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의 우리 민화 읽기
허균 지음 / 북폴리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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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생각보다 절판이 빨리 되는 것 같다.

2006년도에 나온 책인데 벌써 절판이라니...

이래서 도서관이 좋다.

사찰 장식에 관한 저자의 책을 인상깊게 본 터라 궁궐 장식과 민화에 대한 책도 같이 읽었는데 내용의 풍성함은 좀 떨어지는 느낌이다.

어쩌면 민화라는 소재 자체가 가진 한계일 수도 있겠다.

기본적으로 민화를 이해하려면 한문과 고전에 대한 지식이 좀 있어야 할 것 같다.

한자를 잘 모르니 당시에는 당연시 했던 특정 문양들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저자는 민화를 두고 아마추어 수준의 그림이라기 보다는, 서민들의 욕구를 반영한 실제적인 장식화라고 했다.

사대부들이 감상 목적으로 그리는 것과는 달리 노골적으로 돈 많이 벌고 잘 살게 해 주라는 소망을 드러낸 그림이라고 할까?

재밌는 것은, 민화를 즐기는 사람들은 실제 고사에 얽힌 본뜻을 정확히 알고자 하기 보다는 사대부들이 즐기는 그림을 나도 갖고 있다는 일종의 과시욕, 신분상승 욕구를 드러냈다고 한다.

저자는 이것을 두고 오늘날의 명품 소유욕과 비슷하다고 했다.

많이 동의하는 바다.

물건 자체가 지니는 가치에 반한다기 보다는, 일종의 위세품으로서 소유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것 같다.

일월오봉도나 책가도 역시 민화에 속한다고 한다.

그러니 단순히 아마추어들이 그린 그림이라고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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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초고왕을 고백하다 백제를 이끌어간 지도자들의 재발견 1
이희진 지음 / 가람기획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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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무대로 책을 대충 읽나 보다.

남독의 폐해인가?

얼마 전에 읽은 이희진씨 책, <거짓과 오만의 역사> 를 보고 임나일본부에 대한 다른 내용이라고 기억해서 다시 읽은 책인데, 이제 보니 저자가 같다.

이럴 수가...

관심사가 많아 너무 많은 책을 읽다 보니 내용이 헷갈리고 뒤죽박죽 되는 것 같다.

책 한 권을 온전히 읽는다는 건 참 힘든 일이다.

 

궁금했던 내용은 대체 임나일본부의 정체가 뭐냐는 거다.

임나란 가야 연맹체 정도 되는 거고, 백제 주도하에 일본에서도 대표부를 파견했는데 이것을 임나일본부라 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백제 주도의 일종의 연합체인데 일본에서는 <일본서기>를 근거로 4세기 무렵 왜가 한반도 남부 지역을 다스렸다고 하고, 저자는 <일본서기> 내용은 조작한 게 많아 믿을 수 없다, 그저 국제 연합에 파견한 대표부 정도였다, 뭐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

일단 일본서기가 얼마나 신뢰받는 역사서인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

저자는 상당 부분 이 책을 인용하면서도 특정 부분에서는 말도 안 되는 조작이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어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된다.

광개토대왕이, 신라를 침범한 왜를 정벌하기 위해 5만 군사를 동원했다는 문구를 두고도 왜가 강력해서라기 보다는 일거에 제압하기 위해 실제 필요한 병력 이상을 동원한 거니까 사실 왜 세력은 별 게 아니었다는 식으로 해석한다.

역사서의 행간을 읽는 노력이야 필요하겠지만서도 분명한 근거가 없는데 정황으로 끼워 맞추는 건 좀 위험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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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 시대 - 해상 팽창과 근대 세계의 형성
주경철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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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훌륭한 책을 읽었다.

사실 예전부터 읽어야지 벼르고만 있으면서 늘 신간에 밀렸던 책인데 드디어 읽게 됐다.

막연히 제목과 표지 사진만 보고 배의 역사 내지는 선원들 이야기인 줄 알았다.

