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의 그 많던 수레는 다 어디로 갔을까 - 고구려인들의 삶의 원형을 찾아서
김용만 지음 / 바다출판사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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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만한 책이다.
고구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연구도 활발한 것 같다.
이런 걸 보면 아무리 사극이 역사 왜곡을 한다 해도, 대중의 관심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점도 분명히 있다.
고구려 하면 지나치게 제국적인 면모로 부풀려져 왠지 모르게 민족의 자긍심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 이종욱씨의 <고구려의 역사>를 읽는다면 어느 정도는 거품이고 환상임을 알게 될 것이다.
고대사 연구야 워낙 척박한 분야이고 더군다나 고구려 땅은 분단으로 제대로 발굴이나 연구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보니 작은 기록 하나도 상당히 부풀려져 확대 해석하는 것 같다.
이 책에서도 상당 부분 과장이나 확대 해석이 있다.
이를테면 고구려는 천문 관측 기록이 신라에 비해 적었는데 그 이유는 신라가 당의 재이사상을 받아들여 천문 현상이 길흉을 점친다고 생각했던 것에 비해, 고구려는 훨씬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져서 천문현상은 현세의 정치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생각해서 기록을 안했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의 비약이 종종 눈에 띄어 어떤 부분은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반면 고구려의 무덤 벽화를 꼼꼼히 분석하여 생활상을 추론한다거나, 삼국사기나 일본서기, 삼국지 등에 나온 고구려 인물들을 총망라하여 표로 정리한 부록 등은 무척 유익했다.
기본적으로 성실한 저자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고구려 28명의 왕들에 대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다.
다음 번에는 저자가 좀 더 역사적인 접근을 시도한 <고구려의 발견>과 다른 입장에서 쓴 이종욱씨의 <고구려의 역사>를 재독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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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 400년 (6disc)
기타 (DVD)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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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나는 영상은 예술적인 걸 못 즐기려나 보다.
무척 기대를 하고 빌린 DVD 였는데 너무 지루해 보다가 졸다가 하면서 겨우 시간만 때웠다.
대체 왜 이렇게 잠이 오는 걸까?
해설자가 낭랑한 목소리로 명화를 설명해 주고 책의 도판에서는 자세히 보기 힘든 세부 장면까지 클로즈업 해서 잡아 주는데도 한 두 작품에서 감탄하다가 곧 졸음이 쏟아지고 다시 정신 차려고 보다가 또 졸고...
책을 읽는 것은 나의 능동적인 의지 때문인지 훨씬 집중이 잘 되는데 영상을 보는 건 수동적인 행위라 그런지 집중하기 어려웠다.
큰 화면에서 그림 보는 즐거움은 포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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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필하모닉 유로피안 콘서트 2004 [dts] 아인스(태원) 정품클래식 기획특가 할인전 9
Various 연주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클래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듣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직접 보고 싶어 DVD를 고르게 됐다.
공연장에서 보는 것도 좋지만 일단 돈이 많이 들고, 무엇보다 공연장에서 제대로 즐기고 싶어 일종의 연습하는 기분으로 dvd를 먼저 보게 됐다.
그러나...
솔직히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음질도 CD로 듣는 것보다 훨씬 안 좋았고 사이먼 래틀 역시 <베토벤 바이러스>의 멋진 강마에와는 달리 표정 연기가 너무 우스꽝스러워 도저히 대지휘자의 위대함을 느낄 수가 없었다.
이게 바로 드라마와 현실의 차이인가!
나이든 배불뚝이 피아노 연주자는 대체 누군가 했더니 그 사람이 바로 다니엘 바렌보임이라고 한다.
이름으로만 듣던 유명한 연주자를 직접 눈으로 보니 역시나 환상이 깨지는 기분이다.
임동혁처럼 뭔가 사람의 혼을 빼놓을 듯한 그런 연기는 보여주지 못했다.
아, 내 취향의 저급함이여...
DVD로 보는 건 포기하고 직접 연주장에 가서 들어야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십명의 단원들이 수십명의 악기를 들고 지휘자의 리드 하에 모여 하나의 완벽한 조화를 이뤄내는 교향곡은 언제나 가슴을 설레게 한다.
협주곡이나 피아노 독주도 무척 좋아하지만, 그래도 웅장하고 가슴이 벅차는 연주는 역시 교향곡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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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의 모든 것
폴 반 지음, 고은별 외 옮김 / 루비박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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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못 읽은 책이다.
다 읽었다고 착각하고 도서관에 반납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다시 빌려 읽을 만큼 재밌지는 않았다.
발견의 과정은 흥미진진하기 보다는 지루하고 따분했다.
정리된 결론만 원하는 셈이다.
어렸을 때 막연히 공룡에 대한 흥미 때문에 고고학자가 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또 <인디애나 존스>의 영향 때문에 유물 발굴하는 것도 멋지게 느껴졌다.
그러나 실제로 발굴 과정은 지난하기 짝이 없는 지루한 과정이고 실수와 오류 등이 가감없이 드러나는 바람에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게 된다.
왠지 학자들이 완벽하게 고대를 재현했다고 믿고 싶은데 실은 형편없는 유물 발굴의 잡탕이었다는 식의 실망을 하고 싶지가 않다.

