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이 용용 죽겠지 앗, 이렇게 재미있는 과학이 21
마틴 올리버 지음, 이은숙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앗, 시리즈는 얇은 두께에 비해 내용이 풍부한 편이라 좋아한다
클래식에 관한 책도 재밌게 읽었는데 이번 공룡 이야기도 만족스럽다
4천원 정도 하는 책에서 이 정도 지식을 얻을 수 있다면 꽤나 남는 장사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공룡에 관한 이야기는, 어린이 책을 제외하고는 찾기가 힘들어 나에게는 유용했다
그렇지만 100% 만족한 건 아니다
역시 얇은 책의 한계라고 할까?
뒷쪽에 나온 고생물학자 이야기는 가쉽거리처럼 가볍게 처리해 불만스럽다
독자 타겟을 중학생 정도로 잡아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깊이는 얇은 편이다
공룡에 관한 책들이 성인용으로 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특히 공룡의 멸망 원인과, 정온설에 관한 점은 아직도 논란거리인데 의외로 그것에 대한 제대로 된 책을 못 봤다
왜 우리나라 공룡책들은 죄다 어린이용인지, 의문스럽다

 

재밌는 사실 한 가지
스티븐 스필버그가 쥬라기 공원을 찍으면서 공룡협회에 기부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공룡협회에서는 그에 대한 보답으로 스?들 이름의 첫자를 모아서 새로운 공룡 이름을 만들어 줬다
참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아닌가?

 

공룡은 2억 4500만년 전 트라이아스기에 처음 출현해 쥐라기 때 전성기를 맞았고 백악기가 끝날 무렵인 6500만년 전에 멸종했다
약 1억 8천만년 동안 지구를 지배한 셈이니, 가히 최고의 생물이 아닐 수 없다
트라이아스기에는 작은 몸집의 조룡이 출현했다가 점점 몸집이 커져 가면서 쥐라기에 유명한 브론키오사우르스나 알로사우르스 같은 거대 공룡이 나타났다
백악기에 나타난 공룡으로는 그 유명한 티라노사우르스와 이구아노돈 등이 있다

 

공룡은 크게 용반류와 조반류로 나눈다
골반을 기준으로 나눈 것인데 파충류의 골반을 가진 용반류는 다시 육식동물인 수각류, 초식동물인 용각류로 나뉜다
수각류로는 티라노사우르스 등이 있고 용각류로는 거대한 브론키오사우르스 등이 있다
새의 골반을 가진 조반류를 여섯 가지로 분류되는데 대략 이구아노돈이나 스테고사우르스 등등이 해당된다
스테고사우르스의 등에 달린 골판들은 상대에게 위협의 역할도 했지만, 몸의 열을 냉각시키는 라디에이터 역할도 했다고 한다
또 오리모양 주둥이와 볏을 가진 오리부룡류는 볏을 통해 서로 신호를 주고 받았다고 한다
거대한 몸집의 브론키오사우르스는 흔히 그림책에서 물 속에서 사는 걸로 그려지는데 실제로 이 거대한 생물체가 물에 들어가면 몸집 때문에 폐가 짜부러진다고 한다
육지에서 살다가 천적으로부터 공격을 당할 때 몸을 피하기 위해 잠시 늪 속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티라노사우르스가 실제로 다른 공룡을 잡아먹고 살았는지 아니면 죽은 공룡을 해치우는 청소부였는지도 논란거리다
당연히 무서운 살육자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논란거리가 있는 모양이다
공룡에서 시조새를 거쳐 새로 진화됐다는 것도 아직까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한다
지난 번에 본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는 아예 공룡에서 새로 진화되는 중간 단계의 공룡을 그려냈던데 정설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공룡의 멸망 역시 그렇다
지금은 거의 소행성 충돌설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은데 이 책에서는 가설 중 일부라고 소개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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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거리 (2disc) : 디지팩
유하 감독, 남궁민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스포일러가 많아요)

조인성이 조폭으로 나온다고 해서 화제가 됐던 영화
"마들렌" 과 "클래식" 등에서 연기 잘 하는 꽃미남으로 각인된 조인성의 연기 변신이 무척 궁금했다
이렇게 잘 생긴 조폭도 있던가?
장동건도 "친구" 에서 비열한 깡패로 변신에 성공하긴 했지만, 어쨌든 그 조그마한 얼굴에 큰 키가 완전히 모델인데 과연 진짜 깡패 역을 잘할 수 있을지 궁금했었다

