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좌우명을 갖고 싶어요 - 어린이를 위한 ‘최고의 명언 201가지!’
이영직 지음 / 스마트주니어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좌우명(座右銘)이란, 늘 마음에 새겨 두고 가르침을 삼는 말이나 문구!를 말한다. 지금 큰 아이의 책상 앞에는 "시간을 지배하는 자가 인생을 지배한다."는 좌우명을 써 놓은 종이가 커다랗게 붙혀져 있다. 좌우명은 꿈을 향해 나아가는데 힘을 주는 문구인데, 자신의 꿈에 따라 용기를 주는 문구를 선택하는 것도 꿈에 향한 도전에 더 힘을 보태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위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고자 끈기를 가지고 노력했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도전을 했다. 이들이 꿈을 향해 나아가게 도와준 것 역시 어두운 바다의 등대와 같은 힘을 주는 문구가 있었기 때문이리라.
어린이들이 꿈을 가지면서 자신만의 멘토를 삼곤 하는데, 이 좌우명 역시 그와 같은 의미라 생각하면 좋을 듯 싶다.
좌우명은 유명인들이 자신들이 살아온 동안 경험을 통해서 얻은 지혜이기에, 자신의 꿈이나 마음을 울리는 문구가 있다면 좌우명으로 삼아 힘을 얻는 것도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엄마, 좌우명을 갖고 싶어요>>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170여 명의 201가지 명언을 담아 놓은 책으로, 명언 뿐만 아니라 유명인들에 대한 설명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사람들은 명언에 영향을 받아 꿈을 찾기도 하고, 꿈을 이루기 위한 지침으로 삼기도 했다고 하는데, 아직 자신의 꿈을 결정하지 못한 어린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꿈, 멘토 그리고 힘이 되는 좌우명을 찾아보면 좋을 듯 싶다.
이 책에 수록된 좌우명에는 올바른 행동, 도전정신, 리더가 되기 위한 마음가짐,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 꿈의 중요성, 실패에서 일어서는 법, 타인과 소통하는 법, 노력과 끈기 그리고 긍정적 사고의 중요성, 지혜를 갖는 법, 독서의 필요성 등 다양한 분야에 힘을 실어주는 명언을 수록하고 있다.

강에 네 손을 담그면, 네 손에 닿는 물은 네 손에 닿자마자 지나가버린다. 그렇게 현재의 시간도 흘러간다. (본문 8p)
1분을 신경 쓰라고 말하고 싶다. 1시간은 알아서 지나가니까. (본문 106p)_ 필립 체스터

르네상스 시대 천재의 가장 뛰어난 본보기이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신을 가진 사람으로 알려진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18세기 영국이 정치가이자 유능한 외교관이며 유명한 작가였던 필립 체스터는 시간의 중요성을 이렇게 역설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똑같다. 하지만 시간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진다. 그러기에 많은 유명인들이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인생에서 수없이 실패를 거듭했다. 실패를 통해 단련하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성공한 이유다. (본문 9p)_마이클 조던
사람도 역경에 단련되지 않고서는 큰 인물이 될 수 없다. (본문 50p) _벤저민 클랭크린
정말 비참한 것은 앞을 못 보게 되는 것이 아니라, 앞을 못 보는 환경을 이겨낼 수 없다고 말하며 주저앉는 것이다. (본문 92p)_존 밀턴
문제는 실수가 아니라 실수를 바로잡고 중요한 임무를 처리하는 것이다. (본문 94p)_도널드 H.럼스펠드
"나는 세 번 실패한 적이 있다."라고 자신에게 말하는 사람과 "나는 실패자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결과에 큰 차이가 있다. 실패를 인정하는 순간 진짜 실패자가 된다. (본문 145p)_S.I. 하야카와
절망적인 상황은 없다. 주어진 상황에 대해 절망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본문 223p)_클레어 부스 루스

세계 최고의 농구 선수인 조던은 농구를 시작한 이후로 9,000번 이상 슟을 놓쳤고 거의 300번의 패배를 기록했으며, 승패를 결정하는 슛을 놓친 경우도 26번이나 된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가 세계 최고의 농구 선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실패 앞에 좌절하기보다는 더 노력했기 때문은 아닐까? 많은 이들은 요즘 어린이들을 보며 나약한다는 평가를 많이 한다. 실패를 두려워한 나머지 시도조차 하지 않는 어린이들에게 이 명언을 힘과 용기를 선물할 수 있는 명언이 아닐까 싶다.

