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에 만난 신라탑
박준식 글.사진 / 계명대학교출판부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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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에 갔다가 신간 코너에 꽂혀 있는 걸 보고 표지 사진이나 제목이 마음에 들어 읽었던 책이다.
신라에 관한 책을 읽다 보니 문득 이 책이 생각나 재독하게 됐다.

다행히 타 도서관에 구비되어 있어 상호대차 시스템을 통해 편하게 받아 봤다.

당시 읽을 때는 약간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마도 신라 하대 역사에 대해 무지했고 불교 건축에 대해서도 배경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다시 보니 일반인을 대상으로 매우 쉽게 쓰여진 책이다.

일단 저자부터가 탑을 전공한 미술사가가 아니기 때문에 교양적 지식을 원하는 대중의 눈높이를 잘 맞추고 있다.

관심이 취미가 되고 다시 문화가 된다는 표현이 참 마음에 든다.

취미가 업이 되고 예술의 경지에 이르면 좋겠지만 좋은 취미를 가진 선에서 만족하려고 한다.

전문 사진작가가 아닐텐데 사진 구도나 색감이 참 좋다.

계명대학교출판부에서 나온 책인데 분량도 적당해 부담스럽지 않고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주제도 신라탑에 한정시켜 알찬 설명이 돋보인다.

레저 문화가 많이 확산되고 있는데 이 책처럼 특정 주제를 잡아 여행을 해 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아직은 탑을 보는 미술사적 안목은 거의 없지만 탑이 주는 느낌이나 거기에 얽힌 인문학적 배경을 읽는 것만으로도 너무 즐겁고 마음이 평안해진다.

종교인은 아니지만 불교가 주는 이런 편안함 때문에 자꾸 관심이 생기는 것 같다.

문화가 주는 마음의 안식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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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 김학범 교수와 함께 떠나는 국내 최초 자연유산 순례기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1
김학범 지음 / 김영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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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인문학적 이야기가 담긴 유적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다.
시리즈로 읽고 있는 신정환의 신택리지도 이런 맥락.
역사에 관심이 많아 나름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유적지에 대한 설명을 읽어 보면 처음 듣는 얘기가 대부분이었다.
세상은 정말 넓은 모양이다.
지리적 개념이 약해 처음에는 거기가 거긴 것 같고 약간 지루하기도 했는데 이 책에서 본 지명을 다시 저 책에서 보고 하면서 반복하다 보니 약간의 체계가 잡히면서 재미가 생긴다.
주5일제 근무가 일상화된 만큼 우리 국토에 대한 관심들이 여행을 통해 많이 생겨나면 보존이나 발굴 등에도 힘이 실릴테니 좋을 것 같다.

서점에서 발견하고 무척 읽고 싶었던 책인데 기대만큼 아주 재밌지는 않았다.

일단 처음 보는 내용들이 많아 한번에 와닿지가 않은 점이 크고, 지형을 설명하다 보니 직접 가보지 않은 사람으로서는 읽는 것만으로는 쉽게 상상이 안 간다.

그리고 이런 기행문도 상당 부분은 수필에 가깝기 때문에 일단 글을 잘 써야 하는데, 문학가들처럼 수려한 문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기 때문.

사진도 전체적으로 어둡고 썩 마음에 들지가 않았다.

좋은 풍경들도 많던데 작은 도판에 축소시키기가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책의 장점으로는, 미처 몰랐던 명승 개념을 확립시켜 줬다는 점.

저자는 문화재청에서 명승을 지정하는 일에 앞장선 분이라고 한다.

보통 사적이라고 하면 역사적 의의가 있는 건물만 생각했는데 (경주의 포석정이나 안압지 같은) 고정원이나 좋은 풍경을 볼 수 있는 경승지도 큰 범주의 문화재에 들어간다고 한다.
문화재가 동산이라며 명승은 좀더 큰 범위의 유산이라 할 수 있다.
문화재 대신 국가유산이라고 하니 더 확실하게 와 닿는다
좋은 풍경도 가꾸고 보존해야 하는, 선조들의 유산임을 새삼 깨달았다.

수많은 명승들이 등장하는데 저마다 역사적 사연이 있고 무엇보다 세월의 흐름을 이겨내고 오늘날까지 버티고 있는 저력이 느껴진다.
고정원이라는 개념도 참 인상적이었다.
일본이나 중국은 정원이나 원림이 발달했다고 하는데 한국은 그런 문화가 없다고만 생각했다.
좋은 풍경 속에 지어진 정자는 여기서 소개된 별서정원이 아니라 그냥 덜렁 건물 하나라고만 인식했던 것이다.