 

재밌었던 건 영화에서도 "요즘 건달은 저렇게 생긴 놈들이 해야 한다" 는 대사였다
역시 감독도 깡패 하기엔 너무 귀공자처럼 잘 생긴 마스크를 의식했던 것일까?
그 대사 듣고 엄청 웃었다
생각해 보면 비트의 정우성은 주먹은 잘 쓰지만 진짜 건달은 아니었고, "우리형" 의 원빈도 그저 귀엽기만 하지 조인성처럼 비열하게 나오는 진짜 깡패는 아니었던 것 같다
코믹하기 짝이 없는 두사부일체의 정준호는 말할 것도 없고
그래도 제일 깡패 같던 꽃미남 배우는 장동건이었던 것 같은데, 조인성도 장동건처럼 확실하게 연기 변신에 성공한 것 같다
그 조그만 머리, 그 큰 키, 쭉쭉뻗은 팔다리, 험악한 전라도 사투리 입에 달고 욕을 내뱉지만, 그래도 너무 멋있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역시 생긴 것도 타고 나는 것인지...

 

마지막 반전은 정말 충격이었다
병두가 망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친구에게, 또 밑의 부하에게 당할 줄은 몰랐다
사실 난 그 종수라는 부하를 인상깊게 봤기 때문에 배신하는 역인 줄은 생각도 못했다
만약 병두가 친구 민호를 먼저 쳤다면?
아니면 종수가 민호를 건드리지 않고 주의주는 선에서 끝났다면?
병두가 이야기 하는 선에서 끝났다면 민호 역시 형사에게 고발까지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종수가 따로 끌고가 흙 속에 묻는 시늉까지 했으니 생명의 위협을 느낀 민호로써는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하는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긴 하지만 병두가 울면서 털어 놓은 이야기를 영화 소재로 삼은 민호의 행위는 이해하기 힘들다
영화 소재로 안 썼다 할지라도 진심으로 털어 놓은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옮긴다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비밀은 지키기 어려운 것일까?
그렇게 마음이 약한 병두는 결국 스스로 화를 자초한 꼴이 되버렸다
그러고 보면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거물이 된 회장 같은 사람은 아마도 권모술수의 대가이고 그 세계에서 가장 노련한 사람일 것이다

 

"달콤한 인생" 의 김영철처럼 천호진 역시 냉정한 보스 역을 잘 소화해 낸다
그런데 나는 그런 생각도 해 본다
천호진이 병두에게 박검사 살해를 넌지시 의뢰할 때, 죽을 때까지 같이 갈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 역시 평생 동지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눈엣가시처럼 보이던 현직 검사를 목숨 걸고 해치워 준 병두를 정말 믿어 봤더라면 어땠을까?
왜 천호진은 자신을 위해 목숨을 던진 병두를 사소한 실수를 가지고 버린 것일까?
신뢰가 쌓이지 않는다면, 누구 한 사람이라도 믿을만한 사람이 없다면 그 사람 역시 뒤통수가 두렵지 않을까?
아니면 천호진은 목숨을 나눌만한 동지가 따로 있었던 걸까?
결국 병두는 천호진에게 있어 그저 귀찮은 인물 처리해 주는 해결사에 불과했던 것일까?

 

"약속" 에 나왔던 공상두와 엄기탁 같은 의리 내지는 우정은 정말 드문 일일까?
건달 하면 의리고, 두목을 위해 대신 사형을 당하는 엄기탁 같은 사람이 바로 의리의 사나이, 건달이 아닌가?
병두와 종수의 관계, 또는 회장과 병두의 관계가 "약속" 의 공상두, 엄기탁의 관계가 되기엔 쌓은 세월이 부족했던 것일까?

