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코리아 1920~1940
엘리자베스 키스 외 지음, 송영달 옮김 / 책과함께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였을까?
생각만큼 아주 좋지는 않았다
역시 서양 화가가 그린 조선 사람의 모습은 이질적이다
풍속적인 것 같으면서도 확실히 구별이 되는 느낌이다
우리가 서양 사람들을 그릴 때도, 그들 역시 이런 낯선 느낌을 받을까?

목판화라는 것이 참 신기하다
초등학교 때 고무판에 칼로 그림을 새겨서 찍어냈던 적이 있다
그 때 느낌은, 제대로 뭘 새기도 힘들고 색깔내기는 더더욱 어려워, 판화는 매우 힘든 작업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판화로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을 찍어내다니, 놀라울 뿐이다
특히 에칭이라는 작업이 매우 궁금하다
렘브란트의 그림 역시 에칭화로 많이 남아 있다고 하는데 대체 어떻게 하는 작업인지 궁금증이 생긴다
칼로 이렇게 세밀한 선들을 일일이 파낼 수 있을까?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뒤러도 판화의 대가였다고 하니, 다음에는 판화에 관한 책을 좀 읽어봐야겠다

어쩔 수 없이 또 눈에 들어오는 것은 조선 여인네들의 가엾은 삶이다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수도 있겠으나, 가부장 문화에 억눌리고 천시받았던 여성들의 아픈 삶이 자꾸 눈에 밟혀, 책 내용과는 별개로 마음이 아팠다
신기했던 점은,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일본과 중국은 빨래를 남자가 한다고 한다
정말 20세기 초 무렵, 일본과 중국 남자들은 직접 물을 길러 빨래를 했을까?
중국에서는 요리를 할 때 불을 다뤄야 하므로 남자들이 주방일을 한다는 소릴 듣긴 했지만 정말 빨래까지 남자가 하는지 꼭 알아 보고 싶다
엘리자베스 비숍 여사의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 이라는 책에서도 나온 바지만, 한국 여성들의 빨래에 대한 부담감은 참으로 엄청났던 것 같다
염료 기술이 발달하지 못해 흰 옷을 입어야 했던 조선인들은, 또 그것을 깨끗하게 빨기 위해 엄청난 노동력을 바쳐야 했다
특히 저자는, 다듬이질이야 말로 끝도 없는 여인네들의 노동이라고 썼다
다듬이 방망이질 소리는 싯구나 수필에서 무조건 아름답게만 묘사되지만, 실제로 그 일을 수행해야 했던 여자들의 고생은, 아마 말로 다 못했을 것이다

의료 환경이 척박했던 점도 참 마음 아프다
현대식 의료가 들어오기 전, 대부분의 가난한 사람들은 근거없는 미신이나 민간요법에 의존해야 했다
이 책에서도 그 예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열 번이나 유산된 여자가 드디어 딸을 출산하게 됐는데, 그 때 회음부 쪽에 상처가 생겼던 모양이다
그러자 마을의 의원이 그 곳을 불로 지지라고 했다
그 가엾은 여자는 회음부 열상을 인두로 지졌고 결국 과다 출혈 상태로 병원에 입원한다
다행히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 딸과 함께 퇴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마 이런 일이 비일비재 했을 것이다
당시 조선에 들어와 있던 선교사를 중심으로 한 서양 의료 인력이 어떤 면에서는 제국주의적이고 식민주의적인 측면이 없지 않았겠으나, 이런 미시적인 측면에서는 분명히 큰 혜택을 베풀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쪽으로 생각하자면 당시 서양인들이 확실히 조선이나 일본에 대해서 우위적인 위치를 점했음은 분명하다
지금 생각하면 그저 평범한 의사, 화가, 선교사일 뿐인데 선진국, 제국에서 왔다는 이유 만으로 꽤나 높은 대우를 받았던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역시 민비의 친척도 만나고 김윤식의 집도 방문한다

