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나라의 앨리스 동화 보물창고 52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얼 그림,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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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영화 속의 거울은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전래 동화 속의 거울은 요망한 물건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거울은 영화, 동화, 소설 속에서 다양한 소재로 등장한다.

간혹 거울 속에 내 모습이 낯설때가 있다. 그런가하면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자면, 백설공주에 나오는 왕비처럼 '거울아~거울아~' 부르면 대답할 거 같은 몽환적인 느낌이 들때도 있다. 거울이 세상을 거꾸로 비추고 있는 탓인지도 모른다.

이런 굉장한 소스를 가진 '거울'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만나 또 하나의 걸작을 탄생시켰는데, 바로  <<거울 나라의 앨리스>>이다. 이 작품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출간된 지 6년 후에 출간되었다고 하는데, 부끄럽게도 나는 이 작품을 처음 접해본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같으면서도 다른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다. 말장난과 패러디 시가 등장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다른 듯 했는데, 옮긴이의 말처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즉흥적으로 지어낸 이야기라면,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책으로 만들려는 의도를 가지고 쓰여졌기 때문인지 모른다. 후자는 완성도는 높을지 모르지만, 전작에 비해서 흥미와 호기심은 덜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이 두 작품을 비교했을 때의 느낌일 뿐 <<거울 나라의 앨리스>>만을 두고 봤을 때, 루이스 캐롤의 놀라운 상상력을 감히 폄하할 수 없으리라.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까만 아기 고양이 키티가 털실 뭉치를 다 풀어 놓은 것에서 시작된다. 키티에게 잘못을 지적하던 앨리스는 키티에게 흉내 놀이를 제안했다.

"키티, 우리 흉내 놀이 하자! 네가 붉은 여왕을 맡아! 네가 앞발을 들고 앉아서 팔짱을 끼면 꼭 붉은 여왕처럼 보일 거야." (본문 17p)

하지만 키티가 앨리스가 원하는대로 행동하지 않자, 앨리스는 키티를 물건들이 모두 반대 방향으로 놓여있는 거울 속의 집에다 집어넣어 버리겠다며 협박을 한다. 거울을 들여다보며 키티에게 거울 속 방에 대해 설명하던 앨리스는 거울 속의 집에서 살면 어떨까? 라는 호기심이 일었고, 거울 속으로 들어간다는 상상은 실제로 일어나고 말았다.

거울 속의 방은 거울에서 비쳐진 부분은 거울 저쪽의 원래 방과 같지만, 보이지 않던 나머지 부분은 모두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앨리스의 흥미진진한 모험이 시작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는 트럼프 카드가 등장했다면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체스가 등장한다. 앨리스가 채스 말의 졸이 되어 경기를 펼치는 이야기로 진행되는데, 하얀 졸인 앨리스가 붉은 여왕을 잡고 여왕이 되는 과정 속에 기상천외한 모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머리말에서 '수'에 관한 한 정확하게 계산되었음을 명시하였는데, 사실 체스의 규칙이나 수를 모른다고 해서 작품을 만끽하는데는 별반 무리가 없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처럼 <<거울 나라의 앨리스>>도 앨리스의 기상천외하고 흥미진진한 모험에만 치중하여 읽는다해도 작품을 오롯이 즐겼다고 말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앨리스가 여왕을 쳐다보았는데 여왕은 갑자기 양털로 온몸을 감싼 것처럼 보였다. 앨리스는 눈을 비비고 다시 쳐다봤다. 앨리스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본문 100,101p)

앨리스가 한 발씩 내디딜 때마다 독자의 호기심은 더 커지고, 상상력 역시 더욱 풍부해진다.

 

저자는 묻는다.

