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매혹적인 그림 속의 여인 100 - 영감을 불어넣는 여인들
롤프 스네이더르 외 지음, 김완균 옮김 / 서강출판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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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이 정말 훌륭하다.

대출 불가 도서관이 대부분인데 다행히 과천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었다.

외국에서 번역된 책은, 관습적으로 잘 알려진 내용에 대한 별다른 설명 없이 기술되는 경우가 많아 내용을 한번에 이해하기가 좀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런 내용들을 일일이 찾다 보면 독서 시간이 길어지고 집중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생긴다.

특히 이런 그림 관련 책들은, 원래 설명하려는 그림 외에도 비슷한 주제의 그림들을 제목만 인용하는 경우가 많아, 더군다나 제목이 다양하게 번역된 경우는 단번에 무슨 그림을 지칭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주헌씨 책을 보면 본문에 언급된 그림들은 가급적 도판을 모두 실어주기 때문에 읽기가 참 수월한데 번역서에서는 이런 부분이 아쉽다.

역자나 편집자의 센스가 필요한 부분이다.

 

발트 3국이나 동유럽, 북유럽 등 덜 알려진 화가들을 소개한 점도 인상적이다.

맨날 보는 익숙한 작품들 외에 생전 처음 들어보는, 그렇지만 너무나 매혹적인 다양한 작품들이 실려 있어 아주 흥미로웠다.

아쉬운 점은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찾기도 어려웠다는 점.

특히 작품을 부분적으로 확대시켜 얼마나 세밀하게 정성스럽게 공들여 그렸는지를 보여주는데, 눈이 황홀했다.

세상에는 훌륭한 능력을 가진 예술가들이 이렇게도 많구나, 감탄하면서 읽었다.

인간의 예술적 재능은 구석기 시대 동굴 벽화에서부터 이어져 온 것이니, 인간이라는 종의 예술적 특성은 매우 독특하고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대충 멀리서 볼 때는 그저 형태만 봤을 뿐인데 얼굴과 손 등을 클로즈업 해서 보니 대가들의 솜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 뿐 아니라 대충 쓱쓱 그린 듯한 인상주의나 표현주의 그림들까지 하나같이 형태의 묘사나 질감 표현 등이 놀라울 뿐이다.

작품의 소재를 따로 표시해 주고 영문 제목도 표기해 준 점이 읽는데 큰 도움이 됐다.

작품 크기와 제작년도가 빠진 점은 아쉽다.

기왕이면 본문에 들어가는 참조 작품들도 영문 제목을 표기해 주면 따로 찾아보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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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조선 선비의 자존심 - 조선 500년 명문가 탄생의 비밀
한정주 지음, 권태균 사진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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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페이지라는 분량에 놀랬는데 생각보다는 평이하고 쉽게 읽힌다.

어려운 내용은 아니고 조선시대 선비들의 간단한 약력과 호를 갖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여전히 한시나 경전에 나오는 어려운 한자는 익숙하지 않지만 그래도 관심을 갖고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한자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어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제일 헷갈렸던 게 字가 도대체 뭔지, 號와 어떻게 다른지였는데 나처럼 무지한 독자를 위해 부록으로 자와 호를 구분해 놓았다.

동양에서는 이름을 매우 중시했기 때문에 공식적인 자리 외에는 함부로 부르지 못해 따로 부를 명칭을 만들어 주는데, 어렸을 때는 아명, 관례를 치루고 나서는 자, 그 외 편하게 부를 때는 호를 썼다.

자는 스스로 짓는 경우는 드물고 이름처럼 부모나 윗사람이 지어준다.

호는 보통 직접 짓는다.

그런데 자는 동년배나 윗사람이 부를 수 있어도 아랫사람은 부를 수 없다.

반면 호는 누구나 편하게 부를 수 있다.

요즘은 관례에 해당하는 성년식이 선물 주고받는 행사에 불과하니 字의 개념이 사라졌지만, 號 정도는 지어보면 좋을 것 같다.

부록으로 유명 정치인, 경제인들의 호가 소개된다.

가끔 책의 서문에도 저자들이 호를 쓸 때가 있어 아취가 느껴진다.

나도 한자 공부를 열심히 해서 그럴 듯한 호를 한 번 지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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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록과 친구들
김광우 지음 / 미술문화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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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 너무 좋아 꼭 읽고 싶던 책이었는데 기대와는 달리 정말 힘들게 읽었다.

번역서도 아닌데, 어쩜 이렇게도 문장이 안 읽힐까.

저자의 다른 책은 비교적 쉽고 재밌게 읽었던 것 같은데 이 책은 정말 가독성이 많이 떨어진다.

문장이 한 눈에 들어오고 앞으로 쭉쭉 나가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뭔 소리를 하는지 몰라 두 번 세 번씩 읽었다.

한 사람의 개인 전기를 쓴 책이니 어려운 이론 나열도 아닌데!

잘은 모르지만 저자가 외국의 여러 책을 조합해서 쓰다 보니 자기 목소리가 안 나오고 툭툭 끊어지는 식으로 쓰인 게 아닐까?

