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알아야 할 서양 고대 101가지 이야기
슈테판 레베니히 지음, 최철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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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중세 편도 썩 재밌게 읽은 건 아닌데 고대도 아주 재밌지는 않았다.
관심 주제들을 101가지로 나눠 가볍게 쓰다 보니 유기적인 연결이 약하고 설명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역시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통일성을 유지하면서 글을 쓰는 게 흡인력 있는 것 같다.

서양 고대는 로마와 그리스로 대변되는 것 같다.
게르만이나 바이킹 족의 역사는 로마가 멸망한 이후에나 등장한다.
브티타이나 지방도 마찬가지다.
아마도 동아시아에서의 중국과 비슷한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이 책과 <공룡의 시대>를 동시에 읽었는데 재밌는 사실을 발견했다.
제일 유명한 공룡, 티라노사우르스의 뜻이 사실은 난폭하다는 의미의 tyrannos에서 왔다고 한다.
tyranno-saurus , 즉 난폭한 공룡, 이런 뜻이다.
tyrannos 라면 바로 그리스의 유명한 정치 제도인 참주정을 의미하지 않는가?
참 재밌는 표현 같다.
이래서 다방면의 독서는 인식의 지평을 넓힌다.
아마 서양 사람들도 한국이나 일본 책들 읽으면서 단어에 실린 한자 뜻을 알고 이렇게 무릎을 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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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북 : 무삭제판 - 할인행사
폴 버호벤 감독, 세바스티안 코치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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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는 대체 무슨 영화인지 감이 안 잡혔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이해가 된다.
일급 비밀이 적인 기밀 문서, 대충 이런 뜻인 것 같은데 영화의 핵심 키워드 역할을 하는 스말 변호사의 수첩을 가리킨다.
뒷쪽으로 갈수록 반전이 너무 많아 사실 좀 어리둥절 했다.
그래서 감독이 서플에서 이 영화는 어드벤쳐이면서 미스테리물이라고 한 모양이다.
여배우가 굉장히 매력적이고 화끈한 연기를 펼친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배우들이 얼마나 벗느냐가 굉장한 관심사인데 이 나라는 아예 관심의 대상조차 안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확실히 유럽 영화라 파격적이다.
저녁을 먹으면서 본 영화라, 배설과 연관된 섹스 장면이 나오자 역겨워서 구토 증세가 났다.
주인공 레이첼이 전쟁 후 포로 수용소에서 발가벗겨져서 오물 세례를 받는 장면은 정말 최고의 역겨운 장면이었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또 추악해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 준다.
너희가 이러고도 나치를 비판할 수 있느냐는 연합군 사령관의 외침이 영화 중 최고의 대사였다.
인간의 본성은 다 똑같다, 나치만 나쁜 게 아니다, 이런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한나 아렌트가 말한 것처럼 <악의 평범성>은 비단 나쁜 것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선량해 보이는 사람의 마음에도, 즉 인간의 본능 속에 파괴적이고 잔혹한 심성이 숨겨져 있는 것 같다.
그러므로 어찌 보면 본능을 마음껏 발산하라는 말은 무책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하는데, 변형이 좀 많았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인지 밝히지는 않는다.
스파이 노릇을 하다가 진짜로 적군 장교를 사랑하게 된 레이첼이 문츠와 잘 될 줄 알았는데, 역시 나치 전범을 살려 두기에는 스토리 전개상 무리가 있었나 보다.
포로수용소에서 같은 독일군 포로에 의해 총살당하는 장면은 굉장히 안타깝고 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문츠가 허망하게 총살당하고 말자, 그럼 이번에는 한스와 사랑하게 되나 싶었는데 사실은 모든 일의 범인이 한스였다는 게 밝혀지면서 오히려 그녀를 죽이려고 한다.
결국 마지막에 다른 남자와 결혼해 아이 둘을 낳는 걸로 끝난다.
비슷한 2차 대전 영화에서는 여주인공이 전쟁 중 만난 레지스탕스와 잘 되는 걸로 끝나 마음이 따뜻했는데, 이 영화는 결말 면에서 마음이 무척 아팠다.
역시 비극은 가슴이 아프다.

레이첼이 완벽한 금발로 속이기 위해 음모까지 염색하는 장면은 정말 적나라했다.
남자 동료가 들어 왔는데도 여전히 음모를 염색하는 레이첼의 과감함에 깜짝 놀랬다.
그러고 보면 레이첼은 성적 표현에 있어 굉장히 적극적인 여자다.
화끈하고 용감하고 또 도발적인 매력을 지녔다.

