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시 마모코 마모코 이야기 2
알렉산드라 미지엘린스카.다니엘 미지엘린스키 글.그림, 최성은 옮김 / 두레아이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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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집중력과 관찰력을 높여 주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책!

 

일곱 개의 산과 숲 너머에 있는 작은 도시 마모코. 탐정 시몬은 누구를 뒤쫓는 걸까요? 사과는 누가 잃어버렸고, 그 사과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도둑은 어떻게 잡히는지, 숨겨진 물건들은 어디에 있는지도 알아냈나요? 주인공마다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마모코에는 깜짝 놀랄 만한 수많은 이들이 어려분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표지 中) 

 

저는 글자없는 그림책을 참 좋아하는 편입니다. 같은 그림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낼 수 있기 때문이죠.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책을 보는동안 아이는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엄마인 저는 상상하지 못하는 이야기, 그렇게 아이가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우리 아이의 마음도 조금씩 엿볼 수 있게 되지요. 그런 탓에 두레아이들 <마모코 이야기> 시리즈를 처음 본 순간 마음에 쏙~ 들었답니다. '마모코'는 폴란드 어로 '나는 눈이 있다' 또는 '나는 관찰력이 있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또 하나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집중력과 주의력, 관찰력을 높여줄 수 있는 구성탓이지요. <마모코 이야기> 두번째 <<작은 도시 마모코>> 표지 앞뒤에는 이 책의 주인공들이 등장합니다. 갑옷전사 게르바지, 청부수 히롤리트, 사뿐이 헤시아, 통통이 오틸라, 줄무늬 신사 알렉산더, 소방관 지라프 등. 페이지마다 주인공들을 따라가보는 즐거움이 있지요. 스웨터 마틸다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따라가보다면 작은 도시 마모코를 전부 여행할 수 있는데다, 숨은 그림찾기 하듯 주인공을 찾다보면 자연스럽게 집중력과 주의력 그리고 관찰력까지 향상되지요. 주인공을 따라가면서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상상력을 향상시킨 다는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가 되지요.

 

 

<<작은 도시 마모코>>는 글자 하나없이도 아이들과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어요.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어요. 일단, 표지에서 만난 마음에 드는 주인공을 한 명 뽑아 쫓아가보는 방법이 있지요. 각 페이지마다 그 주인공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하는지를 살펴보지요. 그렇게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그 주인공이 하루동안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 알 수 있어요. 구석구석 내가 뽑은 주인공이 어디에 숨어있는지 무엇을 하는지 찾아가다보면 관찰력이 쑥! 집중력도 쑥! 상상력도 쑥! 올라가지요.

두 번째 방법은 펼쳐진 페이지에 있는 마을의 모습을 이야기로 꾸며보는 거에요.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서로 각각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하는 방법도 재미있겠네요~

 

 

앵무새를 돌보고 있던 스웨타 마틸다는 다음 페이지에서는 어디론가 바쁘게 걸어가고 있네요. 마틸다가 도착한 곳은 빵 가게였군요. 맛있는 빵을 사고 있어요. 다음 페이지에서 마틸다는 빵 봉지를 듣고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페이지에서는 배를 사려는 거 같아요. 페이지를 넘기니 마틸다가 한 손에는 빵 봉지를, 한 손에는 배를 어깨에 메고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디로 가려는걸까요? 아~ 첫 페이지에서 보았던 앵무새와 함께 배를 타고 연못에서 거위들에게 빵을 나누어주고 있군요. 이런 마틸다의 일상에 상상력을 덧붙여 이야기를 만들면 정말 재미있을 거 같아요. 무언가를 찾고 있는 탐정 시몬,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고 있는 귀여운 강아지 점박이 어니스트, 히츠 부인, 긴 코 트롱프카 등등 주인공들에게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가다보면 <<작은 도시 마모코>>로 수십가지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겠네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관찰력, 집중력, 주의력, 상상력이 쑥쑥 올라가겠지요~

 

 

다소 산만한 작은 아이에게 정말 안성맞춤인 책이라 더욱 마음에 드네요. 책 읽기를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자신만의 상상력을 담은 이야기를 만드는 이 시간만큼은 정말 좋아할 거 같아요.

'볼로냐 라가치 상', '폴란드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책' 대상, '폴란드 IBBY 올해의 책' 대상 등을 받은 실력 있는 디자이너 부부가 그려낸 <마로코 이야기>는 끝없는 상상력이 펼쳐지는 정말 매력적인 그림책이랍니다.

