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 쓰지 마라 - 하루보다 한달, 한달보다 1년이 중요하다
최영균 지음 / 모멘텀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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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효과를 노린 제목인 듯 한데 내용은 평이하다.

재테크 책, 특히 투자할 돈이나 시간은 없고 월급 적은 샐러리맨을 상대로 한 이런 책들이 강조하는 건 결국 동어반복일 것이다.

소비를 줄여라, 노후 위해 연금 젊어서부터 들어라, 비과세 잘 챙기고 펀드 등에 투자해라.

통장은 네 개로 나누고 이벤트성 지출을 줄여라.

끝.

 

가계부를 쓰지 말라는 이유는 현금 흐름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나도 살림 규모가 커지고 바쁘다 보니 가계부를 꼼꼼하게 쓰는 것 자체가 힘들고 거의 카드로 계산하기 때문에 항목을 세세하게 나누는 게 큰 의미가 없다고 느꼈었다.

기록을 해 봤자 소비가 줄어들지도 않고 쓸 돈은 쓰게 된다는 회의감을 느끼곤 했다.

저자는 이 점에 주목해, 기록에 연연하지 말고 매월, 매해 수입과 지출 파악하는데 포커스를 맞추라고 한다.

통장을 네 개로 나누라는 것도 그런 의미로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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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삶 - 배우고 익히는 사람에게 필요한 모든 지식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 지음, 이재만 옮김 / 유유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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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고풍스러워 참 좋다.

말 그대로 "공부"하는 지성인의 삶의 자세에 대해 쓴 책이다.

전에 읽었던 새무얼 스마일즈의 "자조론"과도 일맥상통 하는 느낌이다.

그 책을 읽을 때는 결혼하기 전이라 상당히 공감했었는데, 지금은 아이가 둘인 직장인이다 보니 현실적인 조언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저자는 지성인의 존재를, 남성에게 한정지었기 때문에 아내는 조력자로 나온다.

지성인의 소명을 받은 사람이 저자처럼 독신의 수도승이 되지 않고 가정을 이룰 경우, 남편은 노동을 통해 가족을 먹여 살리는 가장이므로, 아내는 여가 시간에 남편이 지적인 삶에 몰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심지어 남편이 지성인이 된다면 아내 역시 그 업적을 같이 누릴 수 있다고 한다.

유명 작가나 화가들의 아내가 남편의 조력자가 되어 예술적 삶을 같이 누리는 경우를 상정해 볼 수 있겠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다른 누군가를 통해서가 아니라 (남편이든 자식이든지 간에) 독립적인 개인으로서 성취하길 원하므로 21세기에는 해당되지 않는 말 같다.

직장에서 돌아온 남편이 아내와 아이들을 팽겨쳐 두고 자신의 서재로 들어가 독서에 몰두한다면 불평없이 그것을 지지해 줄 아내가 몇이나 될까.

나처럼 여자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나 역시 남자들처럼 직장에 나가 오랜 시간 노동을 통해 돈을 벌어와 가족을 부양하고 있지만 집에 들어오면 또다시 가사일과 육아를 해야 하고, 잠을 줄여야만 내 지적 생활을 누릴 수 있다.

가족을 부양하는 의무를 다했기 때문에 집에 돌아와 내 시간을 갖는다고 하면 사회적으로 매우 비판받는 사람이 될 게 뻔하다.

내가 책을 읽는 것이, 여기에 나온 "지성인"의 모습에 해당하는 것은 감히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나름대로 열심히 책을 읽고 있으나 가족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한다.

남편은 먹고 사는데 아무 상관도 없는 책들을 왜 쓸데없이 머리 아프게 읽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고 (그 시간에 잠을 자라고 한다) 아이들 역시 내가 좀더 자신들을 돌봐 주길 바랄 것이다.

"여자와 지적 생활"  혹은 "가정과 지적 생활의 양립" 이런 주제로 책이 나오면 좋겠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게 된 건 말할 수 없이 기쁘고 행복하다.

결혼하지 않고 아이들 낳지 않았다면 절대로 몰랐을 인생의 기쁨이긴 하지만, "지적 생활"이라는 삶의 양식과는 상당히 병행하기 힘든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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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 갤러리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2
다니엘라 타라브라 지음, 박나래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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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읽은 내셔널 갤러리 도록 등과 겹치는 그림들이 많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자꾸 보니 미술 사조나 화가들에 대해 나름의 체계가 생기는 것 같다.

르네상스 시대 그림들 보면서 제일 좋은 점은 역사와 지리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

왕실 인물들이 많아 구글 찾아가면서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고 당시 정치상과 자연스럽게 연결시킬 수 있어 좋다.

이제 영국이나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주요 국가들의 왕실 계보는 어느 정도 개념이 선다.

마치 조선사에 관해 궁금하다면 조선 국왕과 계승 과정을 알고 있어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서양사 이해에 이 부분이 중요한데 그림을 통해 자연스레 익힐 수 있어서 좋다.

대신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게 단점.

유럽 왕가는 근친혼이 많고 똑같은 이름이 너무 많아 (마리아 테레지아, 마리아 아말리아, 마리아 요제파, 안나. 이사벨, 카타리나 등등은 도대체 몇 명이나 되는지!) 검색하기도 힘들었지만 대신 서로 연결되어 있어 각 나라의 역사를 연결지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처음으로 그림에 관심을 가진 것이 이 내셔널 갤러리 방문 후였으니 나에게는 의미있는 미술관이기도 하다.

그림을 소유하지 못하는 대중을 위해 최초의 공공서비스를 시행한 곳이라고 하니 미술사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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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4
루치아 임펠루소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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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었다.

바로 직전에 이주헌의 뉴욕 미술책을 읽어 겹치는 부분이 많아 좀더 편하게 볼 수 있었다.

150 페이지 전후의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에 도판이 훌륭해 미술관 소개서로 괜찮은 시리즈다.

유럽인의 후예답게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 유물부터 회화, 조각 등이 성실하게 전시되어 있다.

거부들의 기부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다.

이집트 신전을 통채로 옮겨 전시하거나 (덴두르 신전) 중세 유럽의 성을 옮겨 건설한 클로이스터 분관 등이 인상적이었다.

각 시대의 실내를 재현해 놓은 점도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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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세상읽기 - 저널리스트 출신의 비교문화학자가 본 세계 문화풍경
김세원 지음 / 카모마일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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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골랐어야 하는데, 예상했던 책이 아니다.

기자가 쓴 책은 가벼운 칼럼 위주가 많아 가능하면 안 읽으려고 하는데, 저자가 기자 출신의 교수이길래 뭔가 깊이있는 분석적 저작이지 않을까 싶어 신간 신청을 했건만, 여기저기 잡지에 기고한 글들을 모은 책이다.

짧은 분량의 칼럼 모음은 주제에 대한 깊이가 너무 얕아 인상비평으로 흐르기 쉬워 가급적 안 보려고 한다.

오히려 마지막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부분이 감동적이었다.

글솜씨가 있는 수필이라 생각한다.

(마지막 어머니에 관한 글은 나도 모르게 울컥 할만큼 감동적이었다)

이제 더이상 서양 문화를 추앙하지도 않고 (그만큼 국력이 신장됐으니 주체적인 입장으로 바뀐 것이리라)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더라, 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대놓고 비판하는 홍세화의 똘레랑스로 대표되는 프랑스 문화도 21세기 대한민국 사람의 눈으로 보면 본받아야 할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것 같다.

켈트족이나 불어의 날 같은, 덜 알려진 불어권 문화 소개는 참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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