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루마블 세계여행
홍장선.홍경선 지음 / 넥서스BOOKS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 부루마블은 최고의 게임이었다.
겨우 단 돈 천원이었던 게임판에 빠져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나중에는 우주여행판 부루마블도 나오고 그랬던 것 같다.
옆집에도 부루마블이 있었는데 그 집은 천 원짜리 종이 게임이 아니라, 빌딩이나 호텔이 모형으로 들어 있는 7천원인가 하던 럭셔리 버젼이어서 엄청 부러웠던 기억이 난다.
종이 지폐도 천 원짜리는 A4 에 인쇄된 거라 완전 얇았는데, 럭셔리 판은 진짜 돈처럼 빳빳했다.
아, 나의 어린 시절이여!

그런데 이 책은 이름만 부루마블을 차용했지, 내용은 완전 재미없다.
제목을 보고, 나는 부루마블에 대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여행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건 완전히 독자들 눈만 사로잡았지 먹을 건 하나도 없다.
차라리 진짜 "부루마블 매니아" 가 책을 내면 좋겠다.
너무 뻔한 여행기라 솔직히 좀 짜증난다.

책 자체는 도판도 많이 실리고 편집도 지루하지 않게 되서 눈요기 감으로는 괜찮다.
그러나 저자의 문장력이 너무 평이하고 빤해서 깊이 있는 독서는 어렵다.
그러고 보면 <노플랜 4차원 유럽여행> 을 쓴 정숙영씨는 비교적 작가로서 자질이 있는 편이다.
출판사의 상술이 너무 빤히 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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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상식 바로잡기 - 한국사 상식 44가지의 오류, 그 원인을 파헤친다!
박은봉 지음 / 책과함께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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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목차를 볼 때는 살짝 기대가 있었는데, 막상 읽어 보니 썩 재밌지는 않다.
한국사 오류 바로잡기라고 하지만, 요즘에는 대부분 알려진 사실들이라 크게 흥미롭지는 않았다.
김정호가 옥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나, 민비의 사진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 고조선이 조선 건국 이전에도 있었던 명칭이라는 것 등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흥미 위주로 서술된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저자는 베스트셀러 작가라기 보다는, 사학과 졸업생으로서의 기본적인 소양은 있는 것 같다.
다만 연구자가 아닌, 교양서 집필자라는 한계 때문인지, 책 내용 역시 본인의 주장을 발전적으로 펼치기 보다는, 기존의 자료들을 적당히 재구성 하는 수준에서 그친다.
임용한씨 글을 읽다가 이 책을 보니, 확연한 깊이 차이가 난다.

새롭게 안 사실로는,

1. 왕건의 성이 왕씨가 아니었다
하긴 이 부분도 옛날부터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이긴 하다.
설화를 보면 왕건의 아버지는 용건, 할아버지는 작제건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역시나, 아직 성이 일반화 되기 전의 시대라 호족이었다는 왕건네 집안도 제대로 된 성씨가 없었다.
왕건이 고려를 세운 후 王이라는 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망부석의 주인공 박제상도 다른 기록에서는 김제상이라고 쓰여졌는데, 이것 역시 나중에 성을 붙이는 과정에서 생긴 혼란이라고 한다.
그 역시 성이 없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2. 신라의 왕릉에서 발견된 금관은 살아 생전에 쓰던 왕관이 아니다.
사실 박물관에서 이 금관을 본 뒤,  실제로 쓰기엔 너무 무겁지 않았을까 의아해 했던 점이기도 하다.
발견 당시 얼굴 전체를 덮는 고깔 모양으로 시신에 씌워져 있었다고 한다.
일종의 데드 마스크인 셈이다.
그러고 보면  상식에 안 맞는 점은 분명히 우리가 아직 모르던 뭔가가 있다.
교과서에서 금관 발굴 당시의 착용 모습에 대해 언급해 주면 이런 오해가 없었을텐데.

3. 최익현은 대마도에서 단식사 한 게 아니다.
어쩐지...
저자의 말마따나 최익현이 굶어 죽지 않았다고 해서 그 분의 곧은 기개나 위대함이 훼손되는 건 아니지만, 잘못 부풀려진 이런 에피소드들은 자칫 민족주의 이데올로기로 악용될 소지가 충분하다.
그런데 이 부분은, 나 역시 사실로 믿었었다.
최익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일본놈들 밥은 안 먹는다고 버티다 죽고도 남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양심수들을 봐도 그렇고...
하여튼 처음 6일인가 굶고 그 후에는 식사 잘 하셨다고 한다.