15~18세기에 걸친 유럽의 해외 팽창, 더 나아가 어떻게 지구가 하나의 교역망으로 연결됐는지를 밝히는 역사서인 줄 전혀 몰랐다.

마치 맥닐의 <전염병의 역사> 나 제레드 다이아먼드의 <총균쇠> 등을 읽은 것처럼 머릿속 지식이 하나로 규합되면서 체계가 잡히는 느낌이다.

번역서 말고도 이런 양질의 국내 저작들이 많이 좀 출간되면 좋겠다.

 

유럽은 어떻게 세계를 제패하게 됬었는가는 늘 궁금한 주제였다.

이런 저런 책들을 읽으면서 감은 잡았지만 정확히 어떤 시스템이 오늘날의 유럽 중심 세계화를 만들었는지 항상 모호한 느낌었다.

일본은 왜 같은 쇄국정책을 고수하면서도 조선이나 중국과 다르게 근대화에 성공해 제국주의 국가가 됐을까?

아메리카 인디오들은 단지 에스파냐의 몇 백 군사들에게 민족과 나라 전체를 송두리째 뺏길 수 있었을까?

아프리카인들은 대체 얼마나 미개한 상태였길래 아랍과 유럽 상인들에게 노예로 팔려 갔을까?

이런 저런 질문들에 대한 답은, 어처구니 없게도 대부분의 책에서 유럽의 군사력과 과학 기술이 워낙 뛰어났고 아메리카나 아프리카 대륙은 문명 발달이 석기 시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는 식이었다.

그렇다면 유럽의 과학기술은 왜 갑자기 폭발했을까?

중세만 해도 이슬람과 동양이 앞섰다고 누누히 강조하지 않았던가?

느닷없이 찾아온 르네상스와 원거리 항해술, 산업혁명 등은 정말 그들이 다른 문명권 보다 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람들이라 사회 발전이 가능했던 것일까?

저자는 이 모든 주장들이 유럽중심주의에서 나오는 편견임을 지적한다.

그렇다고 해서 명분론 혹은 약자 편에 서서 유럽이 세계에 미친 힘을 과소평가하지는 않는다.

제국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세기 전에는, 즉 대항해가 막 시작되어 전세계가 하나로 묶어지던 시기, 16~18세기 300년 동안에는 유럽이 타 문명권을 압도적으로 누를 수 없었다고 본다.

그러니까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아메리카나 아시아가 절대적인 유럽의 힘에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

19세기 제국주의 시대가 되어 아시아나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이 식민지로 전락하기까지 유럽이 어떻게 세력을 넓혀 갔는지 그 원동력은 무엇인지 어떤 과정이 수반되었는지에 대해 심도있는 전개가 계속된다.

 

저자는 어떤 사회나 종족이든 폭력성은 있으나 유럽의 해외 팽창 시기에 특히 문제가 됐던 것은 이성적인 폭력, 제도적으로 뒷받침 되는 폭력 때문에 더욱 광범위 하고 잔인했으며 대량 학살이 가능했다고 본다.

노예 무역이나 식민지 지배는 히틀러의 인종 청소와 마찬가지로 비난받아야 마땅한 일이나 같은 백인이 아닌, 보다 열등하게 여겨진 흑인이나 아시아인에 대한 억압이었기 때문에 (또 시대가 한참 전이기 때문에) 마치 역사의 발전 과정인양 인식된다.

그러나 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유럽 중심주의를 탈피한답시고 주변적인 상황에 지나치게 의미 부여를 한다든지, 인디오들은 평화를 사랑했다는 식으로 미화시키는 것이다.

결국 인간의 본성은 비슷한 것이고 어떻게 특정 현상이 나왔는지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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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2-01-20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언젠가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책이네요 마지막에 하신 말씀 공감되네요
 
초원 실크로드를 가다
정수일 지음 / 창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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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페이지에 달하는 책이라 긴장을 좀 했는데 막상 펼쳐 보니 기행문이고 신문에 연재했던 글이라 어렵지 않게 쑥쑥 잘 넘어갔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좋은 점은, 반납 기한이 있기 때문에 미루지 않고 강제로 독서를 하게 된다는 점이다.