그런데 확실히 그림은 사진보다 훨씬 더 따뜻하고 정감있다
가끔 구한말 흑백 사진들을 보면, 그 안의 인물들이 참 초라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흑백이라서 그럴 수도 있고, 워낙 오래된 사진이라 그렇겠지만 표정도 없고 굉장히 무뚝뚝하고 무엇보다 정다운 느낌이 전혀 없어 정이 가지 않았다
그런데 그림 속의 조선시대 인물들은 하나같이 따뜻한 표정이 있다
또 현대적인 느낌도 받는다
서양인이 그려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평면적이지 않고 입체적이며, 인물들이 하나같이 키가 커 보인다
같은 시대에 동양인 화가들이 그린 목판화 그림을 보면서 비교해 보고 싶다

그림과 함께 실린 짧은 글을 읽으며 느낀 점은, 저자가 한국이라는 나라를 매우 사랑했을 것 같다는 점이다
극동의 가난한 식민지에 대해 연민과 함께 우월감도 느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적어도 그녀가 쓴 글만으로 보면 한국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음이 느껴진다
그러고 보면 우리 역시 아프리가의 가난한 나라를 방문할 때, 타인의 시선이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있는 그대로 한 나라의 문화를 본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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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1-09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출간했을 때 저도 엄청 기대했었던 기억이 나요. 전 교보 가서 잠깐 들춰보았는데 그리고는 사기를 포기했어요^^;;;

marine 2007-01-09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도서관에서 빌려 봤답니다
 
책 사냥꾼 - 어느 책 중독자의 수다
존 백스터 지음, 서민아 옮김 / 동녘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도서관에서 우연히 빌린 책이다
신간 코너에 꽂혀 있길래 책 수집에 관한 내용인가 보다 하고 집어 들었다
대충 훑어 보는 식으로 읽었는데 결론은 별로 재미없다이다
이런 책에 관한 책은, 역시 한국 사람이 쓴 책이 재밌다
기본적으로 영어권 책에 관해 아는 게 너무 없기 때문에 공감할 수가 없었다
책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베스트셀러와 다름없는 앤 페이먼의 "서재 결혼시키기" 도 아주 재밌게 읽지는 못했던 것이, 저자가 하는 내용의 70-80%는 못 알아 들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표정훈의 "탐서주의자의 책" 과 같은, 한국인이 쓴 책이 훨씬 더 실감나게 다가온다
저자가 얘기하는 무수한 작가와 책들이, 나에게는 낯선 단어들로 들리니 책을 읽으면서 참 아쉬웠다

좀 뜬금없는 소리이긴 하지만 문득 드는 생각이, 내가 영어권 사람이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저자는 오스트레일리아 사람인데 역시 영어권 태생이라 미국이나 영국 등지의 책을 부담없이 읽는다
영어 배우려고 혈안이 된 이 시점에서, 모순적이게도 영어 공용화 운운하는 건 맞아 죽을 소리일 수도 있겠으나, 순진한 공상에 잠시 빠져 보자면 고종석이 말했던 "우리 모두는 그리스인이다" 라는 막연한 소리가 문득 실감나게 다가온다
영어가 됐든 뭐가 됐든 하나의 통일된 언어권에 산다면, 혹은 공용어 수준으로 읽고 쓰고 말할 수 있다면 체험할 수 있는 문화의 폭이 훨씬 더 넓어지지 않을까 이런 뜬금없는 생각을 해 본다
할 수 있는 언어가 그저 한국어 뿐이다 보니, 세종대왕께는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지만, 가끔 외화나 외서 볼 때 짧은 외국어 실력이 한탄스럽기 그지 없다
그래도 책은 좀 나은 편인데 번역된 외화를 보면, 그저 뜻만 막연히 알아들을 뿐 제대로 영화를 감상하기란 요원한 일이다
당장 아리랑 TV에서 우리 드라마에 영어 자막을 입힌 걸 보면, 간신히 뜻 전달만 될 뿐 대사의 맛을 살린다는 건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어쨌든 이 책을 읽으면서 영어를 습득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고, 외국어 능력이야 말로 사고와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첩경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워낙 모르는 책들이 많아 재밌게 읽지 못했음을 밝힌다
그리고 또 하나, 나는 수집벽이 없기 때문에 많이 공감하기 어려웠다
우표를 모은다거나, 그 흔한 곤충채집 한 번 해 본 적이 없고 그림 경매 역시 꼭 내 집에 걸어 놓고 볼 필요가 있을까 싶을 만큼 소유한다는 것에 대한 기쁨이 크지 않기 때문에 솔직히 초판본 찾아 헤매는 그 심정을 100%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나에게 책이란, 언제나 읽어야 할 것은 많은데 시간은 부족한 그런 것이기 때문에, 읽은 책을 또 읽는다든지 꼭 초판본으로 구해 읽어야 한다든지, 이런 것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그러나 일단 한 번 내 손에 들어 온 책은, 그 안에 너무 많은 추억과 시간들이 들어 있기 때문에 버리지 못한다
아마도 책을 수집하는 사람들은, 서가에 꽂혀 있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을 느끼는 것 같다
저자 역시 밝힌 바지만, 내 손에 들어오기 전까지의 그 흥분감 때문에 더욱 희귀한 것을 모으려고 애쓰는 것 같다