여러분은 꿈을 꾼 것이 누구였다고 생각하세요? (본문 209p)

생각해보면 앨리스를 따라 독자들도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인지 모른다. 앨리스의 흥미진진한 모험 속에 빠져들어 거울 나라의 무궁무진한 상상력 속에서 꿈을 꾼 것인지도. 가끔은 이렇게 현실과는 다른 상상 속에서 즐거움을 만끽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앞으로 거울 속에서 내가 낯설어 보일 때는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 순간은 나도 앨리스처럼(어쩌면 붉은 왕처럼?) 잠시 꿈을 꾸고 있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

 

(사진출처: '거울 나라의 앨리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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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와와
춘수 지음, 김태성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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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춘수는 1980년 이후 출생한 젊은 작가를 일컫는 '80후(后)'의 대표적 작가라고 한다. <<베이징 와와>>를 통해 '춘수 신드롬'을 불러 일으며 중국 청년문화의 여전사로 추앙받았으며, [타임스]표지를 장식하였을 뿐만 아니라, 거액으로 영화 판권까지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한다. 작품의 화려한 경력탓에 선뜻 읽어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는데, '중국 최초의 잔혹 청춘소설'이라는 평처럼 청춘의 잔혹함이 그려진 탓에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작품은 아니었던 거 같다.

베이징 와와는 베이징의 귀여운 소녀라는 뜻으로, 이 작품은 베이징에서 빛나는 와와가 되길 바랬던 저자가 열네 살에서 열여덞 살까지 겪은 일을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중국 사회는 완전히 상반되는 두 가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진실성을 칭송하는 사람과 타락을 비난하는 사람들, 청소년 로맨스 소설이라고 단정하는 평론가와 사회소설로 봐야 한다는 견해를 보여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타락을 비난하는 사람 중의 하나요, 청소년 로맨스 소설로 단정짓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

복종만 허락할 뿐, 해석은 허락하지 않는 직업 고등학교에 다녔던 압박감은 있었겠지만, 그녀의 타락을 이해하기에는 나의 이해심이 다소 부족했던 듯 싶다.

그녀의 숨막히는 직업 고등학교 생활, 여러 명의 남자친구와의 연애, 휴학 등을 경험하면서 느끼는 불안한 내면이 잘 표현되어 있지만, 그 불안이 규범에 대한 반항으로만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졌다.

저자는 "앞이 보이지 않는 삶에서 그 답을 찾아가는 길에 서 있다"고 자신의 청춘을 설명했다고 하는데, <<베이징 와와>>에서 그녀가 보여주는 행보는 답을 찾아가기보다는 앞이 보이지 않는 삶에 대한 불안을 반항과 타락으로 소비한 듯 하여 안타까움마저 느껴졌다.

 

나는 자신의 미래가 두려웠다. 나는 고생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고통과 즐거움은 항상 똑같은 분량으로 찾아왔던 것 같다. 내가 즐거움을 얻을 때면 동시에 이에 대한 상반된 대가를 치르고 있었다. 따라서 고통을 당하고 싶지 않다면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즐거움도 함께 포기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아주 확실하고 간단하게 죽음이라는 두 글자로 귀결되었다. 죽음에는 느낌이 없다. 극락세계, 열반이다.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본문 139p)

 

<<베이징 와와>>에서 저자는 자신의 청춘을 너무도 솔직하게 표현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본 회고록과 같은 의미로 그녀는 있는 그대로, 그 시절에 느낀 감정을 오롯이 표현하고 싶었던 거 같다. 허나, 사춘기인 딸을 두고 있는 탓에 성장소설을 자주 접하는 독자로서, '청춘'이라는 의미 속에 희망을 부여하는 것을 너무도 좋아하는 나는 이 작품과는 약간의 거리감이 느껴졌다.

 

나는 선택에 직면해 있다.

좋다. 나는 이미 선택했다. 나는 이 두 가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싶다. 죽는 것 또는 자유를 얻는 것이다. (본문 389p)

 

나는 이 작품을 표현하는데 다소 어려움을 느꼈다. 청춘의 어두운 면을 보여준 그녀의 삶은 현 우리 사회의 청소년들의 삶을 대변하는 듯 하여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반면 학교를 다니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지만, 유독 그녀만 행동에 옮기고 반항하고 타락, 분노하고, 자유를 넘어 방종을 보여주는 모습이 썩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베이징의 가장 화려하고 덧없고 반사회적인 그늘만 찾다니며 청춘을 소모한 기록을 담은 <<베이징 와와>>가 중국의 개혁과 개방의 물결로 사회구조가 급속히 변화하는 충격이 만들어낸 '주변인 군체'의 상징(책 소개 中)이라고 표현되느니만큼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이 작품이 가진 의미가 분명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작품을 정의내리기에는 나는 역부족이다. 대신 역자 후기 중 공감가는 글귀가 있어 이 작품에 대한 내 느낌을 대신하고자 한다.