오늘이 마감이라 어제 저녁부터 오늘 새벽, 직장에 와서도 틈틈히 정말 부지런히 읽었는데 드디어 완독했다.

사실 나는 기행문인지 전혀 모르고 저자의 전공이 동서양 교류이라서 초원길에 대한 교양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약간은 실망스럽기도 했다.

전문적인 지식들이 종종 나오긴 하지만 기행문에 한계라고 할까, 알고 싶던 내용들은 살짝 훑고만 지나간 느낌이라 많이 미진했다.

본격적인 유라시아 초원 지대에 관한 책을 읽어 봐야겠다.

 

김종성씨 책이었던가?

흉노의 김일제가 신라의 조상이라고 주장했던 걸 본 적이 있는데 이 책의 저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흉노가 신라인의 뿌리인가 하는 점은 상당히 미심쩍은 구석이 많은 주제이지만, 어쨌든 북방 초원 문화가 멀고 먼 한반도까지 건너와 흔적을 남긴 것은 분명한 듯 하다.

엊그제 보고 온 스키타이展 에서도 적석총이나 금관 등을 증거로 들어 신라와의 연관성을 피력한 바 있다.

스키타이의 귀금속 공예 기술이 소개되어 더욱 반가웠다.

중앙 아시아의 초원 지대는 언제나 머릿속에서 제대로 정립이 안 되고 혼란스러웠는데 이 쪽으로 책을 좀 더 읽어봐야 할 것 같다.

훙산문화는 세계4대 문명보다도 더 오래된 문명으로 화하족의 황하문명과는 구별되는 동이족의 문화라고 하는데 이 동이가 바로 한국인의 뿌리라는 주장을 이덕일씨 책에서 봤다.

그런데 또 어떤 책에서는 동이가 특정 민족으로 지칭하는 게 아니라 동쪽 변방의 오랑캐라는 뜻으로 범칭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지나친 확대해석 하지 말라고도 했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는데, 적석총이나 금관, 방패 모양의 암각화, 빗살무늬 토기 등의 유사성은 문화 전파의 일례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하여튼 요즘에는 한족의 중화문명이 최고라는 중국의 자민족 중심주의는 점차 힘을 잃고 다양한 북방 초원 유목민의 문화들이 모여 위대한 중국문명을 건설했다는 쪽으로 기우는 느낌이다.

 

연해주나 시베리아 등지 답사는 낯설고 새로웠다.

러시아 하면 항상 유럽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의외로 아시아와의 접합점도 많은 듯 하다.

연해주가 발해 땅이었다고 하니, 통일되면 고구려나 발해 역사도 좀 더 활기를 띄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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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ve 드라이브 - 창조적인 사람들을 움직이는 자발적 동기부여의 힘
다니엘 핑크 지음, 김주환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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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번역자인 김주환씨를 KBS 의 TV 특강에서 본 적이 있다.

그 때도 책에 나온 원숭이 실험과 양초 문제를 냈었고 긍정의 힘에 관한 강의를 해서 낯이 익은데 전공 분야라 그런지 역주도 꼼꼼하고 뒤에 실린 역주 해제도 책의 내용을 전반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좋은 내용이었다.

어설픈 번역자 대신 직접 전공한 학자의 번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기 전, <자기 계발의 덫>이라는 자기계발서 비판서를 읽다 말아서 어찌 보면 상충되는 내용이라 비교해 보려고 했는데 서로 다른 맥락인 것 같다.

<자기 계발의 덫>에서는 끊임없는 자기 계발 열풍이 전통적인 남녀 역할 분담을 교묘하게 숨기고 있어 여자로 하여금 내조와 자녀 양육을 전담시키는 상태에서 남자로 하여금 사회적 성공에 올인하도록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또 이러한 자기 계발 열풍은 불행하게도 고용 불안이라는 불안정한 사회 현실을 반영한다는 것을 지적했다.

