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 반 룬의 예술사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헨드릭 빌렘 반 룬 지음, 남경태 옮김 / 들녘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사실 읽다가 중간에 덮어버린 책이다.
주제는 참 흥미로운데 이상하게 이 사람 책은 나와 잘 안 맞는다.
서술 스타일이 나에게 잘 와 닿지가 않는 것 같다.
<배 이야기>도 문장 하나하나가 훌륭한 것 같은데 전체적인 틀은 쉽게 와 닿지가 않아서 고생하면서 읽었었다.
꽤 다양한 관심사를 지녔던 제너럴리스트였던 것 같다.
72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 때문에 처음에는 기가 좀 질렸지만 내용은 이 사람의 다른 책들이 그렇듯이 아주 쉽고 평이하다.
가볍게 읽어 보는 예술사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도판도 풍부하고 챕터도 읽기 쉽게 짧게 나눠져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에 몇 챕터씩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 한꺼번에 읽고 갖다 주려고 하니 나중에는 분량이 많아 꾀가 났던 것 같다.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 보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훨씬 더 평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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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와 편견으로 가득한 세계사 교과서 바로잡기
이옥순.이희수 외 지음 / 삼인 / 2007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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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신간이 나왔을 때 읽고 두 번째 다시 읽은 책이다.
그 때는 꽤 자세하고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읽으니 생각보다 많이 평이하고 진도도 의외로 빨리 나갔다.
아마 그 때는 동남아시아나 라틴 아메리카의 지명에 익숙치가 않아서 읽을 때 고생을 좀 했던 것 같다.
처음 읽을 때만 해도 저자들이 지나치게 오리엔탈리즘에 경도되어 이념적인 성향을 갖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일부 서술은 불편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알렉산더는 일부 지역을 점령했을 뿐이니 대왕이라는 칭호는 어울리지 않다고 왕이라 칭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자극적인 서술이 눈에 거슬렸다.
그렇게 따지면 광개토대왕도 광개토왕이라 해야지 않겠는가?
한 술 더 떠서 로마 제국도 점령과 약탈만 일삼았으니 세계사에서 긍정적인 가치를 부여하면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일부 내용을 제외하고는 어느 정도 수긍을 할 수 있었다.
얼마 전에 읽은 헤로도토스의 <페르시아 전쟁사>의 역할이 컸다.
흔히 야만족이라 생각하고 넘어갔던 스키타이인이라든가 소아시아의 여러 민족에 대해서 매우 성실하게 기록하고 있고 이집트 문명에 대해서도 감탄을 감추지 않는다.
오히려 현재의 역사학자들 보다 훨씬 더 개방적이고 관용적인 역사가였다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한국은 미국에 여러 면에서 영향을 받는 나라이므로 서구 중심주의적 시각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특히 역사 서술에서 있어서 서구 중심주의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어쩌면 식민사관 보다 이런 서구 편향주의가 더 문제인지도 모른다.
한국 사람들 특유의 민족주의, 이를테면 아프리카 흑인이나 동남아시아인들을 무시하고 쓸데없는 자긍심을 갖는 그런 배타성이 더욱더 힘있는 서방 세계 외에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는 미국적 관점을 체득하는 것 보다는, 세계사에 대한 인식의 틀을 넓혀 다양한 관점과 사고방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야 좀 더 세련되고 국제적인 사람이 되지 않겠는가?

