고 있었으며, 유령같은 존재에서 점점 표출되어가는 수명의 존재감은 수명에게 탈출하고 싶은 욕망을 느끼게 한다.

"왜 그렇게 비행에 집착하니?"

"날고 있는 동안 나는 온전히 나야. 어쩌단 태어난 누구누구의 혼외자도 아니고, 불의 총동에 시달리는 미치광이도 아닌, 그냥 나. 모든 족쇄로부터 풀려난 자유로운 존재, 바로 나."

"난 잘 모르겠다. 너로 존재하는 순간이 남은 인생과 맞바꿀 만큼 대단한 건지."
"넌 인생을 뭐라고 생각하는데? 삶은? 죽음은?"
 (본문 286p)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려던, 그리고 자기 자신한테서 도망치려던 수명은 이제 세상밖으로 나아가려 한다. 자신의 보호막이 되어줄 아버지도 없고, 돌아갈 집도 없지만 수명은 이제 더 이상 숨으려하지 않는다.

넌 누구냐?
나는 팔을 벌렸다. 총구를 향해 가슴을 열었다. 그리고 언덕 아래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나야. 내 인생을 상대하러 나선 놈, 바로 나.
(본문 337,338p)

인생을 뭐라고 생각하느냐에 대한 승민의 물음에 수명처럼 나 역시도 할말이 없다. 과연 내 인생은 무엇인가? 병원의 규칙대로 유령처럼 조용히 살아가려는 수명처럼 나 역시도 세상이 정해주는 규칙대로 내 삶의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 아닌,  무기력함으로 보내고 있었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든다. 하늘을 날고싶다는 열망 하나로, 결코 이기지 못하는 상대라는 것을 알면서도 탈출을 감행하고 폭력을 당하는 것을 반복하는 승민을 보면서 과연 나는 지금껏 내가 하고자 하는 일, 안될꺼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도전했던 일이 있었던가 싶다. 한번도, 단 한번도 상대가 되지 않는 일에 대해서 용기를 갖고 도전해 본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떤 메시지를 얻고 싶었던 당초의 기대감처럼 승민을 통해서 나는 열의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느끼게 되었다. 
저자역시 이 책을 쓰기 위해서 광주 인근에 있는 어느 병원의 폐쇄 병동에서 생활하는 ’열의’을 가지고 있다.
도전이란 단어보다는 평온이라는 단어를 더 좋아하며 살아왔던 시간을 돌이켜보며, 내 삶의 주인이 바로 나였던가를 생각해본다.

엄마의 손에 이끌려 두려움에 떠는 얼굴로 병원에 들어서는 아이의 모습을 그려본다. 학창 시절 진로에 관한 모든 것이 엄마의 생각으로 결정지어졌다. 나의 생각이나 나의 꿈은 필요 없었다. 엄마 말을 잘 듣는 착한 어린이처럼 엄마의 의지대로 내 삶은 그렇게 살아졌다. 내 삶을 돌아보는 순간에 병원에 들어서는 두려워하는 아이의 얼굴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한 바보스러움을 깨닫는 순간 느껴지는 그 두려움이 아이의 얼굴과 오버랩된다. 지금에서야 그 시절의 용기없음에 화가나고, 후회가 밀려온다. 내 인생을 상대할 자는 나였음을 몰랐다. 수명처럼 평온하게 살아가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의 전부라고만 알고 있었다. 그것이 끝끝내 내 인생을 무기력하게 만들어내는 원인이라 스스로를 위안삼아 보지만, 이기지 못하는 싸움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찾기 위해 투쟁했던 승민과 같은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고 있다.

언덕 아래로 질주하는 수명의 발걸음이 가볍다는 것을 느끼자, 내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낀다. 누군가를 원망하기 보다는 용기없던 내 자신을 반성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제부터 내 인생은 내가 상대하기로 해본다. 늦었다고 생각하는가? 아직 나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이 남았다. 그러므로 내 인생은 이제부터가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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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연예인 거북이 만동화 문고
소중애 글, 민승기 그림 / 거북이북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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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무대에서 팬들의 갈채를 받으며, 화려한 의상을 입고 춤 추고 노래를 하는 가수들을 보면서 동경하지 않는 아이들은 없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의 화려한 부분만을 보고 그들과 같은 연예인을 꿈꾸는 아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어떠한 노력없이 그런 무대에 설 수 있었을까요?
이 동화책은 연예인이 되고 싶은 아이들에게 단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가르쳐주려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하고, ’꿈’을 찾게 하고, 그 꿈을 향해서 나아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려는 것입니다.
연예인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말하고 있지만, 연예인이 국한된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꿈꾸는 모든 ’꿈’에 대해서 말이죠.

