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속의 새, 그림 속의 새 1
정민 지음 / 효형출판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

한시에 대한 이해가 매우 낮은 탓에 제대로 감상하기는 힘들었다.

고전 관련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역시 한자를 공부해야 한다는 점.

글자도 읽을 줄 모르니 한시를 감상한다는 건 아득하기만 하다.

내가 학교 다닐 때까지만 해도 신문에 종종 한자가 나올 때라, 거기에 대한 반감 때문이었는지 한글 전용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학교에서의 한자 교육도 부정적이었는데 요즘 독서를 하다 보면 한자 공부가 매우 아쉽다.

역시 배워서 나쁠 건 없나 보다.

한시나 옛 그림에 등장하는 새들이 이렇게 많은지 새삼 깨달았다.

중국의 수묵화나 현대화들도 같이 소개되어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다.

낭세녕이 그린 서양화풍의 새 그림과는 너무나 대조되는, 전혀 다른 매력의 수묵화가 매혹적이다.

낭세녕의 새 그림은 마치 조류도감 속의 세밀화를 보는 느낌인데 (즉 새 그 자체를 보는 것 같은데) 수묵화의 새는, 뭐랄까, 조류로서의 새가 아니라 문학과 예술의 한 부분을 보는 느낌이다.

붓과 먹이라는 재료가 주는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처럼 온갖 자극적인 것들이 난무하는 세상이 아니니, 옛사람들의 자연친화적인 성향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아무리 자연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사람일지라도 옛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을 이길 수는 없을 것 같다.

감각을 자극하는 볼거리가 적은 대신, 주변의 새 한마리, 꽃 한송이에도 온갖 정성을 기울여 관찰하고 그 아름다움을 노래하니 요즘의 자연 사랑과는 확실히 그 격이 달라 보인다.

그러면서도 자연주의적인 현대적 사고방식과는 다르게, 새의 습성도 새 자체가 아닌, 인간 위주의 눈으로 보아 인간사의 교훈을 덧씌워 찬미한다.

확실히 21세기의 현대인과 고대인의 심성은 큰 차이가 있다.

반납일에 쫓겨 너무 급하게 읽은 것 같아 아쉽다.

더불어 세밀화에 대한 관심이 생겨 조류나 야생화 관련 책을 읽어 볼 생각이다.

독서는 정말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훌륭한 활동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실계보 한 권으로 읽는 실록 시리즈 7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박영규씨는 "한 권으로 읽는~" 시리즈로 많은 책을 양산하고 있다.

이제는 책도 브랜드 시대 같다는 느낌이 든다.

지두환씨가 쓴 <~대왕과 친인척> 같은 류인줄 알고 읽었는데 외척 가문에 대한 글은 전혀 없고 덜 알려진, 왕의 서자나 공주에 관한 얘기가 주를 이룬다.

사실 이 부분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아 대중적인 관심 환기 면에서는 충분히 가치를 한다고 본다.

어떤 가문이 왕실의 외척이 됐는지에 대해 궁금하다면 지두환씨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다.

간간히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부분이 있어 저자가 서두에서 밝힌 바대로 실록과 선원록의 기록이 달라서인지 아니면 나나 저자가 잘못 알고 있는 건지 한 번 찾아볼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국사 산책 - 성찰적 지식인.청년 학생을 위한
쑨톄 지음, 이화진 옮김 / 일빛 / 201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두께를 보고 놀랬다.

무려 770 페이지.

거대한 중국의 역사를 조망하는 통사이니 그 정도 분량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지루하지 않고 술술 잘 넘어간다.

흥미 위주도 아니고 역사적 비평도 깊이있게 실려 있다.

사건 위주로 서술하는 국내의 중국사 책들과는 거리가 있다.

확실히 자국인이 쓴 역사서는 관점이 조금 다름이 느껴진다.

중국이 한족만의 나라가 아니고 여러 민족을 아우르는 다민족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음을 새삼 느꼈다.

티벳 점령을 소수 민족 억압으로 보는 외부의 시선과는 매우 다르게, 오랜 시간 전부터 중국의 일부로 정체성을 갖고 있음을 강조한다.

생각해 보면 원나라 이후부터 청나라에 이르기까지 비한족이 거대한 제국을 이루었으니 다민족 국가의 정체성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동북공정과 고구려사가 겹쳐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지 약간은 모호했다.

통사의 단점은 긴 역사를 한꺼번에 서술하다 보니 피상적이기 마련인데 중요 사건만 주제별로 서술해 전체적인 이해에 도움이 됐다.

공산주의적인 역사 비평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조금씩 받았다.

이자성이나 황소 등의 농민 봉기를 평가할 때 말이다.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 한 시간에 60페이지 정도 읽었던 것 같다.

케임브리지 중국사에 도전해 볼 생각.

중국사는 너무 재밌는 분야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rpooh1111 2014-12-16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이잭 관심있는 1인입니다. 이책 추천해줄만하고 평은 어떤가요? 그리고 이책에 목차에는 없지만 춘추오패,왕안석,항우와유방,대약진운동,문화대혁명, 개혁개방, 천안문사태 이런것도 내용안에서 다루어지나요?
 
윤운중의 유럽미술관순례 1 - 루브르를 천 번 가본 남자 윤운중의 유럽미술관순례 1
윤운중 지음 / 모요사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장점, 전문 연구자가 아니라 일반인의 눈으로 그림을 공부한 가이드가 쓴 책이라 내용이 평이해 접근성이 좋다.