세계사가 지금은 선택 과목이 되어 시험을 안 치르기도 하는 것 같은데, 어쩌면 수학이나 물리 같은 어려운 학문들 보다 나중에 실생활에서 더 많이 써먹을지도 모르는 과목이다.
각 나라의 역사를 줄줄 외울 필요는 없겠으나, 기본적인 상식 선에서 각 민족의 성장과정 등을 알고 있다면 외신 뉴스 보는데도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열린 관점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교과서 집필진의 전문성은 교육부에서 정말 심각하게 재고해야 할 것이다.
관점은 둘째치고라도 단순 오류가 이렇게 많아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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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지구 보급판 (디지팩, 5disc)
KBS 미디어 / 2007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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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다 못 봤다.
한 장에 겨우 60분 밖에 안 되는 것 같던데 왜 11장으로 편집을 했나 모르겠다.
영상은 훌륭하고 좋은데 내가 관심이 적어서 그런지 감탄하면서도 끝까지 다 보지는 못했다.
제일 열심히 본 게 북극과 남극 편이었는데 펭귄들이 집단으로 모여 알을 부화시키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었다.
암컷이 산란을 하면 수컷은 그 추운 남극 대륙 한 복판에서 대규모 집단을 이뤄 바람을 막는다.
알은 발 밑에 숨겨 두고서 말이다.
그렇게 넉 달을 버티고 나면 산란 후 녹초가 되서 대륙을 떠났던 암컷들이 배에 잔뜩 먹이를 가지고 수컷들에게 찾아온다.
그 때 처음 부화한 아이를 본 후 넘겨 받는다.
마치 사람처럼 말이다!
너무 신기해서 한참을 봤다.
정말 이런 게 생존 본능 혹은 이기적인 유전자의 전달이란 말인가?
대체 이 짐승들은 아무런 의도나 생각도 없이 그저 본능이 시킨 대로 이 놀라운 탄생의 과정을 주도한단 말인가?
다시 한 번 생명의 위대함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무엇보다 우리 유전자에 새겨진 그 놀라운 본성에 대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이 그들과 다른 존재라는 발상은 어쩌면 우리의 착각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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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 전쟁사 - 고대 동서양 문명의 대격돌
헤로도토스 지음, 우위펀 엮음, 강은영 옮김 / 시그마북스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표지도 예쁘고 디자인이나 편집도 읽는 이의 마음을 뺏는 좋은 책이다.
서점에서 신간 서적으로 접한 후 읽으려고 마음 먹은 책인데 마침 도서관에 입고가 됐길래 얼른 집어 들었다.
사실 처음 부분은 각 나라의 전설 같은 걸 늘어 놓는지라 그다지 흥미가 없었다.
기본적으로 그가 말하는 민족과 나라가 어딘지도 잘 모르겠고 황당한 전설과 신화로 얽혀 있어 도저히 역사라고 신뢰하기가 어려웠다.
오히려 역사학자가 헤로도토스의 <페르시아 전쟁사>를 해석해 주는 책을 택할 걸 그랬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당시 상황을 전혀 모르는데 원저로 읽는다는 건 상당히 지루한 일 같았다.
그러나 뒷쪽으로 가면서 드디어 페르시아 전쟁사가 나오자 마치 소설을 읽는 것처럼 흥미진진했다.
막연히 그리스 민주주의가 페르시아의 전제정을 이겼다는 식으로만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이, 생생하게 살아서 뚜렷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기분이었다.
뒤에 해설에서는 헤로도토스가 아테네 민주정을 찬양하면서 동양의 전제정을 물리쳤다는 식으로 나오는데 적어도 내가 본문을 읽기에는 그런 해석이야말로 현대의 관점에 과거를 비춰 보는 관점이 아닐까 싶다.
헤로도토스는 전쟁사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면서 대제국 페르시아의 위대함에 대해서도 본문을 아끼지 않고 할애한다.
그는 결코 아테네를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찬양하지도 않았다.
다만 작은 나라가 큰 제국을 맞아 훌륭하게 자신들의 땅을 지켜냈음을 자랑스럽게 적었을 뿐이다.
헤로도토스는 상당히 개방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고, 이오니아 사람이라는 출신 배경 때문인지 몰라도 아테네에 대해 큰 애국심을 가진 것 같지도 않다.
그런 열린 태도가 <페르시아 전쟁사>를 위대한 고전으로 남긴 것 같다.
페르시아의 침공에 맞서 그리스 연합군들이 분전했으나 실제로 주력 부대는 아테네였고, 스파르타는 매우 부수적인 역할만 한 게 나온다.
300명의 전사를 이끌고 집단 전사한 테르모필레 전투 때문인지 나는 스파르타가 굉장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매우 소극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전쟁 이후 아테네가 지배력을 행사하게 됐음은 너무 당연하다.

그리스의 도시 국가들, 그리고 아테네의 민주정이란 오늘날의 대중민주주의와는 개념이 매우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지역적 특성 때문에 하나로 뭉치지 못하고 고립되어 각자의 정치와 사회를 발전시켜 나갔기 때문에 대제국을 이룬 페르시아에 비해 결코 위대하다고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구약성서에도 보면 초기에 혼란했을 때는 판관들이 정치를 하다가 사회가 성숙하자 비로소 왕을 세우지 않았던가?
서구의 민주주의와 동양의 전제주의가 맞선 싸움이라는 시각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또 엄밀히 말해서 페르시아를 동양으로, 혹은 아시아로 봐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당시 사람들에게는 그저 교류하는 민족 중 하나였고 오늘날 의미의 동서양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나는 책을 읽으면서 페르시아의 놀라운 영토와 지배력에 찬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국립박물관에서 있었던 <페르시아전>에서도 느낀 바지만 고대 사회에서 그 정도의 넓은 영토에 수많은 민족들을 복속시켰다는 것은, 비록 아테네 침공에 실패했다 할지라도 제국의 위용에 큰 손상은 안 갔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페르시아를 아예 멸망시켜 버린 마케도니아의 영웅 알렉산드로스의 위용을 칭송하는 게 이치에 맞을 것 같다.

