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왕비 가문
양웅열 지음 / 역사문화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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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었던 지두환 교수의 <~대왕과 친인척> 시리즈를 한 권으로 압축한 느낌.

복잡한 혼맥의 실타래를 푸는 게 재밌어 관련 서적들을 많이 읽고 있다.

단순히 노론 소론 같은 당파로 단정지어 말하기 힘들 정도로 양반 가문들의 혼맥은 정말 촘촘하고 놀랍다.

겹사돈이야 말로 유구한 전통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주로 사돈네 집안에서 혼처를 구했던 것 같다.

가문의 격이 맞고 어느 정도 검증된 인물이라 생각했을 것 같다.

왕비 가문은 더더욱 대비의 친인척 중에서 골랐던 탓에 가계도를 따라가 보면 연혼이 아주 많다.

사극을 만들 때 이런 복잡한 인척 관계를 조망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연산군의 생모 폐비 윤씨나 정현왕후 등이 궁인으로 입궁했다는 게 늘 이상했는데 이 책을 보니 간택 후궁이었다.

폐비 윤씨는 양반의 딸, 그것도 아버지가 과거 급제를 하고 어머니는 당대 최고의 세도가였던 신숙주의 사촌 누이였는데 드라마에서처럼 궁인으로 들어왔을 리가 없었을 것이다.

또 정말 궁녀 신분이었다면 왕비로 책봉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인현왕후를 내쫓고 장희빈을 왕비로 책봉한 숙종의 결정은 매우 파격적이었던 것 같다.

익히 알려진 인물들은 흥미롭게 읽었는데 잘 모르는 사람들의 복잡한 혼맥은 좀 지루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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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 최신 인지심리학이 밝혀낸 성공적인 학습의 과학
헨리 뢰디거 외 지음, 김아영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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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내가 경험적으로 알고 있던 것들을 일목요연하게 증거와 더불어 책으로 정리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 올바른 학습법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이 들어 다소 안심이 된다.

사실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만 해도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은 아니었다.

집중력도 떨어지고 무엇보다 끈기가 부족했다.

공부를 좀 "열심히" 했던 것은 의외로 수험생 때가 아닌 대학생 때였다.

유급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유급 당하는 게 싫고 창피해서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우리 학교는 중간 기말 고사만 있는 게 아니라 수시로 시험을 봤기 때문에 거의 2주 간격으로 과목별 시험이 있었고 덕분에 항상 시험기간이었다.

장학생이 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여학생이 유급당한다는 게 너무나 창피한 일이었기 때문에 유급을 피하기 위해 격주로 있던 시험을 매우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다.

고 3 때 이런 식으로 공부했으면 수능 성적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했었다.

유급 제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긴 하지만, 1년에 한 번 있는 수능은 너무나 먼 목표이고, 매주 치루는 시험은 바로 코앞에 있다는 차이 때문에 학생들을 몰아세울 수 있는 방법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을 했었다.

 

이 책에서도 비슷한 개념을 제시한다.

기억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인출 연습을 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시험이라 할 수 있다.

퀴즈를 자주 보면 저장된 내용을 끄집어 내려고 애를 쓰게 되고, 그러한 인출 노력이 장기 기억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기억하려고 애를 쓸수록, 즉 어렵게 끄집어 낸 기억일수록 더 확실하게 남는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예습을 하라고 한다.

수업에 대한 흥미를 반감시킨다는 점에서 예습에 대해 부정적이었는데 어떤 내용을 배울지 생각해 보고 수업에 참여하면 답을 찾기 위해 더 능동적인 학습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무조건 반복 학습을 하지 말고 간격을 두고 복습을 하라고 한다.

잠을 자야 기억에 도움이 된다는 말과 비슷한 맥락이다.

전에는 이 말을, 단지 수면이 기억에 막연한 효과가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는데, 시간이 지난 다음에 기억하려고 애쓰면 더 깊이 각인된다는 말 같다.

보통 에빙하우스 망각 곡선에 근거해 10분 후, 1시간 후, 하루 뒤, 일 주일 뒤 등 4회 복습을 얘기하는데 이 책에서는 수업 다음날 복습하고 한 달 뒤 자체 시험을 보라고 한다.