 

문예 미학적으로 볼 때 이 소설은 우수한 작품이라고 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인성의 누추한 부분들이 여과 없이 드러나 있고 수사도 정제되어 있지 않다. 드라마틱한 구성이 부족하고 대신 기이하고 주변화된 행위들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그 어떤 소설보다도 구체적이고 솔직하며 담백하고 속도감이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이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본문 566,56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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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인형 스케치북 진선아이 스케치북 시리즈
제시 엑켈 지음 / 진선아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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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컴퓨터로 코디 게임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인형 놀이를 하며 놀았던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되었는데, 마우스를 클릭하면서 코디 게임을 하는 것보다는 훨씬 재미있었던 놀이였다. 그 후 우연찮게 문구점에서 종이 인형 놀이를 파는 것을 보고 아이와 함께 오려가면서 설레여했던 기억이 난다. 어린시절에는 종이 인형을 사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라, 얇은 종이에 인형 옷을 본떠서 나만의 인형 옷을 디자인하고 색칠해서 놀곤 했다. 그런 과정에서 상상력도 키웠고, 나름대로의 문제 해결 방안도 찾아갔던 것 같은데, 요즘은 홍수처럼 쏟아지는 대량생산으로 인해 놀이를 통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진 거 같아 안타까움을 느낀다.

다행스럽게도 요즘 진선아이 출판사에서 출간되고 있는 다양한 구성의 스케치북 시리즈는 이런 안타까움을 많이 충족시켜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이번에 접하게 된 <<소녀의 인형 스케치북>>은 여아를 키우면서 가졌던 안타까운 부분을 십분 충족시켜준 것 같아 정말 마음에 들었다.


<<소녀의 인형 스케치북>>을 접하자마자 정말 반갑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스마트한 세상에서는 결코 충족할 수 없는, 고전 놀이에서만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이 가득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린시절 가지고 놀았던 종이 인형과 달리 큰 판형이 마음에 든다. 책 앞뒤표지의 두꺼운 재질을 이용하여 '미아'와 '체리' 두 개의 인형을 수록하였다. 받침대가 있어 인형을 세울 수 있도록 구성하였는데, 생각해보니 어린시절 종이인형을 세우지 못해 난감해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인형에서 옷을 입히기 위해 접어야 하는 옷 고리는 예전과 달리 여러 개가 달려있다. 예전에는 옷 상단에만 옷 고리가 두 개만 있어 옷이 잘 고정되지 않아 힘들어했었는데, 이런 부분도 보완이 되어 있다. 예전과 달리 업그레이된 부분 탓인지, 아이보다는 엄마인 내가 더 '신기하다'며 설레여한 거 같다.


인형 옷은 일상복과 외출복, 가장무도회와 다양한 스포츠복과 패션 소품으로 100여 개가 수록되어 있으며, [미아와 체리의 즐거운 상상]에는 자신만의 상상을 채워 넣어 완성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인형 옷의 특별한 점은 도안이 양면으로 인쇄되어 한쪽 면은 패턴이 그려져있고, 다른쪽 면은 직접 디자인 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한 개의 옷으로 두 개의 옷으로 활용할 수 있어 즐거움도 두 배가 될 거 같다.


마지막 장에는 인형 옷장을 만들 수 있는 패턴이 그려져 있다. 인형과 옷을 보관할 수 있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데, 얇은 재질이라 살짝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두꺼운 도화지를 덧대면 아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거 같다.


<<소녀의 인형 스케치북>>은 아이들에게 고전놀이의 색다른 즐거움을 선물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며, 엄마의 어린시절의 놀이를 경험할 수 있어 또한 유익한 시간이 될 듯 하다.

어린시절 종이 인형 놀이를 하다 종이가 낡고, 찢어지면 풀을 붙여가며 소중하게 간직하곤 했다. 우리 아이들도 이런 경험을 통해서 작은 물건 하나에도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진출처: '소녀의 인형 스케치북'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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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이민 이야기 - 이주와 다문화의 지구촌 상수리 호기심 도서관 20
소피 라무뢰 지음, 기욤 롱 그림, 박광신 옮김 / 상수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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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거리를 걷다가 외국인을 만나는 일은 이제 생소한 경험이 아니다. 내가 어린시절만해도 외국인을 만나는 것은 좀 색다른 경험이었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이제 지구촌이라는 말에 걸맞게 그저 평범한 일이 되었다. 아이들의 학교에서는 다문화 가정의 친구들을 만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걸 보면 이제 우리나라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다문화 국가가 되었음을 실감하게 된다.