한 번 발을 들여놓은 길에 있어서 끈질긴 사람은 많지만, 한 번 세운 목표에 있어서 끈질긴 사람은 정말 드물다. (본문 18p)_프리드리히 니체
이 세상에서 잘 살아가는 방법은 두 가지 밖에 없다. 자신의 노력을 이용하는 방법과 다른 사람의 약점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본문 86p)_장 드 라브뤼예르

"신은 죽었다"는 말로 유명한 니체와 프랑스의 모랄리스트인 장 드 라브뤼예르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있어서 끈기가 중요함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이들의 명언은 끈기있게 나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데 도움을 준다. 
<<엄마, 좌우명을 갖고 싶어요>>는 이렇게 꿈을 쫓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굳건히 잡아주기에 충분한 많은 명언을 담아내고 있다.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과 마주하게 되는데, 좌우명은 자신의 마음을 다잡아주고, 힘을 실어주는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리라 생각된다. 
이 책은 꿈을 향한 어린이들이 긴 여정에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다.


(사진출처: ’엄마, 좌우명을 갖고 싶어요’ 본문,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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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의 재
프랭크 매코트 지음, 김루시아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퓰리처 상, 전미 도서 비평가상, LA 타임스 도서상, 애비 어둬드 수상.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수식어들이다. 그만큼 작품성이 뛰어난 소설이란 뜻이리라.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들을 읽다보면 사실 재미와 흥행면에서는 좀 아쉬운 점을 보이곤 하는데, 이 작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주 잔잔할 뿐 어떤 극적인 면이나, 유머적인 면에서는 좀 부족한 느낌이 들지 않나 싶다.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사실 조금 지루했다.(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부분임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책으로 쓰면 열 권도 모자란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한 사람이 살아온 인생도 개인의 역사이고, 나라의 역사 속에 스며들어 있기 때문에 괜한 허풍만은 아니라 생각된다. 그러나 사실 자신이 살아온 날을 글로 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 프랭크 매코트가 자신의 성장과정을 책으로 출간하고,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웃음과 눈물을 뛰어남는 감동을 가진 책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 아닐까 싶다.
<<안젤라의 재>>는 저자 프랭크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열아홉 살까지 가난으로 힘겨웠던 생활 속에서 가족애와 이웃간의 사랑을 느끼며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세기 중반 아일랜드인들이 겪어야 했던 시대적 상황을 한 어린 소년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런 시대적 상황과 가난으로 인한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이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문득 6.25 전쟁이 끝난 후의 우리나라 모습 역시 이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묘한 동질감과 함께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프랭크의 아버지 말라키 매코트는 앤트림 주 툼의 한 농가에서 태어났는데, 영국인이나 아일랜드, 혹은 양쪽 모두와 껄끄러운 사이였다. 아버지는 구 IRA(아일랜드 공화국군.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광화국의 통일을 요구하는 반군사조직)에 입단해 싸우다 극단적인 행동으로 현상금이 걸린 도망자가 된다. 대공황 시절의 뉴욕에 도착한 어머니 안젤라는 말라키를 만나게 되고 사회적 분위기가 주는 압박에 의해 결혼에 이르게 된다. 프랭크의 탄생 일년 후, 말라키가 태어나고 얼마 뒤 쌍둥이 형제가 태어난다.
프랭크는 아버지가 들려주는 쿠훌린의 이야기를 잔뜩 심취해 있는데, 이는 아버지가 프랭크 자신을 들어올려 무릎에 앉혀 들려준 이야기로 아버지의 인자한 모습을 기억하고 싶은 프랭크의 마음이 아니었나 싶다.
수당을 받으면 술을 마시는 아버지, 먹을 것이 없어 젖병에 우유 대신에 물과 설탕을 섞어야 하는 어머니 그리고 동생 마거릿의 죽음으로 프랭크 가족은 아일랜드로 돌아가지만, 그 곳에도 가난과 기아에는 벗어날 수 없었고, 쌍둥이 형제마저 잃어야 하는 슬픔을 겪게 된다.
이 책에서는 실업자인데다 술독에 빠진 아버지, 낙태와 피임이 되지 않는 오랜 카톨릭 전통과 가부장적 문화로 인해 늘 고통받아야 했던 어머니 그리고 가난으로 인해 핍박 받아야 했던 아픔과 맹목적인 신상심을 가진 선생님 등으로 프랭크 가족이 겪은 아픔 등이 담담하게 그리고 진솔하게 그려져있다.