여기 서로 다른 환경에서 꿈을 향해 나아가는 6명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아빠와 엄마의 반대를 무릎쓰고, 보습학원비로 연기학원에 다니며 가수를 꿈꾸는 예명 찬드라 최한별.
아버지의 지지를 얻으며 기타리스트의 꿈을 키우고 있는 예명 김스톤 김돌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부모님 대신 갈비집을 운영하는 할머니와 살면서, 할머니로부터 배우의 권유를 받고 연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순발력이 뛰어난 강혜리.
가수가 꿈이지만 가난해서 연기 학원에는 다닐 수 없지만, 노래교실에 다니는 엄마에게 노래를 배우며 가수의 꿈을 키우는 정다정.
엄마의 욕심으로 연기자가 되었지만 연기에 대한 정열이 부족한 진보라.
연기보다는 말 더듬는 것을 고치기 위해 학원에 다니다가 연기자로서의 꿈을 찾아가는 이기쁨.

연기 학원 비비스타스쿨에 다니는 아이들은 모두 행복해 보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고, 그 꿈을 향해서 노력하는 아이들의 정열과 땀으로 얼룩진 학원은 생기발랄합니다.
찬드라(최한별)는 노래할때 너무 행복하지만, 부모님을 속이고 있는 사실에 마음이 아픕니다. 가난하지만 엄마와 함께 노래연습을 하는 다정이가 부럽고, 아빠의 지지를 받고 있는 스톤과 정열적인 엄마를 가진 혜리도 부럽습니다.
이곳의 아이들은 화려한 연예인의 모습이 좋아서 연예인이 되려는 것이 아닙니다.
연기하는 것이 좋고, 노래하는 것이 좋고, 기타를 치는 것이 좋기에 연예인이 되려는 것입니다.
찬드라는 자신의 꿈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부모님에게 서운합니다. 몰래 연기학원을 다니는 것을 들키고 학원을 다니지 못하게 되었지만, 가수라는 꿈을 버리지 않기 위해 다정이와 함께 노래교실 발표회에서 찬조출연을 하기 위한 노래 연습을 합니다.

"엄마가 항상 말씀하셨잖아요.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면 학원 다닐 필요없다고. 그 시간에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그것이 행복이라고 하셨잖아요. 나는 노래하는 것이 좋아요. 사랑한다고요." (본문 61p)

말 더듬는 것을 고치기 위해 학원을 다니게 된 기쁨이지만, 오디션에 참가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기쁨이가 대중들에게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쁨이는 그 일을 통해서 기쁨이가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꿈을 꾸는 일에는 가난도, 외모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꿈을 꾸고 키워가는 일에 가장 중요한 일은 하고자 하는 ’정열’과 ’노력’만이 필요할 뿐입니다.


"연기자를 향한 네 꿈을 누군가가 방해한다고 상상해 봐. 그래서 연기자가 될 수 없다고 상상해 봐. 그러면 답이 나올 거야." (본문 121p)

 

 

꿈을 키워가는 일에는 어려운 상황들과 맞주치게 됩니다. 부모님의 반대, 오디션 낙방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들의 꿈을 향해 노력하는 여섯 명의 아이들을 통해서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어떤 어려운 상황이 닥친다고 해도 노력과 정열이 있다면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여섯 명의 아이들은 어린이들에게 그것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여섯 아이들의 부모의 모습을 통해서 엄마인 저 역시도 많은 것을 느낍니다. 아이의 꿈에서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다정이의 엄마처럼 함께 꿈을 꾸어주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흥미로워하는 연예인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꿈을 향한 용기를 가르쳐주고, 꿈을 찾는 법을 알려주는 즐거운 동화책과 만났습니다. 꿈을 꾸는 모든 어린이들에게 권하고 싶네요. 분명 마음 속에 숨겨진 정열을 끌어올릴 수 있을 거에요.

(사진출처: ’나도 연예인’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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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잎 노란 잎
로이스 엘럿 글 그림, 최재숙 옮김 / 곧은나무(삼성출판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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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한 풀 꺽이고, 이제 가을이 오려나 봅니다. 열린 창문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지네요.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면, 시원한 바람과 높은 하늘에 떠가는 하얀 구름이 좋습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울긋불긋 붉게 물들어가는 가을 산의 멋스러움이 좋습니다. 
가을 바람에 흔들려 떨어진 단풍잎을 주워 책꽂이에 꽂아두면 오랫동안 가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매일매일 가을을 느낄 수 있을 거 같아요.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는 구성과 내용을 담은 <<빨간 잎 노란 잎>> 그림책 덕분에 말입니다.