단순히 반복 읽기만 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시험 형식으로 질문지에 답을 써 봐야 모르는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게 되어 다 알고 있다는 인지적 오류를 피할 수 있다고 한다.

자기만의 표현법으로 정리하고 남에게 설명해 주는 정교화도 중요한 과정이다.

스터디 모임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끼리 중구난방으로 여러 얘기만 한다고 부정적으로 생각했는데 알고 있는 것을 정리하여 발표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예행연습이나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그리는 심상 모형을 만들라는 말도 있다.

요즘 의과대학 시험이 단지 문제를 푸는 것 뿐 아니라 모의환자를 대상으로 진단하는 과정이 포함된 것도 같은 맥락 같다.

새로 배운 지식을 기존의 지식과 연결하는 정교화 작업을 거쳐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머릿 속에 그려보는 반추도 기억에 도움이 된다.

 

역사와 미술사에 관심이 많아 자발적인 독서를 하면서 이 책에 나온 학습법들을 은연 중에 터득하고 있다.

책을 읽다가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인터넷 등을 찾아보면서 맥락을 정확히 이해한다.

이렇게 찾아 보면 생소한 내용이 조금더 친숙하게 다가오고 기억에 더 남는다.

문제는 시간이 너무 걸린다는 점.

이 책에서도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학습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렇게 노력을 기울인 내용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했다.

제대로 기억을 하려면 일단 완벽하게 이해하는 게 우선이라고 한다.

먼저 이해하고 그 다음에 기억을 끄집어 내는 단서를 만들라고 한다.

일종의 태그를 붙이는 것이다.

역사책을 읽으면서 가장 헷갈리는 게 유럽 왕들의 계보다.

조선왕은 조선 역사에 관심이 많아 굳이 외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생각이 나는데 유럽 역사는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맥락없이 외우려고 하니 늘 헷갈린다.

그래서 왕들마다 별명이 붙은 모양이다.

이를테면 스코틀랜드를 침략한 에드워드 1세는 다리가 길어 장신왕, 루이 9세는 유일하게 시성된 聖왕, 잔 다르크 덕분에 대관식을 치룬 왕은 샤를 7세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런 단서를 떠올리면 관련 역사와 전후 왕가의 계보들이 그려진다.

또 이런 계보를 계속 반복해서 외우는 것보다 다른 책에서 관련 왕이 등장하면 전후 계승 관계를 떠올려 본다.

책에서는 이것을 "간격 두기"로 설명한다.

같은 주제를 다른 책으로 읽으면 개념을 확실히 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것은 "교차 연습"이라 할 수 있다.

비슷한 내용을 다른 맥락에서 떠올려 보는 것이다.

감상문을 쓰는 것도 일종의 정교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읽은 내용을 나만의 언어로 정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도 꽤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 성실하게 쓰기가 참 힘들다.

자격증 시험을 본다거나 본격적으로 학문을 하는 경우라면 정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할텐데 나처럼 이것저것 읽고 싶은 게 많은 취미로서 학습하는 사람에게는 적용하기가 좀 어려운 부분 같다.

공부 시간이 무한정 하지는 않기 때문에 핵심 내용을 추려서 시간을 많이 들여 공부하고 인출 연습을 자주 해야 하는데 두루두루 읽고 싶은 게 많은 나로서는 이 부분이 참 어렵다.

(학교 다닐 때도 교과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붙잡고 있던 사람은 공부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은데도 유급됐었다)

 

학습법에 대해 실제적인 도움이 많이 된 책이다.

내 학습법에 맞게 적용을 시켜 보고 더 나아가 내 딸에게도 시도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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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5-02-03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취미로 학습은 한다는 건 어려운 것 같아요. 가능한 느리더라도 확실히 짚어 주고 가는 것이 좋은 것일텐데요.

한동안 신라사를 집중적으로 파다가 잠시 안 보고 있다고 벌써 기억이 희미해져가네요. 물론 몇가지 인상깊었던 것들은 기억하고 있지만...

