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시대 마을풍경
국립중앙박물관 지음 / 그라픽네트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얼마 전에 읽은 <요시노가리 특별전>에 대한 도록 덕분에 이 책은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의 수준도 요시노가리전에 비하면 상당히 쉬운 편이다.
또 이 전시회는 올해 중앙박물관에서 열렸기 때문에 직접 다녀 왔고 큐레이터의 설명도 들었던지라 훨씬 친숙하다.
청동기 시대 구분에 대해서는 깊게 파고들지는 않고 대략적인 설명으로 그친다.
전시회 할 때 직접 마을도 만들어 놓고 논밭이나 무덤 등도 보여 제작해서 입체적인 이해를 도왔다.
요시노가리전을 읽을 때 대체 청동기 시작을 알리는 각목돌대문토기가 뭔가 하고 궁금했는데 이 책의 사진을 보니 금방 이해가 된다.
박물관에서 흔히 보던 민무늬 토기로, 구연부 아래에 점토띠를 두르고 그 띄를 사선무늬로 장식한 토기였다.
또 공렬토기는 구연부 아래로 구멍을 일려로 뚫어 놓은 토기다.
사진과 설명을 보니 금방 매칭이 된다.
일괄적인 빗살무늬토기와는 달린 무문토기는 손잡이나 굽다리가 있어 바닥에 세울 수 있고 붉은 간토기나 검은 간토기도 여기에 포함되는데 굽다리가 달리고 붉은 간토기는 대부분 무덤에서 발굴되기 때문에 의례용으로 보고 있다.
간토기는 전체를 곱게 갈아서 만든 마연토기를 뜻한다.
더 정성을 들였다고 할까? 

청동기 시대 대표적인 무덤 양식인 고인돌과 돌널 무덤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한다.
고인돌은 기둥을 세운 북방식과 고임돌이 있는 남방식으로 나누는 줄 알았는데 그 외에도 아예 고임돌 없이 큰 판석만 있는 개석식이 잇고, 요즘에는 무덤방 주변으로 둥글게 돌을 까는 묘역식도 많이 발견된다고 한다.
당연히 무덤 하면 매장은 땅을 파서 지하에 하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북방식, 즉 탁자식 고인돌의 경우 매장을 지상에 한다고 한다.
그래서 기둥을 세웠나 보다.
돌널 무덤의 경우, 말만 들어서는 대체 어떤 무덤인지 상상이 잘 안 갔는데 책에 만드는 과정이 사진으로 설명되어 있다.
일단 구덩이를 파서 돌로 장방형 무덤방을 만들고, 그 네 벽에 돌을 세운다.
시신을 돌방에 넣은 다음 그 위에 뚜껑돌을 덮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런 무덤들은 요즘처럼 시신을 넣는 관이 따로 있었던 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신석기 시대에 유행했던 널무덤, 즉 토광묘의 경우는 그냥 구덩이를 파고 바로 시신을 안치한 후 흙을 덮은 게 아닐까 싶다. 

한 가지 의문점은, 전에 읽었던 책에서는 의례용으로 쓰였다고 알려진 청동검들이 피홈의 존재를 들어 실제 살상 무기로 쓰였을 거라고 추측했다.
아마도 홈의 존재는, 사람을 찌른 후 피를 빼는 장치가 아니었나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기존의 학설대로 실제 사용하기에는 불편한 크기이므로 신분을 상징하는 의례용으로 보고 있다.
과연 청동검은 실제 전쟁에서 쓰였을까?
궁금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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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변상도의 세계
국립중앙박물관 엮음 / 지앤에이커뮤니케이션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책이 두껍고 표지가 고급스럽게 장정되어 꽤 비싼 책인 줄 알았는데 4만원 정도 한다.
이런 도록들은 도서관에 비치된 경우가 별로 없고 있더라도 대출불가기 때문에 사서 보는 수 밖에 없는데 사기에는 또 부담이 되서 서점에서 들춰 보기만 하고 아쉽게 포기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중앙 박물관의 도서관에 가면 이런 비싼 도록들을 열람할 수 있다.
서가에 꽂혀 있는 걸 보고 반가운 마음에 얼른 꺼내 와 읽었는데 내용도 상당히 두툼하다.
2007년도에 일본에 있는 고려의 사경변상도와 전국 각지의 미술관에 산재한 유물들을 모아 전시했던 모양이다.
실제로 봤다면 감지에 금선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변상도들을 한 곳에 모아 놨으니 대단했을 것 같다.
직접 보지 못해 아쉽다. 