4. 경주의 첨성대는 천문대가 아니다.
이건 경주 답사 갔을 때 이미 들었던 얘기다.
직접 경주 가서 첨성대를 본다면 누구나 그런 의문을 가질 것이다.
기본적으로 높이가 안 되는데 산도 아닌 평지에서 무슨 천문을 관측한다는 말이냐는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천 년의 왕국 신라" 라는 책에서 자세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저자는, 그 책을 인용한 것 같은데, 실제로 천문학에서 얘기하는 별을 관찰했다기 보다는, 제사를 지내기 위한 점성술 정도로 해석하면 좋겠다는 쪽이다.
나도 그 편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목차만 보면 관심을 끌만한 게 많은데, 문체가 비교적 딱딱한 편이고 건조해서 썩 재밌게 읽지는 못했다.
임용한씨의 다음 책이 더욱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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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 신개정판 생각나무 ART 7
손철주 지음 / 생각의나무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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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렇게 말하면 너무 냉정한 평가일지도 모르겠으나, 내가 읽은 소감으로는, 책의 수준이 낮다.
일단 저자의 필력이 딸리고, 글에 품격이 없다.
마치 스포츠 조선의 문화란에나 실릴 만한 가십거리 기사 수준의 글을 묶은 것 같다.
그렇게 보면, 다소 평이하고 비슷한 글의 반복이라고 느껴지는 이주헌의 책은, 이 책에 비하면 얼마나 명문인지!
세계의 교양, 시리즈는 비교적 재밌게 보고 있는 책인데, 이 책은 평균적인 수준에서 떨어진다.
특히 저자의 시각에 동의할 수 없었던 것은, 반 고흐는 알아도 최북은 모른다면서 우리 미술의 품격 어쩌고 하면서 기술한 부분이다.
최북의 위대함은, 그의 작품을 가지고 논하면 될 일이다.
대체 거기에다 왜 유명한 화가를 끌어 들여 쓸데없는 비교를 하는지 모르겠다.
과학에도 국경이 없다고 하는데, 하물며 예술에야!
예술가의 국경을 따진다는 것, 우리 미술과 서양 미술의 경계를 엄격하게 나눈다는 것, 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역사도 탈민족주의를 넘어서는 마당에 말이다.
서울 사는 사람이 I LOVE NY 이라고 적힌 로고를 붙이고 다닌다면서 한심하다고 한탄하는데, 이 사람을 주체성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을까?
한 도시에 대한 동경이나 이미지에 대한 애착은 지극히 개인적인 기호에 불과하다.
그럼 "나는 서울을 사랑합니다" 이렇게 써 붙이고 다니면 훌륭한 사람인가?
작품에 대해 논하기 보다는, 작가들의 기행이나 사소한 가십거리들을 가볍게 풀어 쓴, 정말 가벼운 책이다.
한국인에게 듣는 서양 화단 뒷담화, 이 정도로 말해야 할 것 같다.
혹시라도 있을 독자들의 원성을 피하려는 듯, 서문에서 내 책에서 즐기는 것 이상의 수준을 얻으려는 것은 연목구어라고 표현했는데, 수준있는 글을 쓴다고 해서 죄다 딱딱하고 어려운 것은 절대로 아니다.
그런 발상이야 말로, 교양서의 수준을 깍아 먹는, 글솜씨 없는 저자의 비겁한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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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 고대 문명의 역사와 보물 세계 10대 문명 1
조르조 페레로 지음, 김원옥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재밌을 거라고 기대를 많이 한 책인데 집중하기는 힘들었다.
일단 나는 사진이나 그림이 많은 책보다는, 서술형으로 된 텍스트 위주가 맞는 것 같다.
그림이나 사진이 많으면 내용을 더 깊게 이해하고 풍부한 사례를 볼 수 있어 시각적 효과를 더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이런 내 바램과는 다르게, 도판이 많이 실린 만큼 텍스트 분량이 줄어든다는 단점을 피하기가 어렵다.
즉, 설명이 상당히 압축되고 부실해진다.
그래서인지 도판 많은 책은, 언제나 내용면이 아쉽고 사진에도 크게 집중하기가 힘들다.

이 책 역시 너무나 화려하고 볼 거리가 많은 것 같으면서도, 소문난 집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자꾸 생각난다.
기본적으로 내가 이집트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집중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긴 한데, 유물이나 벽화 위주로 설명하는 방식이 마음에 안 든다.
차라리 이집트 역사에 대해 서술한 텍스트 위주의 책이 더 나을 것 같다.
도판은 너무나 훌륭해서, 책 넘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집트의 전 역사를 갈무리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시각적 즐거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어울리는 책 같다.

피라미드의 위대함은, 직접 가서 보지 않는 이상 실감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항공 사진으로 찍은 모습을 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
인력과 가축 밖에는 이용할 동력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저렇게 어마어마한 높이의 건물을 어떻게 세울 수 있었을지 감탄스러울 뿐이다.
오늘날의 마천루는 저런 위대한 공학 기술의 바탕 위에서 세워진 것이라 생각하니, 다시금 우리 조상들의 놀라운 지식과 기술에 머리가 숙여진다.
피라미드는 왕의 무덤인 셈인데, 정말 저렇게 큰 무덤을 만들면 영생하리라 생각했던 것일까?
엄청난 국력을 쏟아 평생을 무덤 만드는데 바쳤던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들이, 지금 눈으로 보면 부질없는 노력이고 어리석어 보이기까지 하지만, 결국 오늘날 교회에 돈을 바치는 것도 영생에 대한 욕구 때문이고 보면, 인간의 속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불멸에 대한 끊임없는 욕구가 종교를 만들고 위대한 건축물을 세웠다.
이집트의 그 많던 신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오늘날까지 살아 남았다는 점에서, 야훼와 알라 등이 가장 위대한 신이라고 생각한다면, 고대인들은 존재하지도 않은 어리석은 형상에 절하고 마음을 바쳤던 것일까?
어쩌면 그 모든 신들은, 그저 형태만 달리 했을 뿐, 결국 하나의 창조자, 불멸의 존재를 의미했던 건 아닐까 싶다.
결국 그런 논리를 확대하면 종교의 형태는 달라도 믿음은 하나니, 교회 밖에서도 구원이 존재한다는 얘기가 되고, 오늘날 기독교나 이슬람교의 광신적 믿음 내지는 배타성, 혹은 성전 등이 다 터무니 없는 얘기가 된다.