2시간 30분에 이르는 러닝 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을 만큼 긴박감이 흐르고 감독이 헐리우드에서 성공해서 그런지 네덜란드 영화이면서도 전형적인 헐리우드 영화처럼 보인다.
영상이나 편집도 세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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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의 시대 - 1억 6천만 년 동안 지구를 지배하다 뉴턴 하이라이트 Newton Highlight 12
일본 뉴턴프레스 엮음 / 아이뉴턴(뉴턴코리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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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래 기다린 책이다.
3월 3일에 희망도서로 신청한 책인데, 4개월 만에 받아 봤다.
공룡은 어렸을 때부터 무척 관심있는 주제였는데 생각보다 책이 많지 않아 정보를 얻기 힘들었다.
이융남 박사의 책 외에는 국내 저자의 책은 전무하고 그나마 번역되는 책들도 거의 아이들을 위한 책 뿐이다.
공룡에 대한 사회적 관심사에 비해 정보는 턱없이 부족한 편.
그래서 뉴턴 하이라이트의 공룡 이야기가 무척 반가웠다.
잡지책이다 보니 간략하게 읽기 편하게끔 축약하여 깊이 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특히 공룡 최고의 궁금증인 변온동물 VS 정온동물설, 멸종의 이유, 생물학적 분류, 조류로의 진화 등등에 관한 토의가 없어 무척 아쉽다.
대신 화보가 화려하다.
이렇게 많은 공룡을 복원도와 함께 제공하는 책은 드물 것 같다.
공룡의 종류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제일 인상적인 그림은, 아무래도 네 발에 모두 깃털이 달린 공룡이었다.
시조새나 익룡처럼 생긴 것도 아니고, 온통 화려한 깃털로 뒤덮여 있는데 얼굴은 익룡 모양이다.
중요한 것은 네 발이 모두 깃털로 덮여 있다는 사실이다.
조류가 앞발만 깃털인데 비해 이 공룡류는 사지가 전부 깃털이라 아마도 이 공룡에서 조류로 진화하면서 뒷쪽은 퇴화한 게 아닌가 추론한다.
공룡과 조류의 관계는 아마도 최고의 수수께끼일 것이다.

진화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종교적인 문제를 생각해 봤다.
인간이 과연 영혼이라는 걸 가졌을까?
인간은 다른 생명체와 전혀 다른 존재인가?
그래서 인간만이 신에게 구원받을 수 있는가?
리처드 도킨스가 종 우월주의를 비판하면서 아메바가 인간보다 하위에 있다는 개념 자체가 잘못됐다고 했을 때, 무척 거부감이 들었는데 (인간은 고등동물이니까) 진화론에 대해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결국 인간 역시 긴 생명의 역사에 한 부분을 더할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엄청난 생명체들이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명과 죽음, 생존 욕구, 대체 이런 것들은 왜 존재하는 것일까?
공룡들이 지구를 뒤덮고 있을 때 그들이 그 오랜 시간, 무려 1억 6천만년을 살아간 까닭은?
정말 생명이란 것은 생각하면 할수록 신비롭고 위대하다.