 

약간 뜬금없는 소리일 수도 있지만, 서로가 서로를 배신하다 보면 끝이 없게 된다
그러니 아예 서로 믿어버리면 어떨까?
의심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고 서로에게 손해가 되는 게임이니, 처음부터 진심으로 대해 버리는 거다
갑자기 죄수의 딜레마가 생각난다
그래서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나왔나 보다

 

영화 속에 나온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카메라를 대면 저마다의 서글픈 사연이 있을 것이다
회장에게 카메라를 대면, 그 자리에 오를 때까지 겪어야 했던 무수한 배신들과 치열한 자리싸움이 떠오를 것이고, 또 그 사이에 겪었을 고통과 서러움과 비참함, 그리고 죄책감과 분노 등이 아우러졌을 것이다
어쩌면 영화 속 캐릭터 중 산전수전을 가장 많이 겪었을 인물이기도 하다
어쨌든 살아 남았으니까 말이다
병두가 깨부수던 철거민들에게 카메라를 대면, 역시나 깡패들에게 살 터전을 뺏기고 쫓겨가는 기막힌 사연이 줄줄이 나올 것이다
병두에게 죽은 노상철은 또 어떤가?
하필이면 곱게 키운 여동생 시집보내는 날 예식장의 화장실에서 칼을 맞고 죽었으니 사실은 영화에서 가장 비참한 죽음을 맞았는지도 모른다
그 여동생이 오빠 시신을 보면 얼마나 기가 막히고 서러울까?
병두를 2인자로 그렸지만, 그 밑에 제대로 된 이름도 없이 얼굴 들이미는 부하들은 어떤가?
그들 역시 건달 세계에 발을 디딘 가장 밑바닥 인생으로써 애환이 말도 못할 것이다
끽 소리 못하고 살해당한 박검사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검사가 어느날 갑자기 실종됐으니, 그 가족들의 비통함은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 것이다

 

어쩌면 우리 일상이 지루하고 뻔한 것 같지만, 카메라를 비춰 보면 구구절절 사연이 많은 나름대로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건지도 모른다
병두가 민호에게 건달 생활의 애환을 말하자, 민호가 이렇게 말한다
편한 인생이 어딨냐, 나도 감독 되겠다고 3년째 죽치고 있다...
병두의 삶이 죽음을 늘 옆게 끼고 산다는 점에서 위험해 보이긴 하지만, 민호의 말처럼 하나하나 들춰 보면 남루하고 서럽지 않은 삶이 없는 것 같다
우리 모두 구차하고, 남에게 배신을 당하고 또 괴로워 하면서 배신을 때리고...
그래서 넋두리는 늘어 놓으면 한이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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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상식 사전 - 영문과 교수도 몰래 보는 영어 상식 시리즈 1
구경서 지음 / 길벗이지톡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300페이지 남짓 되는 가벼운 분량의 영어 이야기
궁금해 하는 영어 표현들을 모았다
특별히 새로울 건 없고 그냥 아, 그렇구나 생각하면서 읽으면 가볍게 넘어갈 수 있다

 

인상적이었던 건 영화 제목의 잘못된 번역이었다
번역씩이나 하는 사람들이면 제대로 알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이상하게 해 놨는지 모르겠다
갑자기 영화 대사들은 제대로 된 건가 의심스러워진다
대표적인 게 바로 죽은 시인의 사회
원 제목은 "Dead poest society"
어렸을 때 영화를 보면서 대체 죽은 시인의 사회가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 갔었는데 society는 사회보다는, 모임이라고 번역하는 게 좋다고 한다
그러니까 죽은 시인들의 모임, 이렇게 번역하면 아, 이게 시 좋아하는 애들 모인 거구나 이해가 된다

 

7년만의 외출도 마찬가지다
영어 제목은 "7 year itch"
itch는 가렵다는 뜻인데 성적 욕망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한다
결혼 생활 7년째 되는 남자가 윗층에 이사온 매릴린 먼로에게 욕정을 느낀다는 표현이니, 7년만에 찾아 온 욕구, 대충 이런 뜻이 된다
이 제목 역시 대체 왜 7년만에 외출을 하는 건지 의아했었다
나쁜 녀석들도 마찬가지
"Bad boys" 가 원 제목인데, 왜 경찰을 나쁜 녀석이라고 하는지 이상했는데 bad가 나쁘다는 뜻 말고 great 의미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대단한 녀석들, 이런 식의 번역이 되야 맞다
갑자기 영화 대사 잘못 번역된 거 모아 놓은 책 나오면 재밌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미국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어처구니 없는 번역이 되기 일쑤다
결국 우리가 번역물을 보고 느끼는 감동은 어쩔 수 없이 제한된다는 얘기

 

