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그들은 이기는 싸움만 한다 - 전설의 군대에서 찾은 100퍼센트 승리의 비결
임용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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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살짝 자극적이긴 하지만, 언제나처럼 임용한씨 책은 늘 재밌고 현상에 대한 본질, 원리를 찾으려고 한다는 점에서 느끼는 바가 많다.

전쟁사는 내가 제일 약한 부분이기도 해서 100% 다 이해한 건 아니지만 재밌게 읽었다.

사선대형의 창조자라고 하는 테베의 에파미논다스, 군사들을 멀티플레이어로 바꾼 비잔틴 제국의 벨리사리우스는 책에서 처음 알았고, 이수스 전투와 가우가멜라 전투로 페르시아를 멸망시킨 알렉산드로스와 몽골 초원을 통일하고 거대한 제국의 기초를 닦은 칭기즈 칸의 영웅적 이야기는 자세히 알게 됐다.

그 외 대충 이름만 들어 본 한니발과 스키피오의 칸나에 전투, 왜구를 물리친 명나라의 명장 척계광, 사막의 여우라는 로멜 장군의 영웅담도 좀더 상세하게 알 수 있었다.

역사에 길이 남은 영웅들은 범인보다 대범하고 변화에 즉각 대응하는 유연성을 가졌다.

인생을 오래 산 건 아니지만 그 동안의 경험으로 보면, 아무리 계획을 치밀하게 세워도 실전에 돌입하면 언제나 변수가 있기 마련이고, 결국 그런 변수가 생겼을 때 당황하지 않고 어떻게 대응하냐에 따라 성패가 나뉘는 것 같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데 단순히 모방만 해서는 이류 모방자에 불과하고 (처해진 상황이 다르니 100% 모방할 수도 없고) 모방을 바탕으로 업그레이드 하려면 원리를 꿰뚫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좀 현학적인 말 같기도 한데 얼핏 이해가 된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따라하는 건 한계가 있고 결국 나에게 응용하여 어떻게 생산적인 결과를 내느냐가 관건이라는 거다.

그러려면 현상만 봐서는 안 되고 원리, 그것을 가능하게 한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를 심도깊게 연구하라는 것이다.

책에는 영웅들이 등장하는데 범인과는 다른 놀라운 용기와 투지가 돋보여 과연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이 흉내낼 수 있을까 싶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열 배가 넘는 페르시아 군대를 공격하면서 언제나 가장 선두에 서서 적진을 돌파했다고 한다.

알렉산드로스나 칭기즈칸이 멈추지 않고 계속 진격했던 것도 무모한 열정이라기 보다는, 자기 앞에 주어진 찰나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계속 몰아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충분히 이해된다.

치고 나갈 수 있는 기회가 항상 주어진 것이 아니고 흔히 말하는 운때가 맞는 시점이 있으니, 너무 이것저것 재다 보면 기회를 놓치게 되고 몰아칠 때는 뒤돌아 보지 말고 공격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도 제일 현실적으로 와 닿았던 교훈은 척계광 편이었다.

놀라울 정도의 위력을 가진 일본도로 무장한 전문 무사인 왜구를 상대하기 위해 열 명이 원앙진을 짜서 대응한 척계광의 전술은, 인력과 물자가 풍부한 인해전술의 제대로 된 예를 보여주는데, 결론은 현실적인 성과를 내야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기효신서를 보면 뜬구름 잡는 고수들의 어려운 문장이 아니라, 전투의 맥을 짚는 직접적인 표현으로 쓰여 있다고 한다.

무림고수나 그럴 듯한 무기로 무장하지 않아도 실전에 적을 맞아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전략으로 맞서야 한다는 것.

현실에서는 참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장에서 보면 책대로 안 되는 경우가 참 많고, 뭔가 변화를 주려면 관습의 저항에 부딪치곤 한다.

리더의 역할이 바로 그런 저항을 효율적으로 잠재우고 설득하는 일일 것이다.

내 삶에 이런 교훈들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머릿속에 뒤죽박죽 얽혀 있는데 좀더 적극적으로 공격적으로 주도적으로 치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른 어떤 자기계발서 보다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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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의 인문학 - 한국인의 역사, 문화, 정서와 함께해온 밥 이야기 한식 인문학
정혜경 지음 / 따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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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는 좋은데 내용은 so so...

이런 종류의 글을 쓸 때는 학자적인 관점에서 전문적으로 써야 할지, 아니면 대중에게 초점을 맞춰 에세이 형식으로 써야 할지 먼저 글의 성격을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적당히 버무리다 보니 이도저도 아닌 어설픈 수준의 책이 된 것 같다.

차라리 주영하씨의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 편이 훨씬 낫다.

한국인의 주식에 대한 전문가의 심도있는 견해를 원했는데 밥 예찬론이 절반은 나와 글의 성격이 모호하다.


책에 보면 식사 준비가 가사노동이 아닌 요리라고 인식이 바뀐다면 남자들도 기꺼이 주방에서 음식을 할 거라는 말이 나온다.