끝까지 읽지 않아서 저자의 최종 주장이 뭔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앞부분의 비판에는 매우 공감하는 바다.

반면 이 책에서는 칙센트미하이가 강조하는 몰입의 순간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내재적 동기를 끌어내는 방법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기결정이론에서는 외부 보상에 의존하지 않고 일을 통해 행복을 달성하는 방법으로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을 강조했는데 저자는 이를 살짝 변형해 자율성, 숙련, 목적 의식 등을 제시한다.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이기 때문에 타인에 의해 구속받거나 지시받을 때 타율적이 되서 일의 즐거움을 느끼기 힘들다.

반드시 일 뿐이 아니라 모든 상황에서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하려는 강한 욕구를 지니고 있다.

다른 말로 하면 매우 개성적이고 독립적인 존재다.

겨우 돌이 지난 아기가 벌써 의사 표현을 분명히 하고 호불호를 명확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자유에 대한 욕구가 얼마나 강한지 새삼 느끼고 있다.

따지고 보면 현대 사회로 오는 지난한 역사는 결국 자유를 위한 투쟁이 아니었나 싶다.

신분제가 철폐되고 모든 인간이 법적으로 타인에게 구속받지 않을 자유가 보장된 현대 사회에서도 우리는 끊임없이 인습과 편견으로부터의 자유를 여전히 추구하고 있으니까.

수술실에 들어가면 오퍼레이터를 제외하고는 꾸벅꾸벅 조는 어시스트들이 많은데 전에는 수술 같은 긴장된 상황에서 어떻게 잠이 올 수가 있는지 이해가 안 갔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오퍼레이터는 수술의 전 과정을 주관하는 자율적인 존재이고, 나머지 조력자들은 수동적으로 일이 어떻게 진행되어 가는지도 모르는 채 단순 작업만 반복하는 타율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피로가 겹치고 시간이 길어지면 꾸벅꾸벅 조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단순업무는 지루하고 보수도 낮고 기피하게 된다.

또 이미 현대 사회는 저자의 재밌는 표현대로 단순 지적 업무를 컴퓨터에 맡기고 있기 때문에 갈수록 이런 일은 임금이 떨어져 매력적인 직업군이 못 된다.

자신이 상황을 통제하고 의지대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조직에서 이것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책에 여러 방법들이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의문스럽다.

일단은 내 자신의 업무에서 자율성을 획득하도록 노력해 보겠다.

 

두 번째 숙련이란 다른 말로 일의 유능감이라 할 수 있는데 칙센트미하이의 에서 잘 설명된 개념이다.

조금 더 나은 상태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과정이 바로 숙련이고 이것을 통해 성장하고 일의 과정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자기 실력을 크게 넘어서는 일이 주어지면 불안과 두려움, 좌절을 느껴 포기하지만 반대로 너무 쉬운 일을 주면 금새 지루해져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그러므로 자기 수준보다 약간 높은 업무를 제시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 "약간" 높은 수준의 업무를 찾는 것이 핵심인데 매우 어려운 일이고 심지어 자녀를 매일 관찰하는 부모에게도 이 적절한 수준의 과제를 찾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 같다.

자녀 교육에 이런 숙련 개념을 응용하려면 결국 끊임없이 자녀와 대화하고 자녀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의 업무에 적용할 때도 사실 내 의지로 업무 내용을 조정할 수 없는 일이므로 (프로젝트가 떨어지면 쉽든 어렵든 수행해야 하는 직장인이기 때문에) 적절한 난이도를 찾는다는 건 참 어렵다.

어쨌든 내가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면 자신감이 생기고 주도적이 돼서 일에 흥미를 느낀다.

이 통제감의 필수 요건이 바로 숙련, 곧 유능감이기 때문에 끊임없는 반복을 통해 조금 더 향상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끝없는 연습에 대한 필요성 혹은 찬양은 <지하철과 코코넛>에서도 제시된 바다.