제일 재밌었던 표현은, 도서관에서 책의 가치를 보전하는 것은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이 부활해서 달걀을 낳는 것과 같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한 번 도서관에 들어간 책은, 보관할 가치가 확 떨어진다는 소리다
일견 이해가 되는 것이, 도서관의 책들은 죄다 겉표지를 벗겨 버리고 큼직하게 도서관 마크를 찍어 볼품없어진다
책커버도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인데 도서관 책은 그야말로 알맹이만 봐야 하니, 보는 즐거움이 반은 깍여 버린다
요즘은 북디자인에도 엄청나게 공을 들이는 추세니, 어쩌면 출판업계가 사는 길은 북디자인에 더욱 신경을 써 독자로 하여금 소유하고 싶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서점에 가면 책들이 워낙 예쁘게 나와, 그냥 수집품으로서 갖고 싶다는 충동이 들기도 한다
특히 그림과 사진이 많은 화려한 책들은 그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꼭 사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이런 북디자인이야 말로 전자책에 맞설 무기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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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유어 아이즈 (CD + DVD) - [초특가판], Movie & Classic, Claudio Monteverdi - Excerpts from Madrigali Libro Vlll B + Vlll A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 페넬로페 크루즈 외 출연 / (주)다우리 엔터테인먼트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너무 독특한 영화라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잘 모르겠다
일단 내가 느낀 것만 먼저 써 본다

 

난 이 영화가 매우 야한 영화인 줄 알았다
아마도 니콜 키드먼과 톰 크루즈가 나오는 무슨 영화와 헷갈렸던 것 같고, 여주인공인 페넬로페 크루즈가 톰 크루즈의 새 부인인 줄 알고 있었다
90년대에 만들어진 영화니까 완전히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셈이다
스페인 영화인 것 같은데 헐리우드에서 보던 익숙한 영화들과 매우 달라 이질적이면서도 그 때문에 매력적이기도 했다
일단 페넬로페 크루즈는 굉장히 매력적인 여배우다
입술이나 깊은 눈매가 정말 스페인 여자다운 느낌을 준다
남주인공인 에두아르도 노리에가 역시 남다르다
일부러 얼굴을 엉망으로 만들었을 때는 꼭 미녀와 야수의 야수를 생각나게 하던데 멀쩡한 얼굴은 꽤 잘 생겼다
그러고 보면 확실히 남유럽 사람들과 북유럽 사람들은 생김새가 다른 것 같다
한국인이 남아시아 사람들과 다른 것처럼 말이다

 