요즘 트렌드를 보면 확실히 요리라는 개념이 많이 확산되어 일종의 취미로 인식되어 남자들도 기꺼이 요리에 동참하고 TV 프로그램을 봐도 요리 예능이 대세다.

남편 역시 정말 요리를 잘 하고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라 트렌드 변화를 확실히 느낀다.

그런데 만약 정말 식사준비가 가사노동이 아닌 요리가 되려면, 좀더 외식이 확산되어야 할 것 같다.

삼시 세끼를 전부 집에서 먹는다면 아무리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일리자도 책에 나온 표현을 빌자면 결코 "예술"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어쩌다 한 번 기분좋게 멋지게 차려내는 게 취미로서의 요리지 아침, 점심, 저녁을 매일 차려야 한다면 본인이 요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안 들고 가사노동을 하고 있다고 느낄 것이다.

과거의 정서를 빌어 책에서는 밥을 엄마와 연결시키는 말이 많이 나온다.

나 역시 엄마가 해 주는 음식이 제일 맛있고 음식에는 감정이 많이 실려 있어 음식 그 자체보다는 누가 해 준 음식인지, 어떤 상황에서 먹었는지가 더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맞벌이를 하고 가사노동이 더이상 아내에게만 국한되지 않는 요즘 같은 시대에도 여전히 엄마 하면 밥, 엄마가 해 주는 따뜻한 밥 이런 식으로 당연시 하여 글을 쓰는 건 좀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저자 역시 워킹맘으로서 아이들에게 밥을 제대로 챙겨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이 나오는데 엄마가 꼭 밥을 해 줘야 하는 것인가 의문이다.

아빠들은 직당다니느라 애들 밥을 못해 준다고 미안해 하지 않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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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박물관 산책 - 문화인류학자 이희수 교수와 함께하는
이희수 지음 / 푸른숲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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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

표지 디자인도 산뜻하도 안에 실린 사진 도판도 선명하다.

저자가 어렵지 않게 터키의 역사와 아나톨리아 반도의 고대 역사를 박물관 유물들과 함께 설명해 주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쉬운 만큼 깊이있는 해설은 못 된다는 점.

박물관이다 보니 그림 같은 명작이 아닌 유물 중심이라 어느 정도는 역사에 지식이 있어야 재밌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날 신정 국가 이미지의 이슬람은 매우 거부감이 들지만, 문화나 역사, 예술로서의 이슬람교는 말할 수 없이 매혹적이다.

형상을 그리지 말라고 하니 아라베스크 문양 같은 기하학적 무늬로 어쩜 그렇게 아름다운 장식을 만들어 냈는지.

인간의 창의력과 예술성은 늘 감탄스럽다.

터키 여행 때 가 봤던 파묵칼레, 카파도키아, 에페수스 등과 같은 유적지가 나와 반가웠다.

지금은 서구 문화가 주류를 이루지만 찬란했던 오스만 제국의 영광을 자랑스럽게 기억하는 터키인들의 문화유산이 더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

책에 나온 것처럼 서양 문명의 기원이라고 보는 그리스 문명 역시 중동에서 시작한 오리엔트 문화가 아나톨리아 반도를 거쳐 넘어간 것이니 문명의 요람으로서도 매우 중요한 지역인 셈이다.

로마 정복 후 로마 유적지도 매우 많아 볼거리가 정말 많은 나라.

오래 전에 읽었던 <터키 1만 년의 시간여행>을 다시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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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 : 선진시대 중국의 역사
가이즈카 시게키 외 지음, 배진영 외 옮김 / 혜안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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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힘든 일이 있었는데 이 책 읽으면서 위로가 됐다.

마음의 위로를 주는 심리학 서적도 아닌데, 잘 쓰여진 좋은 책을 읽는다는 건 불완전한 세상 속에서 완전한 세상을 보는 듯한 느낌 때문인지 기분이 무척 좋아진다.

표지는 좀 지루하게 생겼지만 내용은 무척 좋다.

단순히 역사적 기록만 나열한 게 아니라, 고고학적 발굴 성과를 덧붙여 진이 중국을 통일하기 전까지의 사회상을 그려낸다.

사실 처음에는 고고학 서적인가 싶을 정도로 발굴 현황이 많이 나와 다소 어려웠지만 그만큼 신뢰가 갔다.

책의 시작이 무려 70만 년 전의 북경원인부터이니 스케일이 큰 책이긴 하다.

은나라 이전의 하나라가 역사로 인정됐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이 책에서는 아직 유보적 입장이다.

신석기 시대의 중원 문화인 용산문화 윗층 이리두 문화를 중국에서는 하나라로 규정하는데 그 윗층의 은나라 문화처럼 갑골문과 같은 확실한 문서 기록이 없어 아직은 정확한 실체를 알기 어렵다고 보지만, 잠정적으로는 하나라를 인정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빨리 증거들이 발견되어 사기에 기록된 최초 국가의 실체가 드러나면 좋겠다.