책의 좋은 점은 사진이 풍부하고 편집이 잘 되서 읽기 편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내용 자체는 머리에 쏙쏙 들어오지 않는다.
영국과 프랑스가 식민지 경영을 시작하면서 중동 지역의 고대사 발굴에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는 사실이 역사의 아이러니처럼 느껴진다.
과연 나폴레옹이 이집트 원정을 떠나지 않았더라도 이집트의 상형문자는 곧 이집트인들에 의해 해독될 운명에 처했을까?
로제타석 외에도 크레타 문명이나 아시리아 등을 처음 발굴한 선구자들의 면면이 드러난다.
고고학이 19세기 서구인들의 일종의 취미였다는 게 신기하다.
우리의 골동품 수집과는 좀 다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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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제 오페라 : 카르멘 -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시리즈
James Levine 외 / 유니버설뮤직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난생 처음으로 본 오페라 DVD다.
돈 조반니를 오페라 공연으로 본 후 좀 더 알고 싶어 DVD로 다시 보려고 했는데, 음악적인 면에서는 <카르멘>이 가장 마음에 들기 때문에 첫 작품으로 이걸 골랐다.
2시간 40분에 걸친 꽤 긴 작품인데, 솔직히 2막에서는 많이 졸았다.
귀에 쏙쏙 꽂히는 음악도 여러 편 있었지만 현장에서 직접 보는 게 아니라서 그런지 감동이 적었다.
중간중간에 전화도 받고 하는 바람에 완벽하게 집중하지는 못했다.
기회가 되면 꼭 공연으로 직접 보고 싶다.

문득 얼마 전에 본 <시베리아의 이발사>가 생각난다.
거기서도 상관이 청혼하고자 하는 여자를 사랑하는 바람에 살인범으로 몰려 시베리아 유형을 떠나는 가엾는 사관학교 생도가 등장한다.
결국 그는 장래가 유망한 러시아 제국의 장교에서 평생을 시베리아 벌판에서 농사지으면서 보내야 하는 죄수로 몰락하고 만다.
단 한 번의 사랑을 위해서 인생을 바친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사랑을 얻지도 못했다.
완벽한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카르멘>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사관인 돈 호세는 술집에서 만난 짚시 여인 카르멘을 놓아 주다가 영창에 가게 된다.
풀려 난 후에도 그는 여전히 카르멘을 사랑한 나머지 그녀의 꼬임에 빠져 군대를 탈영해 산 속으로 숨어 들어가 밀수업자가 되고 만다.
그러나 팜므 파탈 카르멘은 그만 투우사 에스카미요에게 빠진다.
이제 그를 버리려는 카르멘, 한편 산으로 약혼자 미카엘라가 찾아와 어머니가 위독하시다고 전한다.
결국 호세는 떠나려는 카르멘을 붙잡지 못하자 질투에 눈이 멀어 그녀를 죽이고 만다.
에스카미요가 출전한 투우장 한 복판에서 말이다.
삶을 바쳐 사랑한 여자는 자기 손에 죽고, 남자는 살인자가 되어 평생을 감옥에서 보낼 것이다.
얼마나 완벽한 비극인지!

<베토벤 바이러스>의 영향인지 예전에는 별 관심이 없던 지휘자의 지휘 모습도 열심히 봤다.
주빈 메타가 지휘했는데 현장에서 직접 보면 더욱 실감나고 재밌을 것 같다.
카르멘 역을 맡은 마리아 에윙이라는 여배우는 굉장히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는데 마치 우리나라의 박해미 같은 인상을 풍긴다.
왜 남자들은 이런 못된 여자에게 끌리는 걸까?
여자들 역시 돈 조반니처럼 바람기 철철 넘치는 호색한을 좋아한다.
막상 결혼 상대로서는 난색을 표하지만, 연애할 때는 사랑에 정열적인 파트너가 매력적인 모양이다.

오페라는 성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즐기기에 적당한 형식 같다.
연극적인 실제감은 약하지만 다양한 음악이 많이 나와서 듣기 좋다.
다음 번에 꼭 공연장에서 <카르멘>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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