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페 일기 2 - 행복이란, 분명 이런 것 다카페 일기 2
모리 유지 지음, 권남희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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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책장 정리를 하다가 아이들의 앨범을 발견하고 사진을 훑어보기도 하고, 컴퓨터 파일 정리를 하다가 아이들의 사진을 넋놓고 쳐다보기도 한다.
현실 속에 내 아이들과 나를 보면서 ’행복’을 떠올리는 일을 좀체 어렵다. 퇴근 후 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아이들의 숙제를 봐주다보면 하루는 금방 지나간다. 하루하루 시간에 쫓기여 해야할 일을 하기에도 바쁘다.
그러다 우연치않게 아이들과 찍은 사진을 보면서 ’행복’을 떠올린다. 처음 걸음마를 하고, 처음 글씨를 쓰고, 처음 책을 읽은 모습을 기억하기 위해 찍어 둔 사진 속에는 행복이 가득 묻어난다.
아마 그날도 모두 하루하루 시간에 쫓겨 살고 있던 오늘의 ’하루’와 별반 다를 바 없었을텐데도 말이다.
그렇게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행복은 늘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소한 행복에 대해서 늘 놓치고 살아가고 있음을 사진을 통해서 느끼게 된다.

다카페란, 평범한 3DK(방 셋, 거실, 주방) 맨션, 즉 이 가족의 집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1999년부터 인터넷을 사진을 올리면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블로그는 큰 유명세를 얻었고, 현재는 하루 접속수가 7만 건에 이른다고 한다. 돼지의 행동학을 전공하는 그는 취미는 많지만 외출하기 싫어하고 특기는 방 구조를 바꾸는 일이라고 한다.
아내와 딸, 아들 그리고 개 두마리와 살아가는 이들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얼마든지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평범한 일상을 담은 사진과 한두줄의 짧은 글귀가 전부이지만 이 가족의 행복과 사랑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언제나 사고를 치는 장난꾸러기 아들 하늘, 숙제를 하지 않아서 혼난 딸 바다, 낮잠자는 아내와 개의 모습.

평범한 일상을 담담하게 기록했습니다.
바다, 하늘, 와쿠친, 단고
그리고 아내를 촬영했습니다만,
천성이 외출하는 걸 싫어해서
주로 집 안이나 집 근처에서만 찍었습니다.
하루하루 물 흐르듯이, 내일도 모레도
부디 잔잔히 흐르길 기도하면서.  (저자의 말)

 





소박하기 이를 데 없는 모습이다. 우리가 평소에 많이 하는 행동, 아이들을 통해서 많이 보아 온 모습인데 사진을 통해서 보는 그들의 모습은 왠지 또 색다르다. 평범함 속에서 행복을 찾는 자와 소소한 행복을 찾지 못한 채 더 큰 행복만을 추구하려는 자의 마음만으로도 이렇게 틀려지는가보다.
나는 사진을 잘 찍지 못한다. 가끔 흔들려 초점이 맞지 않는 사진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고, 주인공보다는 주변 인물이 더욱 도드라진 사진을 만나게 되고, 멋진 풍경을 제대로 잡지 못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사진을 종종 발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그때 당시에는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행복을 뒤늦게 사진 속 우리 가족들의 웃는모습을 본 후에야 깨닫는다. 그것이 사진이 주는 매력인가.
그러다 문득, 잘 찍지 못한 내 사진과 모리 유지가 찍은 멋드러진 사진 속에서 공통점을 발견했다.
’가족’이 주는 행복은 어떤 사진 속에서도 숨길 수 없다는 사실을.

자주자주 잊어버리곤 하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느껴지는 행복과 가족이 있어 내가 얼마나 행복한가,를 이 가족을 통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사진 한장 한장이 주는 행복함과 사랑이 그리고 그들의 웃음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 하다.
참 부럽다. 멋드러지게 사진을 찍을 줄 아는 그의 실력이,
행복, 사랑 그리고 웃음소리를 전부 담아낼 수 있는 그의 실력이.

