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게 뭐야 1 알 게 뭐야 1
김재한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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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없는 청춘이 꿈을 꾸기 시작했다.

뮤지션 김원준의 슈퍼스타 성+장+기

 

네이버에서 연재되고 있는 인기 웹툰이자 회당 평균 조회 수 2만 건을 넘기고 있는 <<알 게 뭐야>>가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웹툰을 즐겨읽는 편이 아니라 단행본으로 출간되기 전에는 알지 못했는데 그 인기가 어마어마한 작품인가보다. 이 작품은 고3 수험생 김원준의 뮤지선 성장 스토리를 담았는데, 요즘 연예인을 꿈꾸는 아이들이 많은데다 좀전에 SBS 슈퍼스타 K를 재미있게 보고 난 뒤라 그런지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인 나보다는 예비고등학생인 딸이 더 좋아하겠구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읽는내내 재미있다는 말을 연발한다. 딸아이의 호평에 서둘러 책을 읽어보았는데 전반적인 스토리는 재미있으나, 대사나 곳곳에 등장하는 패러디가 요즘 방송 트렌드를 잘 알지 못하면 이해하지 못할 부분들이 있어 작가가 곳곳에 심어놓은 웃음코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꿈이 없는 청춘이 꿈을 꾸기 시작했고 그것은 음악이었다. 그런데 이 청춘이 먼가 안 풀리고 있는가보다. 그것이 뭐였을까? 더럽게 꼬인 주인공의 스토리는 이제 4년 전, 고등3학년 시절로 돌아간다.

 

 

이 책에서는 7명의 등장인물이 소개되고 있다. 율도고 3학년인 이 책의 주인공 김원준, 그의 친구 황정필, 그리고 이 학교의 짱 박기훈, 원준이가 짝사랑하고 있는 얼짱스타 하실례예고 3학년 실용 음악과에 재학중인 은하율, 그녀의 친구 일본인 갸루상이 등장하고 '여자애들 보는 잡지'의 인턴 기자 육미숙 그리고 팀 DeF의 프로듀서, MC 정윤찬이다.

 

 

강하게 생겼지만, 사실 박기훈의 빵셔틀인 정필이는 '여자애들 보는 잡지' 전속모델 오디션에 원준이에게 함께 나가자고 권유한다. 원준은 정필의 얼굴은 구리고, 자신의 키는 수구리인 탓에 그만두자고 하지만 결국 정필이의 권유에 응모하게 되고, 이것이 곧 인생의 전환점이 되고 만다. 두 사람은 서류 전형에 합격하게 되고, 원준은 그곳에서 자신의 짝사랑 상대자인 은하율을 직접 만나게 된다. 소심한 원준이와 달리 활달한 정필은 오디션이 끝나고 하율과의 약속을 잡아내고, 원준과 정필 그리고 하율과 그녀의 친구 갸루상과의 개인적인 만남이 이어진다. 전화한다는 하율이와의 마지막 말을 남긴 채 헤어진 후 원준이 하율이의 전화를 기다리는 도중에 모델이 되었다는 연락을 받는다. 원준은 모델이 되고 첫 촬영에서 인턴 기자인 육미숙을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어린 시절 함께 자란 2층 아줌마 딸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어린시절의 친숙함으로 누나 동생도, 친구도 연인도 아닌 사이가 되어간다.

 

반면 모델에 떨어진 정필은 한동안 연락이 되지 않다가 원준의 매니저가 되겠다고 나타났고, 전화를 하겠다던 하율은 앨범 준비로 바쁘다. 전화를 하겠다던 약속 탓에 벨소리 노이로제에 걸린 원준과 전화기만 바라보는 하율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2권에 대한 폭풍 궁금증을 유발한다.