사경은 말 그대로 경전을 베껴 쓴다는 뜻이고, 변상도는 경전의 내용을 이미지로 간단하게 압축하여 그린 그림이다.
이 외에도 왜 이 경전을 쓰게 됐는지에 관한 발원문이 붙는다.
백지에 먹으로 쓰는 백지묵서도 있지만 대부분 귀족불교였던 고려 시대에 만들어진 것들이므로 엄청난 돈과 노력을 들인 감지금니경이나 상지은니경이 다수다.
감지는 쪽으로 염색한 종이고, 상지는 도토리 열매로 염색하여 갈색빛이 난다.
이런 염색 종이라야 금과 은으로 그림을 그리면 선명하게 잘 드러난다.
종이 제조 과정에서부터 향을 입힌 닥나무를 재배하였다고 하니 사경에 쓰인 그 정성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이 간다.
특히 몽골의 지배를 받던 충렬왕 이후 시대부터는 국왕 발원의 사경 제작이 활발하여 전문 사경원을 설치하고 엄청난 정성과 경제력을 쏟아 부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사경 풍조가 나라를 망친다는 말까지 나오고 숭유억불 정책의 조선이 등장하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변상도라는 말이 그림인 줄은 알겠는데 구체적으로 무슨 뜻일까 했더니, 승려가 경전을 강의할 때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도록 일화 등을 삽입해 이야기 하는 것을 變文 이라고 하고, 그림으로 나타낸 것을 變相 이라 한다고 한다.
쉽게 풀어 쓴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대승불교의 영향을 받은 만큼 한국 불교는 전통적으로 선종의 색깔이 강했다.
제일 많이 사경이 이루어진 경전은 묘법연화경, 즉 법화경과 대방광불화엄경, 즉 화엄경이다.
이 중에서도 선재동자가 53인의 선지식들을 찾아 보살행에 대해 질문하는 구도여행을 그린 그림이 가장 많았다.
수월관음도에 등장하는 그 선재동자인데 변상도에서는 관음보다는 맨 마지막에 찾아간 보현보살, 즉 보현행원도가 가장 많이 그려진 것 같다.
사실 이 변상도들은 어찌 보면 천편일률적으로 거의 똑같은 도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감별이 잘 안 되는데 조그만 꼬마가 등장하는 선재 동자 그림은 금방 알겠다.
불교에 대해 워낙 무지하기 때문에 그 그림이 그 그림인 것 같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불화의 도상은 너무 비슷해 작품 하나하나의 개성이 금방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가느다란 선묘로 그려진 변상도는 더욱 그렇다.
중국의 변상도를 보니 선 외에도 공간감과 입체감을 주는 채색 등이 들어가 있어 고려의 변상도와는 구분이 갔다.
일본의 경우는 고려 보다 더 단순하고 변상도가 그려진 폭도 작은 편이다.
고려의 변상도는 후기로 갈수록 공간을 빽빽히 선으로 채우는 바람에 후대 것은 더욱 그림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조선 시대는 숭유억불 정책을 편 만큼 초기 변상도 외에는 남아 있는 게 없다.
사경을 만드는데 엄청난 돈과 인력이 소비되기 때문에 고려 시대처럼 쉽게 만들지 못했을 것이고, 인쇄 문화가 활발해지면서 더욱 줄어들지 않았나 싶다.
물론 고려 역시 인쇄술이 발달했으나, 당시에는 경전을 베끼는 것이 공덕의 일종으로 숭앙됐다고 한다. 

고려 시대에 가장 오래된 사경은 목종의 어머니 천추태후가 총신인 김치양과 함께 발원한 <대보적경>이다.
일본 교토 박물관에 수장되어 있다.
그 외에도 고려에서 제작된 다수의 사경들이 일본으로 건너 갔는데 이런 문화재 반출이 식민지 시대에 이뤄진 게 아닌가 싶어 많이 아쉬웠다.
한 가지 새로 안 사실이 원각사탑의 유래다.
효령대군의 회암사 원각법회를 기념하여 세조가 세운 탑인데, 이 원각이라는 말이 석가가 열 두 보살과 원각을 얻는 방법에 대해 논한 원각경에서 나온 말이고, 이 경전은 선문의 3대 소의경전 중 하나라고 한다.
원이름은 <대방원각수다라료의경>이라고 하는데 대방은 대승불교의 대승기신론을 뜻하고, 원각수다라는 화엄경에 나오는 원각수다라을 뜻하는데 수다라는 sutra의 음역이다.
산스크리트어로 sutra가 곧 경전이다.
요의경은 불법의 도리를 말한 진짜 경전이라는 뜻이다.
원각경을 사경한 것도 꽤 된다. 

