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왕과 왕비, 왕의 총비들의 불꽃 같은 생애
김복래 지음 / 북코리아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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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프랑수아 1세부터 시작된 발루아 왕조와, 앙리 4세로부터 루이 16세에 이르는 부르봉 왕조를 쉽게 잘 설명한 책.
한국인이 쓴 책이라 그런지 내용이 어렵지 않고 번역투의 어색한 문체가 없어 읽기 편했다.
보통 이런 왕조사는 번역을 할 경우 거기서는 당연시 되는 일도 우리에게는 생소하기 마련이라 문장이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프랑스에서 역사를 전공한 한국인이 쓴 책이라 그런 부분이 없어 한 번에 읽을 수 있었다.

흔히 <여왕 마고>라고 불리는,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의 대학살의 주인공 마르그리트 드 발루아가 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었는데 이제서야 감이 좀 잡힌다.
발루아 왕조와 부르봉 왕조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계보가 이어졌는지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된다.
또 퐁파두르 후작 부인이니, 카트린 드 메디치니 하는 역사 속의 유명 여인들도 어떤 시대에 활동했는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더불어 프랑스 절대 왕정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도 대충 이해할 수 있었다.
발루아 왕조보다 앞서는 카페 왕조의 중세 시대에 대해서도 저자가 집필할 계획이 있던데 책이 나오면 읽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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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루브르 박물관전 대도록
이자벨 르루아 제이 르메스트르 지음 / 지엔씨미디어(GNCmedia)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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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에 보는 전시회인지...
너무 오래 돼서 마지막 관람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난다.
결혼하고 애를 낳으면 문화로부터 이렇게 멀어져 가는 건지 슬프다.
전시회에 가면 도록은 가능하면 사는 편인데 이번에는 평일 전시회 티켓이 포함되어 있어 전시회장에서 안 사고 미리 주문했다.
원래 계획대로 하면 열심히 읽은 다음 가서 보는 거였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잘못하면 전시회가 끝나 버릴 것 같아 급하게 어제 다녀왔다.
방학이라 그런지 평일 저녁 시간대인데도 사람이 꽤 많았다.
아이들 방학 숙제하려고 데리고 온 부모들이 꽤 많았고 데이트 하러 온 커플들도 많이 보였다.
오디오 가이드는 해설 있으면 필요없을 것 같아 안 빌렸는데 이번에는 작품 옆에 붙어 있는 해설이 아주 빈약해 빌릴 걸 그랬나 싶었다.
나중에 도록으로 봐야지 하고 작품만 열심히 봤다.

유명한 작품은 없으나 (카라바조와 와토, 앵그르, 부쉐 등의 작품도 끼어 있긴 했다) 서양 문명의 모태가 된 그리스 로마 신화를 한 눈에 개관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우리도 신화를 이야기 하긴 하지만, 서양 문화에서 그리스 신화가 갖는 무게감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기원전 4~5 세기 무렵 발견된 신화가 그려진 질그릇 등도 인상적이었고 신화 속 인물들을 조각한 청동상이나 대리석 등도 아름다웠다.
확실히 인간의 육체를 중시한 그리스 문명의 특징을 느낄 수 있었다.
도록은 신화가 갖는 의미와 상징성에 대해 잘 설명해 놓았고 각 작품들에 대한 꼼꼼한 해설도 곁들어져서 매우 유익했다.
다음 독서는 아무래도 그리스 로마 신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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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뇌물천하였다 - 뇌물사건으로 살펴 본 조선의 정치사회사
정구선 지음 / 팬덤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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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다른 책, <조선의 출세길, 장원급제>는 재밌게 읽었는데 이 책은 재미가 떨어진다.
실록에 소개된 다양한 뇌물 사건을 나열만 했을 뿐, 조선 사회에서 뇌물을 주고 받는 관행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 정도는 어떠했는지, 관료제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에 대한 분석이 전혀 없다.
조선 시대 뇌물 사례를 소개하면서 오늘날 역사의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부분은, 역사학자로서의 평가라기 보다는 그저 일반인이 내리는 뻔한 결론 수준이라 적잖이 실망스럽다.
어떤 책에서 보니 뇌물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실물 경제를 국가에서 쥐고 있었기 때문에 왕실이 아닌 일반 백성들은 좋은 물건을 시장에서 구하기 어려웠고 이런 현물 유통은 관행적으로 주고 받았다고 한다.
책에도 보면 귀한 음식들을 뇌물로 진상한 것에 대해 그저 먹을 것을 주고 받았을 뿐인데 뇌물로 치죄한다는 불만들이 소개된다.
오늘날과 같은 청탁 행위와는 다소간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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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 체크리스트 - 완벽한 사람은 마지막 2분이 다르다
아툴 가완디 지음, 박산호 옮김, 김재진 감수 / 21세기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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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
실수하기 쉬운 기본적인 주의사항을 한 번 더 확인하면 의료사고나 추락사고 등을 막을 수 있다는 내용.
정말 그럴까?
그러고 보면 병원에서도 기본적인 내용을 확인하는 서식지가 있긴 하다.
대충 형식적으로 할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 양식에 근거해 환자 상태를 기록하는 것 같긴 하다.
외과의인 저자 말대로 맥박, 체온, 혈압, 호흡수로 이루어진 vital sign 역시 체크 리스트의 형태인 걸 보면 말이다.
뒤로 갈수록 기본적인 체크 리스트가 얼마나 유용한지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지만 솔직히 지루했고, 그보다는 의료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21세기에도 왜 수많은 사고들이 생기고 환자들은 사망하는지에 대해 설명한 앞부분이 훨씬 더 와 닿는다.
결국 인간의 한계라는 얘기인데, 어쩔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더라도 전문적인 기술을 연마하고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실수를 줄이며 무엇보다 점검을 통해 예방할 수 있는 사고들을 방지하자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한다.
의료의 한계는 어찌보면, 저자의 말대로 페니실린의 효과에 대해 우리가 너무 과도한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현대의학이 엄청난 진보를 이룩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여전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 투성이고, 그나마 너무나 복잡한 의료기술들을 익히기 위해 수련기간은 계속해서 길어지고 특정 분야에 전문가가 되기 위해 훈련하다 보니 자기 분야 외에는 잘 알지 못하는 단점도 생기는 것 같다.