고대 이집트 유물이라면 결국 무덤에서 나온 것들이니, 인간의 불멸에 대한 무서운 욕구와 집착이 놀랍기만 하다.
독특한 벽화도 매력적이지만, 후대에 첨가된 인형들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장난감 가게에 가면 금방 만날 것처럼 세련되고 현대적이다.
이집트인들의 미적 감각이 얼마나 탁월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황금 마스크나 흉배 등도 너무나 화려해 눈이 부실 정도다.
이 위대한 문화를 전해 준 샹폴리옹에게 깊이 감사한다.
이집트의 역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책을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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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의 심장 뉴욕미술 - 뉴욕의 미술관 Art Travel 2
이주헌 지음 / 학고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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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갈수록 현대 미술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르네상스 미술에 열광하더니, 인상파로 넘어갔고 이제는 비구상에도 눈길을 돌리려고 한다.
조금씩 발전하는 태도일까?
고전주의 그림은, 그 정교한 디테일과, 마치 사진으로 찍은 듯한 놀라운 사실성 등이 내 마음을 혹했던 반면, 현대미술은 일단 비구상이라 대체 뭘 그린 건지 알 수가 없었다.
흔히 하는 말, 이런 그림이면 나도 그리겠네, 하는 반발심이 들었다.
특히 마티스의 스케치는 너무 형편없어 대체 왜 위대한 화가라고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현대 미술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것은, 역시 직접 전시회장에 가면서부터다.
대상을 묘사하는 능력은, 과거 그림에 비해 부족하다 할지라도 화려한 색깔과 독특한 배열에서 뭔가 울컥 하는 감정이 솟아올랐다.
고흐의 <해바라기> 를 직접 봤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확 솟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누가 그랬던가, 그림의 본질은 조형이 아니라 색체라고.
정말 그 말뜻을 요즘에는 실감한다.
칸딘스키 그림을 봤을 때 그 신선하고 새로운 색체 배열에 기분이 확 달아 오르는 느낌이었다.
날아갈 듯이 고양된 기분, 그림을 보면서 그런 청량감을 느낀 건 처음이었다.
대상을 모사하지 않고도 관람객의 감정을 이렇게 고양시킬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더욱 위대한 화가가 아니겠는가?

확실히 현대 화가들은 상상력이 뛰어나다.
아마 요즘에 르네상스 그림처럼 정밀한 모사를 한다면 달력 그림 그리냐고 비웃음을 살 것이다.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시대, 그게 바로 포스트모더니즘 시대가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다다이스트의 그 장난 같은 작품들은 도저히 감동받기가 힘들다.
누구는 또 인식의 전복이라고 감탄할 수도 있겠으나 예술의 본령에서 한참 벗어난 그림으로 생각된다.
그래서인지 앤디 워홀이나 잭슨 폴록 등의 작품도 별다른 감흥이 없다.
혹시 모마에 가서 직접 그 작품들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올 여름에 뉴욕에 가지 않을까 싶어 도서관에 신청한 책인데, 생각만큼 아주 재밌지는 않았다.
이주헌의 책을 처음 접했을 때 감탄했던 것에 비하면, 그의 글쓰기 패턴에 너무 익숙해져서인지 별로 신선하지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의 책이 매력적인 것은, 덜 알려진 분야를 소개해 준다는 점에 있다.
지난 번 러시아 미술 소개도 좋은 자극제가 됐는데, 이번 뉴욕 현대미술도 신선했다.
현대미술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
좋아하는 데이빗 호크니의 수영장 그림은 없어서 아쉬웠다.
로스앤젤레스를 좋아해서 거기 산다는데, 뉴욕에는 대표작이 없는 모양이다.
책 표지로 사용된 거트루드 밴더빌트 휘트니 여사의 초상화는 무척 매력적이다.
사진으로 찍은 듯한 앵그르의 초상화와는 또다른 매력을 준다.
이런 책을 보고 나면 항상 하는 불평이지만, 문화의 향기를 마음껏 마시고 사는 뉴욕 사람들이 정말 부럽다.
파리의 미술관 설립에 자극을 받아 국가의 중대사로 인식하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세웠다는 일화에서, 다시 한 번 문화 선진국의 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이제 해외 유명 미술관의 작품들이 내한하면 관객들이 몰릴 만큼 예술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니, 그럴듯한 미술관 운영에 더 투자를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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