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린 교수님의 행복한 도덕학교
문용린.길해연 지음, 추덕영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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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인간관계 형성과 사회성이 중요시 되면서 어린이들의 인성 교육이 중요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혼자가 아닌 많은 사람들 속에 속하고,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겠지요. 우리는 그 사회 속에서 ’리더’를 꿈꿉니다. 리더는 강압이 아닌, 타인으로부터 존경을 받을 때 비로서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진정한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바로 ’인성’입니다.
요즘 초등학교에서도 왕따 문제로 인해 상처받는 어린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왕따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은 어린시절 확립되지 않는 도덕적 원칙에 의한 올바른 인성이 바로 잡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타인을 배려하고, 용서하는 마음이 있다면 왕따로 인해서 고통받는 어린이는 줄어들거라 생각이 됩니다.

<<행복한 도덕학교>>는 합창반이 된 여섯 명의 아이들과 운동장에 놓인 우체통을 통해서 올바른 여섯 가지 도덕 원칙을 알려주는 이야기랍니다. 여섯 가지 도덕 원칙이란 정직, 약속, 용서, 책임, 배려, 소유를 말합니다. 
여섯 어린이들의 이야기는 여섯 가지 도덕 원칙이 무엇인가를 일러줍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에 아직 미숙한 우리 어린이들에게 이 이야기들은 올바른 선택이 무엇인지 스스로 판단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요.

합창반이 된 아이들은 연습 첫날부터 많은 사건을 겪게 됩니다. 아이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체통에 편지를 쓰게 되고 고민을 해결 할 수 있는 답장을 받게 됩니다. 
언니가 교회 발표회때 연극에서 쓴 가사를 베껴 온 다미와 처음부터 다미의 거짓말을 알고 있었지만 다미를 위해서 그 사실을 묵인해 준 웅이의 이야기는 정직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두려움에 치과를 가지 못하는 병희를 위해서 선뜻 같이 가 주겠다고 약속한 선표는 다른 친구의 생일 파티에 쫓아갑니다. 병희는 화가 났지만 선표는 무엇을 잘 못했는지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유치원때부터 6년 동안 제일 친했던 웅이와 나무는 작년 과학실 사건으로 다툼을 하게 되었고 이제는 서로를 미워합니다.
그런 웅이에게 나무가 먼저 다가와 용서를 하고, 용서를 받고 싶다고 말합니다. 

 

작년 과학실 사건으로 나무는 반장으로서의 책임과 친구와의 우정 사이에서 책임에 대해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합창 대회 연습이 한창일 때, 선표의 목소리가 좋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선표를 위해 침묵으로 말하기 게임을 합니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만들어준 인형 따또를 잃어버린 다미를 통해서 오필이는 소유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책 속의 이야기들은 친구들과 지내면서 한번씩은 접할 수 있는 일들입니다. 사소한 일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 일로 인해서 상처받는 누군가가 있습니다.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하게 됩니다. 무엇이 옳은 일인지를 판단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우체통 편지에 대한 답장은 바로 그 판단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행동일까?’ (본문 33p)

이 책은 바로 이런 고민을 하는 어린이를 위한 책입니다. 친구와 다툼으로 고민하고 있는 친구가 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어요. 그 친구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는 마음, 용서하는 마음 등을 통해서 미움을 사랑으로 되돌릴 수 있게 될 거예요.
어린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그들의 고민, 생각 등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 여섯 가지 도덕 원칙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수록하고 있어,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에 도움을 주리라 생각됩니다.
어른인 저 역시도 우리 어린이들에게 지금 중요한 것은 좋은 점수보다 좋은 인성이라는 것을 읽으면서 다시금 깨닫게 되는 유익한 동화책이네요.