말라키가 고통이 뭔지 궁금해한다.
고통. 나도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싶다. 하지만 아빠는 고통이란, 오, 얘야, 이 세상이 고통이고 만물이 고통 속에 빠져 있단다. (본문 154p)

가끔은 프랭크의 엉뚱한 상상과 행동이 웃음을 자아내고 있지만, 암울했던 시대적 상황 속에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의 생활 모습 탓에 전체적인 분위기는 침울하다. 더군다나 사회적 풍습 때문이었을지 몰라도 술독에 빠져 가족을 돌보지 않았던 아버지의 모습은 쿠훌린의 이야기를 해주었던 아버지의 인자했던 모습과는 너무 상반되어 있어 책을 읽는 동안 아버지의 모습 때문에 화가 나기도 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그런 가족을 보듬어주고 돌봐준 이웃으로 인해 프랭크는 작은 희망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시대적 분위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너무도 나약해 보이는 이들의 모습이 내게는 그닥 큰 감흥을 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 시절의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고, 그들의 나약했던 삶이 결코 그들만의 책임이 아니었음을 이해함으로써 그들의 나약한 삶에 대한 이해와 안타까움을 느낄 수는 있었다.
열 아홉살, 희망을 품고 미국으로 간 프랭크의 이민 생활 속에서는 더 큰 희망을 볼 수 있을런지.
가난으로 힘겨웠던 어린 시절을 뒤로 하고, 프랭크는 작가가 되어(비록 지금은 세상을 떠났지만),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책은 결코 행복하지 못했을 법한 그의 삶 속에서 추억을 찾아내고, 따뜻한 정을 찾아낸 그의 눈물겨운 노력이 빚어낸 산물은 아닐가 싶다. 

(사진출처: ’안젤라의 재’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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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매그레 시리즈 5 - 누런 개
조르주 심농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6월
평점 :
판매중지


<<누런 개>>를 통해서 <매그레 시리즈>를 처음 읽게 되었는데, 장편 75편, 단편 28편으로 총 100편이 넘는 시리즈로, 15편 이상의 극장 영화와 300편 이상의  TV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하니, 정말 굉장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더욱이 열린책들 출판사에서는 5년여 전부터 기획하고 준비 기간만 2년 이상이 걸린 2011년 최고의 기대작이며 첫 4권 찰간을 시작으로 이후 매달 2권씩, 모두 75권에 달하는 대장정을 이어간다고 하니, 그 스케일이 얼마나 큰지 짐작하기도 어렵다.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하게 된 <<누런 개>>는 다섯 번째 이야기라 아쉬운 점이 많은데 이유인 즉, 처음부터 읽었더라면 형사 매그레가 가진 매력을 더 쉽게 이해하지 않았을까..라는 부분 때문이다.



11월 7일 금요일 콩카르노 시 11시전 5분 전.
광장과 부두 길이 만나는 모퉁이에 위치한 라미랄 호텔의 문을 열고 나온 한 사내를 시작으로 사건이 발생한다. 약간 비틀비틀하면서 뭔가를 흥얼거리던 사내가 시가 한 대를 피우려던 사내가 죽음을 맞이한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개 한 마리가 곁에 서서 그의 냄새를 맡고 있을 뿐.
죽은 자는 모스타구엔으로 콩가르노 최대의 포도주 도매상이며, 도무지 적이라고는 없는 선량한 사내이다.
그는 못 말리는 플레이보이에 직업은 연금 생활자이며 덴마트 부영사인 르포므레, 전직 국회 의원의 아들이며 한 번도 의사 일을 해본 적은 없는 서류상으로만 의사인 닥터 미슈, 브르타뉴 전체에서 가장 괜찮은 택지 개발지의 소유자인 콩카르노와 함께 라미랄 카페에서 카드놀이를 하다가 마누라가 무서워서 11시 종이 울리자마자 떠난 후에 살해당했던 것이다.
다음 날, 콩가르노 시장으로부터 긴급 전화를 받은 매그레는 젊은 형사 르루아와 함께 콩카르노에 오게 되고 사건을 정리해 나간다.