나는 행복하다. 비록 멋드러지게 찍을 수 있는 사진 기술이 없을지라도 행복해하는 우리 가족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사진 한장이 소중하는 것을 깨닫게 되어 더욱 행복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실력이 부러운 건 어쩔 수 없나보다.)

(사진출처: ’다카페 일기2’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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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1 - 4月-6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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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은 <상실의 시대> 이후 처음이다. 작년 많은 인기몰이를 했고 읽고자 하는 욕구도 상당했지만, 어쩐 일인지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어쩌면 어린시절 읽었던 <상실의 시대>가 나에게 썩 유쾌한 작품이 아니였기에 저자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3권이 얼마전에 출간이 되었고 <1Q84>에 대한 인기가 다시 시작되면서 책에 대한 참을 수 없는 궁금증에 읽기 시작했다. 순간적으로 몰입되어 책을 읽고있는 나를 문득 느끼면서 저자의 명성과 책에 대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650페이지가 넘는 꽤 두꺼운 책은 아오마메와 덴고 두 사람을 중심으로 이중구조를 가지고 이야기가 시작된다.
1Q84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두 사람의 연결고리는 무엇일까? 라는 호기심에 책장은 자꾸 넘어간다.

택시안에서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를 듣게 된 아오마메는 기묘한 느낌을 갖는다. 막히는 고속도로에서 어쩔 수 없이 도로보수 공사원이 사용하는 비상계단을 통해 시부야로 넘어간다.

그런 평범하지 않은 일을 하고 나면 그다음의 일상 풍경이, 뭐랄까, 평소와는 조금 다르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어요. 하지만 겉모습에 속지 않도록 하세요. 현실은 언제나 단 하나뿐입니다. (본문 23p)

수학강사이자 작가지망생인 덴고는 신인상 응모작 중 17살 후카에리가 쓴 <공기 번데기> 작품에서 묘한 매력을 느낀다. 편집자 고마쓰는 문장이 서툴다는 것을 단점으로 내세워 덴고가 이 작품을 리라이팅하기를 부탁한다. 엄연한 사기행각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덴고는 이 작품의 리라이팅을 맡게 되고, 디스렉시아(난독증)를 앓고 있는 후카에리와 만나게 된다.

’증인회’ 신자로 종교에 심취했던 부모에 이끌려 다니며 선교활동을 해야했던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귄 친구의 자살로 고통을 받았던 아오마메는 노부인을 만나면서 법적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여자들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한 올바른 일을 하고자하는 암살자이다.
어린시절 NHK 수금사원이였던 아버지를 따라 일요일이면 집집마다 방문하며 아버지의 옆을 지켜야했던 덴고는 한 살 반이였던 아기였을 때 엄마의 모습을 뚜렷이 기억하며 그로인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으며, 후카에리와 만나면서 발을 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3년동안 있었던 굴직한 사건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지 않았던 아오마메는 현실에 대한 가설을 내세우게 된다. <신포니에타>라는 음악과의 어떤 접점에 대한 가설을 내세우고, 자신이 알고 있던 현재의 1984년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이 새로운 세계에 대해 독자적인 명칭을 만들어낸다.

1Q84년. 이 새로운 세계를 그렇게 부르기로 하자, 아오마메는 그렇게 정했다.
q는 question mark의 Q다. 의문을 안고 있는 것.
좋든 싫든 나는 지금 이 ’1Q84년’에 몸을 두고 있다. 내가 알고 있던 1984년은 이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은 1Q84년이다.
(본문 240p)

