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번지 파란 무덤
조선희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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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월을 살고 죽은 껍질을 둘러쓰고, 다시 또 한 세월을 살고 죽은 껍찔을 둘러쓴다. 매시간 세상과 접한 가장자리의 감각만 남겨두고 온통 죽은 껍질들로 에워싸이고 또 에워싸여 사는 오래된 나무, 그 나무가 죽어 다른 무엇이 되고, 그 무엇이 또 다시 오랜 시간을 거쳐 변한 초자연적인 존재, 우리는 그것을 도깨비라고 부른다. (본문 350p)

 

책 제목 <<404번지 파란 무덤>>은 호기심을 끄는 작품이었는데, 제목과 표지 삽화만으로 뱀파이어일 거라고 지레짐작하고 있었다. 왠지 '뱀파이어'라고 해야 더 어울릴 것 같은 캐릭터지만 주인공 공윤후는 엄연한 '도깨비'다. 보통 도깨비 이야기에 등장하는 도깨비들의 모습은 무섭거나 우스꽝스럽게 생긴 경우(이를테면 키가 작거나 뚱뚱하거나 거대하거나)가 다반사인데 반해, 이 책에 등장하는 도깨비 공윤후는 책 표지처럼 참~잘생겼다. 이건 뱀파이어와 도깨비에 대한 엄연한 도발(?)이지만, 꽤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내가 뭔지는 내 이름으로 알 수 있지. 공윤후. 어디에도 없는 것인 '공', 있지만 없는 날인 '윤', 얼마나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시간인 '후'. " (본문 25p)

 

갸름하게 잘 빠진 턱, 왼쪽 눈썹 끝에 은빛 이슬처럼 맺혀 있는 금속 피어싱, 왼쪽 귓볼과 연골에 알알이 박힌 희고 푸른 옥들, 그믐달 같은 입매 그리고 한여름에도 햇빛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파란 재킷을 입은 남자. 그가 바로 공윤후다. 공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데 슬픈 여자들은 행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외로운 남자들에게는 사랑을 이어주는 마술을 부린다는 것이다.

신경섬유종을 앓고 있는 한 여인이 자살을 결심하고, 태어나서 꽃 같은 거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자신을 위해 파란 장미를 구입하고 건물 옥상에 들어섰다. 하지만 자살 앞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공이 나타났고, 여자 얼굴에 매달려 있던 육중하고 단단한 살덩어리를 떼버렸다. 마치 혹부리 영감의 혹을 떼어가듯이. 눈물을 흘리는 여자 앞에서 나타나 행복을 주는 남자, 그가 바로 공이다.

 

미용사인 병구는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민혜를 짝사랑한다. 155센티미터의 작은 키에 연애 같은 건 해본 적 없던 병구는 우연히 공윤후의 마술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사는 게 너무 외로워 뭐라도 의지하고 싶었던 병구는 공윤후에게 민혜와의 사랑을 부탁하기 위해 윤후를 찾아나선다. 공윤후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검색을 하던 병구는 '공의 모든 것'이라는 블로그를 알게 되고 공윤후 옆에서 조수처럼 일하던 이순옥의 인터뷰를 녹취한 기사를 보게 된다. 공윤후를 찾아 그의 주소지 도개산 404번지인 공동묘지로 찾아가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그를 만나게 되지만, 병구는 블로그의 주인인 닉네임 롬롬을 통해 윤후와 민혜의 정체를 알게 되고 고민에 빠진다.

 

"너 좋을 대로 해. 인간은 선택을 할 수 있어서 인간인 거야. 혼자가 무서우면 둘을, 둘이 무서우면 혼자를 택하는 거야. 하나는 불행, 둘은 다행이라지만, 어느 쪽이든 거기엔 반드시 대가가 따르지." (본문 158p)

 

