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노 - 지금은 사라진 고대 유목국가 이야기
사와다 이사오 지음, 김숙경 옮김 / 아이필드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얼마 전에 읽었던 책인데, <유목민의 눈으로 본 세계사>를 읽다가 이 책이 언급되어 다시 보게 됐다.
처음 흉노에 대해 접한 책이라 당시에는 정확히 이해를 못하고 대충 감을 잡는다는 기분으로 읽었는데 다시 보니 입체적인 이해가 된다.
시간을 두고 다시 한 번 읽는 게 좋은 것 같다.
일본에서는 중앙아시아나 중국사, 이집트사 같은 연구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 같다.
일본 학자들이 쓴 책들이 퍽 재밌게 읽힌다.
<유목민의 눈으로 본 세계사>에서는 흉노를 국가로 봤는데 이 책에서는 완전한 국가라기 보다는 일종의 부족 연합체로 본다.
6세기 돌궐부터 진정한 국가로 생각한다.
흉노는 혈연관계로 이루어진 가족이 목축을 소유하고 한 부족이 목초지를 공유하며, 지배계급인 연제씨가 정복전쟁을 일으킬 때 참여하여 목초지를 방어하고 전리품을 획득할 권리를 얻는 것으로 파악한다.
계급사회 도입기 정도로 생각한다.
민족이라는 말이 19세기 말에나 도입된 것임은 익히 들어왔으나 역사서를 읽으면서 새삼 느끼는 바다.
흉노 역시 특정 인종이기 보다는 반농반목 하던 유목민들이 스키타이 등의 철기 기술을 보유한 기마 유목민에게 흡수되어 흉노라는 집단을 이루고 이들이 주변으로 세력을 넓히면서 북적이라는 하나의 보통 명사가 된 것으로 본다.
결국 흉노는 한과 대결을 벌이다가 와해되어 버렸는데 이 중 일부가 유럽으로 흘러 들어가 훈족이 되고 게르만을 공격해 결국은 로마를 무너뜨렸으니 반드시 흉노가 훈족은 아니지만 서쪽으로 밀려 간 일부라고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설명도 쉽게 잘 되어 있고 지도도 많아 이해가 잘 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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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3-05-23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도 구입해두어야 겠어요

marine 2013-05-23 09:34   좋아요 0 | URL
읽기 쉽게 쓰여진 책이예요. 제목 그대로 흉노에서만 끝난 점이 좀 아쉬긴 하지만...
 