매그레는 계산대 아래 엎드린 누런 개 한 마리를 발견했다. 거기서 다시 시선을 드니, 검은 치마에 흰 앞치마를 두른 젊은 여자가 보였다. 그다지 미인이라곤 할 수 없지만, 뭔가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 잡아끄는 것이 숨어 있는 얼굴이어서, 반장을 대화 중에도 계속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그가 얼굴을 도릴 때마다 웨이트리스의 불안스러운 시선은 계속 그에게 못 박혀 있었다. (본문 17p)

「저 개는 뭡니까?」
「어디서 튀어나온 놈인지 아무도 몰라요. 어제 도착한 연안 항새선에서 기르는 놈인가 하고 잠시 생각했죠. <생트마리>호 말입니다.........아닌 것 같아요..........그 배에 개가 한 마리 있긴 한데, 그건 뉴펀들랜드종이에요. 그런데 저 끔찍한 짐승은 대체 무슨 종인지 전혀 모르겠고요.」 (본문 20p)

매그레가 사건을 수상하는 중에 장 세르비에르가 실종되고 그의 자동차에서 핏자국이 발견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 후 르포므레가 사망한다. 친구들이 모두 죽자 닥터 미슈는 두려움에 떨고, 연이은 사건으로 콩카르노는 공포에 휩싸인다. 이에 매그레는 웨이트리스인 엠마와 갑자기 나타난 개에 관심을 보이며 사건을 수사한다.

<<누런 개>>는 사건을 해결해가는 추리 소설이자 범죄 소설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긴장감과 흥미로움도 존재하지만, 무엇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인간의 삶 속에서 발견되는 악함, 비열함, 두려움과 복수심 등이 바로 그것이다. 
1931년 처음 프랑스에서 출간된 작품이기 때문인지, 현대 소설 속에서 보여지는 세련미는 좀 떨어지는 느낌이다. 현 추리소설에서 보여지는 굉장한 긴박감이나 긴장함도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보통의 형사들에게서 보여지는 날카로운 카리스마보다는 먼가 아날로그적인 수사 방식을 보여주고 있는 매그레의 매력도 십분 전달되지 못한 점도 아쉬웠다.
추리 범죄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잔잔하고 밋밋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그러나 오랫동안 사랑받은 작품이기에 내가 아직 깨닫지 못한 굉장한 매력을 가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75편의 장편으로 이루어질 이 시리즈를 단 한편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굉장히 억지스럽고 경솔하기 때문이다.
<매그레 시리즈>가 가진 매력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아쉬움으로 앞으로 이 시리즈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될 듯 싶다.
과연 매그레가 가진 매력은 무엇일까? 단언컨대 <<누런 개>>는 그 호기심을 발동하기에는 충분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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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서 2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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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서>> 2권은 1권과는 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1권에서는 왕따문제, 가족간의 소통의 문제가 좀 대두되었다고 하면 2권에서는 오빠를 찾는 모험 속에서 성장하는 유리의 모습이 중심이 되고 있다. 또한 1권에서는 ’영웅’의 이면을 이야기하고 있다면, 2권에서는 우리 모두가 ’자아내는 자’가 되어 ’이야기’를 엮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테두리의 중심, 근원이다. 예, 그렇지요. 그러니 유리의 세계를 만든 ’자아내는 자’는 이 헤이틀랜드의 경우처럼 한 명이 아닙니다. 수많은 ’자아내는 자’는 이 헤이틀랜드의 경우처럼 한 명이 아닙니다. 수많은 ’자아내는 자’가 있지요. 그리고 지금 현재, 이 순간도 무수한 이야기를 자아냄으로써 유리의 세계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러한 ’자아내는 자’ 중 하나입니다. 자신은 작가도 아니거니와 예술가나 예술가도 아니라고 당신은 말씀하시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입장과 역할이 다른 것뿐입니다. 인간은 모두 삶으로써 이야기를 자아내니까요." (본문 202,203p)

오빠 히로키가 같은 반 친구 두 명을 칼로 찌르고 사라진 후, 유리코는 오빠 방에 있던 빨강 책 아주를 통해서 오빠가 영웅에 홀렸으며 최후의 그릇이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듣게 된다. 유리코는 인을 받은 자 유리가 되어 오빠를 찾기 위한 모험을 시작하게 되고, 오빠가  왕따였던 미치루를 돕다가 영웅인 척 한다는 명목하에 괴롭힘을 당하게 되고, 이에 분노하였음을 알게 된다. 이에 <<영웅의 서>> 2권에서는 유리가 이름없는 땅에서 오빠를 찾는 여정을 소개하고 있는데, 작은 나라 헤이틀랜드의 이야기를 통해서 1권에 이어 영웅이 가지고 있는 정의와 불의에 대해 정의한다.

