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하게 산다 심플하게 산다 1
도미니크 로로 지음, 김성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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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눈에 확 들어오는 문구가 많아 읽게 된 책.
뻔한 얘기일수도 있는데 궁합이 맞는 책이 있는지 나에게는 정말 많은 위로가 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 줬다.
서양인이 말하는 개인주의가 무엇인지를 보여 준다고 할까?
남한테 신경쓰지 말고 남 부러워 하거나 미워 하지도 말고 그 에너지를 자기 자신에게 쏟아 어떻게 하면 유한한 인생을 즐겁게 살지를 연구하라는 게 포인트다.
심플하게 살라는 책 제목은, 물질적으로도 돈이나 물건에 집착하지 말고 가능하면 검소한 삶을 살라는 의미도 있지만, 인간관계나 세상일에 너무 얽히지 말고 살라는 철학도 들어 있다.
한국 같은 집단문화 보다는 서양의 개인주의 문화권에 훨씬 더 어울리는 책인데, 서양인들이라면 굳이 이런 책이 아니라 하더라도 당연히 이렇게 살 것 같고, 갈수록 서양식 가치가 보편화 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인들에게 유용한 충고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상적인 행위, 이를테면 씻기나 청소 등을 아름다운 의식으로 만들면 삶이 더 우아해진다든가, 마음에 안 드는 옷은 과감하게 버리고 예산을 세워 마음에 드는 좋은 옷을 구입하라, 수입과 지출을 매일 기록하라, 좋은 옷을 입고 예쁜 식기에 음식을 담아 먹어야 아름다움에 대한 불만을 과식으로 해결하지 않는다 등과 같은 실제적인 충고는 도움이 많이 됐다.
우아한 삶을 사는 것, 나 자신을 가꾸는 것이 얼마나 가치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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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탄생 - 왜 우리는 종교에 의지하는가
마이클 셔머 지음, 김소희 옮김, 이정모 감수 / 지식갤러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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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쩔 수 없이 나는 무신론자가 되야 할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무신론자, 혹은 회의주의자가 내 운명임을 느꼈다.
그래도 불가지론자 정도는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불가지론자도 불가능하고 완벽한 무신론자가 내 운명이란 걸 실감했다.
영혼이 따로 있다는 생각, 뇌가 죽어도 여전히 영혼이라는 것은 따로 존재해 내세로 간다는 생각이 바로 이원론인데 인류 역사의 시작과 함께 오늘날까지도 강력하게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과학이 자연계를 설명하기 시작하면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고 이제 단순히 위안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점점 종교는 내세와 함께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몸과 마음이 하나라는 것, 더 나아가 마음은 뇌에 저장된 정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영혼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심장박동이 멎고 뇌가 죽고 몸이 썩는다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일원론을 받아들인다면 내세나 종교 같은 것이 인간의 발명품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종교는 문화고, 과학은 자연을 설명하는 방식, 혹은 자연이 작동하는 법칙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자연현상을 설명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종교를 낳았고 과학의 발달로 인격신 대신 자연법칙으로 자연을 설명하니 종교는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어느 한 순간 바뀌지는 않겠지만 내가 죽을 무렵이 되면 종교는, 21세기의 우리가 중세 시대를 보듯 아마 내 후손들은 종교를 한물 간 문화로 치부할지 모르겠다.


내세가 없다는 것, 육신이 죽으면 영혼도 끝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는 참 무섭고 두려운 일이지만 부정한다고 해서 사실이 바뀌는 게 아니므로 어떻게 잘 받아들일지를 고민하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유용하고 기쁘게 쓰기 위해 노력하겠다.
과학서인 줄 알았더니 나에게는 철학서가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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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대전쟁사 3 - 부흥운동과 후삼국 한국고대전쟁사 3
임용한 지음 / 혜안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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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좋아하는 저자의 책인데도 별 세 개 밖에 못 주는 이유는, 내 이해력이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구성의 난삽함인지 가독성이 떨어지는 느낌 때문이다.
<조선국왕이야기>처럼 한 번에 쭉 읽히지가 않는다.
그러나 지도도 훌륭하고 덜 알려진 사건들에 주목한다는 점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1권과 2권을 통해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의 거란전에 대한 이해가 생겼고, 이번 3권을 통해서는 나당전쟁의 의의와 발해 건국, 후삼국 시대의 전개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전쟁이라고 하면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이 전부였는데 고려로 넘어오기 전 한반도는 그야말로 전쟁이 일상화된 역동적인 사회였음을 새삼 느꼈다.
그렇게 보자면 신라와 고려의 통일은 한반도를 안정화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신라가 대동강 이남을 평정하고 당나라를 한반도 밖으로 밀어낸 나다전쟁은 충분히 평가받을 만한 일이라 생각된다.
비록 고구려땅을 포기한 불완전한 통일이라고 비판받고 있지만 저자의 말대로 고대인들에게 민족이라는 개념이 있을 리 없고 신라 역시 삼국을 통일하겠다는 의도도 전혀 없었기 때문에 가장 위협이 되는 백제를 패망시키고 국가를 안전하게 존속시켰다는 점에서 평가받아 마땅한 일이다.
특히 백제 땅에 웅진도독부를 세우고 신라에마저 계림도독부를 두려고 했던 당의 침략 야욕을 꺽은 점은 참으로 대단하다.
중국이 밖으로 뻗어 나가면서 얼마나 많은 이민족들을 복속시켰던가.
한반도에서 중국의 지배를 받지 않고 수 천년의 국가를 존속시켜 온 한민족은 사대외교나 소중화주의라는 단어들과는 상관없이 매우 자주적이라 평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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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3-02-14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출간 즉시 사두었는데, 밀리다 보니 못 읽고 있네요. 지금은 노태돈 교수의 <삼국통일전쟁사>를 읽고 있는데 정말 흥미롭네요. (특별힌 뭔가가 있다기 보다는 개설서긴 하지만.^^;;;)
 