항상 낯설게 느껴지던 리디아나 트라키아, 이오니아 등이 대체 어디를 가르키는지 그리고 그 곳에 살던 민족은 누구인지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실체가 잡히는 느낌이 들었다.
편집자의 해설도 매우 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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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오브 시베리아
니키타 미할코프 감독, 줄리아 오몬드 외 출연 / 스타맥스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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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아마도 대학교 때,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봤었다.
3시간에 달하는 러닝 타임이 너무 길어 보다가 잤던 영화다.
그런데도 유독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었으니, 바로 안드레이가 기차를 타고 호송될 때 사관학교 동료들이 그가 탄 객차를 찾지 못하자 역에서 오페라의 한 곡조를 합창하던 장면이었다.
그 때 그 아리아가 어찌나 기억에 생생한지 한동안 대체 그 노래가 뭔가 무척 궁금해 했는데 이제 다시 들어 보니 <휘가로의 결혼>에 나오는, 제일 대표적인 아리아였다.
나도 모르게 따라서 흥얼거렸다.
이런 아리아를 원어로 따라 부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안드레이와 그의 동료들, 혹은 제인처럼 말이다.

그 때는 줄리아 오몬드가 너무 못생겼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꽤 귀엽고 활짝 웃는 모습이 전형적인 미국 아가씨답다.
안드레이로 나온 배우도 잘 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질투로 인생을 망치고 만 열정적이면서도 순수한 러시아 젊은이 역을 잘 소화해낸다.
비록 아무리 영화라 해도 스무 살 어린 생도로는 안 보일 만큼 나이가 먹었지만.
극장에서 볼 때는 대체 이게 뭔 영화인지 전혀 감동이 없었는데 이번에 DVD로 볼 때는 안드레이가 호송되는 역장면에서 많이 울었다.
동료들의 따뜻하지만 안타까운 배웅, 어머니와 그를 사랑하던 하녀 두리샤의 눈물, 그의 상관이었던 대위, 그리고 그를 죽음의 나락으로 밀어 넣고 만 아름다운 제인...
대체 삶이란 혹은 운명이란 뭘까?
황제의 암살범을 잡고 당당하게 황제 앞에서 임관을 한 이 젊은 장교는 왜 족쇄가 채워진 채 형벌의 땅 시베리아로 끌려 가는 것일까?
제인이 한 말, 행복할 때는 내가 인생을 지배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인생은 채워지길 기다리는 그릇 같은 거라는 말, 너무나 동감한다.
어떤 행복이 혹은 불행이, 슬픔이 또 기쁨이 올지 아무도 모른다.
삶이 우리를 이끄는 그 힘은 누구도 모른다.
다만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든 성실하게 살아내는 것 뿐.

하녀 두리샤를 왜 그렇게 자주 보여주나 했더니, 나중에 그는 시베리아 유형지에서 그녀와 결혼해 아이를 둘이나 낳는다.
사실 제인도 아이를 가진 채 그와 헤어졌다.
그는 러시아 여행이 금지됐기 때문에 그에게 그 사실을 전하기 위해 맥클레인과 결혼까지 한다.
그리고 10년 후 드디어 그 앞에 나타나려 했으나 그만 두리샤와 아이들을 먼저 접하고 만다.
그녀는 오열하면서 안드레이를 보지 않고 도망치나 10년의 세월 동안 안드레이가 혼자 살 거라 생각한 건 너무 자기 위주의 생각 아닐까?
사실 그 장면이 이해가 안 갔다.
왜 두리샤는 아이들과 함께 헛간으로 숨었을까?
강도라 생각해서?
제인은 아마도 그녀와 아이들의 존재를 알아 차린 듯 한데 역시 그녀는 못 본 체 도망치고 만다.
혼자서 아들을 군인으로 키워 낸 제인은 드디어 아들에게 출생의 비밀을 알려 주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휘가로의 결혼>을 배경음악으로 잘 활용한 멋진 영화였다.
러시아적인 풍습과 자연 배경도 종종 등장해 재밌었다.
안드레이가 제인에게 배신감을 느껴 숨을 몰아쉬면서 이성을 잃은 장면은 얼핏 보기에 간질 발작처럼 느껴졌다.
충동을 자제하지 못하는 안드레이는 다분히 위험 요인이 많은 젊은이였다.
한 번의 사랑에 인생을 걸고 만 이 치기어린 순진한 젊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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