 

 

이 웹툰은 친구를 따라 갔다가 작가 자신이 모델이 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웹툰을 보지 않은 탓에 1편만으로는 어떻게 흘러갈지 짐작할 수는 없으나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이 웹툰이 빈지노 가수의 실화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사실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 특정 연예인의 실화이든 아니든,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인해 평범한 학생에서 슈퍼스타가 되는 과정을 많이 보아온 탓에 아직은 이 작품에서 내용상의 신선함을 느낄 수는 없었다. 다만, 특정 인물을 닮은 듯한 등장인물과 성격, 개그프로에서 본 듯한 유머 코드 등이 무척 재미있었게 구성된 작품이다. 요즘 흔히 쓰는 인터넷 신조어 등으로 해석이 어려운 부분도 좀 있었고, 자극적인 대사도 많았으나 내 기준이 아닌 웹툰을 즐겨보는 혹은 이 책을 즐겨읽을 독자들을 기준으로 생각해본다면 문제가 될 부분은 아닌 듯 싶다.

 

 

1권에서 보여준 등장인물의 특징 그리고 앞으로의 일들을 예건하는 등장인물들의 만남 등으로 다음 이야기가 기대가 된다. 40대인 나에게는 공감되는 소재는 아니었으나 청소년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된다.

꿈이 없는 청춘이 꿈을 꾸기 시작하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성장기 <<알 게 뭐야>>는 무엇보다 예쁜 삽화가 마음에 든 작품이다.

 

(이미지출처: '알 게 뭐야 1'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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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소가 들려주는 교육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32
강영계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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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타 출판사에서 출간된 <부모의 자격>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저자는 '교육피로 사회'로 신음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학생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은 너도나도 서로 비교하고 비교당하며 '만성 교육 피로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역설했지요. '이젠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는 신드롬이 퍼져 있는 우리 사회에서 아이들은 명문대에 들어가지 못하면 낙오자가 되는 멍에를 짊어지고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모순적인 교육제도에 꿈과 행복을 저당 잡히고 있다고 말이죠.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고 위안받으며 부모의 자격 그리고 현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행복과 현 교육제도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이 책 <<루소가 들려주는 교육 이야기>>입니다. 루소는 그의 대표작 <에밀>을 통해서 인간의 본성과 교육을 진지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서양 사상과 프랑스 문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인간의 불평등과 평등에 대한 심각한 생각, 인간성 회복을 위한 고뇌 등 루소의 사상을 동화적 스토리를 가미하여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루소의 사상을 이해하게 된다면, 껍질만 자랑하는 학문 대신 참다운 교육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됩니다. 고로, 저는 이 책을 비록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알찬 내용으로 어른들이 읽어도 무방한 탓에 부모들에게도 권해보고자 합니다.

 

 

교육의 목적은 기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만드는 데 있다. -루소

 

이 책의 주인공은 하나입니다. 엄마는 이번 방학에 하나 혼자 어학연수를 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였고 어렵게 비행기 표를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자녀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엄마는 온통 하나의 교육에 매달렸지요. 아빠는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하지만, 세상 물정 모른다는 엄마의 핀잔에 이내 지고 맙니다. 6교시 하는 날인 오늘, 하나의 일정은 매우 빡빡합니다. 6교시가 끝나면 방과후 글짓기 수업, 그다음엔 플루트 레신, 영어 학원을 다녀와선 학습지 선생님의 방문 수업이 있으며 저녁을 먹은 후엔 전화로 영어 선생님과 몇 분간 통화하고, 숙제를 끝내고나면 비로소 잠자리에 들 수 있지요.

 

방학이 얼마남지 않은 시간,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방학 계획을 묻습니다. 학원을 다녀야한다는 친구, 방학 특강을 들으러 가야한다는 친구도 있었고 과학 교실을 다니기로 한 친구들도 있습니다. 선생님은 어린이다운 교육 단계를 거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미안함과 걱정스러운 마음을 갖고 루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방학동안 '인간이 본래 가진 선한 마음을 되찾을 수 있도록 자연적인 교육을 시켜야 한다. 문명이 지나치게 발달하면서 본래의 선한 인간 본성이 악해지고 있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생생한 경험을 하며 자연스러운 성장을 해 나가기를, 그래서 인간의 본성을 되찾기를 바랐다'는 루소의 마음을 담은 <에밀>을 읽어보라고 권합니다.