 

 

(이미지출처: '작은 도시 마모코'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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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2
아진 지음 / 청어람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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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부조리하다.

처벌받지 않는 악인만을 노리는 연쇄살인마. 킬러J

그는 불꽃에 휩싸여 사라졌지만, 마지막 피해자이자 친구인 수영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았다.

7년 후, 세상의 부조리함에 분노하면서도 침묵한 채 살아가는 수영의 앞에....<개미>의 전령이 나타났다. (표지 중)

 

놀라운 흡입력을 가진 작품인 네이버 웹소설 화제작 <<개미들>> 1권을 읽으면서 2권에 대한 기대감과 2권에서 펼쳐질 내용에 대해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서둘러 책을 펼쳤다. '킬러J'였던 주신의 죽음, 그의 죽음으로 악몽에 시달리던 수영, 친구 기준을 돕자 기회를 엿보고 있던 '개미들'의 접근 그리고 결국은 킬러 살인마였던 주신의 뒤를 이어 범죄자들을 살해해나가는 수영의 이야기가 1권에서 긴장감있게 펼쳐졌다. 무엇보다 대상이 누구이든간에 살해를 하는 것은 범죄라는 생각에 힘겨워했던 수영이 살해에 대해 무감각해져가는 모습이 범죄자를 살해하는 장면의 묘사부분보다 무섭게 느껴졌었다. 개미의 우두머리인 '여왕개미'를 믿지말라는 전화에 흔들리는 수영과 기자가 된 초등동창생인 도식의 접근 등이 2권에서 펼쳐질 긴장감을 예고했다.

 

 

2권은 바로 이 긴장감으로 시작되었다. 1권에서 함께 일해왔던 연희는 도식에게 접근하여 개미와 수영을 배신하고 수영의 비밀을 이야기함으로써 그동안 미해결사건으로 남았던 수영이 해왔던 모든 일들이 밝혀질 위기에 놓인다. 점점 코너에 몰리는 듯한 수영과 연희가 털어놓는 진실로 인해 이야기는 이제 1권에서 보여주었던 범죄자를 살해해나가는 사건이 아닌 수영과 개미 집단의 이야기로 귀결된다. 그리고, 여기서 밝혀지는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정말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였다. 1권을 읽으면서 주신의 죽음에 대해 혹시?라는 의문을 품기는 했으나 그것은 책을 읽는 독자들이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을법한 의심이었으리라. 저자는 독자가 해봄직한 그 의심을 뛰어넘어 놀라운 비밀을 숨겨놓았다. 나로서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그 놀라운 반전으로 이야기는 절정으로 치닫게 된다.

 

이쯤되면 독자들은 1권에서 품었던 '무엇이 정의이고, 무엇이 복수인가. 무엇이 처벌이고, 무엇이 악행인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게 될 것이다. 저자 역시 반전을 시작으로 그 물음에 대한 답이 무엇일까에 대해 정리를 시작하게 되는데, 그것은 수영과 여왕개미와의 대화를 통해서 펼쳐지게 된다. 2권 역시 1권을 버금가는 놀라운 흡입력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현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 현 사회에 대한 우리의 불안함 등이 독자들을 이끌고 있는 듯 하다. 저자 아진의 작품은 처음인데, 독자들로 하여금 정의와 악행에 대한 정의를 흐트러놓음으로써 결말에 대한 기대감으로 페이지를 넘기도록 하는 저자의 필력이 놀랍다. 빠른 전개, 탁월한 심리 묘사, 영상을 떠올리게 하는 뛰어난 묘사력 등이 조금의 지루함없이 진행된다. 무엇보다 조금의 아쉬움도 없는 결말이 마음에 든다. 살아야 할 사람, 죽어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독자는 무엇을 원하는지 저자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이미지출처: '개미들_2'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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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1 황금펜 클럽 Goldpen Club Novel
아진 지음 / 청어람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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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전 <크로스파이어>라는 작품을 읽은 바 있다. 염력 방화 능력을 가진 여성 준코와 법으로 처단되지 못했던 죄인들을 집행하는 집단인 '가디언'이 사회악과 벌이는 분투기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지 않은 자들을 살해하는 것은 정당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내용이었다. 그 때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개미들>>의 주인공 수영처럼 어떤 이유에서는 살해를 한다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최근들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사고와 그 사건에 대한 판결을 지켜보면서 이런 생각들이 나도 모르게 바뀌어가고 있었던 것 같다. 피해자들은 평생을 아파하며 살아야함에도 극악무도한 죄인들은 짧은 형량으로 모든 죄를 덮게 된다. 그 뿐인가? 권력자들은 법조차도 우습다. 사람을 죽이기도 요양원에서 호화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돈은 모든 죄를 사해준다. 죄를 지은 사람들은 고개를 뻣뻣이 들고다니는 반면, 피해자들은 오히려 숨어 살아야하는 이 서글픈 현실에서 법은 그들을 보호해주지 못했고, 우리 또한 법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힘없는 개미같은 우리를 보호해 줄 수 있겠는가?