몇 가지 생각해 볼 꺼리가 있다
먼저 정신분열증
학교 다닐 때 정신분열증에 대해  배웠고 실제로 환자도 만나 봤다
그 때 느낌은, 이런 사람들과 평생 만나야 밥 먹고 산다면 얼마나 끔찍할까 싶을 정도로 답답했다
일단 말이 전혀 통하지 않고 사고방식이 정상인과 완전히 딴판이라 그들을 이해한다는 게 불가능 했다
그리고 가능하면 안 만나고 싶었다
그런데 이번 영화를 보면서 얼마나 고통스럽고 괴로울까 조금은 이해가 됐다
그들로써는 매우 정상적인 자신을 이해 못 하는 다수의 비정상적인 사람들과 환경이 미치도록 괴로울 것이다
더구나 그들은 매우 독특한 소수자가 아닌가?
이상한 것도 다 같이 하면 정상처럼 느껴지기 마련인데 혼자서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면, 거기다가 그것이 매우 비정상적이라고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미치지 않고는 못 배길 것 같다
영화 속의 세자르는, 계속 바뀌는 상황 때문에 괴로워 한다
자기는 분명히 누리라의 차에 탔다가 그녀가 일부러 낸 사고 때문에 얼굴이 엉망이 되고 누리아는 죽었다
그런데 갑자기 사랑하던 소피아가 누리아로 바뀌고, 자기가 알고 있던 소피아는 죽었다는 것이다
바뀐 현실에 괴로워 하던 세자르는 섹스 도중 그만 바뀐 소피아를 죽이고 만다
이거야 말로 진짜 정신분열증이 아닌가?
그러고 보면 우리의 인지 능력은 사실인가 아닌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믿고 있느냐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세자르는 자꾸 이상한 말을 지껄이기 때문에 마약했냐는 의혹을 받는다
마약을 하면 공간지각력이 흔들리고 주변 환경에 착시 현상이 나타난다고 알고 있다
또 사람들은 그런 이유로 그 느낌을 갖기 위해 필로폰이나 대마초를 투여받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은 현실 세계에서 살아야 하니, 현실 감각이 상실되고 붕 떠있는 환상적인 기분을 자꾸 느낀다면 적응하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신부가 준다고 약속한 영생을, 현대 과학 시대에는 의사가 준다고 한다
냉동인간 시스템을 통해서 말이다
정신적인 개념이 현실적인 실체로 바뀐 셈이다
해저2만리를 쓴 쥘 베른을 미쳤다고 했으나 이제는 현실이 됐다
우주선도 띄운다
비록 우주전쟁 같은 건 없지만 말이다
과연 영화 속 세상은 2145년이 되면, 냉동시켜서 영원히 살 수 있을까?
인간의 수명은 어디까지 연장될 수 있을까?
또 현대 과학으로 영원히 살 수 있는 길이 열릴까?
불가능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우주에도 시작이 있는데 끝이 없이 계속된다는 건 전제부터 잘못된 것 같다
결국 영생이란 하나님, 곧 창조주의 틀 안에서만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사들은 얼굴을 바꾸고 영생을 실현시켜 주는 전문가로 나온다
확실히 써전들은 전문가스러운 뭔가가 있다
당장 봉합하는 것만 봐도 대단한게 느껴진다
현미경 보면서 수술하는 신경외과도 그렇고 정형외과 같은 것도 수술하는 거 보면 대단하다
의사가 가장 의사다운 것도 바로 수술이 아닐까 싶다
지금은 외과나 산부인과 가치가 너무 떨어졌지만 가장 의사다운 게 또 그런 파트 아니겠는가?
하여튼 의사들은 굉장한 전문가들이고 기술은 남에게 넘길 수도 없는 독특한 자기만의 것임이 분명하다

진실은 뭘까?
내가 인지하고 있는 것, 그것이 진실일까?
가상현실도 내가 실제라고 믿는다면 그건 나에게는 진실이 되는 게 아닐까?
매트릭스를 보는 기분도 든다
내가 믿고 있는 이 세계가 정말 진짜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인지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의 차이
우리들의 인지 능력
믿는만큼 이루어진다는, 요즘 유행하는 긍정의 힘이라는 것도 어찌 보면 가상현실과 연결되는 건지도 모른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자기가 어떻게 인지하느냐, 믿느냐에 따라 주변 상황은 얼마든지 바뀌어 보일 수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외모란 무엇일까?
겉모습 보다 마음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는 건 보이는 게 거의 전부인지도 모른다
미녀와 야수도 결국 그런 얘기 아닌가?
야수일 때나 왕자일 때나 그 사람은 단지 외모만 바뀌었을 뿐인데도 사람들은 전혀 다르게 대한다
속마음을 어떻게 보여 주겠는가?
결국 외모도 나라는 사람을 구성하는 하나의 거대한 틀이다
어쩌면 생김새와 인격을 나누어 평가하는 것이 틀렸는지도 모른다
인간이란 존재는 분할되어서 평가될 수 없는 총체적인 어떤 것인지도 모른다