인생은 특별히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상당 부분 우연에 의해 좌우되므로 노력해도 안 되는 대부분의 것들을 운에 맡기고 (즉 마음을 비우고 상황을 받아들여야) 대신 할 수 있는 부분, 즉 업무의 숙련도를 높히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라고 했다.

이 책에서는 긍정 심리학을 비판하면서 단지 긍정적인 정서를 가진다고 해서 사회적 성공에 가까워지는 건 아니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분명히 통찰력을 갖기 위해 자기 일에 능숙해지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필요는 있다고 강조했다.

그 예로 든 사람이 연습벌레인 타이거 우즈이니, 그만한 재능을 가지지도 못한 나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연습량이야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시한 목적의식이란, 내가 하고 있는 업무가 단순한 일이 아니라 보다 의미있고 큰 목적을 가지고 있는 중요한 일이라는 의식을 가지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인류 행복을 위해 일한다거나 가난한 이들을 돕는다거나 하는 보다 높은 목표를 가지라고 한다.

자신의 업무가 보다 큰 목표에 통합된다면 사람들은 단지 돈을 위해 일하는 것보다 훨씬 더 행보감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자원봉사나 구호 활동 같은 물질적 보상이 없는 일을 열심히 하는 까닭일 것이다.

저자가 지적한 대로 나 역시 나 자신을 위해 물건을 살 때 보다 가족을 위해 뭔가 도움이 되는 일을 했을 때 훨씬 뿌듯하고 기쁨을 느낀다.

이런 감정은 <이타적 유전자>에서도 확인한 바다.

인간에게 남을 도우려는 선한 본성이 없다면 봉사 활동을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자기결정이론에서는 목적의식 대신 관계성을 강조했는데 이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

관계성이란 공감능력이라 할 수 있는데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심리적 안정감에 큰 도움이 된다.

인간은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하고 홀로 외롭게 지내려 하지 않는다.

돌이 막 지난 우리 딸을 봐도 그런데, 절대 혼자 안 있으려 하고 사람들 틈에 같이 끼어 있고 싶어한다.

전에 키웠던 강아지도 사람들이 만지는 건 싫어하면서도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꼭 가족들 옆에 웅크리고 있었다.

함께 있고 싶어하는 것은 사회적 동물의 중요한 특성 같다.

역자에 따르면 학습이나 업무의 효율성은 아이큐 보다는 오히려 심적 안정감을 주는 관계성에 기초한다고 했다.

내 경우를 봐도 안 좋은 일이 있거나 사이가 나쁜 사람이 있으면 신경이 쓰여 일을 제대로 못한다.

관계성은 업무 향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역자는 단순히 외적 보상이 업무의 생산성을 깍아 먹는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자기 계발서의 한계라고도 하는데, 일의 특성에 따라 외적 보상을 주면 더 잘하는 것이 있고 반대로 내적 동기가 중요한 일도 있다.

21세기 같은 창의적인 사회는 확실히 내적 동기가 중요할 것 같기는 하다.

단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기준적 보상의 선인데, 한마디로 기본적인 보상은 충족이 되야 한다는 얘기다.

행복과 돈의 상관관계를 봐도 돈이 많다고 해서 무한히 행복해지는 건 아니지만, 일정 부분을 충족시킬 때까지는 돈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저자는 평균보다 약간 높은 급여와 공정한 인센티브를 제안한다.

급여 부분에서 충족이 된다면 (즉 인센티브가 크기 보다는 기본급이 높다면) 업무 테이블에서 돈 문제를 들고 나오지는 않을 거라고 한다.

평균보다 약간 더 많은 급여, 자율적인 작업 환경을 준다는 것이 경영자 입장에서는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닌 것 같다.

전통적인 업무 환경 자체가 창의성을 증진시키기 보다는 규율과 통제를 통해 생산성을 높히는 방법을 써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글의 예에서도 보듯 21세기는 확실히 창의력이 중요한 시대로 흐르고 있고 점차 조직 문화도 바뀔 것 같다.

내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 여러가지 생각을 해 봤는데 일종의 패러다임 전환이라 쉽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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