아오마메와 덴고의 이야기가 이중구조 형식으로 번갈아 가며 진행되어가면서 두 사람사이의 공통분모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덴고는 후카에리의 보호자 에비스노를 통해서 듣게 된 그녀의 출생과 성장 배경을 통해서 지금은 종교단체가 된 ’선구’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아오마메는 끔찍한 성폭행을 당하고 노부인에게 보호를 받고 있는  쓰바사를 통해서 ’선구’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후카에리와 쓰바사는 ’리틀 피플’에 대해 말하지만, 그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일절함구 하고있어 리틀 피플에 대한 궁금증은 더해가지만, 두 소녀는 언급을 회피한다.
아오마메의 잊어버렸던 시간 속에 존재하는 모토스 호수 사건, NHK 수금원 사건이 ’선구’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까?
이야기는 점점 흥미롭게 진행되어가고, 아오마메와 덴고의 공통분모가 생겨나면서 두 사람의 재회에 잔뜩 긴장하게 된다.

그녀는 오랫동안 열 살 이전에 일어났던 일을 모조리 잊어버리려고 노력했다. 내 인생은 실제로는 열 살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 이전의 일은 모두 비참한 꿈 같은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기억은 어딘가에 내다버리자.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걸핏하면 그녀의 마음은 비참한 꿈이 세계로 다시 끌려갔다. 자신이 손에 들고 있는 것의 대부분은 그 어두운 토양에 뿌리를 내리고 거기에서 양분을 얻고 있는 것 같았다. 아무리 먼 곳으로 가려고 해도 결국은 이곳으로 돌아오야 하는구나, 하고 아오마메는 생각했다. 
나는 그 ’리더’를 저쪽 세계로 이동시켜야 한다, 아오마메는 마음을 정했다.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본문 575p)

1권에서는 드러나있지 아오마메의 비밀이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과 흥미로움을 느낀다. 그녀의 기억 속에 사라진 두 사건, 그리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건에 휘말리게 된 덴고는 어떤 일에 직면하게 될까?
두 개의 달을 보게 된 아오메마와 후카에리의 <공기 번데기>에 등장하는 두 개의 달, 그리고 두 개의 달에 대한 소설을 쓰게 된 덴고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후카에리. 이들은 정말 현재의 1984가 아닌 다른 세계 1Q84에 살고 있는 걸까?

나도 모르게 책 속에 무섭게 몰입했지만,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에 대한 상상은 전혀 할 수 없었다. 이들은 타인에 의해 이 사건에 휘말리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선구’의 비밀을 파헤치고 희생당할 누군가가 필요했던 것인가? 왜 하필 이들이였을까? 이들은 ’선구’와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 걸까? 수없는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서둘러 2권을 집어들지 않고는 견딜수가 없을 것같은 호기심에 잔뜩 긴장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것이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가지고 있는 힘인가? 나는 지금 <1Q84>의 세계에 흠뻑 취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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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 도서관 규장각에서 조선의 보물 찾기/열네 살이 어때서?>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왕실 도서관 규장각에서 조선의 보물찾기 - 조선 시대의 놀라운 기록 문화 책과함께어린이 찾기 시리즈
신병주.이혜숙 지음 / 책과함께어린이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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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드라마를 통해서 혹은 박물관 견학을 통해서 역사 속 우리나라의 모습을 들여다 보게 됩니다. 그 시절의 옷, 집, 먹거리 등이 드라마 속에서 재연됨으로써 우리는 그 시대를 엿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드라마 속에서 보여지는 그 시대의 생활상은 어떤 근거를 통해서 재연되고 있는 걸까요? 지금처럼 카메라나 비디오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걸까요? 
우리 어린이들은 분명 이런 궁금증을 갖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우리 조상들은 글과 그림을 통해서 현재의 모습을 상세하게 기록하여 보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책과 그림을 통해서 역사의 모습을 엿보게 되는 것이죠. 그러면 또 하나, 역사의 모습을 기록한 귀한 자료들은 어디에 보존되고 있는 걸까요?
드라마 <이산>이 인기리에 방영되면서 정조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정조는 왕들의 글이나 책 들을 정리하고 연구하며 나랏일을 의논하는 중요한 곳인 <규장각>을 지었고, 바로 우리의 기록문화는 이곳 규장각에 보존되어 있습니다.

