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의 재발견 - 한반도 역사상 가장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500년 고려 역사를 만나다
박종기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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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고려 이야기.

같은 저자의 책 <새로 쓴 5백년 고려사>의 개정판이면 어쩌나 싶었는데 아마도 다른 내용인 것 같다.

이 책은 월간지 연재물로 인물 중심으로 쓴 역사 에세이다.

일단 저자의 글쓰는 스타일이 흥미롭지는 않다.

임용한씨 책처럼 일반인이 잘 모르는 분야까지 좀더 세밀하게 파고 들어 역사의 행간 내지는 이면을 밝히는 내용이 있어야 당시 사회와 정세에 대한 이해가 더해지고 책을 읽고 나면 뭔가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들이 있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냥 교과서 수준이라 크게 얻은 내용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얼마 전에 읽은 <우리 성씨와 족보 이야기>에 따르면 안동 권씨, 안동 김씨, 안동 장씨가 고창 전투를 통해 왕건에서 사성받은 사실을 현재의 후손들과 직접적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허구라는 내용이 나온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냥 역사서에 기술되어 있는 내용 그대로를 독자에게 알려 줄 뿐이다.

전공하는 사학자라면 좀더 깊이 있는 분석이 필요할 듯 하다.

박영규씨의 고려왕족실록 보다 약간 더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다.

저자는 또 고려 사회의 다원성을 강조하고 여러 귀화인을 예로 들면서 단일민족설에 의문을 제기하는데 성리학 일변도의 조선 후기에 비해 토착적인 풍습이나 유교, 불교 등이 어우러졌긴 했겠지만 오늘날 의미의 다원적 사회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우리 성씨와 족보 이야기>에서 밝힌 대로 일부 귀화인을 가지고 한민족이 단일민족이 아니었다고 말할 수도 없다고 본다.

100% 순혈주의란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니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같은 언어와 영토, 정치 사회 체제를 유지해온 단일민족 국가임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무신정권 때 천민들이 사회 진출을 활발하게 할 수 있었다는 것도 과장된 의견으로 보인다.

무신정권의 속성은 극소수의 인물들이 비정상적으로 정권을 농단한 것이지, 사회 발전이나 진보에 이바지했다고 보기 어렵다.

고려사를 전공하신 분이라 애정어린 눈으로 고려사를 보는 것 같은데 저자의 논조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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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주아의 유쾌한 사생활 - 탐구의 시대 현대의 발명
이지은 지음 / 지안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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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다른 책 <귀족의 은밀한 사생활>을 재밌게 본 후 호기심이 생겨 같이 읽게 됐다.

기대만큼 아주 재밌고 특히 본문에서 언급하는 그림이나 가구 등을 거의 전부 사진으로 실어줘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책은 이런 분들만 썼으면 좋겠다.
정말 자기 전공 분야에 대해 이렇게 꼼꼼하고 성실하게 기술할 수 있는 사람들만 책을 낸다면 양질의 도서만 나올텐데.
프랑스에서 오래 공부하면서 살고 있는 분이라 그런지 내용이 디테일하고 사소한 것까지 놓치지 않고 언급하여 신뢰가 가고 무엇보다 참 재밌다.
역사적 사건까지 같이 언급하여 19세기 프랑스 사회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현재 우리가 영위하는 삶의 방식이 시작된 시점이 바로 19세기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되는 것들, 백화점, 쇼핑, 여행, 기차, 레스토랑 등등 이런 일상이 시작된 시기가 겨우 백 여년 전인 것이다.
한국의 풍속에 관한 책에서도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이란 것이 조선 시대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20세기 초의 근대에 해당한다는 이야길 많이 봤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던 <오르세 미술관展>에서 현재의 파리 시를 만든 오스만 남작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 누군지도 모르고 이게 뭐가 중요한가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근대 파리를 기획한 놀라운 인물이란 걸 깨달았다.
역시 뭘 좀 알아야 제대로 볼 수 있는 모양이다.
유명하지 않은 작품들, 이를테면 조반니 볼디니의 몽테스키외 백작이라든가, 앙리 제르벡스의 발테스 다 라 비뉴 부인의 초상 등이 당시 프랑스에서는 매우 유명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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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떠나는 서양 미술 기행 - 세계 최고 명화 컬렉션을 만나다
노유니아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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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술관에 소장된 서양화를 소개한다는 점에서 기획은 신선하다.

미술사에서 중요시되는 그림들이 적다 보니 작품 자체만으로는 많이 부족한 느낌이다.

일본 회화를 소개하는 쪽이 작품만으로는 훨씬 알찬 내용이 될 것 같다.

일본에 이렇게 미술관이 많았나 깜짝 놀랬다.

서양 미술 소장품이 이 정도라는 것이고 실제 일본 그림들은 또 얼마나 많겠는가.