두 사람 다 그때까지 세계를 지배하던 질서를 뒤집었다는 점에서는 똑같은 행동을 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렇기에 영웅으로 추앙받았고, 그렇기에 나중에는 큐탄을 받았다. 그것이 바로 영웅의 이면이다.
’영웅’과 ’황의를 입은 왕’이다. (본문 111p)

유리는 헤이틀랜드로 오빠를 찾으러 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진실에 직면하게 된다.
이야기는 ’자아내는 자’가 없어진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를 순환을 하고 계속 이어진다. 이야기를 통해서 어떤 이는 영웅이 되고, 어떤 이는 영웅의 이면인 황의를 입은 왕이 된다. 

"넌 이 금기의 땅을 찾아와 이 땅의 이치를 알고 ’테두리’로 돌아가는 몇 안 되는 인간이야. 사람들이 ’영웅’을 숭상하고 ’황의를 입은 왕’에게 매료되는 싸움 속에 있어도 결코 목소리를 잃지 마. 뭐가 옳고, 뭐가 있어야 할 것인지 가려낼 수 있는 눈을 감아버리지 마. 이 여행에서 올 캐스터로서의 역할을 완수할 수 있었던 너라면 겁먹을 필요가 없을 거야." (본문 339p)



이 세상에는 수 많은 이야기가 존재한다. 우리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살아가고, 또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그 이야기 속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 것이야 말로, 올바른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살아가는 지혜로운 삶의 방법이 아닌가 싶다. 유리는 분노에 의해 영웅에 홀린 오빠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삶의 올바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지혜를 습득했으리라. 
청소년들은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되고,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어떤 이야기와 만나게 되든, 그 이야기 속에서 옳은 것을 찾아낼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 청소년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먼 미래에 영웅의 서로 남게 될 것이다. 불의라는 이면을 가진 영웅이 아닌, 온전한 정의를 갖춘 <<영웅의 서>>로서 말이다. 

(이미지출처: '영웅의 서 2'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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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서 1 문학동네 청소년문학 원더북스 14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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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파이더맨, 슈퍼맨과 같은 영웅을 꿈꾼다. 영화나 소설 속에서 보여지는 영웅의 모습을 통해서 내가 하지 못하는 일에 대한 동경을 이끌어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만약 내가 영화에서 일어날 법한 스파이더 맨과 같은 능력이 생겨난다면, 나 역시도 영웅이 되고자 하지 않을까? 그동안 용기 없음으로 인해 지키기 못한 정의를 지키기 위해 애쓸지도 모른다. 그런데 영웅을 다룬 영화를 보자면, 정의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영웅’이 된 자신을 이용하기도 한다. 혹은 영웅이 된 자신이 가진 힘을 통해서 그동안 풀어내지 못했던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 정의라는 이름을 내세워 자신에게 가했던 불편한 것을 ’악(惡)’이라 정하고 처단하기도 한다. 물론 결말은 자신의 불의를 깨닫고 정의를  위해 힘쓰며 행복하게 살았대요..라고 끝이 나지만, 따져보자면 영웅이란 우리가 알고 있는 정의를 지키는 ’선(善)’함의 존재인 것만은 아닌 듯하다. <모방범>의 작가 미야베 미유키 작가는 이 작품 <<영웅의 서>>에서 영웅에 매료된 모리사키 히로키를 통해서 영웅의 또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왕따를 당한 친구를 위해 영웅이 되고자 했던 히로키의 어설픈 영웅적 심리가 바로 그것이다. 선함, 정의에서 시작했던 히로키가 보여주려던 영웅적 심리는 사악한 분노의 발산으로 보여졌기 때문이다.