(사진출처: ’행복한 도덕학교’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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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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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청춘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새로운 것들과 마주하게 된다. 사랑, 슬픔, 이별, 아픔, 절망, 고독 등 지금껏 겪어왔던 감정과는 사뭇 다른 감정들과 만나게 되고,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 보이게 된다. 모든 감정이 UP되어 버리는 그 시절을 우리는 ’청춘’이라고 부르고, 일생을 살아가는 순간 가장 아름답고 찬란하게 빛나는 시간들이 아닌가 싶다.
내게 청춘이라 불리던 시간은 이미 지나갔다. 내 삶에서 가장 자유로웠고, 내 삶에 있어서 외적으로도 가장 예뻐보이던 시간이었을지는 모르지만, 나는 이들처럼 비극적인 시대 상황을 마주하면서 열정을 불태워보지는 않았다.
그저 내가 살아가는 내 공간 안에서만 찬란했던(?) 청춘이었을 뿐. 오늘 문득 내 청춘이 참 무의미했었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꼭 시대적인 상황과 마주하고 부딪치는 것만이 청춘을 멋드러지게 보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무엇인가를 이루어내고자 했던 혹은 간절히 원하고자 했던 열정이 없음이 그런 감정을 느끼게 했다.

윤교수의 죽음을 전해들은 윤은 서서히 자신의 청춘을 돌이켜본다. 그렇게 마주하게 된 윤 자신과 단이, 미루와 명서와 함께했던 청춘의 사랑과 고독과 아픔과 슬픔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엄마의 죽음에 대한 아픔과 절망을 이겨내지 못하는 윤은 학교를 휴학했다 다시 복학하면서 또 다른 상처와 아픔을 가진 미루와 명서를 만나게 된다. 계절에 관계없이 한결같이 봄 스커트를 입고 다니는 미루와 그런 미루 옆에서 보호자처럼 함께하는 명서 그리고 윤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좋은 친구가 되어간다. 그리고 어린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윤에게 마음을 둔 단이도 함께였다.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는 윤이와 미루 그리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는 명서와 단이.
세상으로 나아가려했던 이들이지만, 정작 그들은 그들의 삶에서 맴돌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강 저편으로 건너가려고 하는 여행자들을 건네주는 일을 하며 지낸 크리스토프는 어느 날 밤 한 아이를 강 저편으로 건네주게 되었다. 강물이 범람하고, 물이 불어남에따라 아이도 무거워지면서 자신이 강물에 빠져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었다.
강가에 아이를 내려놓으며 크리스토프가 말했다.

"너 때문에 내가 죽는 줄 알았다. 너는 이리 작은데 너무 무거워서 마치 이 세상 전체를 내 어깨에 지고 있는 것 같았다."

"크리스토프! 그대가 방금 짊어진 건 어린아이가 아니라 바로 나, 그리스도다. 그러니 그대는 저 강물을 건널 때 사실은 이 세상 전체를 짊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여러분은 각기 크리스토프인 동시에 그의 등에 업힌 아이이기도 하다. 여러분은 험난한 세상에 온갖 고난을 헤쳐나가며 강 저편으로 건나는 와중에 있네. 내가 이 이야기를 한 것은 종교 얘기를 하고자 함이 아니야. 우리 모두가 이쪽 언덕에서 저쪽 언덕으로, 차안에서 피안으로 건너가는 여행자일세.

- 강을 가장 잘 건너는 법은 무엇이겠는가?

-서로가 서로에게 크리스토프가 되어주는 것이네. (중략)
때로는 크리스토프였다가 때로는 아이이기도 하며 서로가 서로를 강 이편에서 저편으로 실어나르는 존재들이네. 그러니 스스로를 귀하고 소중히 여기게. (본문 61,62,63p)

이들의 청춘을 이끌어주고 있는 윤교수는 학생들에게 크리스토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크리스토프 이야기는 ’청춘’을 가장 잘 표현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춘의 감정은 세상의 온갖 고난을 짊어지기도 하고, 그 고난을 헤쳐나가기 위해 비극적인 시대 상황에서도 부대끼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들의 주인공이 살아가던 그 시절에는 민주화와 노동 운동에 따른 시위가 난무하던 때이다. 잃어버린 신발과 가방을 찾아 종로를 헤매이기도 하고, 서점에 몰래 숨어있어야 했으며, 누군가의 알 수 없는 죽음을 당해야 했고 그리고 그 시대적 상황에 좌절하고 힘겨워해야 했다.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시대적 상황을 바로 잡으려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사람들 옆에서 슬픔을 느껴야 했던 사람도 있었다.