 

이 책에서 인상깊게 본 다른 내용으로는, 체크리스트가 한 팀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고 권한을 분산해 모두에게 일정부분 책임을 지우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지적대로 수술장에서는 집도의가 마치 연극 무대의 주인공처럼 짠 하고 등장해 모든 과정을 주도하기 때문에 나머지 사람들은 뭘 하고 있는지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집도의의 권위가 너무 커 잘못된 상황을 발견해도 쉽게 지적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제안한 체크리스트에는 수술장에 들어온 의료인들이 서로 소개하는 항목이 있다.
어찌 보면 형식적인 것 같아도 이런 의식을 가지면 수술에 참여할 때 적극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수술 전에 체크리스트를 확인하여 빠진 부분이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 않고 반드시 그것을 시행한 다음에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항목 중에는 환자의 필름이 걸려 있는지, 또 환자 이름과 일치하는지 등 당연해 보이는 절차들도 들어 있다.
이런 확인 절차가 강화되면 부위를 잘못 알고 수술하는, 가끔 뉴스에 보도되는 실수는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체크리스트로 확인할 수 없는 복잡한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저자의 표현대로 의료 행위는 매우 복잡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 변수들이 존재하고 프로토콜대로 시행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전문가 한 사람이 상황을 주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대 의료는 너무나 복잡해졌기 때문에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의견을 제시하고 가장 좋은 선택을 하라고 한다.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얘기 같기도 한데, 실제 생활에서 보면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의 판단에 의견을 제시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미국에서 쓰여진 책 중에 대한항공 여객기의 추락 사고 원인이, 한국의 수직적인 문화로 인해 부기장이 기장의 실수를 지적하지 못해 일어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 있다.
병원에서 역시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러 분야 사람들이, 특히 위계질서의 아랫부분에 위치한 사람들이 의견 제시를 한다는 게 과연 쉬운 일일까 싶다.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함께 뭉친 한 팀이라는 인식이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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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으로 살아가기 돌베개 왕실문화총서 3
심재우 외 지음 / 돌베개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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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은 생각보다 권한이 참으로 막강했던 것 같다.
조선 후기로 올수록 세도정치로 인해 왕의 권력이 축소됐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데 왕이 비록 정치를 적극적으로 주도하지는 않았을지라도 그 위상은 절대적이었음을, 책을 통해 확인했다.
후기로 갈수록 유교적 명분론에 의한 종법 질서가 강화되는 바람에 왕들도 혈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 같다.
광해군이 정통성 문제에 집착하다가 반정으로 왕위를 잃었고, 인조 역시 아버지 정원군을 원종으로 추숭하기 위해 병자호란의 국난 속에서도 신하들과 대립하였으며, 무려 52년을 집권한 영조 같은 사람도 평생 동안 종법 질서 확립에 매달렸다.
어머니가 천한 신분이었고 세자가 아닌 세제라는 비정상적인 경로로 집권한 영조는, 그 강박증 때문에 아들 대신 손자에게 왕위를 물려 주게 됐는데 이 역시 정상적인 과정이 아니었기 때문에 종법 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 세손을 효장세자의 아들로 입적시키고 할아버지의 뜻을 이어 정조는 즉위 후 효장세자를 진종으로 추숭한다.
조선 후기로 가면서 양자를 세워 가문을 잇는 과정을 많이 봤는데 왕실 역시 종법 질서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을 발견한다.

 

초월적인 존재로서의 왕, 그 속내를 보여 주는 책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신간 코너에서 발견하고 못 읽고 지나쳤던 게 아쉬웠는데 과천도서관에서 발견하여 재밌게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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