국가 차원이 아닌 이런 예술 컬렉터들의 수집품으로 세워진 미술관을 보면 확실히 부유함이 느껴진다.

흔히 보는 도시형 미술관과는 다른 리조트형 미술관이 신선했다.

한국에도 원주에 뮤지엄 산이라는 곳이 세워졌다는 기사를 본 적 있다.

작품만 감상하는 게 아니라 자연 환경이 좋은 곳에 세워진 미술관을 찾아가는 것 자체가 여행이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라면 작품 보다는 오히려 미술관 건물이나 주변 환경이 더 중요할 것 같아, 아시아 국가처럼 뒤늦게 작품을 수집하는 후발 주자들에게 적합한 형태가 될 것 같다.

책에 나온 미술관들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다가 어떤 블로그를 발견했는데, 일본, 유럽, 미국 등 전세계의 수많은 미술관을 한 달여 일정을 갖고 탐방하는 분이었다.

원래 미술을 전공하신 50대 정도의 여자분이신데 현재 작품 활동을 하는 건 아니고 좋아하는 그림을 보러 시간을 길게 두고 미술관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너무 부러웠다.

이거야 말로 내가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삶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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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성씨와 족보 이야기 - 족보를 통해 본 한국인의 정체성
박홍갑 지음 / 산처럼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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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지 않고 족보와 성관의 유래에 대해 재밌고 알찬 내용들이 소개된다.

학술적인 성과를 담보로 한 책이라 신뢰감이 간다.

동성동본 금혼법이 얼마나 허구인지도 새삼 느꼈다.

외국인이 한국에서는 같은 성씨가 왜 이렇게 많냐고 했다는데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이해가 갔다.

성관 제도가 생긴 것은 기록에 남아 있는 것이 겨우 7세기 무렵이고, 17세기에 이르러서야 전 인구의 절반 정도가 성과 본관을 가졌다고 하니 동성동본이라고 해서 일족으로 보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코메디인 셈이다.

조선 후기에 문벌 의식이 강화되면서 유력 성씨에 편입하려는 시도들이 일상화되어 성씨는 바꾸지 않아도 본관은 흔하게 바뀌었다고 한다.

문중이라는 개념이 생기면서 부계 혈통 중심의 의제적인 친족 집단이 형성되어 사회적 방어망이 되므로 조상을 바꾸는 환부역조 현상이 일상화 됐다는 것이다.

오늘날 조상이 양반 아닌 사람이 없으니, 상민과 노비들의 자손은 다 사라졌단 말인가?

박씨만 하더라도 신라 경명왕의 8대군이 분봉받은 곳을 본관으로 삼아 퍼졌다고 하는데 수백 만의 박씨가 죄다 경명왕 후손이라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말이 안 된다.

재밌는 것은 다른 성씨는 중국에 기원을 두는 반면, 박씨는 확실한 토성이라고 한다.

한민족이 사실은 여러 민족이 섞인 다민족 국가였다는 책도 본 적이 있는데, 저자는 중국을 숭상하는 모화사상이 일반화 되면서 족보의 권위를 갖기 위해 조상의 기원을 중국 쪽에 두려는 시도 탓으로 보고 역사적 유래가 확실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이 토성이었다고 본다.

오늘날은 과거처럼 문중이 중시되는 사회도 아니고 오히려 서구적 가치인 개인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인 만큼, 부계 혈통에 매몰되지 않고 먼 시조 조상이 아닌, 자신을 중심으로 뿌리를 찾는 패밀리 트리 형식의 가계도가 훨씬 의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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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죽음, 정조의 국장
이현진 지음 / 글항아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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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의례에 관한 책을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평소에 상례에 대해 궁금했던 터라 읽은 적이 있다.

해설보다는 실록에서 종묘와 국장에 관한 내용을 발췌한 내용이 대부분이라 너무 어려워 포기했다.
반면 이 책은 자세히 풀어서 용어와 절차를 설명해 주고 있어 초심자가 보기 편하다.
많이 접했던 내용들이라 새로 알게 된 내용은 없지만 정리하는 기분으로 재밌게 읽었다.
의궤를 같이 실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가독성이 있다.
항상 느끼는 바지만, 유교는 일종의 조상신을 섬기는 종교가 아니었나 싶다.
죽은 자를 위한 상례를 이렇게도 세세하게 정성들여 오랫동안 치루는 것을 보면 조상신에 대한 종교적 열망이 느껴질 정도다.
정조가 죽은 후 아들인 순조와 아내인 효의왕후는 3년복을 입었지만, 생모인 혜경궁은 정조가 큰아버지 진종에게 양자로 가는 바람에 숙질 관계가 되어 1년복을 입었던 것 같아 애잔함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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