나의 크리스토프들, 함께해주어 고마웠네. 슬퍼하지 말게. 모든 것엔 끝이 찾아오지. 젊음도 고통도 열정도 공허도 전쟁도 폭력도. 꽃이 피면 지지 않나. 나도 발생했으니 소멸하는 것이네. 하늘을 올려다보게. 거기엔 별이 있어. 별은 우리가 바라볼 때도 잊고 있을 때도 죽은 뒤에도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을걸세. 한 사람 한 사람 이 세상의 단 하나의 별빛들이 되게. (본문 354p)

청춘을 가장 빛나게 해주었던 윤교수와 고난을 짊어지고 강물을 건너며 아픔과 절망을 이겨내려는 4명의 주인공은 청춘이라는 이름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엄마를 부탁해>에서도 읽는내내 가라앉아버리는 마음 때문에 슬펐음에도 불구하고 ’엄마’를 가장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었듯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역시 읽는내내 어두움과 깊은 절망과 상처 때문에 마음이 가라앉았음에도 불구하고, 종내는 ’청춘’을 가장 아름답고도 찬란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너무도 절망스러웠던, 너무도 아팠던, 너무도 슬펐던 청춘이 있었기에 서로를 더 사랑할 수 있었던 청춘이기에.

윤은 다음 세대의 청춘들에게 크리스토프를 말한다. 비록 시대적 상황은 틀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춘은 또다른 절망과 아픔과 슬픔을 느낀다. 그 감정이 바로 나와 타인을 책임질 수 있는 오롯한 어른이 될 수 있는 과도기에 느끼는 최고의 카타르시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청춘’은 그 이름만으로도 아름다운 것인가 보다.

태어나서 살고 죽는 사이에 가장 찬란한 순간, 인간이거나 미미한 사물이거나 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겐 그런 순간이 있다. 우리가 청춘이라고 부르는 그런 순간이. (본문 347p)

청춘은 ’언젠가는’ 지키고 싶은 약속을 하며 희망을 꿈꾼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으려는 몸부림을 한다. 그 몸부림으로도 사회를 바꿀 수 없고, 강을 건너지 못할지라도 그 열정이 있기에 청춘은 아름다운 게다. 미루의 절망 속에서 함께 절망을 느끼고, 읽는 내내 우울해지고 아파했지만 결국 미소를 짓게한다. 결국 어떤 강이든 건너고야만 그들의 현재가 그렇게 청춘을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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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소도 철학자가 될 수 있을까? -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깨닫는 철학책
페테르 엑베리 지음, 스벤 누르드크비스트 그림, 김상열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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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얼룩소도 철학자가 될 수 있을까?


엉뚱한 질문을 하는 책을 보고있자니, 어린이들의 쉴새없는 호기심 가득한 질문들이 떠오릅니다. 엄마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수많은 질문들을 하는 아이들. 이 책은 그렇게 호기심많은 우리 어린이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이들은 작은 철학자입니다. 철학자들은 더 신 나고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기위해 열심히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하고 스스로 그 깨달음을 얻는 것을 철학이라고 합니다.
어린이들은 그렇게 세상에 많은 호기심을 갖고 질문을 합니다.
허나 안타깝게도 ’쓸데없는 질문 좀 그만하지 않을래?’라는 어른들의 말에 어린이들의 철학적 생각은 점점 희미해져갑니다.

초중고 시험에 서술형,논술형의 비중을 높이기로 했습니다. 서술형 논술형의 문제로 인해서 자녀를 둔 부모의 부담이 점점 커져가고 있습니다. 서술형 논술형은 개개인의 논리적 사고력, 창의력, 비판적인 사고력이 큰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사고력은 사교육으로 해결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며, 하루 아침에 쌓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동안 쓸데없는 질문이라고 치부했던 어린이들의 호기심 가득한 질문들이 바로 이런 사고력을 키워주는 것입니다.
엉뚱한 질문에 호기심을 느껴 책을 읽기 시작했고, 철학을 재미있게 풀어놓아 읽는내내 유쾌했습니다.
허나 읽으면서 어린이들의 지적 성장과 그동안 고민해왔던 사고력에 대한 해법이 바로 ’질문’에 있었다는 것을 알면서 많은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었어요.
그런 면에서 <<얼룩소도 철학자가 될 수 있을까?>>는 부모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많이 달래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철학은 지루하고 따분하고 어렵다는 생각을 먼저 느끼게 합니다. 철학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선입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에서는 ’모두가 더 신 나고 즐겁게 사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바로 철학이라고 말합니다.
어린이들은 친구들과 더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놀이를 즐깁니다. 그것이 바로 철학의 일부라고 할 수 있겠죠. 철학책이지만 철학이 무엇이다.라고 정의를 내려주고 있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철학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지도 않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질문을 내던집니다. 그리고 어린이들은 생각을 하고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철학에 대해 알면 알수록 여러분의 비판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방식은 점점 더 발전해 갈 거야. 그러면 거짓말쟁이에게 또는 가짜 지식에 속아 넘어 갈 위험도 그만큼 줄겠지? (본문 90p)