 

 

<<개미들>>은 네이버 웹소설 화제작으로 부조리한 세상 속에서 정의가 무엇이며, 악이 무엇인가를 되묻는 선악조차 모호한 세상에 던지는 처철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 앞서 언급한 <크로스파이어> 작품과 같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크로스파이어>가 염화 방화 능력을 가진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 스토리가 조금은 비현실적인 느낌을 주었다면 <<개미들>>은 굉장히 현실적인 느낌이 강하다. 이 작품은 비록 신선한 소재는 아니었으나, 독자를 끌어당기는 굉장한 흡입력을 가진 작품인 것에는 틀림이 없다.

 

"물론 이 사회의 법에 따르자면 저는 죄를 저지른 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제 행동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 멈추지 않을 겁니다. 징역형을 받는다면 그곳에서 나온 후 또 그런 자들을 처리할 겁니다. 교도소 안이라면 목표로 삼을 만한 인간은 더더욱 많겠지요. 저를 멈추고 싶다면. 그렇다면 죽이세요." (본문 9p)

 

7년 전, 법을 피해 수많은 인간을 죽인 소년은 법정에 서있다. 살인범, 재범의 여지 있음, 뉘우칠 기색도 없음, 그리고 결과로 내려질 수 있는 최고의 형벌에도 검사는 신음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소년이 딸을 10년간 성폭행하고도 겨우 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남자의 시체가 서울 하수도의 어딘가를 흘러가고 있을 거라고 진술했을 때 검사를 비롯해 어두운 쾌감을 느낀 법의 수호자들도 분명 있었던 탓이다. 소년은 자신이 한 일이 법률에 어긋났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악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스물세 명을 살해한 것으로 밝혀진 죄인 살해자, 정의 살인마였던 소년, 정수신을 찬양하는 자들도 생겨났으며, 매스컴에서는 정의의 용사니 살인마니 하는 이름으로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쏟아냈고, 소년의 구명운동까지 벌어졌다. 소년은 정신 이상에 의한 치료감호로 판결을 받고 정신병원에 수감되었으나, 탈주 후 교통사고에 휘말려 쓸쓸하게 끝을 맞이했다.

 

악몽 속에서 잠을 깬 수영은 7년 전 친구였던 주신의 칼에 찔린, 이제는 붕대 대신에 이미 메워진 지 오래된 작은 흉터를 내려다봤다. 주신이 잡히는데 공헌한 수영, 도망치기 위해 수영을 찔렀던 주신. 7년이 지난 지금도 수영은 주신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여전히 정주신을 찬양하는 '킬러J'와 같은 닉네임이 존재했고, 누군가는 쓰레기같은 인간들을 죽여주길 바라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영의 친구 기준은 평소 자신을 괴롭히는 선배를 죽이게 되고 수영은 기준을 위해 시체를 처리하는 일을 맡게 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수영은 그를 오랫동안 주시하고 있었던, 주신이 몸담았던 '개미'라는 집단으로부터의 접촉을 받게 되고, 주신의 일을 이어 함께 일해주기를 바랐다.

