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시다이어리(DOROTHY DIARY)
7321
평점 :
절판


에쁜 다이어리인데 리뷰가 하나도 없어서 몇 글자 적습니다
원래 다이어리를 안 쓰는 체질인데 기록할 때마다 메모지에 끄적거리는 게 좀 그래서 오랜만에 구입을 했습니다
워낙 예쁜 다이어리가 많아서 뭘 사야 하나 오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의외로 제가 원하는 다이어리는 많지 않더군요
일단 저는 일일메모 쓰는 칸이 많아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다이어리가 두꺼워지기 때문에 종류가 많지 않았습니다
또 위클리 란도 좀 넓직해서 쓰기 편해야 하는데, 데일리가 많으면 위클리는 거의 없다시피 하더군요
몇 가지 중에 고민하다가 판매 1위인 도로시 다이어리를 선택했습니다

이 다이어리의 장점은
1. 일단 예쁩니다
요즘 대부분의 다이어리가 다 예쁘지만 특히 질리지 않는 고풍스러운 멋이 있어 마음에 듭니다
그렇지만 표지가 하드보드지가 아니라서 오래 쓰면 닳을 것 같아요
비닐 커버를 주긴 했지만...
일일메모란이 365일 전부 있기 때문에 544페이지라는 엄청난 분량을 자랑하지만, 종이가 얇아 많이 두꺼워 보이지는 않네요
들고 다니기 좋습니다

2. 월별 계획 세우는 Monthly 옆에 그 달의 할 일을 적은 란이 따로 할당되어 있습니다
요즘 다이어리들은 달력 옆에 메모란을 따로 만드는 추세이긴 합니다
이 란이 따로 있으니까 그 달에 읽은 책이라든지, 본 영화 같은 걸 쭉 쓰니까 좋더군요
그 달에 할 일 써 놔도 되구요

3. 영수증 모으는 종이 봉투가 딸려 있습니다
영수증이나 영화 티켓 모으면 둘 데가 없어서 결국 쓰레기통으로 가는데 다이어리에 종이봉투가 붙어 있어 영수증 모을 때 편할 것 같아요

4. 1년 계획 세울 수 있는 큰 계획표가 딸려 옵니다
책상에 붙여 놓으면 좋을 것 같아요

5. 먼슬리가 끝나면 바로 그 달의 위클리와 금전 출납부가 이어집니다
이 구조가 좀 특이하네요
먼슬리, 위클리 따로 있는 것 보다는 나은 것 같아요

단점도 많습니다
원래 완벽한 다이어리는 없는 법이지만요

1. 프리노트가 너무 적습니다
그나마 한 쪽면은 삽화라서 자유롭게 기록할 공간이 너무 적네요
삽화 빼 버리고 프리노트 좀 늘렸으면 좋겠어요

2, 데일리 부분에 쓸데없는 글씨가 너무 많아요
그냥 편하게 본인이 기록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적어 봤자 한 페이지 밖에 안 되는데 말이죠
데일리란에 적을 게 많은 분은 구김스 365 다이어리 쓰면 좋을 것 같아요
저도 이것 때문에 구김스와 고민 많이 했더근요

3. 위클리란이 너무 부족해요
위클리를 늘리면 결국 페이지가 한정없이 늘어나겠지만 하여튼 위클리란도 한 주에 두 페이지로 할당해 주면 좋겠습니다

4. 마이 컬쳐 부분도 쓸데없는 글씨가 너무 많아요
개인이 알아서 활용하도록 그냥 빈 공간으로 좀 놔 뒀으면 좋겠어요

전체적으로 다이어리는 예쁘고 짜임새 있습니다
9800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페이지 수도 많고 크기도 핸드백에 들어갈 수 있어서 좋네요
판매 1위인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큰 특징이 바로 데일리란에 365페이지 있다는 거니까, 데일리 많이 쓰고 싶은 분이 사시면 유용하게 쓸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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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2-15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좋아하시는 분을 주변에서 보았어요. 실물은 보지 못했는데 이름부터도 예쁘네요^^

marine 2006-12-15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사실 편하기로 하면 그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값도 싸고...^^
마노아님, 인터넷 싸이트에서 이게 판매 1위더군요 배송비도 안 받더라구요
 
