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미술사 박물관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12
실비아 보르게시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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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명 미술관들의 소장품을 소개하는 시리즈가 속속 번역되고 있어 참 반갑다.

처음 이 시리즈를 접할 때만 해도 뭐가 뭔지 모르겠고 지루하기만 했는데 조금씩 그림에 관심을 갖고 특히 근대 이전 그림과 떼놓을 수 없는 유럽 왕실의 역사에 관해 알아가면서 무척 흥미롭게 읽고 있다.

빈 미술사 박물관은 루브르나 오르세 같은 유명 미술관 보다는 덜 알려진 편이라 이 책이 더 의미 있어 보인다.

합스부르크 제국이 네덜란드를 통치했던 까닭에 플랑드르 회화가 많이 소장되어 있다.

루돌프 2세나 오스트리아 대공들의 예술 애호 취미가 미술품 수장에 기초를 이루었다.

얼마 전에 읽은 <빈 미술사 박물관展> 도록이 박물관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 때만 해도 합스부르크 왕가에 대해 전혀 모를 때라 박물관 역사 설명하는 부분이 지루했는데 그 때 열심히 공부한 덕에 이번에는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다시 도록을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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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의 은밀한 사생활 - 탐미의 시대 유행의 발견, 개정증보판
이지은 지음 / 지안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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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는 별 매력을 못 느꼈는데 (그저 그런 가십성 책인 줄 알았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펼쳐 보니 도판이 훌륭해 급관심이 생겨 읽게 됐다.

저자는 오브제 아트 감정사라는 일종의 고가구 전문가인 듯 하다.

앤틱 가구가 경매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기 때문에 이런 전문가들도 나오는 모양이다.

본인의 전문 분야를 애정어린 눈으로 매우 성실하게 잘 쓴 책이다.

막연히 설명만 했으면 가구를 실제 보지 않아 상상하기 어려웠을텐데 해당 사진들을 전부 실어준 덕분에 앤틱 가구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얼마 전에 봤던 <유혹하는 유럽 도자기>와 비슷한 맥락의 책 같다.

그 때도 박물관에서나 보는 도자기가 아니라, 실생활에서 거래되는 유럽 도자기의 화려함과 생명력에 놀랐는데 고가구 역시 마치 예술품처럼 수집가들의 거래 대상이 된다는 게 신기하다.

저자가 지적한 바대로 가구라고 하면 당연히 실용성이 앞서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보니, 가구 역시 하나의 예술품으로써 감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프랑스의 절대왕정 문화가 화려하게 꽃피었던 18세기 로코코 시대 귀족들의 사치가 프랑스 대혁명을 일으켰다고 배웠던 까닭에 사치품이라고 하면 예술로 생각되기 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는데 문화란 부유함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걸 새삼 느낀다.

청나라의 오채 자기를 보면서 조선의 백자와는 전혀 다른 눈이 부실 정도의 화려함에 놀랬던 것처럼, 조선 시대 사랑방의 목가구와는 확연하게 비교되는 유럽의 가구들의 기저에는 산업화라는 사회적 배경이 깔려 있는 것 같다.

오랜 도제 생활을 거쳐 장인이 된 이들의 가구들은 하나의 예술품으로 감상해도 충분해 보인다.

화가들이 장인에서 예술자로 승격한 것에 비해 가구장들은 여전히 기술자에 머문 느낌도 있다.

 

로코코 문화는 절대왕정과 합쳐져 있기 때문에 프랑스 왕실 역사가 함께 기술되어 무척 재밌게 읽었다.

루이 14세나 루이 15세의 인간적인 매력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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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나비아 예술사
이희숙 지음 / 이담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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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전에 아트샵에 같이 전시되어 있던 책.

제목도 흥미롭고 책 판형도 읽기 좋은 크기라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도판은 무척 훌륭하다.

판형이 좀 작은 책인데도 도판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아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그러나...

번역서도 아니고 한국인이 쓴 책인데 어쩜 이렇게도 번역투의 문장일까.

아마도 저자가 스칸디나비아 예술사에 관한 여러 책들을 번역해서 종합한 게 아닐까 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한국어 구문이 이렇게도 어색할 수가 없다.

잘 모르는 화가들이 거의 대부분이라 친절하게 설명해 줘도 쉽게 와 닿지 않을텐데 어색한 문장이 너무 많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었다.

도판이나 디자인은 훌륭해 갖고 싶은 마음이 들긴 한다.

다른 책에서 봤던 덴마크의 한 어촌 스카겐 예술가 집단이 나와서 반가웠다.

러시아 미술을 대해 처음 접했을 때 일리야 레핀 그림을 보고 이렇게 훌륭한 화가를 몰랐다니! 하고 충격을 받았는데 그 정도로 인상적이진 않았지만 사실주의에 기초한 훌륭한 그림들이 많아 역시 세상은 넓고 예술의 세계의 깊이가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느꼈다.

프랑스 미술이 모더니즘을 선도했기 때문에 마티스나 세잔 등 프랑스 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야수파나 표현주의, 입체파 등의 현대적 흐름과 스칸디나비아 반도 특유의 민족 낭만주의와 북구 서사시 등이 더해져 개성적인 그림들이 많이 나온 것 같다.

좀더 관심을 기울여 볼만한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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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개창 - 이성계와 조준.정도전의
김당택 지음 / 전남대학교출판부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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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정도전>을 열심히 봤던 터라 조선 왕조 개국 당시가 궁금해졌다.

대학교에서 출판된 책은 일단 신뢰도가 높아서 좋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비교해 가면서 재밌게 읽었다.

기본적인 맥락은 <조선왕조의 기원>과 일치한다.