도개산 입구 마을에 사는 산하는 엄마에 대한 사랑을 갈구하지만 끝내 엄마의 손을 잡아보지 못했다. 엄마는 명이를 키우고 교통사고로 병원에 누워 있는 동하를 돌보러 다니는 것만으로 늘 피곤했으며 그리움이라는 불치병을 앓고 있는 탓이다. 산하는 엄마가 한 번만이라도 자신의 손을 잡아줬으면 소망했고 이제는 누구의 손이라도 잡고 싶었다. 결국 산하는 엄마 대신 마을로 이사 온 프란츠의 손을 잡고야 만다. 명이는 피부가 불그레한 더벅머리 사내아이가 반팔 티와 반바지 차림으로 마당에서 뛰어놀고 있는 것을 보았다. 큰오빠를 실제로 본 적은 없었지만, 한 눈에 그 아이가 오래전에 실종된, 그래서 이미 사망신고가 된 오빠임을 알았다.

 

죽은 언니의 영혼과 살고 있는 아완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동네 베이커리에 손님이 찾아온다. 이 남자는 그녀에게 재킷의 안감과 똑같은 천에 쓴 편지를 돌려달라고 한다. 아완은 언니가 죽은 후 쪽빛 천 조각을 발견하고 편지에 적힌 공랑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공의 모든 것에 집착하는 룸룸의 블로그에 들어가게 되고, 룸룸을 통해 조만간 공윤후가 찾아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아완은 룸룸의 지시대로 윤후와의 만남을 지속하게 되는데, 공은 과거의 연인이었던 허아요와 닮은 아완에게 끌린다.

 

<<404번지 파란 무덤>>은 인간들과의 각각의 에피소드와 활과 공윤후와의 이야기가 중첩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처음에는 각 장마다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읽었지만 실은 그 모든 이야기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조각조각의 퍼즐들이 점차 완성되어가는 구성들이 페이지를 넘길수록 더욱 흥미로워진다.

 사람처럼 오직 주어진 현재의 시간을 견뎌내야만 하는 도깨비, 그도 사람처럼 아요의 소유로 살았던 행복했던 한 생의 기억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전래동화에 나오는 도깨비를 소재로 이렇게 참신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의 상상력이 참 놀랍다. 더군다나 100년도 넘는 시간을 행복했던 아요와의 기억으로 살아가며 새로운 사랑을 기다리는 도깨비라니. 로맨스 소설의 소재의 다양화라고 해야 할까? 참신하고 재미있었다. 사실 재미있게만 읽는 탓에 작가가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행간의 의미를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읽는 내내 재미있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내게는 좋았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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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혜영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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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나던 그 날, 아무래도 딸을 구하지 말 걸 그랬습니다. 라는 표지 문구가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고백>을 통해 큰 화재를 낳으면서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오른 미나토 가나에는 <<모성>>에 대해 "이 작품 이후 작가를 그만 두어도 좋다고 생각하고 쓴 소설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이 작품에 혼신을 다 했다고 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모성은 본능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그의 질문은 책을 읽는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모성이란 무엇일까.

여성이 자기가 낳은 자식을 보살피며 키워내려고 하는 어머니로서의 본능적인 성질. (본문 54p)

 

모성에 대한 사전의 의미는 이렇다. 그렇다면 저자의 질문에 모성은 본능이 맞다고 해야 옳을 듯 싶다. 헌데 간혹 이런저런 사유로 태어난 아기를 버리는 미혼모, 훈육을 핑계로 폭력을 휘두르며 급기야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하는 엄마들의 이야기가 종종 뉴스에 등장한다. 만약 모성이 본능이 맞다면 이런 여성들의 이야기가 생겨난다는 것에 어폐가 있다. 그렇다면, 모성은 본능이 아니라는 걸까? 책을 읽기도 전에 정말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여학생이 4층 자택에서 떨어져 의식불명이 되었다. 경찰은 사고와 자살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조사에 착수했다. 여학생의 담임선생님은 성실하며 특별히 고민거리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했으며, 어머니는 "금지옥엽으로 소중하게 기른 딸이 이렇게 되다니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모성>>은 자택에서 떨어진 열일곱 살의 여고생의 기사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이후 엄마의 고백과 딸의 회상이 중첩적으로 구성되면서 사건의 진실이 하나씩 드러낸다. 딸아이를 금지옥엽으로 소중하게 키웠다는 엄마는 왜 그랬냐는 신부님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고, 엄마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스물네 살 결혼할 때로 돌아간다. 시민 문화센터의 회화 교실에서 알게 된 남편, 다도코로 사토시와의 결혼은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서, 칭찬받고 싶어서 어릴 때부터 애를 썼던 일에서 비롯되었다. '아름다운 집'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에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게 되었고, 딸의 출산은 어머니의 사랑으로 가득 차게 된 날이었기에 엄마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었다. 실상은 불행의 시작이었지만 말이다. 엄마는 자신처럼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아이가 되길 바랐고, 자신이 가장 먼저 사랑해줘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어머니가 자신에게 해준 것처럼 말이다. 딸 이야기를 할 때 어머니는 진심으로 즐거워 보였고 똑똑한 아이로 키웠다는 어머니의 칭찬으로 엄마는 늘 행복함을 느꼈다.