 

요즘 하나는 마음의 병이 생겼습니다. 두통이 생겼고, 원형탈모도 생겼지요. 과도한 부담을 주고 이것저것 많이 시킨 탓에 스트레스로 인해 병이 왔다는 의사의 말에 엄마는 당분간 하나에게 학원을 그만두라고 합니다.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들 초원이를 낫게 하려고 귀농을 결심한 외삼촌이 서울에 왔다가 이런 하나의 이야기를 듣고는 하나를 시골로 데리고 갑니다. 영어 연수 가야한다며 반대하는 엄마에게 삼촌은 루소의 사상을 이야기하면 반박했고 결국 하나는 시골로 갈 수 있었어요. 심심한 듯 했던 시골, 화장실에 대한 불편함으로 힘들었던 하나는 삼촌이 들려주는 루소의 '시기별 교육 과정'을 듣게 되고, 시골에서의 생생한 체험으로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갑니다. 다행이 엄마도 루소의 <에밀>을 읽어보면서 생각이 많이 변했지요. 올바른 교육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루소가 들려주는 교육 이야기>>는 루소의 사상을 현 교육현실에 빗대어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습니다. 동화 스토리를 통해 루소의 사상을 엿보고, [철학 돋보기]를 통해 철학 내용을 심층적으로 설명해주는가 하면,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로 사고력까지 기를 수 있어 그 구성이 정말 알찹니다. 루소의 교육의 목적은 인간다운 인간의 형성에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교육현실은 그렇지 못하지요. 인성교육의 부재로 인한 병폐가 드러나면서 요즘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루소의 교육과 맞물려지는 부분이지요. 좋은 성적, 좋은 대학이 전부가 되어가는 교육 현실에서 루소의 사상은 우리가 꼭 되짚어봐야 할 부분인 거 같아요. 이에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루소가 들려주는 교육 이야기>>는 부모가 먼저 읽어봐야 할 책은 아닌가 싶네요. 또한 루소의 <에밀>도 함께 읽어보면 더 좋을 듯 합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우리 아이들 교육에 대한 고민들이 조금 정리되는 기분이 드네요. 조만간 <에밀>도 꼭 읽어보렵니다.

 

(이미지출처: '루소가 들려주는 교육 이야기'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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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자격 - 내가 제대로 키우고 있는 건가
최효찬.이미미 지음 / 와이즈베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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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에 달한 입시경쟁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부모의 역할에 초점을 맞춰서 찾아보고자 방영되었던 2014년 신년특집 SBS 스페셜 3부작 [부모 VS 학부모] 프로그램이 소개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프로그램은 자녀의 의지에 반하는 부모의 강압이 어떻게 부모 자녀간의 관계를 훼손하며 왜 입시경쟁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지 못하는지를 분석하고 불안한 교육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한편, 경쟁 지향적 교육의 문제점을 찾아보고 우리의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한 화두를 제시하고자 했다. (http://wizard2.sbs.co.kr) 올해 큰 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이 문제는 곧 나의 문제가 되어 이에 대한 해답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던 차에,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의 고민과 바람직한 자녀교육의 길을 모색하는 <<부모의 자격>>이라는 책을 찾아보게 되었다.

 

 

책 읽기에 앞서 나는 표지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자식 문제로 상처받은 당신을 위한 리얼 공감 스토리'라는 부제와 함께 수록된 표지삽화에서 마음이 힐링되는 느낌이 든 탓이다. 한참을 바라보게 만든 이 그림은 2008년 作 '이수동화백'의 '행복나무'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나는 지금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큰 아이, 공부에는 영 관심이 없는 작은 아이로 인한 고민으로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 했는데, 그 두통이 해소되는 기분이랄까. 그렇게 나는 한참동안이나 그림을 바라보았다. <<부모의 자격>>이 내게 그림을 통해 힐링을 주었다면, 글을 통해 고민에 대한 해답을 주었다. 늘 들어왔던 이야기이며, 늘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던 이야기임에도 다양한 사례들은 공감과 위로를 주었으며 그동안 안개에 덮여했던 부모인 내가 가야할 길이 조금씩 보이는 듯 했다. 여기에 등장하는 사례 중에는 내가 겪었던 이야기, 내 딸과 같은 아이들이 많이 등장한다. 어릴 때는 내가 이끄는 대로 따라왔던 아이는 사춘기가 되면서 외모에 신경쓰기 시작하고, 연예인과 펜픽에 빠지고, 반항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다른 아이들의 경우에 비추어보면 그리 심각한 경우는 아니었을지는 몰라도, 달라진 모습에 우리 부부는 당황스러웠다. 이제 그 '중2병'이 조금씩 치유되어가고 있는 탓에 한시름 놓으려 했더니 대학입시라는 새로운 고민과 마주하게 되었다. 세상에 가장 어려운 일이 바로 이 부모 노릇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두 아이를 키우면서 수시로 하게 된다. 내가 두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것인지, 항상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나는 정말 부모로서의 자격이 있는것인지 의문이 든다.