예술가와 친구들, 시리즈는 전부 읽어 보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보류해야겠다.


폴록의 액션 페인팅은 솔직히 뭘 말하는지도 모르겠고 큰 감동은 없었다.

그렇지만 거대한 화면에서 나오는 운동감, 흩뿌려진 색채의 아름다움, 무엇보다 다른 그림과 확연히 구분되는 개성적인 스타일이 좋아 관심을 갖게 됐다.

화가의 그림은 다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화가들의 작품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그런 분명한 양식이 인상깊다.

44세의 너무나 젊은 나이에 음주운전으로 사망한 폴록의 일생도 흥미롭다.

예술적 조언자가 되어 준 부인 리 크래스너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그녀 자신도 예술가였고 폴록이 죽은 후 재단을 관리하고 작품 활동을 이어갔으니 훌륭한 동반자였지만 죽기 몇 달 전에는 남편의 외도로 괴로워 했다.

폴록은 알콜에 의존하고 우울증과 정신분열증이 있어 매우 즉흥적이고 충동적이었다고 한다.

이성보다는 직관이 발달한, 전형적인 예술가형이랄까.

구글 검색을 해 봤더니 bipolar disorder로 나온다.

광기와 예술, 흥미로운 주제다.

반 고흐의 미국식 버전이랄까.

물론 폴록은 살아 생전에 영광을 얻었지만 말이다.

죽기 몇 달 전에 아내 리와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이혼을 생각하는 와중에 열 네 살이나 어린 화가 지망생과 만나 동거하고 아내가 남편의 폭력과 주사를 피해 유럽으로 피신을 간 사이 뻔뻔하게도 애인을 집에 데리고 와 동거를 하다 결국은 어이없는 교통사고로 죽고 만 폴록.

드라마틱 하다.

같이 탔던 애인은 멀쩡한데 어처구니 없이 그녀의 친구가 황천길에 동행한다.

이 여자는 나중에 윌렘 드 쿠닝과도 잠깐 연인 사이가 됐다고 한다.

폴록의 일생에 대해 알게 된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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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관과 궁녀 - 역사를 움직인 숨은 권력자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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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의 하루>를 읽은 김에 같이 빌려서 읽었다.

알라딘 찾아 보니 2010년에 읽었던 책이다.

어쩐지 긴가 민가 싶더라니.

읽느라 조금 힘들었다.

하나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게 아니라 사료에 있는 사실들을 죽 늘어 놓는 형식의 책이라 가독성이 떨어졌다.

뒷쪽의 궁녀 부분은 조선왕조 이야기인데 앞쪽의 환관은 거의 대부분이 중국 이야기다.

아무래도 환관의 역사와 정치적 위상은 중국 쪽이 높았으니 분량을 상당히 할애한 듯 하다.

꽤 성실하게 자료를 모은 것 같기는 한데 주제에 대한 저자 자신의 관점이 아닌 사실 나열에 치우쳐 전개가 지루한 게 아쉽다.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한계라는 생각은 든다.

원 간섭기에는 고려에도 세력을 떨친 환관들이 꽤 있었던 듯 하다.

의외로 모르는 환관들이 몇몇 나와 이 부분은 도움이 됐다.

생각해 보면 환관이란 일부러 성불구를 만드는 매우 잔혹한 행위이니, 과연 고대 중국에서 형벌로 시행됐음이 이해된다.

의학이 발달한 시대가 아니었던 탓에 수많은 사람들이 거세하는 과정에서 사망했으리라.

안타까운 일이다.

궁녀도 그렇다.

평생 결혼을 못하게 하다니, 얼마나 잔인한 제도인가.

요즘처럼 독신을 선택할 수 있는 시대도 아니고 자손 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시대에 말이다.

이런 걸 보면 고대에 비하면 인권은 계속 신장되는 쪽으로 진보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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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의 하루 - 여인들이 쓴 숨겨진 실록
박상진 지음 / 김영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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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사 위주의 책일까 봐 보고 싶은 주제인데도 계속 미뤄뒀던 책.

생각보다 재밌고 유익했다.

뻔히 알고 있는 내용이라 생각했는데도 막상 책으로 읽으니 얻는 정보가 많았다.

여기저기서 조금씩 접했던 내용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니 새롭게 정리가 되는 것 같다.

소설 형식으로 저자가 사건을 재구성 해서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는데 허구와 사실 가운데 줄타기를 비교적 잘 한 것 같다.

정희왕후의 수렴청정 기간 동안 한문 번역을 맡았던 서사상궁 조두대, 정명공주의 인조 무고 사건의 주인공 기옥과 서향, 세종의 6남 2녀를 낳아 준 신빈 김씨, 임진왜란 때 포로로 끌려가 카톨릭으로 개종 후 유배된 성녀 오타 주리아 등이 인상적이었다.

을사사화로 사형당한 계림군이나, 황진이 시조의 주인공 벽계수는 누구인가 등을 찾아보는 게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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