 

독특한 영화였고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어땠는지 모르겠다
해설을 참조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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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의 유산
미셸 로스캠 애빙 지음, 김지원 옮김 / 청아출판사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이건 정말 비닐 커버의 승리인 것 같다
서점에 갔을 때 이런 식으로 된 걸 봤더라면 절대 안 샀을 책이다
적어도 렘브란트 그림 몇 점은 도판으로 실려야 하는 거 아닌가?
이 책을 보면, 조르주 뒤비의 세계사 지도가 절대로 비싸다는 생각이 안 들 것이다
성인을 위한 팝업북이라는 문구는, 몇 장의 편지 같은 걸 가리키는 말이었나 보다
매우매우 실망스럽고 돈도 아깝다
5천원 할인 쿠폰이 아니라 만원 쿠폰을 줬어도 속을 보면 안 샀을 책이다
물론 이건 가격에 비해 비싸다는 점을 토로하는 것이다
제대로 된 렘브란트 그림이 단 한 장도 안 실린 게 너무 속상해서 하는 소리다
생각의 나무에서 나온 세계문화유산 시리즈는 이 책에 비하면 정말 껌값이다
100페이지도 안 되는 얇은 책이 무려 35000원이라는 가격을 책정한 까닭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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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07-01-04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100페이지도 안된다구요? 그림도 없고. 도대체 책값의 이유는 뭘까. +_+;

marine 2007-01-04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봤더니 책은 64페이지, 정말 도판 몇 장이라도 붙여 줘야 하는 거 아닌지...

마노아 2007-01-04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4페이지라고 안내되어 있는 것보고, 전 모두 그림으로 덮여있는가 했어요. 너무하네요.

marine 2007-01-04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은 그림인데 화질 좋은 도판이 실린 게 아니라 작은 그림 몇개씩 붙여 놨네요 하여튼 전체적인 내용이 너무 빈약합니다

딱붙어 2018-03-29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빌려보면 그림도 감상하고 가격 압박도 안받을 거에요ㅎㅎ 내용이 빈약하긴 하더군요
 