그러나 딸의 회상은 달랐다. 외할머니가 자신에게 준 것은 '무조건적인 사랑'이었지만, 엄마는 귀하게 길러주신 것은 분명하지만 조건 없는 사랑이었는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었다. 자신의 존재는 엄마가 그린 행복이라는 그림의 일부분, 소도구에 지나지 않았으므로. 딸은 '이걸로 됐어'라고 생각하면서도 늘 엄마의 사랑을 갈구했기에 엄마가 가르치는대로 따랐다.

 

그리고 결혼하고 7년, 엄마가 막 서른한 살이 된 가을, 태풍으로 인해 뒷산이 무너져 흙더미가 밀어닥치면서 함께 자고 있던 어머니와 딸을 덮쳤다. 엄마는 어머니를 구하려고 하였고, 어머니는 아이를 먼저 구하라고 했다. 엄마는 자신에게 제일 소중한 사람은 낳아 길러주신 어머니였고, 아이는 다시 낳으면 된다고 했지만 어머니는 딸을 구하라고 했다.

 

"부탁이다, 엄마 말을 들어. 나는 내가 사는 편보다 내 생명이 미래로 이어지는 게 더 기쁘단다. 그러니...."

"너를 낳아서 엄마는 진심으로 행복했단다. 고마워. 너의 사랑을 이번에는 저 아이에게 쏟아부어 금지옥엽으로 소중하게 길러주려무나."

엄마의 마지막 유언이었습니다. (본문 74p)

 

이 사건으로 아름다운 가족을 그린 그림은 불길에 타버렸고, 가족은 아빠의 집으로 들어가 살게 되었다. 시어머니에게 늘 구박을 받는 엄마 편에 서서 대신 할머니에게 대들고, 엄마를 도와주며 엄마에게 칭찬받으며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고 싶은 딸, 두 번 다시 엄마가 상냥하게 머리를 쓰다듬어줄 일은 없다는 생각에 슬픔의 구렁텅이에 빠지곤 하는 엄마. 그렇게 엄마는 자신의 어머니를 사랑했지만 딸을 사랑하지 못했고, 딸은 그런 엄마에게 끊임없이 사랑받기를 원했다.

 

나는 소중하게 길러졌다.

그러나 나카타니 도루는, 그런 건 사랑이라고 할 수 없다고 나에게 말했다. 형식적인 거라고. (본문 120p)

 

나의 단 하나뿐인 소원은 엄마가 다정하게 어루만져주는 것이다. 열심히 애썼구나 하고 머리를 쓰다듬어주기를 바랐다. 그런 사랑을 원했다.

그러니까 엄마, 이 손을 놓지 말아줘.... (본문 136p)

 

이렇게 엇갈린 두 사람의 마음은 점점 파국으로 치닫게 되고, 숨겨져 있던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면서 딸은 엄마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이유를 알게 되어 자살을 감행했고, 엄마는 비로소 딸의 손을 움켜지면서 딸의 이름을 부르게 되었다.