미술관 소개하는 책은 명작들의 나열로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데 (기대를 많이 했던 예경 출판사의 <세계미술관기행> 시리즈는 정말 지루했다) 가이드 투어를 담당한 저자의 오랜 이력이 대중의 눈높이를 제대로 맞춰 준다.

단점은, 전문적인 연구자가 아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생기는 태생적 한계, 즉 깊이가 깊지 못하다는 점, 그리고 도판의 질이 너무 조악하다.

보통 미술 관련 책들은 요즘에는 도판이 정말 화려하고 선명한데 많은 분량의 그림을 담아내려 해서인지 너무 열악해 깜짝 놀랬다.

성실하게 많은 그림들을 소개한 점은 장점이지만 도판이 형편없어 제대로 감상하기 힘들었다.

분량이 너무 많아 두 권으로 나누었는데도 각 권의 매수가 500 페이지에 달할 정도니, 도판에 신경을 썼으면 너무 방대해졌으려나?

저자의 독특한 이력이 인상적이었다.

엔지니어 일을 하다가 휴가 때 가본 루브르 미술관에 마음이 혹해 전문 해설사로 나선지 10년.

과연 한 권의 책을 낼 만 하다.

가이드도 매우 보람된 직업일 것 같다.

(내가 꿈꾸던 학예사와 비슷한 맥락처럼 보인다)

스페인에 갔을 때 저자가 일했던 <자전거 나라>의 미술관 투어가 날짜가 안 맞아 못했던 게 못내 아쉽다.

나는 내가 그림에 관심이 많아 혼자 봐도 충분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래도 전문 가이드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구나 싶었던 게, 짧은 시간에 미술관 전체를 훑어야 하니 시간과 분량이 만만치 않았다.

참고도서로 소개된 책들은 대부분 대중서들이라 한 번씩 읽어 봤는데 새삼 흥미가 생겨 다시 볼 생각이다.

유명 작품들이라 소개된 그림들은 대부분 익숙한 것이라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교 탄생의 비밀 - 갑골문 청동문 죽간으로 밝혀낸
김경일 지음 / 바다출판사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신간 나왔을 때 도서관에 신청해서 본 책인데 반납 기한에 걸려 끝부분을 못 읽었던 터라 이번에 재독했다.

처음 읽을 때는 갑골문 위주 설명이 나와 조금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새로 읽으니 생각보다 평이하고 주제가 명확한 편이라 몇 시간 만에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의문인 점은, 공자가 논어에서 말한 仁이라는 개념은 공자가 살았다는 춘추 시대 말기에는 전혀 보이지 않고, 전국 시대 후기에나 죽간 등에 등장하는데, 이 때의 인은 논언에 나오는 도덕적 함양과는 다른, 종법이 무너진 시대를 아우르는 일종의 통치 기술로 본다고 했다.

저자는 논어가 정말로 공자의 언행을 기록한 것인지 (즉 후대의 편집인지) 아니면 사기에 기록된 공자의 출생 시기가 다른 게 아닌지 의문을 표했으나 자세히 논증하지 않았다.

<고고학 증거로 본 공자 시대>라는 책을 보면, 공자는 주공이 주례의 근본을 완성했다고 믿어 그 기원이 매우 오래됐다고 했으나, 분묘 등에서 발굴된 여러 증거들로 보면, 주례는 공자가 살았던 시기에 완성된 당시로서는 매우 최근의 격식이었다고 했다.

이런 식으로 문헌과 고고학의 불일치가 종종 보이는데, 저자가 설명하는 유교의 핵심 개념인 인과 예 역시 공자가 살았던 선진 시대 나타난 것이 아니라 한나라 무렵으로 보고 있다.

그 증거로 갑골문과 청동문을 들고 있다.

유교의 조상신 숭배가 어떻게 자연현상을 숭배하는 다신주의에서 발전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은 무리가 없는 설명으로 보여 많이 공감했다.

상나라의 지배자들은 토지와 강, 산 등 자연신을 밀어내고 상제까지 배제한 후 혈통으로 이어지는 조상들을 최고의 신으로 숭배했고 이런 개념을 주나라에서 차용해 종법 질서를 만들어 냈다고 본다.

제례는 단순히 조상을 기리는 행위가 아니라, 기독교에서 말하는 신을 숭배하는 일종의 예배 행위로 보인다.

로마 교황청에서 제사를 우상숭배로 금지했던 까닭을 알 것 같다.

심지어 儒家 역시 제사를 지내던 무당에서 비롯된 것으로, 기우제를 지냈던 집단이 상나라 멸망 후 민간으로 퍼진 것으로 이해한다.

개인의 수양을 논하는 학문이라고 알고 있던 유학이, 본래는 매우 종교적인 색채를 띄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재밌게 읽은 책이고 기본적으로 한자에 어느 정도 지식이 있어야 깊이있는 이해가 가능할 것 같아 다시 한 번 한자 공부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넷 2013-10-02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뭐랄까 한번도 이 저자의 책을 읽어보지도 않았으면서 이 저자에게 느꼈던 느낌은 다소 학자답지 않게 경박하다는 느낌이었는데요. 아마 한창 이슈가 되었을대때.그런 인상을 받지 않았나 싶네요. 저도 신간 나왔을때에는 읽어볼까 하다가 그런 편견이 남아 있어서 그냥 넘기고 말았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저도 한번 읽어봐야겠다 싶네요.

marine 2013-10-02 12:42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자극적인 제목이 마음에 안 들었는데 갑골문 연구하시는 분 같아요. 학계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는 그쪽에 문외한이라 잘은 모르겠고 하여튼 이 책 자체는 나름 연구 결과를 모은 거라 괜찮은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