인조대왕과 친인척 조선의 왕실 16
지두환 지음 / 역사문화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시리즈 너무 유익하다.
사극 쓰는 작가들이 이런 책을 참조해서 극본을 쓰면 참 좋겠다.
잘 알려진 인물 주변에 이야기거리를 많이 찾아낼 수 있을텐데.
여담이지만, 현종과 숙휘공주의 나이차가 겨우 한 살 밖에 안 나는데, <마의>에서는 한상진과 김소은으로 나오니, 생몰연대만 참조했어도 이런 어처구니 없는 설정은 안 나올텐데.
그래도 역사책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 현종의 여동생 숙휘공주 같은 인물을 대중에게 알린 것만으로도 사극의 역할은 크다고 생각한다.
<장옥정>과 <꽃들의 전쟁>에 등장하는 장렬왕후는 67세라는, 당시로서는 꽤 장수했던 것 같다.
<숙명신한첩>을 보면 장렬왕후는 효종보다 5세나 어린 계모였기 때문에 손녀인 숙명공주에게도 해라체가 아닌 하게체를 쓴다.
그러니 드라마에 나오는 것과는 달리 손부인 명성왕후에게 막 대했을 리가 없을 것이다.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인조와 인열왕후는 사이가 꽤 좋았는지 아들을 여섯이나 둔다.
19세에 첫 아들 소현세자를 얻은 인열왕후는 42세에 막내를 낳다가 산욕열로 사망한다.
40세 이후에도 출산을 했던 걸 보면 피임을 안 했기 때문에 가임기간이 꽤 길었던 걸로 보인다.
4남 용성대군은 5세의 나이로 졸하는데, 그 해에 인열왕후는 5남을 낳는다.
이 아들도 이름을 얻지 못하고 곧 죽은 걸 보면 영아사망률이 상당했을 것이다.
이런 걸 보면 예방접종이 얼마나 큰 공헌을 하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예방접종의 위험성 어쩌고 하면서 기피하는 사람들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불행한 소현세자 부부는 무려 9년의 볼모 생활을 하다가 귀국한 후 두 달 만에 급서하고, 강빈도 다음 해 인조의 음식에 독을 넣었다는 어처구니 없는 죄목으로 사형당한다.
3남 3녀를 낳았던 걸 보면 심양에서 세자와의 관계가 매우 돈독했던 것 같다.
동생인 효종 부부도 1남 6녀를 낳으니 전쟁 통에 서로 위하면서 부부관계가 다들 좋았던 모양.
이 책에서는 소현세자의 죽음을 인조의 묵인 하에 이루어진 독살로 보는데 좀 더 연구가 필요할 듯 보인다.
어쨌든 갑작스런 죽음 이후 큰 아들인 석철이 이미 10세로 원손 칭호를 받고 있었음에도 제주도로 유배보내고 둘째인 봉림대군을 세자로 세우고 곧 그 아들 현종을 원손에 책봉한 걸 보면 인조가 어지간히 아들 부부를 미워했던 모양이다.
강빈의 불쌍한 네 형제는 모두 누이의 죽음에 항의하다가 사약도 아니고 국문 중에 맞아 죽고 만다.
인조 반정의 명분이 종법을 기초로 한 예치, 순수성리학의로의 회귀였던 만큼, 효종의 왕위계승은 명분도 없고 장렬왕후의 복상 문제로 예송논쟁이 두 번씩이나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음이 이해된다.
주화파였던 김자점은 소현세자가 귀국한 후 장인 강석기가 주전파였기 때문에 그를 배격하고 대신 주화파였던 장유의 사위 봉림대군을 세자로 밀었다고 한다.
그런데 효종은 즉위 후 대신들과의 명분론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였던 것인지, 북벌론을 주장한다.
세자 책봉을 두 번이나 거부하면서 상소를 올린 걸 보면 효종 역시 종법에 어긋나는 계승이 매우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영조의 경우도 사도세자가 아닌 다른 아들이 있었다면 정조 대신 왕위를 물려 줄 수도 있는 상황이라 혜경궁이 사도세자가 사망하자마자 곧 10세 밖에 안 된 어린 아들을 영조에게 맡긴 이유가 이해된다.


왕실 가계도를 읽어 보니 당시 살았던 인물들의 관계가 생생하게 그려지고 중첩된 혼인을 통해 상류층이 매우 제한된 인척 관계를 맺었음을 확인했다.
고려 시대처럼 이복남매가 혼인하는 경우는 없고 모두 족외혼이긴 하지만, 일단 왕실에 들어오면 촌수를 무시하고 중혼이 꽤 이루어졌다.
즉 특정 몇몇 가문과만 혼인을 지속했던 것.
인조는 정묘호란 이후에도 아버지 정원군을 원종으로 추숭하는 문제로 신하들과 소모전을 벌이고 죽기 직전인 명나라에 표문을 보내 승인을 요청한다.
비순정성리학자들인 북인을 물리치고 정권을 잡은 서인들이었던 만큼, 이들을 다스리기 위해 명분을 얻는 것이 인조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했을 것이다.
인조 개인의 자질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당시 사회 분위기가 그로 하여금 명분론에 집착하게 만들었고 이는 서자로 왕위에 오른 광해군도 마찬가지라 어머니 공빈 김씨를 왕후로 추숭하는 작업으로 신하들과 분쟁을 했다.
그러고 보면 순정성리학자들이 주자학을 조선화 시켜 사회를 안정시킨 공은 있으나 병자호란처럼 중화주의 질서가 무너지는 격변의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은 사상이었고 결국 조선이 근대화로 나가지 못함은 자명한 일이었던 것 같다.
일본 역사서를 읽으면서도 느낀 바지만 확실히 순수성리학의 세계였던 조선과는 매우 다른 분위기였고 메이지 유신과 같은 천지개벽은 조선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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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된다는 것의 의미 - 인간기원과 진화
리차드 포츠 & 크리스토퍼 슬론 지음, 배기동 옮김 / 주류성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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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화려한 사진들이 실려 있어 마치 한 권의 잡지와 같다.
<뉴턴 사이언스>에서 나오는 단행본들과 비슷한 느낌.
번역은 매끄럽지 않은 편.
전곡 선사 박물관장님이 번역하신 거라는데 역자 서문 등에서 전공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제일 유명한 고인류인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루시나, 호모 에렉투스, 네안데르탈인 등의 얼굴 복원 사진은 굉장히 실감났다.
호미닌이라는 유인원 중 한 科였던 우리는, 이제 가족들이 다 사라지고 오직 인간만이 남아있다.
현재 인류가 70억 명에 달하고 2050년에는 100억 명을 돌파 예정이라고 하니 식량 배분이나 자원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질 듯 하다.
지구의 환경은 계속 바뀌어 왔고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진화가 이루어진다는데, 저자의 논점으로 보면 인간이 자연을 정복했네 하는 소리는 정말 어불성설이고, 지금까지는 큰 변화없이 따뜻한 온대 기후 속에서 번성해 왔으나 유성 충돌이라든가 갑작스런 빙하기라든가 화산 폭발 등과 같은 큰 변화가 온다면 인간이라는 종의 미래도 알 수 없는 일이 될 것 같다.
과연 인류가 계속 지구에서 번성할 수 있을까는 확답을 내리기 힘들 것 같다.