 

[강한 힘을 가진 자들은 발아래를 보지 않습니다. 권력자들, 힘이 있는 놈들, 법을 이용할 줄 아는 놈들이 움직일 때마다 거기에 휘말린 수많은 사람이 상처입죠. 굳이 뉴스 같은 걸 보기 전에 주변을 둘러봐도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일입니다. 이런 것이 정수영 씨가 말하는 세상의 상식입니까? 우리는 그 커다란 발에 개미처럼 짓밟힙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복수조차 할 수도 없습니다. 작은 개미는 밟히면 버둥거리면서 죽는 게 전부죠. 다시 묻죠. 이게 당신이 말하는 세상의 상식입니까? 힘없는 자들이 힘있는 자들에게 밟히며 죽어가는 것이?'] (본문 120p)

 

그 어떤 상황에서도 살해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하며 거부했던 수영은 개미의 일원인 화연의 끈질긴 접촉과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환멸로 인해, 이제야, 몇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해할 수 없었던 주신의 행동을 이해하게 되었고, 함께 일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 물론 여전히 수영은 사람을 죽여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었으며, 일을 하는 동안에도 수영은 자신이나 여왕개미는 성자가 아닌 그저 악당이며, 이 일도 최선이 아닌 차악일 뿐이라고 되씹곤했다.

 

이런 쓰레기라도 살아야 하고, 죄를 지은 것은 나라에서 벌해야 한다고, 법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던 자신이 너무나 바보같이 느껴졌다. 그렇다. 이것이 바로 이론이 아닌 현실인 것이다. (본문 153p)

 

개미들은 모두 다 피해자였다. 그들은 복수를 위해 모였으나 서로에 대해 알지 못했고, 여왕개미가 치밀하게 짠 계획따라 움직였으며, 자신의 복수가 아닌 타인의 복수를 대신 해주었다. 그래야 용의자 선상에 올라서도 알리바이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늘 화연과 함께 일을 처리하던 수영은, 화연의 복수심으로 인해 화연이 일을 그르치게면서 혼자가 되어 일을 처리하던 중, 기자가 된 초등학교 동창인 도식이 7년 전 주신의 칼에 죽은 줄 알았던 수영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특종을 노리고 접근하게 된다. 점점 궁지에 몰리는 듯한 수영에게 걸려온 여왕개미에 대한 뜻모를 한 통의 전화가 수영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7년 전 사건의 마지막 피해자였던 수영, 그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수영은 주신의 일을 대신 하게 하면서 그 악몽에서 벗어났다. 여전히 살해는 범죄라고 여겼던 수영은 어느 순간 점점 그 일에 몰입하는 듯 보였고, 쓰레기들의 악한 본성을 닮아가는 듯 했다. 이 책은 수영이 죄인을 살해하고 처단하는 묘사보다는 정의로웠던 수영의 감정변화가 더욱 무서운 책이다. 악행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미조차 퇴색되어버리는 수영의 변화가 두렵다. 책을 읽는내내 여왕개미가 누굴까에 대한 궁금증이 계속 페이지를 넘기게 했는데, 1권에서는 아직 실마리도 찾지 못했다. 혹여 주신이 죽지 않은 것은 아닌지, 혹 수영의 범죄가 밝혀지면서 경찰에 쫓기게 되는건 아닌지 가슴 졸이며 읽게 된 책이다. 이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서둘러 2권을 읽어볼 수 밖에. 흡입력이 너무도 강했던 작품이었고, 손에 땀을 쥐며 긴장하고 읽었던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읽는내내 우리 사회의 현실, 정의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했던 책이다. 그 어떤 공포물보다 무서운 우리 현실의 모습과 수영의 변화가 무섭고 두렵다.

 

"여전히 벌은 가볍고, 그렇다고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대책도 없어요. 그러는 사이에 우리 같은 개미들은 방치되고 짓밟히고 있죠. 이제 이해가 되나요? 이 쓰레기가 왜 여기서 죽어야 하는지." (본문 239p)

 

(이미지출처: '개미들 1'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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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고르가 들려주는 죽음에 이르는 병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36
김선욱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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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인간에 대해 사용한 실존철학을 주장한 사상가인 쇠렌 키르케고르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키르케고르가 들려주는 죽음에 이르는 병 이야기>>는 자음과모음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 36번째 이야기입니다.  이 책에서는 죽음, 절망, 고독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서 인간의 실존에 대해 깨달은 키르케고르의 실존철학이 주인공 승이를 통해 펼쳐집니다. 이 시리즈는 동화적 스토리로 풀어내고 있어 철학이 어렵고 까다롭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철학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하여 초등학생을 비롯하여 중고등, 성인에 이르기까지 두루 활용할 수 있어 자주 읽어보게 되지요.