"’한 사물의 앞과 뒤다. 정의와 불의야. 빛가 그림자는 항상 짝을 지어 존재하지. 누구도 이 둘을 나눌 수는 없어. 결코 불가능해."
"네가 사는 이 ’테두리’의 영웅들도 정의와 불의를 겸비하고 있어."
(본문 119p)

판타지 소설 <<영웅의 서>>는 우리가 흔히 판타지 소설에서 보여지는 기이한 현상이나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왕따 문제를 소재로 함으로써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려는 것이다. 히로키는 ’영웅’에 매료되어 같은 반 님학생 두 명을 칼로 찌르고 사라졌다. 성적이 우수하고 스포츠 만능으로 안정된 타입이었던 오빠 히로키의 일로 유리코는 당연한 듯 느끼던 매일의 생활이 산산이 부서져버린 후에야 그것이 정말 소중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히로키의 방에서 잠시 잠이 들었던 유리코는 꿈 속에서 왕관 같은 형태의 물건을 머리 위에 얹은 커다란 그림자가 오빠와 마주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유리코는 오빠의 책꽂이에서 자신을 향해 말을 거는 빨강 책 아쥬를 통해서 히로키가 최후의 그릇이 되어 영웅에 홀려 사건을 저질렀음을 알게 되고, 히로키로 인해서 봉인이 깨지고 영웅이 해방되었음을 알게 된다. 

"인간이 ’그릇’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 올바르게 말하면 사본과 접촉해 홀려서 ’그릇’이 될 경우에 갖추고 있던 요소란, 다름 아닌 분노다."
"’영웅’의 그림자 부분은 인간의 분노라는 감정을 특히 좋아하거든." (본문 127,128p)

유리코는 ’인을 받은 자’ 유리가 되어오빠를 찾기 위해 ’이름없는 땅’으로 가기도 하고, 현실 속에서 마법을 이용해 오빠의 행적을 찾아나서는 과정에서 히로키가 왕따를 당하는 미치루를 감싸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음을 알게 된다.

"...........영웅."
"미치루에게 모리사키는 영웅이었구나." (본문 363p)

그렇다. 유리는 마음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있었던 게 틀림없다. 『엘름의 서』(영웅의 서 사본)를 손에 넣어 그 영향을 받기 시작했을 테니까. (본문 381p)

문제는 히로키가 미치루를 감싸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문제는 히로키가 대대적으로 펼친 정의로운 행동에서 시작된다. 

몇몇 교사들 중 그 일을 건방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히로키가 학교와 선생님들을 비판의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영웅인 척하는 행동은 어떻게든 제재해야 한다. (본문 365p)

히로키가 ’최후의 그릇’이 된 것은 역시 분노였다. 감옥을 부술 힘을 찾는 암흑의 왕과 부정을 부술 힘을 원하는 히로키가 만나게 되었고, 결국 히로키는 영웅에 홀린 것이다. 유리가 히로키의 행적을 쫓아가는 동안 그동안 알지 못했던 비밀과 마주하는 동안, 이 책은 잠시 판타지 소설로서가 아니라 성장 소설로 외도하고 있는 듯 보인다. 왕따 문제, 가족과의 소통의 문제 그리고 선량한 것보다는 사악함이 앞서는 요즘 사회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로 시작되었던 일들이 사회적인 사악함과 만나면서 영웅심은 불의로 변화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 사회속에서도 이런 문제들이 많이 보여지고 있다.
타인에 대한 잘못을 처단하고자 하는 어설픈 영웅심의 발로가 결국 사회의 불의가 되어버리는 경우를 종종 접한다. 선량한 것과 어둡게 고여 있는 수없이 사악한 것이 흘러넘치는 요즘 세상의 원천이 바로 ’영웅’이었던 셈이다.

유리는 네모난 어둠과 직면하게 되었다. 유리는 살인자가 된 오빠로 인해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아야 하는 아픔을 겪었고 그만큼의 분노를 갖게 되었을 것이다. 분노는 황의를 입은 왕에게 힘을 줄 것이고, 유리는 오빠처럼 분노를 분출하게 될 여지가 있다. 순수하고 따뜻한 유리도 어설픈 영웅심이 발로할 것인가? 분노가 아닌 용서와 이해로 불의를 이겨내길 바라는 기대감으로 서둘러 2권을 펼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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