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성혜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처음에 읽었을 때는 나름 인상적이었던 것 같은데 두 번째 읽으니 신선도가 확 떨어졌다.
박물관에 대해 소개한 책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여행 기록을 정리한 일종의 기행문이다.
그렇다고 김인성씨의 영국 기행문처럼 지식이나 문장이 풍부한 것도 아니고...
전공자의 책이라고 하기엔 여러 면에서 상당히 약하다.
그러나 제목이나 시도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기 직전에 <박물관 영화를 유혹하다>라는 국내 필자의 책을 읽었는데 어쩌면 이렇게도 내용이 똑같은지...
표절을 했다는 얘기가 아니라, 국내의 전공자들이 갖는 시각이나 경험의 폭이 너무나 좁고 한정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기분이었다.
한국사람이 알고 있는 딱 거기까지의 고만고만한 에피소드들이 두 책에서 거의 똑같이 등장한다.
두 사람 다 유학파인데도 참 내용의 폭이 좁다.
오히려 박물관학 대신 미술을 전공한 이주헌씨의 <프랑스 미술관 순례>가 더 신선하고, 유명하지 않은 책이나 얼마 전에 읽은 심상용씨의 <그림없는 미술관> 이 질적으로 다른 관람객의 자세를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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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영화를 유혹하다 - 시네뮤지올로지: 영화로 보는 박물관의 매력
이보아 지음 / 미래의창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박물관과 영화를 접목시킨 독특한 소재이긴 하나, 책에서는 별 상관관계 없이 따로 논다.
그냥 병렬 관계일 뿐이다.
다만 워낙 박물관에 대한 책이 적다 보니 박물관에 대해 소개해 주는 책 정도의 의의는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의외로 영화 속에서 박물관이 자주 등장하는 걸 보고 놀랬다.
그러고 보니 큐레이터도 세련된 도시 전문직으로 종종 등장하는 것 같다.
외국 영화에서는 유물이나 명화를 훔치는 장면도 자주 나온 것 같고.
박물관 관람을 영화 관람과 대등하게 본 저자의 시도는 신선했다.
영화처럼 박물관도 친구와 가볍게 관람할 수 있다면 문화적인 측면에서 우리의 삶이 훨씬 풍요로워질텐데.
그러나 저자가 지적한 것처럼 기본적으로 관람은 영화와는 달리 내러티브가 아니기 때문에 바탕 지식이 있어야 하고 남과 공유하기 어려운 취미 활동이기도 하다.
서로 전시회를 둘러 보고 차 한 잔 마시면서 각자의 소감을 이야기할 수는 있겠으나, 영화처럼 공통의 흥미를 유발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나 역시 영화는 친구와 보러 가고, 또 극장에서 다른 관객과 같이 보면 더 흥미롭지만, 박물관은 가능하면 혼자 가는 편이다.
감상에 방해를 받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박물관 관람은 상당히 개인적인 행위 같다.
그리고 반드시 언급해 둘 것은, 관람객의 예절이다.
책에도 자세히 나왔지만, 대체 애들은 왜 그렇게 떠드는 것일까?
대형 전시회들이 아이들의 학습 활동으로 이용되다 보니 부모들의 수요까지 더해져 많은 호응을 얻고 있음이 분명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회장에서 아이들의 통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치 자기 아이만 공부시키면 다라는 듯한 엄마들의 몰상식한 태도는 반드시 시정되야 한다.
큰 소리로 떠들고 여기저기 뛰어나니고 시끄럽게 묻고 답하는 행위는 다른 관람객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태도다.
지난 버넹 중앙 박물관에 갔을 때도 마치 다른 관람객은 한 명도 없는 양, 혹은 영화처럼 소리나는 게 아니므로 큰 소리로 떠들어도 된다는 듯 행동하는 일부 가족의 모습이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부모부터 애티켓을 챙겨야 한다.

우리 사회도 문화적 욕구가 높아져 좋은 공연과 전시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관객들이 호응해 줘야 더 좋은 전시들이 많이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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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과 열광 - 어느 인문학자의 스포츠 예찬
한스 U. 굼브레히트 지음, 한창호 옮김 / 돌베개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제목이 마음에 들어 무척 읽고 싶었던 책인데 드디어 손에 넣었다.
살짝 흥분되기도 했던 것이, 나도 스포츠 애호가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농구나 야구, 축구 같은 이른바 프로 스포츠는 별 관심이 없고 육상이나 수영 같은 올림픽 기록 경기들들 좋아한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그 적극적인 도전 정신과 그들의 육체가 보여주는 탁월한 기량에 언제나 넋을 놓고 지켜본다.
이번에도 수영 사상 최초의 8관왕을 이룩한 팰프스나 100m 신기록을 세운 우사인 볼트의 경기를 질리도록 보고 또 봤다.
내가 운동을 못하기 때문에 더욱 엘리트 선수들의 경기에 열광하는 건지도 모른다.
하여튼 불가능할 것 같은 과업을 이룩하는 그들의 놀라운 능력은 언제나 감탄을 불러 일으킨다.

