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의 탄생 - 건축으로 만나는 유럽 최고의 미술관
함혜리 글.사진 / 컬처그라퍼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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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미술관 검색하다가 이 분의 연재물을 봤는데 어느새 책으로 나왔다.

소장 작품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어 아쉽지만 대신 20세기 문화 아이콘으로 떠오른 미술관의 스타 건축가들을 소개해 준다.

처음 미술관에 관심을 가질 때만 해도 누가 누군지 모르겠고 헷갈리더니 책을 몇 권 읽고 보니 역시 몇몇 유명 건축가들과 현대미술관이 반복해서 등장해 이제는 익숙하고 약간 지루하다.

사진 도판이 훌륭해 보기도 참 좋다.

깊이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산책하는 기분으로 세계 유명 미술관들을 둘러 볼 만 하다.

한국 사람이 쓴 책이라 확실히 번역서 보다는 쉽게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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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禮)로 지은 경복궁 - 동양 미학으로 읽다
임석재 글.사진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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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건축가라서 고건축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성리학에 대한 이야기다.

접근이 신선했고 조선이 성리학적 질서로 어떻게 운영됐는지를 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지금 우리가 피상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철저하게 성리학적 이념이 국가 전체를 지탱했던 것 같고, 그것이 심화된 게 예송논쟁이었구나 싶다.

아쉬운 점도 많은 책이다.

일단 너무 두껍다.

저자의 다른 책에서도 느낀 바지만 중언부언이 많고 같은 말을 계속 되풀이 한다.

870페이지라는 분량의 30% 정도는 줄여도 충분할 만큼 동어반복이 많다.

글쓰는 스타일이 원래 만연체로 반복하는 것 같은데 하여튼 너무 늘어지는 게 단점이다.

맨 첫 챕터에서 주례에 나온 궁궐의 건축원리인 5문 3조에 너무 초점을 맞추는 바람에 글이 많이 늘어졌다.

한국 뿐 아니라 유학의 발상지인 중국마저 고대 궁궐 건축의 원리를 정확히 구현하기 힘들고 또 수천 년 전의 원리를 어떻게 현실에서 그대로 재현하겠는가.

변형이 당연한데 그 원칙을 경복궁이나 자금성 같은 궁궐에 끼워 맞추려고 애쓰는 바람에 분량이 한없이 길어졌다.

대략 이런 원칙에 맞춰 지어졌다고만 해도 충분할텐데 아쉬운 대목이다.

그래도 책을 읽으면서 왜 조선의 궁이 규모가 크지 않고 전반적으로 사대부 문화가 담백했는지 이해가 됐다.

기본적으로 조선은 성리학의 발생지인 중국보다 훨씬 더 철저하게 성리학을 국가 운영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내제화 시켰던 나라였다.

단순히 경제력 차이 때문에 중국처럼 규모가 큰 궁궐을 짓거나 화려한 도자기를 굽지 못했던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문화 자체가 그런 사치 풍조를 지양하고 검소와 절제를 최고의 미덕으로 삼았기 때문에 문화 또한 과시적이기 보다는 담백하고 자연스러움을 추구했던 것이다.

이 부분은 저자가 지적한 바대로 나 역시 상당히 오해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일본이나 중국은 전통문화가 너무나 화려해 볼 것이 많은데, 조선은 생산력이 낮아 소박했던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다.

당장 도자기만 해도 백자나 달항아리 정도의 소박한 미감인데 비해 중국 청화자기의 화려함은 비교가 안 될 정도이고 일본 역시 유럽으로 수출됐던 자기들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런데 조선은 이런 화려함을 경계하고 의도적으로 담백하고 단아한 미감을 추구했던 것이다.

그리고 사실 자기 절제와 검소함을 숭앙하는 성리학을 이렇게도 철저하게 추구한 나라에서는 개인의 욕망을 긍정하고 생산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려는 자본주의는 도저히 발전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요즘에는 많이 부정되고 있지만 내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조선 후기에 실학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의 맹아가 싹텄다는 이론이 국사 교과서에 실렸다.