단풍 나무를 키우는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무에 대한 정보를 어린이들에게 전달합니다. 아이는 나무를 키우게 된 과정을 아기자기한 이야기로 들려주고 있어요.
숲 속에 있는 커다란 단풍나무에 바람이 불어 씨들이 떨어지고, 다람쥐가 찾아내지 못한 씨앗들은 눈이 소복이 내려 덮어 줄 때까지 잠을 잡니다.
태양으로 따뜻해진 씨가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면 나무 줄기에서 잎들이 돋아납니다.
숲에서 자라던 나무들은 아기 나무 키우는 아저씨들은 나무 싹들을 옮겨 심고 보살핍니다.
나무들이 뿌리를 내리면 꼬리표를 달아 준 후에 뿌리 덩어리들을 잘 싸매서 꽃나무 가게로 운반되지요.
아빠와 아이는 나무를 고르고 집 마당에 심어 준 뒤에 잘 자라는지 보살펴 줍니다.

 

서울에 빽빽한 건물들 사이에서 사는 우리는 집 마당에 나무를 심을 수는 없지만, 이렇게 그림책을 통해서 나무가 자라는 모습과 나무에 대해서 알아갑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통한 내용 전달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간결하고, 쉽습니다.
올 가을에는 아이와 함께 산에 올라가 ’우리 나무’ 하나를 찜해두어야 겠어요. 나무를 통해서 자연의 소중함을 더욱 느낄 수 있을 거 같아요.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고 잎을 물들이는 자연의 생명력을 아이들과 함께 느껴보면 좋을 법한 그림책입니다.

(사진출처: ’빨간 잎 노란 잎’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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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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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에 나오는 마법을 실재로 부려 사람의 마음을 얻기도 하고, 싫어하는 사람을 혼내주기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해리포터처럼 지팡이도 아니고, 마법사들이 흔히 사용하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액체도 아닌 맛있는 빵으로 마법을 부리는 재미있는 판타지 소설을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 만나온 성장 소설이라 함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음직한 소재를 현실감있게 그려내어 감동을 전달하고, 아이들에게 가슴 깊은 곳에 뜨거운 전율을 느끼게 하는 묘미를 가진 분야라 생각하고 있었다.
판타지가 가미된 성장 소설을 읽어본 적은 있지만, 사실 성장 소설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을 느끼기에는 좀 역부족이라는 나의 생각이었다. 나의 생각을 완전히 깨트린 작품을 만났으니 그것이 바로 ’위저드 베이커리’다.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딸아이의 적극 권유로 구입하게 된 이 작품은, 사실 그동안 읽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작품이였는데, 사춘기를 맞이한 딸과 함께 읽게 되었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감동적인 걸 좋아하는 내가 마음에 들어하는 작품을 딸에게 권하면 딸아이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눈물 찔끔 흘려야 하는 나와는 감성적인 부분에서 많이 다른 딸인데, 이번 작품은 판타지를 좋아하는 딸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좋아하는 나에게도 모두 마음에 든 작품이기에 더욱 뜻깊은 책이다.

빵이 지긋지긋한 16살의 소년은 오늘도 어김없이 빵 집에 들러서 빵을 사가지고 간다. 자신에게는 관심조차 없는 아빠, 새엄마의 영역에는 절대 침범할 수 없는 공간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은 식탁에서 함께 밥을 먹기 보다는 빵을 사가지고 방에서 혼자 먹는 것이다. 최대한 그들의 눈에 띄지 않아야 하는 것이 이 소년이 살아가는 방법인 게다.
단지 그 곳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소년은 부모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고, 평소 단골이였던 위저드 베이커리로 숨어들어갔다. 
책을 소리 내어 읽을 때는 조금도 망설이는 법이 없고 발음도 새지 않는 그이지만, 활자가 없을 때는 간단한 대답 조차도 명쾌하게 하지 못하는 말 더듬이다. 
여섯 살 때 친엄마에 의해 청량리역에 버려지고, 얼마 후에 자살한 엄마로 인해 말을 더듬기 시작했던 소년은,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일을 맞게 된다.