 

언니와 동생 사이에 끼어 늘 찬밥 신세인 승이는 혼자만 사랑을 받는 사람의 자신감을 가진 제일 친한 친구인 슬기가 부럽기만 합니다. 언니와 동생의 학원비도 빠듯한데 미술 수업을 받겠다고 할 수 없어 그림 수업을 받지 못했던 승이는 슬기의 제안으로 학교 미술반에 들어서게 되고, 소문처럼 멋진 '뭉크 정민' 선생님을 만나게 됩니다. 집에 돌아간 슬기는 아빠가 집에 계신 걸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아빠는 집에서 승이 자신보다 더 잊혀진 사람이지요. 승이는 학교에서 미술반 활동하면 학원보다 돈이 훨씬 적게 든다며 엄마에게 미술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엄마는 아빠가 회사에서 잘렸다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전합니다. 울적했던 승이는 새벽에 엄마 아빠의 다투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부모님은 이혼까지 불사하셨고, 엄마는 동생을, 아빠는 언니를 데려가겠다고 하지요. 엄마 아빠가 헤어지게 되는 것도 무서웠지만 아무도 자신을 책임지지 않겠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승이는 버림받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승이는 외로움? 서글픔? 아픔? 을 넘어 절망을 느꼈지요.

 

미술반을 다니지 못하게 되었다고 말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미술반 수업을 듣게 된 승이의 마음을 선생님은 알아차리셨고, 승이는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었던 말들을 선생님께 털어놓습니다. 선생님은 자신이 겪었던 절망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키르케고르가 쓴 <죽음에 이르는 병>'에 대해 들려주지요.

 

"절망은 우리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렇지만 절망에 빠진 자는 죽더라도 눈을 감지 못한단다. 죽더라도 죽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죽음이 그를 지배하지 못하게 되고, 따라서 그는 죽음의 죽음을 경험하게 되는 거야. 그런 의미에서 절망은 우리를 죽음으로 이끄는 병이다. 이것이 키르케고르가 말한 죽음에 이르는 병이야." (본문 73,74p)

 

선생님은 인간은 절망으로 자살을 생각하게 되고, 절망은 관계가 어긋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자살하는 것은 인간관계를 강제로 잘라 버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습니다. 승이는 '길버트'라는 이름을 붙혀준 일기장에 자신이 느낀 절망과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철학에 대해 적었습니다. 적고 나니 속이 후련해지는 것 같았지요. 마트에서 일하기로 한 엄마는 승이의 미술 도구와 교육비를 넣어 주셨습니다. 승이는 엄마가 나만 빼놓고 생각하는 게 아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다음 미술 수업에 승이는 슬기와 함께 남아 선생님에게 키르케고르가 말한 세 가지 삶의 단계에 대해 듣게 되었지요. 그렇게 자기 자신의 실존을 찾는 수업을 들은 승이는 집에서 놀라운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아빠가 다시 복직을 하게 되고, 더불어 승진까지 하게 되었다는 얘기였지요. 모두가 잠든 밤, 일기장 길버트를 꺼내려던 승이에게 아빠가 오셨습니다. 키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 책을 건네시면서 승이 덕분에 다시 일어설 힘도 얻고, 절망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이죠. 아빠가 승이의 일기장을 읽어보았다는 사실에 화가 좀 나기도 했지만, 아빠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니 괜찮은 듯 싶기도 했지요.

 

<<키르케고르가 들려주는 죽음에 이르는 병 이야기>>에는 절망에 빠진 승이와 아빠가 등장합니다. 절망에 빠진 승이를 구해준 것은 바로 키르케고르였지요. 키르케고르의 철학은 기독교적 성향을 띄고 있지만 그의 철학은 종교를 떠나 우리로 하여금 참된 삶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죽음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절망이란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서 인간의 실존에 대한 고민을 펼쳐나간 키르케고르의 철학, 이 책에서는 승이를 통해 진정한 절망이 무엇인지에 대해 풀어 가고 있습니다.

 

인간이 절망하게 되는 것은 정신이 있기 때문이다. 키르케고르는 "인간은 정신이다"라고 말한다. 절망에 빠진 사람은 자신이 진정으로 누군인가를 물을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절망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절망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절망이 좋은 것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절망을 추상적으로만 보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는 더할 수 없이 힘든 고통이기 때문이다. (본문 58,59p)

 

때로는 죽음이 동경되거나 죽음을 가까이에서 느낄 때, 절망이 나를 휘몰아 바닥없는 심연 가운데로 정신이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질 때, 외톨이가 되어 한없이 외로움을 느낄 때, 이러한 순간들은 우리의 삶을 참된 길로 인도하는 순간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본문 144p)

 