정조는 왕위에 있는 24년 동안 규장각 학자들과 함께 151종류, 3960권의 책을 펴냈단다. 정조와 학자들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 알 수 있지. 직접 책을 펴낸 것 말고도 중국이나 외국의 귀한 책들을 모아서 보관하기도 했어. 그래서 규장각을 조선의 보물창고라고 하는 거야. (본문 11p)

<<왕실 도서관 규장각에서 조선의 보물찾기>>에서는 조선의 보물창고라 불리는 규장각에 보관된 역사의 귀한 자료를 고스란히 옮겨 담은 책입니다. 어린이를 위한 작은 규장각이라고 이름 지으면 좋을 듯 싶어요. 규장각에 보관한 왕의 어필과 의궤 그리고 지도, 기행문, 다양한 서적들을 들여다보면 어려운 역사도 재미있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다양한 자료가 많이 수록되어 있는데다가, 구어체로 기록된 이야기는 친절하게 설명하듯 담겨져 있어서 읽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답니다.

1부 왕이 쓴 글씨와 기록화
2부 왕실 기록의 꽃, 의궤
3부 우리 땅을 생생하게 담은 지도와 지리지
4부 전통과 세계의 만남

얼굴이 주름 하나하나, 수염 한 오라기, 흉터 자국, 코가 빨간 것까지 자세하게 그려진 초상화, 홍수 위험을 막기 위해 청계천 바닥을 파낸 과정을 자세하게 기록한 <준천사실>, 임진왜란 때 치열하게 싸운 모습을 그린 <임진전란도>, 무기 정보를 담은 하나 밖에 없는 의궤 <화기도감의궤>, 조선 시대 왕실의 결혼을 가장 꼼꼼하ㅔ 기록한 영조와 정순 왕후의 결혼식 장면을 생생하게 기록한 <영조정순후가례도감의궤>, 조선 시대 의궤 가운데서도 으뜸으로 손꼽히는 것으로 정조가 아버지 사도 세자 무덤이 있는 화성에 다녀온 기록이 담긴 <원행을묘정리의궤> 등은 조선 시대 왕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 하나하나 소홀함이 없이 그려진 의궤는 우리가 역사를 알아가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잇었습니다.
허나, 1866년 프랑스 군대가 강화도에 쳐들어와 가져간 의궤들 중 297권이 파리 국립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하네요.
돌려 달라는 여러 번의 요청에도 아직 대답을 피하며 시간을 끌고 있다는 프랑스 정부가 야속해집니다.





1402년에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지도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600여 년 전에 그려졌으며 세계에서는 이 지도를 옛 지도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으로 손꼽는다고 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세계지도와 비슷하게 그려진 <천하도지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국경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 놓은 요새를 중심으로 그린 군사 지도 <요계관방지도> 등으로 그 시대의 역사와 지리를 알아갈 수 있습니다. 지금의 지도 못지 않은 세심한 그림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 뿐 아니라, ’미스터 중국인’이라는 뜻을 가진 중국말을 배울 수 있는 회화 책 <노걸대>, 일본 말을 배울 수 있는 <첩해신어>, 조선에서 가장 처음으로 지구를 한 바퀴 돈 민영환의 <부아기정> 등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알기 위해 세계로 눈을 돌렸던 조선의 모습을 엿 볼 수 있었습니다. 
옛 조상들이 지나간 시간을 기록해 두지 않았다면 우리는 조선을 제대로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조상들의 자세한 기록이 있기에 그들의 모습을 알게 되고, 배우고 깨우칠 수 있었던 것이죠.
이 기록들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에 일본은 이 기록을 담고 있던 규장각을 없애 버렸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규장각은 2006년에 우리나라의 역사, 정치, 문화같은 여러 가지 학문을 연구하는 기능이 보태져서 ’규장각한국학연구원’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합니다. 