소제목은 쿠키나 빵의 이름들이다. 홈페이지를 통해서 판매를 하는 제품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빵의 성분과는 많이 틀린데다가, 독특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악마의 시나몬 쿠키는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에게 먹이면 평균 2시간 동안 뇌신경세포를 교란시켜 상대방이 무슨 일을 해도 실수를 하게 만들어주는 쿠키다. 
체인 월넛 프레첼은 짝사랑하는 상대에게 먹이면 사랑을 쟁취하게 되고 사슬처럼 끊어지지 않는 단단한 인연을 갖게 된다.
이런 효과를 가지고 있는 제품이라면 누구나 효과를 떠나서 구입하고 싶어질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의 결과에 대해서는 누구하나 책임지려고 하지 않을테지..모두가 자신에게 이롭게만 활용하려고 하는 이기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에 대해서는 유심히 들여다 보려고 하지 않는다. 
체인 월넛 프레첼로 사랑을 쟁취했다가, 그 사랑이 지겨워 마지팬 부두인형을 구입하려는 사람이나, 악마의 시나몬 쿠키를 구입으로 악몽에 시달리게 된 소녀 모두 현재의 자신의 이기심에만 가득찬 사람들이다.
소년은 이런 사람들을 만나고, 베이커리의 주인 점장과 파랑새와 지내면서 그동안 묵혀왔던 고통들은 조금씩 대면하면서 상처로부터 이겨내려는 용기를 얻기 시작한다.

-언제나 옳은 답지만 고르면서 살아온 사람이 어디 있어요. 당신은 인생에서 한 번도 잘못된 선택을 한 적이 없나요?

-틀린 선택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게 아니야. 선택의 결과는 스스로 책임지라는 뜻이지. 그 선택의 결과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너의 선택은 더욱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갈 거란 말을 하는 거야.
(본문 176p)

지금의 결과는 선택에서 시작된 것이다. 소년의 선택은 무엇이였나? 소년은 영역 싸움을 하지 않는 동거 생활을 택했다. 서로 꼭 필요한 만큼만 관심을 갖고, 서로의 역할이나 의무를 다하는 모습을 남들에게 전시하면 그만인, 한마디로 시한부 역할놀이를 선택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생각으로 말이다.

배 선생이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무언의 기선 제압 의욕을 보여서 내가 마음을 열지 않은 것인지, 내가 처음부터 배 선생을 소 닭 보듯이 하여 그녀로 하여금 반감을 갖게 한 것인지는 역시 할 수 없다. (본문 25p)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기로 선택했던 소년은 결국 혼자만의 방안에서 혼자만의 영역에 웅크리게 되었고, 결국 부모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던 것은 아닐까? 점장은 말한다. 선택의 결과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이다. 소년은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그렇게 책임질 수 있을 용기와 지혜를 얻어간다. 

지금의 나는 마법사네 빵가게라는 안전한 결계 속에서 땅에 떨어지기를 도리질하고 있다. 이곳에 평생 머물 수 없고 언젠가는 내려와야 하는 걸 아는데.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데. 알고 있다. 내가 집으로 돌아가야 싸움의 끝을 볼 수 있고, 아버지 또는 배 선생과 삼자대면을 해야 할 것이며, 그동안 배 선생이 어떤 조치를 취했느냐에 따라 약간의 복잡한 조사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걸. 그리고 이 가족이란 명분과 틀을 지키기 위해서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잘못을 빌어야 할 것임을. 그런데 배 선생이 그때까지 나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다면, 과연 나의 아버지와 결혼생활을 유지하려고는 할지 의무이었다.

그래도 이 모든 일에서 피해 갈 수 없다는 것을.

현실은 쓴데 입속은 달다.
(본문 123p)

소년이 떠나는 날, 점장은 소년에게 가고 싶은 시간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타임 리와인더’를 선물로 준다. 소년이 타임 리와인더를 먹을 때와 먹지 않을 때 세상은 달라진다.
과거로 돌아가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전환점에서 지금과는 다른 것을 선택했을 때, 인생은 얼마나 달라질까? 선택에 의해서 결과는 다르게 움직인다. 소년이 타임 리와인더를 먹었는지와 안 먹었는지의 여부에 따라 ’Y’’N’을 통해서 결과는 달라졌다.
저자는  두 가지의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무엇이 최선인가를 선택하게 하고 있다.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 선택에 의한 결과 또한 나의 몫이다. 과거로 돌아가 선택을 뒤바꾼다고 해서 꼭 좋은 결과를 이루어내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잘못된 선택에 대해서만 집착을 하고 있다.
책임지지 못할 결과에 대한 또다른 선택을 하려하고, 그에 따른 결과 역시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

위저드 베이커리는 마법이라는 판타지를 통해서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야기임에는 틀림없지만, 선택과 결과에 대한 책임이라는 중요한 임무에 대해서 자못 심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어떠한 선택이 옳은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것이 잘못된 선택이라 할지라도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이 세상은 마법이 존재하는 세상이 아니므로 우리는 그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때는 나를 붙드는 현실에서 격렬히 도망치다가 그곳에 다다랐을 뿐이다.
지금은 나의 과거와, 현재와, 어쩌면 올 수도 있는 미래를 향해 달린다.
(본문 2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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