일본의 무사도 - 개정판 우리가 아직 몰랐던 세계의 교양 8
니토베 이나조 지음, 양경미.권만규 옮김 / 생각의나무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따로 리뷰 올린 사람이 없어 제가 씁니다
이 책, 절판된 줄 알았는데 다시 개정판이 나와서 무척 기쁘네요
일단 책값이 책의 질에 비해 매우 싼 편이기 때문에 아깝지 않을 겁니다
선명하게 인쇄된 그림이 많아서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책의 저자는 일본 근대 교육의 아버지로 불리는 사람으로 일본 고액권 지폐에 나오는 사람이라고 한다
일본 무사도 하면 왠지 할복이 생각나고 우리와 껄끄러운 관계이기 때문에 고운 눈으로 안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문화는 마땅히 존중받아야 하고 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무사도는 조선의 선비정신처럼 고귀한 어떤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일본 정신문화의 정수라고 해야 할까?
언젠가 "라스트 사무라이" 를 보고 굉장히 감동해서 감상편을 올린 적이 있었다
그 때 내가 느꼈던 감동의 초점은,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죽음을 무릅쓰고라도, 끝까지 고수하려는 이들의 용기에 감탄했다
또 근대 정신에 비록 반하는 행동이긴 했으나, 대포가 쏟아지는 전쟁터에 말을 타고 활을 들고 달려가는 사무라이들의 모습에서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 결연함과 비장미를 느꼈다
어찌 보면 임진왜란 때 조총에 맞서 전사한 조헌 같은 의병장 휘하 장수들도 그런 모습이었을지 모른다
하여튼 나는 그 영화에서 일본의 사무라이 정신에 깊은 감동을 받았는데 댓글이 올라오기를, 사무라이 정신이야 말로 일본 제국주의의 앞잡이이고 침략주의를 미화시킨 것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다
또 내가 영화를 보면서 잘못 세뇌되어 일본의 팽창 야욕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때는 열심히 반론을 폈으나 지금 생각하면 논쟁하고 말 것도 없는 문제였다
왜냐면 먼저 영화를 어떻게 보느냐는 전적으로 각자의 마음이므로 자기 생각을 알아서 개진하면 될 일이고, 또 그런 식으로 비교를 하자면 어떤 문화나 정신이든 비판받지 않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 때 이후로 일본의 무사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그래서 읽은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서점에서 직접 고른 책인데 너무 예쁜 그림에 반해서 샀다
책 내용은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나는 좀 더 분석적인 글을 원했는데 이 책의 내용은, 일본인이 서양 사람들에게 사무라이 정신이란 무엇인가를 설명해 주는 주관적인 글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영어로 직접 썼다는 점이 놀라웠다
우리 역시 한국의 문화나 정신을 외국에 알리려면 영어로 직접 그들에게 책을 써서 알릴 사람들이 많이 나와야 할 것 같다
역시 일본의 근대 교육 선각자답게 이런 분야도 앞서 간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할복을 하는 이유였다
솔직히 나는 할복하는 게 너무 무섭고 끔찍하다고 생각했다
그 긴 칼로 자기 배를 가르고 심지어 뒤에서 목을 쳐서 칼이 깊숙이 들어가게 도와준다니, 너무 잔인한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저자의 설명을 듣고 보니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
일본인들은 배를 정신이 깃든 곳이라고 생각한다
흔히 우리는 마음이 심장에 있다거나, 머리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고대 일본인들은 영혼이 바로 몸의 한 가운데인 배꼽 주변에 있다고 믿었다
이것은 일본인에게만 보이는 게 아니라, 고대 여러 민족에게 통용된 믿음이었고 성경에도 이런 구절이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신체 부위 중 영혼이 깃든 곳, 가장 깨끗한 곳을 가름으로써 정결한 의식을 치루고 죽는다고 한다
이런 것을 두고 잔인한 풍습이다 어쩐다 하는 건 그야말로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큰소리 치는 꼴일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일본의 무사도는 바로 조선의 선비정신이 아닌가 싶었다
의를 위해서 목숨을 아끼지 않고 절개를 지키고 재물을 탐하지 않고 이익보다 뜻을 먼저 앞세우고 일신의 영달을 구하지 않는 등, 들어보면 우리가 흔히 듣던 바로 그 선비정신이다
그러고 보면 어떤 문화권에서든 최고의 가치로 치는 것은 거의 비슷해 보인다
이런 걸 보면 인간의 보편적인 심성 같은 게 존재하는 것 같다

또 하나, 느낀 점은 일본의 근대화 조건이었다
나는 항상 궁금했던 게 왜 일본은 근대화에 느닷없이 성공했냐는 점이다
조선이나 청나라는 근대화에 실패해 나라가 유린을 당했는데 대체 일본은 어떻게 갑작스레 근대화가 되어 서구 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을까?
그 짧은 시간에 군비 확충하고 세계 무역에 뛰어들고 심지어 식민지까지 거느렸는지 참 미스테리였다
그런데 책을 읽고 보니, 일본 사회는 같은 유교 문화권이면서도 조선이나 중국과는 상당히 다른 시스템이었다
저자의 말을 빌리면 근대화 될 토양이 이미 갖춰진 상태였다고 한다
페리 함대의 방문은 도화선이 된 셈이다
하긴 사회 시스템이 어느 정도 정착되지 않았다면 메이지 유신을 기점으로 그렇게 급속하게 변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내가 본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 는 바로 그 때 밀려오는 근대 문물과 사라져 가는 옛 전통 사무리이들의 외로운 싸움을 그린  영화였다
결과론적이긴 설명이긴 하지만, 어쨌든 상당히 일리있는 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좀 더 공부해 보고 싶은 부분이다

분량이 길지 않고 그림이 많아 재밌게 읽은 책이다
사무라이 정신이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개정판이 나왔으니 더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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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1-03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합니다.^^
새해에도 내내 즐거이 보내시기 바래요.

marine 2007-01-03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배혜경님 읽은지 오래 되서 대충 썼는데 부끄럽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