 

[01 대한민국은 지금 '교육피로 사회']에서 보여준 '교육에서도 빈익빈 부익부'는 나를 절망하게 했다. 큰 아이가 고등학교 원서를 쓰기에 앞서 과학고에 진학하는 게 어떻겠냐는 교장 선생님의 권유가 있었다. 공부 하기 싫어하는 큰 아이는 조금의 고민도 없이 NO였고, 그런 딸을 잘 아는 탓에 생각 끝에 일반고에 진학했다. 일반고에서 내신을 높이자는 생각도 있었지만,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못한 탓에 아이를 뒷바라지 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었다. '개천에서 용 나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버린 이 시점에서 내 아이에게 차선책을 마련해주지 못한다는 점이 나를 절망하게 했다. 물론 교육 미아를 만드는 조기유학 후유증도 문제가 되고 있지만 부모의 마음은 또 그렇지 못하니 말이다.

고민 끝에 일반고를 보냈는데 [02 학부모라서 불안하다]에서' 90퍼센트 일반고 학생들이 위험하다'를 읽으면서 난 또 불안해졌다. 이랬다 저랬다, 아이의 양육에 대한 확신이 없는 탓인가보다. 사실 직장을 다니는 탓에 아이들의 교육에도 제대로 신경을 못 쓰고, 학원은 다니기 싫다는 아이의 말에 학원도 안 보내고 있는 무모한 엄마인지라 이 얘기, 저 얘기에 자꾸만 흔들린다. 다행이 이 책 1,2장을 보면서 요즘 교육현실을 인지할 수 있었고, 다양한 사례를 통한 부작용을 접하면서 조금씩 내가 가야할 길이 무엇인가를 그려보게 되었다.

 

아이와 부모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강'이 흐른다. 때로는 그 강은 아이와 부모 사이에 건널 수 없는 강이 되기도 한다. 아이와 부모는 그 강 위에 '가족의 배'를 띄우고 함께 가는 존재일 것이다. 가족의 배는 순항하기도 하고, 때로는 기우뚱하기도 하며, 때로는 격랑을 만나 위기에 처하기도 할 것이다. 아이의 욕망과 부모의 욕망이 비슷하다면 순항할 것이다. 반면 아이가 부모의 욕망을 채우지 못하거나 부모의 욕망을 아이에게 강요할 경우 기우뚱거리거나 격랑의 위기 속으로 뺘져들 수 있다. 부모가 아이의 잠재능력이나 재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기보다 부모의 욕망에 따라 아이의 잠재력이나 재능을 재단할 경우 특히 위험하다. 우리 사회에서 아이와 부모 사이에 벌어지는 불행의 대부분은 바로 여기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문 189p)

 

[03 사춘기, 이 또한 지나가리라][04 부모 욕심을 버려야 아이는 비로소 꿈꾼다][05 명문대 아니면 어때요, 행복한 게 최고야]를 통해 내가 가진 욕심을 내려놓자는 생각을 또 하게 된다. 버리자, 해서 버려지는 것이 결코 아닌 탓에 몇 년동안 버리겠다는 결심만 수십 번 해왔지만 다시금 '버리자'라는 결심을 굳혀본다. 무엇보다 내가 이 책을 통해서 깨달은 것은, 그동안 딸아이를 너무 유별난 아이로만 생각해왔던 것이다. 나 역시도 사춘기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변해버린 딸이 좀 유별나다고 생각했는데 다양한 사례를 보면서 내 아이가 겪는 과정이 당연한 과정임을 인식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 인식이 내 아이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면, 나는 이제야 비로소 아이를 이해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셈이다.