주니어김영사에서 출간된 <물음표 일기쓰기>라는 책이 있습니다. 논리적인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일기쓰기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책인데, 물음을 제기하고 그 물음에 또 다른 물음을 제기하면서 스스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입니다.

철학자들은 답을 구할 때 한 번에 만족하는 경우가 없단다.
그들은 "한 번 더 묻기!"라는 대원칙을 만들어 놓았어. 한 번 더 물으면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고, 그러면 진리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지. 앞으로 우리도 이 원칙을 따르도록 하자고!
(본문 19p)

<물음표 일기쓰기>는 바로 ’한 번 더 묻기’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기하고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일기 쓰기를 통해서 삶의 지혜를 깨달아가는 방법인데요, 이것을 바로 쉽게 ’철학’이라 이름 붙일 수 있을 것입니다. 생각을 키우는 힘,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힘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얼룩소도 철학자가 될 수 있을까?>는 생각에 물꼬를 틀어주는 책이라고 한다면 <물음표 일기쓰기>는 실천을 도와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상 속의 호랑이는 줄무늬가 몇 개일까?
로빈 후드는 도둑질해도 되나?
얼룩소도 철학자가 될 수 있을까?
상상 속의 오렌지로 할 수 없는 건 무엇일까?

 

엉뚱한 질문이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는 철학을 찾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물음을 제기할 수 있다면 결코 엉뚱한 질문이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서술·논술형 시험의 대비책으로 다방면의 지식을 쌓는 것과 함께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것의 해답은 바로 ’한 번 더 묻기’ 입니다. 이 책은 그렇게 한 번 더 물을 수 있도록 어린이들의 생각을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그동안 어린이들의 질문을 ’쓸데없는 질문’이라고 치부하셨다면, 이제 이 책의 저자처럼 황당하고 엉뚱한 질문을 내던져 주세요. 어린이들의 생각이 자라게 될 것이고, 비판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력이 커질 것입니다.

(사진출처: ’얼룩소도 철학자가 될 수 있을까?’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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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 그림 연표 : 정치.경제 편 - 그림으로 재미있게 역사를 익히는 우리 역사 그림 연표 시리즈
지호진 지음, 이혁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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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공부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연표’이다. 연표란 역사적 사건들을 시간의 순서에 따라 표로 알기 쉽게 정리한 것을 말하는데, 사건들이 언제, 어떻게 일어났는지 쉽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요즘은 역사를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구성을 가진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데, 그 다양한 구성 속에서도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연표’이다.
그러나 ’연표’는 늘 책의 뒷부분에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책의 독특한 구성 속 내용면에만 치중하게 될 뿐 역사적 순서에 대해서는 사실 큰 비중을 두지 않게 된다. 많은 역사책에서 빠지지 않고 수록되어 있다는 점만으로도 연표의 중요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지만,  부록 속에 빼곡하게 나열된 숫자와 글들은 어린이들에게 역사에 대한 부담만 더해줄 뿐이다.
역사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중요한 사건들은 앞서 일어났던 사건에 의해서 발단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역사를 쉽게 이해하는 것은 역사의 흐름을 알아가는 것이다.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았던 연표가 드디어 이 책 한권에서 빛을 발하게 되었다. 숫자와 사건으로만 나열되었던 연표를 그림으로 재미있게 익힐 수 있도록 담백하게 담아냈다.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역사를 100년 단위로 일너난 중요한 사건들과 변하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시대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였으며, 중요한 사건에 대해서는 큰 그림으로 쉽게 이해하고, 기억하기 쉽도록 큰 그림으로 정리하였다.
정치, 경제 역사적 사건은 4컷 만화로 구성하여, 사건을 이해하기 쉽도록 요약하여 원인과 결과를 한 눈에 보기 좋게 수록하였다.