말 그대로 상식 사전이라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부시 대통령 부자의 이름이 모두 거부였던 외할아버지 이름에서 따온 거라는 것도 새롭게 알았고,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라는 게 사실은 연금술사들이 갖고 싶어 했던 돌, 세상 모든 것을 금으로 바꾸는 돌이라는 것도 새로 안 사실이다
하긴 제목은 "philosopher's stone" 인데 철학자의 돌이나 현자의 돌이 아니라 왜 마법사의 돌인지 이상했었다
미국에서는 좀 더 알기 쉽게 하려고 "sorcerer's stone" 이라고 했단다
아마도 이 미국 제목에서 마법사의 돌이라는 번역물이 나온 것 같다
갑자기 원서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불끈불끈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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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6-11-14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아는 척...^^
 
싸이월드는 왜 떴을까? - 사이좋은 사람들의 7가지 성공 방정식
채지형 지음 / 제우미디어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성공한 사례를 분석한 책은 끼워 맞춘다는 느낌을 줄 때가 많다
스타벅스 감성 마케팅이라는 책도 그랬는데,이 책 역시 싸이월드의 특성을 성공 요인으로 연결시켜 다소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사실 왜 성공했냐를 분석한다는 건 생각만큼 녹록한 일은 아니다
성공시대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죄다 자기들이 똑똑해서만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시대의 흐름이라던가 드러내놓고 밝힐 수 없는 어두운 구석이 있다던가 하는 식으로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공했다고 일컫어지는 사람들이 반드시 몇 년 후에도 그것을 지속시키는가는 별개의 문제다
나름대로 싸이월드가 젊은이들의 일상을 파고든 현상을 여러 각도로 분석하려고 애쓴 것 같지만 결국은 피상적인 나열에 불과하다는 게 총평이다

 

일단 나는 인터넷의 익명성을 즐기는 사람이라 싸이월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한창 열풍이 불었던 몇 년 전 남들처럼 미니홈피를 개설하고 여기저기에 카메라를 들이대던 시절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내 사생활이 노출되는 게 싫어서 탈퇴했다
그러다가 지금 다시 가입해서 개인 일기장 용도로 쓰고 있고, 소수의 지인들에게만 가끔 사진이나 글을 공개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싸이월드의 장점은 실명제다
그래서 나처럼 익명성을 원하는 사람들은 싸이월드를 기피하기도 한다
실명제기 때문에 자신을 숨길 수가 없고 그래서 거기 나온 내용은 100% 사실인 경우가 많다
자신을 적당히 감추는 블로그와는 매우 구별되는 형식이 아닐 수 없다
자연히 실명제로 운영되다 보니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의 진짜 사생활을 엿보게 된다
싸이월드 일촌이 되고 나면 왠만한 사람들의 신상명세나 개인적인 생활은 거의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일부러 남들에게 내 주변 사람들과 찍은 사진들을 공개한 후 댓글 등을 통해 관심을 보여 주길 바라는 게 바로 싸이월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원하는 사람들만 보는 게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사람들에게까지 노출된다는 데 있다
요즘이야 일촌 공개 등을 통해 노출을 제한하는 추세지만, 일일이 일촌 범위를 지정해서 나누기도 어렵고 어쩌다 보면 관음증의  대상이 되버린다
나는 이런 점이 무척 싫은데, 반대로 내가 아는 주위 사람들은 어떻게 사느냐가 궁금해 가끔 지인들의 싸이를 돌아다닐 때가 있다
일촌을 맺을 만큼 친한 사이 말고 적당히 이름만 알고 지내는 사람들의 싸이를 찾아가 그들의 사생활을 가끔 훔쳐 본다
그러면 사람들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되고, 어쩌면 누군가도 내 사생활을 나 몰래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흠칫 놀라곤 한다
하여튼 나처럼 비밀이 많은 사람에게 싸이는 그다지 좋은 시스템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미니홈피를 운영하는 까닭은, 사진을 올리고 일기를 쓰고 일정정리를 하는 개인 다이어리 시스템 중 이만큼 편한 게 없기 때문이다
당장 알라딘만 해도 사진 한 장 올리려면 일일이 변환을 시켜야 하고 뽀˜?처리도 못한다
또 많은 글과 사진을 싸이처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는 것도 드물다
한 때 네이버 블로그를 개인 다이어리처럼 쓰기도 했지만, 확실히 사진이나 글 정리하는 툴은 싸이가 더 편하다
또 가끔 지인들에게 내가 보여주고 싶은 부분들을 공개하는 재미가 있어 막연히 모르는 사람들만 모이는 블로그와는 차원이 다른 즐거움이 있다
어쨌든 인맥을 기준으로 노출이 된다는 점은 싸이월드만의 장점이자 한계다
그래서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페이퍼가 개발됐다고 한다
불특정 다수에게 자기가 쓴 글을 공개하고 매달 칼럼식으로 운영되는 페이퍼는 블로그와는 또 다른 것이, 하나의 특정 주제만 가지고 계속 글을 쓴다는 점이다
사실 페이퍼 역시 처음에 잠깐 보다가 지금은 관심을 잃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별 매력있는 코너가 아니지만 글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기회의 장이 될 것 같다
(그런데 솔직히 계속 구독하고 싶을 만큼 솜씨 좋고 재밌는 글을 별로 못 봤다)