 

교육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는 우리 사회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녀가 공부를 잘하거나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은 아님을 사례를 통해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의 도전을 응원하고 원하는 것을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와 아이들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이었다. 과잉 육아, 과잉보호, 과잉 교육으로 아이들을 힘들게 하고 부모를 지치게 하고  가족과 사회를 멍들게 하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결핍과 끈기가 아닐런지. 부모가 된다는 것은 끊임없는 인내와 기다림의 연속이라고 한다. 인내하고 기다림을 잘하는 부모가 훌륭한 부모가 될 수 있다는 말이란다. 얼마 전, 고등학교 입학식에 앞서 성적 우수자를 뽑힌 딸아이와 함께 교장선생님 면담을 하고 왔다. 함께 참석한 아이들을 보면서 엄마인 나의 마음은 한없이 조급해졌고, 결국 요 며칠동안 아이에게 공부하라는 말만 하고 있었다. 얼굴을 붉히는 딸을 보면서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부모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내 고민에 대한 답을 찾을 실마리도 얻었다. 저자가 법륜 스님이 쓴 <엄마 수업>책에서 인용한 글귀를 읽고 또 읽으며 생각해본다. 부모의 자격과 그 사랑에 대해...!

 

법륜 스님이 쓴 『엄마 수업』에는 사랑을 단계별로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첫째, 정성을 기울여서 보살펴주는 사랑이다. 아이가 어릴 때는 정성을 들여서 헌신적으로 보살펴주는 게 사랑이다. 둘째, 사춘기 아이들에 대한 사랑은 가섭하고 싶은 마음, 즉 도와주고 싶은 마음을 억제하면서 지켜봐주는 사랑이다. 셋째, 성년이 되면 부모가 자기 마음을 억제해서 자식이 제 갈 길을 가도록 일절 관연하지 않는 냉정한 사랑이 필요하다. 그는 "우리 엄마들은 헌신적인 사랑은 있는데, 지켜봐주는 사랑과 냉정한 사랑이 엇다. 이런 까닭에 자녀교육에 대부분 실패한다"고 말한다. (본문 133p)

 

 

 

(이미지출처: '부모의 자격'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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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숲을 누가 만들었나? 와이즈만 환경과학 그림책 6
유다정 글, 민경미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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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즈만 환경과학 그림책> 시리즈 06번째 이야기 <<푸른 숲을 누가 만들었나?>>의 주인공은 매미의 애벌레입니다. 매미 애벌레의 탄생과 매미가 되기까지의 과정 속에 불로 다 타버린 숲이 새롭게 변화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지요.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숲은 아주 중요한 곳입니다. 살아 있는 방음벽이 되어주기도 하고, 거대한 녹색 댐이 되어주기도 하며,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산소를 내놓고, 독이 되는 이산화탄소를 가져가기 때문이죠. 이렇듯 숲은 인간에게 준 큰 선물입니다. 하지만 경제개발이나 화재 등으로 숲은 늘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숲은 쉬지 않고 변하지요. 스스로 커 가는 숲의 놀라운 힘을 보면서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푸르른 숲에는 많은 동물들과 곤충 뿐만 아니라 숲을 통해 사람들도 살아갑니다.뜨거운 여름이 지날 무렵 매미 애벌레 한 마리가 하얀 알에서 깨어났지요. 애벌레는 커다란 나무둥치를 타고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면서 푸른 숲을 바라보면서 그 아름다움에 감탄했답니다. 하지만 갑자기 숲에 작은 불꽃이 일더니 금세 활홀 타오르기 시작했고, 나무들은 불에 타서 부러져 내렸습니다. 그 모습을 보던 애벌레는 나무껍질 타는 소리를 들으며 서둘러 땅을 파서 들어갔습니다. 애벌레는 숲 끄트머리에 살아남은 한 그루 나무뿌리에 자리를 잡았지만, 불에 타 버린 숲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무서웠지요.