<<모성>>은 진짜 엄마로 만들기 위해 애썼던 엄마의 어머니와 엄마 그리고 딸, 이 세 사람을 통해 모성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동안 우리는 수많은 작품을 통해 '엄마와 딸'에 관한 감동적인 스토리와 만나왔고 그 속에 담겨진 진한 모성애를 통해 엄마에 대한 애틋함을 느끼곤 했다. 이제는 엄마가 된 딸들은 이런 이야기 속에서 슬픔을 느끼고,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자신의 딸에 대한 벅찬 감동을 느꼈었다. 하지만 <<모성>>은 달랐다. 작가는 '모성은 본능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독자들은 그 질문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모성은 인간이라면 타고나는 성질이 아니라, 학습에 의해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대다수의 사람이 처음부터 타고나는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에, 모성애가 없다고 지탄받으면 그 엄마는 학습 능력이 아니라 인격을 부정당하는 착각에 빠져서, 자기는 그런 불완전한 인간이 아니며 틀림없이 모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말로 위장하려고 한다.

금지옥엽으로, 소중하게 기른 딸...(본문 55p)

 

사춘기 딸아이의 중2병이 극에 달했을 때, 달라진 딸아이의 모습이 당황스러워 미울 때가 있었다. 내가 낳은 딸인데도 미울 수가 있다니? 그때의 나는 '엄마'인 내 모습에 혼란을 겪은 듯 했다. 지금와 생각해보면(모성을 읽은 후) 아이가 태어나던 날, 그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벅찬 감동과는 다른 내 모습을 보며 우울했던 것은 아마 이런 혼란때문은 아니었나 싶다. 예전에는 알지 못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내 엄마는 책 속의 엄마의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나를 길러주셨으리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내 엄마처럼 내 딸을 키우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한다. 나는 두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것일까? 좋은 부모가 되어 주고 있는 것일까? 내 엄마의 마음처럼 두 아이를 대하고 있는 것일까? 라는 수많은 질문이 나를 괴롭히고 있다.

하지만 모성이 후전적으로 형성되는 것이라면 나는 <<모성>>을 통해서 모성을 조금 더 배우고 길렀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가 건넨 질문에 확신할 수 있는 대답은 결코 할 수 없지만, 모성은 아이가 생겨나는 순간 벅찬 감동과 함께 내 안에서 아이와 함께 자라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 전에는 엄마의 마음 조차 이해하지 못하던 딸이었으나, 아이가 생겨나면서 조금씩 그 마음을 이해해가는 걸 보면 말이다.

 

"아이를 낳은 여자가 전부 어머니가 되는 건 아니에요. 모성이란 게, 여자라면 누구나 갖고 태어나는 성질도 아니고, 모성이 없어도 아이는 낳을 수 있으니까요. 아이가 태어나고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 모성애가 싹트는 사람도 있을 게 분명하고요. 거꾸로 모성이 있으면서도 누군가의 딸이고 싶고, 보호를 받는 입장이고 싶은 마음이 강하면 무의식중에 자기 안의 모성을 배제하는 여성도 있어요." (본문 229p)

 

누군가의 딸 혹은 누군가의 엄마라면 꼭 읽어보시라 적극 권하고 싶다. 그리고 작가가 건네는 질문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란다. 엄마에 대해, 이제는 딸이자 엄마인 나에게 대해 그리고 딸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달라지게 될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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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는 어디로 이동할까? 어메이징 사이언스 6
타냐 칸트 글, 캐롤린 프랭클린 그림, 이지윤 옮김 / 파랑새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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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부터 9세까지 보는 과학책 <어메이징 사이언스>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되 흥미 위주의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라 과학 주제를 넓고 깊게 다루는 과학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달걀은 어떻게 닭이 될까?><씨앗은 어떻게 해바라기가 될까?>를 통해 이미 접한 바 있는 시리즈로 실험방법을 소개하고 있어 아이들이 과학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구성이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지요.

6권 <<고래는 어디로 이동할까?>>는 고래의 이동과 함께 새끼 고래가 어떻게 어른 고래가 되는지와 함께 고래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답니다.