 

싸이월드의 또다른 좋은 점은, 정신사나운 광고가 적다는 점이다
싸이는 대신 도토리를 통해 수익성을 올린다
솔직히 사람들이 도토리를 사서 열심히 홈피를 꾸미는 걸 보고 난 좀 놀랬다
일단 나는 남의 블로그 들어갔을 때 음악 나오는 거 딱 질색이고 (왜냐면 웹서핑 때 거의 음악을 듣고 있기 때문에) 정신사납게 꾸미는 걸 싫어하는지라 굳이 돈을 내고 아이템을 구매한 적이 없다
다만 사람들에게 선물한 적은 있다
사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돈을 투자해 사이버 공간을 꾸밀 줄은 정말 몰랐다
인터넷은 공짜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프리챌 역시 유료화 선언 이후 싸이에게 완전히 밀려 버렸지만, 정작 개인적으로 자신의 공간을 꾸미는 데는 기꺼이 지갑을 여는 모양이다
또 나처럼 친교의 의미로 친구들에게 도토리를 선물용으로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도토리 판매로 2004년 하루 평균 매출이 1억 5천만원이라니, 그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이 된다

 

SK와의 합병 이후 자금력의 도움으로 싸이월드는 승승장구해 현재 천만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니, 가히 대한민국 최고의 싸이트라고 할 수 있겠다
디카의 확산이 싸이월드 발전의 원동력이었다면 이제는 반대로 미니홈피가 디카 판매의 견인차 역할을 할 정도로 싸이가 미치는 영향은 크다
소개팅 전에 일단 싸이를 돌아본 다음 자기와 맞는 스타일인지를 미리 가늠해 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제는 미니홈피가 자신을 드러내는 강력한 도구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한 것 같다
좋든 싫든 2,30대 치고 미니홈피 없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른바 한국형 블로그로 명명될 정도로 독특한 시스템인 싸이월드가 기존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계속 업그레이드 되서 우리 삶에 작은 기쁨을 주는 존재가 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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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1 2006-11-14 0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여기 블로그만으로도 충분해서 싸이월드는 꿈조차 못 꾸고 있어요. 후후...잘은 모르지만 싸이월드가 앞서나가는 것 같긴 하더군요. 이런저런 아기자기한 기능이 많이있다면서요?

marine 2006-11-14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정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용하게 되요 개인 다이어리 대용으로도 쓸만 하구요

비로그인 2006-11-14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본명을 드러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싸이월드 광장인가... 그런 곳에 올라오는 글 보면 마초 성향의 글도 많고...(요즘 거의 남녀 대립 분위기 장난 아니더군요. 애도 안 낳을 거면서 왜 군대는 안 가냐, 성폭력은 여성부 때문에 생긴다 등등-_-)

marine 2006-11-14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워낙 폐쇄적으로 운영을 하기 때문에 다른 곳은 안 들어가 봐서 잘 모르겠어요 대놓고 그렇게 말하는 거 보면 참, 한숨만 나오네요

해리포터7 2006-11-14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거의 친한사람들(일촌들)과 사진 둘러보기랑 안부남길 목적으로 싸이홈피 갖고 있답니다..글고 사진수정하기도 편하구요.알라딘에 사진 올리려면 싸이를 거쳐서 온답니다.

프레이야 2006-11-14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이어리나 사진첩 정도로 쓰고 있어요. ^^ 싸이로 사람찾기를 한 경우도 많은가 본데 사생활공개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경우도 많더군요. 드러내고 싶은 욕구와 사생활보호 차원의 문제 사이에서 이용자 모두가 수위를 잘 조절해야 할 것 같아요.