장경룡과 어룡이 공룡의 일종이라 생각했는데 전혀 다른 바다 파충류였다.
장경룡은 말 그대로 목이 몸보다 더 긴 파충류고 어룡은 상어처럼 생겼다.
날아다니는 익룡까지 합하면, 중생대의 지구는 파충류의 전성기였음이 분명하다.
브로키오사우르스가 물 속에 살면서 위로 솟은 콧구멍으로 호흡했다는 이론은 이제 폐기된 가설이다.
정확한 조사 끝에 그 콧구멍은 정수리 부위에 있는 게 아니라, 입 근처에 있었음이 밝혀졌다.
브라키오사우르스처럼 30여 톤에 달하는 용각류들이 물에 들어가면 부력 때문에 폐가 짜부러든다고 한다.
이구아노돈의 발톱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는 이론들이 많다는 것도 고생물학의 재미 같다.
중국 고고학자의 말처럼, 아마 상상력에 있어 고생물학자를 따라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생물을 단지 뼛조각만 보고, 그것도 전체가 아닌 일부만 주어 모아 완전한 생명체로 복원시킨다는 것은, 위대한 상상력이 없는 이상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확실히 일본 사람들은 여러 분야에서 앞서 간다는 느낌이 든다.
선진국의 저력인가?
이런 과학 분야 (먹고 사는데 별 지장 없는) 에 많은 돈을 투자해서 연구할 수 있는 제반 여건들이 무척 부럽다.
뉴턴 하이라이트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가볍게 일독할 만한 좋은 과학 잡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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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 탐정들 - 세계 50대 유적의 비밀
폴 반 엮음, 김우영 옮김 / 효형출판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세럼이 쓴 <낭만적 고고학 산책>이 상당히 지루하고 집중도가 떨어졌던 반면, 폴 반이 쓴 <고고학 탐정>은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다.
두 책의 차이를 들자면, 세럼의 책은 발굴자와 발굴 당시의 에피소드들에 대해 꽤 자세히 늘어 놓기 때문에, 문화적으로 상이하고 사전지식이 없는 나같은 먼 나라 독자들이 듣기에는 퍽 지루한 편이다.
마치 한국 고고학자가 신라 왕릉 발굴기라는 지엽적인 주제에 대해 쓴 책을 유럽인이 읽는 기분이랄까?
물론 여기 소개된 발굴들은 대단히 세계적인 것들이긴 하지만, 어쨌든.
반면 폴 반의 책은 내용이 가볍고, 복잡하거나 지난한 발굴 과정들은 죄다 생략해 버렸다.
그래서 일면 수박 겉핥기라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어쨌든 일반인이 읽기에는 훨씬 편하다.
문체의 차이도 있는 것 같다.
각 발굴지마다 딱 세 장에 국한된 압축된 설명이 책의 응집력을 높이기도 하지만, 대신 너무 가볍다는 생각도 간혹 든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상당히 잘 된 책이다.
아마 직업적인 고고학자라는 저력이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즉, 뒷꽁무니가 쫓아다니는 신문 기자 나부랭이가 아니라는 것)

역사학자들이 문헌을 중심으로 연구하는 반면, 고고학자들의 관심사는 유적과 유물인 것 같다
특히 선사시대 연구는 인류의 기원을 밝히는 흥미진진한 모험과도 같은데, 고고학자의 이미지를 가장 잘 대변해 주는 작업 같다.
인디애나 존스 박사처럼 온갖 신기하고 매혹적인 탐험을 한다기 보다는, 인내심과 끈기를 가지고 너른 벌판을 이잡듯 뒤지는 성실성과 지난한 작업들로 하나의 발굴이 이루어짐을 알게 됐다.
물론 기본적으로 보물 찾기와 같은, 호기심과 약간의 투기 심리와, 몽상적인 부분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말이다.
하여튼 과거를 밝히고자 하는 인간의 끝없는 호기심은 놀라운 지경이다.
비슷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이유로 조상 숭배의 전통도 고고학에 대한 열정과 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여튼 이미 벌어진 일을 밝힌다는 점에서 보면, 섣불리 미래를 예측하는 것 보다는 과거를 정확히 알고자 하는 노력이 훨씬 더 성실하고 진지해 보인다.

책에 나온 다양한 유적지들은 워낙 유명해서 한 번씩은 들어 본 얘기들이다.
아쉬운 점은 영문 표기가 거의 없어 인터넷을 통해 더 자세한 정보를 얻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요즘에는 구글이나 위키피디아가 워낙 발달해서 왠만한 지명이나 지식들은 인터넷에 널려 있다.
특히 문화가 다른 서구 사회의 지엽적인 지명이나 전통들은 저자의 각주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많기 때문에 (또 그렇게까지 성실한 번역자도 드물고) 인터넷을 뒤지게 되는데, 원어 표기가 없으면 애를 먹는다.
한글로 번역된 단어를 치면 딱 그 책에 나온 인용문만 뜬다.
전혀 자료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니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는 고유명사나 번역하기 애매한 단어들에 대해 꼭 원어표기를 함께 해 줬으면 한다.