책을 통해서 둘러볼 수 있었던 규장각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옛 모습과 문화를 알아갈수록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어요. 어린이들 역시 이 책을 통해서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역사에 대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역사가 남겨놓은 기록들을 통해서 배우는 역사의 이야기는 한층 재미있었고, 역사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게 해주는 듯 합니다.
정조의 혜안이 없었다면, 우리는 조상들의 지혜와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보고 배우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더불어 우리 어린이들이 역사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빛을 발하지 못할 거예요.
<<왕실 도서관 규장각에서 조선의 보물찾기>>는 그 어느 역사책보다 우리 옛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어 역사에 대한 흥미를 느끼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도록 도와주고 있답니다.

(사진출처: ’왕실 도서관 규장각에서 조선의 보물찾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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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점 아빠 백점 엄마 -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 동시집, 6학년 2학기 읽기 수록도서 동심원 14
이장근 외 지음, 성영란 외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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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터넷 뉴스에서 초등2학년 아이의 동시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엄마와 냉장고가 있어서 좋은 이유를 나열한 후에 마지막 구절에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라는 글로 마무리 된 동시가 어린이들 눈에 비춰진 아빠의 모습으로 표현되어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시집 제목을 보고 문득 그 동시가 떠올랐다. 그러나, 어쩐지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들었던 제목과는 달리 시집에 담겨진 동시들은 모두 예쁘고 순수했다.
이 동시집은 [제 8회푸른문학상]에서 ’새로운 신인상’ 부분에 수상한 다섯 시인들의 색다른 느낌의 동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서로 다른 느낌을 주는 동시들이지만, 이 동시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평범한 모습을 예쁜 단어로 담아냈다는 것이다.

방에 갇힌 날

숙제 다 할 때까지
방에서 나오지 마라
쾅!
방문이 닫혔다
방에 갇혔다

형아, 다 했어?
아니.
형아, 얼마나 남았어?
다 해 가.
방문 앞에서 조르는 동생

동생이 거실에 갇혀 있다. (본문 18p)

숙제를 안해서 혼나는 형이 방안에서 뾰루퉁한 채 숙제를 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진다. 형과 놀고 싶은 동생은 형이 얼른 나오기를 바라는데, 형은 숙제를 다하지 못했다. 우리 집에서 간혹 볼 수 있는 모습이라 그런지 머릿 속에서 형제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마지막 구절에서 왠지 피식 웃음이 난다. 형이 갇힌 게 아니라, 형과 놀고 싶은데 나오지 않는 형 때문에 옴짝달싹 못하는 동생의 모습이 너무너무 귀엽게 묘사되었기 때문이다. 



초승달이 점점 보름달이 되어가는 모습을 두 끝이 뾰족해서 하늘에 생채기 낼까 봐 조금씩 살찌운다고 표현한 [초승달]은 따뜻함과 정겨움이 느껴진다. 학교에서 쉬는 시간이 10분, 10분만 놀다 온다고 엄마에게 조르는 아이는 친구들하고 놀 시간이 10분 밖에 없기에  친구를 10분 친구들이라고 표현한 [10분 친구]는 요즘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친구들과 뛰놀 수 없는 안타까운 마음이 담겨진 듯 하여 마음이 짠했다. 차안에서 잠든 엄마가 집을 나간 줄 알고 엄마를 찾으러 다닌 후에야 엄마와 아내의 소중함을 느끼고 집안 일을 돕기로 했다는 내용을 담은 [남자들의 약속]은 시를 읽는내내 흐뭇하게 한다. 평범한 일상을 어쩜 이렇게 재미있게 잘 살려냈는지 신인 작가들의 역량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단한 나

공부도
그리기도
운동도 못하는
내가 아주 작게 느껴지는데

교실 벽에 붙은 세계지도가
눈에 들어온다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
어디를 찾아봐도
나는 안 보인다

그러다 문득 드는 생각,
뭐 어때?
나는 세계를 한눈에 보고 있잖아? (본문 64p)

가장 마음에 드는 시였다. 어린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많은 동화도 많지만, 이렇게 짧은 글로 큰 힘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바로 ’시’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마음은 있지만 용기를 내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담은 [마음에 맞는 몸]을 통해서 어린이들이 공감을 얻는다면, [대단한 나]를 통해서 용기를 얻고, 자신의 마음에 맞는 몸이 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으니 우리 아이들은 정말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가. 