괴물 (DTS-ES 3disc)
봉준호 감독, 송강호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대체 이 영화가 왜 1000만명을 동원했을까
"왕의 남자" 대박난 것도 약간 이상했는데, 그래도 그 영화는 그런대로 재밌게 본 편이다
"괴물"은 정말...
음모론의 승리라고 할까?
만약 미군이 한강을 오염시켰다는 설정이 없었다면 그렇게까지 엄청난 관객들을 동원할 수 있었을지 매우 의문이다
어쩐지 시류에 편승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국민의 1/5이 봤다는 게 영 믿기지가 않는다

 

괴물 시뮬레이션은 너무 유치해서 웃음이 나왔다
무섭기는 커녕 컴퓨터 합성 티가 너무 나서 "쥬라기 공원" 기대하고 왔던 나에게는 실망 그 자체였다
전혀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영화의 맛은 변희봉 가족의 말장난에 있었던 것 같다
특히 변희봉의 연기는, 중년 배우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이렇게도 연기를 잘 하는 사람이었을까, 싶었으니까
봉준호 감독이 기존의 영화에서 기용했던 배우들을 죄다 불러 모은 기분이 든다
배두나, 고수희, 변희봉은 "플란다즈의 개" 에서 나왔던 배우들이고, 송강호, 박해일은 "살인의 추억"에서 봤던 배우들이다
감독도 선호하는 배우 스타일이 따로 있는 모양이다
양궁 선수로 나온 배두나는 귀엽고 깜찍하긴 했는데, 화살로 괴물 맞춘다는 설정에 웃음이 나왔다
무슨 만화 영화 보는 것도 아니고...
변희봉 외에 돋보였던 배우로는 박해일을 들겠다
껄렁껄렁한 양아치 스타일에도 참 잘 어울린다
김상경처럼 말이다

 

스토리도 짜임새가 너무 엉성하고 CG 효과도 별 볼 일 없고, 천만명 동원이라는 수식어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영화였다
한 가지 마음에 들었던 설정은, 괴물에게 형이 죽은 고아 소년을 송강호가 거둔다는 점이었다
딸 현수를 구하기 위해 아버지까지 희생시킨 송강호가, 그 딸이 죽고 난 후 함께 괴물에게 잡혀있던 고아 소년을 입양해서 키운다는 마지막 결말이 참 따뜻했다
크게 보면 이런 게 바로 사랑의 실천, 혹은 인류애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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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06-12-14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토리가 엉성했다는 것에 동감, CG 효과 별 볼 일 없다는 것에 동감, 천만명 동원이 어울리지 않았는 것에 대한 동감, 그럼에도 저도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았습니다. 주위 상황이 ...... 누가 자꾸 보러 가자고 하는데, 그리고 당시 다른 영화 볼 것도 없고, 대부분의 상영관을 점유하고...... 이것이 천만명을 넘게된 이유가 아닐까요.

marine 2006-12-14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대부분이 그럴 것 같아요

푸른숨결 2006-12-14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이상한 게 왕의 남자나 괴물이나 시사회 때는 엄청난 호평인데 천만 관객 넘고나니 사람들이 심술이 났는지 나쁜 평이 계속 올라온다는 거 -_-... 1300만이 왜 불가능합니까. 타이타닉은 미국에서 6억 달러 벌었는데 티켓값 계산해보면 1억명이 봤습니다. 미국 국민의 1/3 이상이 봤습니다. 타이타닉이나 괴물이나 재관람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푸른숨결 2006-12-14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0만 넘은 영화들 다 팬들이 영화가 좋아서 재관람한 영홥니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스토리 엉성하고 별 볼 일 없는 영화에게 칸에서 기립 박수를 칠까요? 또 괴물 상영할 때 괴물 외엔 좋은 평 받은 영화가 거의 전무합니다. 스크린 독점해봤자 반이었는데 왜 선택을 못합니까?

marine 2006-12-14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브란실님 그래서 평가란 다양한 게 아니겠습니까?? 다양성의 차이라고 생각해 주시죠^^

비로그인 2006-12-14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수가 본다 해서 꼭 좋은 영화는 아니죠. 전 괴물이나 왕의 남자나, 그저 그랬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내돈주고 안봤기에 망정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표값이 아까웠겠죠. 괴물은 일관성이 없었고 왕의 남자에서는, 이준기같은, 여자같이 생긴 사람보다는, 여자같이 연기하는 사람을 뽑아야 했어요.