학교에서 세계사 배울 때만 해도 중국은 세계 4대 문명인 황하 문명만 있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양자강 이남의, 중원 문화와는 또다른 문명권이 있었다고 본다.

사선청 삼성퇴 등과 같은 촉 유적지가 바로 그 증거다.

은나라는 마치 그리스 같은 도시 국가의 성격을 가졌는데 제정일치 사회였던 만큼 왕은 하늘과 조상신, 자연신에 제사를 지냈고 이것이 오늘날까지도 이어오는 종묘와 사직에 대한 제사로 이어진다.

마치 종교처럼 유교 문명권의 제사는 수천 년의 오랜 전통을 가진 것이다.

이 때 인간을 희생하는 제사도 지내고 수백 명을 순장하기도 했는데, 주로 전쟁포로였던 이들은 노예라는 개념이 아닌, 즉 인간이 아닌 존재로 여겨 두개골로 조각한 기물이 묘에서 발굴되기도 했다.

서쪽에서 주족이 일어나 은을 멸망시키고 나라를 세웠는데 이 때 봉건제가 형성되고 이들은 갑골문 대신 청동기에 글자를 새기는 금문을 남겼다.

후에 견융의 침입을 받아 서안에서 낙양으로 동천했는데 저자는 이런 과정이 오랑캐의 침입으로 갑작스레 일어났다기 보다는, 한족의 세력이 커지면서 이민족들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순차적으로 진행했다고 본다.

그 후 춘추전국 시대를 거치면서 장강 이남의 촉이나 오, 월 등의 이민족까지 중원의 역사에 어우러지면서 도시국가에서 영토국가로 변모하게 된다.

제자백가 사상이 유행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봉건 귀족에서 관료제로 변모했으며 비로소 진의 통일 후 전국적인 군현제가 실시된다.

상공업이 발달하면서 화폐경제가 발생하고, 철기 농기구의 발달로 개간지가 늘어나는 등 진이라는 거대한 통일 제국이 들어 설 발판이 마련됐다.

생각해 보면 무려 2천 여년 전에 그 거대한 땅덩어리가 하나의 국가로 통일을 이뤘으니 엄청나게 발전된 사회였을 것이다.

중국의 제국 역사는 놀라울 정도로 오랜 전통과 안정성을 갖고 있다.


고고학적 발굴 성과가 초반에 많이 나와 약간 어렵기도 했지만 고대 사회의 성격을 정확히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한 독서였고 이 시리즈로 쭉 읽어 보고 싶다.

중국 역사는 언제 어느 시대를 읽어도 항상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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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패닉 세계 - 스페인과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와 문화
존 H. 엘리엇 엮음, 김원중 외 옮김 / 새물결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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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스부르크와 부르봉 왕가를 공부하다 보면 스페인 왕실과 마주치게 된다.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지식들을 정리해 볼 생각으로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빌리게 됐다.

그 때만 해도 스페인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할 때라 꽤 어렵게 읽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상당히 정리가 되는 기분이다.

지루한 왕조 역사만 나열한 게 아니라 스페인 제국에 대한 전반적인 고찰이 돋보인다.

문화, 예술 뿐 아니라 가족제도, 종교, 독재와 근대화, 라틴 아메리카와 미국 내 히스패닉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특히 벨라스케스와 고야라는 매혹적인 화가들을 다로 언급해서 무척 반가웠다.

흑백이 많긴 하지만 도판도 많이 들어 있어 보는 즐거움이 있다.

유럽 내에서도 피레네 산맥을 기점으로 상당히 고립된 세계로 알려진 스페인.

종교 재판소라는 중세적 암흑 같은 기관으로 대표되는 억압과 추방, 독재의 기억들.

지리상의 대발견으로 라틴 아메리카까지 세력이 확대되고 합스부르크 왕가 시절에는 거대한 제국을 형성했는데도 근대화에 실패하여 쇠락하게 됐는지 그 과정이 흥미롭다.

거대한 제국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재정이 소모됐고 방어를 위해 종교에 기대어 오히려 철저하게 순혈주의를 고수하여 이교도를 추방하고 국민을 억압하는 아이러니가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교회는 제국이 방치했던 복지와 교육을 농촌 지역의 유대와 더불어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화정과 자유주의 시대 때 그 세력을 많이 잃어 버렸다고 하지만 여전히 스페인 문화의 중요한 특징으로 남아 있는 것 같다.

근대에는 가부장의 권위를 교회가 강조하긴 했지만 역사적으로 교회법은 가장의 권위에 맞서 젊은이들의 자유로운 결혼을 보장했다는 점도 특이하다.

문학 파트는 워낙 히스패닉 문화에 무지한 탓에 모르는 작가들이 대부분이라 돈 키호테 이후부터는 제대로 못 읽어서 아쉽다.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라틴 아메리카 작가들의 마술적, 환상 문학은 솔직히 공감을 잘 못 하겠다.

좀 더 교양을 쌓은 후 도전해 보고 싶다.

스페인 세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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