이 책은 승이를 통해 키르케고르의 사상을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는 점도 좋았지만, 절망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도 깨달을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절망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더욱 이 책을 추천하고 싶네요. 절망을 느낄 때 키르케고르의 철학과 다시 만나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절망이 우리의 삶을 참된 길로 인도하는 순간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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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요술모자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30
베로니카 알바레스 글, 마리아나 루이스 존슨 그림, 남진희 옮김 / 현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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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화려한 원색으로 그려진 삽화가 눈에 띄는 그림책 <<토끼와 요술 모자>>입니다. 요즘 원색을 사용하는 그림책을 찾기 어려운 일인데, 이 그림책은 과감하게 원색으로 그려졌네요. 빨간, 노랑, 파랑, 검정, 초록 등이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을 듯 합니다. 복잡하지 않은 단순한 삽화가 화려한 원색의 색감과 만나 페이지를 꽉~ 채우는 느낌을 주는 듯 합니다. 유아의 어린이들에게 색을 알려줄 때도 참 좋을 거 같네요. 삽화도 좋지만,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불어넣어주는 스토리도 너무 마음에 드는 그림책이네요.

 

 

귀가 기다랗고, 그리 나이가 많지 않은 토끼가 산책을 나왔습니다. 노래를 부르면서 과일을 찾고 있었지요. 그때 토끼가 마주친 것은 검은색의 우아한 모자였지요. 아주 멋지고 아름다운 모자였답니다. 토끼는 굉장히 들떴고, 자신이 행운아처럼 느껴졌어요. 토끼는 우아하고 멋진 이 모자는 멋쟁이 신사가 쓰던 모자일거라 생각해보지요. 그리고는 난쟁이라도 튀어나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하며 용기내어 모자를 만져보기 위해 손을 뻗었지요.

그런데! 모자에서 갑자기 동물들이 줄을 지어 나오지 않겠어요? 어떤 동물들이 나왔을까요?

 

 

페이지를 넘기기 전에 먼저 아이들과 상상해보면 좋을 거 같아요. 이 우아하고 멋진 모자에서 어떤 동물이 나올지 말이에요. 눈이 동그래진 토끼처럼 아이들도 기대감에 들뜨겠지요. 맨 먼저 나온 것은 꽃이 달린 모자를 쓴 암탉이었습니다. 노란색이 암탉이 하늘색의 예쁜 구두를 신고 있군요. 그 다음에 나온 동물은 기린 두 마리입니다. 나비넥타이를 매고 선글라스를 쓴 기린이었어요. 정말 대단하네요. 모자에게 키가 큰 기린이라니요. 처음에는 모자에서 작은 동물만 나올거라 기대했는데, 이제는 상상력의 폭을 더욱 넓혀봐야겠어요. 다음에 등장한 동물은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굉장히 좋아하는 코끼리였습니다. 그 다음엔 상냥한 귀여운 털북숭이 꼬마곰 세 마리였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귀에 파란 리본을 맨 예쁜 토끼 한 마리가 나왔어요.

 

 

빨간 토끼는 정말 행복했고, 사랑에 빠졌어요. 그리고 토끼에게 아내가 되어달라고 고백하지요. 두 토끼의 결혼식에는 모자에서 나온 동물들이 증인이 되어주었어요. 부부가 된 토끼에게는 많은 새끼 토끼도 태어났어요.

그런데 모자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토끼네 가족은 빗방울이 떨어지기만 하면 모자 속으로 뛰어 들어간답니다.

만약 우연히 길에서 멋지고 우아한 검은색의 모자를 발견한다면 가만히 살펴보세요. 그 모자 속에서 누가 나올지 어떻게 알겠어요? 어쩌면 이 토끼 가족들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처음 이 그림책을 보게 되었을때, 일러스트는 왜 화려한 원색을 사용했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었지요.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그 궁금증이 풀렸답니다. 마술같은 일에 화려한 원색이 너무도 잘 어울렸던 거에요. 마법을 더 화려하게 보이게 했거든요. 스토리가 더욱 화려해지고 원색의 색감과 조화가 잘 이루어졌지요.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아이들은 다음에 모자에서 어떤 동물이 나올지 기대하게 되고, 상상을 하게 됩니다. 얼른 페이지를 넘기고 싶어지지요. 상상력을 자극하는 정말 예쁜 그림책인거 같아요.

 

(이미지출처: '토끼와 요술 모자'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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