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카 세계사 1 - 선사시대와 최초의 문명
J. M. 로버츠 지음, 조윤정 옮김 / 이끌리오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감명깊게 본 "트로이" 의 시대적 배경이 바로 미케아 문명, 그러니까 그리스의 도시 국가가 시작되기 전이라는 사실을 이번에 알았다.
그러고 보면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라는 게 얼마나 피상적인지...
호메로스가 일리아드와 오딧세이를 구술한 것은 기원전 8세기로, 트로이가 멸망하고 나서도 몇 백년이 지나서였다.
신화 속에 등장하는 아가멤논이 실제로 그리스 본토의 지배자였다고 한다.
난 단지 도시 국가들의 대표격인 줄 알았지
하여튼 슐리만의 발견으로 신화 속의 트로이 전쟁이 역사로 부활했다는 점은, 생각할수록 가슴 떨리고 낭만적인 발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미노스 왕과 미노타우르스 소 이야기로 알려진 크노소스 궁의 미노아 문명은, 크레타 섬의 청동기 시대에 존재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2000년 전이라고 한다.
단군 왕검이 아사달에 도읍을 세운 때와 비슷한 것 같은데 미노아 문명은 그 자취를 찬란하게 남기고 있는 반면, 단군 왕검의 유적들은 대체 어디로 간 걸까?
기회가 되면 크레타 섬을 가보고 싶다
책에서 보는 것과 실제로 역사적 자취를 눈으로 보는 것은 꽤 다른 경험일 것 같다
특히 크노로스 궁전의 돌고래 프레스코 벽화가 인상적이었다.
학자들은 지진에 의해 크레타 문명이 멸망했다고 보는데, 그러고 보면 자연재해나 기후변화 등은 인류 역사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알파벳 문자로 유명한 페니키아인들의 시조를, 크레타 문명이나 트로이 등의 붕괴로 흩어진 난민들로 잡는다는 점이 신기하다.
하긴 어느 민족이든 처음은 있는 법이니, 출발점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난민들이 모여 배를 만들고 교역을 하면서 살아간다, 멋진 추리가 아닐 수 없다.

2권에서 그리스 문명을 본격적으로 다룰 모양이다.
기대된다.
전반적으로 사진이 풍부하고 서술이 간략한 게 아쉽긴 하지만 전체를 조명한다는 점에서 그런대로 괜찮은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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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와 테레비 - 미디어시대의 고전읽기
데이비드 덴비 지음, 황건 옮김 / 한국경제신문 / 1998년 9월
평점 :
절판


재밌게 읽은 책은 아니다
영화 칼럼니스트가 40대의 나이에 다시 대학에 가서 인문학 강좌를 듣고 느낀 바를 쓴다는 시도가 흥미로워 읽은 책이지만, 솔직히 절반도 다 못 봤다
지루하고 관심을 끌만한 서술이 별로 없었다
다만 시도 자체는 흥미롭다
나 역시 가끔은 아무 부담감 없이, 즉 시험이나 졸업, 자격증 취득 같은 이익이 없이 순수하게 흥미만을 위해서 인문학 강의를 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베스트셀러가 된 "희망의 인문학" 과도 비슷한 맥락의 책이다
아리스토텔레스나 플라톤 같은 위대한 철학자의 저서는 솔직히 혼자 읽은 자신이 없어 가끔 강의를 들어보면 어떨까 싶을 때가 있다
그렇긴 한데, 내 취향이 그렇게 고상하지는 않아서 아직까지 그런 고전을 읽고 싶다는 욕구는 못 느낀다
독서 능력이 좀 더 향상되면 그런 욕구가 생기려나?
제목도 영 마음에 안 든다
이런 흥미로운 시도를 독자에게 단박에 알려주는 보다 멋진 제목이 있을텐데...
90년대 출판이라는 한계가 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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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4 1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arine 2007-11-15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저만 볼 수 있군요. 몰랐어요^^
평촌은 안양에 있는 신도시랍니다.
4호선 타고 가면 나와요.
그리고 제가 아프락사스님보다 한 두 살 더 많을 거예요
77년생이거든요^^

이잘코군 2007-11-15 18:59   좋아요 0 | URL
흡. 깜짝이야. 요렇게 공개 댓글 다시면 개인정보 누출되는거 아닌가 몰라요. 하하. 그렇군요 딱 두 살 많으시군요! :) 평촌은 이름만 들어보고 어딘지는 잘 몰라서 여쭤봤어요. 멀진 않은거 같은데.
 