 

 

 

이 그림책은 이제 물고기처럼 생겼지만 물고기가 아니라 바다에 사는 아주 큰 포유류인 고래가 어떤 동물인지에 대한 정의를 시작으로 고래의 먹이, 이동, 짝짓기, 고래의 탄생, 새끼 고래의 이동과 독립에 대해 흥미롭게 담아냈습니다. 이 그림책에서는 아무 많은 종류의 고래 중 쇠고래의 이동에 대해 수록하였네요.

첫 페이지부터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네요. 책장 뒷면에 불빛을 비춰 보면 고래의 몸속 뼈가 보이도록 하였네요.

불빛을 비춰보면서 아이는 이미 고래에 대한 호기심에 빠져들게 되지요.

 

 

이 책에 수록한 그림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간단명료하게 그려졌지만 그런 면이 고래에 대해 알아가는데 오히려 명확한 이미지로 남게 되는거 같아요. 고래의 이동은 새끼를 낳기 위해 물이 따뜻한 곳을 찾기 위한 것이지요. 수만 킬로미터를 헤엄쳐서 북극해에서 태평양으로 그리고 다시 북극해로 이동하는 고래의 이동은 바로 새끼 고래를 위해서입니다.

 

 

 

새끼 고래는 어미 배 속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궁금하다면, 책장 뒷면에 불빛을 비춰 보면 된답니다.

그런데 그림 속 고래들의 몸에 그려진 얼룩은 뭘까요? 그것은 바로 고래 몸에 붙어 사는 따개비라고 하네요. 고래 몸에 붙어 살지만, 고래를 해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엄마 고래의 이동으로 따뜻한 곳에서 태어난 새끼 고래는 어미젖을 먹고 자라면서 어미 고래와 함께 이동합니다. 그리고 한 살이 되며 어미 고래를 떠나 독립하지요.

60세까지 살 수 있는 쇠고래의 이동은 지구에서 달까지 갔다 오는 거리만큼의 거리라고 하니 정말 어마어마 하네요.

 

 

<<고래는 어디로 이동할까?>>에서는 이렇게 고래의 이동을 통해 고래의 생태를 엿볼 수 있었어요. 고래에 대한 지식 습득 뿐만 아니라 초등교과와 연계되어 과학 개념과 친숙해질 수 있었지요. [기억할 낱말들]에 수록된 단어를 기억해두면 과학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거 같아요. 단순히 고래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에서 벗어나 과학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구성이 마음에 들어요. 단순해보이지만 불빛을 비춰보는 행동을 통해서 아이들은 더 많은 흥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북극해에서 태평양으로, 태평양에서 다시 북극해로 가기까지, 고래의 이동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고래는 어디로 이동할까?>>는 과학적 호기심은 물론 다양한 놀이를 통해 창의력도 향상 시켜줄 수 있을 듯 싶네요.

 

(사진출처: '고래는 어디로 이동할까?'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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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디자이너 & 도시 계획가 - 예체능 계열 & 공학 계열 적성과 진로를 짚어 주는 직업 교과서 21
와이즈멘토 지음, 강근영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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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적성과 진로를 짚어 주는 직업 교과서 <호텔리어&의사>를 통해 처음 이 시리즈를 접해본 바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진로성숙도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다시 한번 언급하자면 진로성숙도란 시간이 지날수록 꿈을 구체화하는 능력을 말한다. 즉, 초등학교 때의 꿈이 '과학자'였다가 중학교 때는 '과학자가 되고 싶은데 핵물리학자'가 꿈이라고 이야기하고, 고등학교 때는 '핵물리학자가 되어서 미국 NASA와 같은 곳에서 연구를 하고 싶다'라고 말함으로써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꿈을 구체화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진로성숙도는 왜 필요한걸까? 초등학생때는 다양한 꿈을 꾸던 아이들이 입시를 위힌 학습 능력만 키우다보니 정작 무엇을 해야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깨닫지 못하게 되고 결국은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갖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삶의 만족도 47퍼센트, 절반도 넘는 아이들이 불만족 상태로 살아가게 되는 가장 큰 이유가 된다. 결국 우리 아이들에게는 학습 능력도 중요하지만 진로성숙도를 키워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진로성숙도는 어떻게 키워주면 좋을까?