인상깊은 발굴로는 역시 인류의 기원을 밝히는 호미니드들의 화석이 있겠다.
인류는 언제 영장류에서 갈라져 나왔는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호모 속의 분기점은?
루시는 정말 우리들의 이브일까?
유인원과 인간을 잇는 중간 고리는 과연 어디에?
인터넷을 참조하여 대강의 윤곽을 그릴 수 있었다.
덕분에 독서 시간은 한정없이 길어졌지만 말이다.
아프리카 평원에서 뼛조각 찾는 일을, 트럭에 뭉개진 계란 껍데기 맞추는 일에 비유한 고고학자의 한탄은, 인류의 진화 과정을 밝히는 것이 얼마나 지난하고 고통스러운 일인지 잘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노력과 열정들이 축적되어 언젠가는 (가능하면 내가 죽기 전에) 우리의 기원을 밝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이스라엘 민족의 기원을 밝히는 발굴도 흥미로웠다.
성경이 사실이다고 믿는 쪽의 책을 읽다 보면 짜증이 나는 게, 일단 성경을 경전으로 보는 대신 역사서로 대하기 때문에, 그것도 오류가 전혀 없는 정확한 기록으로 보기 때문에 그 전제에 맞춰 발굴 결과를 해석한다.
다른 곳에서 반증의 증거를 찾는 대신, 성경의 기록에 맞는 증거물을 찾아다니는 식으로 말이다.
얼마 전에 읽은 이스라엘 고고학자의 책은, 폴 반의 입장과 거의 대동소이 하다.
아마도 역사학계가 아닌 고고학계에서는 어느 정도 일치된 의견이 아닌가 싶다.
솔로몬 궁전의 위대함은 발굴단이 찾기 힘들고 오히려 사마리아 왕국, 즉 북이스라엘이 훨씬 더 번성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속속 발견된다.
이스라엘인이 이집트에서 흘러 들어온 이주노동자 집단이었다기 보다는, 가나안의 토착민이었다는 설이 고고학적으로 입증된다.
물론 아직 정설로 확립된 것은 아니다.
하여튼 그렇게도 경멸하고 배척했던 가나안 토착민들의 풍습이나 건축 양식들이, 실은 이스라엘 역시 가나안의 한 부족으로써 공유했던 문화라고 하니, 유대인 역시 홀로 고립된 독창적인 집단, 종교적으로 말하자면 선택받은 신의 민족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어떤 민족이든 신으로부터 특별히 선택받았다는 선민의식이야말로 전형적으로 보여지는 종교의 특성 같기도 하다.

흥미롭게 읽은 책이고 폴 반의 또다른 역작인 <현대 고고학의 이해>를 읽어봐야겠다.
고고학은 정말 위대하고 흥미진진한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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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의 기억 이산의 책 23
도미야마 이치로 지음, 임성모 옮김 / 이산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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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좀 지루했다.
철학 내지는 도덕에 관한 책 같다.
확실히 나는 당위적인 철학책에는 약하다.
좀 더 실제적인 책을 원했는데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생각해 볼 만한 꺼리는 충분히 있다.
우리는 일본에 대해 식민 통치라는 피해의식 때문에 제대로 된 분석을 하기 힘들었는데, 저자처럼 오키나와인이라는 또다른 피지배 계층이 전쟁이 인간을 구속하는 방식을 규명함으로써 일본 제국주의를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었다.
한국인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수탈과 억압은, 그 한맺힌 역사가 너무나 깊게 아로 새겨져 자칫 민족주의로 빠져 일본의 전체주의적인 지배 방식을 그대로 내면화 시켜 우리 역시 자국을 맹목적인 애국심과 상대에 대한 적대감으로 무장한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 대한 비난이 민족주의적 감상으로 흐르면 궁극적으로는 비슷해진다고 생각한다.
내가 일본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것은 우리 민족을 식민 통치했다는 사실 보다도, 일본이라는 제국주의 국가에 의해 개인의 자유와 인격이 억압당하고 전체주의에 죄다 동원됐다는 사실 때문이다.
나는 타국의 식민 통치가 아니라 할지라도, 자국이 그 주체라 할지라도 국가의 전체주의적 동원은 끔찍하게 싫다.
나치나 일본의 군국주의가 싫은 것도 그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킨다는 <남벌>이나 <한반도>도 거부감이 든다.
이 책은 일본의 그런 제국주의, 전체주의, 군국주의가 어떻게 한 인간을 억압하는지 잘 보여준다.
또 같은 일본 내에서도 하층 계급을 차지하는 오키나와인들이 내지인과 비슷한 대접을 받기 위해 어떻게 사회적 규율을 내면화 시키는지도 잘 보여준다.
감시와 처벌이라는 푸코의 이론을 자주 인용한다.
좀 더 꼼꼼하게 독해를 했더라면 좋았을 책인데 도서관 반납 기일에 걸려 미처 다 못 읽고 돌려 줬다.
기회가 되면 다시 읽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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