DJ뽀스 2006-12-14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저도 두 영화다 공짜로 봤네요. 왕의남자는 초대권, 괴물은 TTL무료시사회. 공짜만큼 무서운 게 없다고 두 번다 매너꽝인 주변사람들때문에 열 있는대로 받고 영화에 몰입도 못해서 감흥도 없었다는...
2편다 좋은 영화 잘 만든 영화라는 건 인정합니다만, 천만이란 숫자는 마케팅과 상영관 독점의 힘이 크죠. (전 봉감독 팬입니다. ㅋㅋ)

marine 2006-12-14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J뽀스님, 봉준호 감독 좋아하시면 "플란다즈의 개" 보셨어요? 굉장히 독특하더라구요
Jude님, 저도 둘 다 그저 그랬답니다 제가 살짝 마이너 취향이긴 하지만...^^

마노아 2006-12-15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둘 다 공짜로 보긴 했는데, 왕의 남자는 엄마 모시고 가서 한 번 더 보았어요. 일년에 극장에서 영화 한 두 편 정도밖에 못 보시는 엄만데, 재밌다고 하시더라구요. 전 살짝 걱정했는데 말예요.
괴물은 학생들하고 한 번 더 볼까 해요. 요번에 출시되었으니까.. ^^

marine 2006-12-14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정말 효녀시다~~ 부러워요 저도 부모님이랑 영화 보러 가고 싶네요^^

perky 2006-12-15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왕의 남자. 저한텐 정말 대단한 영화였어요. 한동안 그 감동이 가시지 않더군요.
근데, 전 '태극기 휘날리며' 보다 짜증나서 죽는줄 알았다죠. 유치찬란에 신파조..
역시 취향의 다양성 문제인것 같아요.

marine 2006-12-15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우차우님, 저랑 좀 다르시네요 전 "태극기 휘날리며" 보면서 엄청 울었거든요 웃기는 부분도 있었지만... 꾸역꾸역 짐을 꾸려서 목적지도 없는 피난길을 떠나는 사람들의 초라한 행색이 그렇게 서러울 수가 없었어요

거친아이 2006-12-15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비슷하시네요. 저도 왕의 남자보다는 그래도 괴물이 낫더라구요.
그래도 전 괴물 재미나게 봤는데 ^^

marine 2006-12-16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dvd로 봐서 덜 재밌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장정일의 공부 - 장정일의 인문학 부활 프로젝트
장정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기대를 많이 했던 것에 비하면 실망이 크다
제목이 독특해서 독창적인 내용을 기대했던 모양이다
간단히 말해서 이 책은 서평집이다
독서 일기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겠다
"장정일의 독서일기" 가 내면의 고백이 많은데 비해,이 책은 순수하게 서평집이다
그런데 왜 제목을 자극적으로 붙였을까?
독특하긴 하지만 독창적이지는 않다
그저 그런 서평집은 물론 아니다
깊이도 있고 분석력도 역시 탁월한 편이다
시사적인 내용이 많아서 그런지 전부 동의할 수는 없었다

 

1. 민노당에 대한 평가는 나로서는 아직 판단 보류하는 바이다
진보정당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과연 훌륭한 대안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2. 일본의 사소설에 대한 분석은 새로웠다
가라타니 고진의 "윤리21" 에서 처음 접한 용어였는데 장정일의 해석을 통해 감이 좀 잡히는 기분이다
원래 소설이란 기본적으로 작가의 내면적 고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소설이 일본 특유의 현상인지는 여전히 좀 갸우뚱 하다
제국주의적 팽창을 할 때도 사회비판적 소설 보다는, 개인의 심리적 갈등에만 초점을 맞춘 소설을 써 낸 전통이 바로 사소설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하여튼 정확한 개념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재밌는 건 사소설에 대립되는 한국의 민족주의적 소설 경향을 두고, 장정일이 이광수를 변호했다는 점이다
나 역시 이광수가 친일파로 돌아선 배경을, 민족 자강의 방법으로 여겼다는 점에 동의하는 바다
개인의 심경을 자전적으로 쓰는 일본 사소설에 비해, 나라를 구하겠다는 열망이 컸던 한국 근대 소설가들은, 너무 나가다 보면 일본의 식민 통치를 근대화의 원동력으로 이용하자는 잘못된 논리를 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정말 일본 소설의 대부분은 사소설일까?
국가와 사회에 대한 소설가의 교훈적 메세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개인의 심리적 갈등에 초점을 맞춘 일본 사소설에 매우 끌리는 바다
그렇다고 해서 에쿠니 가오리나 요시모토 바나나 등의 가벼운 소설이 좋다는 얘기는 아니다
왠 말장난이 이리도 심한가 싶은 게 내 소감이었다