 

 

진로성숙도를 높이려면 다양한 직업에 대해서 알아보고, 각 직업에 대하여 나이에 맞게 조금 더 깊이 탐색해 보는 활동이 필요합니다. 그 활동을 가장 적합라게 도와주는 것이 바로 <적성과 진로를 짚어 주는 직업 교과서>시리즈입니다. (머리말 中)

 

내가 이 시리즈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꿈이 많았던 딸아이가 진로성숙도를 키워주지 못한 불찰로 학년이 높아가면서 꿈이 사라진 탓인데, 이 시리즈를 통해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적성이 무엇인지 확인해보고 다양한 직업을 탐색해 볼 수 있어서였다. 미처 알지 못했던 직업에 대한 호기심을 갖기도 하고, 깨닫지 못한 자신의 적성도 체크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아이의 진로성숙도를 높이는데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학부모 가이드를 통해 아이들이 꿈을 구체적으로 그려나가는데 부모가 어떤 지도를 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구성이 좋았기 때문이다.

 

 

<직성과 진로를 짚어 주는 직업 교과서> 시리즈의 구성을 살펴보자면.

직업에 대한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며 직업의 정의와 직업이 갖는 다양한 역할과 직업의 좋은 점과 힘든 점에 대해 알 수 있으며 직업을 갖기 위해 필요한 능력과 중고등학교, 대학교 과정 등 최종 목표 직업에 도달하기 위한 경로까지 알려주는 진로 정보 탐색을 위한 본문 구성을 통해 직업에 대해 구체적인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진로 정보를 바탕으로 직업 사전을 구성할 수 있으며, 직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인지를 평가해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적합도 평가를 위한 본문 구성은 자신의 적성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뿐만 아니라, 해당 직업을 갖기 위해 도움이 되는 관련 교과목, 교과 외 활동을 소개하여 학습과 활동 설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교사와 학부모를 위한 가이드와 직업 체험 활동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학부모와 교사를 위한 본문 구성은 꿈을 꾸고 나아가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학부모로서 꼭 필요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타이포그래피, 일러스트레이션, CI, 광고, 편집, 표지, 포장 등으로 세분화되고 있는데다 지금은 종이 인쇄물뿐 아니라 영상물, 상품 디자인 등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접하는 모든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시각 다자인, 새로운 장소에 도시를 세우고 기존에 있는 도시를 더욱 살기 좋고 편하게 바꾸는 도시 계획가에 대한 직업을 탐색할 수 있다.

시각 디자이너 & 도시 계획가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용이하게 활용될 알찬 내용의 책이기도 하지만, 책을 통해서 다양한 직업을 접하게 되고 미처 깨닫지 못했던 자신의 적성을 찾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 시리즈의 구성은 굉장히 만족할 만하다.

100가지 직업의 모든 것을 알려주며, 직업에 관한 다양한 정보와 적성과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제공하는 <적성과 진로를 짚어주는 직업 교과서>시리즈는 진로를 탐색하고 적성을 찾아가면서 자신의 미래에 한 반짝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서로서의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다.

 

(사진출처: '시각 디자이너 & 도시 계획가'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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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자?
소피 블래콜 글.그림, 김경연 옮김 / 은나팔(현암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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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자?>>는 읽는내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엄마''엄마'를 부르며 내 뒤꽁무니를 졸졸 쫓아다니며 질문을 해대던 큰 아이, 새벽부터 일어나 꿈 속을 헤매는 나의 눈을 뒤집으며 '엄마'를 부르던 작은 아이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고보면 에드워드는 우리 집 두 아이 뿐만 아니라 바로 우리 모두의 아이들 모습이네요.