무지의 소치가 아닐 수 없다.

담양의 소쇄원 등을 고정원으로 지정한 의미가 새롭다.

저자의 말대로 금수강산이라고만 관념적으로 얘기할 것이 아니라 가꾸고 보존하며 무엇보다 여러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 관광지로도 육성시켜 인식의 저변을 넓히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소개된 곳들을 죄다 가보고 싶지만 아쉽게도 늘 시간이 부족하다.

외국 나가려면 비행기 타는 시간만 해도 벌써 하루 이틀을 잡아 먹으니, 주말을 이용해 좋은 명승들을 돌아보며 좋을 것 같다.
<신택리지> 북한편에서도 느낀 바지만 통일이 되면 여행갈 곳이 훨씬 많아질거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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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 - 3040을 위한 인생 전략 특강
임용한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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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한씨가 회사원들에게도 강의를 하는 줄 미쳐 몰랐다.

인터넷을 찾아 보니 역사연구소 같은 걸 만드셔서 강의를 하고 강연 원고를 모아 책을 낸 것 같다.
제목은 매우 구태의연하지만 (임용한씨는 책은 잘 쓰시는데 제목이 늘 아쉽다) 내용은 새겨들을 소리들이 많다.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변화를 두려워 하지 말라, 의지로 밀어 부치는 게 아니라 철저히 분석하고 현실에 적용해야 한다 등등.

어찌 보면 늘 듣는 소리고 뻔한 얘기인데 역사 속의 여러 위인들과 사건을 예로 들어 설명하니 마음에 많이 와 닿는다.
기업도 하나의 작은 사회라 생각하고, 한 사회의 운명을 건 총력전인 전쟁을 기업에 대입시켰다.

강의 원고라 그런지 한 챕터마다 분량이 정해져 있어 소개된 전투들이 소략되어 피상적인 고찰로 지나가는 면도 없지 않지만, 억지로 교훈을 갖다 붙이는 게 아니라 역사가 주는 진짜 살아있는 교훈을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책이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저자의 또다른 책인 <한국고대전쟁사>에도 한반도에 명멸했던 무수한 작은 국가들 중 왜 삼국만이 살아남았는지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바로 변화를 두려워 하지 않고 철저하게 자기개혁을 이루어 갔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책에도 비슷한 사례들이 무수히 나온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변화 자체를 싫어하고 현상유지에 만족하는 나에게 작은 깨달음을 준다.

나 자신을 돌아보면, 역사책에서 비판받는 수구주의자들을 쉽사리 비난하지도 못하겠구나 싶다.

30대 이후부터는 안정적인 생활에 매달리기 마련인데 역사책 속의 위인들이 뭔가를 이룩한 시기는 대부분 40~50대라는 사실을 기억하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현상유지만 해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 나이에, 사회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혁신을 하면서 업적을 이룩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위대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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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돌아본 일본역사
임용한 지음 / 혜안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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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나왔을 때 반가워 하며 읽었던 생각이 난다.

임용한씨 책 읽는 김에 쭉 다 읽고 있다.
다른 저작들에 비하면 기행문이다 보니 가볍게 읽히는 대신 책의 밀도도 약간 성긴 편이다.

일본 사회를 보는 저자의 시각이 책 곳곳에 드러난다.

문화의 차이를 비난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고 왜 그런 차이가 생겼는지 사회 현상을 분석하자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일본이 왜 축소지향적이라는 말을 들었을까?

저자는 그 답을 성벽도시에서 찾는다.

기본적으로 일본은 중세 서양처럼 봉건 영주가 다스리는 일종의 지방자치제로써 성벽을 두른 도시가 생활의 중심지였다.

성벽이라는 제한된 공간 때문에 거기 사는 도시민들은 최대한의 효율성으로 건물을 짓고 서로 부딪치지 않게 조심하면서 살아왔다.

오늘날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려는 일본인의 조심성은 바로 이런 역사적 배경에서 나왔다고 지적한다.

일리있는 말이다.

임진왜란 공부하면서 귀무덤으로 대표되는 잔학성에만 포커스를 두지 말고, 벌써 16세기에 외국에 10만 군대를 파병할 만큼 경제력이 성장해 있었다는 사실에도 주목하라고 한다.