3. 다치바나 다카시에 대한 인신공격은 좀 심했다 싶다
다치바나가 문학에 비해 과학적 교양을 강조한 면이 있긴 하지만, 그 사람이 문학의 효용성, 혹은 가치를 완전히 무시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과학 교양에 대한 환기를 불러 일으키기 위해 좀 거친 주장을 편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현대인들의 과학적 상식 수준은, 과학 문명 없이는 살 수 없는 현실에 비하면 너무나 협소하지 않는가?
기계의 작동법이나 원리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과학적인 사고 방식이나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의 기초 과학에 대한 개념 정도는 인지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
도쿄대생만 바보가 된 게 아니라,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과학에 너무 무지한 게 현실이다
문학에 비해 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한 다치바나에게, 그의 동창생이었던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대한 질투심 아니냐는 말은, 인신공격이라고 밖에는 해석이 안 된다
아무래도 장정일은 문학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다치바나의 다소 과격한 주장에 거슬렸던 것 같다
그렇다고 그가 다치바나의 주장을 완전히 배격한 것은 아니다

4. 민족주의의 배격은 나와 생각이 거의 비슷했다
나 역시 민족주의를 위험하게 생각하는 쪽이기 때문에 장정일의 비판은 일견 시원한 면이 있다
유대인들의 시오니즘이 결국은 민족주의와 같은 맥락이라는 부분을 읽으니, 이스라엘의 팽창주의 정책이 왜 위험한지 새삼 느껴지는 바다
유럽에서는 유대인이 배척을 받는다고 하는데, 한국은 미국의 영향인지, 아니면 기독교의 희한한 논리 때문인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복이 성경이 예언한 바라는) 굉장히 우호적으로 보이는 게 사실이다
특히 유대인 교육법, 유대인의 민족적 우수성, 유대인 상술 등 유대인이 들어간 단어는 대체적으로 좋은 쪽으로 작용한다
유대인에 대한 한국인의 일반적인 정서가 얼마나 허구인지는, 진보적 논객들에 의해 널리 알려진 바지만, 하여튼 시오니즘이 민족주의, 팽창주의라는 것을 알면 유대인에 대한 시각도 달라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한 가지 의문스러웠던 점은, 임지현의 "대중독재" 에 대한 비판이었다
"나치 시대의 일상사" 에 대한 독후감을 보면, 독일 민중이 나치를 원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즉 독일 대중들이 전체주의적 성향이 있었기 때문에 나치가 집권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대중독재" 의 독후감에서는, 박정희 독재를 받아들인 한국 대중들의 전체주의적 성향에 대한 임지현의 지적을 반대한다
내가 보기엔 두 책이 똑같은 논리인데 왜 독일 대중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한국 대중에 대해서는 반대하는지 약간 의문스럽다
한국인들이 박정희 독재를 받아들였던 것은 임지현의 지적처럼 전체주의적인 성향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독재에 저항할 수 없을 만큼 무력으로 강하게 억눌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장정일은 대중독재를 개발독재와 같은 맥락으로 본다
내가 보기엔 두 개념이 상당히 틀리다
민중의 파시즘적 성향을 지적한 단어와, 경제 발전을 위해 정치적으로는 억압된 상태를 뜻하는 단어가 어떻게 같을 수 있을까?
한 쪽은 공범자를 가리키고, 한 쪽은 희생자를 뜻하는데 말이다