반대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에서 사는 경우도 많은데 이렇게 사람들은 태어난 터전을 떠나 다른 나라, 다른 장소에서 살아가는 경우도 많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이주하며 살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태어난 터전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게 되었을까?

<상수리 호기심 도서관> 시리즈 20번째 이야기 <<세계의 이민 이야기>>는 이주와 다문화의 지구촌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이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작품으로, 이주자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나 선입견을 버릴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문화의 다양성과 다름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1. 이주와 이민의 역사

2. 이민의 변화와 종류

3. 세계의 이민 상황

4. 우리나라 이민사

 

크게 4장으로 나누어 이주와 이민에 대한 의미와 역사를 알려주고 있는 이 작품은, 이주와 이민이라는 주제로 넓게는 세계의 역사를 그려볼 수 있게 되는데, 인류가 생겨나면서부터 생겨난 이주의 이야기가 역사에 대한 호기심을 일깨우는 재미있는 소재가 된다.

 

 

 

1장에서는 이주, 이민, 이사 긜고 이산이 무엇인지 그 개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주는 집단이나 민족의 이동, 이민이나 이사는 개인적인 의미가 강함을 비교하여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후 이야기는 사람들은 언제부터 옮겨 살았을까요?에 대한 호기심을 풀어가기 위한 역사의 흐름을 살펴본다. '인류의 요람'이라 할 수 있는 아프리카에서 최초의 인류가 나타나 그 수가 늘어나면서 약 200만 년 전에 현생 인류가 아랍, 아시아 그리고 유럽으로 이동했다고 생각한다. 최초의 인류가 이주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바로 기후였고, 선사 시대 이후에는 정복으로 인한 이주가 주를 이루었다. 점차 종교, 경제적인 이유로 인한 이민이 늘어나면서 민족 국가가 다문화 국가가 되었다. 1장과 2장은 이주와 이민을 통한 세계의 역사를 살펴보고, 3장에서는 현 세계의 이민 현황과 조국을 떠나 사는 어려움을 통해 다문화 사회에서 앞으로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스스로 자문하고 생각하게 한다.

 

 

4장에서는 다문화 가정의 증가와 외국인 노동자들의 증가, 이민자들의 증가로 인해 다문화 국가가 되어가는 우리나라 이주의 역사를 돌아보게 된다. 러시아 가운데에 흐르느 예니세이 강 상류 지역과 알타니 산기슭에서 이주해 온 우랄 알타이어족의 이주로 우리 민족이 이루어 진 후, 삼국 시대의 문화적 교류와 침략으로 인해 우리나라를 떠나 이주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공식 이민의 시작은 1882년 5월 조선과 미국이 외교 관계를 맺고 고역할 것을 약속하는 조미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되고 나서 200여 명이 미국으로 떠나면서 시작되었고,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과 남북 이산 등으로 이산 가족이 생겨났다. 이러한 이주의 역사 속에서 경제 발전과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민 오는 나라가 된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단일민족 국가라는 자부심 속에서 살아온 탓에 그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앞서 우리나라 이주의 역사 속에서 타국에 살면서 아픔과 고통을 겪었던 우리 민족들을 생각해보면, 이제 그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대신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마음을 가져야 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서로 조금 다르게 생기고 다른 문화를 지녔다고 서로를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며 새로운 것을 일구어 간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 서로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서로 존중하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할 거예요.