현 6학년에 재학중인 딸아이는 1학기에 역사에 대해 배우면서 역사에서 큰 의미를 두고 있는 사건과 날짜를 외우느라 힘들어했었다. 역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터라 어쩌면 더 힘겨웠는지도 모른다. 중요한 사건을 외우고, 나중에 다시 순서를 외우면서 뒤죽박죽 엉킨 실타래를 풀어가는 딸아이에게 연표의 중요성이 절실했을 것이다.
연표를 중요하게 다루어준 <<우리 역사 그림 연표>> 책이 굉장히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 아쉬운 것은, 좀더 일찍 역사의 연표에 대해서 다루어주지 않았다는 점이였다.( 이는 이런 구성을 기다리고 있던 독자로서의 작은 투정이다)

300개의 역사 장면으로 5000년의 우리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수록했다. 오랜 시간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였다는 저자의 글 속에서 이 책에 대한 열정과 성의와 노력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만큼 책에 대한 믿음과 반가움이 더해졌다.
5000년의 역사동안 우리나라에는 많은 사건들이 발생을 했고, 그 사건들로 인해서 많은 변화가 이루어져 왔다. 이 5000년의 방대한 역사를 어린이들이 이해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그 어려운 점이 [그림 연표]를 통해서 조금 수월해질 수 있을거라는 기대가 된다. 연표 뿐만 아니라 지도를 통해서 한번 더 역사를 다루어준 부분은 그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중요한 부분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소홀하게 다루어졌던 연표가 그림과 조화를 이루어 재미있는 역사책으로 거듭났다.
이는 초등학생 뿐만 아니라, 중고등학생들에게도 훌륭한 자료로 이용될 듯 하다. 역사적 흐름을 정말 제대로 잘 짚어준 책을 만난 듯 하다.





(사진출처: ’우리 역사 그림 연표’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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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어록청상 푸르메 어록
정민 지음 / 푸르메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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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빠르게 돌아가고, 그에 따라 나도 타인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마음에는 한 치의 여유도 없으며, 누군가에게 뒤질새라 혹은 누군가에게 빼앗길새라 전전긍긍하며 살아간다. 그러다보니 우리 마음속에는 욕심과 이기심이 자라고 있으며 또 그만큼의 상처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허나, 우리는 그 상처가 타인에 의한 것이라 생각하며 다른 누군가를 원망한다. 정작 그 상처의 주범은, 내 마음 속에서 자라고 있는 욕심과 이기심으로 인한 것임을 우리는 망각하며 살아간다. 

오직 독서 한 가지 일만이 위로는 족히 성현을 뒤쫓아 나란히 할 수 있고, 아래로는 길이 뭇 백성을 일깨워줄 수가 있다. 그윽이 귀신의 정상을 환히 알고, 환하게 왕도와 패도의 계책을 이끈다. 날짐승가 벌레 따위를 초월하여 큰 우주를 지탱한다. 독서야말로 우리의 본분인 것이다. 맹자가 말했다. "대체大體를 기르는 자는 대인이 되고, 소체小體를 기르는 자는 소인이 되어 금수에 가깝게 된다." 생각이 등 따습고 배부르게 편안히 즐기다가 세상을 마치는 데 있어, 몸뚱이가 채 식기도 전에 이름이 먼저 없어지는 것은 짐승일 뿐이다. 짐승 되기를 바랄 것인가? (본문 122p)

나는 독서를 통해서 마음의 여유를 얻으려 한다고 말한다. 시계초바늘을 따라 쫓기듯 살아가는 하루 일과 중 독서는 내게 작은 여유를 허용한다. 그리고 좀더 나은 나를 그려보게 한다. 독서는 욕심가 이기심이 자라고 있는 내 마음속에 조금의 숨통을 트이게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사실, 요즘 내 감정 기복이 심해지면서 하루하루 일과에 대한 불만이 쌓이게 되었고, 내 마음 속에는 조금의 여유도 남아있지 않았다.
얼마전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5~8개의 정신과질환의 진단을 받았다는 토니 안은 ’내려놓음’을 읽으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을 내려 놓을 용기를 가졌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지금 내게 필요한 마음의 여유를 찾기 위한 책을 찾게 되었고, ’정신을 맑게 하는 청정한 울림’이라는 부제목을 가진 이 책을 꺼내들었다.