5. 현 미국 정부를 장정일은 과두정 체제라고 규정했다
팍스 아메리카나를 구현하고 있다고 하지만 로마 제국에 비해 이념적 보편성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제국이 되지 못하고 과두정에 불과하다는 "제국의 몰락" 이라는 책을 옹호하면서 말이다
미국에 대한 평가는, 나에게는 유보된 사항이다
섣불리 단정지을 수 없을만큼 중요한 문제고, 또 너무 복잡해 내 지식으로는 판단하기 힘들다는 게 현재의 내 생각이다
부시 정권이 호전적이고 보수적인 건 사실이지만 과연 유럽 지식인들의 말처럼 미국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또 세계화 내지 신자유주의가 지식인들의 말처럼 정말 100% 나쁘기만 한 건지도 아직은 더 생각해 봐야겠다
자꾸 드는 생각이,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한 말을 위한 말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시사성 있는 책들을 위주로 깊이 있는 서평을 써 낸 이 책에 절반 정도 만족했다
기존의 독서 일기에 비하면 여흥은 훨씬 적었지만, 생각해 볼 꺼리를 던져 준 점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한다
"신성 동맹과 함께 살기" 를 읽을 때도 느낀 바지만, 문학가들의 시사적 발언은 왠지 신뢰성이 떨어진다
주장에 대한 근거를 앞세우기 보다는, 당위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역시 자기 전문 분야에서 글을 쓸 때 가장 돋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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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06-12-16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위를 강조하는, 문학가들의 시사적 발언이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님의 통찰에 공감해요. 그렇다고 그들이 시사적 발언을 하지 않는다면 더 신뢰가 가지 않을 것 같아요. '당위'를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 문학가들의 운명이자 한계인지도...

marine 2006-12-16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문학가의 시사적 발언, 필요하죠 다만 책을 쓸 때는 좀 더 공부를 많이 하고 써야 한다는 얘기였답니다
 
섹스북
귄터 아멘트 지음, 이용숙 옮김 / 박영률출판사 / 2000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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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도발적이다

그런데 재밌는 건 이렇게 도발적인 제목일수록 사실 내용은 너무 올바르다는 점이다

마치 제러드 다이아먼드의 "섹스의 진화" 가 자극적인 제목과는 달리 훌륭한 교양서이듯 말이다

 

"현대인의 성생활" 에서도 느낀 바지만, 이 책에서도 성을 제한하는 것은 올바른 행동이 아님을 보여준다

성은 자유로운 것, 금기가 없는 것, 궁극적으로 가장 따뜻한 인간끼리의 교류라는 것을 역설한다

오히려 성을 제한하고 그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 권력을 가지려는 보수주의자들이 더 큰 문제가 아닌가 싶다

동성애가 왜 도덕적 범죄인가?

기독교에서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하지 않는다면, 사회에서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버린다면, 성적 소수자들은 훨씬 더 행복한 삶을 살 것이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역시 더불어 행복해질 것이다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소수 그룹이 얼마나 존재하느냐가 곧 그 사회의 진보 정도를 가늠하는 척도라고 생각한다

 

에이즈를 신의 징벌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얼마나 위험한가?

책에서 주장하는 바대로 에이즈는 그저 병일 따름이다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아 걸리면 대부분 죽는 끔찍한 질병일 따름이고, 그 병에 걸리는 사람들은 매우 가엾은 이들이다

죽을 병 걸린 사람 보고 천벌받았다고 비난하는 이는 얼마나 잔인하고 끔찍한 사람인가!!

벼락이 신의 노여움이라는 말과 똑같은 이치일 따름이다

 

확실히 독일은 한국보다 성적으로 훨씬 더 개방적이다

심지어 저자는 청소년들의 성행위도 기본적으로 지지하는 바다

사실 과거 조혼 풍습을 생각해 보면, 청소년들의 섹스는 너무 당연한 본능인지도 모른다

본능을 다 발산하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과연 고등학교 3학년의 섹스와 대학교 1학년의 섹스는 무슨 차이가 있는지 묻고 싶다

물론 혼전관계는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금기시 되지만, 그건 여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일 뿐이다

군대가기 전에 창녀촌에서 딱지를 뗀다는 남자들에게 순결 교육을 시키는 대신, 왜 30대는 되야 성적으로 즐거움을 찾는다는 어린 여학생들에게만 순결을 외치는지 참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어느 사회나 수용할 수 있는 관용의 정도가 다르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의 이 끔찍한 보수성 내지는 수구성에 항상 몸서리가 처진다

 

청소년의 성관계를 허용해야 하는지 아닌지를 지금 내가 판단하는 건 어렵지만, (솔직히 심정적으로는 지지하는 입장이다) 적어도 청소년들에게 피임 교육은 반드시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임신 가능성이 있는 나이가 되면 당연히 피임에 대한 기본 지식도 갖추는 게 정상일 것이다

그렇지만 솔직히 서른이 다 된 나도 피임에 대해 거의 모르는 실정이다

그저 피임약 먹든지 콘돔을 끼면 된다와 같은 매우 초보적인 지식 외에는 아는 게 없다

누가 피임 교육을 시켜야 하는가?