4세 무렵이 되면 아이들의 호기심은 왕성해지고 세상은 궁금한 것 투성이죠. 아이들은 엄마를 쫓아다니며 정말 징~그럽게 질문을 해댑니다. '엄마, 하늘은 왜 파래? 엄마, 하늘은 왜 하늘이야? 엄마, 엄마, 엄마..' 아이들의 질문은 주인공 에드워드가 그랬듯이 모두 도돌이표가 되어 처음 질문으로 되돌아가곤 하지요.
그러다보면 엄마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고 결국 아이들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게 됩니다. 아이들의 질문은 정말 너무 힘들었지요. 그런데 아이들이 크면서 이제는 거꾸로 아이들에게 엄마들이 질문을 합니다.

'오늘 유치원에서 뭐 배웠어? 오늘 친구들이랑 잘 지냈어? 유치원에서 급식은 잘 먹었고?....' 그런데 돌아오는 답변은 엄마가 그랬듯이 '몰라, 기억이 안나'가 전부네요. 아이들의 엉뚱한 질문에도 성의껏 질문하는 엄마였다면, 엄마의 질문에도 아이들이 성의껏 대답해줄텐데 말이죠. 아이들이 커가면서 엄마를 쫓아다니며 질문했던 그 시절이 더더욱 그리워지게 되는 듯 합니다.


엄마? 엄마? 엄마, 자?



벽 4시, 에드워드는 곤히 잠든 엄마의 눈을 뒤집으며 엄마를 부릅니다. 그리고 질문이 시작되지요. 엄마는 왜 자고 있는지, 엄마는 왜 졸린지, 왜 아직 밤이고 왜 해가 아직 뜨지 않았으며 왜 별이 아직 나와 있는지까지 말이죠. 에드워드의 질문은 계속 이어집니다.



그런데, 질문이 도돌이표가 되어 다시 돌아왔네요. 왜 아직 밤인지 말이죠. 에드워드는 이제 아빠가 궁금해집니다. 비행기를 조종하는 아빠는 왜 비행기를 조종하고 있는지 말이죠. 그런데 또 도돌이표. 왜 아직 밤일까요?

다른 질문을 해도 결국 '왜 아직 밤이야?'라는 질문으로 되돌아옵니다. 그런 에드워드의 모습이 왜이렇게 귀여운지 말입니다.



이제 에드워드는 엄마가 노란색을 좋아하는지 궁금합니다. 노란색 물건이 많아 노란색을 좋아하는 에드워드는 노란색 물건을 말하기 시작했고, 또 어떤 노란색 물건이 있는지 궁금해졌어요. 엄마는 에드워드에게 노란색 물건들을 하나씩 하나씩 이야기해줍니다.





어라? 에드워드의 눈이 점점 작아지네요. 어느 새 시계는 7시를 가르키고 에드워드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침이 되었지만 에드워드는 곤히 잠이 들었군요. 기다리던 아빠도 집으로 돌아왔는데 말이죠.

하지만 에드워드는 정말 못 말리겠네요.
9시가 되자 에드워드는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리고...!


아빠? 아빠? 아빠, 자?



<<엄마, 자?>>는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지만 엄마들을 위한 그림책이기도 합니다. 에드워드는 새벽 4시에 일어났고 잠든 엄마를 깨우며 질문을 합니다. 끝도없이 이어지는 질문에 잠에서 깬 엄마는 귀찮을 법도 하지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지 않았으며 에드워드의 끝없는 질문에도 성실히 답변을 해줍니다. 에드워드의 엄마를 보고 있자니, 우리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드는군요.

수많은 질문을 해대던 작은 아이는 이제 초등3학년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말도 많고 여전히 질문도 많지요. 직장을 다녀온 엄마는 집안 일로 또 바쁩니다. 하루종일 엄마를 기다리고 있던 아이는 엄마에게 할 이야기가 많지요. 하지만 엄마인 저는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의 말을 건성으로 듣곤 합니다. 가끔은 설거지를 하던 손을 멈추고 아이의 눈을 바라봐줘야 할 거 같아요. 에드워드 엄마를 보면서 참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엄마, 자?>>는 짧은 글, 반복되는 내용에서 느껴지는 운율로 인해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무엇보다 책 구석구석 찾아보면 재미있는 구성들이 많지요. 책 귀퉁이에 그려진 코끼리의 비밀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답니다.


(사진출처: '엄마, 자?'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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