사실 초반부 어려운 고어와 한자어가 많이 등장하면서 읽기에 어려움을 느꼈다. 복잡한 머릿 속이 더욱 엉키는 듯한 느낌이 들어 책 한 줄을 읽어내려가는 일이 상당히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내려놓지 못한 것은 이 책이 내 숨통을 트이게 해 줄 것 같은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머릿 속에 잘 들어오지 않은지라 읽은 구절을 다시 읽고 다시 읽으며 몇 번이고 되새기도 난 뒤, 비로소 조금씩 책이 읽히기 시작했다. 

열심히 읽는 것도 좋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제대로 읽어야 한다. 효율적으로 읽어야 한다. (본문 129p)

경세 - 정신을 맑게 하는 이야기
수신 - 몸과 마음을 닦는 공부
처사 - 대인접물의 바른 태도
치학 - 공부의 방법과 태도
독서 - 책을 어떻게 읽을까?
문예 - 시문 창작과 문예론
학문 - 학문의 엄정함, 토론과 연찬
거가 - 거처의 규모와 생활의 법도
치산 - 재산 증식과 경제활동
경제 - 경국제세와 경세치용

정치가, 과학자, 문학가가 아닌 아버지로서 자식들에게 전해주고자 했던  ‘삶에 대한 성찰과 충고’를 열가지 주제에 따라 나누어 그의 어록을 정리하였고, 그 어록에 따른 저자의 감상이 함께 수록되어있다.

내게 없는 물건을 바라보고 가리키며 ’저것’이라고 한다. 내게 있는 것은 깨달아 굽어보며 ’이것’이라 한다. ’이것’은 내가 내 몸에 이미 지닌 것이다. 하지만 보통 내가 지닌 것은 내 성에 차지 않는다. 사람의 뜻은 성에 찰 말한 것만 사모하는지라 건너다보며 가리켜 ’저것’이라고만 한다. 이는 천하의 공통된 근심이다. (본문 16p)

눈앞의 즐거움은 안 보이고 자꾸 남의 떡만 크게 보인다. 몸은 여기에 있는데 생각은 저기에 가 논다. 내 손에 쥔 것, 지금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를 잊은 지가 참 오래되었다. 더 가지고 다 가지기 위해 아등바등 하다가 가진 것을 다 잃는다. 기쁨은 먼 데 딴 데 있지 않다. 즐거움은 코앞 발밑에 있다. 그것을 찾아라. (본문 17p)

땅은 달아니지 않는다. 하지만 땅문서는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하고 수시로 주인이 바뀐다. 변치 않을 마음의 주인이 되어야지, 고작 땅 주인 되는 데 인생을 걸어서야 되겠는가? (본문 29p)

사람의 끝없는 욕심을 질책하는 다산의 글을 읽으면서 내가 참 많은 것을 탐내고 있었으며, 그 욕심으로 인해서 마음을 다스리기보다는 물건을 다스리려 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되새기고 곱씹을 때마다 내 마음이 조금씩 숨을 쉬는 듯 했다. 욕심 채우기에 급급했던 날들에 대한 부끄러움에 문득 얼굴이 붉어져옴을 느낀다.
세상은 너무 많이 변해왔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도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두 아들을 옆에서 지켜보지 못하는 마음을 글 속에 담아 그들이 올바르게 자랄 수 있기를 바랐던 다산의 글은 각박한 이 세상에 가뭄에 단비처럼 느껴진다.
그동안 참 많은 것을 양손에 쥐려고 했었다. 마음은 다스리지 않고 재산만을 탐하려던 부덕함을 느끼며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 며칠동안 힘들었던 머릿속이 조금 편안해지는 듯 하다. 그렇게 내려놓는 법을 배우고, 또 조금 부족함을 배우고, 가진 것에 대한 행복함을 알고, 삶을 가치있게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책을 읽고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일게다. 끝없는 배움과 깨달음을 얻기 위함! 그렇게 부족한 나를 조금씩 다듬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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