이잘코군 2006-11-14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이 책 인기네요. 재밌어요? 어디 이벤트 중인가. 많이 보시는거 같은데

marine 2006-11-14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7님, 저도 친구들과 방명록만 왔다갔다 해요 사진 정리하는 것도 편하구요

배혜경님, 저도 수위 조절을 어디까지 해야 할지 항상 고민이예요

아프락사스님, 그렇게 재밌는 건 아니고 그냥저냥 읽을 만...

비로그인 2006-11-15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팔 수 있는 것은 죄다 팔고, 모든 품목에 유통기한을 두는 제도가 수익률 구조에서는 참 좋겠다, 싶었어요.(심지어는 바퀴벌레까지 팔더이다)

marine 2006-11-15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유통기한... 그러고 보면 머리들이 참 좋아요
 
이선복 교수의 고고학 이야기
이선복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생각했던 책은 아니었다
한반도의 고고학적 성과에 대해 권위있는 사학자가 성실한 답변을 해 주는, 교양서이지만 어느 정도 학술적인 체계가 갖춰진 책인줄 알았는데 문화재 보호 개념이 희박한 한국의 열악한 현실을 개탄하는 칼럼류의 글이 많아 당황스러웠다
충분히 새겨 들을만한 비판이었지만 어쨌든 원하는 내용은 아니어서 많이 아쉽다
그래도 평소 막연하게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던 내용들이 실제로 맞다고 확인받을 수 있어서 읽은 보람이 있다

 

내가 그럴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은 바로 민족과 단군에 관한 내용이었다
민족주의와 역사를 결부시키는 일이야 말로 가장 위험한 정치적 행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과연 한민족 북방기원설이나 단군의 실체, 더 나아가 한민족이 중국 북방 일대를 다스렸다는 주장이 매우 의심스러웠다
또 한국인의 유전자가 몇 %는 북방 기원이고 몇 %는 남방 기원이라는 말도 과연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 끼워맞추기식은 아닌지 굉장히 의심스러운 대목이었다
그런데 역시나,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고고학을 전공한 저자도 그런 일반화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못박는다
한민족이 파미르 고원에서 기원했다는 말은 그야말로 코메디에 불과하고 더 나아가 대체 민족의 기원이라는 말 자체가 의미가 있는지를 묻는다
왜냐면 한반도에 인류가 살기 시작한 이래 한 번도 그 맥이 끊긴 적이 없었고 외부로부터 유입과 유출은 계속 이어져 왔기 때문에 특별한 기원을 설정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느 얘기다
그러므로 한민족의 조상을 찾는다는 발상도 말이 안 되는 게 현재 한국인의 유전적 특성이 고대인의 유해에서 몇 가지 발견됐다고 해서 그 부분만 특별히 강조해 조상이라는 관계를 맺을 수도 없는 일이고 유전적 다양성은 너무나 광범위 하기 때문에 일부 몇몇 특성을 가지고 섣불리 우리 조상이다, 시조다 라고 함부로 단정지을 수 없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러니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한반도에 언제부터 사람이 살았느냐를 추론할 수는 있겠으나, 한민족이라는 용어부터가 매우 정치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 조상을 찾는다는 말도 결국은 관념적인 말장난에 지나지 않다는 얘기다

 

더 놀랬던 점은 애니미즘이니 토테미즘이니 하는 게 19세기 서구에서 나온 이론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단군이 곰을 숭상하는 무리와 호랑이를 숭상하는 무리의 결합이라는 현 국사 교과서의 기술도 학자들이 다만 그렇게 해석할 따름이지 실제적인 증거를 댈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한다
사실 저자의 이런 비판적이고 실제적인 태도 때문에 책 전반에 걸쳐 뚜렷한 주장은 거의 없다시피 한다
그러고 보면 재야 사학자가 강단 사학자에 비해 진취적이고 실제적이라는 생각은 여지없이 편견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이른바 재야 사학자라는 사람들이 훨씬 더 정치적이고 관념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저자의 말마따나 비파형 동검이 발견되는 곳은 전부 고조선 지배 영역이었겠는가?