저자는 학교와 부모 모두를 말하지만, 대한민국 부모들 중 중고생 자녀들에게 피임 얘기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오히려 그런 얘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아이들을 타락시킨다고 겁낼 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성교육 시간에 지루한 슬라이드만 보여 줄 것이 아니라, 정말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피임 교육을 시켜야 하는 게 아닐까?

 

결혼하지 않은 어린 여학생들이 날마다 성관계를 갖는 것도 아닌데 피임약을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면 결국 남자들이 관계 전에 콘돔을 끼어야 한다는 결론이 난다

그런데 대부분의 남자들은 가장 간단하고 안전한 피임법을 단지 불편하다는 이유로 거부한다

내가 남자가 아니라서 콘돔이 성관계에 어떤 불편한 점을 초래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에이즈라는 엄청난 적에 맞서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콘돔이 필수적인 방어책이 될 것 같다

한국은 그래도 에이즈로부터 어느 정도 안전한 편이지만 유럽은 대단히 심각한 것 같다

"현대인의 성생활" 에서도 강조한 부분이지만, 요즘 세대들은 죽음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콘돔을 낀다고 한다

그런데 재밌는 건, 오히려 콘돔을 끼지 않는 것이 진짜로 상대방을 믿는다는 신뢰의 행위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프랑스인들의 성생활을 심층 분석한 "현대인의 성생활" 에서나, 이 책에서는 모두 그러한 어처구니 없는 믿음이 어떻게 생명을 위협하는지 잘 나타나 있다

오히려 진짜로 상대방을 사랑하고 배려한다면 당연히 콘돔을 껴야 하는 게 아닐까?

 

저자는 특이하게도 에이즈 검사마저 부정적으로 본다

에이즈 양성으로 판정된다고 해서 치료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그 사람을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부정적인 결과만 초래한다는 것이다

당장 "너는 내 운명" 이라는 영화만 봐도 알 수 있다

에이즈 보균자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여주인공은 모든 사람들로부터 배척받고, 심지어 가족으로부터도 버림받는다 (남편 외의)

이것이 환자에 대한 치료법인가?

저자는 에이즈가 전염병이 아니기 때문에 성관계시 콘돔만 잘 낀다면 남들과 문제없이 어울려 살 수 있다고 한다

내과 의사가 아니라서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에이즈 검사가 정말로 꼭 필요한 것인지는 의문스럽다

 

독일 애들에게 놀란 점 하나

섹스를 할 때 집으로 이성 친구를 데려 온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인가?

결혼한 부부도 부모님 계시면 나가서 하는 법인데, 감히 청소년이 집에서 섹스를 한다고?

확실히 우리나라와는 성의식이 꽤 다른 것 같다

여담이지만 갑자기 인터넷에서 만난 어떤 남자가 생각난다

그 사람은 부모가 있는 집에서 섹스를 하는 건 예의가 아니고 사람으로서 도리가 아니라고 했다

꽤 진보적인 발언을 거침없이 했던 사람인데 왜 부모가 있는 집에서는 섹스를 피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는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성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언제나 같은데, 사회나 종교의 금기 내지는 편견이 인간을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

낙태를 반대하는 보수주의자들은 과연 단 한 번도 결혼 생활 이외의 관계를 가진 적이 없을까?

죄없는 자가 간음한 여인을 돌로 치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미혼모나 혼전관계를 장려하자는 얘기는 아니지만, 일단 태어난 생명을 사회가 최대한 보호해 줘야 하는 게 인도주의적이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보수주의자들은 낙태를 금지하면서도 정작 미혼모들에게는 매우 잔인한 편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

그 사람들이 꿈꾸는 행복한 세상은, 오직 결혼이라는 의식을 통해 평생 단 한 사람의 파트너와 성관계를 맺는 그런 세상일까?