나는 예전부터 스포츠가 국민의 귀를 막는 우민화 정책이라는 학설을 믿지 않았다.
사람이 스포츠 경기에 열광하는 것은 국가가 오락의 장으로 마련해 줘서 생각하지 않고 뛰어드는 게 아니라, 정말로 마음 속에서 끓어오르는 열정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나 같은 사람들이 당당하게 스포츠 미학을 주장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여러 학설들을 가져와 설명해 준다.
스포츠를 일종의 예술로 보는 그 자세가 이해된다.
설명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닉 혼비의 <피버 피치>와도 일맥상통하는 책이기도 하다.
얼마 전에 읽은 하루키의 <승리는 소중한 것>이라는 올림픽 관전기와도 스타일은 다르지만 특히 마라톤을 서술한 부분에서 이 책의 저자와 비슷한 관점을 보인다.
하여튼 우리가 스포츠를 직접 하는 것보다 경기장에서 혹은 TV에서 엘리트 선수들을 보면서 열광하는 것은 절대로 우민화 정책에 물든 어리석인 대중이라서가 아니라 인간 본연의 미의식을 자극하기 때문임이 분명하다.
이제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스포츠 선수들을 예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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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가을에서 거닐다 - 보스에서 렘브란트까지 그림 속 중세 이야기, 그림으로 읽는 세상 중세편
이택광 지음 / 아트북스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도판이 무척 화려한 흥미로운 중세 여행이었다.
사실 이 책보다는 저자의 전작 <근대 그림 속을 거닐다>가 더 좋았다.
아마도 전공이 근대 미술사 쪽이 아닐까 싶다.
중세 이야기도 재밌게는 읽었지만 본격적인 중세 미술론으로는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저 도상학적으로만 봤던 중세 그림들을 본격적으로 살펴 본 유익한 기회였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던 중세 그림은 하나도 안 나온 것 같다.
중세화라면 조토나 치마부에처럼 평면적인 그림이라고 생각했는데 저자가 언급한 그림들은 르네상스 그림들이 대부분이었다.
르네상스를 포함해 근대 이전을 모두 중세로 보는 것일까?
히에로니무스 보쉬나 페테르 브뤼헬 같은 이들도 중세 화가에 들어가는 걸 보고 좀 놀랬다.
물론 그들의 종교화난 풍속화는 확실히 라파엘로 등으로 대표되는 르네상스 투시원근법을 차용하지 않았으나 조토의 제단화 등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중세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으나 선택한 그림들은 대부분 르네상스 시대 것이라 다소 의아했다.
그러나 중세인들을 관통하고 있던 하나의 시대적 흐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감을 잡은 것 같다.
도판도 훌륭하고 한 화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점도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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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 세계는 지금 - 정치지리의 세계사 책과함께 아틀라스 1
장 크리스토프 빅토르 지음, 김희균 옮김 / 책과함께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이번에 새로 출간된 <아틀라스:변화하는 세계>를 재밌게 읽어 작년에 읽었던 이 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
확실히 독서는 언제 읽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재독이 의미있는 일임을 요즘 새삼스레 느끼고 있다.

두 번째 책이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짚은 데 반해 전작은 세계의 지리와 정세에 대해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유럽 외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나에게 아프리카와 남미에 대해서 새로운 관심을 유발한다.
그저 하나의 단어로만 와 닿던 각 나라들이 분명한 이미지를 가진 실체로 다가오는 느낌이 든다.
대체 이 책이 아니었다면 내가 부르키나파소나 코트디부아를 언제 들어나 보겠는가?
세네갈 땅을 횡단하는 감비아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눈길이나 한 번 줘 봤겠는가?
지도는 대상들의 관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말로 듣는 것과 실제로 지도를 보면서 이해하는 것은 굉장히 다르다.
이제 드넓은 아프리카나 남미 대륙의 각 국가를 지도에서 대충 짚어낼 수 있게 됐다.
적어도 콩고가 어디 붙어 있는 나라야? 이런 무식한 소리는 안 해도 된다.

화려한 도판과 성실한 설명이 돋보이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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