 

한반도의 구석기는 70만년 전부터 시작했다고 국사 교과서에 나오지만 실제로 이것을 증명할 만한 유물은 없다는 게 저자의 입장이다
상원 검은모루 동굴이 50만년 전의 구석기 유물이라고 북한에서 주장했으나, 현재는 북한에서조차 이 주장을 폐기처분 했고 그 유역은 동물 화석 지역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그렇다면 대체 70만년 주장은 어떻게 버젓이 국사 교과서에 실린 것일까?
저자 생각으로는 중국에서 대략 70만년 전 쯤에 구석기 유적이 발견됐기 때문에 최초, 최고, 최대의 삼최증에 걸린 학계에서 그렇다면 우리도, 하는 식으로 정설로 만들었을 거라고 추측한다
저자 말마따나 100만년 전 유물이라도 발견되지 말라는 법은 없겠으나 어쨌든 현재로서는 30만년 전 유물조차 확실한 게 없다고 하니, 아무리 민족의 자존심이 중요하다고 하나 학문적인 공정성을 위해서라도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민족의 기원이 오래 됐다고 해서 특별히 그 후손들의 자부심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역사가 미천하다고 해서 부끄러울 것도 없다는 게 내 생각이고 보면, 나 역시 저자처럼 무조건 우리 것이 최고라는 허황된 자존심 보다는, 근거가 있는, 타당성 있는 보다 정확한 가설을 제기하는 쪽이 훨씬 더 역사발전에 이바지 할 것이라는 저자의 생각과 매우 일치한다

 

저자는 한반도의 신석기 시대를 대략 기원전 5천년 전부터 기원전 천 년 전으로 잡고 있다
당시 경기도 일대 인구를 어림잡으면 천 여명을 넘지 못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또다시 4천년의 역사를 갖는 단군 조상론은 앞뒤가 안 맞는 가설이 된다
아다시피 단군은 국가의 형태를 띄니 못해도 청동기 시대는 되야 가능한 얘긴데, 천 여명의 인구 확보도 못한 신석기 시대에 어떻게 국가를 수립했겠는가?
4천년 전에 단군이 고조선을 건국했다면 아마도 백성 모으기가 무척 힘들었을 거라고 저자는 일축한다

 

고인돌이 발견되는 청동기 시대가 족장사회였다는 점도 저자는 반대한다
이런 용어 자체가 어불성설인 것이, 족장이란 강력한 지배 계급을 뜻하는데 전라남도에만 해도 확인된 고인돌 수가 2만이 넘으니 이것들이 죄다 족장들의 무덤이라면 대체 그 좁은 땅에 족장 세력이 얼마나 많았다는 얘긴가?
당시 인구로 미뤄 볼 때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저자 생각으로는 고인돌이 강력한 권력을 지닌 자의 무덤이 아니라, 영국의 스톤헨지처럼 특정 사안에 대한 공동체의 기념물 같다고 한다
그러니까 고인돌의 수는 아마도 사회집단의 가구수와 엇비슷 하지 않겠냐는 얘기다
(모든 고인돌을 전부 이렇게 설명하는 건 아니고 창원 덕산리에서 발견된 거대 고인돌 같은 경우는 권력 집단의 등장으로 본다 곧 이것은 삼한이나 가야와 같은 강력한 사회집단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국사 교과서에서 배운 것과는 너무 틀려서,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학계의 주장이 바뀐 것인지, 아니면 이 분이 소수파인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근거가 뒷받침 되지 않은 당위적인 주장은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주의해야 함은 분명하다

 

가끔 한국의 고대사를 읽으면서 놀라는 점은, 삼한이 성립된 시기가 초기 철기 시대인 기원전 100여년으로 잡고 있는데, 그 때 이미 로마는 지중해를 제패하고 카이사르는 갈리아 전기 같은 위대한 기록을 남겼을 정도로 발달했다는 것이다
중국 역시 이제 겨우 삼한이 세워질 무렵에 이미 한제국이 세워져 사마천은 사기를 쓰고 있었으니, 대체 우리의 고대사는 왜 이렇게 알려진 게 없다는 말인가?
심지어 신라는 예수님이 태어나던 무렵에 세워졌으니, 아무리 생각을 해도 박혁거세와 예수님의 탄생은 잘 매치되지 않는다
그만큼 우리 고대사는 먼먼 전설 속의 이야기 같다
한반도의 발전이 고대사에서 그만큼 처진다는 얘긴지, 아니면 기록문화의 부재 때문에 워낙 알려진 게 없다는 얘긴지 모르겠다