일상의 모습을 많지 않은 단어로 감동과 웃음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동시’는 참으로 매력적인 분야라는 생각이 든다. 장편동화 한 편 속에서 얻는 감동 못지 않는 감정들을 짧은 한 편의 동시 속에서도 충분히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신인 작가들의 작품이라 그런지 새로움, 신선함이 많이 느껴지는 듯 하다. 꾸미려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담아낸 작품들이 퍽 마음에 든다. 동시 속에서 어린이들의 마음을 엿보고, 우리의 삶을 엿보면서 웃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또한 시 속에서 묻어나는 순수함이 내게로 전달되어지는 듯 깨끗함이 느껴졌다.
동시들을 통해서 우리 어린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었으면 싶다. 이 또한 가능케하는 것이 동시만이 가지고 있는 힘이라 할 수 있으리라.

(사진출처: ’빵점 아빠 백점 엄마’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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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 도서관 규장각에서 조선의 보물 찾기/열네 살이 어때서?>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열네 살이 어때서? - 노경실 작가의 최초의 성장소설
노경실 지음 / 홍익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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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동안 이 책을 눈여겨 보고 있었던 것은 내년이면 큰 아이가 열 네살이 되기 때문이다. 아직은 ’아이’ 취급을 받으면서 실수를 해도 용인이 되었지만, 이제는 ’어른’ 취급을 받게 되는 모호한 나이가 된다. 이 책이 애매한 위치에 서게 될 딸아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떠오르는 것은 오래전 열네 살일 때의 내 모습이였다. 
기억에 떠올린 내 모습은 너무도 까마득한 옛날의 일인 듯 열네 살의 내 모습이 굉장히 낯설었다.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까르르 웃던 모습, 성적 때문에 시무룩하던 모습, 외모에 신경쓰기 시작하면서 옷에 투정을 부리던 모습들이 하나 둘 떠올랐다.
내 모습들이 딸아이의 얼굴과 겹쳐지면서 지금 내 딸이 느끼고 있을 감정들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열네 살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시작되는 출발점이기도 하고,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시기가 시작된 나이가 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생의 첫 걸음마를 시작하는 나이라고 말해도 좋으리라.
이제 막 첫 걸음마를 뗀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달리라고 말하고 있으니 어른들의 욕심은 그들에게 좌절과 절망을 먼저 안겨주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모르겠다.

365X14=5,110.

연주는 자신이 살아온 14년이 고작 5천 일 정도 밖에 안 되었다는 것에 놀라웠다. 선생님이 내준 골치아픈 숙제가 연주에게는 인생까지 생각해야하는 어려운 문제인가보다. 중학교 1학년 이제 막 14살이 된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일과 어려운 학교 숙제가 가장 골치아픈 일인 현재 삶의 전부이기 때문이리라.
가수가 꿈인 연주는 평범한 열네 살의 소녀이다. 공부해야 한다는 엄마의 잔소리를 들어야 하고, 부모의 이혼이 힘들다고 외치는 친구 민주의 말에 눈물을 흘리는 열네 살 소녀들이 가지고 있는 감성을 가진 평범한 우리네 열네 살.
그에 비해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와 엄마와 함께 사는 민주는 좀 성숙한 느낌을 주는 친구이다. 아직 13살의 순진함을 간직하고 있는 연주를 열네 살의 소녀로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면 좋을 듯 싶다.