이야기로 엮은 한국사 세계사 비교연표 이야기 역사
이근호.신선희 엮음 / 청아출판사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만큼 내용이 아주 알찬 건 아니었지만 비슷한 시대의 동서양 인물을 비교했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다
연표가 정리된 거라 지엽적인 사실의 나열에 그친 점은 아쉽다
토막 이야기 형식으로 전체를 조망하면서 엮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있다
링컨과 고종이 한 시대 인물이라는 점은 한 번도 인식해 본 일이 없다
왠지 링컨이라고 하면 굉장히 근대적인 인물로 들리는데, 고종이라고 하면 상당히 옛날 사람 같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숙종 치세 사람이었다는 것도 새롭게 인식했다
카롤링거 왕조가 신라 시대와 동일하다는 것도 이번에 알았다
그 동안 매치가 잘 안 됐던 동서양 사건이나 인물들을 연결해 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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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장각에서 찾은 조선의 명품들 - 규장각 보물로 살펴보는 조선시대 문화사
신병주 지음 / 책과함께 / 2007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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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때문에 혹해서 신청했던 책이다
나름 재밌게 읽었지만 일부러 돈 주고 사서 읽지는 않았을 것 같다
구매를 한다는 건 소장 가치가 있다는 뜻인데 그 정도까지 강한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제일 거슬렸던 것은, 교훈적인 작가의 말투였다
뭔가를 가르치려 드는 것, 특히 우리 선조들은 이렇게 훌륭했는데 오늘날 우리들은 이게 뭐냐는 식의 말투, 거슬렸다
세련되지 못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저자가 좀 순진한 구석이 있던지
옛날에 독후감 쓰라고 하면 무조건 훌륭한 누구누구를 본받아야겠습니다, 라고 끝내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규장각 연구자라는 직업에 걸맞게 꼼꼼하고 세세하게 짚어주는 건 마음에 든다
역시 아마추어 사학자들이 따라가지 못하는 전문가의 포스가 확실히 있다

특히 프랑스로 흘러 들어간 의궤를 직접 대했을 때 느낀 저자의 감격 등은 인상적이었다
아쉽게도 비단으로 장식된 겉표지는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표지를 떼내고 보관하는 도서관의 방식 탓인지 아니면 제대로 보관을 못해서인지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안동 김씨 세도 60년을 이끈 순원왕후의 한글 편지 등은 나중에 훌륭한 이야깃거리가 될 것 같다
굉장한 여걸이었을 것 같은데 조명이 덜 된 것 같아 늘 궁금한 인물 중 하나다
얼마 전 화제가 되기도 한, 어린 정조의 한글 문안 편지도 규장각에 보관되어 있었다
사극의 좋은 소재들을 개발할만한 보고가 아닌가 싶다
역시 제일 흥미로운 것은, 66세의 영조가 15세의 정순왕후와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을 기록한 의궤다
나중에 따로 책으로 읽어볼까 싶기도 하다
요즘 상식으로 생각하자면 이건 나이차, 이런 개념을 넘어서 완전히 소아성애증 뭐 이렇게 해석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역사를 읽는 건 재밌다
인간들이 모여 사는 곳의 도덕과 규범은 이렇게 세월의 흐름에 따라 늘 변하는 모양이다
가볍게 읽어 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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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12-1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이벤트 당선되었어요. 축하합니다^^

marine 2007-12-15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마노아님 그렇군요.
전 대체 왜 적립금 500원이 들어왔는지 이해가 안 갔는데...
고마워요^^

marine 2007-12-15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다시 보니 참가상이 아니라 적립금에 당첨이 됐군요. 3만원이라니...
이런 거 생각지도 않고 쓴 리뷰라 너무 허접해서 부끄럽네요
 