 

한나라의 낙랑군 설치를 아예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자의 연구에 따르면 한반도에 철기가 보급된 것은 낙랑군 설치와 비슷한 연대인 기원전 1세기 무렵이라고 한다
중국에서 철기가 사용된 시대가 기원전 2세기였고, 한나라가 평안도 부근에 낙랑군을 세운 기원전 108년을 전후해 한반도에 비로소 철기가 보급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것을, 한반도의 낙랑군 설치를 지지하는 근거로 본다
낙랑이 평양에 있었다는 설을 부정하는 이덕일 같은 사학자의 근거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여하튼 중요한 건 당위성이나 명분이 아니라 주장을 입증할 만한 근거다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을 추가하자면, 저자는 인간의 중요한 특징을 직립보행, 도구 사용, 사회생활, 언어 사용 등으로 본다
각 특성의 배경을 살펴보자면,


1. 직립보행은 삼림에서 초원으로 변한 자연환경에 적응한 결과다
2. 도구는 인간 뿐 아니라 영장류도 사용하는데 차이점은 인간은 일회적인 사용에 그치는 게 아니라 반복적은 사용을 통해 지식을 축적해 더 나은 상태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3. 인간의 직접적인 조상이라 할 수 있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수명은 대략 12세 전후이고, 8세 이후 첫 임신을 했다면 자식이 성년이 되기 전에 이미 부모가 사망했을 것이므로 사회화를 통한 공동 양육이 아니었다면 생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한다
4. 언어는 대략 20만년 전부터 사용됐을 것인데 근거는 예술활동이나 무덤, 정교한 도구 제작 등은 상징언어가 없다면 공유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문제들인데 막상 저자의 설명을 듣고 보니 모든 가설에는 나름대로이 합리적인 근거가 있음을 깨달았다

 

전체적으로 흥미롭게 읽은 책이긴 하지만, 솔직히 상당히 산만했다
애초에 한 권의 책으로 엮으려는 게 아니라, 매달 발행하는 월간지의 칼럼 형식으로 쓴 글들을 모은 것이라 어쩔 수 없이 통일성이 부족할 수 밖에 없는 문제지만 말이다
차라리 문화재 발굴의 어려움이나 정부의 대책 미비 같은 문제점을 하나의 장으로 묶고, 학술적인 얘기도 따로 묶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발표된 시대 순으로 죽 나열한 것 같은데 주제가 너무 왔다갔다 해서 읽을 때 슬그머니 짜증이 나기도 했다
저자로서는 경주에 고속철도를 지나가게 한다거나, 조선총독부였던 중앙박물관을 일시에 헐고 유물을 다른 곳에 임시보관 하는 것과 같은 무지몽매한 정부 정책이 너무 어처구니 없어 열변을 토했던 것 같지만 하여튼 저자의 울분과 학문적인 얘기가 뒤섞여 일관성이 떨어지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문제다
물론 각각의 얘기들은 죄다 새겨들을 만한 문제다
나 역시 아직 새 박물관이 개장하지도 않았는데 굳이 8월 15일을 기해 기존의 박물관이었던 조선총독부를 헐어야 했는지 매우 의아해 했던 사람이고, 경주에 경마장을 짓는다거나 고속철 노선을 만든다는 것도 개발과 문화재 보호 사이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만한 문제다

 

막연하게 고고학 하면 멋지게만 생각했던 어린 시절도 있었다
아마도 공룡과 관련된 그림책에서 모자를 쓰고 돋보기를 들이대는 서양 고고학자들의 사진을 보고 동경을 품었던 것 같다
물론 내가 생각했던 고고학은 구석기 유물을 찾는 게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오래 전, 인간이 살기 이전의 고대 세계에 공룡과 같은 사라진 생물들의 화석을 찾는 것이었다
그러니 한국에서 연구를 하는 저자와 같은 실제적인 고고학자는 무척 생소하게 느껴질 수 밖에
그러나 역시 고고학은 매력적인 학문임이 틀림없다
인간의 태고적 모습을 누구보다도 가장 근접하게 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앞으로 이런 고고학 관련 책들이 많이 출판됐으면 좋겠다
더불어 민족정통론 같은 이론에 맞서 실증사학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책들도 많이 출판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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