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 대기근 - 삼백만 명이 굶어죽은 허난 대기근을 추적하다 걸작 논픽션 5
멍레이 외 엮음, 고상희 옮김 / 글항아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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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논픽션이기 때문에 (즉 소설이 아니기 때문에) 더 무섭고 잔인하다는 느낌이 든다.

소설처럼 어떻게 미화시킬 수가 없다는 점에서 항상 현실이 더 끔찍한 법이다.

중국 사람은 인육도 먹는다더라, 하는 약간의 가쉽거리 같은 호기심에 읽은 책인데 막상 읽고 보니 너무 끔찍하고 무서워 감히 함부로 말할 수조차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내와 딸을 내다 팔고, 인육을 먹을 수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

겪고 보지 않고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진짜 "현실"이 그려진다.

중일전쟁이 시작되고 장제스는 일본군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댐을 폭파시켜 수십만의 이재민을 낳는다.

들판은 버려지고 남자들은 징집되어 끔찍한 기근으로 무려 300만 명이 아사한다.

인재라는 점에서 더 끔찍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보면 장제스가 왜 대만으로 쫓겨났는지 알 것 같다.

마지막에 올바른 정부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에 깊이 공감한다.

민주주의 정부와 대기근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고찰이다.

정부는 압력을 받아야 비로소 움직이는데 이 압력을 주는 것이 바로 언론의 역할이고 정보가 공개되는 민주적인 정부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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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명 순례 내셔널지오그래피 청소년 글로벌 교양지리 2
내셔널지오그래피 편집위원회 지음, 황선영 옮김, 조해수 감수 / 느낌이있는책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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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중국 책을 옮긴 것 같은데 프랑스의 앙리 4세를 헨리 4로 옮긴다거나 하는 식의 역자의 부주의한 번역이 몇 군데 있고 사진과 해설이 맞지 않는 곳도 있다.

가능하면 관련 전문가가 번역하는 게 좋을 듯 하다.

깊이는 부족하지만 두루두루 살필 수 있고 사진 도판이 좋아서 충동적으로 고른 책인데 부담없이 읽기에 좋다.

유럽 문화와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연스레 왕실 가계도를 공부하게 됐고 중세 이후 수많은 나라들이 혼인으로 얽혀 있는 역사적 배경 덕분에 오늘날의 유럽 연합이 가능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동아시아 불교와는 매우 다른, 인도네시아, 미얀마, 태국 등지의 화려한 불교 문화에 관심이 간다.

중세 유럽의 대성당도 건축물 자체가 주는 경이로움이 크다.

세계문화유산을 지표로 삼아 여행을 다녀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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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회화 감상 아트 라이브러리 9
박은화 엮음 / 예경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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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렇게 좋은 책들은 제목이 너무 평이해 선뜻 손이 안 간다.

중국 회화사에 대해 읽어볼까 하던 차에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고른 책인데 생각보다 너무 좋다.

일단 현학적이지 않고 유명 그림들을 중심으로 회화사를 평이하게 설명하기 때문에 이해가 쉽다.

도판도 훌륭해서 보는 내내 눈이 즐거웠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대로 중국화에 관심을 막 갖기 시작한 이들을 위한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

회화사는 지루한 설명 위주의 현학적 글이 되기 쉬운데 독자의 눈높이를 잘 조절했다는 생각이 든다.

신석기 시대의 암벽화부터 시작해 상주 시대의 청동기문, 한나라 때의 화상전, 위진남북조와 수당 시대의 인물화를 거쳐 오대와 송의 산수화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회화사를 잘 설명해 준다.

아름다움의 시각적 표현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본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대의 산수화부터는 기술적으로도 너무나 훌륭해 10세기 무렵 중세 유럽 성화들과 비교해 볼 때 훨씬 앞선다는 느낌이 든다.

막연히 동양화는 서양화에 비해 사실적 표현이나 기법 면에서 뒤진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야말로 무지의 소산이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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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그림과 만나다 - 젊은 인문학자 27인의 종횡무진 문화읽기
정민.김동준 외 지음 / 태학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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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페이지 정도 되는 두께에 약간 기가 질렸는데 생각보다 술술 잘 나간다.

한자를 처음 찾아볼 때만 해도 한 페이지를 제대로 못 넘길 정도로 많았지만 몇 번 하다 보니 반복되는 단어들이 대부분이라 이제는 속도가 좀 난다.

그동안 책을 참 대충 읽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속독도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하여튼 할 수만 있다면 양서를 천천히 씹어서 읽는 게 제일 좋은 방법 같다.

 

27명의 학자들이 쓴 글을 엮은 책이지만 서문에 밝힌 바대로 꽤 통일성 있게 기술되어 중구난방이 아니고 책 수준도 고른 편이라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도판이 너무 좋다.

그림 관련 서적의 필수 요소는 바로 좋은 도판임을 실감한다.

역사적으로 덜 알려진 시서화를 발굴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겠다.

어찌 보면 당대에는 권력으로부터 소외되어 불운한 삶을 살았겠지만 글과 그림을 남겨 수백 년 후에도 그 흔적을 연구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있으니 역시 기록의 힘이 대단하다.

고려 불화나 태극도, 산대놀이 같은 분야도 같이 있어 더 흥미로웠다.

중국식으로 세계화가 됐더라면 우리의 전통문화도 상당 부분 보존되어 마치 오늘날 오페라를 즐기듯 시조나 가곡 등도 널리 연주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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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 상처받지 않고 사람을 움직이는 관계의 심리학
양창순 지음 / 센추리원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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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제대로 좀 읽어볼까 싶어 빌렸는데 사실 좀 실망스럽다.

의사라고 해서 그 분야에 학문적인 전문성을 가졌다고 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늘 실감한다.

임상 의사가 좋은 책을 쓴다면 그것은 의사로서의 훌륭함이라기 보다는, 좋은 글쓰기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신과 의사의 에세이 정도를 기대하고 읽어야 실망하지 않을 수준이다.

그리고 글쓰는 솜씨가 썩 좋지는 않다.

좋은 에세이를 쓴다는 것은 늘 어려운 일 같다.

 

자기 표현 확실히 하기, 단 예의를 갖춰서 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잊지 않기, 인간은 누구나 자기 중심적이기 때문에 말하지 않으면 절대 내 마음을 모른다, 설사 가족이나 연인이라 할지라도.

이렇게 간단히 정리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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