역사책 읽으면서 일본이나 중국 영향을 긍정적으로 서술한 책을 본 기억이 별로 없어 이런 지적들이 신선했다.

 

히메지 성이나 오사카 성을 보니 과연 일본은 중앙집권적, 성리학의 안정적인 나라였던 조선과는 매우 다른, 무사들의 나라였구나 싶다.

어찌 보면 500년의 역사 동안 안정적인 체제를 구축한 조선의 시스템은 당시로서는 평가받을만 했다는 생각도 든다.

세계가 하나가 되고 영향력을 주고받는 시대가 되고 보니 안정적인 것이 곧 구태의연하고 퇴보하는 것이 되버린 게 우리 민족의 불행이었지만.

유홍준씨가 일본문화유산답사기를 내서 이 책과도 비교하면서 읽어 보려고 한다.

컬러 사진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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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에 길을 찾다 - 새로운 시대를 꿈꾼 13인과 그들의 선택
임용한 지음 / 시공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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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임용한씨 저서로 계속 읽고 있다.

신간 나왔을 때 읽었던 책 같은데 정확한 기억이 없어 재독했는데 무척 재밌다.

13인의 개혁가들에 대한 짧은 평전이라 인물 이야기라서 그런지 가독성도 높고 흥미롭게 읽었다.

문득 드는 생각이, 내가 고종이나 명성황후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 것이 이런 책을 읽어서가 아니었을까 싶다.

저자는 매우 현실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어 당위나 명분에 대한 집착을 비판한다는 점에서 나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내 입맛에 딱 저자랄까.

제일 인상적인 것은, 흥선대원군이 호포법을 강행하고 서원을 철폐할 정도로 실천력은 강한 사람이었을지 모르나, 가장 중요한 개혁의 비전이 매우 잘못됐다는 비판이다.

여전히 흥선대원군은 쇄국주의자이긴 했으나 조선 왕조를 일신하기 위해 노력한 개혁자였다는 평판은 얻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비전이 20세기에 어울리지 않는, 16세기 중세정치에 있었으니 본질이 틀려버린 셈이다.

아마도 조선 중기 정도에만 태어났다면 태종이나 영정조처럼 강력한 왕권을 구축하고 사회를 안정시키는 정도의 업적은 세우지 않았을까?

그러고 보면 전통 사회와 세계가 하나로 이어지는 근대 이후의 사회는 폐쇄와 개방이라는 점만 놓고 봐도 매우 다른 체제임이 분명하다.

오랫동안 중국과 일본 외에는 접촉하지 않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에서 안정적인 농본사회를 구축해 온 한민족은, 전통사회에서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체제를 이어갈 수 있었으나 개방 이후 세계의 흐름에 동참하게 되면서 식민지로 떨어질 만큼 최고로 가난하고 무력한 나라가 되버렸다.

박제가 평전에서도 느낀 바지만, 국수주의, 폐쇄주의는 결국 나라를 망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분단 이후 한국이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대열에 들어서고 북한이 최빈국으로 떨어진 것도 개방 유무에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유형원으로 대표되는 실학자들의 한계를 설명하면서, 그들의 주장대로 토지를 농민들에게 균분하고 관료들의 토지 상한선을 둔다 해도 오늘날 사회주의가 실패한 것처럼 근본적으로 사회를 개혁할 수는 없다는 비판에 동의하는 바다.

 

정몽주나 조준 등에 대한 저자의 평가는 매우 후한 편이라 단순히 무너져 가는 왕조에 대한 충신으로만 알고 있었던 정몽주를 다시 보게 된다.

또 국문 번역된 일기를 읽으면서 호감이 생긴 윤치호의 현실 인식도 긍정적으로 보게 됐다.

능력보다는 도덕, 내용보다는 명분에 대한 집착은 유학자들의 전매특허인데 여전히 한국 사회는 근본적으로 변한 것 같지 않다는 말에도 동의하는 바다.

현상이 바뀌더라도 근저에 흐르는 기본 의식이 바뀌기란 참 어려운 일 같다.

한가지 첨언하자면 저자는 좋은 내용과 흥미로운 글솜씨에 비해 제목을 참 못 짓는다.

저자의 책 제목들은 일관적으로 임팩트가 없다.

좀 더 흥미로운 제목을 붙이면 책의 내용을 기대하는데 훨씬 도움이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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