성경 속의 전쟁들
마틴 J. 도헤티 외 지음, 전의우 옮김 / 포이에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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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이 많아서 만화책을 보는 듯한 재미가 있다.
그러나 내용은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나는 성경 속에 나온 전쟁들에 대한 고고학적 발굴 성과 같은 걸 기대했는데 단지 성경에 나온 전쟁들에 대한 해설 수준에 머무른다.
모세의 이집트 탈출이 일종의 단군신화 같은 사건으로 이해하는 게 고고학자들의 입장인 걸 생각하면, 전설로만 존재하는 전쟁들의 실체를 밝히는 게 무의미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로마 시대 이후에 벌어지는 전쟁들, 이를테면 마사다 요새 같은 경우는 당시 상황과 공성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성경을 이스라엘 역사서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본다면 흥미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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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를 가다
국립중앙박물관 지음 / 국립중앙박물관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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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의 고려 전시실에 대한 도록.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읽었던 책 같은데 따로 기록을 안 해 놨더니 헷갈린다.
역시 기록이 중요하다.
직접 전시를 보면 사실 눈이 번쩍 뜨일 만한 유물은 없는데 도록으로 엮인 한 권의 책으로 보니 의미있고 고려시대를 조명할 수 있는 것 같아 좋다.
표지고 예쁘고 도록 설명도 훌륭함.
특히 맨 뒷장에 실린 고려 왕실 세계표는 일목요연하게 왕위계승과 혼맥 관계를 살펴 볼 수 있어 정말 유용했다.
복사해서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느낀 점과 궁금한 점 몇 가지.
1) 고려 시대 향리층의 존재.
흔히 관아의 이방이나 호방 같은 아전으로 인식되는 조선시대 향리와는 매우 다른 존재였던 듯.
일종의 지방 자치제가 실현되고 있어 지방을 방위하고 세금을 걷어서 중앙에 올리는 향리의 신분이 높았던 것일까?
과거제를 통해 중앙으로 진출하면서 명문가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고 한다.
귀족 사회면서도 과거제가 약간의 숨통을 틔워준 것인가?

2) 원나라에 바치는 공녀 문제.
저자 말로는 정복자라는 상징적 의미 때문에 공녀를 요구했다고 하는데 공녀는 일종의 여자 노예였을까?
청나라 때 끌려간 공녀를 되찾아 올 때도 돈을 지불했다고 하니 전쟁 후의 노예 매매 같기도 하고, 고관들의 첩이 된 걸 보면 반드시 노예 개념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 하여튼 이 공녀의 존재가 참 궁금하다.
나중에 충선왕의 장인이 되는 홍규도 딸을 공녀로 보냈을 정도니 신분의 높낮이와는 전혀 관계가 없었던 모양.

 

3) 쌍절록의 주인공 김주.
지금 관점으로 보면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 고려가 망했다고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압록강을 건너지 않고 임신한 아내를 두고 다시 중국 땅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충신불사이군이라는 말을 남기면서 뱃속의 아이 이름만 지어 보냈다고 하니, 두문동에서 불타 죽은 고려 유학 72인이 결코 이상한 게 아니다.

 

4) 고려 왕실의 근친혼.
세계표 정리하다 보니 신라 못지 않은 근친혼이 성행했던 것 같다.
갑자기 화랑세기가 궁금해질 정도로 고려 시대 근친혼도 대단했다.
이복남매끼리 혼인은 기본이고 인종의 경우 이모들과도 결혼해서 결혼이 일종의 집안 결속력을 다지는 행위가 아니었나 싶다.
후기로 갈수록 줄어든 걸 보면 확실히 유교의 영향이 큰 듯 하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도 왕실의 혼인은 촌수를 따지지 않아서 혈연관계는 아니라 할지라도 겹사돈 형식의 결혼은 매우 흔했던 걸 보면 높은 신분일수록 가문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혼인으로 중첩된 관계를 맺었음이 분명하다.

 

도록의 장점은 유물, 즉 확실한 증거를 통해 역사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
잘 찍힌 사진을 보는 즐거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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