 

 

애벌레가 나무즙을 빨아 먹으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동안, 봄이 가고 여름이 왔지요. 한.두해살이 풀씨들이 바람결에 날아오기도 하고 개미들이 씨를 나르다가 떨어뜨리기도 했어요. 그러자 실망초, 쇠별꽃, 냉이, 꽃다지, 방가지똥이 새카맣게 타 버린 나뭇가지 사이로 싹을 내밀고 자라기 시작했지요. 하지만 땅 속에 사는 애벌레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지요. 애벌레는 나이를 한 살 더 먹었지만 여전히 땅속에서 나무뿌리의 즙을 빨아 먹었고, 그 사이 숲에는 한두해살이풀이 이곳저곳에 자리를 잡고 자라났습니다.

 

 

애벌레가 해가 갈수록 무럭무럭 자라듯이, 숲에는 여러해살이풀이 하나둘 자리를 잡았지요. 애벌레가 2령, 3령, 4령, 5령 나이를 먹을수록 몸이 점점 커지듯이 숲도 변해갔습니다. 해두해살이풀이나 여러해살이풀들이 자라던 곳에 나무들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고, 동물들도 다시 모여들었어요. 애벌레는 어른벌레가 되어 땅 위로 나갈 때가 되자, 땅을 파고 위로 올라오면서 생각했어요. 불에 타 버린 숲에서는 살고 싶지 않다고 말이죠. 하지만 애벌레가 땅 위로 나올 때 숲은 예전의 아름다운 숲이 되어있었지요. 그리고 궁금했습니다.

 

"도대체 푸른 숲을 누가 만들었을까?" (본문 34p)

 

 

땅 속에 있던 매미는 알지 못하지만, 책을 읽은 어린들은 그 해답을 알고 있겠지요? 매미의 애벌레가 땅속에 있는 기간은 6년에서 17년까지 걸린다고 합니다. 그 사이 나무는 꾸준히 변화하고 있었던 거지요. 숲은 쉬지 않고 변하는데, 이런 과정을 '숲의 천이'라고 한다고 하네요. 간혹 뉴스를 통해 사람의 실수로 숲에 큰 화재가 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그렇게 타버린 숲은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스스로의 힘으로 변화하고 커가면서 다시 울창한 숲이 되어갑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숲은 이렇게 많은 세월을 필요로 하고 있어요. 그러니 숲을 더욱 소중히 가꾸어야 하지 않을까요?

 

변화되어 가는 숲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푸른 숲을 누가 만들었나?>>는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며, 어린이들에게 숲이 만들어가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그림책이랍니다.

 

(이미지출처: '푸른 숲을 누가 만들었나?'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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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2-21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러한 책으로 사람들이 자연을 잘 알면 좋겠어요.
그런데... 이 책에서 중심이 될 '나무'를 너무 못 그렸네요...

나무뿌리도 그렇게 나뭇줄기와 나뭇잎도 그렇고.
사람들이 가지치기를 하는 나무가 아닌,
'숲'에는 가지치기를 하는 사람이 없으니
나무 스스로 죽죽 올라서서 이루어지는 모습을
화가가 잘 살폈다면, 이 책만 한 그림에서
한결 아름답게 거듭났으리라 생각합니다.

동화세상 2014-02-21 18:15   좋아요 0 | URL
그 사진까지는 제가 올리지 못했네요..^^
 
가다머가 들려주는 선입견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33
조극훈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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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 33번째는 객관주의 관점을 비판하면서 개인의 선입견을 중시하는 현대 철학자 가다머의 재미있는 '편견과 선입견' 이야기를 담은 <<가다머가 들려주는 선입견 이야기>>다. 그동안 이 시리즈를 꾸준히 읽어오면서도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한나 이렌트, 맹자, 홉스, 소크라테스 등 고대철학자들만 접할 수 있었는데, 비로소 처음으로 철학적 해석학의 기초를 다진 한스-게오르크 가다머라는 현대 철학자를 만나보게 되었다. 내게 생소하기만 한 철학자인 가다머는, 1900년 독일의 마르부르크에서 태어나 2002년 3월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1948년에 집필을 시작하여 1960년에 출판한 <진리와 방법>으로 현대 철학의 스타가 되었으며, '철학적 해석학'의 기반을 닦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한다. 동화적 스토리를 통해 철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 이 시리즈에서는 선입견을 비합리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배척했던 철학과 달리, 진리를 이해하고 선입견을 옹호하는 가다머의 철학을 두 학생회장 후보인 예란과 승준이를 통해 이해하게 된다. 무엇보다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상황을 통해 가다머의 편견과 선입견에 접근했다는 점에서 이 시리즈의 장점이 더욱 빛을 발했다.