이 책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marine 2015-02-04 12:03   좋아요 0 | URL
일단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이 되야 하니 시간 내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일본인이 쓴 어떤 책에서, 공부를 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恒産, 즉 항구적인 재산이라고 했던 게 생각나네요.
결혼하면 아마 더욱 더 그러실 거예요.
이 책의 핵심은, 기억을 오래 지속시키려면 시간차를 두고 인출 연습을 하는데, 이것저것 섞어서 변화를 준 상태에서 하면 더 좋다고 합니다.
인출연습이란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행위를 말하는데, 간단히 얘기해서 자체 시험 내지는 퀴즈라 하겠습니다.
반복해서 많이 읽는 것보다는 문제를 내서 풀어 보는 게 낫다, 입니다.

여름밤 2017-05-25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보다 평하신 글이 더 많이 와닿네요 ㅎㅎ 잘 읽었습니다
 
20세기의 한국미술 2 - 변화와 도전의 시기
김영나 지음 / 예경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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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모란디 전시회전에 갔다가 아트샵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

같은 제목의 1권을 읽은 적이 있고, 도판도 화려해 기대를 갖고 읽게 됐다.

결과적으로 아주 만족한다.

나처럼 처음 미술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다양한 작품들과 작가, 미술사적 주제, 양식의 변화, 사회적 이슈 등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편안하게 서술한다.

가십 위주의 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교양인을 위한 독서에 딱 맞는 눈높이다.

상대적으로 한국 근현대 미술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고 무지한 편이었는데 덕수궁 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를 몇 번 보면서 조금씩 관심이 생겼다.

역시 직접 작품을 보는 게 중요하다.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입체주의나 모노크롬 같은 사조, 장욱진이나 최욱경, 백남준과 이우환, 김세중 등 작가들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게 된 점이 큰 소득이다.

1권도 다시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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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마 하이라이트 - 뉴욕 현대미술관 컬렉션 350, 2014년 최신개정판
뉴욕현대미술관 엮음, 권영진.김세진.강나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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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턴스타인의 <공을 든 소녀>가 표지 그림인 초판을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하다.

책 크기가 작아 처음에는 가볍게 생각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내용이 상당하다.

현대로 갈수록 모르는 작가들이 많이 나와 찾아 보느라 애를 좀 먹었다.

작가 이름이 영문으로 표기되어 있어 구글에서 찾을 때 도움이 됐다.

현대미술은 작품 자체가 주는 감동보다는 작가의 해석이 중요한 것 같아, 책을 읽으면서 이해하는 과정이 꽤 재밌다.

이번에 모마에 갔을 때 5층과 4층에 있는 인상파와 팝아트 정도만 관람했는데 이 책에는 <모마 하이라이트>라는 제목답게 미술관의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사진과 영화에 대한 비중이 상당하다.

이 쪽으로는 정말 문외한이라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천천히 읽었다.

한 시간에 겨우 30 페이지 정도 읽은 것 같다.

좀 지루하긴 했지만 많은 예술가들을 알게 되어 상당한 소득이다.

리움 미술관에서 사온 현대미술 소장품 도록을 읽을 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좀 현학적인 표현들도 많지만 다양한 예술가들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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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4
루치아 임펠루소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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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여행 다녀온 후 다시 읽고 있다.

처음 이 시리즈를 접했을 때는 좀 산만한 느낌이 들어 집중하기 힘들었는데 자주 접하다 보니 이제는 눈에 잘 들어온다.

유명 작품들은 다 정해져 있는 건지 직전에 읽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가이드북>에 소개된 그림들과 거의 겹친다.

동시에 읽으니 이해하는데 도움이 더 많이 됐다.

책의 장점은 확대된 도판을 통해 세부 묘사까지 보여준다는 점.

유명한 <메로드 제단화>를 엄청 기대했는데 막상 가서 보니 크기가 너무 작아 책에서만큼 제대로 즐기기가 어려웠다.

멤링의 <톰마소 포티나리의 초상화>도 마찬가지.

유명세에 비해 사이즈가 너무 작아 관람시 그냥 지나칠 뻔 했다.

대체적으로 크기가 작은 작품은 도판으로 확대해서 보는 게 낫고 크기가 큰 작품은 실제로 봤을 때 더 강렬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 같다.

티에폴로나 루벤스의 작품들은 실제로 보는 게 더 감동적이었고 기대를 많이 했던 페르메이르 작품은 크기가 너무 작아 오히려 도판으로 보는 게 더 나은 느낌이었다.

워낙 미술관 규모가 커서 이 책의 표지 그림인 사전트의 작품은 아쉽게도 못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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