"우리 부모님의 이혼은 우리 부모님 문제야. 나는 내 문제로만 울 거야. 그리고 난 이제 겨우 열네 살이야. 앞으로 내가 예기치 않은 일들로 죽지 않는다면 80년 이상은 더 살아야 하는데 이미 지나버린 그런 문제로 울면 내 눈은 닮아 없어지거나 눈물 때문에 흐물흐물해져서 다 녹아버릴 걸!" (본문 37p)

사춘기 딸을 둔 엄마가 되고보니, 내가 열네 살때 봤던 엄마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거 같다. 엄마를 이해하는 마음이 커갈수록 사춘기 딸에게는 엄마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게 된다. 연주의 눈에 비추어지는 엄마의 모습이 내 딸이 보는 내 모습과 다르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좀 더 넓은 아파트로 이사하는 것이 꿈의 전부인 엄마의 모습으로 보이겠지.
열네 살이었을 때의 자신과 지금 아줌마가 되어있는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어영부영 보냈던 청춘에 대한 안타까움때문에 엄마는 그들에게 잔소리를 하는 되는 것일 게다. 그것이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연주의 엄마를 통해서 아이들이 그런 마음이 조금 이해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순전히 엄마라는 입장에만 서서 욕심을 부려본다.

그래! 할 수만 있다면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돌아갈 수만 있다면...
내 딸, 연주처럼 열네 살을 보내지 않을 거다. 
(중략)
한마디로!
나는 연주처럼 그럭저럭 여학생은 되지 않을 거라는 거다.
내 청춘의 시간을 그냥그냥 살고, 어영부영 보내지는
않겠다는 거다!


대부분의 성장소설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제대로(?) 보내고 있는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에 비하면 <<열네 살은 어때서?>>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연주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게 본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인데 어찌보면 지금껏 만나왔던 성장소설은 극히 일부 아이들의 모습만을 내세우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열네 살이 되면서 시작되는 그들만의 통과의례가 연주를 통해서 너무 잘 표현되고 있다. 과하지 않고 부족함도 없어, 열네 살 아이들이 가질 수 있는 고민과 걱정 그리고 설레임이 잔잔하게 보여진다.

"너희가 앞으로 수많은 일과 감정의 변화 속에 있게 될텐데, 내가 읽어준 신문기사들처럼 명분 없는 일로 너희의 인생을 우울하게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 인생은 셀 수 없이 너희를 째려볼 것이다. 겨우 그 정도밖에 못 사느냐? 넌 겨우 이것밖에 안 되는 인간이냐? 등등이 조롱으로 말이다. 또 삶은 너희를 기분 나쁘게 째려볼 것이다. 네가 뭘 하겠어? 네가 뭐 대단하다고? 네가 하는 게 다 그렇지 뭐! 하면서 말이다. (중략) 너희가 울든 웃든, 노력하든 포기하든, 주저앉든 다시 일어나든....시간은 단 한 번도 멈추거나 쉬거나 요령 피우지 않고 계속 앞으로, 앞으로만 가고 있다는 것을." (본문 166p)



지금껏 부모의 도움으로 살아왔다면 열네 살은 이제 스스로 힘으로 살아갈 출발점이다. 이제 막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아이들은 모호한 자신의 위치에서 혼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제 시작하려는 그들에게 어른들의 다그침보다는 응원이 필요하다.
이제 성인이 되어가는 딸을 생각하며 백화점에서 비싼 속옷을 사주는 연주의 엄마처럼 관심과 사랑이 이들에게 큰 힘이 되리라.
오늘 문득 연주와 연주 엄마를 통해서 지금의 내 모습을 되돌아 보았다.
열네 살때의 엄마인 내 모습이 아니라, 지금의 내 모습이 내 딸에게 삶의 안내 표지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생각할 아이에게 나는 ’꽤 괜찮은 삶을 살아가는 한 여자’의 모습으로 비추어질 수 있도록 내 삶에도 충실해야 할 듯 싶다.
어쩌면 이런 내 모습이 내 딸에게 큰 용기가 될 수 있으리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배우게 되었다

(사진출처: ’열네 살이 어때서?’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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