불교에 대한 이해가 일천하여 뒷쪽으로 갈수록 흥미가 감소했으나 사경변상도라는 독특한 예술 분야에 대한 지식을 얻게 됐고, 결국 발원하는 이들의 깊은 신앙심이 바탕이 됐기 때문에 문화예술적 접근보다는 종교적 접근이 이것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이지 않을까 싶다.
기독교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큰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불교 문화에 대해 대부분 관심이 적은 편인데 전통문화의 이해 측면에서라도 불교는 좀 더 깊이 이해되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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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1만 년의 시간여행 2 - 동서 문명의 교차로, 자세히 읽기 터키, 1만 년의 시간여행 2
유재원 지음 / 책문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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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 왜 트로이가 안 나오나 했더니, 2권이 또 있었다.
그리스 신화에 관한 책을 낸 사람답게 아나톨리아 곳곳에 스며든 신화 이야기를 상세하게 풀어 쓴다.
그러고 보면 확실히 한반도는 중국 대륙 끝에 붙어 있어서 그런지 중동 지역처럼 온갖 민족들이 흥망성쇠를 거듭한 역사에 비하면 비교적 균질한 역사를 이어온 것 같다.
히타이트나 아시리아 같은 비교적 많이 알려진 고대 국가 외에도 온갖 나라와 민족들이 너무 많이 등장해 머리에 다 집어 넣질 못했다.
일종의 용량 초과라고 해야 하나?
처음에는 꼼꼼하게 비교하면서 읽어 나갔는데 뒷부분으로 갈수록 집중력이 확 떨어져 대충 읽었다.
기행문이라고 하기에는 역사 문화적인 부분이 너무 많아 그 점이 책의 장점이면서도 읽기가 다소 버겁다.
사진이 많이 실렸지만 스냅 사진 위주라 유적지의 특징을 한 번에 잡아 내지는 못한다.
터키 곳곳에 대해 할 말이 너무 많았던 저자는, 역시 책도 두 권 분량으로 출판했다.
버스에서 이 책을 읽고 있는 할아버지를 봤는데 저걸 어떻게 버스 안에서 가볍게 읽고 있나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저자가 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 볼 생각이다.
소아시아 역사에 대해서도 좀 더 관심을 갖고 싶다.
막연히 히타이트, 아시리아, 미탄니, 호라이, 리디아 등등 이름만 들어 봤지 실제로 어떤 국가였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정보가 없다시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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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번은 꼭 만나야 할 곳 100 : 2. 아시아.아메리카.오세아니아 편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
이태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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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도 재밌게 읽었고 2권도 흥미진진하다.
1권에서 우리에게 낯선 아프리카를 돌아 봤다면 2권에서는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등을 둘러 보는데 뜻밖에도 아시아 역시 별로 가 본 곳이 없었다.
그만큼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고 할까?
처음에 소개된 우즈베키스탄이라든가, 몽골, 티벳, 투루판 등을 꼭 가 보고 싶다.
아시아 하면 막연히 한중일, 이런 식으로만 생각했는데 중앙아시아 문화에 대해 너무 무지했고, 태국이나 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의 동남 아시아에 대해서도 정말 모르고 살았던 것 같다.
확실히 세계사 하면 유럽사만, 그것도 특히 중서부 유럽에 국한되서 생각했던 것 같다.
두 페이지 정도의 설명과 몇 장의 사진으로 구성된 깔끔한 편집이 마음에 든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1000, 이러면 너무 거창해 마음으로부터 짐짓 포기하게 되는데 그래도 100 곳이라고 하니까 조금은 용기가 생긴다.
당장 가 보고 싶은 곳으로는,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 지역인 우루무치나 투루판 분지와 인도의 타지마할, 네팔의 히말라야 트래킹 등이다.
히말라야의 경우 등반가나 가는 곳인줄 알았는데 트래킹 코스가 잘 개발됐다고 한다.
카트만두 역시 불탑 등 볼 것이 많았다.
얼마 전에 본 MBC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네팔은 여전히 힌두교의 카스트 제도에 온 사회가 묶여 있어 차별이 심한 곳인데 여행기 어디에도 그런 언급은 없다.
보는 관점이 다르니 당연한 거겠지만, 돈 쓰고 놀러 오는 여행객의 눈으로 그 사회를 알았다고 감히 말하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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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 시간이 멈춘 곳
이재규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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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 반도하면 그저 막연히 코소보 사태, 인종 청소 이런 이미지 밖에 없었는데 알고 보니 역사가 유구한 곳이다.
잘 모르기 때문에 나쁜 쪽으로만 이미지가 굳어졌던 것 같다.
여행기이면서도 발칸의 역사에 대해 정말 성실하게 잘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사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아쉽긴 하지만 발칸 소개서로 훌륭하다.
특히 발칸 반도에 오랫동안 영향력을 행사했던 오스만 투르크 제국과 합스부르크 왕가에 대한 지식을 덤으로 얻게 되서 더 유익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막연히 분쟁 많은 곳, 유럽의 골칫거리 이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 곳의 복잡다단한 역사를 접해 보니 유고 연방으로 출발한 것부터가 억지 조합이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단순히 이해 관계가 얽혀서가 아니라 역사적, 문화적, 종교적 갈등이 오랫동안 존재해 왔고 열강들에 의해 억지로 붙였다 떼었다를 반복했으니 단일 국가로 모여 지내기가 난해한 문제다.
지금은 여섯 국가로 분리됐는데 빨리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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