조선의 개국이 익히 알려진 것과는 달리, 즉 권문세가들을 사대부들이 몰아낸 것이 아니라 지배층 변화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좀더 디테일하게 어떻게 지배층이 변하였는지를 설명한다.

공민왕이 반원 정책을 실시할 때 주역이었던 집단은 바로 원나라에 끈이 닿아 있는 무장 세력이었다.

이들은 왜구와 홍건적을 토벌하면서 명성을 쌓았고 공민왕이 반원 정책을 시행하자 왕 편에 앞장서서 쌍성총관부 등을 탈환한다.

이 때 이성계의 집안도 귀화한다.

그런데 공민왕이 급서하고 우왕이 즉위하자 원에서는 심왕을 보내겠다고 군사적 협박을 한다.

망해 가는 나라였으나 원의 군사적 공세를 받아칠 여력이 없었던 고려 무신들은 친원 정책으로 바꾸게 된다.

무신들이 고위직을 독점하던 것을 못마땅해 하던 문신들은 이것을 반격의 기회로 삼아 친명 정책을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문신들이 죽거나 귀양을 가고 친정에 실패한 우왕 대신 군사력을 가진 다른 장수를 찾아 나선 것이 바로 이성계였다.

정도전과 정몽주 등은 위화도 회군 전부터 이성계와 연결되었고, 조준, 윤소종 등은 회군 직후 합류한 것으로 본다.

저자는 이것을 중요하게 다룬다.

정도전을 제외하고 이색이나 정몽주 등은 이성계의 회군을 지지하지 않았으나, 회군 후에 합류한 조준 등은 이성계 옹립을 적극 주장하게 된다.

드라마에서는 정도전이 왕조 개창의 주역으로 나오는데 이 책에서는 조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게 기술된다.

그래서 제목에도 조준이 들어간다.

저자는 권문세가와 사대부의 싸움이 아니라, 고위 무신들과 문신의 대립으로 이해한다.

이성계를 제외한 고위 무신들이 제거되면서 문신들이 개국 후 지배층으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개국공신들을 살펴보면 대표적인 권문세가로 지목되는 이인임의 조카들도 많고 최영 휘하 장수들도 있으며 이색 등의 제자였던 권근 등도 포함되어 있다.

집권층이 바뀌긴 했으나 기본적인 지배 계층의 성향은 같은 걸로 보는 것이다.

 

저자는 요동 정벌에 대해 명나라의 군사적 위협에 대항하기 위함이 아니라, 이성계의 사병을 제거하기 위한 최영 측의 계략으로 본다.

당시 군사들은 해당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장군 휘하에서 징발하는 것이니 이성계의 경우 동북면 친병들이 대거 출정하게 됐다.

명나라는 원이 관할했던 지역을 승계하겠다는 원칙만 천명했을 뿐이지 실제로 압록강 이남을 지배하겠다는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주원장은 요동 정벌군이 편성됐다는 것조차 전혀 몰랐다고 본다.

이성계의 회군은 권력 다툼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었고 회군은 곧 반역이니 새 왕조 개창을 결심했을 것이다.

그런데 회군 후 개국까지 4년의 시간이 걸리고, 우왕을 폐위하고 그 아들인 창왕을 세우고 공양왕까지 옹립했던 것으로 보아 저자는 이성계파의 권력이 공고하지 못해 사전작업 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이해한다.

우왕은 폐위당한 후에도 이색 등이 찾아 뵐 만큼 권위를 갖고 있었고 후에 옹립한 공양왕도 정몽주 등을 내세워 이성계에 반발하자 김저 사건 등을 조작하고 정몽주를 격살한 후 조선을 개국하게 된다.

드라마에서나 일반적인 인식으로는 이성계가 반대파를 없애는 과정이 잘 드러나지 않는데 저자는 이 부분을 중요하게 기술한다.

사전 혁파는 이미 정몽주 등이 개혁법을 주장해 왔던 것으로 이성계파는 사전 자체를 폐지하자는 과격한 주장을 통해 고려 왕조의 기본 질서 자체를 무너뜨리려고 한다.

드라마에서도 이 사전 혁파가 매우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는데, 차이점은 이성계 일파가 백성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고려 왕조를 무너뜨리기 위한 정책으로 본다는 것이다.

 

무신과 문신의 대립, 요동 정벌의 실상, 사전 혁파가 갖는 의미, 이성계가 반대파를 제거하는 과정 등을 살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결국 조선왕조의 개국은 지배층의 성격이 크게 바뀌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권문세가와 사대부의 대립은 매우 피상적인 이해라는 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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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일의 피카소 - 예술과 사랑을 열정으로 불사른 생애
김원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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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나왔을 때 도서관에서 빌려 봤었고 무심코 읽은 책인데 복잡한 여자 관계나 92년에 이르는 천재 화가의 긴 생애 등에 관심이 생겨 그 후로 피카소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

존 버거의 책이나 기타 피카소 책들을 좀 읽다가 문득 새로 읽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재독했다.

600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 처음 읽었을 때는 부담스러웠는데 막상 새로 보니 배경지식이 쌓인 탓도 있겠으나, 생각보다 가벼운 평전이라는 걸 느꼈다.

소설가가 쓴 평전이라 그런지 마치 소설 읽듯 쉽게 읽힌다.

도판도 훌륭해 피카소 그림 보는 재미가 있다.

얼마 전에 좀 어렵게 읽은, 시공아트에서 나온 <피카소>나 이번 말라가 피카소 미술관 전시회 도록 등이 도움이 많이 됐다.

입체주의의 미술사적 의의, 피카소 예술의 변천 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무조건적인 찬양이 아니라 적절한 비판 등이 섞여 있었으나 본격적인 미술 평론서에 비하면 상당히 긍정적인 편이다.

피카소가 누구인가에 대해 궁금하다면 읽어 볼 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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