한마디로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20세기 현대인의 눈으로 성리학 사회인 조선을 봤던 인식의 오류였던 셈이다.

세종 대왕이 정말 훌륭한 군주지만 중국 전체를 통틀어 이보다 더 훌륭한 황제는 없었다는 식의 주장은 오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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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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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수도원 기행이라 수도원에 대한 정보가 많을 줄 알았는데 개인 감상이 주를 이루는 에세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학교 다닐 때 <고등어>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같은 책을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나 친근한 느낌의 작가였는데 이번 수필집은 평이했다.

사제가 아닌 수사나 수녀들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다르게 느껴지기는 했다.

나도 한때 열심히 성당을 다니던 시절이 있어 피정을 갈 때가 있었는데 그 때 미사를 집전하면서 신자들과 만나는 사제가 아닌, 스님처럼 개인 수양만 하는 수사라나는 존재를 처음 접하고 무척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봉쇄 수도원이라는 개념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아예 수도원 밖으로 평생 나가질 않고, 심지어 쇠창살을 쳐 놓고 외부인과 만나는 걸 보고 조금 놀랬다.

어떤 수녀님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기독교가 전 유럽의 99.9%를 장악했을 때는 과연 수도원에 들어오는 사람들 중 몇이나 진심인 사람이 있었겠느냐, 그렇지만 지금은 비록 수는 적지만 모두가 진정으로 하나님을 찾는 사람들이라 오히려 기쁘다라고 표현했다.

종교가 세력을 잃은 (개신교는 한국 사회에서 오히려 세속적인 힘을 더해 가고 있지만) 지금 자발적으로 자신을 가두고 오직 신만을 찾는 이들이 조금 특별해 보인다.

물질이 사람은 편하게 할 수 있어도 근본적인 만족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잘 아는 사람들이 특별한 선택을 하는 것 같다.

수도원에 대한 사진이나 정보가 좀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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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호의 황홀한 여행
박종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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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호씨 책은 대체적으로 수준이 괜찮은 편인데 이 책은 상당히 실망스럽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너무 부족하달까...

이탈리아에 대한 정보성 책이라기 보다는, 개인 수필집 같은데, 전적으로 수필이라고 하기에는 또 문장력이나 깊이가 상당히 모자라다.

감정의 과잉이 넘쳐 전체적으로 책이 너무 가벼워졌다.

오페라를 좋아해서 책도 많이 내신 분이니 이탈리아 여행기를 얼마나 맛깔나게 잘 썼을까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아쉽다.

"유럽음악축제 순례기"나 빈 여행기가 더 낫다.

비슷한 이탈리아 소개서로는 정태남씨가 쓴 "이탈리아 도시기행"이 조금 더 나은 편.

사진은 좋았다.

글과 사진이 잘 어울어지는 편집인데 메인인 글이 좀 부족한 게 아쉽다.

이 분도 책을 많이 내시니 모든 책이 수준을 유지하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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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타고 종 부리고 - 신분세계와 유토피아, 개정증보판 송기호 교수의 우리 역사 읽기 3
송기호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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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은 전통사회의 신분제에 관한 내용이다.

서얼과 노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황희 정승이 얼자, 즉 천첩의 자손이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조선 초기만 해도 서얼이 정승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모양이다.

서얼로 무령군에 제수되기까지 한 유자광이나, 김장생의 스승인 송익필의 몰락 등도 역사적 평가와는 관계없이 안타깝다.

정감록이나 임꺽정, 홍길동의 율도국 같은 이상향 내지는 민중들의 신천지 환상도 흥미롭다.

재밌는 것은 백성들 뿐 아니라 조정에서도 이런 신천지를 찾기 위해 군졸들을 보내곤 했다는 것이다.

세금과 부역을 피해 숨어 사는 이들을 찾아내려는 목적도 있었겠으나 전통사회의 성격을 보는 것 같아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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