그렇다면 그것을 주장하는 남자들의 성관념은 과연 얼마나 철저한지 알고 싶다

청소년을 위한 성교육 지침서라고 하지만, 구성애 아줌마가 하는 강연도 획기적이라고 여기는 한국에서는, 감히 청소년들에게 읽으라고 권하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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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아보세 (dts 2disc)
안진우 감독, 변희봉 외 출연 / 팬텀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비디오로 본 영화
닥터 uro와 함께 봤다
요즘도 비디오가 나오는지 처음 알았다
dvd 출시 전에 먼저 나온다고 한다
그렇게 재밌지는 않고 기대했던 것보다 떨어지지만 뭐, 그런대로 안 자고 볼만 했다
평점을 주자면 5점 만점 중 딱 3점에 해당될 영화다

 

사랑니에서 김정은의 연기에 반했던지라, 이번에도 기대를 좀 했건만 시나리오가 워낙 평범해서 그런지 김정은 역시 딱 그 수준의 연기 밖에 못 보여준다
어쩌면 어울리지 않는 역이었는지도 모른다
경상도 사투리는 너무 어색해 차라리 안 썼으면 좋겠고, 안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 들어 보기 불편했다
오히려 이범수가 어리숙한 농촌 아저씨 역에 딱 어울렸다
이 사람이야 말로 드라마에서는 절대 안 팔릴 정도로 평범 그 자체라, 영화에서 소시민을 잘 그려낼 수 있는 것 같다
이범수 파트너로 나온 전미선은 영화에서 최악의 캐스팅이었다고 생각한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시골 촌부 역이었다
안내상의 코믹 연기도 왠지 좀 뜨는 것 같고...
변희봉이나 아들 역 맡은 배우의 연기는 자연스러웠다
박정희 전문 배우의 연기도 좋았다

 

애 낳아달라고 정부가 사정을 하는 요즘 세상에 비춰 보자면, 70년대 산아제한은 희극적인 요소가 다분하다
영화가 주장하는 바가 뭔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쨌든 애를 낳지 말아야 잘 산다는 김정은에 대해, 마을 이장인 변희봉은 아이야말로 삶의 가장 큰 기쁨이고 축복이라고 대항한다
전체적인 영화 내용으로 보자면 왠지 피임을 강요하는 정부시책을 우롱하는 기분도 든다
나는 여기서 "결혼, 달콤하고도 씁쓸한 유혹" 에서 일본인 여의사가 보여 준 주장을 떠올리게 된다
아이를 낳을지 말지는 전적으로 개인에게 달린 문제다
결혼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에서 국가 시책으로 개인의 사생활을 좌지우지 한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70년대 산아제한 운동 때문에 피임을 강요하는 문화도 문제지만, 어쩌면 더 큰 문제는 아이 안 낳는 여자들을 이기적이라고 매도하는 요즘 세태인지도 모른다

 

맨 마지막에 이범수의 부인이, 남의 씨를 잉태했다는 오해를 사서 마을 유지인 변희봉을 찾아가는 장면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범수와 변희봉은 계속 대립 관계였는데 왜 느닷없이 문제가 생기자 그 부인이 변희봉에게 몸을 의탁한단 말인가?
마치 지주 계급과 노동자 계급의 극적인 화해를 매개하는 기분이 든다
그런데 솔직히 웃긴다
과연 마을 전체를 소작농으로 부리던 위세 당당한 지주 계급이 어느날 갑자기 소작농들과 화해할 수 있을까?
감독의 어설픈 계급 화해 시도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식으로 간단히 해결된다면, 즉 서로 마음 좀 넓게 쓰는 걸로 해결된다면 대체 계급 문제가 왜 발생하겠는가?

 

마지막에 이범수가 이사가는 걸로 끝나는 건 꽤나 슬펐다
결국 이런 결론 밖에 낼 수 없는 걸까?
정부 시책이라는 단어 대신 개인의 선택이라는 단어가 널리 퍼진 그런 사회에서 살고 싶다

 

사족 한 가지
남자들의 질투심은 감히 여자의 질투에 댈 게 못 되는 것 같다
다른 남자와 잤다는 걸 안 이범수의 분노는, 그야말로 남자들 질투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느끼게 했다
여자들은 기껏해야 머리채 잡고 흔드는 걸로 끝나지만, 남자들은 폭력이 수반되기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된다
문득 "친절한 금자씨" 의 뚱뚱한 죄수가 생각난다
남편이 바람피자 그 내연녀와 남편을 살해한 후 인육을 불고기로 구워 먹었다는 대단한 여자다
여자들의 질투도 이 정도는 되야 남자들이 감히 바람필 생각을 못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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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12-09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남자들의 질투는 가히 상상을 초월하죠...그러면서 여자의 질투가 훨씬 더 센 것처럼 구라를 친다죠.

marine 2006-12-09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역시 공평한 마태우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