재밌게 읽은 <크로마뇽>을 다시 한 번 읽어 볼 생각.

DNA의 존재도 알기 전에 자연선택과 진화라는 엄청난 이론을 전재한 다윈의 천재성은 참으로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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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민의 눈으로 본 세계사 - 거대한 땅의 지배자, 유목민에 의해 세계사가 완성되다!
스기야마 마사아키 지음, 이경덕 옮김 / 시루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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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민의 관점으로 본 세계사.

기획 신선함.
중국 위주의 역사 서술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는 신선하나 지나치게 자의적인 해석은 주의할 필요 있어 보임.
이를테면 한 제국이 흉노의 보호 아래 군국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는 식의 서술.
그러나 새로운 관점이 중화주의적 시각에서 벗어나게 한 점은 인정한다.
<교양인을 위한 중앙아시아>, <흉노> 등 일본 학자들이 쓴 책들과 비슷한 관점이다.
스키타이부터 시작해 몽골 제국을 거쳐 소련의 강제 통합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보여 준다.
그리스 민주주의에 패한 동방의 전제군주로만 알려진 페르시아의 왕, 다리우스의 위대함을 보여준 점은 평가받을만한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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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3-05-19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읽으셨네요. 출간즉시 구입했었는데, 전에 쌓아둔 책이 있어서 읽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르게 그루쎄의 <유라시아 유목제국사>나 <몽골족의 역사>,<만주족의 역사>등도 근래에 구입했는데, 함께 읽으면 좋지 않을까 싶네요. 그루쎄의 <유라시아 유목제국사>는 낯설은 지명과 인명사이에서도 재미있게 읽히더라구요(물론 완독하지는 못했지만..ㅜㅜ).

marine 2013-05-21 14:40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유라시아 유목제국사> 상호대차 신청해 놨어요. 제가 다니는 도서관에 없어서.
기대가 큽니다.
 
유교 탄생의 비밀 - 갑골문 청동문 죽간으로 밝혀낸
김경일 지음 / 바다출판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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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로 유명한 김경일 교수의 최신작.
접근법이 마음에 든다.
유교 경전을 기반으로 한 도덕적 접근이 아니라, 그 이전 시대, 즉 유교의 원류가 형성될 무렵 시대인 상나라의 갑골문과 주나라의 청동문, 전국시대의 죽간 등을 기반으로 한 물질적 접근을 한 점이 새롭다.
<고고학의 증거로 본 공자시대>를 보면서도 느낀 바지만 요즘 학계의 트렌드는 물적 증거 우선인 것 같다.
단지 책에 기록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역사 추론에 대한 증거가 될 수 없다.
아마추어 학자들과 역사학자들의 차이는, 바로 이런 물적 증거에 있다고 본다.
유교가 바로 조상숭배라는 일종의 종교이고 제례의식이었음은 익히 알고 있었다.
효나 예, 인이라는 개념이 단지 인간의 도덕적 본능에만 기반한 것이 아니라 권력 체계를 갖추기 위한 일종의 강력한 지배 수단이자 사상이었음을 확인했다.
아마도 저자는 그런 의미에서 공자의 유교사상이 현대와 맞지 않다고 주장했을 것 같다.
갑골문이나 금문에 대한 기술이 흥미로워 다른 책도 읽어 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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