 

 

학급 부회장인 예란이는 회장인 승준이와 함께 학생 회장 후보에 올랐다. 예란이는 학생 회장은 연약한 여자가 할 수 있는 아니라는 승준이의 말에 화가 난다. 한승준보다 부족한 것이 없는 자신이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부반장이 된 것도 억울한데 또 다시 그런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속이 상했다. 예란이는 답답한 마음에 독일에서 철학 공부를 하고 있는 오빠에게 메일을 보내게 되지만, 오빠는 가다머의 철학을 통해 예란이에게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무시하지 말고 상대방의 생각을 해석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 차이를 좁혀 나가기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가다머 역시 '누구나 의심할 수 없는 절대적인 것, 확실하게 옳은 의견'이란 없다고 했어. 그래서 대화가 필요하다고 했지. 대화를 할 때는 내 상각이 전부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고,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생각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대화라는 거야. (본문 36p)

 

오빠의 이야기에도 한승준이나 몇몇 아이들 얘기는 참을 수 없던 예란이는 방학을 맞이해 서울로 돌아온 오빠와 함께 할아버지 제사에 참석했다가 여자들만 힘들게 일을 하는 것을 보며 남자, 여자에 대한 차별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고, 오빠는 가다머의 철학을 빌어 예란이를 다독여준다. 가더머는 우리가 무언가를 이해할 때는 인습이나 맹복적인 복종과 같은 정당하지 못한 선입견 대신 전통이나 권위와 같은 정당한 선입견이 전제 조건이 되어야 하며, 과거와 현재의 지평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 비판적 이성으로 정당한 선입견과 정당하지 못한 선입견을 구별하여 다른 사람의 상황이나 처지를 깊이 이해하지 못한 채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현재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오빠의 이야기에도 화가 풀리지 않았던 예란이는 학생 회장 후보 연설에서 여자라는 선입견을 버려달라고 이야기하게 되고, 승준이는 남자 후보가 학생 회장이 되었다고 그것이 남자여서 그렇다고 무조건 몰아붙히는 나쁜 선입견을 버려달라고 주장한다. 승준이의 이야기에 자신이 나쁜 선입견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복잡했던 예란이는 무거운 짐을 들고 집을 찾는 할머니를 도와드리는 승준이를 보면서 오빠가 이야기했던 과거가 현재에 여향을 미치고 있다는 영향사 의식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예란이는 가다머의 철학을 이해하며 승준이에게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함으로써 스스로 지평 융합을 실천하게 된다.

 

예란이의 상황 속에서 우리는 가다머의 철학을 이해하게 된다. 가다머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쌓은 경험을 '지평'이라 불렀는데, 비판적 이성은 과거의 지평과 현재의 지평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했으며, 예란이와 승준이가 서로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서로 간의 의견 차이를 좁혔던 것처럼 상대방을 이해하고 대화를 통해 의견 일치에 도달하게 되는 것을 가다머는 '지평 융합'이라 불렀다. 예란이의 상황은 우리가 흔히 경험할 수 있는 내용이었는데, 그런 과정 속에서 배우게 되는 가다머의 철학은 이해하기가 수월했다. 부록으로 수록된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는 앞선 동화를 되짚어보면서 가다머의 철학을 되짚어 볼 수 있는데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편견과 선입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유익한 구성이었다.

 

의견 일치가 되는 것이 차이가 사라지고 획일적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가다머는 통일이라는 말을 싫어했습니다. 각자가 지닌 고유한 생각은 인정하되, 큰 테두리 안에서 서로 간의 의견 일치를 보는 것을 지평 융합이라고 한 것입니다. (본문 119p)

 

 

생소한 철학자였기에 철학을 이해하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라는 걱정을 했는데,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이야기를 통해 배우게 된 가다머의 철학은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좋았다. 철학이 생소한 아이들, 철학을 어려워하는 어른들에게도 모두 알차고 유익한 시리즈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철학이 어렵고 따분할 것이라는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철학과 대화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끈다.

 

(이미지출처: '가다머가 들려주는 선입견 이야기'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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