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 우리 역사 바로잡기 1
이덕일, 김병기, 신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자극적인 제목 때문에, 더군다나 이덕일이라는 작가에 대한 불편한 감정 때문에 일부러 손에 안 잡았던 책이다
이런 식의 제목, 매우 불편하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마케팅의 일부로써는 유익할 수 있겠으나, 바람직한 사학자의 모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이런 행태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똑같은 양식의 대응 밖에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조상이 위대했다는 것과 현재의 우리가, 더 엄밀히 말해 내가 위대하다는 것이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이런 식으로 따지면 자국이 자기 나라 역사와 신화를 과장되게 꾸미고 국민들에게 가르치는 모든 나라의 행태가 다 용서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일본이나 중국 욕할 게 아니라는 뜻이다
궁극적으로 "우리" 민족이라고 엄밀하게 구분될 범주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더더군다나 고대 고구려인이든 고조선인이든 동이족이든 현재의 한국인의 100% 조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유럽인이나 아메리카 인디언들 보다야 우리와 더 가깝겠지만 하여튼 고대 고구려인이 반드시 현대의 한국인과 같은 정체성을 가진 집단인지는 좀 더 생각을 해 봐야 할 문제다
좀 더 넓은 의미로, 보편적인 차원에서, 우리 모두는 그리스인이라는 말처럼, 인류라는 큰 틀에서 과거 우리 조상들을 아우를 수는 없을까?
외계인이라도 나타나야 민족이나 인종차별이 없어지고 하나의 지구인으로 뭉치게 될까?
소크라테스나 알렉산더 혹은 진시황, 공자, 광개토대왕 등을 우리 모두의 조상으로 자랑스러워 할 수는 없을까?
여전히 국경 개념이 가장 중요한 집단 정체성의 한계인 걸 보면 아주 먼 훗날의 일일지 모르나, 어쨌든 고대사를 과장한다고 해서 현재의 우리가 자랑스러워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편견을 벗어 던지고 본다면 책 내용 자체는 비교적 성실한 저작이라고 생각한다
역시 사학자답게 꼼꼼하게 유물과 유적을 탐사하고 비교적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개해 나간 점은 높이 산다
아마추어 역사가들의 과장된 논리 전개가 없어서 신뢰가 간다
고대사는 워낙 알려진 게 없다 보니 이런저런 잡다한 해석이 가능한 분야가 아닌가 싶다
어쩌면 그게 고대사의 매력일지로 모르지만.
하여튼 과장과 비약이 심하지 않다면 다양한 의견 표출은 역사학의 발전이나 대중의 흥미를 유지시키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덕일씨처럼 고조선이 요동벌판을 호령하고 한반도를 넘어 중국 대륙, 심지어 산해관 즉 만리장성을 국경으로 할 정도로 광활한 영토를 지배했다고 보는 관점도 있을 수 있겠고, 대동강 유역 중심의 소국이었다는 주장도 공존할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여러 관점의 추론이 가능한 상황인데도 발해가 한국사가 아닐 수 있다고 하면 죽일 놈 취급하는 분위기가 아닌가 싶다
이종욱씨 같은 경우는, 대조영이 말갈인이라는 점을 들어 또 민족 구성 대부분이 말갈인이라는 점을 들어 한국사에서 배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취한다
그럼 이 사람은 민족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어용 사학자인가?

이근우가 쓴 고대사 관련 책을 보면, 고조선의 영토라고 규정짓는 이른바 표지유물인 비파형 동검이 반드시 고조선 것만은 아니라는 얘기가 나온다
읽은지 오래 되어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비파형 동검이 나온다고 해서 다 고조선 땅은 아니라고 했던 것 같다
또 비슷한 경우로, 역사스페셜에서 백제에서 쓰던 행정구역명이 산동반도에도 있었다는 근거 하나만 가지고 백제가 산동반도까지 지배력을 확보했다고 보는 것은 논리의 심한 비약이라는 얘기를 했었다
충분히 근거가 있는 얘기다
이덕일씨는 위만조선의 성립과 함께 철기문화가 중국에서 넘어왔다는 주장을 극력하게 반대하는데 (즉 철기문화가 자체적으로 한민족의 손에 의해 발생했다고 본다), 얼마 전에 읽은 제럴드 다이아먼드의 "총균쇠" 에 따르면 문명은 원래 전파되는 것이다
대륙에서 반도로, 더 나아가 일본 열도로 전파되는 게 자연스러운 거 아닐까?
일본에 문화를 전수해 줬다고 주장하면서 중국으로부터 문화를 전해 받았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는 건 일관되지 못한 태도다
그리고 한사군의 위치가 한반도 내에 있다고 해서 꼭 우리 민족의 역사가 식민지로부터 출발했다고 볼 수 있을까?
한사군이 한반도 밖에 있었다면 식민지가 아니라는 얘기인가?
이덕일씨가 역사서의 대중화를 이끌었고 성실한 자세로 열심히 집필하고 있음은 인정하는 바지만, 하여튼 나하고는 영 관점이 안 맞는 저자다
어쨌든 잊혀진 나라, 혹은 미지의 나라 고조선에 대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는 환기의 관점에서는 의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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