바람직한 다문화 사회를 만들려면 무엇보다도 우리가 서로의 문화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일이 필요해요.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하지요. (본문 90p,91p)

 

글로벌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는 보다 넓은 곳을 바라보며 꿈을 꾼다. 하지만 실상은 나와 다른 이들에게 대한 편견을 갖고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 우리나라가 보다 발전하고, 우리 아이들이 세계의 중심에서 꿈꾸고 일하기 위해서는 다름을 이해하는 눈과 마음이 필요하다. <<세계의 이민 이야기>>는 다문화 국가가 늘어나고 있는 세계의 현상에 초점을 맞추어 다양한 사진과 그림을 활용하여 이주와 이민의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어린이 스스로가 그 다양성을 이해하도록 이끌어준다는데 의의를 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사진출처: '세계의 이민 이야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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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붙어 버렸어! 그림책 도서관
올리버 제퍼스 글.그림, 박선하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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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아이들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접할 때가 있다. 예를 들자면, 물을 흘려서 닦겠다고 티슈를 사용하다가 오히려 방을 더욱 엉망으로 만드는 경우, 잃어버린 물건을 찾겠다며 온 방에 물건을 널브러뜨리는 경우 등 종종 아주 작은 일 때문에 일을 더욱 크게 벌이곤 한다. 가끔은 그런 모습에 웃음을 터트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런 모습에 화를 내곤 한다.

<<다 붙어 버렸어!>>를 읽으면서 참 많이 웃었고, 참 많이 아이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아직은 효율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없는 아이들이 나름대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애쓰고 있음을 미처 이해하지 못한 탓에, 그동안 가르치기 위해 많이 꾸짖고 핀잔을 주었던 거 같다.


<<다 붙어 버렸어!>>는 주인공 플로이드는 통해 '아이다움'을 오롯이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아무 근심없이 자는 플로이드는 보면서 이것이 아이다움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부모는 때로는 아이에게 아이다움이 아닌 어른처럼 행동해주길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모든 일은 플로이드의 연이 나무에 걸리면서 시작되었다. 연줄을 이리저리 흔들어 보았지만, 연은 나무에 붙어 꼼짝하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큰일은 그다음에 일어났다.


연을 떨어뜨리기 위해 신발 한 짝을 나무 위로 던지자, 신발도 나무에 붙고 말았다. 다음엔 신발을 떨어뜨리기위해 나머지 한 짝도 나무 위로 던졌더니 그 신발마저 나무에 붙고 말았다.
신발을 떨어뜨리기 위해 던진 고양이이 마저 붙자,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해 버리기 위해 이웃집에서 잠시 빌려 온 사다리를 가져와 높이 던져 올려보지만 사다리마저 붙고 말았다. 사다리를 내리기 위해 던진 페인트 통도, 페인트 통을 내리기 위해 던진 오리도, 오리를 내리기 위한 의자, 의자를 내리기 위한 친구의 자전거, 친구의 자전거를 내리기 위한 부엌 싱크대, 부엌 싱크대를 내리기 위한 대문, 그리고 자동차, 우유 배달부 아저씨, 오랑우탄, 작은 배, 큰 배, 코뿔소, 화물 트럭, 길 건너편 집...........그리고 등대와 고래까지도. 그때 지나가던 소방차와 소방관 마저도 말이다.


그때, 플로이드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고, 플로이드는 톱을 던져올려 연을 떨어뜨릴 수 있었다. 하지만 톱이 나무 위에 붙어버린 것은 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연을 되찾게 된 플로이드는 그동안 일어난 일은 모두 잊고, 연을 날리며 남은 하루를 즐겁게 보냈으며, 신 나게 연을 날린 탓에 그날 밤 곤히 잠들었다. 그런데 나무 위에 붙은 사람들, 물건들은 어떻게 됐을까?


엉뚱하지만 너무도 유쾌한 상상력이 담긴 그림책이다. 플로이드가 톱을 가지고와 나무 밑둥에 대어 봤을 때는 플로이드가 드디어 올바른 해결책을 찾았다고 생각했지만, 엉뚱하게 톱마저 나무 위로 던졌다. 생각지도 못한 반전에 함께 책을 읽던 아이와 함께 신 나게 웃었다. 연 하나로 일은 크게 벌어졌지만, 플로이드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연을 되찾았으니, 플로이드가 원래 해결하려던 목적은 이루어진 셈이니 말이다. 웃으면서 읽다보니, 플로이드의 엉뚱함에는 웃어 넘길 줄 알면서도 내 아이의 아이다운 행동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적이 많았음을 느끼게 되었다.

아이의 내면을 잘 표현한 작품 <<다 붙어 버렸어!>>를 통해 부모는 아이의 행동과 생각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진출처: '다 붙어 버렸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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